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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Seasons%20of%20Dimgray 웹박수: https://forms.gle/GL2PVPrsYV2f4xXZA 시트: >1596778092> 임시어장: >1596774077> 이전 어장: >1596779065> 사계의 원로 중 봄을 담당하는 '코냑'은 정원 가꾸기가 취미로, 가든 오브 헤븐의 변두리 구석이 그 본인의 온전한 소유라는 사실은 조경이 처참하게 망한 정원도 그의 손을 거치면 하나의 작품이 된다는 사실과 더불어 섹터 내부에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 처참하게 생긴 사람도 그의 손을 거치면 작품이 되지 않겠느냔 리큐르의 조언이 있었으나 막상 코냑에게 맡겨진 사람은 그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고 그의 정원만 더욱 비옥해진 작은 사건이 있었다…….
눈을 찌푸린 상태로 이가라시는 여자를 잠시간 바라봤다. 곧 여자의 대답이 들려왔을 때, 이가라시의 표정은 굉장히 모호해졌다. 어이없는 것과 어처구니 없는 것, 동시에 황당하기까지 하다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쳐지나가는 표정이다. 워낙 감정을 발산시키는 한계점이 높기 때문에 보일 수 있는 표정이기도 하다. 당연하게도 이가라시의 그런 모호한 표정이 떠올랐던 얼굴은 언제 그랬냐는 양 여자와 처음 마주쳤을 때와 같은 표정을 짓고 이름을 뱉었다.
"이런 곳에서 이름을 제대로 갖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가 먼저 아닐까?"
그 말이 맞다. 이가라시는 여자의 말에 동의를 표하고 있는 생각과 다르게 대꾸한다. 근본이자, 전부. 모든 지역을 통틀어서 살고 있는 사람의 90% 가 어떤 연유로 흘러들어왔는지 정도는 말하지 않아도 대략 짐작할 수 있는 곳이 이 시즌스 킹덤이라는 곳인데, 과연 그 모든 사람들이 진짜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자문에 이가라시는 아니다라고 확언할 수 있다. 자신이 그렇듯이, 지금도 이렇게 여름의 밤을 걷고 있는 사람들또한 그럴 것이다.
"수지타산이 안맞은 대답이지, 그건. 백문답을 하자는 게 아니라인랑게임(人狼ドッチ)이라도 하자는 건가."
자신의 턴에 던진 질문에 대한 여성의 답을 듣던 이가라시의 말이었다. 대답이라기보단, 혼잣말에 가까웠지만 말이다. 이가라시는 여성이 하는 행동이 꼭 자신이 어린시절에 하던 마피아 게임-혹은 라이어 게임에서 보던 것과 꼭 같은 느낌을 받았다.이가라시가 고개를 슬쩍 기울이면 짧은 울프컷과 달리 길게 길러 하나로 가늘게 땋아낸 머리카락이 흔들린다.
"필요하다면. 그럼 질문."
물고 있던 각련을 바닥에 뱉어내고 이가라시는 캔버스화로 눌러서 밟아끄며 여성을 향해 예고도 없이 돌아섰다.
가벼운 대꾸, 듣기로는 소소한 시비로도 들릴 듯한 상대, 이가라시의 말에, 엘은 잔웃음을 흘렸다.
"후후."
짤막하게, 깔끔히 지나간 웃음은, 상황을 즐기는 듯 하다. 혹은 이가라시의 속 생각 쯤은 다 안다는 것처럼.
"이런 곳이기 때문에, 다른 무엇과도 구분되며, 누구와도 구분되는 이름을, 갖고 있기 마련이지요. 네, 이곳이 이런 곳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요? 라는 반문을 붙일 듯이 말해놓고, 정작 말하지 않은 엘은 다시 웃었다. 작은 웃음소리에 방울소리 조그맣게 울렸다.
이가라시의 심플한 질문, 어디에서 왔느냐, 에 대해 엘이 답을 했다. 그러자 돌아온 건 혼잣말에 가까운 중얼거림. 백물어가 아니라, 인랑 가려내기라도 하자는 거냐는, 에두른 말에 엘의 반응은 없었다. 그저, 자신이 낸 질문에 대한 답에만 반응할 것 같았으나, 보이지 않는 한 걸음 뒤에서, 엘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러다 걸음을 멈추고 우뚝 서는데, 그 바로 다음 순간, 이가라시가 담배를 던져 끄고 엘을 향해 돌아섰다. 분명 어떤 예고도 없었을 터인데. 따라오던 일 보, 만큼의 거리를 두고 먼저 서있던 엘이, 다소곳하며 곧은 자세로 이가라시를 마주했다. 대답을 들었고, 질문을 받았으니, 다시 대답할 차례였지만. 잠깐 사담을 먼저.
"필요하다면, 이란 건, 안 쓰실 때도 있다는 의미일까요. 저는 가끔 그런 기분이 들어요. 이 '여름'에 내리는 비를 보노라면, 문득 그런 기분이 들어, 비가 그칠 때까지, 하염없이 서 있곤 하지요."
어딘가 아련하게, 즐겁게, 묻지도 않은 얘기를 늘어놓는다. 그리고 그런 얘기는 아무래도 좋은 듯이, 태연하게 질문의 대답으로 잇는다.
"저는, 하루의 고단함을 술 한 잔에 달래보고자, 훌쩍 예까지 마실 나온 이요. 보잘 것 없는 도박장의 주인이며, '엘'이라는 이름을 가진 누군가랍니다."
너는 누구인가, 질문에 답했으니, 다시 순번은 엘에게 돌아왔다. 일점의 흔들림도 없이, 곧게 선 엘은 질문한다.
>>603 공중누각은 여름 열기의 아지랑이 같은 곳이지만요, 어느 정도 규모가 되고 알법한 서머 아일랜드의 조직이라면 아는 녀석들이기도 해요. ..근데 바질은 가든에 있네? 어? 저기.. 바질 규모가 어느 정도야? 덩치 좀 있다면 엮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는 해. 위키에 나오는 조직 설명으론 규모가 작지 않아보이는데.
마젠타가 산군 기준으로 약자로 판명될 수준이라면 직접 접근했을 수도 있겠다. 음... 근데 이럴거면 마젠타가 바질을 물려받기 전에 만나서 자문해줬다는, 바질 과거사에 좀 깊이 연관될 것 같은 게 좀 그렇네요. 아무리 그래도 조직 대빵이 약자 판정은 아니니까. 가든에 할 일이 있어서 들렀다가 사건에 휘말려서 평범한 사람처럼 '으악!'하고 기겁한 산군을 마젠타가 도와줬다는 것도 가능할 거 같아요. 이 경우 자문 쪽은 어려울까요?
참고로 공중누각 소문은 [밤이 깊은 축시. 어느 거리에서 발톱 자국이 난 벽이 있는 골목 안쪽으로 홀로 깊이 들어가면 짐승의 가면이 있다. 그 가면을 쓰고 <짐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읊으면 요괴가 나타나 그 자를 공중누각으로 끌고간다. 만일 공중누각에서 대가를 바친다면 소원을 들어주고 그렇지 않다면 아지랑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