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 어서 오세요! 리오주! 이렇게 된 이상 그냥 수학여행 기간을 노리는 것도! 그리고 사실 옆마을...이라고 할 정도로 가까운 곳은 아니고 꽤 거리가 있는 곳이지만.. 그리고 동굴은 안 들어가도 상관없죠 뭐! 그냥 들어가서 구경할 이는 구경해라. 이런 느낌이라서.. 어차피 들어가도 그냥 깊은 동굴이 있고 그 중간에 정말 커다랗고 깊은 그런 샘이 있고 거기 물을 받아서 마실 수 있는 바가지가 있고 대충 그런 느낌이에요. 거기 지키는 집안의 사람이 있고.. 물론 2기 인물 몰라도 1도 상관없어요. 언급도 안 될 거예요.
>>921 네! 신청 자체는 수학여행 기간 동안만 받을 거예요! 물론 신청 안한다고 해서 마츠리 못 즐기는 것은 아니에요! 단지 페어이벤트로서 못 즐길 뿐이지!
나쁜 사람은 착한 사람이랑 있으면 힘들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 많이 힘듭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받으려고 한 말들이 아닌데, 감사 인사를 받아버렸어요. 평소처럼, 자주 그랬던 것처럼 필요없다거나 됐다는 말로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감사 인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이번에는 고개를 끄덕거렸어요. 친구하기로 했는데, 친구한테까지 그러면 안 됩니다. 많이 힘냈으니까, 힘낸 김에 조금 더 힘내는 거에요.
“...그렇게 말해도 스티커 더 안 줍니다.”
힘을 다 써버렸습니다. 괜히 볼멘소리 해버려요. 칭찬을 받은 기분이 되어서 딴청을 피우려다 이렇게 돼 버랬어요. ‘안 싫다’ 라는게 ‘좋다’ 라는 뜻이 아니란 건 압니다. 그래도 ‘싫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별로는 아닌 친구’ 라는 것만 같아서 조금 들뜬 거에요. 웅크린 자세는 편한 느낌으로 풀렸지만, 이번에는 두 손으로 입을 꼭 가렸어요. 웃어버릴 것 같아서 미리 가립니다. 그리고 미리 가리길 잘 했어요. 참는다는 말에 이어서 안 다치도록 해보겠다는 말도 들었기 때문입니다. 입꼬리는 가린 손 안에서 잘 갈무리하고, 눈은 동그랗게 깜빡거리면서 눈웃음 짓지 않도록 조심해요. 표정을 잘 지워낸 것 같으면 손을 내립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할 수 있어요.
“기대할 거예요. 부담 주는 거 맞습니다.”
부담 주는 건 아니지만 기대는 조금 하고 싶습니다. 순식간에 확 바뀔 거란 기대는 안 하지만 조금씩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요! 오늘 점심시간에 갑자기 친구가 생길 줄은 상상도 못할, 몰랐던 일이었던 것처럼요.
# 슬슬 막레 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 봄이 약 1시간 남았다—! 라는 이유로 조금 애매모호?하지만 마무리짓듯 가져왔어. ☺️ 더 이어도 상관없고 이걸 막레로 받아도 괜찮아.
언제나 일관된 자아와 본능만을 따라 살아온 그에게는 사에의 이야기가 난해한 철학적 논제라도 되는 것처럼 어렵게만 들린다. 단어 자체의 뜻은 알지만 그 '의미'조차 이해하지 못하기에 싱겁게 웃으며 고개나 갸웃하고 마는 것이다. "와, 그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억눌린 삶이란 무엇이고, 그 안에서 자라난 번뇌를 이해하기엔 향락에 탐닉하며 보낸 세월이 평생이었다.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의 그 어느 것도 돌아보지 않는 생이었으니 실상 그는 이 자라나는 인간보다 영영 무지할 삶을 사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어려운 소리인 듯하니 슬그머니 딴생각으로 도망치려던 그는 불현듯 삐죽 튀어나온 사실적시에 가차없이 얻어맞고 말았다.
"걔가 올해에 너랑 같은 나이일 거야. 많이 친한 애라서 그렇게 부르는 거지 진짜 친척관계는 아니라."
변명 같은 말 주절대면서도 삼촌 연배 아니라는 사실만은 차마 부정하지 못한다. 그야 아저씨라는 호칭도 그리 굳어져서일 뿐 본인도 스스로 늙은이라 자칭하곤 하는데 이제 와서 아니라 할 수 있을 리가……. 가미즈나의 미처 말하지 않은 숨은 비밀도, 자아와 금기의 문제도 지금으로선 어찌 귀착될 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와중에 분명한 사실은 하나다. 바로 사에의 눈앞에 있는 이 창고(蒼古)의 존재가 그 많다는 나이 아마 헛으로 먹었으리라는 것이다.
"에-이, 그게 그거지! 외국인이라서 말실수한 거야. 신도 언어공부는 자기 힘으로 해야 하거든!"
손 위에 글씨가 쓰여도 그는 간질간질한 감각 느끼며 구경만 하고 있다. 끝나고 나서는 "와!"하며 번쩍 두 주먹 들고 푼수처럼 헤실헤실 웃기나 한다. 전화번호 하나에 이렇게까지 좋아할 일인가 싶다. 그동안에도 걸음은 멈추지 않고, 길은 어느새 끝에 다다르게 되었다. 그가 앞서서 먼저 골목을 돌아가자 별안간 길목을 밝힌 등들이 일제히 밝아 온다. 그간 왜인지 모르게 침침하고 어둑한 빛 뿜던 가로등이나, 이상하리만치 고요했던 주변의 분위기가 마치 누군가의 짓궂은 장난이었다는 양. 사에가 뒤를 돌아본다면 지나온 길이 걸은 시간에 비해 기이하도록 짧다는 것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수상한 현상의 원흉 되시는 신은 괜스레 더 살갑게 웃으면서 손 가지런히 모으고 겸연쩍은 체를 하고 있다. 그러다가 한손 살살 흔들며 뻔뻔스레 작별인사 하려 든다. 아, 이거 찔리니까 튀려는 속셈이다.
이나바 토아, 이나바 가문 현 당주의 외동딸. 앞으로 무녀의 의지를 이을, 허나 아직은 유약하기 그지없는 존재.
참 질리지도 않고 매일같이 찾아오는구나. 물론 너같은 권속은 얼마든지 있었다만, 정성만큼은 남다르다 할수 있겠군.
"불편을 끼쳐드렸다면 사죄토록 하겠습니다. 저도 모르게 발길이 이곳으로 향하기에, 그것 또한 주신님의 의지인가 하여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착각하지 말거라. 그저 네 외로움 때문에 찾아온게지. 용무가 있다면 직접 찾아가는 내가 무슨 까닭으로 너에게 사념을 보내겠는가,
"...죄송합니다... 불초소생의 생각이 짧아 되도않는 실언을..."
죄송하다고 신사의 일이 편해지는가,
...라고, 네 어미와 아비는 그리 말할테지. 되었다. 네 양친만큼 나 또한 네게 모질게 군다면 아무리 인세라 한들 너무나도 가혹하지 않은가. 이렇게 말할 자격이 나에겐 없음을 알고 있으나, 이제껏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묵묵히 걸어온 네 의지를 높이 사는 것도 있으니.
이리 가까이 오거라. 어차피 닿은 발길, 이야기라도 나누자꾸나.
"...그리하겠습니다."
토아여, 너는 신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무한히 살아가며 지고한 존재, 인간을 내려다보며 품고 때로는 벌을 내리는 존재, 유약한 인간이 믿음이라는 심적이며 물적인 공물을 바쳐 의지하는 절대적이며 신성시된 존재... 라고 알고 있습니다."
딱딱하기 그지없구나. 그것 말고는 아는 바가 없는겐가.
"...소녀, 아는 바가 많지 않아 방금 입에 올린 것이 전부이옵니다."
그럴지도 모르지. 어쩌면 아는 것을 두려워했을지도 모르겠고, 너 역시 어엿한 이나바에 묶인 작은 토끼, 이젠 그간 꺼내지 못한 나의 치부를 너에게도 말해줄 때가 되었구나.
"주신님께서... 그런 것이 있으십니까...?"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허나 나의 자식들에게 숨길 이유도 없잖은가.
확실히 신이란 존재는 인간으로 하여금 떠받들어지며 칭송받고, 그들이 바치는 공물로서 명맥을 유지하는 존재다. 이에 대해 부정하진 않으마. 나 또한 이나바 가문이라 칭하는 너희들, 권속의 신봉으로 지금까지 존재했다.
허나 그런 나라고 해도 신을 향한 믿음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한낱 필멸자인 너희들이기에, 신인 우리들은 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비로소 빛나는 것,
그 믿음을 매개로 움직이는 의지다. 애초에 내가 너희들에게 축복을 가져다주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자신의 위치에서 노력하는 자에게... 그에 합당한 축복을..."
그렇다. 인내와 노력, 그 어떤 일이 있어도 꿋꿋하게 이겨나갈 수 있다는 의지, 그것이 나의 미덕.
나 역시 신이 만들어낸 한낱 미물에 불과했다. 권속, 너희들같은 필멸의 존재였다. 그럼에도 나는 나 자신의 오만방자함으로 어쩌면 너희들이 말하는 친우였을, 어쩌면 이 세상에 태어난 형제나 다름없을 같은 동물들을 이용하고 괴롭히며 끝에는 조롱했다. 본디 토끼라 함은 순수함, 무력감, 수동적인 의미를 담기도 하나 반대로 영리함, 비겁함, 재빠름이라는 의미를 담기도 하니 어찌보면 나 역시 그 운명에 사로잡혔을테지.
자만심이라는 죄의 끝은 그에 적합한 벌이었다. 그리고 죄를 뉘우치고 속죄해야 마땅할 이들을 찾아 한명한명씩 고개를 숙였다. 그들의 용서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쩌면 용서를 받는 것조차 사치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지난 과오에 대한 끝맺음을 꼭 해야만 했다. 속죄의 길이 끝나갈 무렵, 그때가 되어서야 난 비로소 안식을 되찾을 수 있었고, 필멸의 몸을 벗어던지고서야 비로소 신이 될수 있었다.
"...주신님도... 사람의 마음을 알고 계셨습니까..."
많은 것은 알지 못한다. 신이기도 전 애초에 난 인간조차 아니었으니, 그저 내가 아는 영역에서 받아들이며 다만 모르는 것을 이해해나갔을 뿐이다. 이러나 저러나 난 더이상 필멸의 존재가 아니었다. 무한한 시간(생명)을 얻은 대신 그 이외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했지.
허나 그 또한 나쁘지 않았다. 이것으로 부족했던 나 역시 구원받는다면 더할나위 없는 기쁨이겠지. 그리고 내가 미처 다 이루지 못한 사명을,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그럼에도 최선을 다하는 가려진 이들에게 그들 또한 행복해질 권리가 있음을 전해주었다.
그렇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고, 그렇게 너를 만나게 된게지.
"...영광, 이라 말씀드려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토아여, 너무 굳어있지 말거라. 그 이전에도 그러하였지만 나는 너를 삼키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어쩌면 도리어 정 반대일지도 모르지.
그래, 분위기가 조금 더 가벼워지도록 대화의 주제를 바꿔보자꾸나. 오늘의 공물은 당근이 아니겠지?
"네, 당근은 아닙니다. 다만..."
다만이라,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겐가.
"당근케이크, 입니다."
저런, 글러먹었구나. 내 그리 이야기 했거늘, 슬슬 고기나 무언가 다른 것이 올라와야 하지 않겠느냐.
"그렇다면 제가 대신 눕도록 하겠습니다..."
아서라. 너는 이나바의 무녀, 품위를 지키도록 하거라. 내 아무리 고기를 좋아한다 한들 현세 들어 인신공양은 부도덕적이고 비인간적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나저나 잠깐만 시선을 돌려도 바로 이러니, 이래서 내가 너에게서 눈을 뗄수 없는 것이다.
"빠른 대처가 제 장점이 아니겠습니까? 더욱이, 토끼는 외로움을 많이 타기에 혼자 있을 수 없는 법입니다."
그래서 매일같이 나를 찾아오고 네 강단있는 선택이었다 한들 항상 그리 움직이는 게냐, 내가 너를 걱정하는줄 알면서도 말이다.
"...네."
것 참, 신을 멕이는 것도 정도껏 하거라. 내 그동안 이 가문을 지키면서 너 같은 권속은 수도 없이 봤으나, 그 집념만큼은 남다르다 할수 있겠군.
빨리 반려를 찾게 해주고 싶어도 난 인세와 그 관계에 대해 연이 없으니 그것조차 쉽지 않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