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 캡틴 일상 돌릴거야!! (착석) 치아키와 마츠리로 만나고 싶은 분이 계시면 찔러주세요! 물론 꼭 돌려야한다..그런 것은 아니니까 스루할분들은 스루하셔도 되고 이미 마츠리 충분히 즐겼다 하시는 분도 넘기셔도 되고 멀티 요구하는 거 아니니까 돌리는거 있으신 분들은 돌리던거 집중하셔도 괜찮아요! 이렇게 써놓고 갱신!
사에가 감사하다는 얼굴로 사정을 설명하고 가는 길의 택시도 척척 부르는 모습을 보니 사에를 돕는 일이 그렇게 힘들거나 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무거운 물건도 아니었고 설렁설렁 갔다오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고.
"음, 내가 센도 씨를 깨우지 않았었어도 아마 도와줬을거에요. 게다가 센도 씨가 나한테 도와달라 부탁한 게 아니라 바빠 보이길래 내가 도와주겠다고 했던 거니까."
이래저래 휴대전화를 보며 바빠보이는 모습을 보며 케이는 민망한듯 짐을 들지 않은 손으로 뺨을 긁적이며 "음.... 내가 미야나기 후배님... 팬이거든요." 라고 덧붙인다.
팬이라는 말은 방금 생각해 붙인 말이라 살짝 늦게 이야기가 나왔다. 후배님의 조상님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거든요, 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확실히 자신의 행동만 보면 팬이라고 할만한 행동이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실제로 곤란했던지 자신의 도와주겠다는 말에 센도 씨는 흔쾌히 감사하다며 오케이 했었다. 이전에 센도 씨가 무용부라는 것을 알고 종종 이것저것 물어본 적도 있었는데, 이번에 자신이 도와주겠다는 말에 흐음....하며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보기는 했었다. 뭔가 오해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다행히 짐이 더 있지는 않았고 바로 벚나무 숲으로 가면 된다는 것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걸음을 걸으니 검은 차 한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문도 자동으로 열렸다. 근데 일반 택시가 문이 자동으로 열릴 정도의 고급 세단이던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 하긴 집안 자체가 부유하긴 했다며 속으로 수긍했다. 코타로가 그 때에 유명했고 가문을 이루고 했다지만 처음 사에를 보고 미야나기에 대해 알아봤을 때에 여전히 번영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으니까.
케이는 사에의 말대로 짐을 건네어주고 사에가 타기 편하게 안쪽 자리로 앉았다. 택시는 부드럽게 출발했고 거리는 멀지 않았기 때문에 금방 축제가 있는 입구 쪽에 도착했을 것이었다. 아무래도 사람이 많을 때다 보니 안쪽 까지는 들어갈 수 없었기에 적당한 곳에 내려서 조금은 걸어가야 될 듯 했다.
린은 요이카의 머리에 얹은 제 팔 위에 느긋하게 턱을 괴었다. 뭐어? 반문하는 목소리를 타고 미미한 진동이 울려퍼지는 감각이 간질거린다. 그는 맥없이 킥킥 웃음을 흘리며 손을 치웠다. 사람 받침대 삼는 것도 그저 실없이 해 보는 장난이고, 계속 이렇게 있자면 키가 안 맞으니 그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라. "아, 머리 흐트러졌다." 자기가 한 짓이면서도 뻔뻔스레 말하는 것 봐라.
'당신 같은 사람'이라는 게 무슨 뜻일까. 궁금증이 짧게 스쳤지만 곧바로 묻지는 않았다. 요이카가 이곳에서 말하길 꺼린다는 것을 눈치채고 배려한 것일까? 아니, 그보단 단순히 이 자리에서 캐물을 정도로 궁금하지는 않았을 뿐일지도. 듣지 않았으니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그에게도 짐작은 있다. 이런저런 경계선에 애매하게 걸쳐져 있기는 해도 명색이 사기를 쫓아내는 수호신이라, 저 육체로부터 스멀스멀 배어나오는 불길한 원념과 관계 있겠거니 하는 추측만 할 수 있었다. 나중에 진짜 궁금해지면 그때 물어보지 뭐. 그는 순순히 다른 화제에 더 집중해 주었다. 눈썹 가볍게 치켜올리더니 요이카에게로 몸을 슬쩍 기울이고선.
"짐이 얼마나 많길래 언젠가라고 할 정도야? 여름 축제 때까지도 다 못 찾는 거 아니지?"
얄미운 소리 속닥거리지를 않나!
"음─ 무난하고 좋은 소원이지, 그거. 안부인사면 여기 신이랑 아는 사이야?"
자신은 보폭이 크기에 어렵지 않게 지나간 길을 요이카는 폴짝폴짝 뛰듯 하며 따라오고 있다. 그는 잠시 걸음을 늦추고 기다릴 겸 들려온 물음에 대답하려 말을 골랐다. 소원은 딱히 없지만 신사는 구경이라도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듣고 보니 상대처럼 뻔한 것이라도 빌까 싶어지기도 하고. 그는 그동안 살며 아쉬운 적도 몇 없고, 특별히 목표하는 일도, 바랄 만한 소망도 달리 없었다. 삶은 그에게는 그다지나 뻔하고 여일한 것이라…… 그 자신으로서는 바라는 것 없으니, 그래. 뭘 빌어야 좋을지 마침 생각이 났다.
혼내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무서운 선생님에게 부탁하지 않으리란 것도 잘 알고있다. 그럼에도 리오는 혼낸다면 네가 직접 혼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물론, 상대방에게 혼나는 것이 좋은 것 자체가 아니었다. 혼난다는 행위 자체보다는 이런 것으로라도 더 붙어있고 싶고 더 많은 기억이나 추억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이유였다. 원하는 대로 하라는 말에 리오는 그럼 오늘은 자기 집에서 같이 자자고 지나가는 말로 말하며 몸을 멈추고 가만히 마주보았다.
" 비밀인가- 나는 바보라서 신이라던가 하는건 잘 모르지만 소원을 입 밖으로 내면 안된다는 것 정도는 알고있어. "
리오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소중한 하레하네에게는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궁금하다면 말해줄 의향 정도는 있다고 말했다. 그리곤 머리핀을 건네준 손을 잠시간 잡고 있다가 처음부터 말했어야죠- 하는 말에는 그저 또 에헤헤- 하고 웃어보일 뿐이었다.
" 응. 미안. 나는 바보라서- "
딱히 자기비하적인 말은 아니었다.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들이 몇몇 있다. 하레하네는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같이 있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서 이런저런 말 따위는 가볍게 할 수 있게 되고, 마음도 가벼워 두둥실 뜨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리오는 '내가 바보라서-' 라는 말도 두둥실 뜬 기분으로 말하며 웃을 뿐이었다. 머리가 땋여지고 머리에 장식이 달리는 것을 여전히 기분이 좋다는 듯 웃으며 얌전히 머리를 내어주었다.
" 역시 하레하네가 해주는게 더 예쁘다. 응. 나는 바보라서 이런건 혼자 못하니까- "
그리곤 다시 팔짱을 꼈다. 꼭 붙어서선 주변의 시선을 의식이라고 하듯 느슨한듯 꽉 팔짱을 끼고는 조금 더 몸을 가까이 붙였다. 이런건 혼자 못하니까- 그 안에 담긴 의미라면 혼자서 할 줄 모르는 바보니까 언제까지고 함께 있어달라는 의미였다.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특별한 일이 있더라도 자신의 곁에서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짤짤짤, 흔들면 맥 없는 솜인형처럼 따라서 흔들거리리라. 아, 으, 아. 왜냐고 물어도 단순히 그 쪽이 어딘가 무서워서 그렇다고는 입이 째져도 이야기하면 안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소년이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거리기만 했기에 망정이지. 거, 거, 거절도 했으니 이제 침착하게 일어서서 인사하고 밖으로 나가면.
“.....엣.”
갑자기 자, 자기소개? 금방 고쳐 썼던 안경이 기분 탓인지, 덜걱 소리를 내며 다시 흘러내린 것만 같다. 벗어난 줄 알았더니 오히려 더 수렁으로 빠져 버린 상황이 되었을지도! 상대방의 눈에서 반짝이 가루가 뿜어져 나와 얼굴을 콕콕 찌르는 느낌이 들어서 으악, 또 시선을 피했다. 어쩌면 눈부신 태양을 똑바로 마주보지 못 하는 것과 같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방금과 같이 어딘가 섬짓한 기운은 없는 것이 훨씬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다.
소년은 자신 또한 1학년이라 소개했다. 선생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그렇고, 복장도 그렇고, 너무 자연스럽길래 분명 (귀신이 아니라면)선배일 줄 알았는데! 나, 나무긍? 남군? 일본인에게는 채 익숙하지 못 할 발음을 몇 번 소리없이 입술에 담아보다가. 우물쭈물, 우물쭈물, 조금 시간을 끌더니 겨우 자신의 이름을 내뱉는다.
“...사, 사치 베르단디....”
....에요!
... .. .
..앗!
“1학년 C반, 이에요.“
퍼뜩 무언가를 떠올린 듯 허겁지겁 자신의 반까지 소개하고서는 입을 꾹 닫았다. 아앗, 이럴 줄 알았으면 자기소개 연습을 좀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더 연습해 두는 건데! 어제 밤에 한번 더 하고 자는 건데! 노력의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것에 조금 실망, 머리칼을 확인하는 척 이제는 욱신거림이 거의 가신 뒤통수를 괜히 한 번 슥 매만지면서.
“앗, 부적에는, 그.....“
어쩌지? 뭐라고 말해야 할까? 대뜸 완전 관심 있는데요~!! 라고 대답해 버리면 어쩐지 ’너.... 그런 분야 좋아해? 역시 마녀...;‘ 같은 대답을 들어버릴 것도 같고(실제로 그런 적도 있었고), 모른다고 하기에는 방금 트라우마 스위치가 눌렸을 때 부적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 같기도 하고(하지만 비싼 부적이었는걸, 그거).... 머리를 굴리는 소리가 복도 끝까지 울려퍼질 것만 같은 얼굴을 하고서는 잠시 린을 쳐다보다가. 거짓말을 해 볼까도 했지만.... 그러나 사치 베르단디, 포커페이스에 약하디 약한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