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 쌍둥이 네이노오옴 쥰의 <가장 소중한 사람> 타이틀을 가로채다니 용서 못해애애애애애(?) 헉 카시와기라는 성도 마음에 들어 어감도 이쁘구… 확실히 쥰타 윤택하고 맑은 미모이긴 해 😇 사기 ㅋㅋㅋㅋㅋㅋㅋ 지난 일상에서도 챠키한테 뻥친 거 사기의 연장인 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ㅌ
>>289 나팔꽃을 좋아하는구나…!!! 이것도 얼른 메..모 사각사각…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어떤 향인가 궁금하네 🙃 사랑과 우정 당연히 둘 다 소중하다구 애인 생겻다고 친구 버리면 용서 안 할 거야!!!!(엥) 카즈에 할미 설정 넘 매력적이라 좋아… 기모노 사복 귀여워…
"등불도 등불이지만 축제는 확실히 즐기는 편이 좋죠. 제일 잘 놀았다고 생각하면 더 좋고.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사에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자신이 뭔가 한 것도 없는데도 괜히 마음이 좋아졌다. 생각해보면 자신이 한 것이라곤 축제에 같이 가자고 했던 것 뿐이지 않나? 오히려 좋은 시간을 보낸 것은 자신인 것 같기도 하고.
등불은 생각보다 정성이 들어가있고 크기도 커 보였다. 왠지 강에 띄우기에는 아까울 정도일지도. 강에 가까워지니 드넓게 넘실거리는 강 위에 등불이 잔뜩 떠 일렁거리는 것이 보였다. 강물에 비치는 주황색 불빛들은 남빛 하늘과 어우러져 아름다웠다. 불꽃도 쏘아올린다는데 위와 아래로 빛이 가득하면 더 장관일 것이었다.
>>295 아니 티켓값 진짜 실화니… 라떼는…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내한이 14만 원이엇단다…(?) 이번 지젤 내한은 30만 원이엇는데 대충격;;; ㅋㅋㅋㅋㅋㅋㅋㅋ거울ㅋㅋㅋㅋㅋㅋㅋㅋ 엘리 이번에 오슷 안 내줫던가…?? 18년도 디지털 음원이 마지막인가… 대형 병크 터지고 눈물 흘리면서 강제로 관심을 껏다니 근황도 모르겟어 홀홀…
>>301 이런 약은 역시 세상에 안 나오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쫄보 하여자입니디 😇 흠… 하지만 개인적으로 수학은 잘햇으면 좋겟어 내 자식이 수학을 못하는 꼴 볼 수 업서(엥)
>>304 아..아잇 그럴 리가요 사에탸 막심 그 자체야 정말 슬프지만…… 거의 막심 ts 성별 반전 수준임 다른 그림 찾기 하기가 더 힘들다죠… ㄱ- 대니 같은 상여자엿으면 좋겟지만 환생하면 가능(?)
>>305 성적 조작이라니 안 돼 하네주는 예쁘고 좋은 것만 하게 아빠가 꼬옥 지켜줄 거야…!!!!! 이과계엿으면 좋겟지만 몸 쓰는 예체능이라 실패… 한국으로 치면 3등급 정도 아닐까 물론 이과 수학은 3도 힘들지만 ^-ㅠ
으악 놓친 레스 잇을까 다들 안녕!!!! 그리고 그 새에 아름다운 답레가 헉헉... 급하게 안 해도 되니까 천천히 하자 우리에게는 벼락치기가 잇잖니 (은은)
>>319 인터 때 "와..... 티켓 값 안 아깝다" 하는 거 국룰 아닌가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하지만 티켓값 요즘 선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눈물)!! 아앗 대형병크... 아아아앗..... 사실 저도 그래서.... 근황을 몰라여... 최근에 밀크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올라왔길래 다시 하는구나.. 하지만...........(눈물)(오열)(사에주 뽀다다다담)
흐음, 엄지와 검지 펼쳐서 턱에 가져다 대고 고민하는 시늉을 했다. 역시 어렵겠지. 술이라면 지금도 노력하면 참을 수 있으니 어렵지 않지만, 성격까지 건실해지는 건 본능을 거스르려는 짓이나 다름없다. "헤헤……." 그는 실없는 웃음으로 무마하기로 했다. 이 비량은 그냥 쭉 알기 쉬운 아저씨로 남아 있으련다.
"어허, 안 될 소리. 나 잘 시간이면 너도 자야지. 성장기에 숙면은 필수야."
귀찮게 해주는 게 좋다며 그렇게 방방 뛰었으면서 이 지점에서는 단호하다. 키 크는 것 때문만 아니라 정서와 신체건강의 측면에서도 잠은 당연히 푹 자야 하니까! 벌써부터 씩씩하게 홀로서기 하는 하네라면 어련히 잘하겠거니 싶으면서도, 아직은 아이처럼 보여 이렇게 참견하게 된다. …그런데 하네를 아이 취급하면서도 정작 본인이 어린애처럼 유치하게 굴고 있는 꼴은 참 아이러니다. 보아라, 그새 또 사고를 쳐서는 이러고 있지를 않나. "힝…." 다 큰 어른이 힝이 뭐야! 그는 잔뜩 시무룩해져서 미련과 불쌍함 뚝뚝 떨어지는 얼굴로 하네를 쳐다보았지만, 그러면서도 말은 고분고분 잘 들었다. 본인도 잘못했다는 건 알아서다.
"반성합니다아……."
만난 이래로 줄곧 쌩쌩하게 날아다니던 모습이 언제였냐는 듯 상체에 힘이 쭉 빠져서는 어깨도 처진다. 하지만 혹여라도 이 하찮은 모습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불쌍해 보인다고 봐줬다간 나쁜 버릇 들고 만다. ……이게 강아지 교육인지 <세상에 나쁜 도깨비는 없다>인지. 어쨌거나 회복은 빨랐다. 그래도 아직 4개는 남아 있으니까. 2개나 압수 안 한 것만 해도 어디야, 칭찬스티커 4개만 있어도 신생이 즐겁다!
"오냐. 대신에 문안은 꼭 와 주려무나. 나는 아픈 것보다도 따분한 시간이 더 싫지 뭐냐."
지나칠 정도로 건강하고 활기 넘치는 양반이니만큼 염려하지 않아도 괜찮겠지만 걱정을 받으면 생경하면서도 썩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사람도 신도 어울려 함께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알 것 같다, 그렇게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얻는다. 그는 고개를 힘껏 끄덕거리며 하네에게 당부했다. "너도 아프거나 힘들 때엔 언제든 말해야 한다. 그러려고 내가 있잖느냐." 정작 지금껏 하네는 의젓하게 잘 지냈고 도리어 그가 불건전하게 생활하다 꼬맹이한테 혼났지만 말이다! 사실 그가 믿음직한 어른으로서 도움이 되는지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회의감이 든다. 하네가 남은 학창시절을 큰 문제 없이 보내게 된다면 좋으련만. 그렇지만 만약 고민이 있다면 숨기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아, 한 입만! 따악 한 입만 깨물고 치우마!"
그냥 말만 깨물고 싶다 농담한 건데 이렇게 나오면 진짜로 물어버리고 싶어진다! 그는 아예 와아악 입 벌리고 주둥이로 찌르려는 개처럼 고개 들이밀기 시작했다. 이게 정말 신인지 반려동물인지! 역시 장난이라 밀어낸다면 밀려나주긴 할 테지만 천육백살 먹고 이러기 안 쪽팔리나! 한바탕 시끄럽고 괴상한 장난질을 하고서야 광기 서린 난리법석이 얌전해졌다. 그는 하네가 빙긋 손으로 웃음 만들자 눈이 동그래지더니 다시금 함빡 웃고 말았다. 지금 바로 행복한 얼굴 보여줄 줄은 몰랐지. 이건 정말로 우습고, 속이 간질거리는 것만 같아 기뻐진다. 이미 웃고 있으면서도 그는 덩달아 손가락으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하네를 따라해 보였다.
아니, 이보다는 더 복잡한 이야기가 있었다. 「아이자와」의 안내를 받아 가미즈나의 수원(水源) 샘에서 물을 얻고 돌아와서, 숙소에서 뻐근한 다리를 쭉 뻗고 TV의 예능 프로그램 재방송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을 때였다. 같은 방의 여학생 둘이 이른 저녁인데도 별안간 유카타를 입고 커다란 연등을 들고 나서는 걸 보고, 요이카는 “어디 가?” 하고 물었다.
“토모시비마츠리! 소원 빌러 가.” 분홍 유카타가 말했다. “요이카 짱은 안 가게?” 노랑 유카타가 덧붙였다.
“그게,” 요이카는 고개를 기울이고 고민하는 시늉했다. 팸플릿을 주의 깊게 읽었으므로 토모시비마츠리가 어떤 행사인지는 잘 알았다. 그렇다고 솔직히 ‘연등은 좀, 불 붙은 걸 들고 물에 내려놓는 동안 머리카락이 홀라당 탈 것 같아’라고 어떻게 말할까? “오늘 샘까지 갔다 오느라 다리가 너무 아파서⋯ 나중에 가려고.”
두 사람이 명랑하게 손 흔들며 떠나는 것을 지켜보고, 요이카는 문득 그들이 손을 맞잡고 소원을 빌면서 그들 사이에 마구잡이로 늘어져 있던 붉은 실의 존재를 눈치채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상념에 깊이 빠져 있던 탓인지 이윽고, 고민 없이도 하품 같은 한숨이 나왔다. 「잘해 보라」고 잎사귀 하나 선물해 줄 수 없다니.
이즈모에 안 간 지가 오래되었다.
시월상달, 간나즈키(神無月)에는 거의 모든 신들이 이즈모에 모여 사람들의 연을 맺기 위한 회의를 연다. 물론 키구치 요이카도 원래는 참석해야 한다. 허나 인간의 이름이란 대단히 외우기 어려우면서 그 수효도 어마어마한 것이라, 혼슈 섬을 북녁 끝 아오모리로부터 시모노세키까지 이을 만큼 긴 두루마리를 가득 채운 이름들 사이에 거미줄처럼 얽힌 실들을 비틀고 꼬아 한 해의 인연을 정한다는 것이, 요이카에게는 스트레스 폭탄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한때 가모아시야마에서 신령 노릇 하던 시절에는 억지로라도 끌려갔지만, 자기가 신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나서는 발길을 끊은 것이 기억을 되찾고 나서까지도 은근슬쩍 이어져 오고 있었다.
이런 습성이 인간 사이에 섞여들고 나서도 계속되어서, 누가 누구를 좋아하며 누가 누구한테 진심 초코를 주었다더라, 이런 이야기들을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고 흘려넘기는 지경에 다다랐다. 요이카는 연애 불구자였던 것이다. 그러니 남의 연애에 참견할 깜냥은 전혀 되지 않는다. 자기 연애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신체가 살아 있던 시절 꽃가루가 날아오면 열매를 틔우고 묘목이 자라면 바람을 보내면서도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전혀 없었다.
낮에 떠 온 샘물이 여전히 물통 속에서 정한 기운을 발했다. 혹시라도, 한 모금 마시면 이즈모로 가는 길이 다시 기억날지도 모른다. 겸사겸사 옛 친구도 떠올리고 대관절 사랑이 무엇인지도 좀 알아차리고, 사람이나 신령이나 껌뻑 죽을 만한 고백 멘트를 몇 가지 생각해 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용없다는 생각이 물빛보다도 깊게 일렁거려서, 요이카는 물통을 배낭에 도로 넣어 버렸다. 간나즈키는 무슨 간나즈키인가, 제 앞가림도 못 하는 주제에. 바보 쑥맥. 요이카는 강가로 떠나간 두 사람 생각에 잠깐 얼굴을 붉혔다.
그러는 사이 두 사람이 돌아왔다. 노랑 유카타는 콧잔등부터 귀까지가 빨개진 채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고, 분홍 유카타는 어딘가 들떠서 평소보다 더 어색하게 조잘조잘댔다. 요이카는 분홍 유카타에게 스마트폰을 빌려서, 유명한 OTT 서비스에서 『벽난로 4K』를 찾아 재생했다. 그리고 이글거리는 전자 화상(畫像)의 난롯불을 바라보며, ‘인간들의 사랑은 불꽃 같구나’ 하고, 조금 몸서리치며 생각했다. 결국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이카는 토모시비마츠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단순한 호의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역시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건 영 내키지 않았는지 조심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만족스러운 수확이라는듯 미련없이 총을 내려놓는 모습에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가도 뒤이어진 그의 말에 조금 집중했으려나,
신이 자신에게 미소지은 적은 없는것 같다는 이야기, 그럼에도 오늘만큼은 그럭저럭 웃어준것 같다는 언행은 단순히 신을 믿지 않는 것과는 달랐다. 아무렴, 믿지 않는 쪽이었다면 자신이 신직가문의 딸이라는 것에도 신기해하는 것이 아닌 심드렁한 태도를 보였을 테지만... 무엇보다 마츠리 자체도 별로 내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는 건...
"아, 그렇네요. 슬슬 그럴 때가..."
잠깐의 즐거움과 사색에 하마터면 본목적을 망각할 뻔했을까, 손을 내미는 그를 따라가다 살짝 고개를 기울이는 모습에 따라서 반대편으로 갸웃거렸다.
"지금의 결과도 물론 좋지만 어느 하나만 가져간대도, 만만치 않은 인형의 내공에 두손두발 들어도 그것만의 재미가 있지 않았을까요? 그래도 못내 아쉬웠다면... 반대로 제가 도전해보려고 했을지도 모를 일이고 말이죠."
다만 이번은 그에게 길조가 와닿은 것일테지. 항상 좋은 일만 일어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항상 나쁜 일만 일어나리란 법도 없었다. 무엇보다 나쁜 일만 일어난다면 인간은 진즉에 신이란 존재를 증오하고 내쳤겠지.
인생은 마치 가파른 언덕 내지 롤러코스터 같아서 언제 올라가고 언제 내려갈지는 그 길을 꿰고 있지 않다면 쉽게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자신은 모르는 길을 계속 걸어가야 한다는건 썩 내키진 않겠지만... 두렵다고 가만히 서있기만 하면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 또한 인생이었다.
"만약 오늘 아무런 수확이 없었대도, 다음번엔 다른 곳에서 보상이 있을지도 모르구요. 노력은, 쌓아올린만큼 뒤늦게라도 돌아오는 법이니..."
제 섬기는 이의 긴 귀가, 깊이를 알 수 없는 눈이 들으며 보고 있는 한 노력하는 이에게 반드시 응당한 보상이 돌아올 것이다. 라고 믿고 있으니까.
아저씨의 실없는 웃음을 보고 한숨을 쉽니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아저씨가 그렇죠, 뭐.’ 그런 느낌의 한숨으로 보였을 것 같지만, 안도의 한숨이었어요. 하셨던 말씀대로 내일부터 달라지겠다고 건실하게 다니셨다면 낯을 가렸을 지도 몰라요. 17년동안 보아서 익숙할 대로 익숙한 외모임에도 불구하고 하는 행동이 너무 달라지면 어쩔 수 없습니다......
“혼자 알아서 잘 합니다.”
잘 시간에 괜히 깨어있는 짓은 안 해요. 할 일이 있으면 모를까, 밤을 지새우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혼자 있으면 밤이 유달리 길고 어둡게 느껴지니까요. 가족들이 워낙 시끌벅적한 탓도 있는 것 같아요. 한 명이라도 같이 집에 있으면 조용할 새가 없는데, 저만 있는 집은 차분하게 가라앉아있습니다. 물론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누구에게도 말한 적은 없어요. 애초에 외로움이 없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가족들이 괜히 신경쓰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걱정할만한 일은 안 만드려고 노력했는데도 아저씨가 일본에 와서 같이 교복을 입고 다니고 있으니까요... 괜히 신경쓰게 만들고 싶지 않은 건 아저씨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들도, 아저씨도, 앞으로 많은 시간이 있으니까요.
“정말 반성했어요?”
아저씨가 스티커를 반납해야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갯수를 줄일 생각은 없었어요. 아저씨가 즐거운 하루를 보내도록 해야하니까요. 원래 아저씨한테 붙어있던 스티커는 제 손등 위에 붙여뒀지만, 새로 스티커를 꺼냅니다. 아저씨의 모습이 꼭 몇날며칠 햇빛도 받지 못 하고 물도 받지 못 해서 시들어가는 화분 같아서, 대답을 듣기도 전에 다시 스티커를 붙입니다. 제 손등으로 떼어온 스티커가 붙어있던 자리에 다시 꼭 붙여요. 계속 시무룩해하며 저를 쳐다보기만 했다면 다음부터 그러지 않기로 약속이라도 받아내고서 새 스티커를 붙여주려고 했는데, 아저씨가 먼저 반성한다며 이야기를 해주어서 오히려 의외였습니다.
“바보라고 놀려야하니까 오지 말래도 갈 겁니다.”
오지 말래도 가겠다는 말 빼고는 전부 거짓말이에요. 제가 하는 말 중에 거짓말이 얼마나 많은지 계산하고자 하면 50%는 확실히 넘습니다. 늘 거짓말로, 단순한 거짓도 아니고 날 서고 모난 말로 마음을 숨겨요. 하지만 차라리 그런게 더 나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말로 애써 에둘러 감싸지도 못하고, 정말로 마음과 반대로 대답해야 할때요. “네.” 아프거나 힘들 때 아저씨를 찾지 않을텐데, 그렇다고 대답해버렸습니다. 그러니 이번에는 아예 아저씨를 보지도 않고 말했어요. 거짓말을 하는 동안 눈이 마주치면 양심이 따끔거려서 거짓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잠, ...”
‘잠시만요!’ 라고 끝까지 말하지도 못했습니다. 아저씨가 정말 깨물려는 것 같아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물릴 거라면 최대한 물려도 괜찮을 곳을 물리자고요. 그래서 생각한 곳이, 제일 내밀기 쉬운 곳이 어디었냐고 하면 오른팔입니다. 저는 왼손잡이니까요, 왼쪽을 물리면 안 돼요. 아저씨의 얼굴 앞에 오른팔을 내밀고서 두눈을 꼭 감았습니다. 고개도 휙 돌렸어요. 흡혈귀 같은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신에게 물린다고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겠죠? 몸에 너무 힘이 바짝 들어가서 떨리는 것도 같아요. 겁 먹었다거나 무서운게 아닙니다, 절대로!
“아저씨는 이미 웃고 있었잖아요. 뭐예요, 그게.”
문장 자체는 핀잔 주듯이 느껴졌지만, 그러니까요, 웃어버렸으니까요. 행복이란게 이렇게 간단하고 쉽게 이루어지는 건지, 이미 웃고 있는데 굳이 입꼬리를 손가락으로 찌를 필요도 없잖아요. 일부러 저를 따라하고서야 소원 성취라고 하는 말도 그렇습니다. 제가 만든 건 가짜로 만든 웃음인데 소원 성취일 리가 없잖아요. 어이없다는 말도 생각나고, 우습다는 기분도 드는데 나쁜 느낌은 아니어서 웃음이 나요. 그렇게 웃다가, 뒤늦게 활짝 웃어버린 것 같아서, 뒤늦게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뒤늦게 손으로 입가를 가렸어요. 괜히 다른 곳을 바라보다가 뒤늦게 한 마디를 해요. “...불꽃놀이도 보러 가야 해요.”
동거를 시작한지 일주일째, 나도 그 아이도 어느새 서로에게 익숙해진 것인지 제법 자주 말을 나누게 되었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부드러워지는 말투에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건 그 아이가 직접 말 할 때까지 묻지 않도록 했다.
아이는 식욕이 적은 편이었다. 또래 아이들처럼 단 것이나 화려한 것에는 흥미가 적었고 때때로 간식을 준다면 거부하지 않고 먹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먹는 것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 부분은 나와 닮은 건가. 나 역시도 식욕은 적은 편이라 가게의 재료로 적당히 해먹는 정도였으니까. 보면 볼수록 그이와 나의 아이처럼 느껴진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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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체를 깨달은 것은 그 사람이 나를 주운 뒤로 반나절이 지나서였다. 그래, 길지는 않아. 이렇게 따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는 것도 나도 안다. 정확히는 기절했다가 일어나서, 검 집을 벗기고 내용물을 본 순간부터. 그래도 대략 두시간 정도 밖에 차이 나지 않아.
그건 솔직히 중요하지 않은 일이야. 중요한 건 내가 어떻게 이렇게 지내게 되었느냐 하는 일. 거기에서 태어난 것인지, 아니면 그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되어버린 건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은혜를 진 사람에게는 어떻게든 보은을 해야 하는 것이 맞는 일이지. 막연하게 무슨 축복 같은 걸 내리면 되는 걸까 하기도 했지만, 생각해봐. 신사는 없지, 신앙도 없지. 남의 신앙에 빌붙어서 근근히 먹고 살고 있는 검신이 줘봐야 뭘 할 수 있겠어. 그래서 일주일정도는 가만히 있었어. 정말로 식객이 된 것처럼 [아직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라던가 [속이 안좋아]라던가. 누가 보면 기절할 광경이었지만 계속 그렇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지.
나는 뭐라도 하고 싶어서 후미코 씨에게 상담 했어. 그랬더니 혹시 학교에 갈 생각은 없냐고 그러더라. 잘 쳐줘도 갓 초등학교 졸업한 수준의 몸이었으니까… 뭐 그런거겠지.
“사칙연산은 할 수 있니?” “그게 뭔데?” “이건 힘들 것 같구나.”
뭐 그 뒤로 그 정도는 극복했어. 이렇게 당당하게 중학교에 들어올 정도로는 말이야. 1년정도 걸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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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은 중학교 입학시기! 아직 야생성이 남아있던 시기의 카즈에입니다! 입학하고 세달도 안되서 지금의 성격이 되어버리니까요! 흑역사라는 거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