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제가 생각한 것처럼 운명론이 강세인 건 아닌 모양이다 미카는 적당히 대꾸하고선 다시 입을 다문다 신이 존재하는 이유라던가 무엇을 관장하는 게 있는지 굳이 신씩이나 되어서 학생 행세를 하는 이유도 물어보고 싶은 건 많지만 꾹꾹 눌러담는다 아직도 혼란스러운 마음이 더 큰 탓이다
"...앞으론 키리나즈메 씨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네."
혼잣말처럼 허공에 흩어지는 중얼거림 제 옆자리에 앉은 아이가 신이란 건 너무 생소하고 심지어는 두렵기까지 해서 아직도 쉬이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설마 꿈인가? 아무튼 상대가 무언가 다른 존재란 걸 알아버렸으니 예전같은 시선으로 보기가 힘들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내뱉은 말이다 목이 타는지 미카는 남은 캔음료를 목구멍에 털어넣는다
"그래도, 말해줘서 고마워."
그렇지만 충격적인 사실과는 별개로 이를 말해주었다는 것 하나만큼은 기뻤다 큰 비밀을 거리낌없이 말해주었으니 신뢰하고 있다고 보아도 괜찮으려나
>>482 앗, 나 혼자서 혹시라도 누구하고만 돌린다는 말 나올까봐, 최고 두번의 간격은 두자! 하고 있던 것뿐이라서.... 지금같은 상황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 거야~! 킵하는 건 나도 내일 출근하니까 오히려 괜찮아. 🤗 방금 일어나긴 했지만 그런 시간이 돼 버리면 자야겠지......... 😴
공부와 대입 이야기에 그녀는 한 마디 덧붙여 대꾸했다. “아하, 한창 바쁠 때죠.” 무용수에게는 대학 입시란 실패나 마찬가지기에—물론 학사 수료 후 입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정석적인 엘리트 코스는 아니다— 입시와는 거리가 먼 인생임에도 고통에 통감했다. 필수 과목만 공부해도 힘든데, 저들은 무려 여덟 가지 이상을 소화해야 하지 않은가······. 수험생을 데리고 수학여행 오는 이 학교 또한 참 일반적인 편은 아닌 듯했다.
”으음······ 선배는 꿈이라든가, 가고 싶은 학교라든가. 있어요?”
대학에 신경쓰는 편이라면 역시 가미즈나를 떠날 계획일까. 그렇다면 아마 얼굴 볼 수 있는 건 올해가 마지막일 테다. 그 이후에는 자신도 이곳에 남아있지 않을 계획이고. 짧은 인연이지만 친애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건 달갑지 않은 일이다. 잠깐 상념에 잠겨 있던 미야나기는 뒤따르는 말에 한숨 쉬며 열심히 고갯짓했다.
“맞아요. 더운 거 진짜 싫어요······. 물론 몸 쓰는 사람한테는 부상 때문에 겨울이 극악인데, 개인적으로는 여름이 더 별로예요. 머리카락도 자꾸 달라붙고.”
그러면서 그녀는 조금 고민했다. ······겨울이 더 싫나? 추운 날씨에 몸 풀고 웜업하는 건 장마 기간에 땀 흘리는 것 못지않게 아주 불쾌한 경험이다. 발등 포인할 때 쥐 나면 진짜 죽고 싶은데! 쓰잘데없는 생각은 그리 길어지지는 못해 금세 끊겼다. 카운터에서 이내 그들의 주문을 큰 소리로 호명했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아.” 하며 인사한 미야나기가 얼른 준비된 음료들을 챙겨 케이의 앞에 섰다.
“자, 여기! 체리콕 진짜 잘 마실게요. 그치만 다음 번에는 꼭 제가 사게 해주세요.”
앗싸, 곰돌이 모양 빨대. 이왕이면 갈색이었으면 했지만, 체리색을 착실히 고려했는지 분홍색 곰돌이다.
관장할 게 많아 고생이라 말한 부분에서 그는 싱긋 웃고는 슬그머니 또 시선을 돌렸다. 주변의 풍경 구경하는 것처럼 눈 피했는데, 부디 어색한 데 없이 자연스럽게 보였다면 좋겠다. 사실 할일이 많기 때문에 그가 제대로 일하는 경우는 놀러 다니는 때에 비하면 적은 편이었다……. 아니, 어차피 요즘은 나 믿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 이렇게 농땡이치면서 지내도 별 문제 없더라. 직무유기까지는 안 저질렀다만 아무튼 찔리는 구석은 있으니 또 눈 피하는 개처럼 굴고 있다. 장난질에 노려보는 표정도 그렇게 넘기려다, 그러다가도 곧이어 전환된 화제에 맞추어 턱 짚으며 진지하게 고민하는 척을 한다.
"오… 그러면 차라리 모르고 사는 게 낫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고통을 자처하고 싶지는 않아서."
흡사 명쾌한 답을 깨달은 사람처럼 손가락 척 들고 아하, 하는 표정을 짓지만 아무래도 명답은 못 될 답변이다. 머리 아프고 복잡한 일은 싫다는 뜻 아닌가. 즐겁고 명쾌한 것만을 좇기에 그는 언제까지고 변하지 않을 것만 같다. 불변하는 것이 늘 나쁘지만은 않다지만 이만하면 철은 좀 들고도 남아야 하지 않나……. 하지만 그런 만큼 그는 자기객관화만은 잘 되는 듯했다. "내가 알게 될 때라면 이미 네가 먼저 알고도 남지 않겠어?" 어깨를 으쓱하며 이런 소리를 하는 걸 보아하니.
"근데 안 자고 나랑 얘기하고 있어도 돼? 나야 뭐, 불량학생이라 여기서 수업 빠져서 자고 가도 상관없는데, 넌 왠지 수업시간 잘 지킬 것 같은 학생이라서 말이지."
>>484 음. 저도 정 돌릴 사람이 없는 상황이고 기다려도 사람이 없으면 괜찮지 않나...라는 입장이기에! 그럼 돌려보죠! 일단 선레는.. 맡겨도 괜찮을까요? 제가 잠깐 씻고 올 생각이라서. 하네가 있을법한 장소에서 적당히 시간을 보내고 있어도 괜찮아요!
>>486 일단 안녕히 주무세요! 미카주!
>>487 혼자서 개인적으로 준비해서 띄우는 것까지는 말리 수 없긴 한데 불꽃놀이가 있는 날에는 띄울 수 없어요. 불꽃놀이가 있는 날에 띄울 수 있는 것은 신사에서 제공하는 등불 뿐인데 이건 2명이 함께 와야만 신사에서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게 페어이벤트로 신청했느냐 안했느냐의 큰 차이점이에요. 아무래도 신사에서 나눠주는 것이 조금 더 멋진 디자인이기도 하고 좀 더 신성한 느낌이 들고 약간 분위기가 있는 법이에요!
"해, 달? 둘 중에 어디?" 안즈: 질문이 좀 불명확한 것 같은데... 내가 둘 중에 어디에 가깝냐는 말이야,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쪽을 고르라는? 일단 이왕이면 해가 좋기는 해. 스스로도 반짝반짝 빛나면서 다른 것들도 빛나도록 도와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멋지지 않아?
"핸드폰 번호 좀 알려줄 수 있어?" 안즈: 음... 어떻게 할까, 내 개인정보는 비싼 데 말야?
"회전문을 본다면..." 안즈: 질문의 의도를 잘 모르겠지만, 문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면 들어가겠지??
>>500 안즈는 해를 좋아하는군요. 뭔가 해가 정말로 멋지다고 생각하고 좋아하는 것 같아요! 느낌이! 그리고...ㅋㅋㅋㅋㅋ 핸드폰 번호는 비싸지만 라인아이디는..어떻게 안될까요? (굽신굽신) 그리고 보통 저건..회전문을 보면 어떻게 할거냐..라는 물음이겠지만 저것 또한 답이지요! 답!
안녕하세요, 타카나시 하네입니다. 지금 제가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는 수학여행으로 전교생이 가미즈미 마을에 와 있어요. 전교생이면 정말 많으니까요, 교복을 입고 있지 않으니까 알아보는 일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이가 아니라면요. 그래서 최대한 무난한 사복을 골랐어요. 여름 길거리에 자주 보이고, 바닷가에서도 자주 보일만한 옷들이요. 아무 무늬도 없는 깨끗한 하얀 반팔티와, 연한 청색 반바지 같은 거요. 그리고 짙은 남색의 여름 남방을 걸칩니다. 얇지만 그래도 햇빛을 피하는데는 충분해요. 그렇다고 썬크림도 바르지 않는 건 아닙니다.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는 수학여행을 와 있는 동안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군데 군데 타버린 채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까요.
‘사람이 엄청.........’
여름철이니까요, 바닷가니까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계속 발을 옮겼어요. 그래도 해변가 끄트머리로 걷다가 걷다보면 인적이 조금은 드물어질 거라고 생각했고, 정말도 드물어지는 것 같아요. 인적이 드물면 제가 발장난을 쳐도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신발을 벗어두고, 발만 살짝 바닷물 속에 담가봅니다. 모래사장에 발자국이 남는 감각이나 시원하고 맑은 바닷물에 물장구를 치는 정도는 렌즈를 껴도 상관없는 걸요. 기왕 바다까지 왔으니까 바다 사진도 찍어보고요. 그런데 왠지 휴대폰 카메라가 담고 있는 풍경 속에 익숙한 사람이 담겼던 것도 같습니다.
‘학생회장 선배님?’
찍었던 사진을 다시 살펴보는데 맞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습니다. 작게 나온 거라서 확대를 해봤지만 긴가민가해요. 누가 됐든 몰래 사진을 찍는 파렴치한으로 오해당하면 안 될텐데요!
"?" 안즈가 하는 말이 뭔지 잘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지만 고개를 돌린 게 한계라는 듯 고개가 들어올려지는 일은 없었다...
"점심시간에 자면 5교시에 깨어있을수 있는 걸지도 모름." 아주 조금 진지하게 말하지만 그다지 진담은 아닌 것.
"그정도 이상의 의미는 없으니까...?" 그리고 귀찮음이 제일 성가신 거니까. 라는 말을 하는 사야카입니다. 그리고 밝게 웃음짓는다거나. 안하겠다는 것에는.. 조금 당황할까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돌리고는 "빌릴 거면 빌리고..." 라는 말을 웅얼거리듯 합니다. 필기에 관해서 자꾸 말을 하는 건 귀찮은걸요. 엎어져서 다음 수업 시간까지.. 그래도 말을 걸면 대답을 합니다. 인간이었다면 사야카는 진짜로 수업 시간에도 잤을거라 자부하지만!
인간은 정말 대단하고, 즐겁고, 또.. 멋집니다! 이노리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재밌었어요! 재밌는 여흥을 즐기게 해줬으니 지금부터 새빨간 머리를 가진 키 큰 친구는 이노리에게 있어서,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 반열에 들었습니다.
"진짜? 이노리 잘 했어요?"
음, 세상으로는 모자란 것 같기도 하고. 하얀 치열을 드러낼 정도로 환하게 웃던 이노리는 하고 싶은 것에 대해 고민하듯 손을 모으더니, 그대로 자신의 입을 꾹 누르며 눈을 요리조리 굴립니다. 어느 것이 좋을까요? 꽃과 들판, 해와 구름처럼 몽글몽글하고 원초적인 것도 즐겁지만 게임- 이라고 부르는 이 장소의 체험은 그것보다 더 멋진 모험을 상정했으니, 어떤 것이 좋을지 여간 고민이 아니더랍니다.
"으응- 그러면 이노리 저거!"
아 저거, 슈팅 게임이군요. 두 명이 들어가 의자에 앉고, 화면에 총을 겨누어 괴물을 무찌르는 흔한 건 슈팅 게임. 저것도 보통 2인용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