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조금씩 먹는다는 것도 사야카에게는 그다지 익숙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일단 노력해보겠다고 한 이상 먹긴 먹는 편이다. 여담으로 급식비 청구를 받은 신관님은 급식비.. 그렇구나.. 에? 하셨을지도 모르지만.
"노기력.." 옥상의 그늘진 벤치에 누워서는 하늘 잠깐 보다가 눈을 붙이려 한 사야카에게 누군가 다가오고... 신이라는 걸 알 즈음에는 완전 가까운 것 같아서 왜 왔나 싶었는데... 꼼지락거리는 걸 쫓아보내기가 귀찮아서 놔뒀더니. 말을 건다. 귀찮은데... 그래도 말을 걸었으니 대답을 해야겠다.
"넌 연애 목적?" 너는 연애 목적으로 와서 나에게 그런 걸 묻느냐라는 말을 극단적으로 줄이면 저렇게 됩니다.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는 처음 보는 신을 올려다보고는 정말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페이퍼아트를 집으려 하는군요.
" 응. 리오로 좋지만, 여기서는 안돼. 내 이름은 아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아리스) 할 때 그 아리스. "
그 큰 소리의 인사와 함께 이 세계에서의 이름을 알려주곤 리오는 귀에서 마스크를 벗어 에이프런의 앞 주머니의 넣어두고 미소를 지었다. 작위적으로 연습한 자연스러운 미소라는 녀석은 오늘만큼은 마음이 조금 편해서인지 더 제대로 된 모습으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밖에서는 같은 반 클래스메이트지만 이 세계에서는 메이드와 주인님인 것이다. 리오는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았다.
" 네에 - 주인님 - "
잘 안 보이는 자리를 요청하자 리오는 'かしこまりました(잘 알겠습니다)' 하고 조금 당차게 대답하곤 손을 들어서 매니저로 보이는 사람과 눈을 마주쳤다.
" 아리스가 미야나기 주인님을 모실게요 - "
지금부터 시간을 카운트 해달라는 의미였다. 어차피 오늘은 곤란한 시간대의 시프트를 부탁받은 것이니 조금은 갑의 위치에 서 있을 수 있어서 자잘한 자릿세라던가 시간대로 들어가는 돈 따위의 것들은 전부 빼버릴 생각이었다. 그 정도 능력은 되기도 하고 오늘은 부탁받은 입장이었으니까.
" 밖에서의 여행은 어떠셨나요 주인님 - ? 아리스도 밖의 이야기들, 주인님의 이야기를 잔뜩 듣고 싶어요오 - "
너 오늘 학교에서 만났잖아 같은 말을 하는 것은 NG. 이 곳에서는 이 곳의 규칙이 있는 법이라고 리오는 생각했다. 먼저 존댓말을 사용하고 확실히 주인님이라고 일러두거나 '학교 수업 지루하지~' 따위의 말을 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잘 보이지 않고 아저씨들과는 떨어진 자리. 바 테이블의 한쪽 구석에 안내하고는 '짐은 아리스가 맡아드릴게요' 하고 말하며 잔짐을 받아 정리해두었다.
" 오늘은 아리스랑 같이 오랜만에 돌아오신 주인님의 모에레벨☆ 잔뜩 채워보자구요. 일단 소프트 드링크로 원 드링크- 준비해드릴게요 "
달콤하고 새콤한 걸로. 봄의 인기 드링크라면 역시 사쿠라 버블티다. 리오는 능숙하게 버블티 한 잔을 가져와 건네주곤 바 테이블의 맞은편에 서서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았다.
" 조금 적응하기 힘드려나..? 힘들면 이야기해줘. 거기에 맞춰서 또.. 이렇게 라던가 저렇게 라던가 가능하니까... 그래도 여기까지 와줬으니까 재밌게 즐기게 해줄게..! "
간단한 감상을 남긴 놈. 이런 부류는 인간 세상 살이도 쉽지 않다. 어찌되었건 인생보단 신생이 편리하고 간편하기 때문이다. 대충 순항하지 않고 있다는 걸로 알아들었다.
"예에ㅡ 아무래도 그렇긴 한데ㅡ"
놈이 말을 질질 끈다. 몇 번 연애를 해봤는데 썩 좋게 끝나지는 않았기 때문. 게다가 놈도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은 부분이다. 그냥 스몰토크용으로 공통주제를 던졌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대충 손에 아트를 쥐어주고는 ㅡ선물 주는 것치고 성의가 없었는데, 상대의 반응을 보니 요란떨기 애매해서 그렇다.ㅡ 말을 이었다.
"난 포기할 거야. 다 관둘 거라고." 이노리: 관두고 싶어요? 으음.. 많이 힘들어도 괜찮아? 이럴 때는 신 님의 시련이에요? 응, 네 잘못이 아니야- 전-부 못된 운수신님이, 네게 질투가 나서 못된 장난 치는 거니까, 네 잘못 아니니까 맘껏 원망해도 돼요-? 그리고 조금만 더 해보면 될 지도 몰라요? 신 님 시련 이겨내는 거잖아? 멋져- 읏챠, 이노리가 착해 착해 해줄게- 착해 착해-
"계속 욕을 중얼거리는 사람을 보면?" 이노리: 응? 뭐라고 한 거야-? 앗-! 설마, 새학기라서 자기소개 한 거 에요?! 너! 시바루 군!! 시바루 조우나- 군이에요? 안녕!!! 시바루!!!
"좋아하는 친구와 다투게 되면 어떻게 해결해?" 이노리: 그게, 이노리가.. 화가 나서 친구 보고 말린 미역이라고, 해버렸어요..? 이노리는, 그게, 그렇게 말하려고 한 거 아닌데.. 그러니까...(옷깃 잡던 손 꼬물대다 그렁그렁) 으아앙- 미안해-!!! 이노리가 나쁜 말 했어- 용서해주세요- 으앙-
참 적응이 안 되는 걸까. 미야나기는 두 손을 곱게 모아 고개 숙이는 리오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리, 리오? 아니지. 아리스? 이제 리오가 아니고 아리스 양이긴 하지만 대체 날 두고 혼자 어디로 가버린 거야 2학년 A반 리오야—!! 여긴 정말 아리스 양밖에 없는 거야? 아리스가 주인님을 모신다니, 아무리 일하는 중이라지만 그런 멘트 정말 괜찮은 걸까! 넋이 나간 미야나기와는 다르게 일하는 리오는 확실히 제법 프로답다. 자연스럽게 밖의 여행이라느니(‘나 학생인 거 알지 않아, 리오?’) 주인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느니(‘아까 학교에 같이 있었잖아. 그보다 주인님도 아니고!’) 역할에 몰입하는 게 진중하달까. 에잇! 모르겠다. 이왕 오게 된 거, 재미없게 굴면 오히려 불편할 거야. 애초에 본인 또한 연기는 전문이니 대놓고 당황한 기색은 넣어두고 최대한 콘셉트에 맞춰주기로 했다. 본인의 주문에 따라 안내된 구석진 바 테이블로 종종 걸어가며, 떨떠름하게 리오, 아니 메이드 아리스 양에게 가방을 건넨다. 이런 거 정말 시종 부리는 듯해서 불편하지만······. 미안해, 리오! 아무튼 저는 가만히 있는 동안 자동으로 척척 주문되고 앞까지 친히 대령되는 버블티 한 잔을 빤히 바라본다. 반짝반짝, 핑크색 조명에 투명하게 부서지는 게 예쁘긴 하다. 봄에 맞춰 나온 시즌 드링크이려나?
”아니야, 오히려 내가 너무 당황한 티를 내서 미안해! 메뉴 보여줄 수 있어? 그러고 보니 아까 점심, 걸러서 배고프다.“
최대한 많이 남겨먹을 수 있는 걸로 주문하겠다는 사인이다. 아니, 역시 음식보다는 음료 쪽이 마진은 더 많이 남는다고 그랬던가? 아무튼 친구 좋은 게 뭐겠어! 아리스 양에게 도움되고 말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결연한 눈을 했다.
<체리 블라썸 펀치>는 노래에 별다른 감상도, 지식도 없던 자신이 묘하게 빠져든 유일한 인디밴드다. 어쩐지 익숙한 낯의 멤버가 있었던 탓일까? 위험천만한 짓이기는 하나 여기저기 인터넷 서핑하길 좋아하는 무쿠루마가 어김없이 전자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을 때 우연찮게 접했던 노래가 제법 흥미를 동하게 해서 블라썸펀치에 관해 찾아보니 웬걸, 이른 시일 내에 공연을 한다는 정보가 있었다. 용돈도 남아있고, 시간도 남아있었던 무쿠루마에게 그 공연을 보러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 절호의 기회를 놓칠 위기를 목전에 두고 제 친구인 ‘리링(이치노세 리오)’을 마주치게 되리란 건 자신이 미아가 된 사실보다 더 예측이 불가했던 일이다.
“⋯⋯리링?!”
그래서 현재, 무쿠루마는 나오려던 눈물이 쏙 들어간 채 얼떨떨하게 제 친구를 마주보았다. 검은 마스크, 수많은 피어싱, 귀여운 얼굴. 자신이 알던 리링이 맞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의문을 둥둥 띄워놓은 채 무심코 고개를 내렸다가 그녀가 멘 기타가 시선에 들어왔다. 비록 성적은 지구 내핵을 뚫고 들어가는 바보라지만, 인간 관계에 관해선 머리 돌아가는 속도가 썩 빠른 편인 무쿠루마의 뇌가 잽싸게 활동을 시작했다. 옷 차림새나 멘 기타, 자신을 ‘보러 와줬냐’는 말은 그녀도 이곳에서 공연이 있다는 말 같았다. 체리 블라썸 펀치의 짤막한 영상에서 리링과 비슷한 얼굴을 봤던 것 같기는 한데⋯⋯. 에이, 설마. 그런 우연히 있을 확률은 희박하다는 가능성에 의거해 무쿠루마는 리링의 상태에 대해 ‘어쨌든 여기에서다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확정 지은 상태였다.
무쿠루마는 마주 잡혀 흔들리는 손의 감각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악수가 끝나고서는 슬그머니 <체리 블라썸 펀치> 티켓을 스커트 주머니 속으로 물 흐르듯 숨겼다. 저렇게 기대하는 듯한 눈빛을 보내는데 아니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블라썸펀치의 공연은 다음에도 볼 수 있을 테니까. 뭣하면 영상으로 봐도 되고. 낯 가리는 구석이 있는 리링의 공연을 볼 수 있을 날이 더 희귀할 것 같기도 하니까.
몇 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생각을 매듭 지은 무쿠루마는 활짝 웃어보인 뒤 다시 리링의 손을 양손으로 마주잡았다. 크게 뜨인 눈은 친우의 색다른 면모를 보는 양 반짝였다.
“그럼, 당연하지! 리링, 오늘 정말 귀엽다. 리링은 얼굴도 귀여우니까 마스크 벗으면 좋을 텐데. 아, 있다가 사진 찍어도 돼?”
분홍과 빨강의 조합으로 쁘띠 고어틱하게 꾸민 케이스를 끼운 핸드폰을 살랑살랑 흔들어보이다가, 이내 한쪽 손으로 겸연쩍게 뒷머리를 매만졌다.
“근데 사실 내가 길을 잃어버렸어. 괜찮다면 공연장까지 안내해주라아-⋯⋯.”
나의 <체리 블라썸 펀치> 안녕⋯⋯. 속으로 눈물을 머금으며 리링을 입꼬리를 올린 채 마주 보았다.
/ 모바일로 하다가 안되겠어서 컴으로 왔더니 잡다한 문장이 많아졌지만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A; (갸악) !
그리고 웃었다. 자연스럽게 웃었다. 연습에 연습을 거친 작위적인 미소가 아니라 제대로 자연스럽게 웃었다. 반응 하나하나가 재밌기도 했고 이렇게 또 친해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미쳐서 자연스럽게 미소가 나왔다. 리오는 그렇게 미소를 짓고나서는 스스로가 조금 놀랐는지 헉 하고 한 차례 숨을 들이마셨다. 자연스럽게 나온 미소일까 아니면 그렇게 연습을 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미소였을까 하고 잠깐 생각이 일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기로 했다. 중요한 것은 앞에 있는 손님이자 주인님이자 클래스메이트니까.
" 물론이에요 주인님- 자, 여기여기. 어떤 걸 고르셔도 모에레벨☆ 잔-뜩 이라구요 "
시즌 한정으로 나오는 버블티도 인기메뉴지만 일단은 점심을 걸러서 배가 고프다는 말을 들었기에 리오는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디저트나 달콤한 것이 위주로 나가는 곳이지만 식사가 될만한 메뉴도 잔뜩있다. 다만 그래도 뭐가 좋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은 여전해서 몇 가지를 짚어 보여주었다.
" 우선은, 감자튀김은 좋아하시나요-? 튀김을 좋아하신다면 여기 피쉬 앤 칩스가 있어요- 생선튀김은 버거로 교체가능! 그리고.. 여기 얼음공주의 악의와 정성이 담긴 수제 철판 오므라이스' 이건 아리스가 직접 만들어드리고 있는 간판 메뉴랍니다- 당연하게도 아리스는 한 번에 한 명의 주인님만 모시기 때문에 한정메뉴이기도 하구요 "
그리곤 뭔가 눈치를 보듯 주변을 슥슥 둘러보던 리오는 고개를 살짝 숙여 조용히 말했다.
" 이거 말야. 보통은 매도당하는걸 좋아하는.. 그.. 그런 사람들이 시키거든.. 그래서 이름부터가 이런거라서. 사에가 보고싶다면 나 힘내보겠지만 그런 쪽에 취미가 없다면 그냥 보통의 오므라이스로 괜찮아. "
이 쪽 업계에서는 포상입니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 들어오자마자 자신을 보고 '얼음공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어서오세요 주인님-' 보다는 '뭐야, 꺼져' 가 더 반응이 좋다. 두 번 세 번 찾아오는 사람들이나 이 쪽에 취미가 있지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으니까. 리오는 밥으로 해볼만한 메뉴는 이 정도라며 다시 고개를 들었다.
" 음-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요. 버터 감자구이라던가.. 볶음라면이라던가.. 그런 것들이 있네요 주인님-! 편하게 골라주세요. 아리스는 여기 있을테니까- "
해봤다. 놈이 본심을 드러내거나 정체를 밝힌 적이 없는 까닭은 서로가 진지한 연애는 아니었단 의미다. 하긴 누가 이 시기에 진지하게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하겠나. 놈도 그 사실을 알고 느긋하게 즐기고 있는 중이다. 솔직히 그편이 재밌기도 하고.
"그죠. 아직 청춘이라 진지한 건 싫어졌어요."
사춘기 시절은 이미 겪었으니 어리다는 말에 괜히 자존심 세우지는 않는다. 온 세상과 자웅을 겨루던 짓은 옛날 고리짝 시절에 그만뒀기 때문이다. 다만 상대방의 언행, 태도로 잠시나마 상대의 연배를 추측할 뿐이다. 보통 나이가 많은 신은 곁에 존재하던 자연물이나 원시적 개념을 따라가는데, 인간살이에 관심없는 태도를 보니 대충 맞지 않을까 감히 어림짐작해본다.
"아ㅡ 그러니까 고위신이 되고픈 야망이 없나보군요."
고위신격을 목표로 하지 않고 굳이 이곳에 보냈다는 건, 그녀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 그 사람의 마음을 떠올리며, 놈도 조금 오지랖을 부려볼까 싶어졌다. 박수를 두 번 크게 치고는 잔소리하는 톤으로 돌변한다.
"자, 자. 그 사람을 생각해서라도 청춘을 즐겨야하지 않겠습니까? 꽃놀이는 해보셨나요? 동성친구와 라인 잡담하느라 밤을 샌 기억은 있고요? 초대형 라멘 다 먹기 20분 챌린지는 해보셨는지요? 이 재밌는 걸 놓치면 안되지요."
히죽 웃는 걸 보니... 이 놈, 단순히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얄밉게 보인다!
'지금 너무 큰 걸 사버리면 들킬지도 모릅니다.' 아직 방을 다 꾸미지도 못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인형이 가득한 어설픈 침대위를 보이기는 싫기도 하니 폭신폭신한 인형을 안고 싶은 욕심과 이성적으로 생각한 현 상황 사이에서 중간책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껴안고 잘 수 있을 인형은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골라보도록 하죠.'
굳이 그러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열심히 둘러본 결과 문의를 보낸 작성자의 작품은 게시된 글만 본다면 충분히 귀엽고 가격도 적당했다. 책상위에 쌓인 책을 한 쪽으로 밀어넣고 열심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답장을 기다려보니 잠시 맛집을 둘러보려고 검색창을 누르기가 무섭게 답이 온다. 절로 지어지는 웃음을 꾹 누르면서 메세지 창을 띄운다.
아, 색상을 정해야 하는구나. 하지만 다 너무 귀여운데...
푸쉬식 기대하던 마음이 현실의 벽에 꺼지는 소리가 어딘가서 나는 것 같다. 읏, 아마도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아마도 그럴겁니다. 하지만 과소비는 전혀 어른스럽지도 않으며 지양해야할 습관입니다.
[네가지 색상 모두 너무너무 귀여워서 고르기가 쉽지가 않네요. 혹시 10대 후반 손님분들이 어느 색을 선호했는지 알려주시면 그 색으로 두개 고를게요]
고민하다 결국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많이 고른 색을 고르기로 마음 먹었다. 나머지 색은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살 수도 있을테니 지금은 이 정도로 만족하자 속으로 생각하며 주소란에다가 가미즈미시로 새로이 옮긴, 할머님과 할아버지댁의 주소를 적는다.
그러고 보니 새로 옮긴 집은 꽤나 고등학교와 가깝네요. 이모티콘이나 말투가 인형처럼 귀엽다는 생각과 같이 별 다른 의미 없는 생각이 잠깐 떠올랐다가 금방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