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밀어내도 얄밉게 웃고만 있어서, 효과없단 걸 알았지만 할 수 있는게 이것밖에 없어서, 아저씨를 흘겨봅니다. 눈초리를 보내요. 제대로 노려보는 건 얄밉다기보다는 밉다는 것처럼 느껴질까봐 늘 이 정도입니다. 가늘게 뜨고서 쳐다보는게 그나마 할 수 있는 얄밉다는 표현이에요. 제가 아저씨를 꼬집을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얄밉다고 말하면 그런 걸 알고서 더 놀릴 수도 있고 하니까요. “...감사합니다.” 아저씨가 계속 기세 좋게, 당당하게 고마워하라는 투였으면 그냥 계속 가늘게 흘기듯 바라보고서 말았을 거예요. 그런데 이유도 모를, 알 수 없는 고맙다는 말을 들어서 감사 인사를 하며 고개를 숙였어요. 고마워할 이유는 한손 가득 채울 수 있는 걸요. 잠시 떠올리다보면 두 손 가득 채울 지도 모릅니다.
“17년동안 봐서요.”
...그런 건 아닐 거라고 생각했던게 바로 부정당했어요! 당황했지만, 어떻게 잘 티내지 않고 태연하게 대답합니다. 아저씨는, 시대의 흐름에 어쩔 수 없이 잊혀진 신일 줄 알았는데 소원을 잘 안 들어줘서 잊혀진 신일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요. 아니, 둘 다인 건 아닐까요... 잊혀진다고 해서 아프거나 약해지는 건 아닌가 걱정부터 앞섭니다.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계신 걸 보면 괜찮으신 것도 같고, 여기 있을게 아니라 한국으로 돌아가 있는게 나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몰라요, 그때 되면 알게 되겠죠. 그리고 무슨 라인이에요!”
소원을 빌고, 기도같은 걸 올리고 라인으로 답장을 받아도 되는 거냐고요! 아니, 애초에 귀찮게 할 거라고 말했는데도 아저씨가 왜 이렇게 들뜬 건지 모르겠어요. ...아니, 정말 떴어요! 아저씨가 떠올라 있는 모습에 놀라서 뭔가 말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다시 내려옵니다. 아저씨가 내려오고 나면 정말로, 놀란 심장을 부여잡고 주변을 두리번거렸어요. 인적이 드물어서 다행입니다......... 놀라고 긴장해서 몸에 들어갔던 힘이 주욱 빠져요. “쓰러지면 아저씨 탓이에요.” 이런 일로 그러진 않겠지만, 정말 놀라버려서 저런 말이 휙 튀어나갔어요.
“말했습니다, 장난칠 줄 안다니까요.”
고양이 세수 같지만요, 유카타 소매로 얼굴에 튄 물방울 정도는 꾹꾹 눌러서 닦습니다. 아저씨는 그럴 생각 없는 듯 웃고만 있어요. “감기 좋아해요?” ...신도 감기에 걸리는 지는 모르겠지만요, 이 정도 물기로 추워서 감기에 걸리지도 않겠지만요. 그래도 제가 튀긴 물기란 걸 아니까 신경쓰입니다.
“네에. ...아, 엉뚱한 다른 신님 말고 키즈나히메님이에요.”
아저씨의 당연하단 대답에는 무슨 말을 못 얹고 고개를 끄덕거렸어요. 고개를 돌려 질문을 하는 순간 눈이 마주쳐서입니다. 단순히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바라보고 있던 중에 제가 아저씨를 보아 눈이 마주친 걸 수도 있는 거니까 조금 놀랐습니다. 아저씨라서 그나마 낫지만, 누군가 본다는 건 역시 부끄러운 일이에요... 괜히 의식치 않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떠났던 아저씨가 돌아오면 등불을 띄우기로 합니다. 그 전에 아저씨가 다른 신에게 소원을 빌까 싶어서 한 번 일러주고요. 아저씨가 손을 올려둔 등불 위에 한 손을 올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조심해서 강가에 등불을 띄우려 합니다. 등불이 손을 떠나면 두 손을 꼭 모아서 소원을 빌어요. ‘제 인연들이 저를 좋아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물론 키즈나히메님에게 인사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소원을 빌고 나면 아저씨 차례에요. ‘도깨비 신님 행복 바랍니다.’ 아저씨를 떠올리는 건 쉬운데, 한국어는 어려워서 잘 됐을 지 모르겠어요. 아저씨에게 아저씨의 행복을 비는 소원이라 안 닿을 것도 같습니다.
앗 또 답레를 살짝 늦게 확인재 버렸는데 하네... 하네찌....... , , .................. 자기 자신에 대한 소원에서 울고 행복 빌어주는 부분에서 나도 🥹 이 표정 됐잖아.... 세상에 이렇게까지 사랑스러운 사람이 잇을수잇나요??? 타카나시하네 그는 인간이 아니라 천사족의 여왕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애 아기천사라고~!!!!!!
>>66 하지만 치아키 입장에선 자신은 인간이고 언젠가 수명이 다 해서 죽는 날이 올테고 가족들은 모두 신이거나 신이 되는 것이 정해진 존재들이니..(옆눈) 평생 기억하면서 슬퍼하는 것은 오히려 너무 괴로울 것 같고.. 아무튼 그렇다고 하네요! 모동숲...ㅋㅋㅋㅋㅋㅋ 만날 때마다 항상 뭔가를 주는 정체불명의 선배...(옆눈22)
>>68 늦게 확인해도 괜찮아. ☺️ 그리고 말하는 걸 깜빡한게 있는데 내일 점심부터 약속이 있어서 내일은 아마 답레를 못 줄지도 몰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하네가 들으면 기절할 문장 목록........ 하네야 너 천사 됐다! 이제 너도 신 비슷한 무언가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