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5 ㅋㅋㅋㅋㅋㅋ귀엽다고 넘어가버리면 큰일나~!!! 삐지면 마음같아선 또 못된 짓...으로 풀고 싶었는데 그러면 또 혼날까봐 땅바닥만 때리면서 씩씩거렸대~ 그러다가 배고파져서 맛있는 거 먹으면 기분 좋아져서 까먹음() 대충 이런 일이 반복된 결과 기본적인 참을성은 생겼답니다 따란~🤗
>>737 지금도 이?게? 과연 어른?인가 싶지만 옛날에 비하면 사람 되셨지~ 암튼 그러니까 미유키님은 흑역사 같은 게 없으신지(썰 삥뜯기)
>>739 우와아악 그거 엄청 기대되는 말이잖아~!!!! 안경이라면 앗 실수로 안경이 벗겨졌다~ 같은 상황이라도 연출 가능한데 렌즈는...🥲 이렇게 된 이상 하네가 스스로 밝히는 상황에 주식 올인하겠습니다🧐
캡틴 잘자~ 일상 구경하고 싶은데 나도 이제 자러 가봐야겠네...( •́ .̫ •̀ )다들 좋은 새벽 보내라구~!!!!
>>749 못된짓의 무한굴레에 빠질 뻔 했던 어린 시절이 이렇게 귀여운데 넘어갈 수 없다니........ 🥹 다행히 모로가도 서울로 가면 된다고 얼렁뚱땅 참을성까지 생기고 다행인데 안쓰럽고 그렇다...... 혼자 난 신들은 보호자가 마땅히 없었겠거니 싶으니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경은 그런 클리셰 많지—! 하네가 스스로 밝히기........ 그쪽이 더 기대되기는 해. ☺️ 그리고 린주도 잘 자고 좋은 밤 보내. 푹 쉬어. 👍
날씨를 관장하는 신은 아니었지만, 날개가 무겁고 뻐근하다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오늘은 비가 내릴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은 늘 적중하고는 했었으니 미유키는 제 키처럼 큰 검은 우산을 챙겨 보충수업에 나섰을까. 보충수업을 받는 동안, 창밖의 산 위에 모여있던 잿빛 구름은 점점 짙어지며 몰려오고, 보충이 끝날 때면 하늘을 덮고 있다. 그리고 그런 검은 비구름이 몰려오기 무섭게 빗방울 하나가 창문에 부딪치면, 이내 굵은 빗방울들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타닥, 탁, 떨어지는 빗소리가 요란한 것이 금방 그칠 비는 아닌 듯하고. 일기 예보를 듣고 우산을 챙겨 왔거나, 우산을 같이 빌려 쓸 이가 있는 이들, 혹은 근래에 계속 내리던 비에 대비하던 아이들은 다 각자의 우산을 펴고 떠나는 것인데. 미유키 역시 그들 처럼 우산을 펴며 떠나려고 할때, 지붕 아래 비를 피하고 있을 너를 본다. 네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은 것이니, 미유키는 너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어떻게, 누가 데리러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면, 비가 그칠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할 텐데. 이대로 모르는 척 갈 수도 없고. 이것이 괜한 오지랖이 될 수도 있는 것이었지만. 널 그대로 빗속에 남겨두고 가는 것보다는 덜 후회하게 될 것이니. 미유키는 너에게 조심스런 걸음으로 다가가며, 제 멀대 같은 키와 인상에 놀라지 않을까. 부드럽게 웃어 보이면서 말을 걸어온다.
"안녕, 혹시... 누가 데리러 온다던가 하는 게 아니면. 우산같이 쓰지 않을래요?"
가는 길이 같을지 모르겠지만. 집까지 데려다 줄 수 있어요. 이어 말하는 미유키의 목소리는 한껏 조심스러움을 담고 있다.
케이는 굳이 진상이 도망가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지만 방금 들어온 이 신은 피해를 입은 것도 없으면서 바닥에 앉아서 진상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그를 괴롭히고 있다. 진상은 차마 어떻게 하지도 못한 채 이거 놓으라며 무슨 상관이냐며 도망가려고 하지만 영 도망가기는 그른 모양이다. 자신을 향해 도와달라는 듯 눈짓을 보내는 린의 모습에 케이는 조금 현타가 오는 기분이다. 예의 티벳여우 표정을 지으며 린을 보았다가 이내 진상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래요. 한 번 얘기해 보시죠. 혹시 모르잖아요? 애들이 무슨 도움이라도 될지.”
전혀 도와줄 마음도 없으면서 그런다. 진상도 무슨 도움이 되겠냐며 꼰대짓을 하려다가 어차피 린이 잡고 있는 다리 때문에 도망도 칠 수 없는 상황이니 결국엔 속사정이 나왔다. 대출을 해달라며 소리치며 땡깡부리는 모습만 봤고 왜 돈이 필요한지는 몰랐는데....... 대충 횡설수설하며 흥분해 있는 진상의 말을 요약해서 정리하자면 오늘 갑자기 딸이 납치당했다는 전화를 받고 납치범이 시키는 대로 휴대폰에도 이것저것 설치하고 돈을 보내라고 해서 급하게 대출을 하러 왔지만 대출 승인이 나지 않아 난동을 부렸던 것이었다. 진상의 말은 “내가 돈을 못보내서 내 딸이 죽으면 니들들이 다 책임 질거야?!”라는 말로 끝났다.
안녕하세요, 타카나시 하네입니다. 방학 중이지만 보충수업을 듣기 위해서 학교에 나왔어요. 늘 모두가 앉아있었을 교실에 드문드문 학생들이 앉아있고, 학기 중보다는 수업이 일찍 끝납니다. 그래도 이제 슬슬 방학이 끝나가니까 보충수업도 마무리 되갑니다. 그래서 내심 기분이 들떴는 지도 몰라요. 분명 미리 우산을 챙겨서 문 앞에 걸어두었는데, 나오는 길에 우산 챙기는 걸 깜빡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서 창 밖을 봤을 때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가, 신발까지 다시 갈아신고서야 알았어요. 우산을 두고 왔다는 사실을요.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니까 쉽게 그칠 듯해 보이지도 않고, 이 비를 맞고서 집까지 뛰어가는 것도 무모해 보여요. 제 잘못 때문인데, 누군가에게 연락하여 우산을 가져다줄 수 있느냐고 번거롭게 만들고 싶지도 않습니다. 휴대폰을 꺼내서 바라보다, 화면을 켜지도 않고 다시 가방 속에 집어넣었어요.
“...누구세요?”
그래도 2학년이 되고 한 학기가 지났어요. 이제 같은 반 학생을 못 알아보지는 않습니다. 같은 반은 아니예요. 처음 보는 것 같아서 깜빡 올려다봅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선뜻 우산을 같이 쓰자는 호의를 베푸는 걸 봐서는 분명 좋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집까지 바래다준다는 제안은 고맙지만, 저 때문에 괜히 하교길이 빙 돌아가며 길어질까봐 신경이 쓰이고 말아요. 정작 그런 말은 속에만 담아두고, 낯을 가려서 표정이 잔뜩 굳어버렸습니다. ‘필요 없습니다. 신경 끄고 가세요.’ 먼저 생각난 말이었어요. 하지만 조심스레 다가와서 상냥히 웃어주는 사람에게 이러고 싶지 않습니다!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 어딘가를 잠깐 쳐다보았다가, 다시 올려다 바라보면서 입을 열어요.
“...집 멉니다. 신경 끄고 가세요.”
...바뀐 건 한 문장 뿐인데다 그 말마저 거짓말이긴 하지만......... 필요 없다는 말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거짓말이기는 해도 멀다는 집까지, 이런 빗길에 데려다주는 건 아무리 친절한 사람이래도 힘들테니까요.
사실 이전에도 살짝 말을 할까 말까 고민했던 것지만 시트 상에서는 일단 서로서로 합쳐져서 새로운 객체가 된 것처럼 묘사되었기에.. 별 말은 안했는데 혹시나 싶어서 말을 하지만 인간으로 살았던 그 객체가 그대로 신이 되었다..이런 것은 불가능해요! 혹시나 해서 말씀드릴게요. 그런 경우에는 지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가 천의 기운을 품게 된 것이기 때문에 고위신이 된답니다.
상대방이 뭐라 형언하기 힘든 공허한 표정을 하면서도 한 마디 거들어주자 그는 잘한다며 신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 괴롭히기라고 해봤자 가벼운 장난밖에 안 되니 몇 분만 이러고 있다 풀어줄 생각이었지만. 그런데 억지로 붙들어 놓고 듣게 된 이야기가 어째…….
"와, 나 이런 사기 당하는 사람 직접 보는 건 처음이야."
그는 속삭이는 말에 목소리 낮추고 마주 중얼였다. 어라, 이건 정말 예상 밖의 일이다. 기껏해야 자기 성질 못 이기고 쓸데없이 난동 부리는 사람일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기 당할 뻔한 상황인 거잖아! 일반 진상에서 사기 피해자가 된 이 사람 입장에서는 웬 십대들에게 붙잡히고 괴롭힘 당해서 오히려 다행인지도 모른다 …아니, 정말 다행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얼마 달라고 하던데? 아니 그런데 아저씨 의리가 없네. 납치범들이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는 말은 안 했어? 겨우 나한테 붙잡힌 일 때문에 그걸 말하면 어떡해! 여기까지 미행이라도 붙었으면 어쩌려고!"
상식인이라면 그대로 은행 직원들에게 알리거나 경찰에 신고를 도와줘야 할 텐데 그는 왜인지 돕기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남자의 어깨를 붙잡고 혼이 빠지도록 짤짤 흔들어대는 게, 어쩐지 무척이나 즐거워 보이는 것도 같고……. 역시나 삐뚤어진 성격 어디 가는 것 아니다. 하지만 뭐, 한동안 이 동네에서 지낼 처지인데 이웃을 돕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사실은 가련했던 아저씨를 실컷 괴롭혔다 싶은 뒤에야 그가 고개 슬쩍 빼서 작은 목소리로 케이에게 물었다.
"이거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근데 나 일본인 아니거든. 몇 번으로 전화 걸어야 해?"
119 112 911은 알아도 일본 긴급 전화번호는 모르겠다. 여기서 인간 신분으로 지낸 지 거의 반년에 가까워 가는 중인데 이 정도는 좀 외울 법도 하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