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가미즈나까지 왔는데도 키즈나히메님의 신사를 들르지 않는단건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겠죠?"
아무렴, 지역 명물이라고도 할수 있는데 신토에 관심있는 이라면 당연히 방문하지 않을 리가.
"과연 마냥 귀엽기만 할까요...?"
하하 웃어보이는 그를 따라 웃는 것인지, 아니면 제 섬기는 이를 두고 귀엽다 하는 것에 재미를 느낀 것인지, 약간의 미소와 함께 눈매가 가볍게 휘어지자 어딘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은 표정과 비슷하게 보였다. 과연 그 귀엽고 복슬복슬한 하얀 토끼가 신이 되기 전엔 세치 혀로 상어도 악어도 농락하며 떵떵거리고 살았던 때가 있었단걸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그러게요, 곧 도착하지 않을까요? 기억하기론 쭉 가다보면 신사가 있었으니까요."
대개 강에 띄워보낼 등불은 신사에서 나눠주곤 했으니까, 가미즈나도 크게 다른 부분은 없기에 익숙했을 수도 있다. 그러던 중 그가 무언가를 발견하곤 이내 그쪽으로 향하자 자신 역시 시선을 돌리니 그때서야 밝은 목소리로 말해오는 이유를 알수 있었다.
사격 게임장이라, 축제라면 빠질 수 없는 노점 중 하나였더랬다.
"글쎄요... 토끼나 여우? 혹은 그와 비슷한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라도 괜찮을 것 같네요~"
과연, 매일같이 제 섬기는 이를 마주해서 그런진 몰라도 그런쪽의 역치는 꽤나 높은 모양이었다.
/잔짜잔! 답레와 함께 갱신! 😎 이지만 다시 현생을 살러... 😭 평소처럼 드문드문 오긴 하겠지만!
배워서 어디 써먹냐라. 떠오르는 대답은 있었지만 곧장 입 밖으로 내지는 못했다. 한 방 먹었을 때 돌려주기에 좋다!라고 말하고 싶은데 이미 그는 돌려받을 만한 짓 많이 저질렀기 때문이다. 차마 뭐라 종알대지 못하고 미련만 가득한 얼굴로 하네를 마주 바라보다 이어지는 반응에 어리둥절해지기만 했다. "어어, 그래……?" 상황을 무마하려고 아무렇게나 뱉어서 어리둥절하던 차에, 또 한 번 놀랄 만한 소리를 듣게 되자 그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만큼 봐도 너한테 모르는 거 많은데?! 왜 너만 알아!"
어쩐지 앞 부분보다는 '너만'에 더 집중한 듯한 건 기분 탓이 아니었으리라. '왜 엄마아빠만 나 빼놓고 몰래 결혼해!'와 같은 결의, 유치하며 방도 없는 불만이다. 무릇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일이란 분석과 이해를 필요로 하는 법인데 복잡한 마음이란 것을 모르는 양반이 척하고 알 리가 있겠나.
"그치만 머릿속으로 얘기하면 너무 거룩하잖아!"
세상에 거룩한 신이 죄 얼어 죽어 비량만 남더라도 그가 거룩하게 느껴질 일은 없을 텐데 말이다……. 그는 더 할 말이 있었는지 마저 입을 열었지만 뱉기도 전에 연달아 사고가 나는 바람에 깜빡 잊어버리고 말았다. 첫째는 신나서 공중부양한 이 아저씨의 부주의고, 둘째는 놀라서 쓰러진다는 말 때문이다. 그런 말을 들으면 없는 간담이 서늘해진다! 그는 후다닥 달려와서 하네의 얼굴이며 머리카락까지 휘휘 살피고, 말리지 않는다면 번쩍 들어서 이리저리 한두 바퀴 빙글빙글 돌리기까지 할 판이다……. "젊어도 한순간에 가는 수가 있으니까 건강 잘 챙겨!" 한바탕 난리를 피우고 나서야 아무 이상 없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요란한 짓거리 그만두었다. 과장된 표현이란 걸 알아도 인간이니 기겁을 안 할 수가 있어야지!
얼굴을 타고 물기 흘러내려도 그는 고개를 휘휘 털어서 대충 흩어내고 말 뿐이다. "걱정해 준담 한 번 앓아 보기도 괜찮겠구나." 머리 끄트머리에 여전히 물방울 달고서는 짓궂은 소리다. 얼른 띄워야겠다는 의기가 만만하던 차에 들린 충고에 그는 속으로 뜨끔했다. 하지만 고맙다는 뜻으로 열심히 고개만 끄덕여 보인 후 다시금 등불에 집중했다. 환하게 빛나는 등화를 가만히 바라보다, 그것이 물에 떠 나아갈 즈음에 묵직하게 힘 실어 밀어내었다. 하얀 빛이 수면을 부드러이 미끄러지며 멀리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부정을 불사르고 기원을 담아, 뭇사람들이 띄워낸 소망들의 무리에 섞여들기 위해. 그는 먼저 눈 감은 하네를 일별하다 늦게서야 눈을 내리감고 제 몫의 바람을 떠올렸다. 네가 오래길 바란다. 무엇을 바라는 것인지 스스로도 알지 못할 소망이다. 단지 곁에 있는 아이가 지금껏 무수히 스쳐간 인연들과 같이 의미 없지 않기만을 바랐던 것만 같다. 신도 인간도 그보다 먼저 삶을 끝마친 이들은 수없이 많았기에 그때마다 비량은 미련 없이 그들을 잊었다. 어차피 더 볼 수도 없는 이들을 기억해서 무엇하나? 그렇게 한켠에 파편조차 남지 않고 사라진 인물들이 몇이나 될지 이제는 헤아릴 수조차 없다. 그러니 오늘 같은 날, 어린 날의 흔적을 벗어가는 그 얼굴을 마주할 적이면 그동안은 미처 생각지 않았던 의문을 곱씹게 되는 것이다. 만일 네가 단 한 번의 삶을 살고 영영 떠나게 된다면, 그렇게 시간이 지나게 된다면 언젠가는 너 역시 먼저 떠나간 그들처럼 무의미한 편린으로만 남게 될까? 아직은 알 수 없는 일이었으나 적어도 그는 오늘의 기억이 덧없는 한순간의 현상으로 남는 것만은 싫었던 것 같다. 그러니 사는 동안 찬란하기를. 네가 내 안에서 바래지 않기를.
눈을 뜨자 어느덧 등이 제법 멀리까지 나아가 아른거리는 모습이 먼저 보였다. 그리고 들린 것은……. 그는 하네를 바라보다 활짝 웃어 보인다. 무어라고 형용하기도, 형언하지도 못할 기분이 들어 울렁거리는 것만 같아서, 무엇이라도 해야만 했다. 그래서 그는 하네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기습적으로 하네의 목에 팔을 끼워 가두고 제 턱으로 정수리를 힘주어 꾸욱 누르려고 했다. 정말이지 5분도 진지한 법이 없다!
아무튼 안즈주가 많이 바쁜 것 같으니.. 많이 바쁘면 그냥 마츠리는 없던 것으로 해도 상관없기도 하고.. 일단 안즈주는 얼마든지 편하게 말씀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지금 이대로는 수요일까지 해도..마츠리 끝까지 가지도 못할 것 같고.. 일단 부담없이 이야기해주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