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네: 146 놀랐을 때의 반응은? 웅크러든다. 정도에 따라서 움츠러들고 웅크리다 아예 쭈그려 앉아버리기까지. 왠지 답변한 적 있는 기분인데..... 🤔
180 캐릭터의 손의 특징은? 쇼핑몰이 다 그렇듯 옷만 팔진 않으니까, 손을 찍을 일도 있어서 꽤나 관리를 해주고 있어. 네일할 일도 종종 있으니. 학교에서는 그저 잘 다듬은, 악세사리 없는 손톱과 손이겠고...... 늘 핸드크림 향이 난다 정도? 향도 딱히 취향은 없어서 아무거나 쓰니 무슨 향인진 모른대. 🤗
044 가장 자신있는 요리는? 가정식 아닐까 싶은데, 사실상 귀엽게 만들기를 잘 하는 편 아닐까 싶어. 고로케 동글동글하게 빚어서 눈코입 달아주고 그런거. 🤔 원래 안 했었는데 한 번 해줬을 때 가족들이 좋아해주길래 가끔씩 해버릇하다보니 습관 들어서는 꾸며만들기 시작했대. ☺️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오랜만에 진단 해볼까 싶어서 해봤는데 이전에 했던 진단인데도 기억이 흐려져서 다른 답을 했을까 걱정된다........ ☺️....... 그러니 다들 자주 진단하자........ 수동적으로 진단 요구하기. 😊
>>464 잡담이라니 진단해주거나 썰 풀어주느냐고 조르려고 했는데 들어갔구나. 🥲 늦었다.........! 캡틴 잘 자고 좋은 밤 보내. 푹 쉬어. 😴
그는 가볍게 어깨 으쓱거리기만 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겠지만 알면서도 모르는 척한다. 위엄이나 체면 따위를 신경썼다면 하네가 아기였을 적에 머리카락 쥐어뜯겨 주지도 않았을 거다. 지금처럼 고작 스티커 한 장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가치 없을 선물에 일희일비하지도 않았을 테고.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아, 줬다 뺏기는 한 번이면 족하잖느냐!"
아니, 물론 가짜 반성은 아닌데! 한 번 압수당해 보니까 위기감이 장난 아니다! 그는 아까 전에 그랬듯 또 다시 손등을 착 가리고 하네가 닿지 못하도록 손을 높이 올려 피했다. 뺏길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싶어야 슬그머니 다시 내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을 했을 거다. 그러면서도 가끔씩 슬쩍슬쩍 하네의 눈치를 살피는 행동만은 한동안 포기하지 못했다. 무슨 둥지 털린 다람쥐도 아니고…….
"……방금 논리의 허점을 파악하지 못했으니 바보 맞구나."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뱉다 보니 지금 같은 문제가 생긴다! 그는 아차 싶어 입을 작게 벌렸다가…… 그다지 틀린 사실도 아니니 순순히 인정하기로 했다. 잘난 체하고 우쭐하기 좋아해도 머리 좋다 으스댄 적은 없으니 말이다. 이만하면 인간미지. 인간도 아니면서 인간미를 논하려니 우스워도, 덕분에 아픈 상황을 가정할 생각은 싹 날아간 듯했다. "짐승도 아닌데 세게 물겠느냐! 나 그래도 지성인이거든!" 이제는 또 오해 받을 만한 짓 한 주제에 덩달아 억울해서 펄쩍 뛰었지만. 그렇더라도 자신이 조금 심한 장난을 친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던 모양이다. "그…… 다시 반성할까요?" 에잇! 그는 두 눈 꼭 감고…… 아니, 차마 완전히 감지는 못해서 슬그머니 실눈 뜨고, 하네에게 손등을 내밀었다. 반성은 스티커로 하겠다는 뜻인가 보다.
"말했잖느냐. 네 하는 행동이 예쁘다고. 너는 아니래도 나는 그렇다. 그러니 덕분이지."
바로 이 순간, 이제껏 언제나, 또 다시 지금처럼.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얼굴을 오늘은 많이 보는 것만 같아 괜히 엉뚱한 짓 하게 된다. 사람은 기분이 들뜨면 본능적으로 반대의 감정 작용이 함께 일어난다고 했었나? 이런 상황에 왜인지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것도 비슷한 결의 작용인 모양이다. 그는 말 끝내고는 하네가 아직 대꾸도 하기 전에 "아무튼 어르신이 그렇다면 그렇다고 알아 들어!"라며 얼른 덧붙여 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떠오르는 불꽃은 점차 늘어가고, 형형색색의 모양과 빛으로 타오르며 사그라들었다. 어지러이 얽혀드는 그 광경을 올려다보다 따끔하게 느껴지는 시선에 옆으로 눈길을 돌렸다. 어둑한 와중에도 멀리서 밝아오는 불꽃이 드문드문 빛을 밝혔다. 하늘에서 불꽃으로 번뜩이는 조명 아래 건네지는 물건은, 아무리 봐도 그 스티커인데. 이어지는 말에 그는 또 펄쩍 뛰기부터 했다.
"진짜?!"
주고 싶은 만큼? 그거라면 당연히 여기에 있는 것 다 가져다 쓰고 당장 새 스티커 사 와서 붙이고도 남는다! ……그렇지만 역시 그건 별로겠지. 너무 과하면 오히려 의미 없기도 하고. 그는 스티커를 받아들고 침음하며 오래 고민했다. 이러다 불꽃놀이 구경 다 놓치는 건 아닌가 몰라. 으음, 흐음, 아주 요란한 소리 다 내다 드디어 결심했는지 몇 장을 떼어내 하네에게 손 달라 말한다. 손을 내어 준다면 손등에 네 개를 붙였을 것이다. 아까 전에 까불다 하네에게 압수당했던 한 장이 붙은 손에 네 개를 더 붙였으니, 오늘 그가 받았던 다섯 장과 꼭 같은 수였다.
"내가 다섯을 받아 그렇게나 좋았으니 너도 그만큼 좋았다는 뜻이다. 개수보다는 의미가 더 중요해!"
손등을 가리는 걸로도 모자라서 손을 높이 올렸습니다. 이러면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스티커 빼앗길까 지레 겁먹은 것처럼 보여요. 의심하거나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틱틱거려버려서, 아저씨가 괜히 손을 높이 들고 있을 시간을 좀 더 늘려버린 것 같습니다. 손을 내리신 후에도 계속 제 눈치를 보시는 것 같고요. 그렇게 신경쓰시지 않아도 괜찮은데, 아저씨에게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생각해도 ‘계속 그래도 뺏어버릴 거예요.’ 같은 말이나 떠올라서 입을 다뭅니다...
“바보도 아저씨랑은 안 놉니다. 바보 아니에요.”
바보라는 말은 하지 않기로 했어요. 아예 안 쓸 수는 없어서 말하기는 했지만, 직접적으로 상대방에게 바보라고 말하지는 않도록 하기로 해서 소리내지 않아요. 아저씨가 정말 스스로 바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미 그런 전례를 하나 만들어버려서, 심지어 그래놓고 친구라는 사이가 되어 버려서 아직도 얼마나 신경 쓰이는데요! “쑥이랑 마늘 좀 먹으세요.” ...삐죽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다치지도 않았고 아프지도 않으니까 괜찮습니다. 아저씨는 제가 잘 모르는 다른 나라의 신이니까, 그런 설화가 있을 지도 모르잖아요. 도깨비는 깨물기를 좋아한다는 전설같은게 있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물린 팔을 바라보다가 거둬들여요. 팔이 보이면 아저씨가 계속 생각할 것 같아서였어요. “됐거든요.” 삐죽거려놓고 금방 아무렇지 않아하기는 또 민망해서 이런 말투예요. 아저씨가 내민 손등을 꾹 밀어냅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아무 일도 없었어요! 계속 숨기려고만 했어서 웃었다는 사실이 어색하기도 하고,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괜찮으니까 조금 용기가 났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아저씨는 오래 본 만큼 남들 앞에서 웃는 것보다 조금 더 쉽게 웃을 수 있고, 어릴 때라고는 해도 제가 웃는 걸 본 적도 많으니까 괜찮은 걸 수도 있지만요. 그것보다, 지금은 웃는 연습을 하는 것보다는 칭찬이 부끄러운게 문제입니다. 아저씨는 뭐가 그렇게 예쁘고 귀엽게만 보이시는지 모르겠어요. 언제나 칭찬일색이라서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아요.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대꾸를 못하게 되어서, 고개 숙여서 감사 인사만 합니다. 고개를 끄덕인다거나 대답을 하기에는 아저씨의 말로 부정은 이미 막혀버렸고, 긍정만 남았으니 할 수 없었어요. 어떻게 긍정을 할 수가 있어요! 스스로 제가 하는 행동이 예쁘다고 어떻게 인정해요! 상상만 해도 귀가 화끈거리는 것 같습니다...
“네에.”
‘진짜?!’ 하고 되물으시면 끄덕이는 고개와 함께 답을 했습니다. 손등에 스티커를 붙여줄 때까지 아저씨를 바라보면서 기다렸어요. 아니, 고민을 끝낼 때까지요. 하나도 안 붙여주실 수도 있으니까요. 하늘에 여러 색의 불꽃놀이가 타올랐다가 사그라드는 동안 세상도 비추는 색깔에 따라 다른 색을 띠고는 합니다. 몇 번이나 색이 바뀌었는지 세지는 않아서 모르지만, 이내 아저씨가 손을 달라하니 손을 내밀었어요. 몇 개를 붙여주실지 손등을 바라보고 있으면, 하나만 받아도 기뻤을텐데 네 개나 받았습니다! 아니, 다섯이에요! 이미 제 손등에 하나 붙은 것까지 합해, 제가 아저씨에게 준 것과 같은 갯수를 주신 거였어요. 그만큼이면 분명, 제가 스티커 다섯을 붙여주었을 때 무슨 잘못을 한게 아닐까 걱정셨으니까 그만큼 좋았단 거겠지요. 무사히 잘 성공한 것 같아서, 들떠서 웃어버릴 것 같지만 입꼬리에 힘을 주어 참습니다. 부끄럽다는 이유가 없다고는 못 하겠지만, 평가를 끝까지 듣기 위해서였어요. 마냥 들뜨기에는 싫은 점도 들어야 하니까요. 손등에서 아저씨를 다시 바라봅니다.
엎지른 우유처럼 자글거리는 불꽃이 하늘로 흩어졌다. 모래에 남겨진 조개껍데기를 흉내내며 검은 베일에 총총 박힌 별들. 실낱 같은 구름 사이로 온갖 빛들이 반짝거린다. 불꽃이 덮은 하늘은 붉은빛으로 물들다가 금세 푸르게 변했다. 떨어지는 빛을 받아 그녀의 얼굴은 환하게 빛났다. 미야나기는 점점 하루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슬퍼졌다. 아마 앞으로도 살아가며 이날을 줄곧 곱씹겠지. 영원히 닿지 않을 것 같은 그녀의 금빛 소년기처럼. 자신은 평생 이 별들의 자장가를 잊지 못 하겠지만, 케이는 오늘을 기억이나 할까? 남들에게는 별달리 특별한 일도 아닐 테다. 그녀를 등져 강물을 바라보던 케이가 문득 자신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동시에 미야나기의 단상도 잠깐 끊어졌다. 그의 어투는 조금 진지하게 들린다. 유성처럼 추락하는 불꽃을 따라 푸른빛으로, 붉은빛으로 시시각각 물들던 그녀의 얼굴이 점차 굳었다.
“잠깐. 잠깐만요. 그, 그냥 말하지 마세요.”
그녀가 한 발 뒤로 물러나며 한 손을 들어 둘 사이를 막았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겨우 한 마디 들었을 뿐인데 선득한 불길함이 그녀의 심장을 스친 것 같았다. 왜? 파르르 떨리는 입술로 미야나기가 한참 뒤에 겨우 말을 이어나갔다. 절반 정도는 무슨 말인지 채 이해조차 안 돼 횡설수설하다.
“뭔가 내가 잘못한 게 있었어요? 또 내가 나빴어요? 미안해요. 어떻게, 겨우 만났는데······. 소원 지금 말해도 돼요? 우리 그냥 이대로 있어요. 지금처럼. 나 미워하지 마요.”
어린아이가 조르듯 간절한 목소리다. 이토록 지금 불안하기만 한 건 그만큼 그가 소중해서일까? 확실한 건, 미야나기는 케이마저 자신의 적이 되지는 않기를 바랐다.
하늘을 불꽃이 수놓고 있음에도 케이의 시선은 사에를 향하고 있었다. 속인다, 까지는 아닐 지도 몰랐다. 하지만 케이는 어느 정도 이유 모를 부채감 같은 걸 가지게 되버렸다. 아니면 제 정체를 밝히고 차리리 사에가 자신을 떠나길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자신에게 미야나기는 배우, 자신은 관객인 것이 익숙했으니까. 하지만 울 것 같은 표정의 사에를 보며 이미 늦었음을 직감해 버렸다. 횡설수설하게 뻗어오는 말에 케이는 눈썹을 늘어뜨리고 달래듯 말을 건넨다.
"...미안해요. 이 말부터 했어야 했는데. 후배님은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나쁜 것도 없고, 미안할 것도 없어. 난, 한 번도 미야나기를 미워해본 적 없으니까. 오히려 신기하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해."
케이는 한 발짝 다가가며 사에와 자신 사이에 벽처럼 세워진 손을 잡아 내리려고 했다.
"나는 변하지 않아. 사실을 알면 그대가 변하겠지. 나를 두려워하고 멀리하고 싶어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