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요즘 많이 바쁘고 정신이 없다 보니 캐해가 어려우셨던 것 같기도 하고.... 오너 자격 없는게 아니니까용!(뽀다담) 누구나 바쁘면 그런 법이니까 부디 편하게 생각하면서 원하는 길 선택하셨음 좋겠어용....(도다다담) 그리고 의외로.. 캐릭터 설정이 캐가 자라면서 변하는 것은 당연허니 기본 골조만 두시되 뜯어고쳐도 무방한것... 재하를 보세용 말랑보들 재하 없고 멘헤라 정병 싸이코쉑만 남음..
>>923 으음......그건 미호주 탓이라기 보다, 바쁠 때 손을 못 대신 탓에 거리감이 느껴지신게 아닌가해용....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이.....>>927 의 재하주 말대로 캐릭터성은 자라면서 변하는 거니까, 맘이 정리가 안되신다면 캐릭터성 변화를 할 수 있도록 해보는 것도...
이 광경이 좋았다, 라. 참으로 감읍하기도 하지. 재하 살포시 눈 굴린다. 양단 난 몸 사이로 스미는 피가 낭자히 땅을 적시고, 육편 양분 삼듯 자라난 벚나무는 그 용도를 다 하여 서서히 사라진다. 짐짓 일반인이나 정파의 고고한 사람들이 이 광경과 더불어 당신의 감상을 들었더라면 기겁하거나 어찌 인간 된 도리로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느냐 꾸짖을 수 있으나 재하 아랑곳 않는다. 오히려 수심 깊은 미소가 조금이나마 평안해졌으니 필히 마두겠지.
"……정말이지, 과찬이어요."
소교주님께서 하사한, 아름다움의 극치라 불리는 무공. 하사받을 적엔 그 무엇보다 귀히 받들며 그 은혜를 갚고자 갈고닦았으나 막상 재하의 속내에는 작은 벽이 존재했다. 자신같이 허울 좋기만 한 사람이 응당 받아도 될 것인가? 자신이 이 아름다움을 망치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당신의 그 벽을 칭찬이 한시름 덜게 하였으니. 안타까움 어느 정도는 가신 듯하다. 또한 이 방식도 옳다는 정당성이 주어지지 않았는가, 하나라도 살려둔다. 살려두어 참상을 눈에 담아두게 하고, 제 죄를 참회하도록 한다.
"세상에, 시원하시기도 하여라!"
아니면 이단의 손에 죽게끔 한다. 어찌나 교인 된 입장에서 끔찍한 광경이요 정적된 입장에서 명쾌한 답인가? 당신이 보란 듯 어깨 으쓱이며 몸을 발로 차버릴 적 피가 튀자 재하 부채로 입을 가릴 새도 없이 손으로 덮어 가리며 웃음 터뜨리고야 만다. 경쾌한 소리가 공 차듯 하니 우스웠던 모양이다. 포사라는 미인이 다른 것에는 웃지 아니하더니만 비단 찢는 소리에 웃었다는 설화처럼 재하 또한 누군가 죽어서야 구슬 굴러가듯 사랑스레 맑은 웃음소리 내고 있었다. 강한 힘에 의해 두 사람의 뺨이든, 머리카락이든, 소매든, 바닥이나 바위가 엉망이지만 아랑곳 않는다. 재하 웃음을 살살 그치더니만, 고개를 돌렸다.
"여분의 빗이라면 늘 지니고 있지만…… 잠시 불편하시어도 그리 앉아 계시겠사와요? 소마, 야견 공 덕에 한시름 놓게 되었으니 보답은 하여야겠지요. 빗겨드려도 괜찮을지.."
재하 당신의 뒤를 향해 사뿐사뿐 걷는다. 허벅지 끝에서 붉은 기운이 조금씩 어린 머리카락이 살랑인다. 이리도 머리가 길었으니 여분의 빗은 늘 챙기는 편이어서 다행이지. 부채를 허리춤에 꽂고, 당신의 허락이 떨어진다면 머리카락을 훑어보다 한번 쓸어 보며 어느 방향으로 빗어야 할지 감을 잡았을 터다.
"으음.. 교국에 오신 귀인이니 좋은 것만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물고 갈지 모르니, 재하 속으로 생각한다. 당신을 신뢰하긴 하지만 그 이면은 교국 밖 이단이니. "사람 사는 것이 어딘들 다르겠나이까." 나지막한 목소리를 뒤로 소매에서 빗 꺼낸다.
"다만 중원 내부의 여타 문파 싸움이 아니라.. 교국 내부, 사람과 사람 간의 일이옵지요. 소마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으오니……. 간혹 이렇게 생명의 위협이 있곤 하지요……."
“하! 역시 도령은 심각할때도 멋지지만, 웃는 얼굴도 잘 어울린다니까! 그렇게 어느 표정만 지어도 미인이니 원, 부러워 죽겠어.”
야견은 부채로 입을 가리며 웃는 재하의 모습에 눈썹을 올리며 그리 대답을 돌려준다. 주변에 시체가 가득한 가운데 하하호호 웃는 두 사람. 뭐 정파 사람들이 보기에는 썩 살벌한 회화이겠지만, 여기 있는 것은 사파의 무인에, 마교의 필두, 외눈박이들 나라에서는 단안경이 보통인 법이니 이해해주시길. 그리고 이윽고 빗을 꺼내는 재하의 모습에, 야견은 눈을 크게 뜬다. 지금까지 보인 냉정잔혹한 모습과는 또 다른 얼굴. 마치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놓인 아이와 같다.
“으...응. 알겠수다. ...솔직히 부끄럽구만. 남한테 머리를 빗겨지다니, 어린시절 이후로 처음이라. 보답이라니 거절은 안하겠지만...”
야견은 뭔가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 묘했는지 콧잔등을 긁는다. 그러나 금새 어느 방향으로 빗어야 할지 깨닫는 자연스러운 도령의 손놀림이 편안했는지, 이내 머리를 맡긴다. 참 다재다능한 양반일세. 무공도 일류요, 경극도 제일이요, 머리 다듬는 솜씨까지 뛰어나다니. 이런 일을 익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세월과 수고가 들었을지.
“흐응 그렇구만. ...외지인이 이런 말을 하니 기분 나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을 보고 안심했소. 사람 사는 곳이니 폭력과 암투가 빠지면 쓰나. 솔직히, 나 그런거 좋아하거든”
그렇게 말하며 낄낄대는 야견. 역설적일지 모르겠지만 야견은 ‘그런 것’들이 무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준다 생각하고 있었다. 대립과 갈등이 없는 무리에 무슨 발전이 있을까.
웃는 얼굴 잘 어울린단 말은 아직도 익숙지 않은지라, 재하 대답 돌려줄 적 수줍게 눈길 한번 피하는 척한다. 여전히 살벌한 광경 속의 봄날이지만 누가 무어라 할까. 재하 빗 꺼내었을 적 바위 흘긋 본다. 육편 난무하고 피 튄 바위지만 앉을만한 자리가 있어 참 다행이다. 아니었더라면 제 도포라도 벗어 깔았을 테지. 귀한 벗에게 무엇인들 못할까.
"으음, 공도 참.. 부끄러워 마시어요, 오래간만에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그렇지요? 작게 웃음 흘렸다. 냉정하다 못해 상황을 즐겼던 사람 같더니만 저 모습은 또 신선한지라 웃음이 절로 새어 나온다. 확실히 장성한 성인 남성이라면 남에게 머리를 빗겨지는 것은 또 오랜만일 터이니 저런 반응이 나올 법도 하지만, 재하 보기엔 퍽 재미나다. 다음엔 제 정인의 머리라도 빗겨줘볼까, 그렇다면 비슷한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 잠시 하고는 머리의 방향 가늠한다. 자라난 모양새를 보니 가르마를 이쪽으로 타면 아니 될 것 같고, 조금 더 머리가 깔끔할 수 있는 방향이라면.. 긴 손가락이 당신의 머리카락 사이를 느릿하게 헤집더니, 빗이 쉬이 지나갈 수 있도록 길 턴다.
"안심하였다, 라. 그렇지요.. 무엇이든 양이 있으면 음이 있는 법이니. 공의 말씀은 이곳이 사람 사는 곳 답다는 것 같으니 참으로 기쁘옵니다."
낮에도, 지금 이 밤에도 불철주야 개같이 구른 보람이 느껴지는 말이겠다.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며 사근사근 덧붙이고는 "조금 머리카락이 당길 수 있사와요." 라고 주의한다. 머리 뿌리부터 살살 결 따라 빗질하여 결 만드는 것으로 첫 번째 빗질 마무리한다.
"번거로울 것이 무엇 있겠사와요. 기실 소마도 처리하는 것에서 제대로 살아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사오니.. 오히려 뿌듯하옵지요."
이제 본격적으로 빗질할 차례인지 한 줌을 조심스레 그러쥔다. 손바닥 위에 펼친 머리카락 살살 빗어가며 뭉친 부분 풀어주고는, 재하 눈을 내리 깐다. 새하얀 속눈썹 아래로 향하며 머리카락에 시선 고정한다. 배웠지요, 아주 많이. 다만 그 과거를 꺼내기엔 아직 이른 듯싶어 대답을 살며시 돌린다.
"어릴 적부터 머리를 길러온지라, 주변에서 도움을 받다 보니 이젠 홀로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지요. 공께서는.. 머리를 기르시는 이유가 있으시온지요?"
가느다랗고 긴 손가락이 머리사이를 가볍게 가르고, 정리한다. 살야견은 아무래도 상황이 익숙하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차분한 도령의 솜씨가 싫지는 않았는지 뾰루퉁한 얼굴로 정좌세를 유지한다. 면서 깔끔하게 머리를 정돈했던 적이라곤 없었으니까. ...아니 있었던가? 그 답답하기 짝이 없는 저택에서 매일 아침 머리를 단정히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다행일세. 일하는 와중에도 맘 풀 구석은 있어야지.”
아, 그 시절을 생각하니 도령이 보이는 태도가 다시금 느껴진다. 이 공손하고 예의바른 어조는 그 시절 보았던 관리의 것과 조금 유사하였다. 그러나 이를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적인 자리에서 일 이야기를 해봐야 무엇할까. 괜히 피로만 다시 몰려오지 암. 그리고 이어지는 첫 번째 빗질의 마무리에 스르륵 풀려가는 머리칼을 느끼는 야견. 기분이 묘하지만, 생각보다 개운한 느낌이다.
“....불가에서 머리카락은 번뇌의 상징이오, 해탈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번뇌를 끊어야할지니. 그런데 나는 아직 번뇌를 버리기엔 미숙한 몸이니 남겨두는 것이외다. 나무아니타불, 나무아니타불...수양이 부족해...는 둘러대는 이야기고, 주변 사형들이 다 대머리다보니, 어떻게든 머리카락만큼은 필사적으로 사수하게 되더라고.”
야견은 허파에 바람을 잔뜩 넣고, 진지한 얼굴로 승려 흉내를 내는 야견. 그러다 다시 한숨을 푹 쉬고, 평소의 말투로, 떠올리기도 싫다는 듯 익살스래 손사래를 친다. 본격적인 빗질이 시작되려는걸 느끼는 편인지,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당신의 뒤에 있었기에 재하 얼굴을 온전히 확인할 수는 없으나, 뒤에서 흘긋 볼 수 있는 옆모습의 일부는 조금 뾰루퉁하긴 해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으니. 재하 그 모습에 옅은 미소를 입가에 그리곤 머릿결 단정하게끔 고이 빗어준다. 늘 체격이 한참 큰 범무구의 머리를 빗다 보니 이 정도는 쉬운 편이기도 하였지. 그것보다 이리 마음 놓고 푸는 것이 교인도 아닌 외지인이라, 아직 많이 살진 않았으나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머릿결 빗어줄 적엔 한 가지 생각이 더 추가된다.
"번뇌라……."
이단에게 마음 놓다니, 참 재미나기도 하지. 한 터럭, 또 한 터럭 살살 빗질하며 끝단의 엉킨 부분 살살 풀어주기도 하고 부드럽게 결 살게끔 빗질하던 재하 나름의 이유 듣다 쿡쿡, 하고 웃음 흘려버린다. 주변 사형들이 다 대머리다 보니. 라, 거기다 진지한 얼굴로 승려 흉내까지 내니 어찌 웃음이 터지지 아니할까?
"아, 그러고 보니 교국 밖의 승려들은 머리를 밀었지요……. 어찌나 잘 깎았던지 난리 통에도 반짝이던 것이 기억이 남사와요."
전쟁에서도 시선이 갈 정도면. ……비구니 또한 기억이 났으나 재하 굳이 구체적으로 떠올리지 않으려 애쓰며 머리카락에 집중했다. 이 부분은 상했는데 어쩐담. 상한 머리끝단을 물끄러미 보다 빗질로 삭삭 풀어본다. 재하 잠시 고민하듯 하더니만 서두 뗀다.
"글쎄요? 소마는 번뇌가 아주 많은 편이라서요."
아무리 관리한다 한들 푸석하게 끊기는 모발 끝에 다다를 적 빗을 쥔 손의 각도를 조금 더 꺾자 상한 부분 서너 가닥은 쉬이 끊긴다. 작은 웃음을 다시금 흘렸다.
"농이어요. 기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부터 기르던 것이라……. 짧게 자르는 것은 생각해 본 적도 없거니와, 막상 기른 세월이 아까웁기에 이리 내버려 두고 있사와요."
이윽고 머리 한 터럭 더 손바닥 위에 올리더니 빗 까딱이듯 하였다.
"무엇보다 과거에 서로 대련을 하다 끝을 약간 잘려본 적이 있었는데, 그걸 갖다 파는 것을 본지라……."
야견은 그리 말하며, 머리를 빗기 위해 움직일 때마다 이리저리 보이는 투명한 색에 가까운 백발을 곁눈질로 흘긴다. 그러고보니 경극에서 처음 봤었을 때였나. 이 머리칼을 보며 눈앞의 미인이 마치 인간이 아닌 아름다움과 같다 생각한 적도 있었지. 솔직히 지금도 평범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헤이해진다면...
“크핫! 그치들이 도령의 머리칼을 팔았다면 꽤나 큰 돈을 벌었겠어!”
마치 선녀의 옷자락에 매달리는 사람들의 모습과 같지 않은가. 야견은 재하의 이야기가 꽤나 재미졌는지 무릎을 팡팡 두드리며 웃는다. 그러나 솔직히 머리칼을 판 자들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미인에 미남이라면 좋은 일만 가득할 줄 알았건만, 이를 보면 그렇지도 않은 모양일까. 기억에 남는 일화 정도로 소개하고 있지만, 이외에도 여러 곤란한 일들, 아니 더 나아가 힘든 일들도 많았겠지.
“그런데 말이요 도령. 그쪽처럼 능숙하게 하기는 어렵겠지만, 빗질을 하는 자그마한 방법이라도 알려줄 수 있겠소?”
야견은 이러저리 뻗친 산발이었던 머리가 곱게 단정되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저기 엉켜있던 터럭이 풀리고, 부드럽게 펼쳐진다. 거울은 없음에도, 그 섬세하고 차분한 손짓을 느끼다보니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바였다. 음. 괜찮다면 이 기회에 이 까치둥지 같은 머리를 바꾸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물어본다. 교국을 떠나기 전에 귀한 지식을 얻고 가는 셈일까.
꽤나 거친 찬 바람이 얼굴을 세차게 두드렸다. 가을의 그 날씨에 겨울의 전령이 다가오는구나. 그 생각으로 중원은 산에 오르고 있었다. 꽤나 길이 평탄한 산이기에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오르면서 주위 경관을 살폈다. 특별한 풍경은 보이지 않았다. 숲의 경관. 딱 그 뿐의 모습이었던 것에 어색한 기운이 기감에 잡힌다. 선객이 있으려나 하여 가볍게 기침을 하곤 소리를 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