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믿었다 나는 나를 믿었다─! 설마하고 찍은 코드에서 50점이 나올 줄은 누가 알았겠나! 드디어 실추된 명예도 회복하고, 고점을 얻었으니 이대로만 유지한다면 그럭저럭 쓸만한 상품 받아갈 수 있음은 확정이다. 50점에 만족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고, 치명적인 감점이 사라졌으니 차곡차곡 점수를 모아도 되겠다. 하지만 린은 그런 평범하고 소소한 방식으로 만족할 신이 아니었다. 자고로 돈도 점수도 꿍쳐놓기만 하면 아무 의미다 없다. 어느 정도 낭비를 해 줘야 시장경제가 돌아가는 법이다! 그저 기분이 무척 좋은 김에 아무나 잡고 놀고 싶은 마음에 별 이유를 다 갖다 붙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도깨비인 그가 내기나 결투 같은 일을 그냥 넘어가고는 배길 수가 없었던 이유가 가장 컸다.
그는 신나게 교내를 뛰어다니다 제 시야에 잡힌 여학생 하나를 습격했다. 코드에 대한 정보를 갈취당한 학생이나 코드를 도둑맞은 학생처럼 아무 이유 없는 봉변이다. 다짜고짜 아무런 부연설명도 없이 점수 뜯어가려는 양아치가 말했다!
켁, 다짜고짜 이게 웬 날벼락? 이벤트고 나발이고 다시 복도나 얌전히 삭삭 쓸다가—폭탄이 걸려서 한 풀 죽었기 때문이다—빗자루를 든 채로 그대로 굳는다. 가, 가위바위보? 갑자기? 지금 당장 여기서—?! 그녀는 당황한 눈동자로 눈앞의 남자어이를 올려다 본다. 하지만 ‘안 내면 진다’라는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건 강제로 인간의 손을 꺼낼 수 있게 만드는 마술 같은 언어다. 미야나기는 반사적으로 들고 있던 빗자루를 바닥에 내팽겨 치고 헐레벌떡 손을 꺼내들었다.
호기롭게 도전했으나 무참히 져 버렸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그럴 시간도 없이 곧바로 다음 상대를 찾아 들이받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이럴 거면 왜 점수 내놓으라 그 난리를 쳤나 싶겠지만 그가 점수에 미쳐 눈에 불을 켰던 이유는,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자기 자신한테 빌자마자 폭망했던 탓이다. 즉 그런 상황만 아니라면 재미로 잃는 것쯤이야 아무런 문제도 아니다.
복도를 천천히 걸어가고 있던 치아키는 갑자기 자신에게 도전해오는 이에게 흥미를 보였다. 이 남학생. 보아하니 일학년 같은데 이렇게 당당하게 자신에게 도전을 한단 말인가. 안타깝게도 치아키는 이 이벤트를 기획한 이였지. 적극 참여하는 이는 아니었기에 몇 번 시험으로 찍은 것이 전부였다. 즉, 자신에게는 30점밖에 없었다.
그래고 이 승부를 피하거나 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점수야 잃어도 얻어도 그만이었기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가위바위보 준비를 했다.
"하핫. 후배 군. 그렇게 길을 막아도 뒤로 가서 다른 길로 가면 그만인 거 알아? 하지만 이 학생회장님에게 도전하다니. 그 용기를 봐서 도전을 받아주마! 와라!!"
그리고 치아키는 이 일학년 후배를 이기기 위해서 진심으로 가위바위보에 임했다. 어쨌건 이기는 것이 좋은 거니까.
순전히 재밌겠다는 이유만으로 모험 좀 했더니 결과적으로 점수가 늘었다. 좋은 일이구만, 히히 웃으며 다시 교내를 마구 싸돌아다니기 시작한다. 결투를 또 하기엔 사람도 안 보이니 마저 점수나 얻으러 가야지. ……이번에는 코드 찍기 전에 쓸데없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고 속으로 결심했다.
아무 생각 없이 하거나 점수 내놓으라는 생각이나 해야지!
"점수 내놔!"
그는 발견한 코드를 착, 손바닥으로 한 때 때리고 나서 카메라를 들었다. 이러면 효과가 좋을까 싶어서 하는 민간요법이다.
5점을 감점 받았지만 여전히 희희낙락하는 중이다. 점수가 있었는데 없었습니다─의 비극을 한 번 겪은 그는 이전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코드를 발견했는지 웅성거리며 어느 곳으로 향하는 한 무리의 학생들을 따라가 은근슬쩍 꼽사리를 끼었다. 자연스레 일행인 척……하기에는 키부터 눈에 띄니 실패했지만, 한정된 경쟁제도 아니니 한 번 정도는 학생들도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267 현재_자캐의_삶의_이유_중_가장_큰_부분을_차지하고_있는_것은 글쎄~ 그냥 살아 있으니까 살지? 아직은 천수도 많이 남았고 죽을만한 원인도 이유도 딱히 없고... 죽고 싶을 정도로 살기 팍팍하고 힘들지도 않고... 그냥 이유 없이 살아. 물론 이 삶에서 소중한 것도, 나름대로 추구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을 위해 산다고 할 정도로 진지하게 의미를 가지고 살아 본 적은 없어서~
435 자캐의_머릿결은_어떠한가 썩 반질반질 괜찮다! 특출나게 좋은 건 아니지만 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 것치고는 상당히 좋은 머릿결이야~ 약간 부스스한 느낌은 있지만 잘 뻗치지도 않고 관리하기도 쉬운 기적의 체질... 인데 역시나 본인은 그 가치를 잘 모름◠‿◠👍🏻
608 자캐는_비를_좋아하는가 좋아해! 짧고 가볍게 오는 비도, 장마나 폭우처럼 맹렬하게 내리는 비도 좋아해. 빗소리나 물 냄새 같은 분위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비 오는 날의 우중충하고 싸늘하고 어두운 분위기... 같은 걸 종특으로 좋아하는 편이거든! :3
달달한 빵 냄새를 맡지만 별 반응은 없습니다. 맛있어보이는 게 나오면 저걸 사갈까 하는 고민이 잠깐 드는 것은 보이니. 아예 없다고 하긴 그렇지만.
"앉는 건 좋음." 티라미수를 주문한 미카에 맞춘 건지. 아니면 그냥 대충 아무거나 고른 건지 알 수는 없으나, 사야카는 딸기가 듬뿍 올라간 생크림케이크를 골랐습니다. 케이크는 금방 나오고. 음료도 주문했다면 음료도 같이 나왔을 겁니다. 사야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햇네요.
"나는 관대함." 뭔 생각으로 말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아마 추측해보자면.. 뺏어먹어도 괘념치 않는다.. 혹은. 다른 두가지를 시킴으로써 맛을 둘 다 볼 수 있다는 것에 관대히 응하겠다일지도. 하지만 무슨 의도인지. 표정으로는 알기 힘들지도? 구석진 자리를 보고는 조금 마음에 든다는 듯 가볍게 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