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uplay>1596751110>990 아이돌이나 캐릭터처럼 멀리서 본다면 그런 점도 웃기고 재밌지만 현실에서 가까이 보게 된다면... 응 그렇게 됐다(?) 오늘부터 사에 캐해에 잔망스러움도 추가할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아... 근육 만드는 데는 1달 걸리면 빠지는 데엔 1주일도 안 걸리더라 크아악 현대인의 몸은 너무 나약해 o<-<
situplay>1596751110>993 아.................. 아니............... 그런...... 그런 질문이었냐고........ 머리 팍팍팍팍팍팍팍팍 치고잇다 지금......... 치아키한테는 어떤 의미로 중요한지 왠지 알 것 같고 그렇네 전혀 생각지 못한 질문 ㄴ😮ㄱ
situplay>1596751110>995 섬섬옥수까지는 아니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핸드크림 광고는 모르겠지만 핸드크림 열심히 발라보는 걸로 타협할게(?)
그나마 있던 점수가 싸그리 날아가 그를 패가망신하게 만든 원흉이었던 마이너스 점수가 개편되었다고 한다. 아직도 점수를 회복하지 못해 학교를 뒤집듯이 하던 그는 그 소식을 듣고 QR코드에 미쳐 있던 정신을 다잡을 수 있었다. 그래, 어차피 0점이 됐겠다, 득점도 조금 더 쉬워졌으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아니, 욕심 없이 겸허하게 시작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하필이면 자기 자신한테 빌자마자 폭망해서 빨리 회복해야만 자존심이 무사할 것 같다. 가챠는 물욕을 내려놓고 돌려야 결과가 좋다는 미신도 있건만, 여전히 여러 의미로 욕심과 분노 유사한 것이 그득한 눈이다. 이렇게 해서 과연 언제쯤 명예 회복할 수 있을지…….
일상이 하나 돌아가는군요! 그렇다면 구경구경을 할 수밖에! 아무튼 봄이 끝나는 2월 26일 무렵에 시트 정리를 대대로 할 생각이에요! 어지간하면 시트 정리 될 일은 없지만 진짜 활동을 안하거나 사정이 없는데도 안 오거나 특별히 저에게 말한게 없는데도 잠수를 쭉 탄다거나 하는 분들은 여기서 다 잘릴 예정이에요.
시간은 이른 저녁 땅거미가 슬슬 지고 있을 무렵이다 벌건 석양이 점차 어두운 푸른빛으로 물들어가는 때 저는 무릎을 끌어안고 앉은 채 궁상이나 떨고 있다
공원을 거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미카는 완벽하게 혼자였다 여전히 집에 가기 싫어하는 반항아의 태도지만 어딘지 침울해보이기까지 했다 오늘은 무슨 바람이 들었던 건진 몰라도 하교하자마자 바로 귀가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조부모와 사소한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자꾸 제 행동에 훈계질 해대는 조부모에게 미카는 그동안 쌓였던 감정을 폭발시켰고 결국 그들은 제게 상처가 될 말까지 서슴없이 해버렸다 작은 불씨가 큰 화마로 번졌다 그 뒤로는, 보다시피 가출한 신세 덕분에 다시는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냥 이대로 세상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
사방을 스쳐지나가는 행인들 몇 있으나 벤치 한가운데 앉아 몸을 웅크린 남학생에게 관심 주는 이 있을리 없다
여전히 힘 없는 어조인 걸 보면 정말 감탄하는 거라기보단 예의상의 빈말이다 생각해보면 저번에 세면도구를 옷소매에서 꺼낸 것도 그렇고 사실 마술의 달인일지도... 이어지는 말엔 그저 입을 다물고 맨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다 걱정해주는 것 같으니 고맙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귀찮은 참견이라고 생각해야할까 복잡한 마음이다
>>0 1점? ······마이너스 30점보다야 낫긴 하지. 다행히 그 흉물스러운 숫자는 이제 작살내버렸다는 친절한 학생회 공지가 있었으니 그나마 한시름 덜었다. 안 없앴다면 분명 한 번쯤은 걸렸을 거다! QR코드지를 찾는 것부터 난행일 줄 알았지만, 의외로 발 닿는 족족 눈에 띄는 건 역시 폭탄과 마이너스 점수가 관건인 걸까? 빗자루를 어깨 뒤에 걸쳐놓고서 QR코드를 확인했다.
그 갖은 난리를 치면 한 번 정도는 걸릴 줄 알았는데! 이럴 수는 없다. 이렇게 되면 되도록 시도하지 않으려 했던 그 수를 쓰는 수밖에.
그는 새롭게 발견한 코드가 위치한 장소 인근에 매복해 있었다. 기다리고 있다 보면 자신처럼 코드를 찾아다니던 학생이 다가오기 마련이다. 학생이 기대감에 가득찬 얼굴로 막 스캔을 시작하려 할 때, 린은 파적도(破寂圖)의 고양이처럼 날쌔게 튀어나와 코드지를 떼어서 냅다 도망쳤다!
"민첩한 하루 되세요―!!!!!"
숨겨두고 있었던 치사한 수가 무어냐면 간단하게 말해 이거다. 내가 행복하지 못한다면 남도 불행하게 만들겠다는 유치하고 더러운 술수! 남의 불행 좋아하는 못돼먹은 성질은 아직 못 버려서 이렇게라도 해서 기분전환을 하겠다는 심산이기도 했다. 눈 뜬 채 코드 빼앗겨버린 학생이 망연한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 잔혹한 광경을 뒤로한 그는 이전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행복한 낯짝이다. 아차. 그러고 보니 이 코드, 매복만 했지 아직 꽝인지 성공인지 확인도 안 해 봤다. 지금은 기분도 좋겠다 꽝이라도 상관 없을 것 같다. 도망가면서도 유유히 스마트폰을 꺼내 결과를 확인했다.
>>137 >>139 ........................... 듣고보니 설득력이 있다............................. 쫄?을 들어버린 이상 물러날 수 없는데 사에주 진짜로 진검승부 어떠십니까 단 1점이 걸려 있다 해도 남의 점수를 빼앗고 말 테야(?)
이 세상을 믿었다 나는 나를 믿었다─! 설마하고 찍은 코드에서 50점이 나올 줄은 누가 알았겠나! 드디어 실추된 명예도 회복하고, 고점을 얻었으니 이대로만 유지한다면 그럭저럭 쓸만한 상품 받아갈 수 있음은 확정이다. 50점에 만족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고, 치명적인 감점이 사라졌으니 차곡차곡 점수를 모아도 되겠다. 하지만 린은 그런 평범하고 소소한 방식으로 만족할 신이 아니었다. 자고로 돈도 점수도 꿍쳐놓기만 하면 아무 의미다 없다. 어느 정도 낭비를 해 줘야 시장경제가 돌아가는 법이다! 그저 기분이 무척 좋은 김에 아무나 잡고 놀고 싶은 마음에 별 이유를 다 갖다 붙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도깨비인 그가 내기나 결투 같은 일을 그냥 넘어가고는 배길 수가 없었던 이유가 가장 컸다.
그는 신나게 교내를 뛰어다니다 제 시야에 잡힌 여학생 하나를 습격했다. 코드에 대한 정보를 갈취당한 학생이나 코드를 도둑맞은 학생처럼 아무 이유 없는 봉변이다. 다짜고짜 아무런 부연설명도 없이 점수 뜯어가려는 양아치가 말했다!
켁, 다짜고짜 이게 웬 날벼락? 이벤트고 나발이고 다시 복도나 얌전히 삭삭 쓸다가—폭탄이 걸려서 한 풀 죽었기 때문이다—빗자루를 든 채로 그대로 굳는다. 가, 가위바위보? 갑자기? 지금 당장 여기서—?! 그녀는 당황한 눈동자로 눈앞의 남자어이를 올려다 본다. 하지만 ‘안 내면 진다’라는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건 강제로 인간의 손을 꺼낼 수 있게 만드는 마술 같은 언어다. 미야나기는 반사적으로 들고 있던 빗자루를 바닥에 내팽겨 치고 헐레벌떡 손을 꺼내들었다.
호기롭게 도전했으나 무참히 져 버렸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그럴 시간도 없이 곧바로 다음 상대를 찾아 들이받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이럴 거면 왜 점수 내놓으라 그 난리를 쳤나 싶겠지만 그가 점수에 미쳐 눈에 불을 켰던 이유는,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자기 자신한테 빌자마자 폭망했던 탓이다. 즉 그런 상황만 아니라면 재미로 잃는 것쯤이야 아무런 문제도 아니다.
복도를 천천히 걸어가고 있던 치아키는 갑자기 자신에게 도전해오는 이에게 흥미를 보였다. 이 남학생. 보아하니 일학년 같은데 이렇게 당당하게 자신에게 도전을 한단 말인가. 안타깝게도 치아키는 이 이벤트를 기획한 이였지. 적극 참여하는 이는 아니었기에 몇 번 시험으로 찍은 것이 전부였다. 즉, 자신에게는 30점밖에 없었다.
그래고 이 승부를 피하거나 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점수야 잃어도 얻어도 그만이었기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가위바위보 준비를 했다.
"하핫. 후배 군. 그렇게 길을 막아도 뒤로 가서 다른 길로 가면 그만인 거 알아? 하지만 이 학생회장님에게 도전하다니. 그 용기를 봐서 도전을 받아주마! 와라!!"
그리고 치아키는 이 일학년 후배를 이기기 위해서 진심으로 가위바위보에 임했다. 어쨌건 이기는 것이 좋은 거니까.
순전히 재밌겠다는 이유만으로 모험 좀 했더니 결과적으로 점수가 늘었다. 좋은 일이구만, 히히 웃으며 다시 교내를 마구 싸돌아다니기 시작한다. 결투를 또 하기엔 사람도 안 보이니 마저 점수나 얻으러 가야지. ……이번에는 코드 찍기 전에 쓸데없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고 속으로 결심했다.
아무 생각 없이 하거나 점수 내놓으라는 생각이나 해야지!
"점수 내놔!"
그는 발견한 코드를 착, 손바닥으로 한 때 때리고 나서 카메라를 들었다. 이러면 효과가 좋을까 싶어서 하는 민간요법이다.
5점을 감점 받았지만 여전히 희희낙락하는 중이다. 점수가 있었는데 없었습니다─의 비극을 한 번 겪은 그는 이전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코드를 발견했는지 웅성거리며 어느 곳으로 향하는 한 무리의 학생들을 따라가 은근슬쩍 꼽사리를 끼었다. 자연스레 일행인 척……하기에는 키부터 눈에 띄니 실패했지만, 한정된 경쟁제도 아니니 한 번 정도는 학생들도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267 현재_자캐의_삶의_이유_중_가장_큰_부분을_차지하고_있는_것은 글쎄~ 그냥 살아 있으니까 살지? 아직은 천수도 많이 남았고 죽을만한 원인도 이유도 딱히 없고... 죽고 싶을 정도로 살기 팍팍하고 힘들지도 않고... 그냥 이유 없이 살아. 물론 이 삶에서 소중한 것도, 나름대로 추구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을 위해 산다고 할 정도로 진지하게 의미를 가지고 살아 본 적은 없어서~
435 자캐의_머릿결은_어떠한가 썩 반질반질 괜찮다! 특출나게 좋은 건 아니지만 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 것치고는 상당히 좋은 머릿결이야~ 약간 부스스한 느낌은 있지만 잘 뻗치지도 않고 관리하기도 쉬운 기적의 체질... 인데 역시나 본인은 그 가치를 잘 모름◠‿◠👍🏻
608 자캐는_비를_좋아하는가 좋아해! 짧고 가볍게 오는 비도, 장마나 폭우처럼 맹렬하게 내리는 비도 좋아해. 빗소리나 물 냄새 같은 분위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비 오는 날의 우중충하고 싸늘하고 어두운 분위기... 같은 걸 종특으로 좋아하는 편이거든! :3
달달한 빵 냄새를 맡지만 별 반응은 없습니다. 맛있어보이는 게 나오면 저걸 사갈까 하는 고민이 잠깐 드는 것은 보이니. 아예 없다고 하긴 그렇지만.
"앉는 건 좋음." 티라미수를 주문한 미카에 맞춘 건지. 아니면 그냥 대충 아무거나 고른 건지 알 수는 없으나, 사야카는 딸기가 듬뿍 올라간 생크림케이크를 골랐습니다. 케이크는 금방 나오고. 음료도 주문했다면 음료도 같이 나왔을 겁니다. 사야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햇네요.
"나는 관대함." 뭔 생각으로 말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아마 추측해보자면.. 뺏어먹어도 괘념치 않는다.. 혹은. 다른 두가지를 시킴으로써 맛을 둘 다 볼 수 있다는 것에 관대히 응하겠다일지도. 하지만 무슨 의도인지. 표정으로는 알기 힘들지도? 구석진 자리를 보고는 조금 마음에 든다는 듯 가볍게 앉습니다.
"커져라 커져라. 마법이라도 부릴까." "티라미수 티라미수. 맛있게 먹혀서 키가 되세요" 얍. 이라면서 포크로 티라미수를 가리키지만 당연히 아무일도 안 일어납니다.. 하지만 사야카는 진지하게 이걸 먹으면 내년에는 키가 더 클 것이라고 말해보다가 틱틱대는 것에 고개를 갸웃갸웃.
"음. 하긴.. 나도 대충 먹는데 키 큰 걸 보면 그건 운명인가." 댁은... 애초에 대충 정한거잖아요.
"그래도 맛있게 먹고 잘 자면 좀 괜찮지 않겠음?" "물론 마음이라던가도 영향 미치지만." 포크를 부드럽게 내려놓습니다.
>>0 클래스를 목전에 앞둔 사람 치고는 참 행동이 굼뜨기 짝이 없다. 냉장 쇼케이스 앞에 오래토록 멈춰선 그녀는 미간에 주름을 잔뜩 잡고 음료를 신중하게 고르고 있었다. 이건 당류가 너무 높은가? 이건 패키지가 못생겨서 마음에 안 든다. 그리고 이건······ 토악질맛 양배추 음료수잖아! 한참의 고심 끝에 골라 잡은 작은 하늘색 페트병을 든 채 뒤를 돌았다. 동시에 발치로 하얀 종이 한장이 나풀대며 느리게 툭 떨어진다. QR코드지를 매점 냉장고에 숨긴 거야?!
안녕하세요, 타카나시 하네입니다. 가미즈나 고등학교 2학년 A반에 재학 중이에요. 하지만 지금 저는 저희 반을 지나쳐서 옆 반으로 갑니다. B반의 쿠로사와 씨를 찾으러 가는 길이에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요, 영어 선생님이 찾으셨습니다. 시간이 날 때, 오늘 안에 교무실에 자신을 찾아오라는 말을 전해달라는 말만 들었으니까요. 수행평가 제출이라도 실수로 잘못했다거나 하는 걸까요? 아무쪼록 저는 심부름만 하면 되니까요, 숨을 고릅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건 부끄러우니까요.
“저기, 안녕하세요.”
운이 좋았어요. B반에서 나오는 학생이 있습니다. B반의 학생일 거라고 믿고서 인사를 건네요. 짧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B반의 쿠로사와 씨를 찾고 있습니다.”
무사히 말을 꺼냈습니다! 조금 긴장되지만요, 낯선 사람에게 언제까지 겁먹을 수는 없으니까 힘내기로 해요. 심부름을 시켜주셔서 운 좋게 연습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상냥하게 말하기 연습 같은 거요.
“불러줄 수 있어요?”
...웃으면서 말하기는 포기입니다. 표정이 굳는 것까지 어떻게 하기에는 말을 굳지 않고 하기 위해서 이미 힘내고 있어서 역부족이에요.
후루토주 안녕, 좋은 밤이야. ☺️ 현생 잘 풀린걸까, 후루토 만날 수 있겠다—! 그동안 고생많았어! 😉
>>313 그럼 다시 온 김에 린이 하입보이 추는 거 보여주는 거지? 🤗 하네가 같이........................... 영상 사진 그 어떤 자료를 남기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네를 바치고 린의 하입보이 직캠을 얻자. 이득입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다 뽑아서 대머리 만들면 어떡해~!
뜬금없이 다들 유튜버가 된다면 어떤 유튜브를 할까 궁금하다—! 이미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 유튜버가 된 친구들...... 모든 영상에 구독하고 조회수 뺑뺑이 돌리고 좋아요 누르러 가야만. 🤗
>>321 아니요! 아니요! 그건 아니고.. 그냥 이 스레에서 이런이런 소원을 빌고 싶어요! 같은 것을 말하는 그런거랍니다! 스레의 이벤트가 될 수도 있겠고 그냥 개인적인 소원을 빌 수도 있겠지요! 그냥 그 정도의 가벼운 소원이에요!
>>322 치아키가 유튜버라. 음. 학생회실 브이로그 같은 것을 올릴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올리면 안되는 것은 못 올리겠지만 일상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브이로그 느낌으로? 그리고 카메라 꺼진 것을 모르고 카메라 옆에 놔뒀다가 혼자 있는 학생회실에서 여름 마츠리때 보일 춤을 연습하고 있는 치아키의 모습이 살며시 담기는거죠!
.........쿠로사와라는 성만 기억해버렸어요! 분명 이야기해주신 것 같은데, 이름을 부를 일은 없다고 생각해서 흘려들어버린 거에요. 심지어 도움을 요청한 학생은 전학온 지 얼마 안 되었다고 말해요.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는 중일텐데 같은 반이라고 한들 동급생들의 얼굴과 이름은 아직 외우는 중일 것 같단 생각을 합니다. 선뜻 도움을 주는 착함에는 행운이라고 느끼지만, 곤란하게 만들었을 지도 몰라요.
“...진? 준?”
분명 비슷한 발음이었던 것 같은데요! 열심히 고민해보지만 기억나지 않아요. 혼자서 조그맣게 이름을 중얼거리다가, 아차 합니다. 앞에 사람을 세워두고서 고민을 계속하면 실례에요. 제가 먼저 말을 건데다 이름모를 B반 학생 씨는 절 도와주려고 제게 시간을 할애 중이니까요.
“아뇨, 됐어요. 필요 없습니다.”
이름 모른다고 말할 수가 없었어요! 찾으러 와놓고서 이름이 기억 안 난다고 할 수도 없고, 흐릿한 기억 속 발음으로 유추해낸 이름 중 하나로 얻어걸리라는 도박도 할 수 없습니다. 그랬다 틀린 이름이면 쿠로사와 씨를 찾을 수 없어요. 쿠로사와 씨한테도 실례입니다. 니노미야 씨도 이런 어려운 부탁을 들어주실 필요도 없으니까요. 다른 부탁을 하기로 해요.
“출석부 좀 빌려주세요.”
다른 반에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으니까요. 무엇보다 다른 반 학생이 들어왔다고 시선이라도 몰리면 견디기 힘들어요! 출석부에는 분명 이름이 전부 다 있을테니까요. 그걸 보고 찾으면 이름을 찾을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쿠로사와 씨가 두명이 아니길 바랍니다.
우아악 인사 빼먹었다 케이주도 안녕~ 그리고 잘자!!! ∠( ᐛ 」∠)_ 사야카주도 잘자~
>>322 이렇게 쉽게 하네의 하입보이 댄스를 얻을 수 있다니 쩔잖아────!!!! 아아 상상했더니 행복해져서 나 또 성불했대...😇 ㅋㅋㅋㅋㅋㅋㅋ대머리가 돼도 신이니까 다?시??? 나지 않을까????
오~ 유튜브 썰이라...🤔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때그때 찍은 뻘영상이나 본인이 이상한 짓하는 걸 남이 찍어준 동영상 같은 거나 올라오지 않을까... 아니면 공부 브이로그라는 제목이면서 책 펴놓고 공부는 하나도 안 하고... 책상 앞에서 게임하고 놀고 낙서하고 전화하고 우당탕 뛰어다니면서 딴짓하는 영상만 주르륵 올라오거나()
>>340 하네가 그래도 뭐......... 유전자(유희의신)가 있으니까.................... 어떻게 되든 하겠지만 돗가비신님 쪽이 선불입니다—!!!!!!!!!!! 🤗 뽑을 리 없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그냥 아야 아야 소리나게 잡아당긴 정도였.....였을까? 아기들 머리끄댕이 잡으면 안 놔주던데.......... 🧐 오, 청춘. 이상한 뻘짓하는 영상 알고리즘 타서 조회수 쭉쭉 느는 미래가 보여. 현실고딩사고치고우당탕탕 쇼츠들 잘 보일 것 같고—! ☺️
사야카주 안녕, 잘 자고 푹 쉬어. 좋은 밤 보내. 😴 그리고 뭐— 독백예고다—!!!!!!
아무 일 없이 제자리걸음 하고 있으려니 슬슬 심심하다! 뭔가 짜릿한 변동이 필요한데 적당히 결투 걸 만한 사람도 없고 점수는 운이니 마음대로 되지가 않고……. 그렇다면 하는 수 없다. 어떻게든 점수를 높이기 위해 민간신앙의 힘을 빌리는 수밖에. 그는 팔락거리는 종이를 붙잡고 멱살 잡듯 앞으로 끌어당겼다.
>>343 운동신경이 좋다는 점도 모에해...😇 에엥 케이팝 종주국 출신 고딩인데 아이돌 춤 정도는 어렵지 않지 가라 아저씨──!!!(린: (진짜로 함)) 였을...까...?라니ㅋㅋㅋㅋㅋㅋ뭐 세게 잡아당겼어도 뜯기다가 위치 바꿔서 하네 오빠들 머리도 같이 쥐어뜯기게 하지 않았을까 싶고("깔깔깔 혼자만 당할 수는 없지") 오오...그렇게 두고두고 회자되는 유머 소재로 남을 수만 있다면 영광일거야~😊
쥰주 잘자~!!! 나도... 이제 자러 가봐야겠어~ 다들 잘자고 불금이니까 힘내보자!!!(۶•̀ᴗ•́)۶
소년의 할머니는 인연의 신. 키즈나히메. 그리고 소년의 할아버지는 단절의 신. 타치노카미. 그리고 소년의 아버지도 신이요. 어머니는 혼인의식을 맺은 존재이며 소년의 누나는 신으로 태어난 존재였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누나, 그리고 자신. 어머니는 인간이었으나 혼인의식을 맺은 이상 언젠가 제 수명을 다한 날, 신으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었기에 어떻게 보면 이 집안에 인간은 오직 자신 하나 뿐이었다. 그것까진 괜찮았다. 정말로 괜찮다고 치아키는 생각했다. 물론 어린 시절에 자신도 크면 신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으나 제대로 된 진실을 알게 되면서 동심이 와르르 무너진 경험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어린 시절, 자신만 인간이라는 것에 삐지기도 하고 자신도 신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때를 쓴 적도 있었으나 이제 와서 그런 때를 쓸 일은 없었고 자신 혼자만 인간이라는 것에 대해서 치아키는 충분히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굳이 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당장 자신의 생활이 불편할 일은 없었으니까.
허나 나이를 먹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그의 누나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이대로 가면 너는 인간으로서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해야하고 모두를 다시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너는 그걸로 정말로 좋냐는 물음이었다. 그의 누나는 치아키에게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자신은 하나뿐인 동생 혼자만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싫다고. 너도 나처럼, 그리고 다른 가족들처럼 신이 된다면 우리 가족은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 그것이 서로에게 더 좋지 않냐고 물었다. 자신이 아는 신들도 여럿 있다. 그 중에서 정말로 예쁘고 귀엽고 네 이상형이 있다면 그에 맞는 신을 만날 수 있게 해주겠다. 대신 너도 진지하게 사랑에 빠져서 혼인의식을 맺어라. 그러면 우리들은 헤어지는 일 없이 쭉 신으로서 함께 할 수 있다. 죽는 일 없이 계속 쭉 함께 할 수 있다. 어머니도 인간이긴 하나 혼인의식을 맺었으니 반드시 신으로 태어나서 헤어지는 것은 일순이지만 너는 아니다. 너는 영원히 우리와 헤어져서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런 말들을 하는 것에 치아키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것이 고등학교 일학년. 딱 이 년 전의 이야기였다.
"...신이 되라고 해도 말이지."
혼인의식. 진정으로 신을 사랑하게 되고 그 신 또한 자신을 사랑하게 될 때 영원을 약속하는 의식에 대해선 치아키도 여러번 들은 적이 있었다. 자신이 신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해서 유난히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이기도 했다. 자신과 의식을 맺는 신은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 이상 쭉 고위신으로서 있을 수 있고 자신은 신이 되어 영원한 시간동안 사랑하는 존재와 함께 할 수 있기에 어떻게 보면 윈윈이었다. 하지만 과연 그걸로 좋은 것일까. 내가 만약 인간을 사랑하게 된다면? 그러면 나는 신이 되어야 하니 그 사랑을 저버려야만 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에 빠지게 되면서 치아키는 절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점점 관심을 끊기 시작했다. 물론 자신의 누나의 말은 이해가 가고 가족들의 알게 모르게 바라는 무언가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소년은 다른 집의 아이들 못지 않게 상당히 사랑받고 자란 아이니까. 막내라는 이유로 챙겨주는 이도 많았고 달콤한 것도 괜히 더 먹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소년은 자신이 받은 사랑에 대해 의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자신의 누나 역시 자신을 사랑하고 있기에 쭉 함께 있었으면 해서 자신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허나 그럼에도 그런 사랑에 의미가 있을까. 라는 것이 치아키의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사랑에 크게 관심을 두지 말자. 물론 자신의 심장이 뛸 정도의 이가 나타난다면 제 결심이 흔들릴지도 모르나 지금 당장은 연애라는 것에 신경을 쓰지 말자. 크게 관심을 두지 말자. 어린 소년이 내놓은 회피법이었다. 정확히는 소년은 두려웠다. 인연의 신의 손자로 태어나 인연에 대해 정말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가 모두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허나 배드엔딩도 만만치 않았고 정말로 끔찍한 비극으로 끝난 일도 상당히 많았다. 그렇다면 자신은 자신의 그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끝낼 수 있을까. 그런 불안감을 절로 품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이도 한순간의 실수, 그리고 누군가의 배신으로 처참한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는데 자신이라고 그러지 말란 법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여러모로 너무나 어려운 분야였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도 알 수 없는 영역에 굳이 발을 들이밀고 싶지 않다는 이유도 있었으나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을 신으로 만들기 위해서, 혹은 자신의 행복을 바란다는 이유로, 또한 자신이 키즈나히메의 손자라는 이유 등으로 '사랑' 아닌 '사랑'이 다가오지 말란 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은 인연의 신의 손자였다. 당연히 치아키는 키즈나히메의 귀여움과 사랑도 정말로 많이 받았다. 그렇다면 그 사랑 중에서 자신에게 좋은 인연을 맺어주려고 하는 일이 있지 않을까. 그런 의구심을 품은 적이 있었고 지금도 그는 그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자신에게 사랑이 찾아온다고 한들, 자신을 좋아한다는 이가 나온다고 한들 그것은 정말로 순수한 좋아함일까. 아니. 꼭 키즈나히메의 경우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자신이 키즈나히메의 손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키즈나히메와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서 자신을 혼인의식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이도 분명히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고위신이 되고, 키즈나히메의 일족이 된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그런 신이 나타나지 말란 법은 없었다. 당연히 치아키는 모든 것을 의심하는 의심암귀 상태에 빠질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키즈나히메의 손자로 태어난 자기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한탄할 생각도 없었다. 자신은 단 한 번도 키즈나히메의 손자로 태어난 것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거나 한 적이 없었기에 더더욱. 허나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만 했다. 자신은 절대 평범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기왕 사랑을 한다고 한다면 그런 것과는 관계없는 정말로 순수하고 아무런 배경없이 자신을 좋아해주는 이와 사랑을 나누고 싶었다. 허나 자신의 배경이 그것을 허락할리 없었다. 자신이 인간인 이상, 자신이 키즈나히메의 손자로 태어난 이상, 그리고 거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살 수 없는 이상.
"그것도 그거지만 역시 재밌게 사는 것이 더 좋으니까. 괜히 무게감 키우지 말고 가볍게, 그리고 가늘고 길게. 역시 그게 좋아."
그냥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 어쩌면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길이 아닐까. 소년은 생각했다. 그렇기에 소년은 오늘도 가벼운 분위기로 모든 것에 임했다. 대충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너무 무게감 있지 않게. 진지한 분위기는 잡으나 그 공기가 너무 무겁지 않게. 허나 그렇다고 너무 경박하지도 않게.
사랑이라는 것에 살며시 눈을 돌리며 소년은 다른 즐거움을 추구했다.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었기에. 무엇보다 더 깊게 생각한다고 답이 나올리가 없었기에.
"그럼 뭘 해볼까. 오늘은. 올 한 해가 정말로 즐거운 한 해로 모두에게 남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피식 웃으면서 소년은 자리에 앉아 학생회 수첩을 꺼내서 스케쥴을 정리했다. 이 시간에 이렇게 이렇게 해볼까. 아니면 저렇게 해볼까. 사랑이라는 것에 오늘도 신경을 끄며, 애써 모르는 척 눈을 돌리고, 자신이랑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으며.
>>0 사실 점수를 모으는 데엔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그야 제시한 상품들이 전혀 마음에 안 든다— 여태껏 차곡차곡 쌓아둔 걸 눈으로 확인하니 이거, 의외로 오기가 생긴다! 혜택 자체에는 불만이 많지만 어쩐지 구매자의 호승심을 자극하는 백화점 VIP 실적 같은 메커니즘이다. 오로지 우연에 의지한 채 종이를 찾았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발자취 닿는 곳마다 투쟁의 불꽃이 마구 튀는 눈길로 구석구석 훑고 있다. 어디 있는 거냐! 나의 50점짜리 QR코드지야—!!
>>416 아 잠깐 생각해보니까 그렇네??? 꺄아악 사에쟝 미안해 내가 잘못햇ㅅ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 그.. 러게...? 근데 얘 이런 생존게임 같은 거 하면 제일 먼저 치사해질 타입이라 비매너행위 하고 죽는 엑스트라 1정도 될듯...() 암튼 그러니까 사에가 츄리닝 입어준다고요? 감사합니다 ㅎㅎ
어... 시트에 따로 적어놓진 않았지만 MZ한 편... 한국에서도 심심할 때마다 인세에서 지내서 그냥 평범한 10~20대 젊은이들처럼 놀았어. 저~번에 사에주가 영어실력은 어떻냐 물어봤었지?? MZ하기 때문에 팝송이나 케이팝 같은 걸 자주 듣는데, 그거랑 영어실력은 별개이긴 해... 실력을 비유하자면 정규교육 받아서 아주 기본적인 건 알지만 잘하지는 않는 정도? 발음 같은 건 노래 부를 때 외워서 그럭저럭 괜찮지만 스피킹은 잘 못합니다... 이 아저씨도 어쩔 수 없는 영어 싫어 한국인이라
>>434 제.. 제가요?? 제가 그런 귀중한 정보를 물엇다고라 (갑자기 박수갈채 받은 지현우짤) 프리 토킹은 잘 못하지만 발음은 쏘 쿨한 도깨비님 메..모.. 안 그래도 린이 엠지하다는 묘사는 진작 캐치하고 있었다구 👍🏻 그렇다면 질문 린은 핸드폰이나 무선 이어폰은 어떤 브랜드로 사용하나요!!
>>437 ㅋㅋㅋㅋㅋㅋㅋㅋㅋ몇주 전에 잡담하다가 나온 말이었는데 나도 답변 하려다가 까먹어서 이제 대답했어...() 아차차 발음도 노래 부를 때만 한정이고 프리토킹 시작하면 평범하게 코리안 잉글리쉬야◠‿◠ 발음으로 도발하면 '야 이놈들아 한국인이 영어 못하는 건 당연하지 너거 양놈들도 한국말 못하지 않느냐~!!!!'모드 켜지십니다... 브랜드는 확신의 삼성! 애국심은 아니고 그냥 스마트폰 처음 샀을 때부터 삼성만 써서 그게 편하대~
자캐가_사투리를_쓴다면_어느지역_사투리를_쓰는가 에도벤 중에서도 야마노테어를 구사합니다~!! 정석적인 표준어에 근접한 언어를 쓰고 있어. 한국으로 치면 서울 사투리(~했구, 애기, 삼춘 등등)를 전혀 쓰지 않는 서울 사람 같은 느낌… 물론 대본이 있는 아나운서가 아니라 인간이다 보니... 구어적 표현은 섞어 쓰겠지만 대체로 정제된 말투야.
자캐는_1분_30초_안에_머랭을_칠_수_있는가 힘캐라서 가능은 한데 결과물은 오버휩이라 어쨌든 망할 것 같아요 ㄱ- 왜냐 그것이 요리치니까(?)
>>443 상당히 쿨하게 코피를 대처하는군요! 하지만 일반적이기도 하지요! 아무튼 말투는 정제된.. 그러니까 정석적인 표준어! 음. 아나운서 급은 아니라고 했지만 그래도 아나운서 톤을 생각하면 되는 것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 아닛. 그, 그래도 머랭을 칠 수 있는 것이 어디인가요!! 그 정도의 힘이 있다는 것이 중요한거지!
>>438 힘들 때 사람보다 인터넷이랑 유튜브를 찾는다니 어떻게 이런 비극이~!!!!! 얼른 미카한테 믿을 수 있는 친구가 많이 생겨야 해...ᵒ̴̶̷̥́ ·̫ ᵒ̴̶̷̣̥̀ 어렸을 때부터 동물 좋아했다고 생각하니까 귀엽다... 미카는 그래서 지금까지 동물 키워본 경험은 없는 거야??🤔
>>43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이 사람이~!!!!!! 쓰읍 이거 하면 사에 썰도 주는거다???( ¤̴̶̷̤́ ‧̫̮ ¤̴̶̷̤̀ )
166 지금_이_순간_자캐는_뭘_하고_있을까 어... 배벅벅 긁으면서 유튜브 보고 있대~∠( ᐛ 」∠)_
278 자캐가_가장_크게_혼난_건_언제인가 음~ 어리고 젊어서 한창 사고 치고 다녔을 시절에 큰 사고 한 번 냈다가 고위신들한테 혼난 경험 정도? 그것 외에는 이 아저씨를 혼낼 주변인이 딱히 없었다...!
126 자캐의_건강도를_0부터_10까지로_나타낸다면 너무 과하게 건강해서 기준치 초과해 버렸답니다~ ◠‿◠
>>441 인형을 똑같이 만들다니 치아키는 재봉 장인인 것인가…!! 인형 뽑기 못하는 캐가 얼결에 월척 낚는 거 상상하니까 귀여운데 방심하다가 어쩐지 제일 비싼 거 뽑아버린 치아키 보고 싶어졌어(?)
>>442 아니 토킹에 돌입하면 갑자기 콩글리쉬 되냐고 귀엽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ㅜㅜ 그건… 반박할 수 없구나.. 그러게 양놈들아 너네도 외국어 못하는 건 마찬가지지 않느냐 ✊🏻 (⬅️ 주먹 우는 중) 역시 갤럭시구나 설마 아저씨라 쿼티 자판 아니고 천지인..은 너무 나갓나 그래도 엠지신님이니까 쿼티 쓰겟..지?! 뭔가 플립보다는 폴드 쓸 것 같은 관상인데 적폐인가요(?)
>>444 뭔가 일상 생활 하면서 아나운서 말투 쓰는 거 생각하니까 웃기긴 한데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억양이나 톤도 그렇지만 표준대사전에 나올 것 같은 어휘들을 쓴다고 보면 돼(?) 아니 이걸 머랭을 쳤다고 볼 수 있는 거야?!? 과연 치아키는 제한 시간 내에 칠 수 잇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448 배 벅벅 ㅋㅋㅋㅋㅋㅋ 지금 린이랑 나랑 동화된 것 같은데 어어(티샤쓰 내림) 젠장 건강 수치가 맥스를 넘었다니 이건 진심으로 부럽군요… 무슨 사고 쳤는지 엄청나게 궁금한데 나중에 풀어주는 건가!!! 린의 젊은 시절이면 신라 때인가요 아니면 조선 시대도 젊었을 때로 쳐주나요(?)
>>441 오너인 나는 슬슬 10대 문화랑은 멀어지고 있지만 암튼 아저씨는 잘 알 거야~ ( •̀∀•́ )✧👍🏻 자고로 한국에 인형뽑기가 유행했던 시절... 학생들이 인형을 달고 다니는 건 숙련된 사냥꾼의 증표라는 말이 나돌았었지~
>>443 헤엑 사에씨 코피따위에 엄살도 부리지 않는다니 쿨하고 멋져...( ¤̴̶̷̤́ ‧̫̮ ¤̴̶̷̤̀ ) 표준어에 무척 가까운 어투... 지역설정이 구체적이라서 뭔가 멋있어보여 사에주 잘알이야...? ㅋㅋㅋㅋㅋㅋㅋ힘캐라서 머랭을 힘으로 조져버린 거냐구ㅋㅋㅋㅋㅋㅋㅋ
>>449 솔직히 영어 모국어인 사람들이 외국어 어렵다고 툴툴거리면 내 안의 뚝배기가 펄펄 끓는다고~!!!!(?) ㅋㅋㅋㅋㅋ너무하잖아~!!! 근데 쿼티도 손이 큰 편이라 좀 불편해서 그냥 키보드 어플 다운받아서 쓸 것 같고?🤔 어어... 폴더블 폰은 내구성이나 화면 구겨짐 같은 문제가 많다고 해서 안 쓰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도 몰름!!
>>0 미야나기는 위기에 빠졌다! 야구로 치면 원 스트라이크, 쓰리 볼—폭탄은 스트라이크, 미미한 점수는 볼로 카운트했다—의 접전 상황에서 무려 병살을 까버리는 초대형 사고를 터뜨리고 만 것이다! 이대로 오늘 경기의 패귀가 되어버리고 마는 걸까요, 분발해야 합니다······. 지금 50점을 딱 까서 얼른 이 위기를 벗어나야 해요! 오타니 씨, 나에게 용기를 줘.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쥔 손을 다른 손으로 감싸쥐었다.
>>452 흠흠... 아마 웃긴 쇼츠 몇 개 보고 있지 않을까?? 이 아저씨 긴 영상 보는 것도 금방 질리지 않을까 싶고...🤔
>>454 ㅋ ㅋㅋㅋㅋㅋㅋㄲㅋㅋㅋㅋ짤ㅋㅋㅋㅋㅋㄲㅋㅋㅋ 응응 책임질 수 없어서 안 키우는 건 좋은 자세야~ 만약에 사정이 괜찮다면 키울 마음이 생기기도 하려나? 와아 지금 같이 배 벅벅 긁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동질감들고 좋네...😊 ㅋㅋㅋㅋㅋ이 이번에는 아저씨 아무 잘못 안 했어 혼내지 마!!(?)
>>455 어어... 그냥 대략 이런 설정이 있다~ 정도라서 자세한 건 없어 우히히...👀 그냥 야사나 기담으로 기록될 법한 일을 했다~ 정도? 어느 지역에 귀신으로 인한 천재지변이 일어났다거나 하룻밤 사이 중요한 건물이 사라지더니 건물째로 산중턱에 박혀서 발견됐다거나~ 하는 믿지 못할 이야기 같은 거?🤔
>>457 ㅋㅋㅋㅋㅋㅋ짭 사냥꾼이냐구~ㅋㅋㅋㅋㅋㅋㅋㅋ크거엽다 그치만 수공예도 본인 재주니까 인정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123 자캐의_습관 웃는 것도 부끄러워해서 웃을 때 손으로 입을 가리는 습관이 있어. ☺️ 웃음이 나면 웃음소리 안 내게 조심하면서 두손으로 입가를 가리고서 웃어. 손 못쓰게 하면 뒤돌아버린다! 😉
272 자캐는_호감_있는_사람에게_적극적으로_다가간다_vs_주위만_서성인다 주위만 서성인다. 어떤 호감이든 서성이는 편. 말도 제대로 못 하는데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말했다가 무슨 말들을 할 줄 알고..... 😇
45 자캐는_아플_때_간호해달라고_한다_vs_혼자_알아서_간호한다 혼자 알아서....... 인데 하네가 아프면 가족들 중 누구든 하나라도 바로 달려올 것 같아서 정작 혼자 아팠던 적은 없었을 것 같아. 🤔 하네가 직접 아프다고 말하진 않지만 갑자기 연락도 잘 안 되고 소원을 빙자한 안부인사도 안 들리고 그러면....... 바로 집 가는거지. 🧐
>>474 동물을 키우거나 한 적은 없고 신사에 가끔 찾아오는 길고양이나 강아지가 있으면 먹이를 줄 때는 있어요. 하지만 딱히 기르거나 한 적은 없답니다!
>>475 그렇다면 앞으로 일상을 할 때 그 버릇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를 잘 봐야! 그리고...ㅋㅋㅋㅋㅋ 아앗. 저런 모습이 나오는지도 잘 봐야겠어요! 과연! 어떠려나! 어! ......왜 혼자 알아서..(눈물) 흑흑. 가족들아! 빨리 가서 하네를 도와줘!! 어서!! 8ㅅ8
아무튼 저렇게 부른다고 한다면 누구냐에 따라서 다를 것 같지만 일단 친한 친구가 그러면 피식 웃으면서 하이! 챠키데스~ 하면서 분위기를 맞춰줄 것 같고 잘 모르는 이가 부르면 뭐지? 얘는? 대체 뭐인거지? 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가만히 바라볼 것 같아요. 하네가 만약에 부른다고 한다면 "그럼 나도 하네하네쨩이라고 불러도 되겠지?" 라고 피식 웃으면서 적당히 장난스럽게 넘길 것 같네요. 물론 하네가 그렇게 부를 일은 없겠지!
쥰주 쫀밤 보내고 하네주 어서 와~~~!! 일상은... 이제 할 일 얼추 다 끝내놔서 가능은 하겟지만 과연 이 시간에 돌아갈까요...?? 일단 팻말만 꽂아두기... 🪧
>>475 젠장 부끄러워서 입 가리고 웃는 거 넘 모에하자나 하네탸 이 귀여운 미소녀야......🫠🫠 차마 못 다가가서 주위만 맴도는 것도 젯타 카와이 ㅜㅜㅜㅜㅜ 하네탸가 말 걸어주는 거 업계 포상인데 왜 두려워하는 거죠...!!!! 흑흑 연락 두절되면 곧바로 온가족 총출동하는 거 정말 러블리해... 하지만 그것 참 질투가 나는구나 일빠로 하네에게 달려가는 건 나야!!!(?)
>>475 쓰으읍 어떻게든 하네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는 못된 마음이 샘솟지만 가라앉히기... 하네가 웃는 얼굴도 편안하게 드러내는 날이 언젠가는 왔으면 좋겠어😊 아 아니 하네가 아프면 그래 당장 달려가야지~!!~!~!!! 오늘도 이 가족은 참 따뜻하다고 느끼면서도... 기도 여부로 연락 비슷한 걸 할 수 있다니 신은 통신 기능탑재됐구나 편하겠다 하는 생각이(?)
>>477 그렇군요....(메모)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ㄲㅋㅋㅋ챠키데스ㅋㅋㅋㄲㅋㅋㅋ 아 학생회장님 깜찍해~!!!!
>>477 일상에서 웃을 일................... 🤔 하네가 웃으려고 할 지 모르겠다—! 아직은 소꿉친구인 리오 부탁에 조금 웃은 게 전부라서....... 😇 뭐든 힘내볼게—! 🤗 가족들은 후다닥 올테니 걱정마. 신이란 건 편리하구나........
친한 친구면 받아주는구나............... 빨리 치아키의 친한 친구들아, 챠키라고 부르고 다녀줘........ 귀엽잖아—! 안 친한 사이라면 그게 보통이지. ☺️ 하네하네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받아치는 센스가 엄청난 챠키 군. 아무나 가미즈나고교의 장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오늘도 견고히 합니다........
>>478 사에주 안녕, 좋은 밤이야. 나도.............. 사에 만나고 싶어............. 🥹 이렇게 서술로 보니까 그렇지, 실제로 보면 입 가리고서 눈만 깜빡거리는 ‘저게 뭐라는 거지?’ 뿐일텐데—! 하네는 말 곱게 안 하니까 모난 말 할까봐 안 된대. 🤗 신들과 사에주의 달리기 시합이다—! 난 그동안 사에 옆에서 슈크림 마카롱 딸기쇼트케이크 크레이프 푸딩 젤라또 티라미수 등을 대접하고 있을게. 😊
적어도 여기까지는 아리아를 빙자한 의미모를 노래를 부를 생각인지 치아키는 나름 품위있게 스탭을 밟으면서 춤을 추고 있었다. 하지만 당연히 잡다한 것이 섞여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무슨 종류인지는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튼 나름 품위있게 스탭을 밟으면서 그는 3-B반 교실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네~~"
"여기에 또~~" "여기에 또오~~" "여기에 또오오오~~~"
이어 그는 창문에 교묘하게 꽂아둔 QR코드지를 뽑아낸 후에 핸드폰을 꺼내 360도 턴을 돈 후에 괜히 핸드폰을 잡은 손을 높게 들고 QR코드지는 낮게 들면서 인식을 시키려고 했다.
>>488 하… 하네탸와의 일상 <예약>.(?) 하지만 말투 대신 얼굴이 고우니까 그걸로 OK 아닐까요? 하네의 모진 말 오히려 좋아 행복해…(안됨) ㅋㅋㅋㅋㅋㅋ젠장 사에 그거 다 먹으면 그날 스몰 점프 1000개 뛰어야 돼 🙃 하지만 그건 내가 아니니 알 바 아님 사에는 점프나 하고 잇어.. 나는 하네의 집까지 ‘초전력질주’다—.
>>490 아니 린탸의 술주정이라니?!? 그거 참 귀하군요 이 영광을 내가 가져가도 되는 걸까…(?) 아무튼 어느 쪽이 선레 쓰든 자연스러울 것 같은데 어케 하까!!! 역시 다이스인가 🎲
>>479 미카의 웃음을 본다면 백화되어 한낱 참치는 이곳이 천국인지 극락인지 신계인지 구분할 수 없을텐데—!!! 하네한테 그 용기를 줄테니까 미카가 그..... 츄귀여워서미안 챌린지 하는 것 선입금해주시길 바랍니다. 🤗
>>480 그게 내 목표이기도 해—! 하네가 성장하는게 목표니까. ☺️ 청춘이라면 역시 푸른 나뭇잎 그늘 사이로 밝게 비추는 햇살이 반짝이는데 하늘은 맑고 구름은 몽실몽실한데 그런 풍경 속에서 교복입고 웃고 있는 모습 아니냐고— 다들 웃어라 이 청춘들아—!!!! 🥰 통신 기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그거야, 하네가 매일 밤 소원을 비니까 그게 하루라도 안 오면 무슨 일이지—!!! 하는 것 뿐이야. 통신 기능...... 있으면 진짜 좋겠다........ 😊
요이카주 안녕, 어서 와. 좋은 밤이야. 사야카주도 안녕, 좋은 밤! 🤗
앓이에 시트 서술을 응용한 센스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하네를 귀여워해주어서 오늘도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도 미카랑 하네랑 서로가 서로를 ‘상냥한 사람이야.....’ 하고 있는 점 매우 울고 매우 웃었어..... 😊 선물도 받다니 하네 이 가스나 절이라도 올려라............. 사탕은 하네가 정말 받은 거였다면 열심히 잘 먹었을 거야. 연두색 포장지라면 반가워했을 거래.
달이 교교한 빛 흩뿌리니 하늘이 파아랗게 번쩍이는 듯하다. ……라고 말하기엔 오늘은 그믐이라 그저 침침할 뿐이다. 잔뜩 기대하며 하늘을 올려다 본 그는 쳇, 혀를 차며 창턱을 짚고 밖을 멀리 내다보았다. 달빛 운운하며 평소엔 없던 청승 찾는 까닭은 이제부터 할 행동의 마땅하고 정당한 사유를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벚꽃이 만개한 시기는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채 다 떨어지지 못한 꽃잎들이 하늘에 날리고 있다. 꽃향기 여전히 만연하고 정경 고요하기는 마찬가지이니, 내리는 꽃눈이 검푸른 하늘에 아롱아롱 흩날려 달콤한 흥취를 그려낸다. 초저녁, 찬란한 봄날의 아름다움을 온 몸으로 맞던 그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오늘 같은 날에는 풍경 보며 마시는 술만한 즐거움이 달리 없는데 말이다……. 이러저러한 싸구려 물건부터 깊이 모시고 숨겨둔 명주의 이름들 줄줄이 머리에 떠오른다. 사실은 다 집어치우고 싸구려 맥주라도 좋으니 일단 술이나 퍼 마시고 싶다는 것이 본마음이다. 쓰읍, 그러니까 한 잔만 마시면 기분도 좋고 딱일 것 같은데.
……그래서 결국 못 참았다. 젠장, 입학해서 지금까지 오래 참았다. 이만하면 포상의 의미로 마셔줘도 된다! 따악 한 잔만 마시면 되는 것 아닌가! 딱 한 잔! 맛만 볼 거라고! 술꾼이 하는 말은 믿어서 좋을 일 없다지만, 그는 진실로 혀에 술 닿기 전까지만 해도 한 잔만 마시고 깔끔하게 치우려 했었다. 그러나 그가 간과한 사항이 둘 있었으니. 첫째는 중독성 행위를 오래 참다 다시 시작한 때가 가장 자제력을 잃기 쉬운 때라는 사실이고, 둘째는 금주를 오래 안 했더라도 비량은 본래부터 참을성이 없는 신이라는 점이다. 생전 해 본 적 없었던 오랜 금주와 처음부터 쥐꼬리만했던 자제력이 합쳐져 그렇게 술내 나는 비극의 서막이 오르고 말았다.
"한 잔만 할 거래도? 양푼에 넣어서 마셔도 잔으로 치면 한 잔 아니냐…!" 중얼중얼, 기어이 터진 음주 욕구로 미쳐버린 도깨비는 합리화하면서 병 하나를 '한 잔'에 통째로 때려 부어넣고, 어라, 아직 안 취했는데 그럼 두 잔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두 병을 목구멍에 붓고, 세 병과 네 병 째를 섞고, 또 네 병이 다섯 병이 되고……. 그리하여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져 지금에 이르고 만다. 바로 잔뜩 상기되어서는 집구석에 못 박혀 있겠다며 밖으로 튀어나온 주정뱅이! 게다가 딱 봐도 탱탱하기 짝이 없는 외관으로 술냄새 풍기며 싸돌아다니고 있다! 제 모습이 객관적으로 어찌 비칠지 가늠할 정신머리도 없어진 상태다. 헤롱헤롱 들떠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고, 실쭉거리며 이쪽저쪽 걸음도 요란하다. 그러다 기어이 제 발에 걸려 픽 쓰러지고 만다. 그는 중력과 관성에 저항하지 않고 옆으로 데굴데굴 굴러 버렸다. 구를 만큼 굴러 회전이 멈추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시선을 위로 하자 절묘하게도 하늘을 올려다보는 각도로 눕게 되었다. 누운 김에 올려다 보는 밤하늘이며 밤 벚꽃이 차암 예쁘게도 보인다. 몸 더운 와중에 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냉기 시원하여 기분 좋으니 이대로 여기에 살까도 싶고…… 아아… 하늘에 별도 밝구먼. 별? 별…….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별빛이 물들은 밤같이 까만 눈동자……. 주둥이에 술 들어가니 평소에는 모르던 세상의 아름다움이 눈에 보이는가 본데, 그도 여느 주정뱅이처럼 취한 채로는 퍽 감상적인 개소리를 해대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넘어진 김에 그 자리에 퍼질고 누운 평범한 취객밖에 못 된다.
"나를 묶고 가둔다면 뱃길 따라 이백리~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하아으아─"
게다가 한술 더 떠서 웬 외국어로 이상한 노래까지 불러제끼고 있다! 잔디밭 위에 자리도 없이 맨몸으로 드러누워 뻗은, 술냄새 풀풀 풍기며 괴상한 노래 불러 대는 미성년자…… 이미 당장 신고해도 이상하지 않을 최악의 상태다. 아무나 와줬으면 좋겠다. 누군가, 이 망측한 망신살을 막아줄 상식인이 필요하다!
쥐 한 마리 꿀떡 삼킨다는 걸 보아하니 자신과 같이 짐승형 신님이 아니실까 싶다. 놈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반응을 질질 끌었다. 식사가 즐겁지 않다는 건 아무래도 인간으로서 살아온 경험이 적고, 또 평소적에도 드물지 않게 짐승의 모습을 즐겨했다는 것일까. 이보다 더 가면 자칫 음침해질 수 있으니 놈 반듯한 웃음과 함께 적절한 반응을 해주더랬다.
"내 본능 역시 날 것을 먹는 식습관인지라 가끔은 핏물 뚝뚝 덜어지는 고기를 즐기기도 한답니다. 바사시(馬刺し)라고 하지요?"
언제 한 번 같이 가봐야겠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는 태도가 가볍고 자연스럽다. 원채 한량처럼 할 일 없이 돌아다니는 게 놈의 일과이니 약속 잡기 쉽다는 것도 한 몫했지만 미식하지 못하는 이 신에게 오지랖 한 번 부려보겠다는 마음도 없잖이 있었다. 바사시라! 값이야 나가겠다만야 놈은 어차피 돈 좀 버는 직업이 있다.
본래 지켜보는 것은 미유키의 일이고, 먹는 건 놈의 일인데 인간세상에 왔다고 상황이 이렇게 뒤바뀐다. 두 신의 성질이 비슷하니 어려운 일은 아니다. 턱 소리나게 도시락을 닫은 놈이 관절에 기름칠한듯 부드럽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꽃님께서 인간들 구경하는데 방해가 될테니 이 신놈은 이제 사라져볼랍니다."
하며 케이레이敬礼. 이것 참 공손한 작별이 아닐 수가 없다. 천천히 등을 돌려 떠나는 녀석의 등을 꽃잎들이 뒤따르니 흐드러짐 없어도 아지랑이처럼 흔들리다 사라지더랬다.
아~ 역시 풍요와 복을 부르는 도깨비님! 이런 일쯤은 힘 안 쓰고도 성공하죠? 점수가 대박이 났더니 자연히 어깨가 아주 백두대간만큼 높이 치솟는다. -30점이 두 번이나 나와서 온갖 기행을 해가며 점수를 복구했던 일은 이미 싹 잊은 모양이다.
"얘들아! 나 지금 뭔가 달라 보이지 않아? 그래, 꼭 50점을 연달아 맞아서 100점을 넘은 사람처럼 뭔가 신수가 훤하지 않아? 약간 점수 많은 사람의 아우라? 같은 게 느껴지고? 점수 재벌?같지?" "네? 왜 그런 눈으로 보시죠? 내가 마침 50점을 얻어서 총점 105점이 된 운빨천재 남궁 린 씨인데 뭔가 문제라도 있으신지?" "쿠로다 씨는 남아도는 점수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를 때 있어? 없구나…… 저런."
옛일 잊었다 못해 보이는 사람마다 붙잡고 자기 자랑 늘어놓고 있다. 한동안 죽여 놓고 있었던 자신감 과잉 또 나왔다. 우쭐한 기세로 복도를 위풍당당하게 걷다 또 하나 발견!
전부 틀린 이름인 모양이에요! 맞는 이름이었더라면 니노미야 씨가 아무리 전학생이라고 해도 들어본 적 있는 이름 같단 반응을 보였을테니까요. 하지만 전혀 모르겠단 듯이 처음 들었단 듯이 고개를 갸우뚱 기울입니다. 쿠로사와 씨에게 마음 속으로나마 이름을 틀려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보내요. 그나저나, 이러다가 선생님의 말씀을 전하질 못 하면 어떡하나 고민해요. 쿠로사와 씨를 찾다가 오늘 하루가 다 가버리면 안 될텐데요! 심부름을 끝내야 합니다.
“쿠로사와.........”
일본의 인명은 조금 어렵습니다. 제 성씨만 보아도 한자의 나열은 작은 새가 논다는 뜻이지만, 소리내 읽기는 매가 없다는 뜻으로 읽어요. 매가 없어서 작은 새가 놀 수 있다는 거에요. 그러니 한자만 보고 읽으면 이름과는 다른 소리를 낼 수 있어서, 쿠로사와라고 읽힐 것 같지 않은 이름도 그럴 수 있단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히라가나로 발음을 달아둡니다. 출석부를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짚어 내려가며 읽어요.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쿠로사와 씨가 한 명 뿐인 건 둘째치고요, 니노미야 씨가 없습니다. 찾지 못했어요. 고개를 갸웃입니다. 전학생이라고 아직 이름이 올라가지 않은 걸까요? 그럼 여태 출석도 못 했을텐데요!
“...누구세요?”
눈 앞의 이 학생은 B반의 학생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해요. 사람이 아닌 건 아닐까 하고요.
“학교에 외부인은 출입 금지입니다.”
사람이 아닌 존재들은 많이 봤으니까요, 어떤 신이 그런 장난을 치는 중인지도 몰라요. 저한테만 보인다던지요. 조심조심 손가락을 뻗어봅니다. 니노미야 씨의 팔뚝 쯤을 콕 손가락으로 눌러 보려 합니다. 손가락이 투명하게 통과해버릴 지도 몰라요.
미야나기는 절대 밤늦은 시간에 밖을 나서는 법이 없다. 깊은 밤거리의 불확실한 치안도 고려했겠으나 우선 수업을 끝낸 후 바로 잠들 준비를 하는 게 학습되어 굳어져있었으며, 필요할 만한 것들은 차질이 없도록 항상 단단히 구비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금 그녀는 어스름한 달빛이 차게 흐르는 길거리를 두 발로 딛고 위태롭게 서있다. 이제 막 넘어가려는 4월의 중순을 겨우 붙잡고, 남은 손으로 천천히 남은 봄바람의 흔적을 되짚는 희미한 계절이다. 다 저물어거는 벚나무에 간신히 매달린 채 힘없이 날리는 간헐적인 꽃잎들을 뒤로 하고서 그녀는 좀 창백하게 보였다. 때마침 운좋게 잠긴 그믐 덕에 표정이 보이지 않는 것에 안도하며. 물론 시간을 아주 오래 끌 마음은 없다! 밤 그림자는 그녀가 생각을 정리하는 걸 이내 다 마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주지 않고, 기껏 물렁하게 만들어놓은 장요근은 더더욱 인내심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얼른 돌아가서 몸을 마저 풀어놓지 않으면 오늘 루틴은 완벽하게 망쳐질 테지. 하지만 계획이란 것은 대체로 아무 소용이 없곤 하다. 어느 극에서 노래했던 것처럼, 그저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한 가지만이 확실할 뿐이다. ······이걸 참, 어떻게 해야 하나. 고요한 가운데 누군가가 참 요란히도 뒹구는 소리와, 이어서 귀를 찔러대는 웬 낯선 언어로 된 흥얼거림에 보통 때와 같았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조용히 자리를 피했겠으나 이건 예상치 못했다. 눈도 안 마주치려고 노력하며 적당히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려 했던 미야나기는 실낱 같은 달빛 속에서 무언가를 파악하고서 잠깐 동안 연쇄적인 고민에 빠진다. 이 취객은 어쩐지 실루엣이 낯익군. 얼마 전에 느닷없이 나타나서 친절한 11점을 넘겨준 사람 같기도 하고. 어라, 목소리도 그렇고 역시 그 기인이 맞는 듯했다. 그럼 고등학생? 아하, 고등학생이 술에 취해서 노래를 부르고 있네! 미야나기는 손가락을 튕기며 반가워하다 말고, 순식간에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고, 고등학생이 술에 취해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녀는 불량 학생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에 급히 발걸음을 돌리려 했으나, 그마저도 차마 얼마 가지 못해 멈칫거려야 했다. 같은 학교에 학생됨으로서 길거리에 누워있는 걸 보고도 못 본 척 지나갈 수가 없었다! 일단 머리맡에 쭈그려 앉아 급한 대로 어깨를 톡톡 건드린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CPR이라도 실행하는 듯한 자세와 경건함이다.
“저기, 저기요. 여보세요. 괜찮아요? 정신 들어요?”
잠깐, 근데 이 사람 외국인인가? 영어로 말해야 되나! 그러나 멍청한 생각은 짧게 이어지다 말고 끊어진다. 그야 바로 며칠 전에 일본어로 대화했었지 않은가. 적어도 기본적인 회화 정도는 당연히 통할 거다. 코끝에 물씬 풍기는 알콜 냄새에, 어두운 달을 등지고서 그녀는 울상지었다.
넘어져서 몇 바퀴를 구른 것치곤 그의 몰골은 어디 하나 긁힌 데 없이 풀만 붙어서 말끔했다. 신이라는 족속들은 몹시도 불공평한 존재라, 이렇게 데굴데굴 구르고 벌레 많은 풀밭에 누워도 위생 걱정 없이 말짱할 수도 있다. 정작 그 당사자는 그것이 얼마나 이로운지도 모르고, 제게 도움 주려는 사람이 얼마나 심각한 마음 먹었는지도 모르고 태평하게 선곡을 바꾸고나 있다.
"Cause I know what you like boy─ You're my chemical hype boy…… 으응?"
그래도 눈만큼은 말똥말똥하게 뜨고 있었으니 가까이에 와서 건드리는 사람을 못 알아볼 정도는 아니었나 보다. 그는 웬 여자아이가 나타나 제 눈앞에 얼쩡거리자 인상을 팍 쓰고 곰곰한 장고에 빠진다. 뭬냐, 그러니까 이 여자애 어딘가 낯이 익은데…… 알코올에 찌든 머리가 흐느적흐느적 열심히 회전을 하고. "아아─!" 그는 별안간 탄성을 외치며 벌떡, 단번에 몸 일으켜 아는 체를 했다. 손으로 옆을 짚지도 않고 배 힘만으로 벌떡 일어나는 게, 취객 치고는 몸은 쌩쌩하게 잘 움직여지는 모양이다. 지금껏 누워 있었던 것도 순전히 일어날 마음이 없어서 그랬던 것뿐이다.
"너 지난번 결투했던 그 아이로구나! 반갑구나, 반가워! …한데 학생이 학교에 안 있고 어인 일이냐?"
목소리가 조금 늘어지긴 해도 용케 발음이 멀쩡했다. 지나치게 멀쩡한 나머지 고등학생은 안 쓸 법한 말투가 된 데다, 얼마나 취했으면 멀쩡히 달 뜬 시간에 학교 가라는 소리를 할까 싶긴 하지만. 택시 불러줄까 하는 말은 가뿐히 무시하고 자기 할말만 하고 있다. 어떻게 보아도 부정 못 할 전형적인 취객의 행동거지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는 한쪽 손을 흐느적 뻗어 사에의 어깨를 턱 붙잡으려 했다. 일순 바람과 함께 주취가 훅 끼친다. 이런저런 술의 온갖 냄새가 뒤섞여 어느 것을 얼마나 마셨는지 가늠하기조차 힘든 향이었다.
"아차암… 것보다도 말이다. 내 널 보면 중히 할 말이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아 그렇지, 설욕전이다!"
또 한 번 미간이 좁혀지며 찡그린 얻굴이 됐다가, 이윽고 펴져서는 싱글싱글 환하게도 웃는다. 어깨에 손 뻗지 않았던 남은 손이 돌연 휙, 빠르게 앞으로 내질러진다. 주먹질이라도 할까 싶을 속도다. 다행히 그것은 상대와 그 자신의 중간쯤 허공에 척 멈추어졌다. 술꾼의 의식은 어디로 튈지 종잡기 힘들기에 난감하고, 때로는 위험하기도 하다. 맨정신으로도 그런 신인데 취해서는 오죽할까. 요즘에는 위험하기보단 주변 사람 난감하게 만드는 것으로 그쳐 망정이지, 아니었음 오늘 이미 큰일 여럿 치고도 남았다. 하여간에 주변인 난감하게 만들기에 심취한 그는 허공에 쥔 주먹 휙휙 흔들며 이렇게 주장했다.
어디 보자, 또 qr코드 있는 데가 어디 있어려나? 내가 우리 부실도 살펴봤었나? 음... 안 본 것 같은데. 그럼 생각난 김에 한 번 가봐야겠다! 이런 사고의 흐름을 거쳐 안즈는 방송댄스부실 문을 열어젖혔다. 그럼... 한 번 살펴볼까나! 아, 역시. 여기도 있네. 샅샅이 부실을 뒤진 끝에 코드를 발견한 안즈는 싱글생글 웃으며 핸드폰을 꺼냈다.
택시는커녕 구급대나 불러야 할 처지만은 면한 데에 안도해야 할까? 거리에 나뒹구는 소리를 요란히 동반했던 것과는 달리 희끄무레한 은빛 아래 그는 잘도 태평하다. 잔뜩 헝클어져 뒤집어쓴 잡풀과 허연 꽃잎이 아니었다면, 미처 고꾸러졌다는 사실조차 짐작 못 했을 것이 참 수상쩍으리만치 말짱한 모습이다.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이번에는 웬 영어 노래—평소에 K-POP을 좀 들었다면 좋을련만—까지 신나서 불러대고 있으니 그녀는 잠깐 제 선택을 후회해야 했다. 그냥 아는 척하지 말고 지나갈 걸······. 그러나 지금이라도 모르는 체 줄행랑 놓을까 싶었던 계책도 한순간이다. 자는 양 길가에 축 늘어져있다 말고 삽시에 상체를 벌떡 일으키자 놀란 숨을 작게 들이키며 얼른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그러고서 이어지는 것은 뜬구름 잡는 주정의 언어다.
“······혹시 그쪽은 아직 하교를 안 했나요?“
하다하다 이 달밤에 학생이 학교에 안 있고 뭐하냐며, 저를 도리어 무뢰한 몰이하는 게 정말 적반하장이다! 게다가 이건 또 무슨 해괴한 말투람. 지다이모노의 무사를 자처하는 이야기꾼이 무대 위에서나 쓸 법한 극적인 언투를 능청스레 쓰는 모습에 그녀는 혀를 내둘러야 했다. 아무래도 요즘 언어 교수법은 대단히 문제가 있다. 수강생이 저런 요상한 말투를 쓰고 있는데 왜 아무도 교정을 안 한 거지? 심지어 팔순 먹은 노인이 꼬마애 대하듯 하대까지 하는 투다! ······어느 돌팔이 어학원에서 수료한 건지 문득 그가 무척 걱정되는 순간이다. 제 혼자 얼굴을 찌푸렸다 폈다 하는 모습은 그녀의 눈속에 그저 험상궂게 비쳐 마른땀이 등 뒤로 차게 흐른다. 쇳내나는 밤바람에 섞여 부유하는 술내와, 동시에 어깨를 덥썩 잡는 손아귀에 미야나기는 지레 겁먹었다. “줄게요! 점수 줄게요! 그냥 제 거 다 드릴게요! 전부 가져도 돼요. 와아, 2, 22점이나 받을 수 있다, 되게 부럽다.” 움큼 쥔 손 앞에서 그녀는 제대로 울상이었다. 불량배한테 단단히 잘못 찍혀버리고 만 것이다! 하지만 신고라도 했다가는 바로 학교로 연락이 갈 테지. 아직까지 일본 사회에서 미성년자의 음주란······ 좀 적잖이 문제되는 일이지 않겠는가. 그녀는 최대한 조용히 해결하겠노라 따가운 침을 혼자 삼켰다. 태평하게 가위바위보 따위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란 말이다. 미야나기는 조금 더 용기낼 필요가 있었다.
“지금 그, 그게 문제가 아니라 당장 돌아가야 할걸요. 혹시 근처에 선생님들이라도 지나갔다간, 진짜로 망해요. 집에 혼자 갈 수는 있어요?“
제 어깨를 쥔 손아귀에 힘이나 들어갈지 의심스러웠지만 그대로 부축하듯 일으켜 세우려 노력했다. 술에 쩐 취객을 돌봐준 적이나 있어야 알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전혀 감이 안 잡혀 난감하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숙취해소제라도 먹여야 할까. 새파랗게 질린 얼굴에 맺힌 것이 몽우리져 떨어지는 달빛인지 식은땀인지 모호하다.
헤실헤실 맹하게 풀린 얼굴이 왼쪽으로 추욱 기울어진다. 힘 빠진 듯 머리가 어깨에 닿을 것처럼 늘어지다가 또 무서우리만치 빠릿하게 휙 원래대로 돌아온다. 이 취객, 대단히 날래다. 취했다고 방심해서는 안될 것 같다. 그보다도 그는 술 때문에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와중에도 본인이 최근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중요한 사실만은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학교 다니던 그 얼굴로 술 취해서 같은 학교 학생을 괴롭히기나 하고 있는데. 지금도 그렇다. 기껏 도와주려는 사람을 무시하고 시선이 저 시커먼 하늘을 향했다가, 멀리에 밝혀진 가로등 빛을 좇다가, 고개 푹 숙이고 아래쪽의 잔디 깎인 모양이나 빤히 들여다보고 있다. 그러다 별안간 번뜩 고개를 들고 폭소를 터뜨린다. 참지 못할 즐거움이 넘칠 듯 흘러내리면서도 반쯤은 찌푸리듯 하는 표정이 괴이했다. 정확히 사에가 막연하게 겁 먹은 그 순간에 터진 웃음이었다. 음귀의 체성이란 참 고약하지. 두려운 감정을 마주하자면 그것이 더할 나위 없는 환락이라도 되는 양 하릴없이 기분이 들뜨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그뿐이다. 적어도 하네와 같은 학교 다니는 아이를 괴롭히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술 취한 와중에도 제대로 박혀 있어서, 그저 웃고만 말 뿐 꿋꿋하게 헛소리 이어가고 있다.
"에이. 점수 따위 필요 없다. 나는 그냥─ 결착을 내어야겠어!"
그래, 승부! 이기고 지는 것보다는 겨루는 순간의 박진감이 더 좋다! 척 들어올린 주먹이 이리저리 갈피 못 잡고 흔들리지만 그 생각은 굳건해 보였다……만, 역시나 주정꾼답게 그런 의지도 다른 말에 금세 정신 팔려서 까먹고 말았다.
"왜애? 선생이 대수냐. 아니 망할지라……. 나는 흉하면서도 무엇보다 길하니 망할 수가 없거느을……."
적어도 말을 걸어서 주의를 돌리는 것이 효과가 아주 없지는 않은 모양이다. 혼자서 뭐가 우스운지 또 우하하 웃음 터뜨리더니─이번에는 그저 호탕하기만 한 가벼운 웃음이다─, 풀썩 주저앉아 있던 몸 비척비척 일어날 듯 말 듯하다. 의외로 순순하게 끌려가 준다. 이런 상황이 한두 번도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는 고개 돌려 이 사태에 휘말린 죄없는 피해자를 게슴츠레 쳐다보다가 한껏 진지한 낯으로 입을 열었다.
"어느 날 먹을 것을 찾아다니고 있었는데, 한 마을이 보였으므로, 다가가 살피면, 인간들이 잡은 물고기를 소금에 절이느라, 모두 바삐 움직이고 있었지, 그때 나는 절인 물고기를 창고에 저장하는 것을 보았고, 밤이 되었을 때, 몰래 창고로 들어가, 물고기를 훔쳐 먹어 배를 채웠지, 그리고 그다음 날도, 그다음의 다음 날도, 물고기를 훔쳐 먹었고, 인간들은 줄어드는 물고기에, 내 존재를 눈치챘지만, 나를 잡지는 못했지, 나는 그런 인간들을 비웃으며, 또다시 물고기를 훔쳐 먹으러 마을로 향했으나,
그 마을 어귀에 이르렀을 때, 나무 위에서 별처럼 반짝이는 두 눈을 보았지, 나는 깜짝 놀라, 먼지 일으켜가며 도망쳤으나, 카무이치카포가 그 날카로운 발톱을 겨누며, 내게 날아오니, 결국 나는 카무이치카포의 발톱에 잡히게 되었지, 카무이치카포는 노기 가득 머금은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네가 도둑이구나 하니], 나는 [절대 나는 도둑이 아니다] 부인했지, 하지만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카무이치카포가 알고 있을 게 분명했지,
그렇게 화가 난 카무이치카포는, 부리와 발톱으로 내 살을 찢었고, 이후로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게 되었지,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나면, 카무이치카포의 발톱 아래에는, 갈가리 찢긴 쥐가 죽어 있었고, 그 귀와 귀 사이에 내가 앉아있었지, 인간들에게 못된 짓을 했기 때문에, 거짓말을 했기에, 벌을 받아, 하찮은 죽음, 나쁜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지, 그러니 모든 쥐들아, 인간들에게 악행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거라, 거짓말을 하지 말거라, 하고 머리만 남은 쥐가 말하면서 죽었습니다."
소용돌이 문양 자수 놓인 목면의에 오비 두르고 좌정한 아이가 신요를 다 읊고 나면 빙그레 웃으며 제 앞에 앉은 또래를 건너다본다. 그러면 또래로 보이는 아이는 그런 샤먼을 무언가 불만족스럽다는 눈치로 바라보고 있었을까. 왜 그런 표정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지만, 모르는 것 마냥 짐짓 순진한 얼굴로 샤먼 아이가 묻는다.
"왜 그런 얼굴을 하고 계시는지?" "내가 그 녀석을 혼내준 것은 맞지만, 죽이진 않았는데."
그 도둑 쥐 녀석을 하늘에서 땅 구경 시켜주고 나서 단단히 일러주었을 뿐이니. 그 불만에 샤먼인 아이 해맑게 웃고서는 말한다.
"아, 우리 귀여우신 하나님, 하지만 이래야지만 교훈이 되는걸요?" "용서하는 것 또한 교훈이 아니더냐."
불퉁한 어조로 말하나 샤먼인 아이 얼굴에 걸린 미소는 그대로라, 한숨 길게 내쉬며 알아서 하라는 듯 손을 내젓는다.
사실 지금 이대로라면 뭘 해도 미카가 그냥 가~ 이런 식으로 나올 것 같기 때문에 뭔가 엮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미카는 지금 이벤트에 참여를 하지 않고 있기도 하고 둘이서 어딜 놀러가기도 참 애매할 것 같고... 그냥 간단하게 방과 후에 마주한다던가 그런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2학년 A반에 일이 있어서 들렸다가 미카를 발견했다던가 해서 말을 건다던가 식으로.
이벤트가 한창인 시간이지만 어느덧 이벤트도 끝날 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자신도 충분히 시간을 준 것 아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어깨를 으쓱하며 가볍게 반을 돌아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2-A에 있는 학생회 임원이 한 명 떠올라 오늘은 딱히 크게 해야 할 일이 없으니까 ㅡ물론 치아키에겐 학생회장으로서의 일이 있었다. ㅡ 오지 말고 바로 가도 좋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2-A로 들어섰다. 이미 수업이 다 끝난 후라서 그런 것일까. 꽤나 분주하지만 아직 자리에 남아 이야기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 이들을 하나하나 확인하지만 안타깝게도 임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차. 엇갈렸나.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핸드폰을 꺼낸 후에 라인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은 오지 않아도 된다고.
그렇게 메시지를 보내고 나가려는 순간, 낯익은 이의 모습이 보였다. 전에 봉사활동으로 온 아이가 아니던가. 뭔가 말을 걸어도 딴청을 피우는지, 그다지 관심이 없는지 뭔가 되게 벽이 느껴지던 아이. 인사라도 해볼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피식 웃으면서 그에게 다가갔다.
"본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보는 것 같네. 와타누키 군? 뭐하고 있니? 하교 준비중이야? 아니면 전에 내가 한 제안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중일까? 나는 얼마든지 오케이인데~"
키득키득 웃는 모습이 조금은 얄밉지 않았을까. 허나 진지한 목소리는 아닌 것으로 보아 그냥 말을 걸기 위한 명분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치아키는 미카를 빤히 바라봤다. 지금 뭐하고 있냐는 듯이.
미야나기의 칼날같이 선득한 기민함은, 때때로 너무 많은 것들을 제 의사와는 무관한 채 스스로에게 속절없이 일깨우고는 했다. 남들은 미처 보지 못한 징그럽고 불결한 것들을 가장 먼저 발견한다거나 어느 지하의 무용실에서 결코 봐서는 안 될 것—물론 헛것일 수도 있겠으나—을 보았으며, 차마 알고 싶지 않은 누군가의 속마음까지 곧잘 표정에서 읽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러한 예리함이 이 순간 다시금 그녀의 머리맡에 대고 마구 속살거리고 있었다. —이 남자아이는 절대 곁에 두고 지내서는 안 된다! 그쯤을 파악하는 데엔 굳이 날카로운 직감까지도 필요하지 않았다. 두려움에 질려 겁을 집어먹은 걸 간파하자마자 얼굴을 반짝 치켜들고서 기이한 웃음을 터뜨려대는 걸 본다면, 누구라도 유령을 마주한 기분일 거다! 이쯤되어 사실 그녀는 너무 무서워서 그냥 울어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지만 이내 그저 본인이 착각했겠거니 애써 자신을 다독였다. 만질 수 있음은 곧 실재함을 의미하니 적어도······ 귀신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가위바위보에, 유치한 결투에, 이벤트 점수에나 집착하고 술까지 만취한 귀신 따위 들어본 적도 없다! 자, 봐라. 지금도 승부니 점수니 열심히 떠들어대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단순히 귀신‘처럼’ 무서운 불량배와 엮인 것뿐이라며 찰나의 공황을 마무리짓는다. 흠! 이제 별로 안 무섭네. 그런 것 치고는 납을 맞고 호수에 추락한 학을 닮아 참 처량한 꼬락서니였지만.
“대수가 왜 아니에요! 이거 걸리면 절대 벌점 정도로 안 끝날걸요. 술을 마실 거라면 적어도 아무도 안 보는 데서 드세요.”
꼴에 훈계해대는 그녀조차 음주는 안 되노라 말리지는 않으니 모범생은 못 된다. 흉이 어쩌니 길이 어쩌니······ 뒷말은 거의 알아듣지도 못한 채 열심히 고개만 주억거린다. 이 사람, 아무래도 이상한 시대물 드라마에 푹 빠진 모양이다. 외국인인 것 같던데 드라마 보고 언어 공부한 건가? 저런, 볼 거면 좀 어지간히 평범한 드라마로 봤어야지! 안타까움에 혀를 끌끌 차다 말고 그가 온순하게 제가 이끄는 대로 끌려갈 기색을 보이자 얼른 부축을 돕는다. 차마 자신이 커버할 수 없는 큰 키가 휘청대었을 수도 있겠으나, 어차피 내일이면 죄다 잊어버릴 테지. 그럼 자신은 이제 영영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 된다. 낑낑대며 여태 꺼지지 않은 밝은 조명을 따라 힘겹게 걷다 말고 가라앉은 시선이 도로 자신을 향하자 미야나기는 한껏 굳어 긴장했해버렸다. 그러나······.
“그, 그러는 그쪽이야말로 정말 멋진 두상······ 을 갖고 계시네요.”
모르겠다! 이게 맞는 대답인 건지도 전혀 모르겠다! 살아생전 남의 두상을 칭찬하기는 또 처음이다. 그녀는 아마 편의점에 도착하기까지 거의 대뇌를 내놓은 채로 있었던 것 같다. 진땀을 빼며 자동문 앞에 멈춰서자 연신 울리는 센서벨에 내리꽂히는 직원의 이목을 침착한 척 외면하며, 곧바로 숙취해소제가 진열된 매대로 엄숙하게 걸어갔다. 초록색 병, 황금색 병, 짙은 청색 병······. 가지각색의 작은 유리병들이 화려한 설명 문구를 덧붙이며 자신을 뽐냈으나 어떤 게 좋을지 그녀가 알 턱은 없다. 겨우 읽어낼 수 있는 특징점이란 하나같이 ‘죄다 맛없어 보인다’정도. 미야나기는 조심스레 옆에 기대어 서있을 불량 청소년을 물끄럼 바라보았다.
수업이 전부 끝나고 방과후 시간이 찾아왔지만 미카는 교실을 나서지 않았다 그저 책상에 풀썩 엎드려서 무기력하게 스마트폰이나 들여다보고 있을 뿐 아직 교실을 떠나지 않은 아이들의 말소리가 시끌벅적하다 그런 와중 제게 말을 거는 누군가가 있었으니 고개를 돌려보니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 학생회장이었나
하기사 제 눈으로 봐도 딱히 뭔가를 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허나 원래 이렇게 대화라는 것이 성립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그는 태연하게, 정말로 가볍게 이야기를 하면서 두 어깨를 으쓱했다. 여긴 뭐하러 왔냐는 물음이 곧 흘러나오자 그는 쿡쿡 웃으면서 손으로 그를 가리켰다.
"뭐긴 뭐야. 중국의 삼국지 읽어본 적 있지? 거기서 삼고초려라는거 알아? 거기서도 세 번은 찾아간다는데 난 한 번밖에 얘기 안했으니까 앞으로 두 번은 더 와야지! 그래서 이렇게 왔다는 말씀! 은 물론 반 정도 장난이고~"
정말로 가볍게 장난이라는 말에 괜히 악센트를 붙이면서 그는 다시 한 번 어깨를 으쓱했다. 이어 그는 가만히 교실 안을 고개를 돌려 두리번 돌아보더니 또 다시 가벼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 살며시 근처에 있는 책상에 자신의 오른팔을 올려서 제 몸을 지탱하며. 그렇게 무게중심을 살짝 뒤로 옮겨서 조금 편하게 제 몸을 지탱한 후에 그는 말을 이었다.
"이 반에 우리 학생회 임원도 한 명 있거든. 아. 와타누키 군을 말하는 거 아니야. 여기에 있는 다른 아이. 아무튼 조금 전달사항이 있어서 찾아왔다가 와타누키 군이 우연히 보여서 말이야. 말이라도 걸까 해서 이렇게 왔지. 하핫! 이렇게 하나하나 소통하는 학생회장 찾아보기 힘들걸? 의외로 많겠지만 말이야."
다시 웃음소리를 내뱉으며 그는 제 가슴을 손으로 톡톡 친 후에 바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사탕 먹을래?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물론 이번엔 깜짝 만남이니까 서프라이즈 사탕일수도 있는데 도전해볼래? 운 테스트 할 겸 해서 말이야. 하나는 붉은색이고 또 하나는 더 붉은 색이야. 어떤게 취향이야? 아. 안 먹는다는 선택지도 있어."
"꽤 놀랐나보네? 하지만 와타누키 군. 반 정도가 장난이라는 것은 반 정도는 진심이라는거야. 이러니저러니 해도 네 일 솜씨를 보면 뭔가 이런저런 일을 시키면 되게 잘 할 것 같거든. 다음에도 한 번 만나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이렇게 콕 찔러보긴 할거니까 알아둬! 오늘은 여기까지만!"
쿡쿡 웃으면서 그는 가만히 오른손 검지를 위로 세운 후에 미카의 눈앞에서 가볍게 흔들었다. 살짝 장난을 치는 것처럼, 혹은 약을 올리는 것처럼. 하지만 특별히 더 말을 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아 이번에는 이 정도로만 하겠다는 것은 진심인 모양이었다. 그 와중에 건성으로 제 말에 맞장구를 치는 모습엔 살짝 쓴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아픈데 말이야.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지만 애써 표정은 싱글벙글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오. 빨간거? 운이 좋네! 맛좋은 딸기 사탕이야! 받아!"
이어 치아키는 주머니에서 딸기 맛 사탕을 꺼낸 후에 미카의 손에 살며시 쥐어주려고 했다. 이어 더 빨간 사탕을 살짝 끄집어낸 후에 그는 두 어깨를 으쓱하면서 장난스러운 웃음소리를 쿡쿡 냈다. 포장지 너머로도 상당히 붉어보이는 그 사탕을 가볍게 손으로 흔들더니 그는 손가락으로 그 사탕을 가리키면서 이야기했다.
"참고로 더 붉은 것은 계피맛. 잠 깰때 이거 먹으면 진짜 좋아. 가끔 졸린 선생님들 있잖아? 이를테면 고전을 가르치는 신타로 선생님이라던가 말이야. 그럴 때 이것을 먹으면 한방이라 이 말이지! 어때? 이것도 하나 가져갈래?"
물론 정말로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하지만 진짜로 줄 생각은 없었는지 딱히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그는 그 사탕을 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었다. 이어 그는 두 어깨를 으쓱하면서 미카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건 그렇고 눈빛을 보면 그다지 흥미가 없어보이고... 전에도 일 시킬 때 보니까 뭔가 벽이 은근히 쳐져있는 것 같던데. 역시 학생회장님이라서 조금 높게 느껴지고 막 대하기 힘들고 그래? 내가? 나름대로 가깝게 프랜들리하게 다가가려고 하는데 그래도 힘들다면 어쩔 수 없는 거긴 한데 말이야. 너는.. 가만히 보면 꼭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서 말이지."
아, 우습고 즐겁다. 천지분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와중에도 저 여자아이 얼굴에 드러난 감정이 무엇인지는 훤히 느껴지니 무척이나 기분이 들썩거린다. 그러잖아도 빙빙 도는 머리가 더욱 잡란하게 현란했다. 즐거움이 과하여 지독할 지경에 이를 것만 같다. 아, 이건 좋지 않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주체하지 못하게 되면 으레 큰일이 나곤 했다. 이럴 땐 뭐라도 때려 부수면 괜찮아지기 마련인데… 어디 칠 만한 것 없나……. 눈앞의 아이? 때렸다간 큰일난다. 주변에 있는 물건들? 그것도 부수면 아주 혼이 날 테고…… 젠장, 어찌 된 것이 때려부술 만한 물건 하나 없어! 짜증스레 땅바닥을 쿵 치고는 그는 제 머리를 흐트러뜨렸다. 아, 머리. 머리 하니 그거다. 흐리멍덩한 와중에도 시퍼런 빛 여전한 두 눈이 휙 옆을 향했다. 혼자서 무슨 결론을 내렸는지 그는 은근슬쩍 사에의 머리를 휘휘 쓰다듬으려 들었다. 설마하니 곧 말할 두상 운운은 이것 때문이었던 걸까.
"그러니까아 왜 안 되냐는 게다……. 학생의 음주를 금하는 까닭은, 그, 무어냐. 대개 아직 성년이 못 되어 그런 것 아니냐? 나는 학생이지만 고령이니 합법이야!"
제 하는 소리가 일장 연설이라도 되는 것처럼 '합법이야!'라며 머리 위로 검지 척 세운 채 외친다. 잔뜩 만취한 상태에서 하는 소리치고는 제법 논리적인 말이고 맞는 소리이긴 했다. 하지만 정작 이 논증에서 본인이 가장 큰 오류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 말이 될 리가 있나. 상대보다 어린 얼굴로 '성인'도 아니고 고령이라 박박 우겨대는 것은 무슨 경우인지. 체중이 보이는 덩치보다는 가벼운 것인지, 아니면 취객치고는 쌩쌩해서 몸을 잘 가누는 덕분인지 그를 이끌고 돌아다니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그것 아느냐? 고릿적 삼한이라는 나라가 납작한 두상을 좋이 여기었어……."
명백하게 의식의 흐름을 탄 헛소리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적어도 말도 안 되는 소리 나불거리느라 아까처럼 괴상한 기행은 하지 않고 있으니 다행스런 일이었다. 제 동행에게 집중하고 있던 눈길이 불량 청소년 보는 사에의 시선에 매대 쪽을 향하였다. 어어, 그러니까 좋아하는 것이라면……. 눈앞에 진열된 물건들을 훑어보다, 그는 이내 몸 돌려 어느 곳으로 홀린 듯이 휘적휘적 걸어간다. 발걸음이 향하는 장소가 어디인가 지켜보고 있자면, 편의점 양주 코너 앞이다. 그는 자연스럽게 보드카와 그 옆의 위스키를 집어들고─ 술 취한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신속하고 빠르게 계산대로 튀어 달려가려 했다. 이 영감탱이 말 다 잘라먹고 자기 듣고 싶은 '좋아하는 거'라는 부분만 들은 모양이다. 이 술쟁이가!
정말로 아쉬운건지, 아니면 아쉬운척 하는 것인지. 괜히 어깨를 으쓱하며 치아키는 반쯤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다. 이어 계피사탕을 다시 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으면서 그는 자신이 한 물음에 대한 답에 귀를 기울였다. 대하기 어렵다는 말에는 어쩔 수 없나~ 라는 마인드로 괜히 웃으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으나 '원래 이런 애'라는 말에는 치아키는 이내 고개를 오른쪽으로 살짝 기울였다.
"원래 이런 애..라는 것은 무슨 의미야? 원래 성격이 조금 거리를 두고 벽을 친다는 그런 이야기?"
물론 그런 성격이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고 자신도 딱히 그렇다고 해서 거리를 두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원래 이런 이..라는 표현에는 조금 애매한 감이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굳이 그렇게 캐물어보면서 피식 웃어보였다. 그러다가 잠시 생각을 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오른손을 책상에서 떼어내며 그에게 말을 이었다.
"좋아. 좋아. 그럼 일단 그런 것은 그런 것으로 치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 내가 조금은 편하게 느껴질까? 아까도 말했지만 아직 3번째 권유가 남아있으니까 그거 하러 또 올지도 모르거든. 아. 물론 어디까지나 말 걸기 위한 명분이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진 말기."
거절해도 이쪽은 딱히 상관없다는 듯, 정말로 가볍게 이야기를 하면서 치아키는 이내 두 팔을 쭉 올려 기지개를 켜다가 미카를 바라보면서 다시 가볍게 말을 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난 무게감보다는 가벼운 느낌으로 있고 싶어서 말이야. 그러니까 참고용으로 묻는 거라고 생각해줘."
아참참... 지금까지 진단 답변이나 간략 서술로 간단하게 말했었는데 말 나온 김에 확실하게 풀자면!
이 아저씨... 누군가가 극도로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는 등의, 공포와 긴장에서 유래된 부정적 감정을 마주하면 참을 수 없이 즐거워져. 좀 악취미적이지👀 그래서 평소에도 자잘하게 겁주거나 놀래키는 거 좋아하는 편이고... 그런데 이건 취향이라기보단 본능에 가까운 거라 즐거워하지 마!라고 해도 그게 쉽게 되지는 않아. 그래도 요즘은 일코 중이라 티 안 내려고는 하는데? 지금은 티 내버렸네~🫠
"그렇다면 그 자체는 아니라는거네. 후배 군이 어떤 이인지는 조금 더 보고 판단해야겠는걸?"
자신은 저렇게 말하고 있으나 정작 저것도 애매모하게 대충 넘기는 것에 가깝다고 치아키는 판단했다. 마치 자신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듯이. 정말로 벽을 쌓고 거리를 두는 성향이라면 애초에 저렇게 애매모하게 이야기를 할 리도 없을테니까. 물론 자신의 추측이 항상 맞다고는 할 수 없었으니 치아키는 이내 어깨를 으쓱하는 행동을 하며 반대편 주머니에 손을 넣어 그 안에서 포도맛 사탕을 꺼낸 후에 포장지를 까고 입에 쏙 집어넣었다.
"계속 보다 보면이라. 이거 참. 학생회장님도 굉장히 바쁜 몸인데 말이야. 아. 물론 지금 이렇게 보면 꽤 한가해보일수도 있는데 그건 또 아니거든. 나중에 또 일하러 가야해서 말이야. 하핫! 아무튼 오케이. 오케이. 자주 보자 이거지? 알았어. 그렇다면 정말로 마지막 3번째 권유 핑계를 대서라도 시간을 내야겠네."
계속 보다 보면 편해진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을 해보기로 하며, 그와 동시에 좀 더 많이 학생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치아키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물론 그게 마냥 쉽지는 않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말인데. 와타누키 군은 물 좋아하니? 그러니까 물놀이! 스위밍!"
이어 치아키는 두 팔을 올려서 마치 수영을 하는 시늉을 하다가 이내 효과음으로 어푸, 어푸라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다시 소리를 멈추고 두 팔도 아래로 내리면서 키득키득 웃어보였다.
"별 건 아니고 수학여행을 여름에 가는데 약간의 리서치라는 느낌으로 말이야. 최대한 솔직하게 대답해주면 땡큐 베리 머치!"
여기까지 들어오는 길이 조금 다사다난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참배를 하겠다는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이제 남은 건 밖에서 부적을 사서 집으로 돌아가는,
....돌아가는,
. , ,
..도, 돌아가는 길에 학생회장님을 마주치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자신하지?
머리가 커다란 놋쇠 종이 되어서 뎅, 하고 울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역시 넘어졌을 때 그대로 집으로 돌아갈 것을 그랬다...! 뒤늦은 후회, 그러나 이제와서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여기서 홀연히 연기처럼 사라질 것이 아니라면 신사를 떠나기 위해서는 방금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가야만 한다. 하아아아아, 길게 한숨을 내쉬는 얼굴이 사뭇 진지하다. 아니야, 혹시 찾아보면 샛길이나, 뒷문이나, 하다 못 해 동물이 드나드는 길 정도라도 있지 않을까?
담 밑에 뚫린 구멍 따위를 기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서는 거기서 더 이상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아무래도 신사의 관계자로 있는 것 같아 보였으니, 어쩌면 순찰이나 수상한 기미라도 살피러 왔다가 또 그런 모습을 발각당하면 정말로.. 정말로 거기에서 혀 깨물고 죽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그제서야 차라리 그냥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냥 평범하게 정문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겠다 싶어지는 것이었다. 어쩌면, 그래, 청소를 하고 있었던 것 같으니 청소도구를 정리하러 창고나 관리실같은 곳으로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그 조그마한 희망에 모든 것을 걸고.
사치 베르단디, 상상해, 상상하는 거야.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평온하게, 그냥 자연스러운 일반인 1같은 얼굴로,
그러나 언제나 현실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법. 이렇게나 거짓말처럼 또 다시 마주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게다가 이제는 부적 판매대에서, 자신에게 손을 흔들며 앉아 있기까지! 우아아악, 대번에 얼굴이 다시금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머리카락을 손으로 모아 황급히 얼굴을 가렸다.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친절한 얼굴로 부적이라도 보고 가라고 권유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먼 거리는 아니었다. 부, 부적, 오늘은 포기해? 말아? 포기해? 그치만 여기까지 왔는데(오늘의 흑역사 미터기를 보면 앞으로 당당히 다시 올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데), 딱딱히 굳은 로봇처럼 한참 삐걱거리던 몸을 돌려 향한 곳은.
얼른 마음에 드는 숙취해소제나 골라 넘기랬더니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그는 영 엉뚱한 곳을 향해 저벅저벅 걷는다. 미야나기는 그나마 뭘 하는지나 일단 좀 지켜보자며—그 자리에서 따질 만큼 간도 안 크다—가만히 묵인했다가는, 잠시 후 벌어지는 기막힌 상황을 목격하고 하얗게 경악해야만 했다.
”무, 무무, 무슨 짓이야. 너 신분증도 없잖아!“
황급히 냉장고의 문을 닫으며 그의 꽁무니를 뒤쫓아 내달렸다. 뻔뻔하게 카운터 앞에 서있을 비량의 손목을 잡아 제지하려 하는 그녀가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두 뺨에는 머리카락까지 잔뜩 엉켜 달라붙어 있었을 테니 진이 죄 빠진 모습이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둘을 번갈아보다, 이내 주섬주섬 술의 바코드를 찾으려 하는 직원에게 도끼눈을 치켜떠 무서운 얼굴로 단단히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절대 계산해주지 마세요. 이분 만 19세 안 됐습니다. 팔면 저 바로 경찰에 신고해요.“ 그 본인은 자신이 ‘학생이지만 고령이다’라는 희한한 착각에 빠져있는 것 같았지만, 얼뜨기가 아니고서야 과연 누가 그 말을 믿을까! 사기를 쳐도 좀 제발 믿을 만한 말로 사기를 쳐야 할 것이다.
“아니이- 이중에서 좋아하는 거 있냐고요. 좋아하는 ‘술’을 고르라고 하지 않았어요. 숙취해소제! 중에서만 골라야 한다니까요. 자, 봐요!“
그의 몸을 숙취해소제들이 줄줄이 나열된 곳을 향해 다시 빙글 돌려주려 했다. 작게 한숨을 내쉬며 친절한 설명을 한 번 더 거듭한 끝에, —그녀는 결국 이 무뢰한의 행동을 절대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냥 내가 아무거나 후딱 고르고 말지. 하하하하······. 물론 마시는 건 자신이 아니니 어떤 역겨운 맛이 나든 제 아무런 알 바 아니다. 어차피 시판 제품인데 다 그게 그거 아니야? 상표를 제대로 확인도 안 한 채 대충 잡히는 대로 세 병을 골라 거칠게 카운터에 내려두고는, 계산을 마치고서 뚜껑을 착실히 따다 우선 한 병을 그의 손에 꽉 쥐어주려 했다.
“빨리 술 깨서 집에 돌아가세요······. 몰골이 그래서 내일 아침에 일어날 수나 있겠어요.”
우와. 완전 긴장했나봐. 아까전의 그것 때문인가. 되게 멋졌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로봇처럼 몸을 돌리는 사치를 가만히 바라봤다. 일단 부적을 보고 싶다고 하니 치아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진열대에 있는 부적을 하나하나 손으로 가리켰다. 물론 부적 자체에 큰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봤쟈 아주 사소하고 작은 좋은 일이 가능하게 하는 정도? 물론 그것만으로도 일반적인 부적보다는 효과가 있는 것이긴 하지만 과연 부적을 사는 이들이 그 정도로 만족을 할지. 그래도 일단 자신 쪽에선 팔면 되는 거니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는 말을 이었다.
"좋아요. 좋아. 여기까지 왔는데 부적 하나 정도는 사야죠. 물론 꼭 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념으로? 하핫. 아무튼 여기는 인연의 신인 키즈나히메님을 모시는 신사. 그렇기에 아무래도 인연에 도움을 주는 그런 부적이 많아요. 이를테면 여기에 있는 이것은 좋아하는 이와 좋은 인연이 생길 수도 있는 부적. 이것은 가족과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는 부적. 그리고 이것은 친구와 좋은 인연이 생길 수도 있는 부적. 그 외에도 가지각색 많으니까 천천히 구경해봐요. 하지만..."
이어 치아키는 물이 담겨있는 컵을 살며시 권하면서 표정을 진지하게 바꿨다. 지금까지 보이던 가볍고 혹은 경박했던 모습과는 아무래도 차이가 있었다. 이내 진지한 목소리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고 그는 부가적인 설명을 이었다.
"결국 만들어내는 것은 자기 자신이에요. 이 부적은 약간의 계기를 만들어 줄 수는 있지만 그 끈을 묶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이어야 해요. 신은 약간의 도움은 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결정적인 도움은 잘 주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부적을 사는 것은 좋지만 부적만으로는 효과가 없고 자기 자신이 움직여야 신도 도와준다는 점은 잊지 말아주세요."
설명이 끝나자 그는 이어 다시 싱글벙글 웃는 모습으로 보이더니 탁자 아래 쪽에 있는 상자에서 '키즈나히메'를 본따서 만든 작은 봉재인형을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지금 부적을 사면 아이고! 세상에! 이렇게 귀여운 키즈나히메님 인형도 서비스! 무려 부적+인형이 1+1 서비스!! 자. 무슨 부적 고르시겠어요?"
"무리는 아니야. 무리는. 애초에 난 무리라는 단어를 싫어해서 말이지. 무리하게 뭔가를 하거나 하진 않아. 그런 것보다는 가늘고 길게 사는 사람이니까 안심해도 좋아. 후배 군."
굵고 짧은 것보다는 가늘고 길게. 꼭 이름이 안 남아도 좋으니까 그냥 어렴풋하게나마 기억에 남게. 그리고 매사를 즐겁게. 자신의 좌우명을 머릿속으로 다시 한 번 중얼거리며 치아키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정말로 괜찮다는 듯이 편안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한편 제 물음에 물은 그다지라는 말에 치아키는 잠시 생각을 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오케이. 그렇다고 막 바뀌거나 하진 않겠지만 어느 정도는 참고하도록 할게! 아무튼 수학여행지? 아. 그거야 당연히 비밀이지. 알고 싶으면 학생회 들어오면 알려줄 수도 있는데 말이야. 하핫. 물론 이건 권유가 아니야. 그냥 학생회 멤버들 정도만 안다라는 이야기야. 적어도 지금 단계에서는."
기밀사항 중 하나라는 듯이 오른손으로 숫자 1을 표현하며 치아키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주 조금만 힌트를 주는 것도 좋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나 그렇게 하면 알게 모르게 다 퍼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기에 힌트조차도 주지 않으려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끝내면 너무 심술궂다고 생각을 하며 치아키는 딱 정보 하나만 주기로 하며 입을 열었다.
"가미즈나는 인연의 땅이라고들 하지. 수학여행지는 물이 유명한 곳. 일단 여기까지만! 이 이상은 진짜 정보 유출이니 말이야. 아. 참고로 해외는 아니니까 우와! 우리 베네치아 가요? 이러면 곤란해. 학교 예산을 모두 써도 전교생이 다 베네치아에 갈 순 없어."
물론 교사에게 의견으로서 낼 순 있지만 바로 기각될 거라고 이야기를 하며 치아키는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그래도 물이 아니라도 볼 곳은 많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괜히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돌아다닐 곳은 많을테니까. 다만 모두의 기호를 맞춰줄 수 없다는 생각에 치아키는 아주 살짝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조금 더 능력이 있다면...이라고 생각을 반. 역시 조금은 아쉽다고 생각하는 것이 반. 허나 그렇다고 해도 자신은 학생회장이었고 저 후배를 위해서 많은 것을 맞춰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저 후배가 어느 정도 이해해주길 바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그는 괜히 어깨를 으쓱했다.
"좋아. 그러면 슬슬 시간도 시간이니 나는 가야겠어. 후배 군. 너무 늦게까지 있진 말고 제때 하교하기다!"
너무 늦게까지 있으면 수위가 나타나서 잡아갈지도 몰라~ 그렇게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하면서 쿡쿡 웃은 치아키는 이내 손을 흔들면서 밖을 향해 터벅터벅 나섰다. 당연히 가야 할 곳은 하나. 학생회실이었다.
"아무튼 오늘은 수학여행 일정이나 다시 짜볼까. ...뭐, 그렇다고 해도 대부분이 자유행동이겠고..." "여름이 다가오면 슬슬 이것저것 또 준비를 해야겠네. 바쁘겠어. 올해 여름은."
그런 혼잣말을 남기면서 치아키는 다시 한 번 어깨를 으쓱했다. 딱히 불만이거나 싫다는 느낌은 그의 표정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와아, 양주! 하얗게 질린 사에와는 달리 그는 참 해맑은 얼굴로 계산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뒤늦게 달려온 사에가 제지하자, 그냥 제지하다 못해 미성년자와 법적 처벌 운운하며 못까지 제대로 박아버리자 추욱 처져서는 얌전히 붙잡혀 돌아갔다.
"제에길, 합법적이고 문제 없는 방법이 있건만 시도도 못 하게 그리 막아버리면 쓰나아……."
신의 힘을 써서 속여넘기는 방법 같은 것도 있고, 외형을 조금 바꿔서 성년으로 보이게 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옆에 딱 붙어서 감시하고 있으면 그런 수를 쓰지 못하게 된다. 술 들어간 와중에도 나름대로 빠릿하게 머리 굴려서 방금 그 짓 했던 모양이다. 과연 그는 빙글 돌아서 숙취해소제들과 눈이 마주치자, "에엥, 깨기 싫으니라…… 안 마시면 안 되겠느냐?" 울상이 돼서는 대번에 싫은 소리 한다. 무슨 약 먹기 싫다는 애도 아니고. 당연히 그는 내일 아침에 일어날 자신이 있었다! 자신이 있으니 이러고 있는 것 아니겠나. 음주 특화 종족이라 고작 이 정도 마시는 정도로 골골거리진 않을 테니 그로서는 꽤 억울한 상황이다. 그러나 마비된 머리로는 이 상황을 타개할 적당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그는 착실하게 숙취해소제 한 병을 얌전히 들고, ……차마 마시지는 못하고 후다닥 편의점 밖으로 도망쳐 나왔다. 정말이지 그 많은 나이는 어디로 먹은 건지 통 모르겠다. 따라나온다면 그대로 줄행랑 친 것도 아니고, 편의점 밖 문 바로 앞에서 팔짱 낀 채 기다리는 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잘한 짓 하나 없고 좋은 일 하는 사람 귀찮게만 한 주제에 제 쪽이 더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그 와중에도 숙취해소제 버리지는 않고 잘 들고 있는 꼴이 퍽 우습다.
"왜 그리 훼방을 놓느냐? 나는 족히 연만(年滿)이야! 나이들었으니 마셔도 된대도? 계속 그리 군다면 내 아주 토라지는 수가 있어."
토라진다니, 어휘가 구질구질하지만 제대로 이해한다면 협박 비슷한 발언이었다. 신에게 좋지 못한 인상이 박힌다는, 속되게 말해 찍힌다는 뜻이니까. 술 금지당한 일이 어지간히도 언짢았나 보다. 나 도깨비라고! 도깨비는 숙취해소제 안 마신다고! 으아아 빡쳐! ……하지만 이미 딴 병, 이것을 내내 들고 있기도 무엇하고, 그는 한국인의 토속을 다분히 닮은 신이었기에 멀쩡한 음식 버리기도 아까웠다. 결국 그는 흐느적거리며 길다란 탄식 빼고서 들고 있던 해소제를 눈 감고 한 번에 비워 버렸다.
"한 병만이다. 더 딸 생각 말거라."
진짜 삐졌나 보다. 잔뜩 찌그러든 얼굴로 남은 숙취해소제를 불구대천의 원수라도 된다는 양 노려보고 있다.
누구냐고 물어보니 반문이 돌아왔습니다. 누구일까 제게 물어봐도 대답해줄 수 있는 건 없습니다! 갸우뚱을 고개를 기울이는 니노미야 씨를 보니 의문만 샘솟습니다. 심지어 이 반 학생이라고 해요. 저도 고개가 기울어요. 니노미야 씨와 눈이 마주칠 수 있는 방향이었어요. 거울같이 되었어요. ...따라하려고 한 건 아니었고요, 니노미야 씨가 스스로 누구인지 모른다면 저야 당연히 모르는 거니까요. 저도 모르겠다는 뜻의 갸우뚱이니 뜻을 전달해야 합니다. 대화하는 중에 눈을 마주치는 건 기본 예의이잖아요. 따라한게 아니에요!
“힉.”
...놀라버렸어요! 당연합니다. 팔뚝을 눌러 보려고 한 거니까요, 니노미야 씨가 와서 닿을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깜짝 놀란 소리를 내버렸어요. 놀라서 굳은 것도 굳은 거지만, 놀란 소리를 내버린게 민망해서 굳어버렸습니다. 제대로 닿았으니까 니노미야 씨는 귀신이라던지 신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지금 귀신을 만난 것처럼 굳어버렸습니다. 부끄러워요! ...힘내서, 팔을 움직여서 다시 거둡니다. 그 상태로 굳어있을 수는 없어요. 그리고 B반의 출석부로 얼굴을 가려요. 눈을 맞추는게 예의라고 해도 못 맞춥니다, 지금은요!
“...하나도 재미없습니다.”
다행입니다, 니노미야 씨가 쿠로사와 씨여서요. 하지만 조금 걱정은 되니까요, 또 장난을 치고 있으면 안 됩니다. 영어 선생님은 쿠로사와 씨를 기다리는데 니노미야 씨도 쿠로사와 씨도 아닌 학생이 쿠로사와 씨라고 장난을 치고 있는 중이면 안 돼요. 출석부를 조금 내려들어서 눈 아래까지만 가려요. 마스크를 쓴 기분이 됩니다. 쿠로사와 씨를 빼꼼히 바라봐요.
“장난이나 치는 거 보면 시간 많겠네요. 같이 갈 곳이 있습니다.”
교무실에 가야겠어요. 영어 선생님은 쿠로사와 씨가 누구인지 알테니까요, 가짜 쿠로사와 씨를 데려가면 아니라고 하실 거에요. 그러니까 쿠로사와 씨를 데려가기로 해요.
웬 일로 얌전하게 병이 따진 숙취해소제를 선뜻 받아든다 싶더니, —아차 싶은 사이에 그대로 병을 든 채 밖으로 달아나버린다. 이야! 정말이지 진절머리 나고 무지 골때린다! 어쩐지 이상하게 순순한 척 말을 듣는다 했다. 그녀는 빈 옆자리를 바라보며 이마를 짚고 깊은 한숨을 토해낸다. 통유리에 팔짱 낀 뒷모습이 투과되는 걸 보면 영영 가버린 건 아닌 것 같았다만. 답답해진 미야나기는 뭐라도 좀 차가울 만한 것을 찾았다. 가령 답답해진 속을 싸악 내려줄 술이라든가. ······가 아니야! 술이 아니야! 저 사람 때문에 나까지 불량해지고 있잖아! 그녀는 잔뜩 혼란에 빠져서는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거나 골라 담아다 카운터에 쾅 하고 내려놓았다. “······계산이요.” 자동문이 열림과 동시에 싸늘한 바람이 밀물처럼 가까워진다. 미야나기는 머리카락을 새까맣게 휘날리며 잔뜩 퉁퉁 불어있는 그에게 다가갔다. 온몸으로 대놓고 ‘나 열받았어요’라는 티를 팍팍 내고 있는 게, ······역시 무서워서 지금이라도 도망갈까 싶은 마음을 굉장히 자극했지만. 그리고 또. 또 이상한 소리. 약간의 오기를 섞어 소심하게 반항했다.
“아까부터 자꾸 이상한 말을 하는데······ 너 몇 살이니? 2학년 아니야? 혹시 복학했다거나 입학유예 돼서 진짜 성인인 거면 사과할게.“
2학년 복도에서 만났으니까 2학년!이라는 제법 합당한 추론이다. 외국인인 데다 말투도 참 엉뚱하게 배워와서는 이상하게 어려운 한자어를 골리 쓰는 게 새삼 이상하게 느껴졌다. 퍽 불쾌한 얼굴로 온갖 불평불만을 죄 늘어놓으며 툴툴대자, 저도 나름 항변 아닌 항변을 하려 애쓴다.
“나도 싫은 소리 들으면서까지 이러고 싶지 않아. 힘들어.“
그야 안 그래도 피곤해 죽겠는데 당장 돌아가서 발 뻗고 있고 싶지 누가 취객을 돌보려 할까. 게다가 공포스럽기 짝이 없는 동교의 불량 학생을! 심지어 표정도 완전 이상하고 무서워. 미야나기는 허겁지겁 편의점 봉투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 입에 물었다. 먹으려고 한 건 아니고 그냥 손을 넣었는데 잡힌 게 아이스크림이었다. 어쨌든, 욕은 욕대로 다 해놓고 마시라는 숙취해소제는 단숨에 고분고분 삼킨다. 그러면서도 이번에는 남은 두 병을 죽이기라도 할 듯 화난 얼굴로 노려보고 있다. 그녀는 제 손에 여태 쥐어진 유리병을 한 번 내려보다가, 단호하게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아니지. 그럼 이걸 누구 주려고 샀을까. 설마 내가 마시려고 샀을까?“
부스럭대며 봉투를 열어 안을 들여다 본다. 우유,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당황한 나머지 참 많이도 샀다! 그녀는 다시 그중에서 하나를 골라 남은 숙취해소제와 함께 건넨다. 초콜릿 우유였었나. 손이 모자라 앞니로 물고 있는 아이스크림 때문에 발음이 뭉개져 얼간이처럼 들렸을 테다.
”술을 마시든 말든 상관 안 해. 그치만 길에서 그러고 있는 건 위험하잖아. 제대로 들어가는 것까지만 보고 신경 끌 테니까 걱정 마. 아니면 차 태워줄 테니까 그거 타고 돌아가.“
오늘은 마지막 날.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주기 위한 용도로라도 한번 점수를 모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학교 1층 현관 구석에 살짝 숨겨둔 QR코드지를 꺼냈다. 자신들이 숨긴 것이니 자신들은 그 위치를 금방 알 수 있다는 것이 조금은 비겁할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꺼내놓으면 지나가면서 알아서 QR코드를 찍지 않겠는가.
그 말을 툭 던지고 나서는 지금껏 당당하게 나이 많다고 우겨대던 태도가 거짓말이었다는 것처럼, 그는 정확히 몇 살이냐는 물음에 잠시 말문을 잃었다. 할말이 없어서는 아니었다. 어…… 내가 몇살이더라. 제 나이를 본인도 정확히 모르기에 생긴 불상사였다. 인간도 스물 넘어서는 슬슬 자기가 몇 살인지 헷갈릴 때가 오는데 신은 오죽할까. 심지어 그는 지금 취한 상태라 일일이 계산하기려 해도 산수가 잘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아… 그때 왕 이름이 내물인지 뭔지였던 것 같은데……. 그때가 기원후로 몇 년이지? 눈 게슴츠레하게 뜨고 손가락을 접어가지만 그걸로 계산이 될 리가 있나. 결국 앞자리만 세다 말고 말했다. 고개도 갸우뚱하면서 어째 목소리에 확신이 없다.
"천… 천육백?"
신과 인연이 있다거나 하는 경우처럼 특별한 배경이 있지 않고서야 이런 소리를 곧이곧대로 믿어준다면 그 사람도 세상 살기 참 힘들리라. 어느 모로 들어도 주정뱅이 헛소리처럼 들리는 말일 뿐이다. 하지만 술 취한 사람 집중력은 짧다고, 이번에도 계산에 집중하느라 상대방에게 향하던 불퉁한 감정도 덕분에 깜빡 잊은 듯했다. 원래가 그런 성격인지 지금이 특수한 상황인 것인지 이 순간만 봐서는 참 단순하다고 해야 하나. 그러느라 그는 얌전히 숙취해소제를 받고 말았다.
"아잇, 무슨 인간이 이리도 날래……."
하나 마셔 줄쏘냐! 그는 초코우유만 챙기고 숙취해소제는 주머니에 넣었다. 바보같은 도깨비… 초코우유도 숙취해소에 도움 된다는 사실도 모르고……. 우유갑을 뜯어 초코우유 역시 단번에 목구멍으로 다 때려넣고서는, 입가 대충 닦으며 중얼인다. "불만 듣기 싫으면서 참섭하는 이유가 무어냐? 나였담 누가 엎어져서 죽든대도 무시했을 터인데……." 처음 봤을 때보다는 조금 술이 깨고 있는지 제법 논리적인 소리가 나온다. 아직도 말투 괴상하고 앞서 천육백 운운이나 했으니 멀쩡한 상태라기엔 한참 멀었지만. 알코올성 얼간이 비슷한 상태인 그는 그 잠시 동안에도 기분이 휙휙 바뀐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술 깨라고 간섭하는 상대에게 불만스러운 표정 무시무시하게 지었으면서, 이제는 또 헤실거리며 들이대고 있다.
"아! 나 좀 데려다 주렴. 응, 이 한창 때 늙은이 혼자 나다니기엔 세상이 몹시도 흉흉하지 않느냐?"
그러며 두 손 꼬옥 마주잡고 사에를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일상생활에서도 종종 써먹곤 하는, 눈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될 때까지 부담스럽게 쳐다보기 전법이다!
술주정 tmi 플로우인 건가요...??? 뭏론 이제 안즈는 청소년이니까 아직 술은 못 마시고 안 마셔봤지만... 성인이 되어서 마신다면 애정표현+감정과잉(특히 울기) 정도가 아니려나요? 친구들 붙잡고 사랑한다고 안고 다니기... 플러스 굴러다니는 나뭇잎 보고 외로워 보인다고 슬프다면서 울기?
188 자캐는_원한을_산_일이_있는가 ㅓ.... 있지? 종종 언급되는 날라리양아치원숭이 시절에는 행실이 별로 좋지 않았었고... 그것 외에도 하도 까불거려서 빈축 산 경험도 좀 있고... 그래도 그건 하도 옛날 일이라서 원한 가진 사람이 얘보다 먼저 죽었거나 적당히 옛날 흑역사 취급하고 넘어가주는 경우도 많아서 큰 문제는 없대~
337 자신에_대한_헛소문이_도는_걸_안_자캐는_어떻게_행동하는가 들어 보고 재밌으면 용서해주고 아니면 응징한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임...😋
341 자캐는_생각부터_vs_행동부터 엄연히는 생각부터 하는 쪽이긴 한데, 생각을 제대로 돌아보지 않고 떠오르는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기 때문에 생각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편...🤦🏻♀️
>>793 어서 오세요! 린주! 으앗. 아무래도 도깨비..라서 그런지 그런 일이 있었군요. 하기사 신으로 살다보면 정말로 긴 세월을 살았을테니 그게 이상하진 않을터! ㅋㅋㅋㅋㅋㅋㅋ 아닛. 재밌으면 용서해주는 거예요?! 막 나쁜 의도로 하는 말이라도 재밌으면 용서해주는거예요?! 그리고 어..그래도 결국엔 생각이죠! 생각을 먼저 하는 쪽이다!
>>798 -10점...으악!! 손재주를 키우는 강의를 해줘야겠어요! 미카에게!! 그 와중에 집에 가기 싫다라..아이고..8ㅅ8 아니. 집안 여러분들. 우리 미카 아껴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3일...ㅋㅋㅋㅋㅋ 김사흘.. 아니. 시트에도 있긴 했지만 이렇게 보니까 진짜로 뭔가. 네. 어마무시하게 구수한 향이..네!
>>79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카야....... 괜찮아 손재주 나쁜 것도 귀여우니까... ◠‿◠ 집에... 들어가기.... 흑..... , ............(⸝⸝o̴̶̷᷄‸o̴̶̷̥᷅⸝⸝) 그나저나 와타누키 삼일... 한국어로 하면 김삼순() 같은 이름인걸까... 으아악 미카 부모님 너무하잖아~!!!!!!!
안 듣느니만 못한 대답이다. 쓸데없는 소리나 할 줄 알았으면 차라리 안 묻는 게 나을 뻔했군. 이 숙취해소제 효과가 있긴 한 거 맞아? 이거 완전 사기에 허위 광고 아니야. 사람이 술을 전혀 못 깨고 엉뚱한 말이나 하고 있는데! 미야나기는 황당한 나머지 입을 쩍 벌렸다.
“무슨 동방삭이니? 제발 술 좀 깨라. 네가 천육백 살이면 나는 천육백한 살이다.”
천 살도 만 살도 삼천갑자도 아니고 천육백이라는 애매한 숫자는 또 뭐람. 보나마나 열여섯 살일 거다. 대충 제 나이에 성의 없는 0만 두 개 덩그러니 붙였을 게 뻔하다! 사실 이 모호한 숫자야말로 도리어 그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반증이나 다름없을 테지만, 어쨌든 그녀는 이 남자아이와 자신이 동년배라 확신한다. 기껏 준 초콜릿 우유는 이번에도 단숨에 말끔히 비워버렸다. 이렇게 잘 먹는데 이왕이면 홧김에 바리바리 사버린 나머지 자질구레한—아이스크림과 기타 등등— 것들도 좀 다 처리해줬으면 좋겠네······. 마음속 몰래 흉계를 사부작사부작 꾸미던 것을 잘 감추며 대답했다.
”갑자기 누가 엎어져서 죽는다 그러면, 보통은 다 도와주려고 할걸.“
직전까지만 해도 무서워서 벌벌 떨던 주제에 이제는 뻔뻔하게 잘도 대꾸한다. 그야 그녀가 두려워 마지않던 험상궂은 얼굴은 온데간데 없고, 지금은 무슨 강아지라도 된 양 돌연 두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지 않은가. 물론 처음부터 도와줄 생각이었으니 저 부담스러운 시선은 그만 거두었으면 한다! 당연히 자신은 여러 의미에서 강하지만, 눈앞의 이 남자아이는 좀 불량스럽긴 해도 만취했으니 연약하다. 약자는 돕는 것이 강자의 도리인 법······. 하지만 취객의 행동이란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니 방심할 수 없다. 마음이 바뀌어 딴소리하기 전에 얼른 등부터 떠밀며 그를 앞장 세우려 했다.
“부탁 안 해도 그러려고 했어. 많이 멀면 태워줄게. ······집이 어디인 줄은 기억하지?”
취한 사람 헛소리 딱 자르는 속 시원한 일갈이었지만, 현재 제정신이 아닌 그에겐 일종의 도전과 같은 발언이었다. 경로당에서도 연령으로 서열을 나누는 유교코리아의 어르신에게는 적어도 그렇게 들렸다. 그는 상대와는 다른 의미로 입을 떡 벌리고 경악 어린 감탄을 했다. 저, 저, 새파랗게 어린,,, 꼬마 녀석이이,,,! 잠들어 있던 그의 꼰대 정신이 눈을 뜨려 한다!
"천육백하나도 나보다는 어려! 그, 무어냐, 나는 한 천육백하고도 몇십 살 쯤 된단 말이다! 난 증거 있는데 너는 있느냐?"
증거 있어? 증거 있냐고! 유치원생들도 이렇게는 안 싸울 텐데 이쯤 되면 유치하다 못해 추할 지경이다. 허공에 손가락 하나 척 들고 뭐라뭐라 더 말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어째 무시무시한 분위기보다는 쓸데없는 잔소리나 젊었을 적 얘기만 지겹게 해 대는 꼰대 같기만 하다. 한 귀로 듣고 흘려도 되겠다. 그러다가도 집 위치를 묻자 곧바로 우쭐해서는 어깨를 으쓱거린다.
"내 아무리 취생처럼 보인대도 그렇지 집까지 모를 멍텅구리로 보이느냐? 기억하고말고! 거어, 주소도 불러주랴? 경북 경주시 OO구…… 어. 젠장."
취해서도 술술 불 정도로 당연하게 기억하는 주소는 한국에 있었던 집 주소 뿐이다. 일본 주소는 아직 그 정도로 입에 붙지가 않았다. "헤헤." 집도 모르는 멍텅구리는 바보처럼 웃다 황급히 덧붙였다.
"오해는 금물이야! 주소는 몰라도 가는 알아!"
그는 사에가 무슨 말 하기도 전에 펄쩍 뛰면서 우다닥 앞서서 뛰어가려 들었다. 걸어다닐 때도 발 꼬여서 넘어졌던 양반이 조심성도 없다.
그림자 하나가 교정 가운데를 가로지르고 눕는다. 학교에 더이상 볼 일이 없어진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그림자 밟아가며 집으로 향하는데 한 사람만 물끄러미 그 뒷모습만 바라보다 종종걸음으로 자리를 뜬다. 물고기 뻐끔거리는 어항을 뒤로하고 작게 꾸며져있는 정원 하나 거치면 학교 뒤편에 외진 자리가 하나 난다. 짐승의 냄새가 난다며 찾아오는 이 흔치 않은 곳인데 오늘은 다른날과 달리 손님이 하나 있다. 짧지 않은 붉은 머리, 고개를 푹 숙이자 얼굴을 다 가린다. 시선의 끝을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은데, 이 주변에 볼만한 것이 우리 안에 토끼 뿐이기 때문이다.
"저기요ㅡ 여기 토끼는 학교 소유라 잡아먹으면 큰일나요."
예의 없이 인기척 없이 다가간 것은 놈의 짓궂은 장난일까. 혹여나 뒤 돌면 앳된 얼굴의 신이 목소리만큼이나 성큼 다가와 한걸음 차이 두고 서있다.
학교 뒷편의 토끼 사육장 미카는 종종 여기 들러 토끼들을 멍하니 바라보곤 했다 수업이 끝난 방과후 시간에 학교에 남아 즐길 수 있는 몇 안되는 낙이었으니 오늘도 토끼장 앞에 쪼그리고 앉아 토끼들을 관찰한다 코를 킁킁대고 입 오물거리며 귀를 쫑긋이는 토끼를 보고 있자면 마음이 절로 편해진다 그렇게 넋놓고 있었으니 예고 없이 들려온 목소리에 쭈뼛댄 건 어쩔 수 없다 딩황한 낯으로 몸을 홱 돌려보니 어떤 낯선 선배가 서있었다
>>874 아앗. 꼬리를 귀찮아한다니. 저라면 오히려 꼬리를 꼬옥 끌어안고 싶을 것 같은데! ...그 와중에 죽일 수 있나..라니.. 어. 상대가 신이라고 한다면 죽일수도 있긴 하지요? 신이니까요. 으앗... 시판초콜릿이라니. 하지만 준다는 것이 어디인가요! 그게 중요한거지!
"우왓ㅡ 그런 매서운 눈으로 보면 상처라고요. 토끼같은 이 선배님도 귀엽게 봐주면 안되나~"
하며 반달같은 눈웃음으로 기어코 철장 너머에서 얼굴을 비집고 들이민다. 문 열리는 소리 들리지 않았는데 어느새 그 너머에 들어간 것인지 알 수 없으니 신출귀몰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겠다. 도르륵 눈 굴려보면 저 옆에 우리 문 잠가놓는 자물쇠가 풀려있음을 알 수 있다. 사료 챙겨주는 사람이 누군지 아는 토끼들이 하나 둘 자리 옮겨 놈을 뒤따른다. 상황이 이러니, 토끼우리에서 누가 더 많은 인기를 가지고 있는지 자명한 상황. 미카 근처를 배회하던 토끼들이 매정하게 등을 보일뿐이다.
"소년, 인기가 참 없으십니다."
사료통을 채우며 놈이 히죽 웃는다. 그러고는 보란 듯이 "많이 많이 먹고 쑥쑥 크세요."하며 토끼들 틈사이에 자리잡아버리는 게 아닌가. 구태여 '그래야 나중에 먹기 좋게 크지 않겠어요?'따위의 농담은 덧붙이지 않은게 불행 중 다행이다. 쪼그려 앉아 제 머리카락만큼이나 하얗고 복실복실한 털을 쓰다듬는다. 애초에 놈이 바라던 것은 토끼들의 반응이 아니니 토끼들은 누군가 저를 만지고 있다고 느끼지도 못할 것이다. 그 반응을 대산할 사람은 철장 밖에 있어서... 반투명한 철장이 지금만큼은 선명한 경계를 긋고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경계를 뚫고 미카를 빤히 쳐다보는 시선만이 철장을 자유롭게 오가고 있었다.
"들어오시렵니까, 소년? 원하시면 못해드릴 것도 없는데ㅡ"
놈이 가볍게 운을 뗀다. 미카의 반응에 따라 화해의 손길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불화이 시작일 수도 있겠다.
아이자와 치아키의 오늘 풀 해시는 신이라는_존재가_있다면_어떤_소원을_빌고싶냐는_말에_자캐의_대답은 A.치아키:....... A.치아키:....... A.치아키:아니. 난 안 빌래. 빌었다가 무슨 일이 생길까봐 그게 무서워. (시선회피)
자녀가_생긴다면_자캐가_자녀에게_가르칠_것은 A.신에 대해서. 그리고 신의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너는 키즈나히메의 핏줄을 이은 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 외에는 기본적인 예의라던가 예절이라던가 그런 것을 가르칠 것 같네요. 추가적으로 세상을 즐겁게 살아가야 하는 마인드도 포함해서!
자캐를_캐붕_시켜보자 A.치아키:...뭐야? A.치아키:...학생회 일 때문에 바쁜데. 그래도 5분 정도면 시간을 내줄게. 말해봐. A.치아키:5분이나 시간을 쓰는 거니까 유익한 말이길 바랄게.
>>888 ㅋㅋㅋㅋㅋ 아닛. 흑막인 거 들킨 것 치고는 너무 해맑잖아요! 하지만 저런 캐릭터가 엄청 무서운 법이에요! 와. 비둘기를 잡아서..도망쳐! 비둘기야!! 오구치는 정육점으로 가서 생고기를 먹도록 해요! 뱀파이어면! (어?) 아무튼 요리를 좀 하는군요. 와! 일등 신님이다!! 요리 잘하면 그게 최고인거죠! 역시!
>>891 ㅋㅋㅋㅋㅋ 바로 그거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치아키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긴 하지만 딱히 인연이나 사랑이나 그런 쪽의 소원을 특히나 빌지 않아요.
이 사람, 농담이 아니라 본인이 천육백 살이라는 걸 심각하게 피력하고 있다. 진심으로 술김에 자기가 천육백 살이라고 믿고 있는 거야······. 이게 주정이라면 참신한 주정이었다. 만취한 자를 말로 이기려 드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그러나 메소드로 나이든 노인을 제법 그럴싸하게 흉내내다 말고, 이번에는 꼬마애나 할 법한 유치뽕짝 허세를 부리고 있으니 이거 참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고민된다! 결국 그녀는 열심히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어대며 건성으로 ‘네, 네’ 하고 맞장구나 치기로 했다.
“증거가 있어서 정말 부럽다. 나도 그 증거라는 거 제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
아니나다를까 숙취해소제의 효과는 거의 미미했던 모양이다. 걱정한 대로, 주소는커녕 웬 낯선 발음의 의미 모를 단어를 자랑스레 읊는 모습을 보자니 없던 할 말마저 무력하게 사라진다. 나 이 사람 무사히 집까지 데려다줄 수 있을까 엄마 보고 싶다······. 그나마 가는 길은 알고 있다니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원. 그리고 전술했듯 술 취한 사람을 앞에 두고 방심하는 건 금물이다. 왜나하면, —이렇게 잠시 한눈판 사이에 대뜸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팝콘처럼 튀어나가는 린을 보며 미야나기도 덩달아 죽어라 뛰었다.
“자, 잠깐만! 좀 천천히 가! 그러다 또 넘어져.”
뒷꽁무니를 잡으려 달린 덕에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는다. 아무리 체력이 좋다지만 이런 상황은 너무 가혹하다. 차라리 작품을 세 번 하고 말지. 아니, 에샤페를 오백 번 하고 말지······. 이만한 취객을 하루에 몇 번도 더 상대할 경찰들이 괜스레 존경스러워 그녀는 측은해진다.
“근데 넌 일본 사람이 아닌가 봐. 아니면 혼혈?“
오디오가 비어 또 돌발 상황이 일어나기 전에, 미야나기가 잽싸게 말을 걸어 관심을 돌리려 시도했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뭐라도 떠들 주제가 끊임없이 생각나면 좋을련만······.
제 아무리 깨끗히 관리하려 노력한다 해도 짐승을 이런 곳에 한데 모아놨으니 냄새가 안 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이 얄미운 사내는 늑대의 신이지 토끼의 신이나 마구간의 신이 아니다. 울타리의 역할은 해도 빗자루의 역할은 하지 못한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성큼 들어오겠다 했으니, 필시 작고 순한 것을 좋아한다는 증거였다. 오구치는 부러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문 열고 들어오시면 됩니다. 사람 한 명 더 들어온다고 신경 쓰진 않을겁니다."
봐라, 인간들은 약하고 귀여운 것들을 좋아하지 않는가. 오랫동안 인간들을 관찰해온 결론은 그랬다. 그러니 이 신께서 이 약하고 앳된 몸으로 이곳에 내려온 내력에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놈이 굳은살 하나 없는 손으로 토끼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린다.
"쓰다듬어 보시렵니까?"
개체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토끼라는 종은 스트레스에 취약했다. 그러니 쓰다듬을때도 눈치를 살펴야하는 귀하신 몸이 바로 이 토끼 되시겠다. 이 토끼는 개중 쓰다듬 받는 것을 즐기고 인간을 꺼려하지 않으니 미카의 상대로 적격이다.
어린이들은 달리고 뛰다 보면 절로 신이 나서 즐거워하곤 한단다. 그런데 이 양반은 애도 아닌데다, 본인이 어르신이라며 핏대를 버럭 세웠던 주제에 왜 조금 뛰었다고 애처럼 이리도 신나 하는지 모르겠다. "와아─"하는 소리 태연하게 흘리며 발 꼬이지도 않고 빠르게도 달린다. 사에가 제 뒤를 거의 따라잡게 되어서야 발을 멈추고 휙 뒤를 돌아보았다. 내내 헤실헤실 물렁하게 웃던 얼굴 이제는 활짝 펴져서 완연하게 밝다.
"와, 너 진짜 몸 좋다! 나 따라잡을 수 있는 사람 거의 없는데."
어라. 갑자기 말투가 멀쩡해졌다. 그러고 보니 가로등 빛이 어두워서 눈에 띄지 않았는데, 처음 만났을 적 잔뜩 불콰하던 얼굴도 이제는 꽤 멀끔하게 돌아온 듯싶다. 술이 깨기라도 했나 기대하기엔 그러나 여전히 행동이 생뚱맞지만. 국적 관련한 질문에 그는 사에의 손을 악수하듯 잡고 위아래로 휘휘 크게 흔들려 했다. "유학생이야. 일단 그런 설정으로 정했지!" 영 알기 힘든 소리를 하다 돌연 제 얼굴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는 것 아닌가.
"그것보단 말이야, 이것 좀 보렴."
사에의 걱정과는 달리 한창 달리던 그는 꽤나 정신이 또렷해진 상태였다. 그러니까, 구체적으로는 나이 얘기한 다음 데려다 달라고 했을 즈음부터? 아직도 집 주소는 기억이 안 난다만 적어도 고등학생 신분으로 낡은 말투 써가며 술냄새 풍기는 이 상황이 퍽 괴상하다는 것쯤은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원체 강주라 가만히 두어도 절로 술이 깨는 체질인데, 거기에 숙취해소제까지 들이부었으니 뒤늦게 돈 약효에 힘입어 이제는 거의 말끔하다 해도 좋은 상태다. 하면 왜 이 괴상한 짓 계속하고 있느냐, 그는 비교적 명징해진 정신으로 생각했다. 시작부터 취객으로 만나 황당하게 굴었는데 이제 와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컨셉 유지 계속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슬슬 그 생각도 바뀔까 말까 하는 참이다. 여기까지 와 숙고해 보자니 아무 일 없었던 척 넘어가기엔 저 여아에게 꽤 많은 것들을 알려줬다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증거', 증거를 보여달라 하는 말이 그의 유치한 승부욕에 불을 붙인지라. 이대로 괴상한 컨셉에 물든 정신 나간 외국인으로 남더라도 물론 문제될 것은 없겠지만…… 기억하자, 비량은 상식 따위에 얽매이지 않으며, 언제나 즐겁고 자극적인 일만을 쫓으며 사는 신이라는 것을.
"자, 여기 증거."
일순 푸른 불꽃이 피어올랐다. 밤중에 번뜩이는 짐승의 눈 같은 정광이 시선에 서리고 눈동자를 날카롭게 찢어낸다. 변화는 찰나였다. 모습이 바뀌어간다는 현상을 미처 인지하기도 전에, 그저 어느 순간부터 당연히 그래왔다는 양, 그저 자연하고 천연스럽게. 사에의 눈앞에 선 이는 여전히 그였으나 이제는 학교에서 보았던 익숙한 남자아이가 아니었다. 길쭉한 귀와 길어진 머리칼. 완연히 무르익은 시기의 청년이 뾰족하게 돋은 이를 드러내며 싱긋 웃었다.
오마이갓 실화인가요? 제 제제가 영광의 도밍아웃 제1목격자라니 정말 믿기지가 않네요 주여 감사합니다... 와 꿈같다... 답레는 일어나서 가져올게 💦💦 흑흑 오늘 여러모로 정신 사나워서 잡담을 못 해가지고 정말 죄송... 이무튼 마지막으로 남은 것 같으니까 셔터는 내가 닫을게〰️ 오야스미!!
내 친우를 만나러 갔을 때의 일이다. 실로 오랜만의 가지는 만남인지라 나는 한창 설레이는 마음처럼 북해도를 해매고 있었다. 이삭줍기마저 끝나 황폐하기 그지 없는 밀밭을 가로지르고 있던 때였다.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눈발이 마구 날리자 온통 흰 세상이다. 나는 이 현상이 무엇의 전조인지 잘 안다. 눈을 크게 뜨려 노력하며 가만히 섰다.
세상의 끝만 같던 너머로 한 사내가 눈이 만든 장막을 헤치며 걸어오고 있었다. 바람이 세찬 탓에 한 걸음 한 걸음이 물 먹은 솜 마냥 무거울진데, 사내의 걸음걸이에는 흔들림 한 점 없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나와 친우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눈보라가 열없이 흩어진다. 처음에는 상반신만 언뜻언뜻 보이더니, 점차 몸 전체가 드러났을까. 항상 곁에 두던 늑대들이 없는 것이 유일한 의문이었다. 눈송이같은 털이 바람에 나부끼는 것이 보일정도로 가까워졌을때, 주변을 돌이켜 살펴보니 밀밭이 아닌 눈밭이다.
"오랜만이구나."
나긋한 목소리가 방울 소리처럼 울려퍼졌다. 휘몰아치던 눈보라가 새처럼 뚝 떨어졌다. 바람마저 사내의 눈치를 보던 시절이 있었다. 자욱한 안개가 그 빈 공간에 대신 자리잡고, 나는 뒤늦게 목소리의 주인을 마주볼 수 있었다. 실로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는데, 내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모습으로 친우가 나타난 까닭이다.
"너! 그게 무슨 우스운 모습이냐?"
눈이 쌓인건지 헷갈릴 정도로 두텁고 하얀 속눈썹이 고개를 든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의 안면이 앳되다 못해 순진해 보였다. 바람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부잣집 도련님의 몰골로, 놈이 천천히 고개를 기울였다.
벌려진 입으로 찬 바람이 들어와 폐부를 잔뜩 얼게한다해도 나는 입 다물 수 없다. 친우의 작태를 보면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기억하는 친우는 실로 거침없고 호방한 사내였다. 남자인 내가 봐도 흠모하게 되는 사내였다고 해야할까. 명필이 거침없이 그은 듯한 굵은 선, 절벽같이 떡 벌어진 어깨며 폭포처럼 쏟아지던 턱수염. 여인이라면 다소 무서워할만한 인상을 가졌으나 남자다움으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리라. 성격 역시 외견이 주는 분위기에 잘 어울어져, 남자중의 남자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지금 이 놈의 모습을 보라!
평생 무언가를 제 손으로 일구어본 적 없어보이는 가느다란 팔 다리. 땀이나 흘릴까? 살결은 부드럽고 하얗다. 소의 것처럼 긴 속눈썹은 어떻고? 누가 이 모습을 보고 사내라고 할까! 계집으로 오해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게다가 누군가 미혹하는 듯 모호한 미소마저 언뜻 보인다. 웃음이 나오는 상황이 아니면 절대 웃지 않던 과거를 생각하면 통탄스러울 지경이다.
"뭐, 뭐냐. 그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몸은...!" "잘생겼다는 뜻으로 알아들으마." "계집같다는 말이었다!" "내 친구가 아직도 구시대에 머물고 있구나. 그런 퀘퀘묵은 단어는 또 오랜만이다. 뒷방 늙은이나 할 법한 말을 들으니 슬슬 기분 나빠지려 한다. 그만해라."
만담 아닌 만담이 계속되자 속이 더부룩하고 마음이 몹시 난잡해진다. 무엇이 친우를 이토록 변하게 했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정녕 이 자가 과거 알고 지내던 그 자가 맞단 말인가? 내가 망연자실하게 서있자 결국 친우가 먼저 이별을 고하고 나섰다.
"시대가 바뀌었어, 친구. 언제까지 그렇게 살래? 요즘 애들은 삼국지도 잘 안 읽는 거 알지?"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면 요즘 애들은 뭘 배우고 산다는 거냐!"
내가 성을 내자, 놈은 답하는 대신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다시 눈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도 그쯤이었다. 스치는 미소와 함께 놈이 등을 돌려버린다. 과거 눈치볼 것 하나 없다는 듯 대담하던 걸음걸이가 지금은 죽음처럼 고요하기만 하다. 컹컹거리며 뒤따르던 늑대들마저 없으니, 바람소리만 요란한 퇴장이 아닐 수가 없다. 눈바람에 의지하며 가는 뒷모습이 못내 초라하다. 그것은 단지 그의 외향이 바뀌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난 그제야 깨닫고 만다. 사무치게 외로운, 그리고 외로울 사내가 나를 떠나고 있다. 사내가 매정하게 등 돌리지 않은 채로 손만 흔든다.
"잘 있어라."
그렇지만 담백한 작별만은 과거의 친우와 참으로 닮아있어서... 다시는 보지 못할 사람을 배웅하는 기분으로 그의 퇴장을 지켜보게 되는 것이었다.
갱신이야~!!!!!!!!!! 앗아 오구치군 독백 귀하다😊 그렇지만 이제는 더는 늑대들을 거느리지 않고 설 자리를 잃어버린 듯한 쓸쓸한 묘사... 지금처럼 성격이랑 모습이 바뀐 것도 꼭 생존을 위한 것처럼 느껴져서 왠지 마음이 아파...ᵒ̴̶̷̥́ ·̫ ᵒ̴̶̷̣̥̀ 쥰주도 오늘도 고생 많구(쓰담쓰담)
쥰이 짤막하게 감상을 남겼다. 아니, 감상이라고 하기에도 뭣했다. 실제로 하네의 반응이 마치 처음 겪는다는 것처럼 신선했었던 것이다. 그가 느끼기에 그랬다는 것이다.
“?”
하네가 눈만 빼꼼 내미는 모습에 그는 제 얼굴을 성큼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곤 씩 웃었다.
“눈 마주쳤네요.”
재미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같이 갈 곳이 있다는 말에 고개를 모로 갸우뚱 기울였다. 갈만한 곳이 있었던가. 잘 모르는 눈치였다. 자신이 무언가 잘못을 한 적이 있었나? 없었다. 이 생각은 기각. 쌍둥이도, 자신과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지 않았다. 기각.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다.
제 반응이 재미있을 리가 없어요. 말도 짧고, 틱틱거리는 말만 합니다. 표정은 어떻게든 감추려고 하다보니 변화가 드물어요. 그렇다고 행동이 풍부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사람을 재미있다고 말해줄 수 있는 건 분명, 그만큼 착한 사람이라서일거에요. ...가미즈나고에는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이 많아서 힘듭니다. 언제나 모나게 굴어버리고 마니까요, 착한 사람을 괴롭히는 기분은 좋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뭐예요? 안 마주쳤습니다.”
마주쳤습니다! 이번에도 깜짝 놀라서 몸을 뒤로 빼버렸어요. 조금만 더 놀랐다면 아예 뒷걸음질 쳤을 지도 모릅니다. 쿠로사와 씨의 눈동자 색도 또렷히 봐버렸어요. 맑은 하늘색이었습니다. 깨끗한 물같은 색이요. 눈 색을 정확히 볼 수 있을 만큼 눈을 마주쳤어요. 왜일까요? 일부러 눈을 피하지도 않았고, 다른 곳만 보고 있다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갑자기 왜 그러는건지 알 수 없습니다. ...출석부로 가린 한 번만 빼고요. 그래도 곧 다시 눈은 보이도록 했으니까요.
“모릅니다. 영어 선생님이 찾으셨어요. 진짜 쿠로사와 씨가 아니면 혼날 겁니다.”
교무실까지 가야 하는데, 쿠로사와 씨가 가지 않으면 안 돼요. 그래서 출석부 끄트머리를 잡고 다른 쪽 끄트머리를 내밀었습니다. B반의 출석부를 이렇게 사용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오늘 처음 본 사람을 예의도 없고 무례하게 잡아끌고 갈 수는 없잖아요. 친하지도 않고요. 얼굴을 못 가리게 된 건 많이 아쉽지만...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는 걸 어떡해요.
>>951 어서 오세요! 린주! 호오. 역시 신이라서 비 정도는 그냥 맞아도 된다..라는 마인드로군요? (왜곡 중) ㅋㅋㅋㅋㅋㅋ 아닛. 그렇군요. 아는 사람이라면 도와준다라! 그럼 지금 치아키는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루트! (끄덕끄덕) 성격은... 어. 지금도 나쁘진 않은 것 같은걸요!
하네: 253 현재 전공이나 일이 실패한다면 도전할 수 있는 제 2의 관심사는? 일이라면 아르바이트의 피팅모델이려나. 🧐 이걸 실패한다면........ 사실 하네는 자신이 입는 것보단 남을 입히는 게, 찍히는 것보단 찍는 게 더 좋은 쪽이야. 이유는 가족들이 유희의 신들이니까, 놀 때 꾸며입고 놀면 제일 반짝거리고, 사진으로 남기면 계속 사진을 보면서 기억할 수 있으니까—라는 생각 때문이야. 그러니까 그쪽이 아닐까! 🤗
122 본인의 신체 노출은 어디까지 할 수 있나요?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니까 생각보다 엄청 많이 할 수 있어. 여름철 옷들은 찢어지고 비치고 달라붙고 파이고 갈라지고 트이고 천이 모자른가? 싶은게 많다보니........ 물론 아르바이트할 때 한정. 😉
176 고맙다는 말을 주로 하는 쪽인가요 아니면 듣는 쪽인가요? 듣는 쪽. 고맙단 말이 뭐가 그렇게 하기 어려운지 하질 못 하니까. ☺️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960 이벤트 준비하느라 고생 많아—! 왕게임이랑 진실게임 완전 기대된다. 이 철딱서니 없는 삼촌이모할비할미가 너희 노는 곳에 끼여서 구경만 해도 되겠니....... 🤗
미야나기는 새하얀 월광에 드러나는 희미한 자취를 따라 천천히 시선을 그렸다. 마술에 홀린 듯 비현실처럼, 모든 감각이 손끝에 닿는 족족 기화되어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녀는 가만히 제 손을 들어 그저 두 뺨을 식은 손가락으로 무력하게 툭툭 두드린다. 비로소 실체가 와닿는 싸늘한 체온이 넋을 차갑게 일깨웠으니, 곧바로 그녀는 현실을 자각함과 동시에 핏기 가신 무덤가처럼 창백하게 얼어붙는다. 그 경외로운 위압감, 혹은 원초적인 두려움에 잠겨죽으니 익사함이나 다름없다. 더이상 소년이라고도 부를 수 없는 눈앞의 청년은 아마 인간조차 아닐 테지······. 기괴한 이질감이 피부를 타고 전해져 살갗이 오그라들었다. 미야나기는 바짝바짝 말라가는 입안으로 씀바귀 같은 침을 삼켰다. 메말라 갈라진 입술은 쇳덩이라도 매단 듯, 혀끝에 차오른 목소리를 차마 부르지 못한다. 거듭된 시도 끝에 겨우 뱉어낼 수 있었던 건 제대로 된 음절을 채 이루지 못해 아둔하게 흩어졌다.
“어, 어어, 어어······.“
새파랗게 떨리는 목소리가 무거웠다. 당장이라도 몸을 돌려 도망치고 싶은데 전신을 뒤덮은 공황이 모래처럼 발목을 잡아당겨 그럴 수도 없다. 알브레히트의 검을 받아든 시골 처녀가 이런 감정을 느꼈을까? 아니다. 그보다는 사과나무 아래서 죽음과 마주했을 어느 공녀를 떠올린다. 미야나기는 붙잡힌 듯 떨어지지 않는 발을 겨우 움직여 한 걸음,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힘겹게 숨을 쉬었다. 그마저도 몇 발자국 못 가 힘이 풀려 나뭇가지 부러지듯 툭 주저앉아버렸지만.
“저······ 저기······. 너는 뭐야? 내가 어떡하면 될까.“
깊숙한 무저갱처럼 형형한 시선을 버틸 수 없어 숙인 뒷목으로 간신히 말했다. 백 가지의 불행 중 차라리 다행인 것은 아직 눈물은 떨어뜨리지 않았다는 거다. 정확히는 눈물조차 얼어붙은 것에 가까웠겠으나, 그 점에 위안 받을 만큼 그녀는 혼란스럽다.
>>965 그렇군요. 이제는 다른 이에게 옷을 입히고 꾸미는 그런 일을 하게 되는군요. (왜곡) 어어..어어어..그런 여름옷은 안된다!! 자신이 원해서 입는게 아니면 안된다! 일이면 어쩔 수 없긴 하지만!! (도리도리) ㅋㅋㅋㅋㅋ 여기서 약간 툴툴거리는 하네의 모습을 또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수학여행...... 수학여행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캐리어 혹은 여행가방 구경...... 무슨 옷을 챙길까..... 뭘 챙길까......... n박 n일동안 무슨 코디를 할 지 너무 궁금해........ 교복만 입고 학교에서 만나던 시절의 합법적 사복데이........... 잠옷도 뭐 챙길까..... 과자도 잔뜩 사가려나....... 비상용품이나 상비약을 챙기는 꼼꼼한 아이도 있을까.......
사에주 안녕, 좋은 저녁이야—! 사에 이불김밥 말아서 둥가둥가해주고 싶어졌다...... 🥲
>>969 그건 모를 일이긴 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하는 건 하네 성격 상 오래 못 할 것 같단 생각을 해. 🧐 여름옷은 일이니까 잘 참고 있습니다. 겅제로 입는 일은 없으니까 괜찮아. 숙명같은 거로 받아들이고 있다........ 🤗
>>970 거의 없다면...... 있긴 있단 거니까........ 눈물 버튼 같은게 있는걸까? 노코멘트 오케이니까 넘겨도 돼! 😊 다룰 수 있는 도구조차 귀차니즘이 압승 했다—! 달라지는게 있는가.... 이별을 막을 수 없으니까 받아들이고 마는 건가.... 아픈 이별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당연히 안될 소리라는게.......... 🥲
>>979 미카가 신의 존재를 알게 되는 순간........... 궁금할지도..... 기대될지도..... 😊 숨기려고 하는데 다 드러나는 거 완전 고양이잖냐—!!! 귀랑 꼬리잖냐—!!!! 귀여워..... 🤗 부모님이랑 조부모............. 🥲 오은영 박사님 모셔............
혹여나 토끼의 심기를 건드릴까 조심스러운 걸음걸이 다 보이는데 아닌 척 하는 것이 퍽 웃기다. 이곳까지 굳이 걸음해놓고, 귀찮다는 듯한 태도로 대략적으로나마 미카의 성질을 이해할 수 있었다. 놈은 눈 앞에 있는 인간을 좀 더 골려볼까, 그도 아니면 살살 달래어 원하는 걸 쥐어줄까 고민하다 끝내 결론을 내린다.
"이 친구는 그런 거에 덜 예민해서요."
보아하니 부끄러움도 많고 퍽 예민한 성정 같은데 괜히 들쑤셔 성내게 하고 싶지 않다. 토끼를 살살 보다듬자 그제야 먹던 사료를 내려놓고 고개를 든다. 똘망스러운 눈이 미카를 한 번 보고는 퍽 놀랍지도 않다는 듯 사료로 시선을 돌린다. 요컨대, 신경쓰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러다 문제가 생기면 뭐, 토끼의 신 모신다는 무녀가 이곳에 있다는데 나라고 빌어보지 못할 것도 없다. 토끼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오오구치사마는 토끼보단 인간 편이란다.
"그렇지만 좋아하시잖아요, 그죠? 약하고, 귀찮고, 성가시고, 야속한 이 놈들을..."
놈은 토끼 한 마리 한 마리 굽어 살피며 읊었다. 약하고, 귀찮고, 성가시고, 야속하고... 분명 눈이 향하고 있는 것은 토끼일진데 놈의 마음 한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