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7 손유는 따분한 표정으로, 예의 백지를 꺼내더니 손에 붓을 쥐곤 그림을 그려나갑니다. 작은 붓이 정신없이 움직이고, 흰 도화지에 푸른 호수가 그려지기 시작하더니. 곧 그는 풍경을 완성시킨 채 시윤에게 건네줍니다.
▶ 겨울 호수 ◀ 중국 연합 풍의 거센 느낌으로 그려진 그림. 겨울 산장에 고즈녁히 보이는 큰 호수를 묘사하고 있다. 계절의 풍경에서 오는 조용한 느낌과, 겨울 특유의 날카로운 느낌이 합쳐져 어쩐지 삭막한 느낌을 내곤 한다. ▶ 장인 미술품 ▶ 뛰어남 - 첫 관람 시 영성이 1 상승한다. ▶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안온을 주는지 - 관람 시 15턴간 한랭 피해에 대미지를 입지 않는다. ▶ 겨울에 얼어붙지 않은 호수 - 그림에 의념을 흘러넣을 시 최대 20L 가량의 물을 획득할 수 있다. ▶ 제작자 : 손유
" 뛰어난 물품은 아니다만 그럭저럭 쓸만은 할 거다. 다 쓰고 나선 적당히 UGN에 가져다 주면 될 거다. "
코브닌노스는 중앙에 둥근 줄기에 작은 잎들이 감싸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잎새에는 하얀 줄기같은 것이 잎들을 잇고 있는 모양새로군요. 유렐의 경우에는 삼각형의 거대한 잎이 특징입니다. 기본적으로 연백색의 잎에 그 끝이 연한 보라색인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네요. 예녹소흐의 경우는 잎이 존재하지 않는, 뿌리가 아주 가는 약초입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뿌리끼리 엉킨 상태로 팔자를 그리고 있는데, 그것의 끝에 작은 뿌리가 나 있어 수분을 그 부분으로 흡수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근데 모양만 봐서는... 누가 봐도 유렐은 독초인데 말이죠.
>>669 쥬도는 말하지 않습니다. 단지 지금 드는 느낌도, 부러움도. 어쩌면 그에게는 초연한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잊히고 싶지 않다. 잊혀지고 싶지 않다. 우리는 신이라는 존재를.. 멀디 먼 존재로 인식하지만. 그들에게는 우리들의 존재로써 세상을 알 수 있게 되고 스스로 살아있게 만드는 존재일겁니다. 그러니 어떤 신은 우리들을 간절히 사랑하며, 어떤 신은 우리들을 매혹하여 다스리려 하고, 어떤 신은 우리들에게 쾌락과 환락을 주려 하며, 어떤 신은 조용히 잊혀져 가겠지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갑니다. 어느덧 바티칸에 찾아온 이후로 나흘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똑똑, 린이 머무는 여관의 문은 간만에 손님이 찾아오기도 하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하려 하고 있습니다.
" 계십니까? "
매우 인자한 목소리. 그러나 그 언어에서 느껴지는 경건한 묵직함은, 린에게 불안감을 불러오기 충분했습니다.
누구일까. 오랜기간 연고 없이 천애고아로 지냈기도 하고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한국이나 일본도 아닌 이탈리아에 있는 지금 자신을 찾는다는 사실자체에 의문을 가지는 건 충분했다. 하지만 단순하게 저를 부르는 음성에서 의문을 넘어 불안함마저 들 필요가 있었던가. 단순히 전투중에 느끼는 그러한 불안감이 아니었다.
"네, 들어오시어요."
살아가며 육감이란것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걸 여실히 깨달았다. 조심스럽게 긴장하면서 들어오라 말을 한다.
겨울은 고통스럽다. 사람의 살을 짓이기는 추위도, 불꽃을 꺼트리고 마는 지독한 바람도. 무엇보다도 슬픈 것은 얼어붙은 나무처럼 사람의 마음도 굳어간단 것이다. 하루를 살아남기 위해 한정적인 식사를 하고, 표정마저 굳어간다. 그 과정에서 사람은 피폐해지고 점점 모두는 마음을 닫아간다. 그 과정을 자연스러움이라 표현하는 것. 그것이 겨울이 가진 어두움일 것이다.
낡은 나뭇가지가 작은 화로 위로 떨어집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듯 보이는 불꽃은 메마른 장작을 삼켜 다시금 불꽃을 피워냅니다. 분명, 그림을 보았기에 의념의 보호를 받고 있음에도 시윤은 볼이 서리다는 감각을 느낍니다. 손을 들어올려 볼을 쓰다듬으면, 볼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기이한 감각이 느껴졌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처럼, 힘없이 울어내는 소리는 작은 단말마를 닮았습니다. 그런 아이의 볼에 대고, 한 노인이 천천히 숨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그 숨 한 번에 차갑던 공기가 따뜻해지고, 얼어붙은 가구들이 천천히 녹아갑니다.
" 녀석. 좀 괜찮더냐? "
꺄르르 웃는 아이의 손이 노인의 수염을 붙잡고 당기지만, 노인은 아픔도 모른 채로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 허허. 고 녀석. 장사로구나. "
아이의 손을 천천히 떼어낸 노인은 천천히 고갤 돌려 시윤을 바라봅니다.
....... 항거할 수 없는 강적을 만났습니다. 역성혁명이 공포에 저항해냈습니다.
" 뭐가 그리 급하여 벌써 오셨소. 이 겨울 끝나거든 데리러 와도 되었을 것을. "
툭, 하고 내던지듯 말하지만. 그 말에는 적지 않은 뼈가 숨어있는 듯 했습니다.
>>690 곧 잠겨있던 문이 열림(물리)당합니다. 딱 보더라도.. 심상치 않은 근육입니다. 만약 의념 시대 이전에 보디빌딩 대회가 있었다면 저 몸은 누가 보더라도 일등에 어울릴 법한 몸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부분을 놓고 본다면, 꽤나 잘생긴 미남입니다. 키는 190을 중간정도 넘은 듯 보였고 머리카락은 황금빛으로 빛나는 금발이었으니까요.
" 주님의 품 안에서 행복하시기를. 이단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여 찾아뵜습니다. 자매님. "
이단? 그래 제가 생각하기에도 제법 뻔뻔하게 다른 종교의 심장부에서 열심히 관광을 하고 다니긴했다. 그리고 그런 행동에 대해 린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하나 없었다. 벤치 마킹을 할 기회가 있어야지만 중소기업들이 발전하고 소상공인의 수입이 늘면서 소비활동에 다양성이 생기지 않겠는가. 아무튼 논리의 비약이 있는 생각이긴 했지만 린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쪽도 행복하시길 빌어드리죠. 이단이라, 무슨 말을 하시는 건지 소녀는 잘 모르겠사온데. 소녀가 본 바로는 이 곳에서 성당에서의 미사외의 어떠한 다른 종교활동도 벌어지는 걸 본적이 없사와요."
여차하면 창 밖으로 뛰어내려서 도주하면 된다. 돈이야 선불로 결제했으니 큰 문제는 없고. 사실 지금도 가타부타 항의를 할 수도 있었으나 그녀는 지금까지 아무런 말도 없다가 이제와 저를 찾아낸 이유가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