놀리는 게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바로 잡아떼듯이 부정해버리고 말았어요. 부끄러워하고 있단 걸 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물어본 것도, 사춘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짓궂기만 합니다. 메이드복 이야기도 그렇고요, 이렇게 세어보니까 오늘 학생회장님의 장난에 엄청 많이 당한 것 같아요. 일부러라도 주변에서 사춘기 왔다는 소리를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는 안 세어볼 겁니다. 얄밉잖아요! 또 입술을 삐죽거릴 것만 같아서 이번에는 입술을 꼭 물었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클로버랑 초록색, 연두색 말고는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떠올려봐도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걸 떠올린다면, 싫어하는 것도 잘 떠오르지 않아요. 싫다는 말은 곧잘 해버리고는 하지만, 사실 싫다기보다는 부끄러워서 하는 말들인걸요. 좋다는 말은 아예 하지도 않는 것 같아요.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보도 타로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결론을 내기는 어려워서 모르겠다고 답해버립니다.
“친구라면서요. 없다고 한 적 없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친구하자고 해줬는데,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관심이 없다고 할 리가 없잖아요! 궁금한 것도 몇개 있는 걸요. 선배님한테 보답할 만한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정보는 많을수록 좋아요. 선배님이 좋아한다는 건 아직 녹차 밖에 잘 모르겠습니다. 사탕을 자주 먹는 것 같아서 단 것도 좋아할 지 모른다고 염두에 두고는 있지만요.
“전 그냥, 오늘의 운세요.”
선배님이 가리킨 손 방향을 잘 쫓아가면, 천막이 하나 있었습니다. 천만 안으로 들어서면 제대로 분위기에 맞춘 학생도 볼 수 있어서, 축제를 돌아다니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사람들 눈에 띄는 건 여전히 피하고 싶지만요. 선배님이 내년의 운세를 먼저 본다고 하니 기다리기로 합니다. 재미로 본다고는 하지만, 괜히 타로 운세가 신경쓰일 것만 같아서 전 오늘의 운세를 보기로 결정해요. 좋은게 나와도, 나쁜게 나와도 오늘은 금방 지나갑니다. 밤 12시가 되면 끝나니까, 타로 운세에 괜히 신경쓸 일은 없을 거예요.
답레랑 갱신하고 갈게. 다들 좋은 월요일 보내길 바라. ☺️ 어제도 오늘도 병원을 가서 시간이 안 나네..... 🥹 다들 몸 관리 잘 하고, 밥도 잘 챙겨먹으면서 화요일 보내자. 🤗
>>129 그리고 이번 이벤트도 너무 귀엽다. 🥰 받은 화과자들을 어떻게 먹을 수 있을까....... 천년만년 보존하고 싶어. 🥲 반응을 같이 일상을 돌리게 된다면 일상 속에서 풀든 짧은 독백으로 써오든 하고 싶은데 시간과 체력이 허락해주길 간절히 빌어야겠어........ 🥹
싫어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억지로 참고서 같이 간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니 치아키는 그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역시 이렇게 같이 놀 때에는 둘 다 좋아하는 것을 할 순 없더라도, 둘 중 하나라도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역시 중요하다고 그는 생각했다.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참아가면서 해봐야 즐거운 기억은 남지 않는 법이었다. 자신이 올 한 해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한 해를 돌아봤을 때 즐거웠던 학창생활이라는 주제에 어긋나기도 했고.
그 와중에 친구라는 말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치아키는 두 눈을 깜빡이며 가만히 하네를 바라봤다. 이전에 잠깐 이야기를 꺼낸 것.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이대로는 페어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ㅡ물론 그 이전에 딱히 부탁을 받았다고 특별히 뭔가를 해주거나 한 것은 없지만ㅡ 자신의 비밀을 밝히고 비슷한 입장이라는 것을 밝혔을 때 했었던 그 이야기가 여기서 다시 거론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탓이었다. 정말 이 후배는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하며 치아키는 장난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그럼 후배 양도 나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까?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라는 말은 NG."
그렇게 회피하려는 것을 막으려고 하면서 치아키는 키득키득 웃었다. 아무튼 오늘의 운세를 보겠다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우선 치아키는 자신이 먼저 타로카드 점을 보기로 했다. 눈앞의 학생이 늘어놓은 카드 중에서 한 장을 뽑으라고 지시했고 치아키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어깨를 으쓱하며 한 장을 골랐다. 그 타로카드는 'The Empress'. 즉. 여황제였다.
대략적인 설명을 들으니 내년에 준비하는 것이 있다면 정말로 순탄히 진행되고 지원과 보호 또한 있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들으며 치아키는 조금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그는 가만히 머리를 긁적였다.
"지원과 보호라. ...가능하면 가족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아무튼 다음은 후배 양 차례!"
이어 치아키는 어서 보라는 듯이 자리를 비켜줬다. 이내 여학생은 다시 카드를 늘어놓은 후에 카드를 한 장 뽑으라고 지시했다. 카드는 적절하게 섞인채 22장이 놓여있었다. 그 중 하나를 뽑으면 되는 모양이었다.
/답레와 함께 갱신이에요! 타로카드는 제 핸드폰에 있는 앱으로 대충 가볍게 봤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앱으로 하고 싶다면 .dice 1 22. = 13 를 굴리시거나 혹은 몇 번째 카드를 뽑을지 써주시면 될 것 같아요!
갑자기 가만히 저를 바라보기만 해서 제가 말실수라도 한 줄 알았어요. 친구라고 했던 말은 그때 제가 제대로 대답하지 않아서 무효가 됐던 걸까요? 그럼 저 혼자서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던 거니까, 선배님이 당황해서, 말도 못할 만큼 벙쪄서, 그탓에 아무말도 못하고 놀란 채 바라보는 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한 후배라고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고요. 어떡하면 좋을지 고민을 재촉하다보면 선배님 목소리가 들려요.
“...유치하고 치사해요.”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비슷한 말을 했었어요. 아니, 단어만 조금 다르지 똑같은 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마음대로 하세요.’ 라고 했었으니까요! 제가 했던 말을 따라한게 분명해요. 또 그런 대답을 할 거라고 생각하고서 그런 것 같지만요, 그 말을 기억한다는 건, 그리고 ‘후배 양도’ 라고 말했으니까 선배님도 저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단 뜻이 됩니다. 말은 유치하다거나 치사하다거나 말해버렸지만 기분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친구를 사귀는 건 어려운 일이기만한데, 올해 친구가 둘이나 생겨버렸으니까요. 하지만 웃는다거나 하지는 않도록 입꼬리에 힘을 줍니다. 웃어버리면 이 선배님은 또 장난을 칠지도 모르니까요. 얌전히 고개만 끄덕거렸습니다.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소리내서 말할 수는 없어요!
“선배님네도 그래요?”
가족들이 아껴주는 건 알지만, 제게 그렇게 신경을 쓰는 것보다 즐거운 일들만 하면 좋겠는걸요. 가능하면 가족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말하니, 선배님도 인간이니까 가족인 신님들이 선배님에게 신경을 많이 쓰는건가 싶어졌어요. 우선은 제 차례이니까 질문은 이 정도로 하고서 저도 카드 한 장을 고릅니다. 태양(The Sun) 카드였어요. 오늘 하루는 즐거운 하루가 될 것이고,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과도한 것을 바라지 말라고도 해서 오늘의 운세로 잘 맞는 것 같단 생각을 해요. 우연히 선배님과 만나서 축제에서 돌아다니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선배님이랑 제 타로카드가 반대로 나왔다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 선배님이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게 될테니까요.
“바뀌어 나온 것 같습니다.”
타로를 봐준 사람이 들으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으니까, 목소리를 낮춰서 선배님에게만 들리도록 몸을 기울여서 소근거립니다.
2.사야카 -> 미카 마치 흑백이 얼룩덜룩해서 뭘 표현하려는지 알 수 없는 화과자에서부터 시작해서 종합 화과자 세트로 수렴해 결과적으로 제일 공들인 것 같은 심해어류를 조각?해 각 구마다 하나씩 올려놓은 16구짜리 세트로 끝난다. 의외로 맛에 신경을 쓴 건지 다양한 맛과 다양한 종류로 만들려 한 흔적이 보인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서 양이 이렇게 많아진 것 같은데 그래도 다들 맛은 괜찮을거라고 생각함.. 조..좋아하고 있어서... 그런(만든것들을 다 주고 싶다거나) 걸지도..(글씨가 묘하게 점점 작아지는 것 같다)]
파란색
1.S -> 하네 모양내 만든 여러가지의 화과자 세트. 앙금 안에 여러 리플잼을 넣어 맛을 다양하게 하려 노력한 것 같다. 3×4로 놓인 화과자가 바다와 하늘 그리고 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라는 큰 하나의 그림을 만들고 있다.
[노력한 것이라 생각하는.]
2.쥰 -> 토아 https://postimg.cc/yDsSk5JT 토끼 모양으로 구워진 화과자.
[토끼신님을 모시는 후배에게 주는 선물. 축제에서 즐겁게 놀았어. 토끼 신을 모신다 해서 토끼 모양으로 만들었어. 입맛에 맞으면 좋겠네. 맞다, 내 이름 쿠로사와 쥰이야.]
그 말을 하면서 살짝 쓴 표정을 지으면서 치아키는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자신의 집이 키즈나히메의 신사라는 것을 알고 있을테니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아마 하네도 어렴풋이 짐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치아키는 굳이 더 자세하게 말을 하진 않았다. 바로 눈앞에 있는 타로카드를 보는 이가 신인지도 알 수 없고, 만약 평범한 인간이라고 하면 신에 대한 것을 더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그 정도로 말을 흐리면서 그는 두 어깨를 으쓱하면서 대답을 마무리지었다.
한편 바뀌어 나온 것 같다는 그 말에 치아키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면 여황제를 이 후배가 가지고 자신이 저 태양 카드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인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그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괜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그녀에게 살며시 속삭이듯 이야기했다.
"아니. 그대로 잘 나온 거 아니야?"
다른 의미가 있는가 싶어서 다시 생각을 해봤지만 역시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한 후, 치아키는 일단 지갑을 꺼낸 후에 타로카드 점을 본 비용을 지불했다. 이어 지갑을 다시 집어넣은 후, 그는 천막 밖으로 나섰다. 여전히 시끌벅적한 복도는 아직 활기가 가득했다. 적어도 오늘 하루는 엄청나게 사람이 붐비겠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이런 풍경을 학생회장으로서 보니까 굉장히 뿌듯한걸? 하하하. 가능하면 십년이 지나도 이런 학생회장이 있었습니다! 라고 기억되면 좋겠는데 말이야. 그건 무리려나. 나조차도 십년 전에 무슨 학생회장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니 말이야. 하지만 욕심을 부리고 싶어지네. 이렇게 즐거워하는 사람이 많으면 말이야."
이어 그는 살며시 머리를 정리한 후에 하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천막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몸을 치우면서 그녀에게 질문하듯 아주 가볍게 말을 던졌다.
"후배 양은 얼마나 나를 기억해주려나? 나는 내년이 되면 졸업하게 될테고, 딱히 가미즈나 마을을 떠나진 않겠지만... 토모시비 마츠리가 아니면 따로 볼 일도 많이 없어질 것 같은데. 후배 양이 굳이 신사 쪽으로 찾아오진 않을 것 같으니 말이야."
이럴땐 참 시간이 야속하네.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괜히 제 머리를 정리하고서는 손을 아래로 내리며 시간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