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가 조용한 곳에 서 있는 치아키는 근처에 있는 작은 자갈을 주워서 바다를 향해 던졌다. 이른바 물수제비였다. 한 번, 두 번, 세 번. 여러 번 수면 위에서 튕기다가 물에 퐁당 빠지는 것을 바라보며 치아키는 살며시 고개를 갸웃했다. 평소보다 조금 잘 안되는 탓이었다. 평소에는 열 번도 가능한데 이번에는 열 번도 되지 않아 바다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는 모습에 영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치아키는 고개를 갸웃했다. 쳇. 소리를 내면서 괜히 모래 사장을 발로 긁으면서 치아키는 살며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앞으로 걸었다.
그러던 와중 뭔가 낯익은 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는 실루엣 정도였지만. 사복차림이라서 바로 알아보기는 힘들었지만 가만히 바라보니 자신이 아는 후배의 느낌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이어 그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일단 가깝게 다가기로 하면서 익숙한 실루엣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다가갔고 이내 상대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거리로 좁혀지자 바로 상대가 누구인지 인식할 수 있었다.
"오. 안녕! 안녕! 후배 양! 이런 인적 드문 곳에서 뭐하고 있어? 산책 중이야? 혼자서 조용히? 하핫. 만약 그렇다면 평화로운 산책시간을 방해한 것 같아서 미안한걸?"
괜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치아키는 가만히 사람의 여부를 확인했다. 딱히 지금 이 자리엔 자신과 그녀 이외에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혹은 있는데 자신이 발견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고. 아무렴 어떠랴.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살짝 이마에 걸치고 있는 선글라스를 아래로 내려서 자신의 눈을 덮었다.
"아무튼 즐겁게 즐기고 있어? 물로 유명한 마을 가미즈미. 와. 니도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니까. 덕분에 좋은 곳 구경도 하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있고. 그러다가 이렇게 또 아는 이도 만나게 되네."
>>515 (동공지진) 아니.. 하지만 전에 이나바님이 고기 좀 달라고 이야기를 토아에게 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끌려감)(행방불명) 아무튼 정말로 태연하게 받아주는군요. 일단 분위기를 맞춰주는 그런 느낌일까요? 오. 그리고 저렇게 말하면 포옹도 해주는거예요? 뭔가 마음이..마음이 넓다!
오늘도 강아지 같은 선배님입니다. 그래도 몇 번 만나고, 몇 번 대화를 했다고 처음 만났을 때처럼 긴장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네잎클로버를 선물해주는 많이 좋은 사람이신 것 같으니까요. 인사하면서 고개를 숙이자마자 산책 중이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여서 답하고요, 그러기 무섭게 산책시간을 방해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는 말을 들어버려 바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선배님의 옷차림을 살펴봅니다. 사진 속의 사람과 옷이 똑같아요. 작게 나왔다지만 몰래 사진을 찍은 것처럼 됐어요!
“그럭저럭입니다. 물을 안 좋아해서요.”
즐기고 있어요! 사진도 찍었고, 더 찍을 거고, 조개 껍데기도 주울 거니까요. 남들 보는 눈만 없었으면 모래성도 으리으리하게 짓고 놀았을 거에요. 물을 안 좋아한다고 말 해버리는 건 거짓말이에요. 물에 들어갈 수 없는 탓에 줄곧 해오는 변명입니다. 물을 싫어한다고, 무서워한다고 하면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대부분 이해해주니까요. 선배님이 작게 나와버린 바다 사진을 내려다보다가 눈을 깜빡입니다. 들어가본 기억이 흐릿해요.
“여기, 찍혔어요. 필요해요?”
무언가 했는데 이제보니 물수제비를 하는 중이셨던 모양입니다. 바다에 파문이 일어난게 찍혔어요. 파도가 치는데도 물수제비를 뜰 수 있다는 건 신기합니다. 타이밍이 좋아서 순간을 찍어버린 것 같아요. 조용히 몰래 삭제하려고 했지만요, 그래도 나온 사람이 눈 앞에 있으니까 물어봅니다. 혹시라도, 그럴 일 없겠지만, 잘 찍은 사진은 아니어도 본인이 나온 사진이니 받고 싶어할 수도 있으니까요. 몰래 사진을 찍은게 아니라는 해명도 필요하니까 들키는 것보다는 먼저 말해버리는게 낫고요.
"아차. 내가 아는 2학년 후배 군 중에서 마찬가지로 이런 곳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고 말한 이가 있었는데 그런 케이스려나. 아하하. 하지만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줘. 학생회 내부에서도 여러모로 회의를 많이 했고 물을 즐기는 이들도 많고 여름이니 말이야. 역시 유명한 신사를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이런 쪽이 조금 더 취향이지 않을까 했거든."
물을 안 좋아한다는 그 말에 치아키는 면목없다는 듯이 제 뒷머리에 오른손으로 올리고 무안하게 긁으면서 시선을 회피했다. 물론 여기로 수학여행지를 고른 것에 대해서 후회는 없었다. 물이 좋지 않더라도 다른 놀거리도 상당히 많을테니까. 일단 신사도 있고, 다른 볼거리도 있고, 가볍게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이제 그런 곳은 이 후배가 알아서 잘 찾길 바랄 뿐이라고 생각하며 치아키는 이내 뻔뻔하게 웃으며 두 어깨를 으쓱했다.
"응? 찍혔어? 누가? 내가?"
하네의 말에 치아키는 가만히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래도 일부러 숨어서 찍은 것은 아닐테고 우연히 찍힌 것 같은데. 뭐 어떠랴. 몰래 숨어서 악의적으로 찍은 사진이 아니라면 별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치아키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오케이. 기념이니까 받아둘게. 그럼 나중에 학생회실로 보내줄래?"
물론 라인 아이디를 알려주고 여기로 보내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제안했을 때 이 후배가 과연 그에 응할지는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뭔가 묘하게 자신을 조금 꺼려하는 분위기가 이전에 있기는 했으니까 ㅡ치아키는 아직 그때의 손에 대한 발언을 잊지 않고 있었다.ㅡ 굳이 연락처 교환이라는 것을 할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아니면... 키즈나히메님을 모시고 있는 신사로 보내줘도 상관없긴 하지만 이 수학여행이 끝나고 방학이 되면 토모시비 마츠리를 준비해야 해서 좀 많이 바쁠 것 같거든. 손님으로 온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학생회실 쪽으로. 괜찮을까?"
...학생회장 선배님한테는 다른 변명을 할 걸 그랬습니다. 선생님들이 찾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학생회에서 회의로 수학여행 장소를 정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물을 안 좋아한다고 말해버리면 장소를 정한 입장에서는 멋쩍어지고 말 거예요. 그리고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선배님은 무안한 듯 해보이고, 시선도 피하셨어요. 차라리 겨울을 좋아해서 여름은 별로라는 말이 나았을텐데 후회해봤자 늦었습니다. 왠지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닿는 바닷물이 시원한게 아니라 차가워진 기분이에요.
“네. 물수제비할 때요.”
직접 찍은 사진을 남에게 보여준다는 건 민망하지만, 선배님이 나왔으니 어쩔 수 없는 거라고 마음 속에 되새기고 긴장을 힘껏 참아서 화면을 보여드립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사진을 찍고, 찍히고, 남에게 보여주는 일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전 아르바이트를 하고 또 해도 적응되질 않으니까요...
“싫습니다.”
학생회실에 보내면 학생회가, 신사에 보내면 신사에 있는 모두가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선배님이 아닌 다른 사람이 먼저 확인한다고 생각하면 머리가 새하얗게 변해버려요. 누가 찍었는지 모르게 할 수 있으면 상관없겠지만요, 제가 보내면 당연히 누가 찍었는지 알게 될 겁니다. ...사진을 보내줄 것처럼 필요하느냐고 물어놓고, 보내줄 곳을 이야기해주니 싫다고 해버린 이상한 사람이 됐어요. 휴대폰을 들고 있는 손을 슬금슬금 들어올립니다. 얼굴을 가리고 싶어졌거든요... 선배님이 지금 선글라스를 쓰고 계셔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세상이 어둡게 보일테니 제가 뚜렷하게 보이진 않을 거에요. 이상한 사람으로 남을 순 없으니까 한 마디만 힘내서 덧붙입니다. 선글라스 덕분에 조금 산 것 같아요. 선배님의 시선이 어딜 향하는지도 모르겠고, 저도 다른 곳을 봐도 잘 모르겠단 느낌이니까요.
싫다고 이야기를 하는 그 말에 치아키는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고개를 갸웃했다. 방금 전까지 보내주겠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학생회실로 보내달라고 하니까 이건 또 싫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갑자기 핸드폰을 들고 있는 손을 들어올리고 있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이어지는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는 것은 싫다는 그 말에 치아키는 멍하니 선글라스 너머로 그녀를 바라보다 결국 작게 키득키득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핫. 후배 양. 찍은 사진을 다른 이가 볼까봐 부끄러운거야? 그럼 나에겐 괜찮은거야? 그렇다고 한다면 내 입장에선 꽤 영광이긴 한데... 하지만 그게 아니면 나에게 사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라인 아이디 교환밖엔 없지 않아? 음. 좋아. 그렇다면 이렇게 하자. 내 라인 아이디를 알려줄테니까 사진만 보내줘. 딱히 내 쪽에서 연락하거나 하진 않을테니까."
이런 방식이면 괜찮겠어?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하네의 반응을 보려고 했다. 만약 이것도 싫다라고 한다면 그땐 어쩌겠는가. 사진을 지우는 수밖엔 없었다. 인화를 한다고 해도 결국 인화를 해주는 사진사에게 그 사진을 보여줘야만 하지 않는가. 자신도 곤란하게 하면서까지 사진을 가지고 싶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기에 치아키는 그 정도로 협의를 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건 그렇고 말이야. 이거 알고 있어? 이곳의 물은 모두 과거의 신이 내렸다고 하는 성스러운 샘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어서 이 바닷물조차도 신의 기운이 녹아있대. 후배 양은 진짜일 것 같아? 아니면 그냥 적당히 꾸며낸 말일 것 같아?"
그녀는 자신이 아는 바, 자신처럼 신에게서 태어난 인간이었다. 그렇기에 과연 그녀의 관점에선 어떻게 느껴질지 궁금하다고 생각하며 그는 그녀의 답을 기다렸다. 대답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하나의 답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미소를 유지하며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영광일 리가요! 이런 걸 영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쓸모없고 별 볼 일 없습니다! 선배님한테 보여주는 것도 부끄럽지만요, 선배님이 나온 사진이니까 힘내고 있는 것 뿐입니다. 부끄럽다고는 단 한마디도 안 했는데 부끄럽냐고 물어보는 건 장난일까요, 아니면 부끄러워하는 티가 나는 걸까요? 차라리 장난을 치는 거라면 좋겠습니다. 티가 나고 있다면 바닷물에 잠수를 해서라도 숨고 싶어질 것 같아요...
“이놈한다고 하면 차단할 거예요.”
라인 아이디 교환은 너무 친구같은 일이에요! 선배님이 저를 친구 삼으실 이유도 없고, 저는 친구할 만큼 좋은 사람도 재밌는 사람도 아니니까요. 선배님은 마츠리에서 길도 찾아주고, 사탕도 주고, 네잎클로버도 선물해주고, 학생회 일이랑 신사 일도 열심히 하는 좋은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라인 아이디 교환은 머뭇거리게 돼요. 개인적인 연락처를 주고 받는다는 뜻이니까 역시 부끄럽습니다. 제 연락처를 드리는 건 상관없지만, 연락처를 받는 건 받아도 되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끊기지 않게 돼요. 근데 선배님은 아이디를 알려준다고 하셨습니다. 제 아이디를 알려주겠다고 우기는 것도 변명이 생각나지 않아서 머뭇거리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라인에서 아이디로 친구 추가하는 화면을 띄운 다음에 선배님에게 폰을 건넵니다.
“......오컬트마니아에요?”
신과 관련된 질문은 생각을 많이 하고 답해야합니다. 보통은요,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게 대부분이니까요. 저는 평범한 인간으로 태어났고, 그래보여야 하니까 답을 잠시 고민해요. 진짜일 것 같다고 말하는게 신이 있단 걸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겠죠? 아니에요, 안전하게 어느 쪽에도 치우쳐지지 않는 답이 나을 것 같습니다.
졸려서 머리가 빙글빙글이라 잡담은 거의 못 했네.... 🥲 늦었지만 사야카주 잘 자고 좋은 밤 보내. 푹 쉬어. 이노리주도 잘 쉬길 바라고. 캡틴도 잘 자. 😴 토아주도 자러 갔으려나? 자러갔으면 푹 쉬고 좋은 밤 보내자. 그리고 나도 자러 가볼게.... 😴 다들 이틀만 견디면 주말이니까 목요일 힘내자! 🤗
꿈이라. 케이는 조금 먼 곳을 바라보며 긴 세월을 훑었다. 이전에는 꿈이라고 해야하나 목표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사실 잘 모르겠다.
"글쎄요. 캠퍼스 생활이 재밌을만한 곳으로 가고 싶달까요. 그럼 후배님은요?"
꿈이라거나 목표라거나 같은 것을 묻는다. 캠퍼스 생활이 재미있을 만한 곳이라. 조금 이상할지도 모를 조건일지도 모르겠다. 가미즈나에 계속 있을 지 아니면 다른 도시로 갈지는 굳이 생각해본 적이 없기도 했고. 지금은 선생님이 얼른 정하라고 하니까 생각하고는 있지만 막 당장 끌리는 것은 없었다. 그저 나름 학창생활을 즐기면서 공부도 적당히 하고 있는 것 뿐이라서. 자신의 꿈 이야기보다는 사에의 목표나 꿈 같은 게 더 흥미진진할 것 같다.
"하긴 겨울엔 조심해야겠네요. 저는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겨울은 괜찮은데."
카운터에서 음료가 나오자 사에가 금방 음료를 챙겨온다. 빠릿한 모습에 어쩔 수 없이 음료를 받으며 감사 인사를 하다가 이어진 말에 쿡쿡 웃는다.
"이렇게 한 번 씩 돌아가면서 사는 거에요?"
그런 것도 나쁘지 않지. 곰돌이 모양의 파란 빨대로 주스를 젓자 동그란 얼음들이 부딪히면서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동그란 얼음 모양에 기분이 좋아지는 게 조금 민망한 생각도 들었지만.
빨대로 내용물을 마시니 그제야 갈증이 풀렸다. 가격이 바가지가 좀 있었지만 내용물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아니. 보통은 말이지.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은 싫습니다..라고 하면 대부분 다 그런 느낌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후배 양의 속 뜻은 나도 잘 모르겠지만서도. 아하하."
그럼 대체 무슨 이유로 다른 이가 보는 것은 싫다는 말인가. 다른 사람에게 사진을 보여주기 싫은 이유는 십중팔구 부끄러워서가 아니던가. 아니면 뭐일까. 자신들의 나잇대에 흔하게 겪는 사춘기 그런 것일까. 사실 평소에 자신과 이야기를 하면서도 약간 툴툴거리거나 조금 부정적 의미로 말하는 것도 그렇고. 역시 잘은 모르겠다는 듯이 치아키는 고개를 갸웃했다. 역시 자신에게 안 좋은 그런 느낌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인지.
한편 라인 화면이 띄워져있는 핸드폰을 내밀자 치아키는 빠르게 자신의 아이디를 추가해서 그녀에게 돌려줬다. 그 와중에 이놈하면 차단한다는 그 말에 치아키는 키득키득 웃을 수밖에 없었다. 전에 만났을 때 말한 이놈이 은근히 기억에 많이 남은 것일까. 또 이렇게 보면 귀여운데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어깨를 으쓱했다.
"못된 짓을 하지 않으면 학생회장이 이놈 할 일은 없을걸? 하핫. 그때 많이 놀랐나봐? 이렇게 인용을 하는 것을 보면 말이야."
아마 부정하려나? 그렇게 나름대로 대답을 예상하면서 치아키는 싱글벙글한 표정을 보였다. 묘하게 장난을 치고 싶지만 장난을 치면 정말로 홱 삐지거나 도망치듯이 가버릴 것 같아서 그렇게 하진 못하며 그는 두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에도 살짝 장난기가 도는 것은 사실이라 주머니에 넣어둔 사탕을 손으로 만지면서 사탕을 몇 번 굴리다가 결국 꺼내진 않고 오렌지 맛 사탕을 꺼내서 그는 제 입 속에 쏙 집어넣었다. 향긋한 시트러스 향이 녹아있는 진한 오렌지 맛 사탕을 입에 담으며 치아키는 자신의 물음에 대한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어느 쪽이든 자신이랑은 상관없다. 그 말을 들으며 치아키는 두 어깨를 으쓱했다.
"굳이 말하자면 오컬트보다는 신이라는 것에 관심이 있어. 난. 그렇지 않아보여도 신사의 아들이잖아? 그래서 그런가 신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그런 것에는 관심이 많은 편이야. 이렇게 전해지는 이야기의 뒤에는 어떤 진실이 있을까...라는 느낌으로 말이야. 가능하면 그 전승의 신을 만날 수 있고 직접 들어봤으면 좋겠는데 그럴 일은 없겠지. 아마. 애초에 내 앞에 나타나지도 않을테고."
아마 전승이 사실이라면 어지간하면 이 마을 어딘가에는 그 샘을 보내줬다는 신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은 인간이기에 그 신을 탐지할 수 없었다. 이럴 때는 자신이 신이 아니라는 것이 조금 안타깝다고 생각하면서 유감스러운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그의 표정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고 치아키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신발을 벗고 철썩이는 파도에 발을 담그면서 근처에 있는 낮은 바위에 조심히 걸터앉았다. 그 상태에서 가볍게 발로 물장구를 치니 가볍게 물이 위아래로 튀었다. 그 상태에서 치아키는 하네를 바라보면서 가볍게 물었다.
"와. 역시 물이 좋아서 그런가 엄청 시원하네. 이런 곳에 수박을 넣고 시원하게 식히면 그게 또 꿀맛인데 말이야. 아. 그건 그렇고 너는 신을 싫어해? 혹시?"
“명문일수록 재미없다는 것도 다 옛말이라던데. 대학 생활도 한 번쯤 해보고 싶긴 해서 좀 부러워요.”
눈까지 반짝반짝 빛내며 말하는 게 진심으로 꽤나 부러운 모양이다. 한창 숙제를 괜히 ‘조별과제’라고 부르거나 교사를 ‘교수’로 부르는 둥 대학에 희한한 로망이 있을 나이대이니 그녀가 유달리 별난 건 아닐 테다. 거 반 학기만 다녀봐도 생각이 180도 바뀔 텐데······. 반대로, 이번에는 자신에게 같은 질문이 돌아오자 미야나기는 어색하게 웃으며 손사레쳤다.
“저요? 에이, 들어봤자 진부한 꿈이에요. 흠······ 뭐가 좋을까. 은퇴하고 나면 발레 마스터 되고 싶은 거? 수석 출신 발레리나가 나이 들어서 마스터로 일하는 게 너무 멋있더라고요. 아, 그리고 엄마랑 같이 사는 거.”
마스터! 되면 나 완전 잘할 것 같지 않나? 무대 서는 것보다 적성일지도. 우스꽝스럽게 허공에다 핸즈온 하는 척하며 “무릎 끝까지 펴시고, 풀업 제대로 하세요.” 하고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말고 번갈아 사자는 말에 얼른 “안 사주셔도 괜찮다는 말이에요!” 하며 대꾸했지만. 음료를 건네준 미야나기는 이내 발개진 뺨에 얼음컵을 가져다대고 냉기에 한껏 취했다.
남궁 린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흘리지_못한_눈물이_비가_되어_내리는_세계가_있다면_그_세계의_평균_강수량은 가뭄이라서 거기 사는 생물들 다 죽었잖아 남궁린 이자식 어떻게 책임질거야~!!!!ヾ(。`Д´。)ノ 참아서 흘리지 못한 눈물도 없고 솔직한 마음으로 흘린 눈물도 없을걸? 애초에 진지한 감수성이 없다시피 해서 슬픈 감정을 잘 모르는 편이라...
자캐_주변의_자캐에_대한_소문은 진짜 시끄러운 애... 수업 빠지는 애... 몽키어쌔신닌자류 소문이 대부분이라고 해 ◠‿◠
자캐가_외로움을_표현하는_방식은 우당탕탕 시끄럽고 활발하지만 독립적인 성향이라서 혼자 있어도 외로움은 안 느끼는 타입이고... 자주 말하지만 섬세한 감수성이 죽은 아저씨라 만약 외로워진다고 해도 자기가 외롭다는 걸 모를걸? 외로우면 기껏해야 '음~ 나 지금 심심한 것 같은데 다른 사람 귀찮게 해야지' ←이러고 모르는 사람이나 아는 사람 붙잡고 너뭐해 심심해 놀아줘 으아앙안놀아주면구질구질하게굴거임 이러면서 떼쓰지 않을지...🤦🏻♀️
>>552 으앗.. 그래도 그 말을 다르게 말하자면 린은 굳이 참지 않고 눈물을 흘린다는 그런 거잖아요! 그럼 된거예요!! 그러면 된거야! 긜고 몽키어쌔신...ㅋㅋㅋㅋㅋㅋ 으악. 혹시 상자 안에 숨어서 막 움직이고 그런 것은 아니죠?! 음. 때쓰는 린..이건 맛있군요. 한번 보고 싶다! 치아키가 당해라!! (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