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소리에 배로 민망해졌습니다...... 민망한 만큼 작은 목소리로 웅얼웅얼 물어보았어요. 작은 목소리에 또 민망해지는 것도 같아요. 하지만 부끄럽다고 한 적 없다고 말했는데 저렇게 웃으면 제 말을 믿지 않는다는 거잖아요. 선배님은 나름대로 웃음을 참으려 하는 것 같아서 차라리 대놓고 웃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차라리 그랬다면, 더 부끄럽기는 하더라도 대놓고 웃는게 얄밉단 생각이 같이 들어서 무슨 말이라도 했을지 모릅니다. 반대로 지금은 아무것도 못하고요. 얼굴이 뜨거워서 숨고 싶은 기분만 들어요...... 시선이 느껴져서 선배님 쪽을 바라보지도 못합니다. 복도만 쳐다보고 있다가 기어코 손을 올렸어요. 두 손으로 입가를 꼭 가립니다. 얼굴을 덮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림 때문에 참았다고요. 얼굴이 너무 뜨거운 것 같아서 그림이 녹을 것 같았단 말이에요! 눈을 힘껏 깜빡거리다가 선배님을 힐끗 쳐다봤습니다.
“아닐 거라고 해줄거면 처음부터 말하지 말았어야죠.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부끄럽다고 핀잔주듯 말헤 되었지만, 아니라고 해줘서 고맙기만 합니다.......... 정말 약 올리고 싶었더라면 부끄러워하는게 맞는 것 같다며 짓궂은 장난을 친다거나 놀릴 수도 있었을테니까요...... 그러니까 이 정도로 끝나서 천만다행인지도 모릅니다.
“...가족들은 좋아합니다.”
유희의 신들이니까요, 재밌다고 생각되거나 호기심이 이는 거라면 무엇이든지 해보려고 하고 즐겨버리는 걸요. 별 생각은 없지만, 그런 거겠죠. 다들 ‘재미’ 로 한 번 해보고 그런 것 같습니다. 선배님이 재밌다고 생각한다면야, 타로카드는 페이스페인팅보다도 낫고, 메이드복보다는 훨씬 더 나으니 굳이 거절한다거나 할 이유는 없어요.
“장난꾸러기라면 일부러 다르게 점지해줄 지도 모르죠.”
근처에 있다고 말했으니, 주변을 살펴서 어느쪽에 있는지 찾아봅니다. 그리고 어떤 걸 보면 좋을지도 고민해요. 오늘의 운세 같은 걸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바로 옆에서 핀잔을 주는 하네의 목소리에 치아키는 소리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이 후배는 왜 이렇게 귀엽지? 뭔가 툴툴거리는 것이 살짝 반항기때를 보는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지만 당연히 그 마음은 입밖으로 나오는 일 없이 그는 조용히 꿀꺽 삼켰다. 분명히 그것을 입에 담으면 괜히 더 툴툴거릴 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대충 이 후배가 어떤 느낌인지를 짐작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후배 양. 혹시 주변에서 사춘기 왔다는 소리 많이 듣지 않아?"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면서 그는 하네의 반응을 살며시 살폈다. 물론 자신이 짐작하는 것이 맞건 틀리건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일단 중요한 것은 굉장히 귀여운 광경을 봤다고 생각하며 그는 웃음을 작게 내면서 앞으로 천천히 걸었다. 그 와중에 가족들이 좋아한다는 그 말에 치아키는 하네를 바라보면서 다시 되물었다.
"그럼 후배 양은? 난 후배 양에게 관심이 있지. 후배 양의 가족은.. 솔직히 그다지 관심은 없어서. 후배 양이 우리 가족에게 관심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 물론 나도 포함이겠지만?"
쿡쿡 소리를 내어 웃다가 치아키는 이내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조금 더 앞으로 걸었다. 그러던 와중 저 편에 따로 천막처럼 펼쳐져있는 공간을 바라보며 그는 그곳을 손으로 가리켰다. 이전에 시찰을 나왔을 때 확실하게 확인을 했었기에 헤깔릴 일은 그에겐 없었다. 이내 그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그래도 대놓고 안 좋게 말하진 않을 것 같은걸? 일단 결과가 나오면 알게 되겠지. 좋아. 그러면 이번엔 내가 먼저 볼까. 나는 뭘 볼까. 음. 내년의 운세나 한 번 볼까. 일단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후배 양은 어떤 것으로 볼거야?"
다양하게 볼 수 있대. 여기.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편하게 정하라는 듯이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그렇게 말을 하며 그는 천막 안으로 들어섰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안으로 그녀도 들어섰다면 마치 소설이나 만화에 나올법한 검은색 로브를 입고 있는 여학생이 타로 카드를 섞고 있는 모습을 덩달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1.미카 -> 사야카 https://i.postimg.cc/BQ5dmzzM/12-piece-wagashi.jpg 네리키리, 만쥬, 양갱 등 종합 화과자. 다만 손재주가 없어서인지 만듦새가 죄다 엉성하다. 그래도 먹을만하다는 게 다행. [코코로오카시 마츠리라는 게 열렸대서 키리나즈메 씨 생각하면서 만들었어 잘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는데 어떨지 모르겠네 ]
파란색
1.미카 -> 하네 https://i.postimg.cc/pdP9pq1p/original.jpg 과일 모양 네리키리. 마찬가지로 상당히 조악한 형태지만, 그나마 장인의 도움 덕에 맛은 있어보인다. [타카나시 씨한테 주는 선물 잘 만들진 못했지만 그래도 받아주면 좋겠어 친구 해줘서 늘 고마워]
2. ??? -> 하네 https://postimg.cc/Xp0WZprs 베코모찌 여섯 개
이런 것에는 손재주가 없어 걱정이었지만, 그래도 노력하니 결과물이 좋아 다행일까요. 고향에서 자주 먹었던 화과자랍니다. 흑설탕이 들어가지만, 많이 넣지 않았으니 심하게 달지는 않을 거예요. 모쪼록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네요. - 우산 선배가, 후배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