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그 부분은 이제 본격적으로 이벤트가 시작되면 공지할 생각이었지만.. 웹박수로 보내는 거랍니다. 일상으로 주면 누군지 바로 들통이 나니까요. 그래서 웹박수로 내가 누구누구이고 누구누구에게 이런 선물을 보냈다는 것과 캐입으로 메시지를 첨부해주시면 제가 바쁘지 않으면 0시에 마니또 결과로 다 올릴 생각이에요. 그러니까 월요일에 보내면 화요일 0시에. 화요일에 보내주면 수요일 0시에요!
본의아니게 3성 갓챠캐에 비유 되어버린 오구치군. 과연 3성 성능 좋은 놈답게 이야기의 화두 역시 잘 이어준다. 신으로 오랫동안 떠받들여진 것을 생각하면 사교성이 굉장히 좋다 할 수 있겠다. 이런 부류는 둘 중 하나이다. 인간 곁에 머무르며 오랫동안 그들을 관찰했거나, 오랫동안 인간 흉내를 해왔거나. 오구치의 경우는 전자에 해당했다.
"우와ㅡ 본격적이잖아."
채신머리 없게 혼잣말로 중얼거리기를 잠시, 태세를 돌변하여 놈 역시 반짝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무사히 잘 돌아왔습니다!"
마치 과거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한때, 놈이 영험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인파가 몰렸다. 꽃처럼 피어오르던 손짓과 달아오른 양 볼들. 나를 칭송하며 속닥거리는 아낙내들이나, 철없이 뛰어놀던 아이들까지. 말 그대로 문전성세였다. 그 당시와 비교하자면 초라한 규모지만 이곳과 신사는 닮아있다고, 놈은 감히 생각해본다.
아무튼 모든 것은 신속 정확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이 넘어가고, 정신없이 살랑거리는 치마폭이며 리본이며 알 수 없는 용어들의 향연이 귀와 눈을 어지럽힌다. 할 수 있는 것이 몇 없어, 범인이라면 촌뜨기처럼 눈만 깜빡일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러나 이 곳에 앉은 놈은 범인이 아니라 신인지라...
"모에 레벨? 그런 것도 있어요? 있지, 있지. 나는 무슨 레벨이에요? 레벨업 많이 하면 좋아해줄거예요?"
뻔뻔스레 꽃받침을 만들어 능청스레 묻더라. 과연 저보다 새파랗게 어린 인간 등처먹으러(아님) 내려온 놈 답다. 그러면서도 내심 자본주의의 위용에 혀를 내두르는 것이다.
"에ㅡ? 레벨 낮으면 먹지도 못해요? 어렵네!"
인간들은 돈 내고 이런 걸 하는거냐? 모에모에큥ㅡ을 하는 걸로 언짢아할 놈이 아니다. 그렇지만서도 가끔 인간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 놈의 결론이다. 어찌되었건 놈이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은 이런 걸로 자존심 구길 대단한 놈도 아니고, 수치로운 일이라 멋대로 판단해버리는 것 역시 옹졸한 일이다 싶다. 솔직히 말해서 이 상황을 아예 안 즐기는 것도 아니었다.
"오이시쿠나레, 모에모에큥!"
그러니 한치의 망설임 없이 상큼하게 외쳐보는 놈이었다... 놈의 옆으로 가상이 별이 반짝 튀어오른 것 같다만 기분탓일거다.
사실은 영국에서 태어난 런던 출신이지만.. 굳이 밝히진 않는다. 밝히면 우리 가족의 정체가 밝혀지고 나 역시 더 튀게 되니깐. 특히 나하고 우리 엄마, 많이 닮았거든. 백인이라는 것만 아버지에게 받았지.. 피지컬과 얼굴은 전부 엄마에게 물려받았다. 이미 엄마와 닮은 외모에서 충분히 의심이 가능한데, 과거라도 철저하게 숨겨야 가족이 안 밝혀지지.
"에이, 죽이긴 뭘 죽여요. 그래도 심도 있다는 말을 들으니깐 기분은 좋네요."
당연하지, 내가 하는 태권도인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겸손한 태도로 일관한다. 그런데 사에씨는 아마 운동을 하러 체육관에 온 거겠지? 들고오는 물건들을 보면.. 나는 이제 슬슬 끝났으니깐 퇴장해줘야겠지. 아무래도 혼자일 때가 연습이 잘 될 테니깐.
"아! 절대 그런거 아니에요. 기분 안 나뻤어요. 훔쳐본 것도 아닌데요, 뭘. 저 운동 다 해서 괜찮아요."
라고 말하더니, 후다닥 탈의실로 달려가서 1분도 안 되어서 공항점퍼로 환복을 다 하고 나왔다.
"자넨 해고야." 우루하 쿄스케: 아이고 편집장님 편집장님 제발요 제발 먹여살려야 할 처자식은 없지만 농발거미와 집먼지진드기와 대장균이 있어요 제발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한번만 기회를 주세요 제가 개가 되라면 개가 되겠습니다 벌써 이렇게 무릎을 꿇고 도게자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원하신다면 불판 위에서라도 도게자하겠으니 제발 딱 한번만 제발
"네게 충성하겠어." 우루하 쿄스케: 아니, 굳이 그럴 필요 없는데...
"과거의 네 부모님을 만날 수 있다면 뭐라고 말할래?" 우루하 쿄스케: 글쎄...? 어느 시점까지 과거인진 모르겠지만, 결혼 이전이시라면... 촉 오는 그분이랑 결혼 하시면 됩니다, 하고 말씀드리지 않을...까?
봄이라는 계절은 꽤나 좋은 계절이다. 이보다 더 오래 전 케이가 처음 인세에서 무언가를 시작했을 시기도 봄이었다. 그 이후로는 계속 신계에서 지내다가 이렇게 다시 인세에 휴가를 보내러 오게 되었지만 고작 3년, 그러니까 세 번의 봄을 맞이했을 뿐이었다.
학생들이 하교를 하고 난 뒤의 조금은 조용한 외진 교정 내에서 케이는 검은 여우의 모습으로 나무등치 아래에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새싹이 올라오는 도톰한 흙 위에 몸을 누이고 새 잎이 올라와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를 듣고 따사로운 저녁 노을 햇살을 맞고 있으면 정말 인세에 내려와서 휴식을 취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을 때, 케이는 집에 가지 않은 한 인간이 주변으로 오고 있구나 하고 알아챘다. 하지만 따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사실 흑여우가 교정에 종종 나타난다는 소문이 3학년들에게는 알음알음 퍼져있었던 것도 케이가 따로 사람들을 피해다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뭐, 흑여우가 학교 근처에서 살고 있으면 안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그 발자국 소리가 가까이 왔을 때야 케이는 경계심 없이 눈을 들어 근처에 있는 인간을 올려다 봤을 것이었다.
미카는 저녁 노을이 하늘 저편에서 고개를 들이밀 때까지도 집에 가지 않았다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도 지금쯤이면 하교했을 시간이지만 미카는 홀로 앉아서 교정이 조용해지는 걸 지켜보고만 있었다 교내에 활기가 전부 가라앉은 뒤에야 미카는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향한 뒷뜰에서 귀여운 녀석을 발견하게 될 줄이야 미카는 녀석을 발견하곤 순간 걸음을 멈췄다 여우, 그것도 까만 털을 가진 녀석이다 그냥 여우도 보기 귀한데 흑여우라니 쉬고 있는 여우를 조금 놀란 눈치로 바라보던 미카
"..."
너무 귀엽다 이 여우를 적극적으로 귀여워해야 할지 잠시간 고민했지만 주변에 다른 사람도 없고 이 여우가 사실 사람일리도 없으니 말이다 그건 다 지어낸 옛날 얘기에 불과한 말이잖은가
"...귀여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미카는 제 본심을 주저없이 드러내기로 했다 종종걸음으로 다가가 쪼그리고 앉아서 여우를 빤히 바라보다가 녀석이 놀라지 않게 손을 천천히 뻗는다 여우가 자리를 피하거나 경계하지만 앉는다면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을 것이다 원래 길동물은 세균 덩어리라서 만지면 안된다고들 하지만 귀여움 앞에서 그게 큰 대수인가
늘상 딱딱했던 표정도 잔뜩 풀어져서는 미카는 무아지경으로 여우를 쓰다듬는다 신기하게도 녀석은 사람의 손길이 낯설지 않은 듯하다 누가 키우던 여우였나? 털 색도 특이하고 하니 실종됐거나 유기된 반려동물일 수도... 그렇게 생각하니 문득 녀석이 불쌍해보인다
"넌 어디서 왔니?"
사람 말을 알아들을리 없는데 괜히 여우에게 말을 걸어본다 그보다 쓰다듬을 때마다 귀가 젖히고 꼬리가 살랑이는 게 이건 마치 개여우... 아니 여우는 원래 개과니까 상관없나 그렇게 계속 여우를 쓰다듬던 미카는 문득 생각난 듯 주머니에서 다급히 스마트폰을 꺼낸다 당연히 사진 찍기 위해서지 카메라 앱을 켜고 여우를 화면 안에 담는 미카 귀여운 동물 사진은 못참지
신이라는 존재는 본래 인간의 부르짖음에서 나타났다고 하던가. 아니, 뭐 그런 유래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겠지만. 어찌되었든 보통 인간이 하는 일이 신을 위한 것이고 신이 하는 일이 인간을 위한 것인 것처럼 인간과 신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그렇기에 여우신이 인간의 애정어린 경외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붉은 머리 소년의 쓰다듬을 받던 케이는 소년의 물음에 귀를 쫑긋했으나 여우는 답을 할 수 없다. 그저 꼬리만 살랑거릴 뿐이다. 소년의 손바닥에 촉촉한 코를 가져다대며 킁킁 냄새를 맡는 모습은 그저 한 마리의 여우......(신) 일 뿐.
하지만 소년이 스마트폰을 꺼내자 분위기는 돌변한다. 여우의 눈빛이 반짝 빛나는 듯 하더니 소년이 사진을 찰칵 찰칵 찍을 때마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한 장의 사진도 용납할 수 없다는 그런 태도!
결국 소년의 휴대폰 카메라 속에 남은 것은 망한 고양이 짤...과 같은 망한 여우(로 보이는 검은 무언가) 사진일 뿐이었다.
>>122 신의 힘으로 털이 바로바로 자라날지도 모르는걸요!! (일단 우기고 보기) 크레페와 홍차 자체는 아마 조합이 그렇게 썩 좋거나 그렇진 않을 것 같지만 치아키는 홍차를 좋아하니까요! 다즐링이건 얼그레이건. 그래서 아마 실제로 팔면 안 팔리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 (시선회피)
>>123 도련님은 아니지만요! ...아닌가? 일단 마을에서 가장 큰 신사의 아들이고 신의 피를 이었으니 도련님 맞나? (혼란) 그래도 막 도련님이라고 불리는 일은 없으니 도련님 아닌 것으로!
신문부원이 되고서 후회하는 일들은 그리 많지 않다.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부실도 아늑하고, 학교 신문을 만드는 건 월간지라 부담되지도 않으면서 나름 재미있고, 신문부원으로써 여기저기 돌아다닐 권리가 생기는 건 꽤 짜릿한 경험이다. 또래 애들이 흔히 겪지 못할만한 일들을 자주 겪게 되는 것은, 나 같은 사람에 있어서는 모험심을 충족시켜주는 좋은 일이니까. 다만, 많지 않은 신문부원이 된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주는 일 중 하나는...
'마 감 지 옥'
단 네 글자. 심지어 적나라하게 지옥이라고 써붙여진 저 현수막은 매 월말마다 걸리게 된다. 이 때엔 평소 모험심과 여유가 넘치는 신문부원들이 순식간에 좀비가 되어 학업과 마감작업을 병행하며 카페인과 타우린에 의존하여 목숨만 부지하고 있게 된다. 당연하지만 나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어쩌면 가장 심했다.
처음 신문부에 들어온 후배가 없는 게 아니라서, 올해 들어 선배로써는 처음으로 마감 작업을 하게 되었다. 후배를 가르치는 것과 내 마감을 하는 것은 동시에 하기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죽...여...줘..."
신체는 그럭저럭 버틸 만 했지만 정신적으로 따라잡질 못했다. 갑갑하고 고통스러우며 쫄린다. 지금 여기서 내가 콧김 한번이라도 잘못 뿜으면 모든 것이 박살이 날 것 같은 기분이다. 일단 내 작업은 막바지에 다다라서, 조금만 더 있으면 끝장이지만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다. 끽해봐야 별거 없는 학교나 마을의 괴소문 정도는 적당적당히 쓴다고 해도, 올해에 있을 것들과 작년에 있던 것들을 총망라해서 적어야 할 다른 부원들의 파트는 처절하기 짝이 없다.
숨이 막힐 것 같은 이 마감지옥의 한가운데에서, 무엇인가 명분 하나라도 있으면 바로 집으로 떠나버릴텐데...!
그런데 돌연 정신사납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여우 셔터를 누를 때마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완전 난리가 난다
"..."
갤러리를 본 미카는 할 말을 잃었다 이 녀석 사실 사람 아닐까 귀여운 사진을 망하게 하려는 저 못된 심보... 스마트폰을 다시 집어넣고 나서야 얌전해지는 녀석 거기다 왠지 잘난체하는 거 같다 여우는 역시 영악한 동물이라는 말이 맞는 거 같다 그래도 귀엽지만? 미카는 결국 사진 찍기를 포기하고 다시 녀석을 만지려고 한다 이번에 공략할 곳은 턱 고양이 다루는 것마냥 살살 긁어줄 거다
"...밥 줄까?"
근데 계속 만지고만 있으니 녀석이 굶주린 건 아닐지 걱정이 된다 미카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소리내어 말해본다 누가 키우던 여우였으면 사람 말을 알아들을 수도 있으니까
슬슬 물리는 걸⋯⋯. 「사랑 100%」라고 적힌 만화책을 내려놓자 드러난 얼굴이 영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게, 일주일 내내 로맨스 영화, 순정 만화, 로맨스 웹툰을 로테이션으로 주야장천 시청하니 누텔라 잼을 한통 다 먹은 듯한 느글거림이 뱃속에서부터 올라왔던 탓이다. 만화책을 아무렇게나 책상 안쪽에 집어넣고는 그 위로 엎드렸다. 교차한 팔 아래에선 손가락이 고심을 담고 탁탁, 매끈한 갈색 책상을 두들겼다. 그러다 머리 위로 전구가 켜진 듯이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선생님의 타박이 흘러들어온 것은 덤이었다. 무쿠루마는 실없이 웃어넘기곤 몰래 핸드폰 전원을 키고 호러 책자를 펼쳤다. 거기에는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으로 유명한 근처 심령 스폿의 장소와 분신사바를 행하는 방법이 적혀있었다. 아하, 그렇단 말이지⋯⋯. 알았다는 듯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폼이 무척 수상했다.
그리고 방과 후. 흥이 올랐는지 작게 허밍 하며 경쾌한 발걸음 소리를 내었다. 그에 따라 곱슬한 끄트머리가 위아래로 흔들렸다. 발걸음이 향한 곳은 신문부실이었는데 그곳에는 제 '호러 메이트(라고 멋대로 붙인)' 우루하 쿄스케가 있었기 때문이다. 수업이 끝나기 전 아무나 붙잡고 '같이 가자!'를 외쳤는데 갖가지 사유로 모조리 거절당했다. 쪼오끔 상처였지만, 뭐, 보증 수표(우루하 쿄스케)가 있으니 상관 없지!─하고 생각했다.
무쿠루마는 명랑하게 신문부실의 문을 열어젖혔다. "안녕하세요! 신문 군을 데리러 왔는데요─!"라는 창피를 모르는 외침과 함께. 그리곤 빵긋 웃은 채로 얼음 땡 놀이를 하다가 얼음을 외친 아이처럼 온 몸을 굳혔다. 무쿠루마의 머리가 돌아갔다. 우와아⋯⋯, 엄청 바빠보여. 신문 군을 어떻게 빼내지? 사실대로 말하면 곧장 기각당할 것 같은데⋯⋯. 아, 그래! 그 변명이 좋겠다.
"신문 군과 오늘까지 해야 하는 과제가 있어서요!"
선언 뒤, 우루하 쿄스케를 향해 눈을 찡그리거나 입매를 움찔이는 등 안면근육으로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의미는⋯⋯ '어서 나와!'.
당신의 배려에 그녀는 살짝 시선을 낮게 깔고 중얼거리더니, 짐짓 고민하는 얼굴을 짓다가 별안간 다시 말을 흘려내었다.
"...하지만 눈을 감을 필요는 없어요... 당초, 제가 눈을 사용할 필요가 생긴 건 필멸자를 본뜬 모습을 하게 되었기 때문일테니까요. 이 모습은, 확실히 제약은 많습니다만... 필멸자들 사이에 섞여 지내기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필멸자들의 인세로 내려왔다면 결국 그들의 방식에 익숙해지는 것이... 앞으로를 생각하면 제일 좋은 방법이겠죠."
그것은 여태까지 중에서 가장 길고 가장 붕뜬 말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사뭇 진지해보인다. 밤에 피어오르는 안개처럼 발간 입술 사이로 느릿하지만 꾸준하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점이 으스스해보이기도 하고, 범인과는 완전히 궤가 다른 인물이라고 짐작케하기도 하는 것이다. 당신이 무녀였기에 망정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무서워져서라도 그녀를 떼어놓고 갔을테니...
"게다가...... 필멸자와 뛰노는 생령들의 사이에서 눈을 감고 생활해야 할 만큼 저는 무르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그렇다는 걸 방금 떠올렸어요."
그렇다고는 해도, 괜스럽게 말을 한 것은 아니다. 당신과 이 기묘한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제 나름의 어떠한 깨달음이라도 얻은 것인가, 그녀의 자색 눈은 여전히 멍한 그대로였지만 그 깊은 안쪽에는 확신의 빛이 묻어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짓눌려 반쯤 엎드려 있던 중에, 뜬금없이 들려온 신문 군을 데리러 왔다는 외침을 듣자마자 척수반사적으로 반박하고 말았다. 그도 그럴게, 이 녀석은 매번 날 신문부원이라는 이유에서인지 '신문 군'이라고 불러대곤 하니까. 그보다... 이런 무거운 공기를 뚫고 저렇게 난리통을 부릴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한 수준이다.
"어, 어... 네. 과제... 과제를 또 하기로 제가 약속을 해 가지고 지금..."
반도 다르지만 어쨌든 아무튼 그렇다! 과연 이런 소리에 속아넘어가 줄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의외로 편집장 아니 부장은 다크서클이 역력한 얼굴로 대답마저 귀찮다는 듯 그냥 손을 저어서 빨리 가라는 시늉을 하셨다. 방해받는 것 보단, 그냥 줄 거 줘버리는게 낫다고 판단하신거겠지. 내 경우엔 남아서 더이상 의미있게 할만한 것도 없기도 하고...
짐을 챙겨 어정쩡한 자세로 고개를 숙이곤 재빨리 무쿠루마를 데리고 부실 밖으로 나선다. 그리고 잠깐 일언반구도 없이 그대로 조금 복도를 경보로 걸어 현장을 벗어나서는, 코너를 돌고 나서야 겨우 참았던 걸 토해내듯 입을 열었다.
"너... 생명의 은인인건 고마운데 진짜 뜬금없고 무모하다. 그래서, 오늘은 또 뭐야?"
평소에 이 녀석이랑 얽히면 재미는 있긴 있는데, 생각보다 많이 피곤해진다. 그래도 오늘은 다행이다. 저기에 내가 조금이라도 더 틀어박혀 있었으면 '피곤'으로는 끝나지 않았을테니까. 마치 감옥에서라도 탈출한 사람 마냥, 낮은 각도로 비추는 햇빛을 바라보며 기지개를 켰다.
여우는 영악하지만 영리하기도 한 동물이다 당장 지금도 미카의 말을 찰떡같이 알아듣고 주변을 맴돌며 냄새를 맡고 있지 않는가 미카는 주머니에 손을 쑥 집어넣는다 이윽고 꺼내든 건 비닐봉지에 둘둘 감싸둔, 점심 급식으로 나왔었던 사과 한 조각이다 누가 베어먹은 이빨 자국도 없고 깨끗하다 시간이 꽤 지나서인지 표면이 누렇게 갈변되었지만 상큼한 냄새를 맡아보면 아직 신선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먹어봐."
미카는 비닐에 감싸인 사과를 꺼내서 조심스럽게 내려놓는다 먹을까? 안 먹을까? 여우를 바라보는 시선이 왠지 부담스럽다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나는 거 같기도
문을 열어젖히자마자 흘러나오는 암울함, 무쿠루마조차도 살풋 뒷걸음질 치게 만드는 마감 지옥의 광경. 그러나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이 느글함에 콜라 일 리터 같은 호러를 제 입에 콸콸 넣어줘야 살 것 같았다. 이쪽도 나름 지옥이라구! 그때, 우중충한 공기 사이를 신문 군의 타박이 뚫고 오려다 힘을 잃었다. 아무래도 마감에 쫓기는 자들 사이에서 함부로 소리칠 자신까지는 없었던 것 아닐까? 나야, 다른 동아리니까 상관없지만. 어쩐지 자그마한 승리감에 몰래 에헤, 웃고 말았다. 못 봤겠지? 봐도 상관없지만!
어찌 되었든 간에, 중요한 것은 신문 군을 빼돌리기에 성공했다는 거다. 야호! 마음속에 피어난 성취감을 눈빛으로 뽐내며 지어지는 웃음을 숨기려 허리를 구십 도로 숙여 인사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아─!"
그리고는 탁. 신문부실의 문은 닫혔고 이곳은 밖인데 탈환한 신문 군이 아무 말도 없었다. 그저 걸었기에 걸음을 따라잡으려 종종걸음으로 재빨리 뒤따라갈 뿐이었다. 그러다 코너를 돌 때엔 등에 코를 박을 뻔해 으얏, 하는 이상한 소리와 함께 두어 발자국 물러섰다. 급정거는 경고음 필수! 하는 속마음과는 달리 무쿠루마는 활짝 웃으면서 기지개를 켜는 신문 군의 눈앞에 호러 책자를 불쑥 가져다 대었다. 가미즈나 고교 뒷산⋯⋯ 뒤에 있는 뒷산에 관한 정보였는데, 갑자기 바람이 분다거나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거나 흙으로 이루어진 땅을 파보면 핏물이 묻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혹자는, 누군가 이곳에서 분신사바를 하다가 나타난 귀신에게 잡혀먹었다고도 말했다고 덧붙여있었다.
"가미즈나 고교 뒷산의 뒷산! 가자! 분신사바 재료는 내가 전부 챙겨놨어."
잘했지?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툭툭, 하고 크로스백을 쳤다.
"신문 군은 기삿거리 쟁취, 나는 그냥 즐겁고! 일석이조!"
. . .
"그렇게 해서 가미즈나 고교 뒷산의 뒷산에 왔습니다!"─무쿠루마는 자신이 취재진이라도 되는 양 신나서 외쳤다. 봄의 방과 후는 밤이 오는 게 느린 편이 아니라서 스멀스멀 푸른 기가 올라와 어둑했다. 우거진 숲의 나뭇잎들이 서로를 비벼대며 바스락 대는 소리를 연신 울려댔다.
>>177 그러니 앞으로 이 카와이이한 선배님에게 우마이한 공물을 많이많이 바치도록 하세요!! 큨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 >>175 >>179 맞아요 뭔가 잔잔하고 무해한 모습이 닮았어. 아무튼 미야쨩의 멘트가 들릴까욬ㅋㅋㅋㅋ 스산한 기운에 뭔가 엄청 머릿속으로 아부나이를 외칠테야..! >>181 거기에서도 A, B, C 세 반이 있으니까 이 무슨 멋진 확률 🥰 ..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어요 힣ㅎㅎㅎㅎ 마니또 공지 감사해요!!
>>183 그류큰뇨..! 역시 산토낗ㅎㅎ는 너무 쿠미쵸 느낌이구 으음 쿨뷰티 끼토신님 그런 느낌? 이 무슨 가볍고 되먹지 못한 궁예질이었습니다 🙄 >>185 빠밤 ─━☆ 괴롭힌다고 하니 「무서운게 딱 좋아 / 무서운게 딱 싫어」 파로 엄격하게 갈리는 시츄가 떠올랐어요 🤔 아무리 신님이라도 공포, 미스테리물에는 심약할 수 있단 말이여!
스멀스멀 땅거미가 내리는 산길을 랜턴 불빛을 비춰가며 걸어올라간다. 특히나 산길을 정말로 위험하기 때문에, 바리바리 장비를 싸들어야 한다. 풀숲을 헤칠 정글칼 같은것부터, 내 시점을 찍을 바디캠이라던가... 하나같이 용돈 아껴가며 구한 귀중한 물건들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 목숨을 지켜줄 물건들이다.
"그렇게 대놓고 공포 분위기를 유발하는 지도라니, 오히려 뭔가 미심쩍은걸?"
'진짜'들은 보통 저렇게 겁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빙빙 돌리고 꼬고, 헛소리 같은 말로 갈피조차 못 잡게 만든다. 물론 대부분은 정말 찾아내서는 안될 것들 뿐이지만... 하긴 여태 늘 그랬다.
"냄새가 나. 냄새가. 프로는 아니지만 오컬티스트로서의... 피 냄새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그게 피가 아니라 케찹... 아니. 내가 뭐라는거지? 아무튼 그렇게까지 신빙성이 있어보이진 않아."
겁쟁이들 특) 무서우면 말 많아짐. 그것도 지금은 자길 지켜줄 도구나 장비 같은것도 없으니까 더더욱 말이 많아진다. 여자애 앞이니까 폼 잡고 안무서운 척 하는 것 따위 내 사전에 없다. 아쉽게도...
신문 군은 랜턴, 나는 지도. 완벽한 역할 분배다. 사실 자신에게는 불빛이 없어도 상관없기도 했고 말이다. 그 이유는 겁도 겁이지만 균형감각이 좋은 편이라 산길을 잘 타기 때문이었다. 무쿠루마는 제 팔이며 볼을 간질이거나 긁는 잎사귀나 나뭇가지 따위를 무심하게 손을 휘저어 쳐내며 시큰둥하게 신문 군에게 말을 붙였다.
"어레, 안 챙겼어? 신문부원으로서 자격 박탈이네, 신문 군~."
자신이 막무가내로 끌고 온 것은 기억나지 않는 모양이다. 어쨌든 무쿠루마는 그 외 것들을 신경 쓰지 못할 만큼 흥분되어 있었다. 신문 군은 오히려 미심쩍다 했지만, 뭐 어떤가! 호러 장치라면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이런 게 좋은 거라구? 거기서 골라 맛볼 수 있잖아. 다다익선이지, 응."
그 말을 여기다 쓰는 건지는 몰랐지만 어쨌든 무쿠루마는 되는 대로 지껄였다. 어찌 되었든, 신경은 직접 괴기현상을 목격할 목적을 향해 일직선으로 가 있었다. 근데⋯⋯. 지도를 향해 얼굴을 파묻고 있던 무쿠루마가 슬쩍 눈을 굴려 신문 군을 올려다보았다. 신문 군⋯⋯ 어째 말이 좀 많아진 것 같지? 혹시⋯⋯.
"신문 군, 혹시 무서워?"
말똥말똥한 눈이 신문 군을 향했다. 승천하려는 입꼬리를 한껏 억누르려 최대한 노력했지만 스멀스멀 새어 나오는 '놀릴 건수를 잡았다!'라는 기색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신문 군이 못 알아챈 채 제 장난에 걸려주기만을 기도할 뿐이었다.
한참을 걸었을까, 슬슬 발바닥이 아려올 즈음 어둠 속에 잠긴 정좌를 발견했다. "찾았다!"고 외친 무쿠루마는 쏜살같이 달려가 정좌 위에 O/X라 쓰인 종이를 펼쳤다. 필기통에서 빨간 볼펜을 꺼내 쥔 무쿠루마가 신문 군을 멀뚱히 바라보다가 생긋 웃었다.
>>193 >>197 큐ㅠㅠㅠㅠㅠㅠ 악마라니 너무해!! 앗 벌써 저녁시간이구나..! 고마워요 우리 므쩨이 참치분들!! 저녁 놓칠뻔.. >>194 심연신님 어서오세요! 저는 이제 막 들어온 따끈따끈(했던) 신입 유우신주에요! 반가워요 😆 >>196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다메가미 공석 니트 신령이 채워보도록 할게요 레쓰끼리 끼릿 ─━₍⑅ᐢ. ̬.ᐢ₎
당연한 이야기지만, '네가 멋대로 끌고 와서 이렇게 된 거잖아' 하는 태클은 사실 무쿠루마에겐 그렇게 통하지 않는다. 보통은 그게 논쟁이 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인지 어영부영 넘겨버리기에, 이쪽에서도 삼가게 된다. 마치, 그 점 때문에 오히려 이게 더 데미지가 간다는 걸 알게 된다고 해야 하나...
"시, 시끄러! 아니거든? 그냥 나는 이게 그저 초상심리학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아귀가 맞지 않는데다가 여지껏 경험에 따르면 이게 결코 좋지만은 않다고 하는 점을... 야, 어디가!"
항상 무쿠루마는 날 놀리기 위해서 살기라도 하는건지, 매번 날 이렇게 난처하게 만들고는 한다. 하여간 고약한 성미라니까. 아무래도 내가 타격감이 좋아서 이러는거겠지, 싶지만 그래도 솔직히 언젠가 복수하고 싶다. 언젠가 정말 간 떨어지게 무서운 걸 가져와서 천하의 무쿠루마도 두 손 두 발 다 들게 만들어버리고야 말 것이다. 언젠가 꼭!
하지만 그런 횡설수설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이 녀석이 순식간에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으니까. 결국 우리는 도착하고야 말았다. 아아, 제발. 어느 신님이든 간에 도와주시길. 농담이다. 신 같은게 세상에 어딨어?
"뭐? 무,무,무,무섭기는 누가 무섭다고 그래! 어! 할 테면 해 봐!"
바로 O/X가 그려진 종이 앞에 책상다리로 앉는다. 어! 어딜 지금 사람을 누굴 어떻게 보고 지금!
>>202 돌리느라 정신 없었어 신문군ㅋㅋㅋㅋㅋㅋㅋㅋ 반가워요!! >>205 힠ㅋㅋㅋㅋㅋ 너무해 ㅠㅜㅜㅠㅜ 그렇게 과격하게 들이밀면 격렬한 스텀핑과 함께 “혼또, 혼또니 키라아이이다요ㅡㅡㅡ!” 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를거에요..!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은 잔잔한 나레이션 한줄 「오늘도 토사마는 또 당했습니다.」 >>209 하지만 몰래 먹는게 더 맛있는걸.. 이런 일탈은 정말 참기 힘들다구요 힣ㅎㅎㅎㅎ >>212 수입이 있는 니트(상당히 역설적) 이나바님께도 어서 이 현대문물을 전파해야 쓰겠는뒈 🤔 고민고민
"담임선생님, 혹시 학급 애들 생활기록부에서 수급자나 학교폭력 피해 혹은 가해 기록이 있는 아이들 리스트 좀 꾸려줄 수 있을까요?"
방과후에 하야토는 교무실에 가서 담임선생님에게 부탁을 한다. 담임선생님은 하야토가 굳이 이유를 말해주지 않아도 무슨 목적으로 그런 부탁을 하는지 알았기에 동의를 했다. 대신 하야토만 알고 있어야 된다는 조건하에 말이다. 하야토는 조건을 위반하면 반장 자리를 내려놓음을 약속했다.
"에이, 담임선생님의 일을 제가 대신 하다니요. 그런 건 아니에요. 반장으로서 선생님의 일에 협조한다는 겁니다."
어쩌면 반장이라도 일개 학생 주제에 건방질 수도 있는 요청. 하지만 하야토는 과감하게 부탁했다. 행복한 학급을 만들기 위해서였으니깐. 보이는 것이 보여지기 위해 보이지 않는 영역의 희생이 필요한 거니깐.
그런데 동의를 하긴 하지만 하야토의 성격을 어느정도 알아본 선생님은 리스트에 있는 정보로 하야토 만의 판단을 하지 말고,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알아가는 것이 더 좋을 거라고 말하신다.
"네....?"
한 3년 전이었을까.. 아버지와의 식사가 떠올랐다. 자동차 기업의 오너였던 아버지는 오너라는 이미지와 다르게 참 털털하고 뒤끝 하나 없는 사람이었다.
"로웬? 사람이란 것이 인마..담백해야 된다. 그대로 보고 판단하라고. 즐거운 일 있으면 웃고, 슬픈 일이 있으면 울고 말이야. 자꾸 사람을 파악하려다가 결국 너의 시야에 갇힐 거다."
"정면으로 봐. 사람을 파악하는 게 결국 너의 생각을 투사하는 거잖아. 그러면 너가 너에게 속아서 넘어갈 걸?"
"그리고 사람 흘끗흘끗 보는 거 안 좋은 버릇이다. 의심하고 염려가 많다는 걸 그대로 티내는 거니깐. 이 애비가 너 걱정되어서 하는 말이다."
"........"
하야토는 선생님이 뽑아준 리스트를 들고 교문에서 나간다. 하지만 하야토는 리스트를 보더니, 깊은 생각에 빠진 듯이 뚫어져라 쳐다본다. 이에 곧 하야토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여상하게 별 관심 없는 투로 말하던 무쿠루마가 2초 정도의 간격을 두었다가 황급히 신문 군에게로 고개를 돌려 말했다. 입을 다이아몬드 꼴로 벌린 채 동그랗게 뜬 눈과 외침에서 놀라움이 구석구석 묻어 나왔다. 머리가 순수했던 무쿠루마는 정말 몰랐던 거였다. 신문부원이니 다들 이해해 주겠거니 했다. 제 친구 중에는 늘 괴상한 외계인 같은 머리띠를 하고 오는 애도 있었으니 자연스레 정글칼이라던지, 바디캠이라던지 하는 것도 괜찮을 줄 알았다. 물론 둘의 종류는 명확히 달랐으나 무쿠루마는 그런 것 따위는 깔끔히 무시했다.
그리고 신문 군의 말도 맛있게 씹어 먹었다. 고의는 아니었다. 초상심리학? 그게 뭐람. ⋯⋯ㅤ정말이다. 무쿠루마는 정좌를 발견해 눈밭을 뛰어다니는 개처럼 달려나갔을 뿐이었다. 본능이라는 말이다.
정좌는 사람의 온기 한 톨도 없이 서늘하고 미끄덩했다. 그 위에 앉아 블레이저 재킷을 싸늘한 다리 위를 덮고 분신사바를 행할 준비를 했다. 종이, 빨간 볼펜, 두 명 이상의 사람. 모든 준비는 마쳤다만 두 명 이상의 사람 중 한 명이 아직 도착을 안 했다. 한 번 도발해주니 말을 더듬거리며 정좌로 왔다.
"흐흐흐⋯⋯."
이런, 음흉한 속 웃음이 바깥으로 새어나왔다. 무쿠루마는 딱히 숨길 마음도 없는지 실실 웃으면서 볼펜을 잡고, 그도 마주 잡기를 종용했다. 그러고는 원을 그리며 돌리기 시작했다.
“어어? 나돈데! 타카나와 토박이에요!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가 있지? 같은 반이기까지 하면 완전 짱인데 아깝다!”
다행히 하야토의 염려와는 달리, 미야나기는 그의 외모로무터 그 어떤 기시감도 느끼지는 않는 듯했다. 어린 시절부터 골방에 틀어박혀 연습만 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그러다 갑자기 어디론가 달려가다니 근 1분 만에 환복하고서 나온 그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저저, 빠르게 옷 갈아입는 스킬 좀 봐. 역시 취미로 운동한다는 거 뻥이라니까! 흐뭇하게 바라보다 말고 이내 그가 퇴실하겠다는 뉘앙스를 비치자, 그제야 소스라치게 놀라며 급구 손사래쳤다.
“네? 아뇨, 저는 뭣하면 무용실에 가도 되니까요! 어차피 웜업하면서 땀만 내는 거라 그렇게 오래 있지도 않을 거고요. 진짜 자리 안 비켜주셔도 되는데······. 이러면 빼앗는 거 같아서 마음 불편해요!”
······는 옷 갈아입기 전에 말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미 도복에서 항공 점퍼로 변신 완료한 그를 닭 쫓던 개처럼 허망하게 쳐다보며 미야나기가 연신 미안한 제스처를 취했다.
“어쩌죠? 나중에 뭐라도 도울 거 있으면 꼭 찾아주세요. 아까 말했지만 A반, 미야나기예요.“
말하다 말고 뭔가 생각하는 듯 잠깐 멈칫하더니, 곧 두 눈을 반달처럼 접으며 말을 이었다.
아무리 도구고 공구지만, 학생이 학교에 들고와서는 안되는 것이다. 명확하게! 그런 흉기를 들고 다니는 것은 정말 특정한 목적과 책임 없이는 안될 일이다. 내가 여기저기 쏘다니긴 하지만 그런 건 꼭 지킨다고.
"분신사바, 분신사바... 오든가 말든가... 구다사이..."
가능하면 좀 안 와줬으면 좋겠다. 나는 대부분의 괴담이 현실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약간, 워렌 부부 같은 느낌이랄까? 그쪽 분들은 진짜배기 퇴마사들이지만 아무튼 간에. 오컬트를 믿는 것과 그것이 실재하지 않길 바라는 양가감정은 참 복잡한 법이다.
서서히 펜이 움직인다. 긴장으로 인한 근육의 떨림 탓일지도, 두 사람의 힘이 맞지 않아 다른 방향으로 이어져서 그런걸지도 모른다. 아무튼 간에 펜은 움직여서 명확하게... X로 향했다. 왔냐는 물음에.
신문 군에 설명에 "헤에-" 하며 반응한 무쿠루마는 "그렇구나아"하며 금세 다시 지도에 얼굴을 파묻었다. 사실 그런 것에 대해 그다지 깊이 알고 싶다는 마음은 없었고, 단순히 신문 군의 반응이 재밌었던 탓이었다. 지도 밑으로 슬몃 보이는 턱이 심드렁한 얼굴은 어디가고 실실 웃음이 걸쳐져 있었다. 숨기려는 노력은 했다.
그리고 어둠 속 정좌 위, 나뭇잎 그림자가 드리워진 종이 위, 볼펜이 가리킨 것은- -X. 글자를 보자마자 "에에-." 하고 소리를 길게 늘였다. 확실하게 움직였는데 X라니! 그러고보니 아까 주문이 이상했던 것이 떠올랐다. 자신은 준비 만반이었으니, 마음가짐과 주문과 준비물은 완벽했다. 그렇다면 문제는 바로, 신 문 군!
"신문 군이 제대로 안 외쳐서 그래, 오든가 말든가 구다사이가 뭐야!"
어느새 눈이 세모꼴로 변하려 하는 그때, 북쪽에서 찬 바람이 휘파람을 부는 듯한 소리를 내며 온몸 구석구석을 파고들어왔다. 이거, 오셨다는 신호인가? 그렇게 해석한 무쿠루마의 표정이 다시금 환해졌다.
어이구. 핑계 하고는. 솔직히 말해서, 이런 짓을 한다고 오는 쪽이 진짜 문제 있는거 아닐까? 나는 최소한 그렇게 생각한다. 막말로, 딱히 누구 콕 집어 부르지도 않았는데 '근처에 있는 사람 아무나 한명!' 하는거를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나! 나!' 하고 와서 아무 말이나 해준다는게 참... 무지막지하게 심심하거나, 어딘가 모자란 것이 아닐까?
"알았어, 알았다고. 분신사바, 분신사바..."
다시금 불어오는 스산한 바람과 점점 더 어두워지는 하늘. 이상할 정도로 끼치는 소름과 뼈에 와 닿는 한기는 이전에도 한두번 겪어 본 적이 있는 그것. 심령 현상이다. 이것은 나의 육감이 말해주고 있다.
...그게 정말 귀신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뭔가... 뭔가 일어나고 있는 뭔가라는 것이다. 어, 근데 내가 방금 들은 게 맞나?
"야, 잠깐. 그거 설마 그냥 아무 책자에 있는 걸..."
호러 책자에 실려서 출판되는 것들은 보통 허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야, 그런걸 내서 돈을 벌어 먹고 살아야 하니까 자극적인 거짓말을 마구 적어냈을 가능성이 대부분이지 않겠는가! 결국 나는 또 무쿠루마에게 속아넘어가 이런 바보같은 짓을 했다는 것이다.
"...X네."
잠깐 바람이 불었다. 저미는 한기가 걷혀나가고 그냥 허탈함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벌떡 일어나 한숨을 쉬고, 한 마디도 없이 O/X가 그려진 종이를 들어 마구 구겨버리고 팽개쳤다.
준비는 완벽했을 터였다. 장소, 종이, 볼펜, 사람. 장소, 종이, 볼펜, 사람. 장소, 종이, 볼펜, 사람. 하늘은 푸르스름하니 어둑했고, 숲속은 더했다. 잎사귀와 바람이 마구 부딪히며 음향 효과마저 있었다. 준비가 덜 된 사람, 신문 군 또한 제 장단에 맞추어 완벽하게 주문을 외워주었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암흑 속에 잠긴 정좌, 붉은 볼펜은 선명히 X를 향해있었다.
X를ㅤ⋯⋯.
"⋯⋯."
무쿠루마가 새하얗게 표백된 세탁물처럼 변했다. 영혼이 빠져나간 것 같기도 했다. 얼마나 정성 들여(4시간가량) 준비한 콜라(호러)인데─!! 이익, 하고 이를 잘근 씹으며 볼펜을 쥔 손을 종이 위로 퉁, 퉁 두들겼다. 세게 내리치고 싶었지만 신문 군도 볼펜을 잡고 있었다. 잠시 그렇게 화풀이를 한 무쿠루마는 여전히 시무룩한 표정으로 주섬주섬 자리를 정리했다. 필기통 안에 볼펜을 넣고, 종이를 블레이저 재킷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쑤셔넣고 그렇게.
그리고 조용히 정좌에서 일어나 신문 군을 돌아봤다.
"가, 훌쩍, 가자, 신문 군."
파들파들 웃는 눈꼬리에 반짝이는⋯⋯ 눈물 같은 액체가 맺혀있다. 이건 절대 눈물이 아니야, 절대⋯⋯.
그의 말에 잠자코 고개를 끄덕이며 킁, 하고 빨개진 코를 찡그렸다. 오면서 길을 외웠기에 딱히 지도는 필요 없었지만 얌전히 지도를 들었다. 일주일 동안 참았으며 네 시간 동안 고심하여 고대하던 호러 타임이었는데 그것이 매우 허망하게 엎질러졌다. 갈기 찢긴 마음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허탈했다. 그래서 무쿠루마의 호러에 대한 욕망은 점점 커져만 갔고, 그렇기에 발언했다.
"응⋯⋯ 내가 신문 군 구해줬어. 그러니까 나중에 전율미궁 가자⋯⋯."
전율미궁이란 일본의 유명 놀이동산 '후지큐 하이랜드'에 있는 자급종합병원이라는 가상의 병원을 모티브로 한 유령의 집으로 저연령, 심장질환자, 임산부, 겁 많고 심약한 사람은 입장 자체가 제한되는, 최소 소요 시간 약 50분, 보행 거리 약 900미터라는 엄청난 곳이었다. 훌쩍임은 점차 잦아들어갔지만, 무쿠루마는 그런 곳에 가자는 말을 여전히 발간 눈가로 뻔뻔하게도 지껄였다.
뭐엇—! 마이메로는 이미 쿄스케가 채갔으니 다들 쿠로미 폼폼푸린 시나모롤 케로케로피 헬로키티 기타 등등을 어서 채가도록 해—!!! 나는 음미할게 🥰
>>267 한국에 반송(??)하기에는 공항까지 가야하니까... 그래도 담요 갖다줄거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68 하야토가 알바하는 모습도 궁금하지만 직접 디자인한 옷??? 놓칠 수 없는 기회..... 미래의 빼숑리더님의 마스터피스를 영접해보자 😊 그럼 하네가 우연히 게시물을 봤다가 실수로 하트 누른 건 어떨까—! 심지어 하네가 피팅모델로 활동하던 계정이었고... 실수였다고 말하기 전에 이렇게 저렇게 꼬여서 결국 하게 되었다거나.......? 🧐
솔직히 말해서 너무 가기 싫다. 인생을 살면서 가고싶지 않은 곳 TOP 3 안에 드는 곳이다. 애초에 호러 어트랙션이라니 뭐야! 전혀 리얼도 아니면서 무섭게 만든 그런거잖아! 나는 진실을 탐구하기 위해, 그리고 허구의 허술함을 깨부수기 위해 하고 있는 오컬티스트다. 그런데 그런 나에게... 나에게 그런...!
...근데 어쩌겠어. 이만큼 상심했으면 가기는 가야지. 별 수 있나. 사실, 무쿠루마도 지금 허탈하기는 매한가지, 아니 나보다 더 심했을 수도 있다. 진심으로 기대해서 준비한 것인데, 이렇게 되는 것은 당연히 바라지 않았을테니까.
간간이 들리던 훌쩍거림은 이제 더 이상 없다시피 했지만 무쿠루마는 시무룩한 척 여전히 땅을 보고 걸어갔다. 그래야 신문 군이 좀 더 승낙할 마음이 생길지도 모르니. 계획은 맞아들어갔고, 신문 군은 미끼를 물었다. 아─ 전율 미궁이라니. 전율이 일어날 정도로 공포스럽단 말인가! 환희가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연기는 오래 이어지지 못하고 슬 올라가는 입꼬리로 인해 깨지고 말았다. 결국 "흐"하는 소리를 흘려버렸다. 얼굴은 연신 실실대는 낯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약간의 죄책감은 들었는지, 최대한 웃음을 억누르려 하며 그에게 무언가를 건네었다.
"알았어, 신문 군. 약속한 거다?"
건넨 것은 폭신한 만쥬앙금이 들어있는 병아리 모양의 히요코 만쥬. 놀린 것에 대한 미안함과 어울려준 것에 대한 감사함을 담아, 그가 이걸 먹으며 마음도 폭신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부터.
/ 막레로 하거나 막레 주시면 될 것 같아요 :D 이런 어리광쟁이랑 놀아줘서 너무 고마워 8 8 천사 쿄-스케!
>>281 캡틴이 일상을 보고 아이디어를 냈다. 나는 캡틴의 생각을 조종할 수 있게 되었다. >>283 리오주 어솨요 ( '▽' ) ! >>286 (햄스터모자달린케이프코트+병아리쿠션+곰돌이실내화+사막여우머리띠까지 얹어서 대반격!) (젠장 끝나지 않아) >>290 너무 즐거웠답니다 :D 수고하셨습니다 ( '▽' ) ! (쿄스케 고멘⋯!)
하야토는 방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패션으로 방향을 잡고 공부하고 있지만 비공식적으로 작은 대외활동을 하면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몇 분의 고민 끝에 특단의 방법을 떠올렸다.
"인X타그램이 있었지.."
하야토의 인X타그램. 사진은 자신의 거울샷과 셀카, 예쁜 음식, 풍경 등의 사진을 올린 계정. 장르가 다양하고 색채도 다 다르지만 이상하게 피드가 잘 정돈되어 있는 느낌이 든다. 팔로워와 팔로잉이 똑같이 100명 내외인 "실친이랑만 SNS 해요"라고 티내는 계정.
"후...."
하야토는 처음으로 공개계정으로 오픈했다. 그리고 게시물 하나를 올렸다. 자신이 디자인한 베이지색 크롭 트렌치 코트의 모델을 구한다고...라지핏 스타일의 트렌치 코트였다. 모델에 대한 페이를 지불해줄 테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DM을 달라고 하는 게시물이었다. 이와 더불에 게시물에 처음 달아보는 해시태그. 패션과 관련된 해시태그들이다.
"연락이 오려나..."
그런데..평소에 20~30개씩 받던 좋아요가..순식간에 100개를 넘었다..,?! 심지어 다른 게시물..셀카나 거울샷에도 좋아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 주인님의 모에레벨이라. 그건 어렵네요. 오늘 처음 오셨으니까 아직 레벨 낮지 않을까요? 음- 레벨 올라가면 모두가 좋아해줄지도 몰라요. 아리스도 좋아할거구요 "
리오는 그렇게 말하며 가슴에 달려있는 자신의 명찰을 톡톡 쳤다. 고정 고객이 생기면 가게 입장에서나 개인의 입장에서나 좋은 일이다. 자주 찾아와 준다면 가게의 매출이 오를 것이고 덤으로 리오 자신의 입지도 오를 것이다. 더군다나 괜찮은 손님이 고정 고객이 되어준다면 또 밖에서 호객행위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가끔씩 팁을 챙겨주는 사람도 있으니까. 다만 여기서 메이드와 손님 이상의 관계를 원하는 사람이 나온다면 거기서부터가 곤란해지는 것이니 그렇게 되지 않게 잘 쳐내는 것도 실력이다. 아무튼 리오는 자신의 이름이나 생김새를 잘 기억해달라는 듯 명찰을 톡톡 쳤다.
" 와아 - 잘 하셨어요 주인님. 이제 모에레벨☆이 올라서 잔뜩 맛있어졌을거에요. "
이런 가게에서 일하면서 알지 못할 귀여운 말은 잔뜩 할 수 있게된 주제에 아직까지도 다른 아이들처럼 인위적으로 지어내는 귀여운 표정은 제대로 짓지 못한다. 나름대로 노력하고는 있지만 능숙하게 지어지지는 않아서 살짝 뚝딱거리는 이상한 모양새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다행인 점은 겉모습에서 오는 차가운 모습과 이런 모습에서 찾아오는 갭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리오는 짝짝- 하고 박수를 치면서 맛있어졌을 것이라고 조금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 이어서 아리스 특제 오므라이스인데요- 음. 이건 그렇네요. 여러모로 달라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 "
오므라이스 이름부터가 '얼음공주의 악의와 정성이 담긴 수제 철판 오므라이스'다. 리오는 그럼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말과 함께 고개를 꾸벅 숙이곤 '이 쪽 주인님께 소프트 드링크 한 잔 부탁해요-' 하고 말하며 주방으로 들어섰다. 다른건 몰라도 오므라이스만큼은 자신있다. 요리할 때는 펄럭거리는 것이 영 불편했기에 소매를 걷어올렸다. 한 쪽 손목에 감아둔 붕대가 드러나자 직장 동료는 '아리스 손목 또야?' 라고 말했고 리오는 별 말 없이 쳐다볼 뿐이었다. 곧이어 완성된 오므라이스를 정성스레 들고 나온 리오는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죽어(死ね)' 라고 케찹으로 정성스레 써놓은 오므라이스. 그야말로 악의가 잔뜩 담겼지만 정성도 잔뜩 담긴 오므라이스다.
" 그러고보니 주인님의 이름도 아직 물어보지 않았네. 제 이름은 아리스입니다. 주인님의 이름은 뭐에요? "
사실 가게에 들어오기 전에 물어봤어야 한다. 그래야 ○○주인님이 돌아오셨습니다 - ! ! 라고 크게 말할 수 있고 그래야 ○○주인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 ! 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인데 이건 기초적인 실책이다. 리오는 바 테이블의 앞에 서서 악의와 정성이 잔뜩 들어갔으니 단맛과 쓴맛을 오갈지도 모른다고 말하곤 다시 손으로 하트를 만들었다.
" 먹기 전에 모에레벨☆ 올려주세요! 이번에는 아리스랑 함께하자구요. 자- 이키마스요- 오이시쿠 나레- 모에모에큥!☆ "
나름대로 짜여진 안무가 있다. 왼쪽으로 하트 한 번, 오른쪽으로 하트 한 번, 앞으로 내밀면서 미소와 함께 하트 한 번. 미소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리오는 '실례합니다-' 라는 말과 함께 검은색 마스크를 벗어 앞치마에 넣어두곤 맨 얼굴을 드러냈다. 조금 뚝딱거리는 미소와 함께 예의 그 모에레벨☆을 올리기 위한 주문을 외친 후에는 다시 손을 앞으로 모았다가 손목에 감아둔 붕대를 의식하곤 '아차' 하고 급하게 소매를 내렸다.
안녕하세요, 타카나시 하네입니다. 사고를 커다랗게 치고만 타카나시 하네입니다... 얼마나 커다란 사고냐면, 적어도 다시 태어나고 싶지만 그런 일은 불가능하니까 이민이라도 가고 싶은 정도입니다. 휴대폰 배경화면을 ‘손가락과 SNS를 조심하자’ 라고 글귀 같은 것으로 해두었으면 좋았을 거예요. SNS를 자주 하지 말라는 어른들 말씀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하루종일 휴대폰만 하지 말라는 말도요. 어른들의 말씀은 귀 기울여 듣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아야...”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는 부끄럽지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하기로 사장님과 약속을 했으니까 쇼핑몰에 사진이 올라가는 건 괜찮아요. 하지만 힘든 점이 있다면 SNS 관리입니다! 홍보를 목적으로 부탁하셨으니 일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한 거였는데 제가 감당할 일이 아니었던 거예요. 특히 오늘 벌어진 일을 생각하면... 저는 평소와 같이 ‘저번에 공원에서 찍은 옷들 쇼핑몰에 올라갔으니까 업로드 부탁해 ♡’ 라는 연락을 받아서, 사진들을 게시했습니다. 그러면 알림이 엄청나게 울립니다. 과한 관심은 무서워요! 알림을 확인하다가 무언가, 무언가 잘못됐습니다. 댓글을 누르려던게 게시글에 올라간 해시태그를 누르고 말았고, 그 해시태그를 달고 있는 게시물들이 주르륵 나열됐습니다. 그런데 ‘앗, 잘못 눌렀다!’ 라고 생각한 찰나에 손에서 휴대폰이 미끄러졌습니다. 얼굴에 휴대폰이 떨어진 건 괜찮아요. 모르는 게시물에 하트 모양이 빨갛게 칠해진 게 문제입니다!
“모델... 모데엘?!”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어요! 하필 모델을 구하고 있는 게시물에 피팅 모델 계정으로 이런 실수라니! 급한 마음에 잘못 눌렀다는 말을 하기 위해 DM을 보냈어요. 우선 인사는 해야하니까, ‘안녕하세요’ 라고 보냈습니다. 그럼 이제 방금 게시물에 누른 건 실수였다고 말하면 되는데, 말을 어떻게 해야할 지 정하지 못한게 실수였습니다. 기분 나쁘게 하고 싶지는 않은데 ‘방금 건은 실수였으니 모른 척 해주세요’ 라거나, ‘옷은 정말 예쁘지만 실수였어요’ 도 이상합니다. 애초에 무슨 실수인지도 말해야 이해를 하실텐데! 저는 하염없이 썼다 지웠다만 계속 반복하고 있습니다...
517 자캐가_가장_존경하는_사람은_누구인가 볼쇼이의 나탈리 오시포바를 동경하고 있을 것 같다…! 사에는 굳이 따지자면 누네즈와 비슷한 춤을 추지 않을까. 그래서 오시포바의 남성 무용수처럼 강렬하고 파워풀하고, 지루하지 않아서 뒤가 계속 궁금해지는 춤을 갈망해. 원래 사람은 본인이 가질 수 없는 걸 갖고 싶어하니까 👀 물론 오시포바처럼 춤출 수 있는 사람은 지구에 오시포바 한 명뿐이지 ᵒ̴̶̷̥́ ·̫ ᵒ̴̶̷̣̥̀
>>322 사에처럼 춤출 수 있는 사람도 사에 하나뿐이니까 오케이- 하나 뿐인 사에가 더 귀중하다구 평생 리오만을 위해 춤춰줘야한다? ((끌려감)) 항상 매운거 못 먹는다는 이야기를 보면 매운거 먹여보고 싶어져.. 눈물 흘리면서 헥헥 대는거 참 귀여울 것 같거든요- 엄청 맛있을 것 같아😆😆😆😆😆😆
>>322 일단 무용수를 정말로 존경한다는 것은 바로 전달이 되었어요! 오오. 이렇게 보니까 정말로 전문적인 그런 느낌이에요! 물론 사에는 진지하겠지만요! 그리고 토슈즈...아앗..토슈즈...8ㅅ8 음. 그리고 일본인이라도 먹는 이들은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사에는 못 먹을 수도 있죠!!
휴대폰 타자연습을 해야겠습니다. 그랬더라면 제가 먼저 실수에 대해 설명하고 사과한 후에 없던 일처럼 끝낼 수 있었을 거에요! 지금은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이미, 이미 디엠이 오고 말았으니까요. 얼마나 놀랐는지 소리치고 말았어요. 오늘 집에 가족들이 아무도 없어서 다행입니다. 원래도 거의 혼자 지내지만, 그래도 가끔씩 아무 연락없이 들이닥치는 날도 종종 있으니까요. 하지만 가족이 없어도 큰일은 큰일입니다! 뭐라고 답해야 할까요? 심지어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투가 엄청 상냥하고 친절해요. 웃는 얼굴을 세개나 보내셨습니다. 제가 원망할 수 있는 건 제 손가락 뿐입니다... 휴대폰을 놓치지 말았어야 합니다.
‘네’
아니라고 답하기에는 휴대폰 너머의 친절함에 지고 말았습니다. 최근 게시물을 보고 DM을 보냈다고 한다면 그것도 맞기는 맞는 말일거에요. 한 글자짜리 디엠을 보내는데 손이 덜덜 떨리는 것 같습니다. 분명 집 안에서, 침대에서, 이불 속에 들어와있는데도요! 봄이 아니라 겨울이라도 된 것 같아요. 한 번 더 손에서 폰을 떨어트릴까봐 무서워서 누워있던 몸을 일으킵니다. 무릎을 꿇고 아주 곧고 바른 자세로 앉았어요.
‘옷이 예뻐요’ ‘🙂🙂🙂’
한글자로만 답하기 민망해서 구태여 한 마디를 더 보내고, 웃는 얼굴에 대한 답으로 웃는 얼굴을 보냈습니다. 이모티콘의 웃은 얼굴들은 다들 너무 행복하게 웃고 있어요. 제일 부담스럽지 않은 웃는 얼굴을 골랐습니다. 서둘러 답하려고 하고 있는데 제 타자가 너무 느립니다. 긴장을 해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손도 제대로 안 움직여요. 오타도 너무 많이 납니다!
>>313 시나모롤 강아지이기는 하지만 토끼같이 생겼으니까 괜찮지 않아—?! 그럼 토아는 시나모롤잠옷에 시나모롤헤어밴드와 슬리퍼를 착용하고 함께 하는거지—?!!
>>316 ?? 네?? 저는 오늘이 아니라 내일 돌아올 떄 가져와달라 했는걸요 ☺️ 내일의 몫은 착실히 납입 바랍니다 😉
>>322 언젠가 수많은 어린 아이들이 사야를 롤모델로 삼을거야. 확신합니다 😉 토슈즈 습기 약하구나... 어쩔 수 없어 내가 사야의 지갑이 되어 토슈즈를 언제나 납품할게. 공장 하나 차린다! ☺️ 그런데 매운 거 못 먹는다니까 불닭 선물하고 싶어지고... 😋 >>323 사랑스러운 건 사에치다—!!! 하지만 사랑스러운 사에치의 사에주에게 사랑스럽단 말을 듣다니 가문의 영광...일지도? 나야말로 업계 포상 받았을지도—?!!
이 계정..프로다..실친 외에는 팔로우를 하지 않는 하야토지만..처음으로 하네의 계정에 팔로우를 눌렀다.
[계정이 예뻐서 팔로우 했어요! 맞팔은 안 해주셔도 괜찮아요ㅎㅎ]
그리고 이어서 말을 이어나갔다.
[제가 디자이너 지망생이에요. 작은 스펙이라도 쌓으려고 모델을 모집했거든요.]
[본론 말씀드릴게요! 제가 만든 트렌치 코트를 입어주시고 사진만 보내드리면 됩니다. 굳이 게시물로 올릴 필요는 없어요. 제 계정에만 올릴 거니깐 :) 아직 미숙한 제 옷을 업로드 하시면 인친님 계정에만 피해가 가니깐요.😊😊 ]
하야토가 만든 트렌치 코트는 전문 디자이너에 비하면 미숙한 결과물이었다. 그렇기에 이 모델의 피드를 망치고 싶지는 않았기에 자신의 계정에만 올린다고 하는 거였다. 아마추어가 만들었다면 꽤 노력했다는 말이 나오는 옷이었지만, 프로가 만들었다면 어떻게 프로가 됐냐고 비꼬는 질문이 나올 만한 결과물이었다.
>>324 그렇게 말해주면 감동 받아서 이 오지상 눈물 흘려버려 크윽…!! 젠장 참을수없어 당장 이 마음을 감사의 뽀뽀로 달래지 않으면!!! (리오탸: 가세요) 리오탸는 메운 거 잘 먹으려나?? 역시 메이드니까 매운 것보다는 순하고 달달한 거 주력일 것 같은…
>>325 안 됩니다 과제 미제출로 이번 학기 F를 드리겟습니다. 개인적으로 진순이는 몰라도 튀.우도 맵다는 게 놀라웠어… 후추 때문인가…??!
>>329 그런 날이 오게 되었을 때 옆에 하네탸가 있어준다면 우옷…!!! 잠깐? 젠장 그럴 수가 하네탸의 손에 물 한 방울도 묻힐 수 없는데 공장이라니 킷사마 용서못해!!! 절대 용서못해!!!! 이렇게 된 이상 내가 클로버 농장을 하나 차리는 수밖에 업겟군… 농사 짓는 동안 하네탸는 묶어놓고… 핫초코를 잔뜩 먹여주겟다 크흡.. 크클.. 크하하하학!!(?)
팔로우 알림이 뜨는 순간 부모님과 언니오빠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모르겠단 생각만 가득차서 아득해진 거에요... 하지만 금방 차분해졌습니다. 이 상황을 안다면 분명 다들 신나서 놀릴테니까요.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걸 정말 단 한 사람도 알고 있는 사람이 없는데, 들킬 수는 없습니다! 아무튼, 알림을 보고 정신이 도망간 사이에 디엠이 옵니다. 메시지가 하나 더 떠있는데... 너무 착하신 분이셔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피팅 거절과 맞팔로우는 별개니까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괜찮을 거에요. 저는 팔로우 버튼을 눌렀습니다.
‘멋있어요’ ‘👍’
‘옷이요’
디엠은 쭉 이어졌습니다. 사실을 설명하려고 디엠 보냈던 거였는데, 어서 모든 건 실수였다는 말을 하려고 했는데, 타이밍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저는 디자이너 지망생이라는 이야기와 웃는 얼굴 세개를 한 번 더 보았습니다. 멋있다고 말했지만, 부끄러워져서 뒤늦게 한 메시지를 더 보냈어요. 그리고 고민합니다. 상냥한 디자이너 지망생 씨는 사진만 보내면 된다고 하셨어요. 옷도 택배로 받게 되는 걸까요? 그럼 만날 필요가 없을테니 옷을 피팅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정체가 드러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거기다 이렇게 노력하고 상냥한 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뿌듯할 거에요. 클로버 스티커를 두 개는 붙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 ‘🙂🙂🙂’
굳이 올릴 필요는 없다고 하셨지만... 제 계정은 팔로워가 무서울 만큼 많으니까, 아마 쇼핑몰에서 파는 옷이 아닌 다른 옷을 입은 게시물이 올라와도 옷을 봐주시는 분도 많을 거에요.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태그도 확실하게 해드려야겠어요.
>>333 눈물 적은 쿄스케... 신파 영화 같은 거에 끄떡없는걸까? 아니면 반대로 다른데서는 별로 안 우는데 신파 영화같은 거에 우는 타입? 🧐
>>338 동갑내기에 인간이라서 어느 쪽 선관도 무리인게 슬픈 참치가 되었어 🥲 하네가 1년 일찍 태어났어야만......
>>342 하네가 옆에 있어도 되는거야??? 이이이게무슨업계포상이란말인가??? 클로버 농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우리 공장주와 농장주가 되는 거구나—!!! 돈 많이 벌어서 사에한테 다 줘야지 ☺️ 핫초코 잔뜩 먹이기...... 하네, 클로버가 좋긴 하지만 일하는 사람 구경하면서 핫초코 먹기라니 신개념 고문이라고 생각할 거 같아서 웃퍼졌어—!!!
>>344 거짓말도 잘 못하는 미후유 귀여워—!!!!!! 특이한 특기에 펜싱까지 완 전 멋 있 다 . 예쁘고 귀엽고 멋있고를 다 하면 이 참치는 이 고귀함에 죽으라는 말인가........
>>349 일단 미후유가 이번 년도에 가미즈미로 왔으니까 이전의 접점은 없을 것 같고, 올해 전학을 왔으니 당연히 학생회장에 대해서 파악을 하고 있을 것 같지도 않으니 접점을 만드는 것보다는 아예 완전히 첫만남으로 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단 인형을 좋아하는 설정이 있고 치아키가 손재주가 좋아서 자기가 직접 만든 DIY 물건이나 굿즈나 그런 것을 인터넷에 올려서 용돈벌이 용으로 팔기도 하니까 그 인형을 사고 팔기로 해서 만났다거나 그런 것도 좋지 않을까 싶긴 한데 접촉을 하는 것을 미후유가 만약 피한다고 한다면...
3학년에 전학을 왔으니 아직 학교에 대해서 파악이 안되어서 곤란해하는 찰나에 지나가던 치아키가 길을 가르쳐주거나 하는 그런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하네: 349 '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면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당연함. 하네는 엄청난 막내임... 첫째 39살, 둘째 37살, 셋째 36살에 갑자기 하네가 17살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여기서 동생? 동명이인에게 잘못 물어보는구나 할 수 밖에 😊
342 그의 가장 최대의 위기상황에서 그는 어떻게 두려워했고, 또 무엇을 생각했나요? 하네의 위기 상황... 가족들의 집단괴롭힘(??) 가족들은 하네를 완전 아기 취급해서... 이런 저런 별명/애칭으로 부르는데, ‘아가야/하네찌/작은 새=코토리/짹짹이/하네레네레네렝’ 같은 별명들을 길거리에서 크게 부르면 그게 최대의 위기 상황 아닐까, 식겁하면서 두려움에 떨 것 같아 😊 정말로 가족들을 모른 척 하고 싶어지는 하네입니다. 혹은 교내에서 마주치면 흑역사를 속삭이고 도망가는 도꺠비 신님 정도가 아닐까. 고작 17살에게 위기 상황이라면 이런 것들이겠지! 😉
267 캐릭터를 동물에 비유한다면 새... 새일 거 같은데 어느 새일지는 모르겠다 🧐 새라고 생각한 이유는 小鳥遊=작은 새가 논다(타카나시) 羽=깃털(하네)... 이름이 너무 새야 😗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하네의 첫 진단~! 마지막 질문 너무 어려웠고... 그 김에 다른 친구들도 동물로 비유한다면 어떤 동물인지 알려주면 좋겠다 😊 우리 가미즈나를 동물의 왕국으로 만들어보자~!!!
>>355 확실히 저런 느낌이면 하네의 입장에선 뭔 소릴 하는거야? 싶은 생각밖에 안 들겠네요. 확실히! 아앗..아아앗...ㅋㅋㅋㅋㅋ 그건 하네에게 있어서 너무나 공개처형적인 무언가..(옆눈) 도깨비 신님...ㅋㅋㅋㅋㅋㅋ 과연 린은 어떻게 할 것인가! 맞아요. 저 이름 보고 살짝 새를 떠올리긴 했었어요. 약간 작은 새라는 느낌으로 말이에요.
동물이라. 치아키는 전에도 이거 답한 적이 있긴 한데 아마도 꼬리 살랑살랑 흔들어대는 활발한 강아지? 개? 이런 느낌이 될 것 같네요.
서로 맞팔로우를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코트를 다시 볼 겸 상냥한 디자이너 지망생 씨의 계정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후회했습니다. 코트 사진과 올라온 게시물 옆에 있던 다른 게시물 때문입니다. 그 다른 게시물에 있는 사진이...
“어? 어...?”
교복이 똑같았습니다. 이 넓은 세상에 이런 교복이 하나 둘이야 더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지만, 있는 장소가 학교 등굣길이에요! 같은 학교 학생이었어요! 심지어 넥타이는 초록색입니다. 초록색이에요. 지금 제 방 벽에 걸려있는 교복의 리본도 초록색입니다. 같은 학교인 것도 모잘라서 같은 학년이에요! 초록색을 좋아하지만 이렇게 만나게 되는 초록색은 조금 슬플 지도 몰라요... 몸에 힘이 주륵 빠져서 침대에 쓰러졌어요. 그렇지만 휴대폰은 꼭 쥐고 있었습니다. 이상한 오타가 디엠으로 날라갈 수도 있으니까요...
‘쇼핑몰로 보내주세요.’
아무래도 어른인 척을 해야겠습니다! 쇼핑몰에서 일하고 있고, 그래서 직장으로 택배를 받는 겁니다. 그런 설정이에요. 저는 제가 일하는 쇼핑몰의 주소를 지도 링크로 보내드렸습니다. 이 디엠이 끝나면 사장님에게 바로 연락해야겠어요. 사적인 부탁으로, 아르바이트 월급을 깎아도 괜찮으니까, 이 코트와 함께 코디할 옷과 사진을 부탁드린다고요. 친구가 만들었다고... SNS 친구도 친구는 친구니까요... 웃음 많고 상냥한 디자이너 지망생 씨, 멋대로 친구라고 말해서 미안해요...
‘🙂🙂’ ‘돌려드릴 때는 보낸 주소로 다시 보내면 될까요?’
잘못하면 옷을 갖게 될 뻔했어요! 소중하게 직접 만든 옷일텐데 돌려드려야 합니다. 사고를 한 번 더 칠 뻔하니 다시 정신이 바짝 들어요.
>>353 나도 리오쨩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 무려 같은반—!! 클래스메이트—!!! 둘이 빨리 짱친먹고 알바하는 곳 서로 놀러가고 리오도 개인채널 운영하니까 둘이 콜라보 하라 그러자 ☺️ 하네 인스타에는 친구랑 투샷코디 3024934개 올리는 거고 리오 채널에는 친구 기타알려주기 컨텐츠—!!! 😋 >>356 오목눈이...!!! 저번에 뱁새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는데... 하네... 그런 귀여운 새라고 해도 되는건가...!!! >> 358 리오 처음 보면 고양이 생각나기는 하는데. 고등어태비! 😺
>>357 맞아...... 공개처형..... 😊 그 현장이 하굣길이나 등굣길이라고 하면 이제 자퇴 혹은 전학을 고민하는 거지. (??) 치아키.... 골든리트리버? 모색이 갈색이니까?!
>>362 리오 짱친한테는 평소보다 72배는 더 들러붙을거니까😃😃😃😃😃😃😃😃😃😃😃 앗 세상에 듣고보니까 그러네.. 둘 다 컨텐츠 잔뜩이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섬오목눈이는 조그마한 무리를 만들고 서로서로 기대서 자는 습성이 있대.. 하네쨩 이거 해줘.. 기대서 자는거 해줘.. 선관으로 맺어두 좋고 일상으로 채워나가도 좋을 그런 관계성이네~ 맛있는건 변함이 없고😃😃😃😃
당신의 말에 그녀가 가볍게 부정하는 말을 한다. 이상한 말이다. 드높게 솟아올라 땅을 내려다보는 하늘과도 같은 신이, 인간을 두려워 해야할 이유가 무엇 있다는 말인가. 그 이유를 상상하듯, 그녀의 낯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원래도 밝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유라는 것은 다음과 같았다.
"......그러지 않으면 이사장에게 혼나요."
그렇다. 이사장에게 혼난다. 혼나서, 가미즈나 고교에서 쫓겨나 다시 쓸쓸히 명계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이모저모까지는 그녀가 당신에게 말하는 일은 없었지만, 분명 입학당시에 그런 주의사항들을 충고받았던 것 같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미 숨길 생각이 전혀 없는 발언을 여럿해버려서 어떨까 싶었지만. 아무래도 조만간 그녀가 자리에서 사라지는 건 꽤 이른 시일내가 아닐지...
"그리고 신이란, 필멸자들에게 추앙 받는 자임과 동시에 미움 받는 자이기도 합니다. 두 쪽을 모두 살필 수 있어야 비로소 신의 그릇이라고도 하는 모양이고... ...음, 그렇다고는 해도 저는 추앙 받거나 모심 받은 기억은 거의 없지만요......"
당신을 따라 걷는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그러고보면 꽤 걸었던 것 같다. 도서관까지는, 앞으로 어느정도 남았을까.
>>347 초-미소녀 메이도사마의 의존증?!? 이세계로 워프한 거 아니고 이거 진짜 현실인 거냐!!! 럭키ww——!!
>>351 아니 하네탸 공장장 하지 말라고 묶어놓은 거라고 ㅋㅋㅋㅋㅋㅋ 이러면 묶은 보람이 없잖냐~~~!! 그리고 번 돈은 하네탸 맛있는 거 챱챱 먹이란 말이다 킷싸마… 🥹 이 돌쇠, 한 몸 바쳐 농사 지은 돈으로 하네탸 핫초코 1년치 벌크통으로 주문하고 말겟슴다… ✊🏻✊🏻
>>349 아니 첫째가 39살…??? 하네탸 엄청난 막둥이었다…!!! 하긴 부모님이 인간 아니고 신이라 가능한 걸까 🤔 가족들 사이에서도 막둥이 오쪼쪼 취급 받는 거 넘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 39살 첫째 분명 하네탸 교복 입었을 때 울었을 거야…(?) 성에 들어간 한자도 그렇지만 역시 하네는 외모만 봐도 삐약삐약하게 생겼긴 하지… (온화)
그냥 가지라는 말에 다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습니다! 어떻게 손수 디자인하고 직접 만든 옷을 선뜻 가지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물론 옷은 입기 위해 만들어지니까, 장롱에 얌전히 걸려있는 것보다 누군가 잘 입고 다녀주는게 좀 더 좋기는 하겠지만... 저는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가족이라거나 친구라거나 소중한 사이에게 선물해도 괜찮을텐데 단순히 피팅한 사진을 보내주는 댓가로 옷을 선뜻 주다니요!
‘😀’
제가 돈을 드려야하는 것 아닐까 싶어졌습니다. 제가 옷을 돌려드리면 아무 댓가없이 사진을 받았다고 부담스러워하실 것 같고, 멋대로 다시 옷을 보내는 것도 상처받으실 것 같아 어쩔 줄 모르게 되었습니다. 어른인 척 하고 있는 건 저인데도 왠지 동갑내기의 상냥한 디자이너 지망생 씨가 더 어른스럽습니다.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어서 저는 겨우 웃는 얼굴을 하나 보냈습니다. 대신 조금 더 크게요. 상냥한 디자이너 지망생 씨도 :) 가 아니라 :D 를 보냈으니까 괜찮을 거에요.
‘촬영하는 대로 사진 보내드리겠습니다’
얼떨결에 새 옷이 하나 생기게 되었지만, 촬영한 날 이후로 입을 수 있을지는 고민입니다. 입고 돌아다니다가 디자이너 지망생 씨를 마주치면...... 전학가야 합니다. 자퇴는 못 하니까요. 이민이 깔끔할 지도 몰라요.
‘👋’
인사입니다. 디엠으로 안녕히 계세요라고 인사하는 건 이상한 것 같은데, 인사를 안 하는 것도 이상한 것 같아서 보내보았어요. 일단 지금부터 촬영하고 사진을 받으면 어떻게 연락드릴지 고민해야겠습니다...
>>365 리오가... 들러붙다...? 그런 감사한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이제 둘이 콜라보하면 구독자랑 팔로워 껑충껑충 뛰고... 협찬 받은 맛집 놀러다니는 거야 😋 서로서로 기대서 자는 섬오목눈이... 가족들 사이에서 기대서 자는 건 가능할 거 같은데 🧐 가족들도 다 새는 새(=타카나시)니까?! 난 선관도 좋고 일상도 좋으니까 리오주 원하는 방향으로 해줘! 😊
>>378 맞아, 그래서 가능한 설정이지! 가족들이 다 신이니까 ☺️ 막둥이 오쪼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첫째... 첫째가 정말 울었을 거 같은데 첫째 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다 울었을 거 같아졌어 😂 감수성 풍부한 타카나시家......... 엉엉 우는 건 아니어도 다들 눈시울 시큰... 눈물 훔치기... 이런거.... 삐약삐약이라니..... 이렇게 귀여움 받아도 되는가...? 그러고보니 사에는 내 적폐로는 나비같은데 사에주 생각하기에 사에는 어떤 동물같아?
침대에서 기뻐서 펄럭 뛰다가 바닥으로 넘어져버렸다. 밖에서 사람들이 절대로 볼 수 없는 하야토의 찐텐션의 모습이었다. 하야토는 일어나고, 허리를 쥐면서 "아야야.." 하지만 그래도 기뻐했다. 자신의 옷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거였으니깐. 이것이 하야토에게 자만을 부를지, 더 강한 열정을 부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네네. 정해진 기간은 없으니깐 급하게 안 하셔도 괜찮아요!]
하야토는 상대가 모델이니깐 당연히 바쁘겠거니 해서 배려의 차원으로 디엠을 보냈다. 본인이 부탁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본업에 우선순위를 두라는 의미였다.
>>396 하야토주 수고 많았어!!! 찐텐 하야토 너무 귀여워....................... 이 디자이너(지망생), 작업하는 모습은 어떨까? 🤭 옷 사진 받는 건 일상으로 돌리고 싶어, 아니면 후일담처럼 지금 풀어줄까? 🧐 가미즈나 안에서 택배가 가는 거라 금방 받고 사진 촬영했을 거 같긴 하거든.
>>393 때마침 일상이 마무리지어진 것 같아! 난 괜찮은데 리오주는 괜찮아? 무슨 일정 있던 거 아냐...? 이렇게 납치해도 되는가? 🧐
>>403 그럼 임시스레로 가서 선관 이야기 열심히 나눠볼까 ☺️ 그래도 피곤해지면 푹 쉬러가기야~!!!
>>407 하야토한테골무를329423984개사다줘야만 근데 옷과 관련되면 어쩔 수 없는 거 같아. 하네도 피팅할 때 옷핀에 종종 찔리니까 🧐 그럼 후일담식으로~! 아마 코디 총 3가지 정도 보내줬을 거야. 하네가 일하는 쇼핑몰이 원래 스트릿/힙 쪽이라서 그런쪽으로 하나, 데일리하게 하나, 그리고 페미닌하고 러블리한 쪽으로 하나씩 해서 제일 잘나온 A컷들 코디별로 3장씩 보내주고... 하네 인스타에 하야토 계정 태그해서 A컷 하나씩 올리지 않았을까 싶어 😉
다들 똑같구나.... 나른해도 피곤해도 이렇게 주말 밤을 보낼 수는 없어—!!!!!! 휴일이잖아! 내일도 쉬는데 늦게 자는 정도는 괜찮잖아—!!! 하게 되는 거지 ☺️
387 자캐는_여행계획을_세울_때_꼼꼼하게_세우는_편_vs_틀만_정하는_편_vs_아무것도_정하지_않는_편 아무것도 정하지 않는 타입! 진짜로 아무것도 안 정해서, 비유하자면 여행 당일 새벽~아침에야 짐 대충 싸고 비행기나 기차표 같은 것도 당일에 찾았다가 아 망했다!를 외칠 타입이지... 근데 신이라서 이렇게 살아도 그동안 아무 문제 없었을 뿐...😇 여행지에 도착해도 그냥 발길 가는대로 아무데나 가거나 도착하고 나서야 즉석으로 어디 가면 좋을지 찾아봄... 다시 말하지만 신이라서 이렇게 살아도 불편이 없(이하생략)
169 자캐의_그림_그리는_실력 꽤 잘 그린다! 현대의 그림 기법보다는 한국화 쪽이 특기야. 기본적인 눈썰미가 좋으니 서양화나 컴퓨터 작업도 감 잡으면 잘할 거고. 산수화랑 화조화, 영모화 같은 걸 자주 그렸어. 잘 그리지만 본인은 딱히 취미라고 여길 건 아니라고 생각해.
+) 여기서 tmi! 비량은 종족보정 덕분에 뭔가를 기술로써 꾸며내거나 공작하는 등의 일들을 힘들이지 않고도 능숙하게 해낸다는 설정이 있어. 그래서 잘 하지만 너무 쉬워서 재미를 못 느끼게 된다는 문제가 있지🥲
352 자캐는_타인을_위로하는_법을_아는가 어... 아뇨........ 이 아저씨 꽤 무신경한 성격이라 남의 마음 이해를 잘 못하는 편이거든. 이해하더라도 대부분 귀찮아서 자세하게 들어주기 싫어하고. 누가 갑자기 고민을 말한다거나 마음을 털어놓는다면 '어쩌라는 거지?' 내지는 '그냥 ~(대충 무책임한 발언)하면 되잖아?'하고 대답해 버려. 내키는 사람한테는 그래도 나름대로 진지하게 위로해주려고 하긴 하지만 기본적인 성향이 이래서 생각한 만큼 잘 되지는 않는 편이야. 아재 분발하자...
린주 어서와~~ 진단 마구 주워먹어야지 여행 가는 스타일이 나랑 비슷해서 놀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가기 전날까지 계획짜는 사람인데 막상 계획 짜도 어디를 어떻게 간다가 아니고 '여기 가고싶네' 정도라서 맨날 즉흥여행이었는데 ㅋㅋㅋ 하지만 신이라면 불편한거 없구나.. 나는.. 나는 인간이라....😢
>>435 확실히 지금만 해도 스레 접속 수가 18명이니까요. 이전에는 보기 힘든 수치였는데 요즘은 은근히 자주 보이는 것 같네요. 홍보 작업이 통한건가?!
>>436 어서 오세요! 린주!! ㅋㅋㅋㅋㅋㅋ 아앗. 이게 바로 신의 특권인가!! 그래도 저렇게 해도 문제가 없다면 저렇게 사는 것도 삶의 방식이지요! 그리고 역시 그림을 잘 그리는군요! 린이 그린 그림 보고 싶다!! 음. 그런 것 치고는 상당히 조카뻘 아이는 잘 챙겨주는 것 같지만..(갸웃) 아무튼 조금 공허한 느낌은 확실히 있긴 하군요. 약간 무심하면서도 그런 느낌.
>>446 아마 그렇게 된다고 한다면 학생회장 일을 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다음 인연의 신의 자리를 잇기 위해서 신의 업무나 알아야 할 것들을 공부하는데 조금 더 집중할 것 같거든요. 그럼 자연스럽게 학생회장 일은 힘들테니까요! 그렇다고 학교를 설렁설렁 다니진 않았을 거예요!
하네가 신.....이면 장차 다음 세대 유희의 신이 삼남매에서 사남매가 되는 것 뿐인 것 같아. 근데 유희의 신이라면서 노잼일 거 같네. 유희에 취해서 환락으로 떨어지지 않게 막는 느낌의 유희의 신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신나게 놀고 즐기는 유희는 지금이랑 똑같이 언니오빠들의 몫일 거 같고. 😉
>>448 설렁설렁까지는 아닌건가—! 학교에서도 신으로서도 화이팅이라니 엄친아 포지션 아닌가요—!!! 부모신들이 전부 자식신들한테 너 저기 가미즈나에 인연의 신 알아 몰라? 거기 아들 좀 본받아봐라 으이구 으이구 반만 닮아도 내 속이 다 시원하겟네 이럴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당신은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 미약하지만 확연하게, 살풋이, 그렇게 웃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자리에 그대로 선 그녀는 눈을 둔하게 깜빡이며 당신을 바라본다. 그렇게 있기를 잠시간, 그녀는 또 천천히 입을 연다.
"...토끼를 닮은 두 갈래의 필멸자여..."
...여전한 호칭이 지나가고.
"......이건 혹시, '고백'입니까?"
그 신은 고개를 갸웃대며 뭘 당당하게 터무니 없는 소리를 내뱉는다. 진도가 빠르지 않은가. 제 아무리 '첫 눈에 반한' 상대라고 해도 한 시간도 되지 않는 선에서 고백을 전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고백을 고백이냐며 상대에게 대놓고 묻는 바보도 없다. 그러나 정말 순수하게, 그러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그녀는 스스로 두 가지 바보짓을 한 꺼번에 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또한, 황당하기 그지 없는 발언은 거기서 끝날 줄을 몰랐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당신은 죽어야 합니다."
사랑은 갑자기 급커브하여 죽음으로 넘나드니, 이것이 인생의 약본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그녀는 거미 다리처럼 얇게 펼친 제 손을 서로 스치면서 마치 당신의 눈치를 살피듯 내리 깐 시선으로 당신을 살핀다. 단지 그림만 보자면 고백을 받아 들이기 직전의 수줍은 소녀와 같은 모습이었다.
"......죽을 수 있나요?"
그녀는 그런 모습으로, '네'라고 할 수 있을리 없는 물음을 당신에게 잔잔히 묻고 있는 것이었다.
>>389 막둥이 딸래미 학교 들어간다고 다들 눈물 글썽대는 거 진짜 단체로 너무 귀여운 거 아니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하네탸 괜히 귀여운 게 아니라 가족력이었구나… 그거 대물림이었던 거구나… (코피 철철) 틀림없이 유희의 신님도 아부지도 하네st의 귀염둥이일 것 같어 화목한 집안 정말 최고야………. 허걱 그 글쎄 동물…??? 어렵다… ㄱ- 안목킹 하네주가 나비를 추천해줬으니까 나비인 걸로 하자(?)
끼엑 자러 가는 참치들 좋은 꿈꾸고 온 참치들 어서 와! 이노리주는 빨리 쾌차하길 바랄게 😱
>>463 아무것도 모르는 사신님은 죽어버린다고하면 막연히 감격할 것 같아요 "필멸자... 저를 위해서 기꺼이 죽어주는 거군요..." 하지만 금방 정신차리고 설교를 하겠죠 "목숨은 소중히 해야합니다 필멸자... 그렇지 않으면 죽은 뒤에 벌을 받아요." (대체 어느 장단에)
>>449 도깨비신님 작품이 신라시대 작자 미상 작품으로 남아있는 거 생각하기... 미술책에 실리는 거 아닌가 몰라. ☺️ 완벽하게 와하하 쾌활맨 엄청 체육계 남고딩 같다! 인간이었더라면 일본에 올 일 없을테니 한국 고딩이었으려나 🧐 >>460 따아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따아아 한 잔 나왔습니다 😉
>>456 사신이 아니라면 죽어줄 수 있냐는 말은 못할테니까 그런걸까? 하긴 일상에서 시그니처 대사 나올때마다 우왓——나왔다——————!! 하게 되니까 없으면 아쉬울 지도 몰라. 🧐
>>457 분명 가족들 전부 F일거야.... 대문자 F들. T인 사람들은 살아남지 못하다.... 가족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가족력을 만땅 물려받았더라면 하네는.... ENFP 멍멍이가 되어서 가미즈나고를 자기 나와바리로 만들어서 폴짝폴짝 뛰어다녔을 것... 🫠 하네에 이어 타카나시家를 전부 다 귀여워해주다니—!!! 고마워서 어쩌지... 어쩔 수 없다, 사에에게 복수하겠습니다. 맛난 거 잔뜩먹이고 옷쇼핑가서 예쁜 옷 한벌 뽑아주고 인스타갬성포토존같은데 데려가서 인생샷 삼백장 찍어주고 돌아가는 길에 에스코트까지 해버릴테야..... 그....그래도 되는거야?! 내가 멋대로 적폐한것이 오피셜이 되다니 오딱후에게 이런 꿈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나 🥹
>>458 말도 많고 수줍음도 많았던 토아도 지금의 토아도 둘다 귀여웟—!!! 두 토아 사이에 끼어서 행복함에 눈물 흘리고 싶다 🥹
>>467 조류와 아이누 설화라니 뭔가... 뭔가 호그와트에 입학하면 래번클로 갈 것만 같고... (??) 올빼미 신님이니까 조류 중에서도 올빼미를 제일 좋아하는 인간 아이가 되려나!
꽤 늦었지만 미후유주, 캡틴 좋은 밤 보내고 푹 쉬어! 잘자. 😴 미유키주는 좋은 새벽이야! 🤗
!!!!!!!! 앗 잠깐 사에주 너무 자연스럽게 들어와서 모르고 있었는데 다시 안녕 인사 받아라———————!!!!!!!!!
>>464 이렇게 가미즈나에는 사신님의 하렘이 펼쳐지게 되고(날조)
>>467 자연 관찰 좋아하는 새덕후 전설 덕후인 걸까..!!! 그것도 느낌 있어서 멋지다!!!😮
>>471 크으윽 한국 고등학교를 다녔어야 미술 교과서에서 그걸 배우는 건데..~~!!!! 진짜로 건강한 쾌남이 되는 거지!!! :3 중학교 때는 급식 빨리 먹겠다고 2층에서 뛰어내리고 공중제비 도는 그런... 광기의 남고딩이지 않을까() 후후후 썰 잘 봤습니다... 원본이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은 언제 봐도 좋아😚
>>470 사신님은 뭔가 리오가 자꾸 죽는다죽는다 하니까 신자처럼 여겨져서 평범하게 귀여워할 것 같아요 "그런가요...?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필멸자..." 이래놓고 다음 날에 멀쩡한 리오를 보고 "필멸자, 왜 오지 않았나요... 케이크와 차도 준비해뒀었는데..." 하고 찾아가서 묻는 거죠...! ()
>>471 그런 것도 있지만 하는 말 대부분이 전파계 대사라서요 이 신님 () 그래서 시그니처 '그 대사'는 할 수 없겠지만... 대신 중2병 속성이 새로 붙을 것 같네요
>>474 급식 빨리 먹겠다고 2층에서 뛰어내리고 공중제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정말.... 정말 광기의 남고딩 같아.... 교실 문 잠겨있으면 창문 열고 넘어들어가는 건 일상인거지. 😊 급식실에서 밥 엄청 많이 받아놓고서 줄 두 번 서다가 걸릴 거 같고.... 이쪽이야말로 원본과는 다른 매력 맛있게 먹었습니다 😋 과식했다—!
>>475 전파계에서 중2병도 귀엽지 않은가 싶은데.... 중2병도 어떤 중2병이려나 🧐 흑염룡은 이제 좀 무난한가 싶고. (??)
"와아ㅡ 그러면 저 열심히 레벨업 해야겠네요? 전 기왕이면 많이많이 기뻐해줬으면 하거든요."
라고 말하지만 딱히 다시 올 생각은 없는 오구치다. 돈 내고 귀여운 여자아이들이랑 대화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놈에게는 불필요한 일. 체험삼아 한 번은 할 수 있어도 자주 할 일은 아니라 게 놈의 결론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놈이 무어라 왈가왈부하겠다는건 아니지만, 건전한 취미생활이 아니라는 생각도 한몫했다. 뭐ㅡ 내 취향은 아니라는 거지.
그런 속내는 밀어내고, 유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까닭은 놈이 어느정도 가식할 줄 알기 때문이다.
"정말요? 신기하다ㅡ 한 번 먹어볼까요."
푸딩을 한 입 물고는, 입이 보이지 않게 손으로 가린다. 얼굴의 반이 가려졌음에도 감정은 쉽게 전해졌다. 샐쭉 웃는 놈의 눈웃음이 퍽 자연스럽다. "음! 성공!" 자문자답도 수준급. 이쯤되면 누가 돈을 냈는지 구분하기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우여곡절 리오를 주방으로 보내놓으니 잠시간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다. 푸딩을 먹고 뻔뻔스레 옆사람에게 눈인사도 보내고 푸딩을 끝내고 또 옆사람에게 한 번 웃어주고, 이 일을 반복하니 어느새 파르페 역시 끝장을 내어버린 상태. 과연 오오구치大口다운 속도다. 잠시 발을 구르고 있자 어느새 오므라이스가 대령되니, 가히 좋은 타이밍이라 할 수 있겠다.
"엑ㅡ 너무해요. 저 죽어요?"
인간들의 취미생활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놈은 또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제 심장에 손을 올리고, 놈이 억울하다는 듯 미간을 모은다. 금세 웃음을 되찾는 걸 보니 단순한 장난인듯 싶다. 놈은 가만히 오므라이스의 死자를 지켜보다가 젓가락으로 휘적휘적 장난질을 친다. 歹를 대충 뭉개고, 오른쪽의 한자에 획을 하나씩 추가하니 엉성하게나마 다른 한자生로 보이기 시작한다.
"음? 내 이름이요?"
다시 올 생각은 딱히 없고 괜히 신상이 털려 학교에 소문나기 싫으니, 대답이 쉽사리 나오지 않더라. 놈은 대답 대신 턱을 만지작거린다. 이후 잠시라고 표현하기에 애매한 짧은 시간만에 마음을 정한다. 어차피 상대가 가명인데, 자신이 가명을 쓴다고 뭐가 문제될까.
"오쿠送*입니다ㅡ"
본디 이리 말하면 성씨 오쿠恩라 생각할 것이다. 다만 놈은 오쿠리 오오카미送り狼에서 따온 오쿠送를 말했으므로 일종의 말장난인 것이다. 리오는 알 터럭이 없고 본인만 알테니 무척 재미없는 농담이겠다.
"자, 그럼 오이시쿠나레ㅡ 모에모에큥!☆"
이자식 분명 즐기고 있다... 균열없는 미소와 함께 하트안무까지 야무지게 마쳤다. 오글거릴만 한데 그럴 기색 없는 걸 보니 의외로 끼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도 아니면 주목 받고 인기 끄는 것을 워낙 즐기는 놈이니 이런 일이 천성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렇게 오므라이스를 먹고 마무리 짓나 싶은데, 대뜸 놈이 숟가락을 짚다 말고 테이블을 톡톡 두드린다. 그렇게 이목을 끌고는 입꼬리로 호선 그리며 이리 말하겠지.
"살아요."
무슨 말을 하나 싶어 가만히 놈의 작태 지켜보면, 테이블 두드리던 손이 오므라이스를 가리킨다.
하야토는 '쟤는 왜 저렇게 못 생겼지?'라고 생각하는 인성파탄자가 아니었다. 최근 같은 학급에서 한 왜소한 체구의 학우의 얼굴에서 누군가에게 맞은 듯한 상처가 늘어나기 때문이었다. 하야토는 치아키에게 들은 공지대로 챙겨주기에 나서려고 했다.
피해자에게 갑자기 접근해서 무슨 일이 있냐고 물으면 피해자는 오히려 자신의 상황을 은폐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면 주변에 알리라는 탁상공론에서 나올 법한 해결법..주변에 알리면은 좋지. 그런데 그 주변에 알리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피해자는 가해자의 공포에 각인되어서 누군가에게 알리는 것도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하거두. 그렇기에..방과후에 몰래 미행한다.
하야토는 하교를 하기 전에 블레이저를 벗고, 검은점퍼로 갈아입은 뒤에 검은 모자를 쓴다. 그대로 조용히 피해학생의 뒤를 미행하기 시작한다. 피해학생은 집으로 향하지 않고, 마을에서 흔치 않은 으슥한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딱 봐도 불량한 녀석들이 모여서 놀기 좋은 곳. 그곳에는 "나 양아치요."라고 티를 내는 녀석들이 다섯 정도 있었다.
"히로시~ 왜 이제 와? 우리 많이 심심했다고~"
하야토보다 더 밝은 금발에 태닝을 한 듯한 피부가 어두운 녀석이 피해학생을 반긴다. 포스를 보니깐 저 녀석이 대장이군. 일단 상황을 더 지켜보자. 상황파악이 되어야 어떻게 행동할지 판단을 할 수 있으니깐.
"히로시.. 내가 가져오란 돈은?"
"으응...여기...."
히로시는 돈을 건넸다. 액수를 보니깐.. 딱 봐도 집에서 값이 나가는 물건을 몰래 팔았나보군. 금품갈취를 목적으로 괴롭히는 것인가? 그런데 한 졸개로 보이는 녀석이 돈을 준 히로시의 뒤를 발로 밀어차며 히로시를 넘어지게 했다. 양아치 녀석들은 웃기다며 깔깔대기 시작했고, 금발녀석은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히로시군~ 그러길래 진작에 나한테 여동생 소개시켜주면 이렇게 돈도 안 뺏기고 맞지도 않잖아~ 그게 그렇게 어려워?"
"........"
"또 대답 안 하네? 그래..누가 이기는지 오늘도 겨루어보자고."
금발은 주먹을 들었다. 이제 난입할 타이밍이군.
"저 녀석은 뭐야? 야! 여기 우리가 쓰는 구역이니깐 얼쩡거리지 말ㄱ..."
한 졸개가 껄렁거리며 하야토에게 다가간다. 하야토는 무방비 상태로 껄렁거리며 다가오는 양아치의 턱을 순식간에 오른쪽 주먹으로 타격하여 기절시켰다. 양아치는 자세도 안 잡은 완전한 무방비 상태. 하야토는 기선제압으로 저 녀석부터 제압해야겠다 싶어서 걸어오는 녀석을 상대로 기습을 한 것이다. 그대로 픽 쓰러지는 녀석이었다. 금발은 저 광경을 보고 "호오.."라며 감탄사를 뱉었다.
"히로시? 이 녀석들이 너를 괴롭히는 이유는 뒤에서 다 들었다. 뭐 하고 있어? 얼른 일어나."
"이건 너의 싸움이야. 난 그저 도와주는 것 뿐이고."
"히로시~ 도와주는 친구 있어서 좋겠네. 그런데 너 때문에 이 친구ㄷ..."
"넌 좀 닥치고 있어."
다른 졸개가 비꼬며 약올리다가 하야토에게 바디샷을 맞고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졌다. 정확히 오른쪽 간을 왼주먹으로 송곳처럼 찌르듯이 타격한 것이다. 전부 다 걸어오거나 말하는 중에 기습해서 제압한 것이지만 실전에서 정정당당 따위는 없다고 생각하는 하야토였다. 잘못이 있다면 방심한 것이 잘못이지.
"이 미친놈이 기습을...!"
세 번째 졸개가 자세를 낮추고 빠르게 접근해서 하야토의 다리를 잡으려고 했다. 방금 두 녀석을 제압한 동작을 보고 복싱을 전문적으로 한 녀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주먹으로는 당연히 상대가 안 될 테니깐 잡아서 넘어뜨리려고 한 것이고. 하야토는 차분하게 돌진하는 녀석의 왼쪽 사이드로 몸을 돌리고 한 스텝 뛰어서 태클을 피했다. 그렇게 빠른 몸놀림을 보이진 않았다. 그저 타이밍에 맞춰서 피했을 뿐.
"짱구 잘 굴렸네. 근데.. 잡을 수는 있고?"
하야토는 태클을 하려던 녀석의 엉덩이를 발로 밀어서 넘어지게 한다. 마지막 졸개는 하야토의 실력이 자신들보다 한참 높다는 것을 알았는지 겁을 먹었다. 정신적으로 이미 제압이 완료된 상황. 이 상황을 본 히로시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히로시 나한테 와."
하지만 히로시는 오지 않았다. 아직 심리적으로 이 금발 양아치에 대한 공포의 각인이 사라지지 않았던 것.
"히로시는 내가 더 좋다고 하네~ 그런데..너 내가 누군지 알어?"
금발은 여유롭게 싸울자세를 잡았다. 자세를 보니깐 킥복싱을 배운 녀석. 운동을 배우고 겨우 약한애들이나 괴롭히는데 쓰다니..싹수부터가 잘못된 녀석이군.
"너네가 쓰레기 양아치 녀석들이어도..누구에게는 귀한 집의 아들들이니깐 주먹만 썼어.."
"싸우는데 말이 많네~ 어서 붙자고."
"그런데 넌 아니야."
흔히 격투물에서 볼 수 있는 실력자들끼리의 탐색전 따위는 없었다. 하야토는 금발보다 리치가 더 길었다. 사용할 수 있는 거리가 더 길었지. 그러니깐 금발은 나름 거리를 벌리고 차분하게 싸움을 한다고 착각했지만 사실 하야토의 사정거리 안에 있었다.
방금 전에 쓴 주먹보다 훨씬 더 빠른 뒷차기. 나름 킥복싱을 한 금발이 반응도 못하고 멀리 밀려나가며 쓰러진다. 복부에 맞은 충격이 꽤 컸기에 심한 기침을 하며 오랫동안 일어나질 못했다.
"아직 안 끝났어. 히로시? 너가 끝내야 되는 싸움이야. 난 저 양아치에게 핸디캡을 하나 준 것 뿐이야. 공평한 싸움이 되게끔 말이지. 체급도 경험도 저 녀석이 앞서니깐 말이야. 그러니깐.. 녀석이 일어나면 어서 싸워. 봤지? 왕처럼 군림하던 저 녀석도 알고보면 약골이라는 걸."
"나...나는 못하겠어, 하야토.."
"....그럼 난 간다. 다시 녀석들이 기운을 차리면 너는 다시 맞을 운명이네."
"자..잠시만 하야토! 할게...한다고.."
금발은 다시 일어났지만 복부에 충격이 아직 얼얼했다. 숨을 거칠게 쉬며 여유도 없어진 금발.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들어보인다. 히로시는 금발에게 다가갔다.
"히익...!"
"너가? 감히? 나를?"
히로시를 희번뜩 째려보는 금발과 다시 겁을 먹는 히로시. 하야토는 뒤에서 외쳤다.
"히로시! 여동생 지켜야지!"
히로시는 하야토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싸움 하나 안 해본 아이기에 어설픈 주먹. 그 주먹으로 금발을 패기 시작했다. 방금 전 하야토의 공격으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금발이기에 맞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자식이...!"
금발은 히로시의 멱살을 잡는다. 무서운 금발의 눈빛 때문에 공격을 멈추는 히로시.
"히로시! 멱살 잡히면 그냥 머리로 박아! 한방이야!"
히로시는 결국 눈을 질끈 감고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금발의 얼굴을 머리로 박았다.
"어...어?"
그렇게 쓰러져버린 금발. 자신이 금발을 쓰러뜨렸다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했다.
"뭐야 너? 할 수 있었잖아. 잘했어."
하야토는 웃으면서 히로시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데려가려고 한다. 그 전에 하야토는 싸우지도 않은 마지막 졸개에게 경고를 했다.
"만약 히로시를 다시 괴롭히는 게 나한테 전해지면 그때는 정말로 죽여버릴 거야. 저 쓰러진 녀석을 보면 내 말이 장난이 아닌 건 알 수 있지?"
"응..미안.."
"알아들어줘서 고맙다. 자, 어서 가자. 히로시. 근데 너 뭐 먹고 싶어?"
하야토는 히로시를 데리고 같이 라멘을 먹었다. 라멘이라면 하야토가 딱 질색할 법한 음식이지만 히로시에게도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기억시키기 위해서 같이 먹어주었다.
아무래도 한창 성장기인 고등학교 학생은 많이 먹고 마시기 마련이다. 학교 관계자 역시 그 사실을 알기에, 자판기를 채우러 오는 음료수 트럭은 꽤 자주 오는 편이었다. 안즈도 자판기를 열어 그 안을 채우는 모습을 몇 번인가 본 적 있었다. 그니까, 자판기가 그렇게 쉽게 비진 않을 텐데? 하지만 안즈는 곧 그 생각을 털어냈다. 날이 좋아 유달리 음료수가 인기 많았나 봐! 하고 스스로 납득해버렸다.
"음, 그건 나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고쳐도 다시 고장 나는 걸지도? 아니면 그 정도 고장은 있어도 아직 쓸만해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야기했다. 하긴, 일개 학생으로서는 학교의 사정을 자세히 알기 어려운 법이다.
"일단 신고도 아예 안 하는 건 아니긴 하거든요? 왜냐면 이런 일이 있을 때 비품 담당 선생님을 찾아가서 말하면 되니까..."
조잘조잘 이야기하다 불현듯 말을 멈췄다. 무언가 떠올랐는지 작게 탄성을 지른다.
"아차, 그러고 보니 그걸 까먹었네! 그래서 그렇게 흔들지 말고 선생님 찾아가자는 말은 먼저 하려구 했는데..."
말을 하다 보니까 잠깐! 깜박했네... 안즈는 어색한 웃음으로 말끝을 흐렸다. 아니, 뭐, 사람이 말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이제라도 생각났으니까 된 거구... 숫제 변명하듯 이리저리 말을 늘어놓았다. 그러다 당신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샐쭉 눈매를 휘며 웃어 보인다. 헤헤... 얼빠진 웃음소리가 뒤따른다.
"그러면 말 놓을게!"
생긋 웃는 얼굴 위로 봄날의 햇살이 한가득 쏟아진다. 당신의 사인을 곧바로 알아챈 안즈는 하이파이브! 하고 외치며 당신의 손바닥에 제 것을 맞대었다.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직후 이름을 묻는 말에 안즈는 마치 그것만을 기다렸다는 듯 포즈를 취한다. 팔짱을 끼고 양발을 적당히 벌리고 선 후 고개를 약간 치켜올렸다. 마치 여느 만화영화의 주인공같이 당당한, 그리고 조금은 장난스러운 태도로 이야기한다.
당신은 죽음에 관해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범인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제 목숨을 내던지는 바보라는 의미는 아닐테니.
"그런가요...... 그렇습니까. 어쩔 수 없죠."
그녀는 조금 아쉬운 기색을 보이기는 했지만, 의외일까? 순순히 말을 알아듣고서 얌전히 물러난다. 죽음은 언제나 당신의 목숨을 존중한다. 세간의 편견과는 다르게도.
"...사실은, 당신의 명은 꽤 오래 남아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만 조바심을 내버렸어요..."
하지만 반려는, 그것도 흑과 백 그리고 죽은 영혼만이 남은 황량한 땅, '명계'에서 같이 지내줄 자를 찾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허면 무엇이 진정 사랑인가... 아직도 감은 쉽게 오지 않았다. 어쨌든 조금 알고 싶어졌다고 하는 정도는 고백이라고 할 수 없는거구나. 초면에 넙죽 죽어줄 인간은 없다는 것을 배운 사신이었다.
세상에 순도 100% 퓨어함 너무 눈부셔... 빛 밖에 안 보여요 선생님... 산을 관장하는 수호신이 아니라 천사 아닌가요 🤔 유키는 농담이라고 말도 안 해주고 빤히 바라보다가 한참 지나서야 "아니, 농담이야." 할 것 같네용 🤣 반 정도는 맞아요! 귀찮아서 말 자체를 잘 안 하긴 하지만 누군가 뭐하는 중이야/무슨 생각해/뭐하고 싶어 등등 물어보면 저 대답들로 고정입니당 ㅋㅋㅋㅋㅋㅋ
너무 부끄러워서 녹아버렸다...! 🫠 (칭찬에 굉장히 약한 타입) 저도 나태신님의 유루이함이 좋아요 🥹 뭔가 주말 첫날 이른 아침의 느낌이랄까?? 표현이 조금 이상하지만! 뭔가 나태함속에 숨겨진 키치걸★ 같은 반전매력도 숨어있을 것 같고! 유키도 너무 예뻐요..! ˶ᵔ ᵕ ᵔ˶
어서 오세요! 토아주! 제 생각도 마찬가지에요. 사실 지금도 이전의 일요일 오전에 비하면 사람 수가 좀 더 늘긴 했으니까요. 보통은 숫자가 0아니면 3 정도였는데 지금은 7이기도 하고요. 뭔가 활동하는 사람이 늘긴 늘어난 것 같아요. 어제도 살짝 20까지는 제가 본 것 같기도 하거든요. 내옆신이 조금이나마 이렇게 된 것에 영향을 끼쳤다면 그나마 기분이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리스라고할까 원래 이름은 이치노세 리오라는 그런 이름이지만. 리오는 자신의 명찰을 한 번 더 톡톡 치고 제 얼굴 까지 기억해달라는듯 가만히 눈을 잠깐 마주보았다가 금세 불편해져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오므라이스를 보곤 자기는 이제 죽는거냐는 말에 리오는 별 말 없이 '글쎄요?' 하고 말하며 조금은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도대체 왜 이런게 인기 메뉴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므라이스에 죽으라고 써서 보내주면 다들 엄청나게 좋아해줬다. 매도당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알 수 없는 기분. 가끔씩 귀여운 말을 써달라거나 고양이를 그려달라거나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열 명중 아홉 명은 이런 편이었다.
" 와아- 오쿠 주인님 모에레벨☆이 잔뜩 올랐어요 - ! 대단해 대단해 - ! "
다른 아이들은 더 귀엽게도 하더만. 리오는 자기 말고 다른 메이드가 접대했더라면 더 귀엽다거나 더 재밌었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가 말았다. 그리곤 바 테이블에 마주보고 서서는 오므라이스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죽어' 라고 적힌게 왜 좋은건지는 아마 당분간 이해하지 못하겠지. 생각해보면 죽겠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것은 리오 본인이었다.
바라봐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 사랑한만큼 사랑해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 좋아한만큼 좋아해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 그러니 내가 죽는걸 보고 싶지 않다면 날 바라봐주고 사랑해주고 좋아해주어라. 아니면 정말로 죽어버리고 넌 살인자가 되는거니까. 그런 말을 잘도 내뱉고 다닌다. 악질 중의 악질이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남들이 좀 더 자신을 바라봐주었으면 해서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낸다. 정말 악질인 셈이다.
" 에? "
그런 생각을 하면서 멍하니 있을 때 '살아요'라는 말을 들었다. 뭔가 묘한 기분. 리오는 다시 한 번 '에?' 하고 고개를 갸웃하며 자신을 가리키곤 이어서 오므라이스를 바라봤다. 저 쪽의 이야기였구나 싶은 마음에 후후- 하고 웃으며 입가를 살짝 가렸다. 살아야지요. 내가 사랑한 만큼 날 사랑해주지 않으면 죽어버릴테지만. 그렇게 생각했지만 입 밖으로 나온 것은 전혀 다른 말이었다
사과를 주어도 녀석은 먹지 않았다 오히려 주둥이로 물고선 저더러 따라오라는 듯 행동하는 게 아닌가 미카는 여우를 따라 걸음을 옮긴다 더 깊숙하고 외진 곳으로 따라들어가 보니 마구잡이로 쌓은 돌탑이 보인다 언뜻 보아서는 그 용도를 쉬이 짐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돌판에 사과와 돌멩이를 차례로 올려놓는 여우를 보고 미카는 탑의 용도를 그제서야 깨닫는다 공양하는 여우라니 이렇게 영특한 동물이 또 있을까? 마음 같아선 영상으로 남기고 싶지만 하지만 카메라를 순순히 허락하는 녀석이 아니기에 그보다 녀석은 저 행동의 의미를 알까? 사실 몰라도 괜찮을 거 같다 귀여우니까
미카는 주머니에서 10엔짜리 동전을 꺼내 돌판에 올려놓는다 신한테 소원 빌 건 아니지만 그냥 여우가 귀여워서다 따라해보라는 듯이 저렇게 초롱초롱한 눈빛(아니다)을 하고 있는데 녀석의 기대를 저버릴 순 없지
제대로 기억하겠다는 뜻이다. 명찰에서 사선으로 올라간 눈길이 리오와 마주친다. 이목구비 중에서 제일 존재감이 뚜렷하던 눈이다. 하물며 번쩍뜬 그 눈만 보고 있으니 부담스러울 수 밖에. 결국 시선을 피한 것은 리오였다. 놈은 입 끝을 한 번 끌어올리고는 시선을 다시 깔았다. 숟가락에 오므라이스를 듬뿍 퍼 담은 후에 식을때까지 기다리는 모양. 당연히 말은 없다. 이 적막감이 평소에는 자연스러웠겠지만 이토록 시끄럽고 화려한 곳에서는 오히려 어색하기 마련이다. 놈은 잠시 고개를 들고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고민한다.
"그렇지만 죽으라는 말은 싫은걸요. 야다ㅡ 기왕이면 나한테는 긍정적인 말로 부탁할게요."
손목과 찰나의 상념에서 리오의 내력을 겉핡기 식으로나마 추측한 상태. 뾰족해진 악의는 뒤죽박죽 뒤엉켜 안쪽으로 파고드는 식으로 자라왔을 터이다. 오랫동안 사람을 구별해온 놈이니 물증은 없어도 직감은 있다. 아니면 말고. 잘도 남을 판단해놓고 깃털만큼이나 가벼운 태도는 덤이다. 놈은 앙 입을 벌려 숟가락 위에 놓인 오무라이스를 크게 한입 삼킨다. 밥 한 톨 떨어지는 일이 없다.
"음! 이거 맛있다."
안 그런 척 지 내키는대로 사는 놈답게 주제도 이리저리 튄다. 놈은 밥알 하나하나 놓칠 일 없이 꼭꼭 씹어 목구멍 너머로 털어냈다. 혀에 걸리는 것 없이 깔끔해진 것을 확인한 후에야 숟가락을 다시 든다. 이번에는 엉성해진 生자를 푹 떠버리는데, 이래서야 죽느냐 사느냐가 전혀 문제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이제 놈도 밥을 먹어야하고, 아리스도 다른 손님이 있을테니 곧 떠나야할 시간. 사실 그게 아니어도'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할 시간~' 알 수 없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걸 보니 미련도 없어보인다.
사실 안이 정말로 비었다고 해도 기계 자체의 무게가 무거우니 보통 사람은 흔들기도 쉽지 않다는 게 사실이지만, 그걸 굳이 지적할 필요는 없다. "에이, 아무튼!" 린은 주먹을 쥐고 손등으로 자판기를 툭 두드렸다. 이번만큼은 노크하듯 가벼운 손짓이면서도 주의를 끌기엔 확실할 만큼의 소리였다. 불리한 얘기가 나오려고 하니 또다시 슬쩍 말 돌리는 솜씨가 일품이다.
"여기 터가 안 좋은가 보지. 고쳐도 자꾸 고장나는 거면."
상황 무마하려 대충 본 견적이라 해도 신이 하는 말이니 영 틀린 소리는 아닐 수도 있겠다. 그건 그렇고, 싱글싱글 잘만 웃고 있던 얼굴이 비품 담당 선생 이야기가 나오자 미묘하게 어물쩍거리는 표정이 된다. 시선이 괜히 화창하게 파아란 하늘로 향하는가 싶더니, 안즈와 다시 눈이 마주치자 과할 정도로 반짝인다. 뻔뻔한 부탁 하려는 사람 특유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치는 낯짝이다.
"그거 나 대신 말해주면 안 돼? 나 벌써 선생님들한테 잘못한 게 많아서."
쓰읍.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사고 치는 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아니, 그렇지만 그건 내 잘못 아니다. 농구대가 너무 연약했던 걸 나더러 어쩌라는 게야. 난간 휘어지게 한 건, 음, 그건 내 잘못 맞는 듯. 그래도 안 죄송하다. 아무리 얼굴에 철판 깐 그라고 해도 이미 전과가 많으니 괜한 잔소리 더 들어먹기는 싫다는 거다. 아예 제 두 손 마주 잡고 제 간절함을 피력하는데, 파란 눈 되도 않게 맑게 빛내고 있다.
"오- 산뜻한 이름."
조금쯤 과장스러울지도 모를 자기소개에 합이라도 맞춘 듯 참 자연스럽게 박수쳤다. 원래 애들이 뭘 자랑할 때는 최선을 다해 잘한다 잘한다 해 줘야 하는 법, 나름 애 돌봐본 적 있는 경력 탓에 사고보다도 몸이 빠르게 반응한 것이다.
가미즈미로 이사온지도 한 달이 넘어간다. 생소한 마을에 적응하느라 소소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어쩌면, 도시와 멀어졌으니 그 때 있었던 안좋은 일도 조금은 흐려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품어볼만도 하다고 그런 생각을 하고 싶은 날이다. 물론 아직도 미카와는 사이가 좁혀지지 않았지만 혼잡한 도시생활로 조금 떨어진 만큼 천천히 발전이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미처 도시에서 챙겨오지 못한 여러 물건이 조금은 그리워지기도 한다.
가령, 조금씩 모아둔 인형이라든가.
책상 아래 서랍에다 고스란히 모셔둔 작은 열쇠고리와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자꾸 눈앞에 아른거리니 제 자신이 이렇게 약했나 싶기도 하고, 어쩌면 향수병에 걸릴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이 들었다. 부모님이 출장을 가셨으니 더욱 자신이 그 빈자리를 대신 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해야 하는데 푹신한 감촉이 그립다고 밤에 인형을 찾는건 일전의 결심에 어울리지 않는 어린애나 하는 짓이 아닐까.
'하지만 지금까지 잘 버텨왔으니 자기 자신에게 주는 상으로서 이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보상도 자기관리의 일종으로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으니까요.'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겨보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합리화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아무도 없는 방안임에도 괜히 흥흥 아닌 척 시치미를 잠시 떼면서도 눈은 스크린에 고정시킨 미후유의 밝은 회색빛눈에 각양각색의 파스텔 톤의 색을 자랑하는 소품과 인형이 비친다.
'이 상품이 괜찮은것 같은데요. 한번 연락해 볼까요.'
[안녕하세요. 올려주신 굿즈에 관심이 있어서 연락을 드려요. 특히 토끼인형이 마음에 드는데 크기별로 얼마정도 할까요?]
미카가 돌판 위에 동전을 올려놓는 그 짧은 사이 여우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았다 동물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건 당연한 섭리이건만 괜히 아쉽긴 한지 미카는 주변을 사방팔방 둘러보며 녀석의 흔적을 찾아보려고 한다 그치만 슬프게도 발자국 하나조차 보이지 않고 대신 낯선 선배가 등장할 뿐이다 제게 인사하는 안경 선배를 흘긋 바라보며 교정을 벗어나려 하는 미카지만 선배의 뒤이은 말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홀려?"
그러고 보니, 돌판 위에 올려졌던 공물도 어느새 없어진 채다 짧은 순간이지만 여우가 그새 공물들을 가지고 달아난 모양이지 홀렸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런 미신은 믿지 않으니까 보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냥 불쌍해보여서 놀아줬을 뿐이야."
미카는 덤덤하게, 아무것도 아닌 양 대꾸한다 그러니까 여우를 엄청나게 귀여워해줬다는 사실은 비밀이다 부끄러우니까 그보다 검은 여우를 목격한 다른 학생들도 있는 걸까
>>530 깜빡 잠들었어요 고멘네 유키주....☆ 멍충멍충 모치는 사고회로가 찐 단순이니까 빵끗 기뻐할거에요 ૮ ៸៸ˊ ˘ ˋ)ა 진짜 좋아하는 칭찬은 ‘더 해줘’ 라는 표현을 강력하게 어필! 너무 알기 쉽죠? 큨ㅋㅋㅋㅋ 나태신님은 약간 둔감 계열쪽..? 으로 느껴지는데 유키는 감정표현에 적극적인 편인가요?
남궁 린 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다룰줄아는_무기는 역시~ 제일 무난하고 범용성 있는 칼 종류? 그렇다고 해도 거창하게 쓸 줄 아는 건 아니고, 가장 기본적인 부분만 조금 아는 게 다지만. 그런데 안 쓴지 너무 오래돼서 지금은 거의 까먹기도 했고(...) 원래 무기보다는 몸싸움이 더 맞는 타입이라 별 의미는 없어.
자캐의_술주정 기분 좋아지고 웃음 많아지는 게 제일 정석이지? 근데 웃으면서 옆에 있는 신이나 물건 같은 걸 탕탕 친다... 신은 쳐도 괜찮지만 물건은 박살나버려... 그렇게 부숴먹은 게 꽤 많다...👀
자캐식으로_내게_넌_특별해 "넌 내가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모르는구나? 응, 그래서 마음에 드는 거지만."
>>613 물론이에요 큨ㅋㅋㅋㅋㅋ 이런 성원이라면 기꺼이 두 볼을 내어줄 수 있어...! ᴖ ‧̫ ᴖ 이렇게 유우땅의 뺨은 성한 날이 적어졌다고 합니다 😏 그런데 신은 쳐도 괜찮다니 이거 조금 무섭다 😨 빠알간 얼굴로 기분이 좋아보이는 린상 근처에는 접근조심 표지판 필수 ⚠⚠⚠⚠⚠
자캐는_송편을_잘_빚나요 ➡️ “맛있게 먹는건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어요! 뭔가 단거 먹고 싶어졌다... 🤤” 자캐가_꿈꾸는_삶은 ➡️ “폭신폭신 뒷동산보다 커다란 침대에서 평생을 뒹굴거리고 싶어! 벳도 다이스키 ˗ˋˏ💕ˎˊ˗” 자캐의_질투는_어떤방식 ➡️ “질투는 언제나 적극적으로 표현! 그래야 알 거라구요..! 말하지 않으면 절대 몰라. 그러니 나에게도 관심 줘! 관심 달라고오오오오ㅡ! ´༎ຶ ༎ຶ`”
>>617 그래서 더 무서워.....! 😱 (찐씸) 진짜로 위험해 곁에 있으면 납작한 오코노미야끼가 되어버릴거에요 🥺 큨ㅋㅋㅋㅋㅋㅋ 체신유행에 민감한 유우땅이니 린쨩 앞에서는 질문봇이 되어버릴지도..? 아무튼 린쨩과 만난 날은 알기 쉽겠다 🤔 푸석푸석 머리카락이 가라앉지 않는 날에는 말이죠 힣ㅎㅎㅎㅎㅎㅎ
점심시간 오늘의 급식은 여느때와 같이 평범하다 말랑말랑한 크림빵 한 덩이와 흰 우유 한 팩 그 외 특별하지 않은 반찬들 그나마 맛은 있겠지만 미카의 식욕이 부진하다는 게 문제다 사실 먹다 남길 게 자명한데 굳이 급식을 받아먹는 이유는... 그래도 살려면 밥을 먹어야지 굶어죽기는 싫으니까
식판에 급식을 대충대충 받아온 미카는 식당을 서성이며 빈 자리를 찾는다 이왕이면 혼자 앉을 수 있는 곳이 좋다 좌우로 3칸 정도 빈 자리이며 맞은편에도 사람 없는 자리 말이다 하지만 테이블들은 이미 만석이라... 적당한 자리가 없다 너무 늦게 왔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바닥에 주저앉을 수도 없으니 사람이 있더라도 어딘가에 앉는 수밖에 없다
미카는 대충대충 발걸음을 옮긴다 어딘가에 남아있을 빈자리를 찾아서... 학생들이 와글와글 앉아있는 테이블, 그 가장자리에 한 곳이 빈 게 보인다 계속 망설이며 걸어가지만 끝내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식판도 건성으로 내려놓는 미카 근데 맞은편에 앉은 학생 어쩐지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인데... 아닌가?
특히 잘하는 과목이 있을까요? 문학? 문학을 무난하게 잘 할 거 같아. 그리고 살짝 잘하는 편으로 체육일까. 하네는 몸을 잘 쓰는 편이니까 체육 잘하지 않을까 싶어 🧐 힘이나 체력은 보통이겠지만.
요리는 할 줄 아나요? 잘할까요 못할까요! 그럭저럭 잘 해! 그런데 양조절을 잘 못 하는 편이야. 손이 큰 편이라 늘 양이... 😋 그래도 하네는 냠냠 편식없이 잘 먹고 양도 많은 편이라 어떻게 저렇게 힘내고 있대. 학교에 도시락 싸오는 날은 분명 양조절을 많이 실패한 날이야. 😉
목소리 톤이 높나요 낮나요? 높은 편! 목소리는 높지만 감정을 싣어 말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라 조곤조곤하게 말하니까 티가 날지는 모르겠어. 🧐
>>634 오...~ 왠지 '삼촌이 쓰던'이라는 부분에 무슨 설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뭔가 있는거야???(헐레벌떡 달려오기!)
>>635 두번째 아주 인상깊어욧 어차피 거두어질 것들이기에 풀어놓고 지켜보기만 한다는 느낌 같아서 위엄있고 머싯서...😊
>>636 하네주도 안녕~ 힘이나 체력은 보통이지만 몸이 가볍게 잘 다루는 편인 걸까~ 얌전한 소심소녀 같은 이미지지만 체육을 잘한다는 것도 갭모에야👍🏻 음식을 정말 많이 했을 때는 여차하면 가족들한테 나눠준다는 선택지도 있을 것 같네😲 그 대신 하네 기는 좀 빨릴 것 같지만...
>>613 칼 쓰는 돗가비 신님... 칼 종류가 궁금해진다 ☺️ 단검도 멋있고 역시 장검도 멋있겠지. 역시 장검일까? 술주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그거 전형적인 한국인들의 웃는 모습 아니야? 박수치면서 웃기 or 옆에 사람 때리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ㅜㅜ 마지막 진단은 우효————테메초칵코이쟌———!!
>>620 송편 빚은거 엄청 꾸물꾸물하게 생겼을 거 같다. 잘 안 여물어져서 소가 샌다거나? 내가 방앗간 차릴테니까 먹기만 하면 되지, 응응. 😊 침대는 신과 인간을 가리지 않는구나... 역시 침대 최고. 관심 요구하는 질투 방식은 귀엽다—!!! 애정과 관심을 산처럼 쏟아붓기—!!!
>>627 삼촌이 쓰던 방이면 삼촌의 흔적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으려나? 아니면 지금은 완전히 쿄스케 취향으로 바뀌었을까? 🧐
>>635 그대로 지낸단건... 후회가 없단걸까?! 언젠가 모두 심연으로 돌아온다는 말.... 멋있잖아—!!!!!! 제일 먼저 돌아갈게요 😊 입고벗기 편한 옷이면... 후드티? 후드티랑... 후드티? 츄리닝? 스웨트셋업? 🧐
>>637 아이돌 그룹인데. 왜. 매니저. 인거야. 그룹. 이잖아요. 그룹. 몇인조 그룹에서 몇째인지 포지션이 무엇인지도 알려줘—!!!! 셀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저래도 귀여우니 매우 좋아... 만약 같이 찍어주는 쪽이 카메라 시야를 조절한다면 인생샷 392840324개 챙기기. 😉
일전의 >>498의 사건 당시. 하야토가 다른 지역에서 유명했던 금발태닝 양아치와 그 똘마니들을 순식간에 제압하고, 전투불능인 녀석들을 자신의 직성이 풀릴 때까지 잔인하게 악마처럼 웃으면서 팼다는 소문이 나버렸다. 그 와중에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구했다는 사실은 쏙 빼버린 채로. 학교에서의 모습은 마치 수녀 같지만 사실 폭군의 인격도 있는 이중인격이 아니냐는(어느정도 사실) 소문.
"그렇게 팼으면 내가 학교를 못 나오지, 이 사람들아.."
피해학생과 양아치들에게 입단속을 시킬 걸 그랬다. 더욱 더 최악인 점은 평소 샐러드 도시락을 먹는 하야토가 깜빡하고 도시락을 못 싸왔다는 점. 쌀밥을 안 좋아하는 하야토지만 결국 급식을 먹기로 결심한다. 사실 하야토가 급식을 안 먹는 이유가 또 하나 있기는 한데..
"이 망할 퍽X...찹스틱..."
아직 젓가락질이 서툴다.
"?"
소문 때문에 아이들의 눈에서 잘 안 보이는 구석에서 혼자 밥을 먹는데, 어느 익숙한 얼굴의 학생이 하야토 앞에 앉는다.
"너 전에 걔 아니야?"
다른 학교의 양아치들과 싸울 뻔하다가 내가 말린 녀석. 그리고 오토바이를 잠시 태워다준 녀석..그 와중에 서로 이름은 모르고 있다.
>>635 이거 절대로 유루이한 해시야.. 사야카 그 자체를 나타내는 것 같아 (기립박수) 뭔가 멘트만 바라봐도 심연신님의 표정과 말투가 느껴져요 큨ㅋㅋㅋㅋ >>636 하네주 어서오세요! 반가워요 ᵔ ᗜᵔ 전 이제 차갑게 식어버린 중고신입 유우주라고해요! 하네땅 체육이 가장 자신 있다니 의외야.. 이미지랑 달라서 완전 갭모에 >>637 제가 느끼기로 미카땅에게 가장 어울리는 포지션은 메인댄서시다.. 왜냐면 무게감 있는 쿨뷰티함이 중심을 잡아줘야하니까요 🤔 근데 셀카 실력 보고 유우땅이 포풍오열할듯..
>>641 가족력일지도 몰라. 유희의 신님들 노는데는 최적화되어서 체력도 좋고 몸쓰는 거도 잘할 것 같은 느낌 🧐 하지만 하네 체력은 보통인 편이니까 체육시간 1시간이면 충분해 ☺️
>>643 뺏어먹어도 되고 말고! 고로케라던지 구운 소세시라던지 계란말이라던지 샐러드까지 다 훔쳐 먹어도 오케이야 😉
>>650 린주 안녕! 정확히 정답입니다 🤭 체육 대회 때 종목 이거저거 참가해달라는 부탁 받으면 등교거부하고 싶어할 것 같지만... 😊 안 그래도 가족들이랑... 부모님 덕분에 학교 온 아저씨(즐기고 있는 것 같아서 수고하고 있단 생각은 들지 않지만)랑 소꿉친구 리오한테 연락할 것 같단 생각했어! 아저씨랑 리오한테는 다음날 도시락으로 싸갈테니까 급식 먹지말라고 하려나 🧐
>>663 밥만 가져왔다니 반찬 당연히 나눔해야만—!!! 쿄스케가 좋아하는 반찬이 뭐일진 모르지만 잘 맞춰서 준비해보도록 할게 😉
>>664 튼튼건강-맨이라 안심하기. 그래도 아픈 일 생기면 야무지고 똑부러지게 처신하는 안즈 귀여워 ☺️ 소중한 상자에 담겨있는 거 너무나 JK스러워서 귀여움에 울고 있어...... 🥹
>>667 하네가 잘 하는 쪽.... 가정식을 제일 자주 해서 가정식을 잘 하지만, 좀 다른 거 먹고 싶어지면 양식 해먹을 것 같아. 😋 베이킹은 잘 모르겠지만 만약 베이킹 한다면 쿠키 238049239개 굽고 마카롱 283948923개 만들어버려서 같은 반 친구들 자리에 몰래 숨겨놓는다거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외모부터가 엄청 문학소녀스럽지! 흑발+땋머+양갈래니까 😉 사실 문학도 체육도 가족력... 이라고 생각하지만. 유희스럽잖아 😊
찾아보면 뭐든 쓸 수야 있다. 좋아해요~ 라던가 사랑해요~ 하는 것들. 그도 아니라면 그냥 고양이 얼굴 정도 그려주는 정도겠지. 리오는 어찌됐든 이렇게 다음에 한 번 더 찾아오라는 언지를 남겨두곤 미소를 지어보였다. 연습할수록 더 잘되는 기분이다. '연습했다'라는 점에서 이미 작위적이기에 '자연스러운'미소 하고는 거리가 있을지도 모른다만.
" 그쵸- 맛있죠- 네에- 제가 직접 만들었으니까요 "
제일 처음 이 메뉴를 고안했을 때에는 딱히 직접 만들거나 하지 않았다. 요리만 전담으로 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기에 위에 글씨만 쓰는 정도였는데 재미삼아 한 번 도전해봤던 것이 이렇게까지 커졌다는 느낌이다. 리오는 아, 맞다 하고 부르는 말에 '네 주인님' 하고 고개를 갸웃했고 뒤이어 들려오는 말에
" 아 "
하고 표정을 살짝 굳히고 말았다. 다음에는 그러지 말라는 말. 보통 사람 같았으면 무슨 뜻인가요? 라던가 네? 라던가 하고 화답했겠지만 이상하게도 리오는 그 말을 듣자마자 무슨 뜻인지 직감했다. 가시덩쿨처럼 뾰족한 악의가 자라난다. 처음에는 아주 작았어서 무시할 수 있었다. 그 녀석을 애초에 잘라냈다면 좋았을 것인데 그것을 자르지 못해 점점 자라게 두었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맴돌아서 점점 지독하게 뒤엉켜 안 쪽으로 자라나고 있었다. 나를 봐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 나를 사랑해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 나를 좋아해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 그런 지독한 악의가 자라난다. 상처가 났으니, 몸이 아프니, 마음이 아프니 돌봐달라는 지독하게 병든 마음이 자라난다.
" 에, 그게. "
고친다고 고치고 있는데. 리오는 아랫입술을 다시 깨물었다. 뭔가 속내까지 전부 들켜버린 기분이었다. 이상한 기분에 식은땀이 나는 것도 같았다. 리오는 한쪽 팔목을 잡고 고개를 살짝 숙였다.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 ..네 "
일하는 동안에는 주인님의 말을 잘 듣는 메이드니까. 그렇게 해야 다들 기뻐해주니까. 리오는 의중을 모르겠다는 미소를 억지로 띄워보이며 '네' 하고 답하곤 선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네에-' 하고 답하며 자리를 비우려했다.
" 응. 아리스는 여기까지. 저보다 더 귀여운 아이를 불러드릴게요. 그럼 다음에 또 봐요 주인님- "
>>651 흠흠...생각해 본 결과 장검이 어울리지 않을까 합니다 근데 옛날에도 칼 쓰다가 열받아서 냅다 던지고 주먹질이나 하지 않았을까 싶고...😊 ㅋㅋㅋㅋㅋㅋ골든 정답!! 타카나시네 사람들도 웃으면서 쳤을지도 몰라....
>>659 역시 시작부터 괴담탐정다운 첫문장이네여🧐 멘붕했을 때 말이 많아지고 겁에 질리게 되는 유형... 그게 제가 참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쓰읍 군침
>>660 야호 맞혔다!!!! 한국이었다면 피구 같은 거 필참해달라고 부탁받았을 거라는 느낌이 와... (즐기고 있는 것 같아서 수고하고 있단 생각은 들지 않지만)←ㅋㅋㅋㅋㅋㅋㅋ이거 너무 가차없어서 귀엽구... 아저씨 밥 많이 먹으니까 응응 꼭 전날부터 굶고 가는 걸로 할게 남으면 꼭 가져와줘!!!(ง •̀_•́)
>>664 안주도 안녕~ 나 지금 이것저것 하는 중이라서 천천히 가져와도 된다구!! ヾ(*'∀`*)ノ 튼튼건강걸 안즈 역시 깜찍하고 기특해라🥹 우정과 추억을 소중히 여기는 친구라서 읽는 나까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
미카의 복잡한 심경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녀는 차분히 차를 음미하고는 모나카를 한 입 앙, 하고 야무지게 베어먹는다. 팥앙금이나 화과자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은 정도다. 그리고 차를 마저 마시려다, 미카의 질문에 찻잔을 쥔 채로 미카를 바라보았다. 원래 같으면 시선을 돌리지 않고 그냥 차를 마시면서 질문을 들었을 테지만, 갑자기 목소리가 떨리기에 무엇이 미카의 목소리를 떨리게 했나 궁금해서였다. 미카는 황급히 시선을 돌렸지만, 미카의 눈이 옷걸이에 있었다는 건 알겠다. 옷걸이에 걸려있는 것 중에 딱히 당혹스러운 건 없었을 텐데. 외투 두어 벌과, 교복 정도- 아하.
"속일 생각은 전혀 없었다만 속이는 것처럼 되었구나, 미안하게 되었다."
푸후후, 하고 소녀는 웃었다. 미카가 무엇에 당황했는지 알 것도 같아서였다. 주의해야 할 것을 홀랑 까먹어버린 자기가 웃기기도 했고. 개구쟁이 같은 눈웃음을 짓고 소녀는 말을 이었다.
"학교에 가면, 모자람 많지만 그대의 후배 되는 처지이니 잘 부탁하니라, 선배."
미카가 가미즈미 고교라는 것은 어떻게 알아봤을까-라고 해도, 외투 때문에 교복이 일부만 드러나거나 했어도 가방도 메고 있고 온 몸으로 나 하교중이요, 하는 차림새였으니 가미즈나 고교라는 것을 알아채기는 쉽지 않았을까.
>>670 맞아—! 집에만 가만 있는데도 손이 시려워 🥲 미유키도 겨울에는 이불파일까? 왠지 추위 별로 안 탈 것 같기도 하고.... 머플러를 칭칭 두르고 다닐 것 같기도 하고 🧐
>>675 장검이구나—!!! 신라시대 화랑 생각해버리기. 말 타고 칼 차고 다니는 돗가비 신님 상상하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주먹이 법보다 가깝고 칼보다 가까운거지—! 부모님들이랑 언니오빠들인가—!!! 타카나시家ㅋㅋㅋㅋㅋㅋㅋ 서로 맞고 마주 때렸을 거 같아진다..... 😊 확실히 한국 여고생이었다면 피구나 이어달리기 같은거 해달라 그럴 거 같은 느낌 🧐 그그래도 수고하고 있단 생각은 안 하지만 고맙단 생각은 하고 있어—!!! 😉 굶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굶지는 말고요—!!!!!
>>676 소세지로 꽃게랑 토끼도 만들고 계란말이에 꽃무늬도 만들 수 있어 😉 헉 나는 앞치마 두르고 거품기 든 사엣치가 더 보고 싶은데—!!!! 곰돌이 모양 쿠키 커터도 함께—!!!! 사에 베킹 시켜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 조절 실패해버린 거지 응응 이렇게 퉁치자. 결국 2학 A반의 모두는 당뇨에 걸리게 됩니다........ (??)
>>677 안즈 생일 초여름이구나! 왠지 어울려—!!! 햇볕 아래서 반짝거릴 느낌이니까! 케이크는 치즈나 초코, 접수. 숨 잘 참는다...!!! 호흡이 긴 거려나!
사에 TMI 주세요! 우리 사에... 가방에는 뭐가 들어 있나요? 왓츠 인 마이 백…! 일단 소프트 슈즈랑 토슈즈 롤 케이스, 물티슈, U자핀, 스프레이, 수건, 레오타드, 스커트, 여분 타이즈, 텀블러, 세라 밴드, 마사지볼, 화장품 및 기타 등등이 들어있을 것 같습니다 😇
카페에 가면 뭘 주문하나요? 속 깊은 곳에 묵은 화까지 싸악 내려주는 아아메를 마시지 않을까…
일기는 쓰나요? 오늘의 일기 한번 써 주세요! (연필로 휘갈겨쓴 글씨) ‘오늘도쌤한테진짜개깨졌는데아직도짜증안풀리고…아니프로틴걍편의점에서대충사먹으면될것을당류계산까지어느세월에하고자빠짐?꼬우면지가사오든가난그런거귀찮아서하기싫은데ㅋㅋ솔직히내가뭔보디빌딩대회나가는것도아니고뭘그렇게까지해야되는지도모르겠고대박유난이고살찌지도않았는데일부러꼽주려고한말인거다티나고또..‘ (후략)
생각해보니깐 이 녀석도 전에 불량배들이랑 싸울 뻔한 걸 중재해줬었지. 하..여기가 무슨 도쿄도 아니고..작은 마을에서 불량배들을 얼마나 만나는 거야? 자괴감이 안 드나? 이런 마을에서 약한 애들 괴롭히면서 왕으로 군림한다고 해도 전혀 대단한 게 아닌데. 본인들은 느와르를 써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볼 때는 그저 들개들이 영역싸움 하는 걸로 밖에 안 보인다고.
"그래. 그 오토바이."
이제는 주말에만 타지만 말이야. 반장도 됐으니깐 튀는 짓은 자제해야지..아니..이미 튀어버렸군. 다른 학급에도 C학급의 류세이 하야토가 양아치들을 유흥 목적으로 고문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니깐. 도대체 누가 이런 소문을 낸거야..아니, 첫 시작은 굉장히 순수한 의도였을 것이다. 하야토가 양아치들을 제압하고 괴롭힘 당하는 아이를 구해줬다..하지만 이것이 사람을 거치면서... 하야토가 양아치들을 제압한 걸로 모자라서 직성이 풀릴 때까지 패면서 사디스트 마냥 히죽히죽 웃었다는 소문으로 와전된 것.
>>687 입시생... 종목은 다르지만 저도 실기계열 입시 때문에 격렬한 학창시절을 보낸 적이 있어서 이 아픔이 더욱 와닿네요 (◞ ‸ ◟) 그러다 갑자기 떠오른 질문인데, 노아가 갑자기 사에를 보더니 "사흘 뒤에는 신발 끈을 더 단단히 감거라. 풀린 끈을 밟고 넘어졌다는 것은 목발 짚고 다니기엔 너무 억울한 사유 아니냐. 다친 김에 한 달쯤 쉬겠다 한다면 말리지야 않겠다만..." 같은 소릴 한다면 사에의 반응이 어떨까 궁금해졌어요
>>694 다녀왔어요 ( ˊᗨˋ) 그럼 이제 저녁준비하러.. (무한루프)
>>698 (왔다가 갔다가 왔다가 이젠 옴과 감의 중간쯤 어딘가를 헤맬 예정인 참치) ⚆_⚆
>>682 최신 노래 취향…?? 노래 오마카세 해달라고 하면 뉴진스의 하입보이 불러주는 그런 건가 (👹?) 역시 린쿤 mz스럽고 힙해 우오오…!! 팝송 의외라서 린 영어 발음이 궁금해지는 부분입니다… 사에는 노래 잘 안 불러주고 옆에서 잘하네~ 명창이네~ 해주는 심사위원 담당입니다(?)
>>685>>698 계란말이 꽃무늬 그거 엄청난 고난도 스킬이잖냐…!!! 사에는 베이킹은커녕 요리치일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ㅜㅜㅜ 아아- 뭐든 ‘마이야르’ ‘캐러멜화’ 해주는 것이라고..? (다 태워먹는다는 뜻) 여행..날…? 이건 혹시 하네탸가 여름에 같이 여행 가준다는 건가 우오옷?! 하네는 수학여행 갈 때 머리 스타일 바꾸고 오려나? 아니면 계속 양갈래 컨셉 유지하는 건가요!! 나중에 학생 시절 다이어리 펼쳤는데 XXXxxxXxXcXX 같은 말밖에 없어서 컨텐츠 신고 당하고 내려가버려 (온화)
>>706 아앗 노아주 예체능 계열인가 보구나…! 뭔가 예전부터 예체능 하는 사람들 부럽고 멋있어 보여 왠지 교양 있잖아…(?) 아니 노아 님께서 그런 말을 하시면 우선 예쁘다… 작다… 귀여운데 어쩐지 강렬해… ⬅️ 같은 반응이 우선이지 않으려나 👀 근데 막상 하는 말 들어보니까 너무 심각한 거라 그냥 넘길 수 없을 것 같어어어어 😱😱 새겨 들어서 나쁠 거 없으니까 토슈즈 묶는 리본 대신 루프 형태로 달아 신다가 아무 일 없으면 가슴 쓸어내릴 것 같아…… (›´ω`‹ )
치아키의 취미 중 하나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전문 공예를 하는 것은 아니며 그냥 가볍게 인형이나 목도리, 장갑, 도어벨, 벽에 걸 수 있는 가벼운 장신구 정도였지만 어쨌건 그런 것을 만드는 것이 그의 취미 중 하나였다. 어릴 때부터 손재주 하는 정말 좋다는 평을 받아올 정도로 실력이 괜찮았으며 그 역시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용돈벌이를 위해서 자신이 만든 물건들 중 일부를 팔기도 했으며 유명인사까진 아니어도 알게 모르게 찾는 이가 많아 벌이가 쏠쏠한 편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자신의 SNS 계정으로 문의가 들어오자 치아키는 자신의 방 침대에 누운채로 가만히 메시지를 확인했다. 토끼인형이 마음에 드는데 크기별로 얼마나 되냐고 묻는 그 말에 그는 근처 진열대에 놓여있는 토끼 인형 세트를 바라봤다. 빨간 옷, 파란 옷, 노란 옷, 분홍 옷. 한 손에 그대로 들어오는 정말로 작은 크기가 있었으며, 일반적으로 인형놀이를 할 때 쓰기 딱 좋은 사이즈의 중간 정도의 크기도 있었다. 품에 꼬옥 끌어안을 정도로 큰 것은 안타깝게도 치아키의 힘으로는 만들기 힘들었기 때문에 그 정도 크기는 없었으며 딱 중간 정도의 크기가 최고 사이즈였고 정말로 가끔이지만 올렸을 때 팔리는 상품이기도 했다. 아무튼 문의가 들어왔으니 치아키는 바로 응답하기로 마음먹었다.
[문의 넣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려요~ >ㅁ< 토끼인형 말이죠? 음. 사실 크기별이라고 할 것도 없고 그냥 정말로 작은 크기 하나와 인형놀이 할 때 쓰는 정도의 크기 정도밖에 없어서. 일단 가격 알려드릴게요.]
작은 크기는 얼마. 중간 정도의 크기는 얼마. 인형점에서 파는 것보다는 조금 더 싸게 가격을 제시한 그는 추가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빨간 옷, 파란 옷, 분홍 옷, 노란 옷. 이렇게 4개가 있는데 어떤 것을 원하세요? 아. 그리고 주소 어떻게 되세요? 알려주면 제가 상품 잘 포장해서 보내드릴게요~ >.</]
이모티콘을 일부러 그렇게 달아보면서 치아키는 쭈욱 기지개를 켰다. 상대방이 상품을 선택하고 자신은 그 제품의 사진을 보여주고 입금이 되면 바로 나가서 물건을 보내줘야했으니 외출준비를 어느 정도 해둘 생각이었다. 이렇게 돈이 오가는 것에는 신뢰가 매우 중요했기에 내일로 미루거나 할 순 없었다.
/선레를 확인했고 답레와 함께 갱신이에요! 다들 안녕하세요! 오늘도 사람이 많아보이네요! 와아!
>>720 그쵸? PV도 예쁘고 귀엽더라구요 ☺☺ (제목 뜨자마자 검색하기) 들어봤는데 듣자마자 음향이 빵빵! 엄청난 다크 에너지가 ☠☠ 고스로리 풍이 어울리는 리오와 잘 어울리는 것 >:D !! (왠지 저도 헤드뱅잉을 하던 중이었어요) 리오랑 미야 같이 음악 들으면 서로의 음악 나올 때마다 너무 달라서 움찔 할 것 같은 😂 >>723 어린 왕자가 집착과 멘헤라⋯⋯? (흠) (확실히 상상할 수 없다)
>>721 미야주에게도 너무 어려웠던 책 🥲 바보인 미야를 영특하게 봐주는 천사 사에주⋯⋯. 사에는 따로 좋아하는 책이라던가 있나요? :3c
이나바의 토끼... 그래서 이나바 토아? 당신을 이름을 들은 그녀는 문득 시선을 당신의 면전에 대놓고 옮겨 한참을 빤히 들여다보다가 작게 중얼거린다.
"...역시...."
닮았다. 그녀는 그렇게 저 혼자 생각하며 당신을 보고 귀 긴 야수를 떠올렸던 이유를 멋대로 납득해버렸다. 그런 당신의 이름을 들었으니, 자신도 이름을 붙이지 않으면 안 된다... 하는 상식 정도는 사신이라도 삼도천 건너건너 들었던건지. 아니면 입학 직전, '맹한 사신의 바보짓을 염려한 누군가'에게 충고를 받았는지는 몰라도, 그녀 또한 자기 가슴께에 양 손을 얹고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름을 입 밖으로 흘려냈다.
"후루토...... 후루토 하이디네..."
나온 것은 묘한 이름이었다. 언뜻 타국의 뉘앙스를 풍기나 둥그런 발음은 분명 이쪽 나라의 것이었으니. 하지만 명찰에 걸려 적혀있는 것은 명백한 한자였다. 자세히 읽어봐야 겨우겨우 말이 되는 그 이름은. 적힌 뜻이나, 읽는 방법이 퍼즐처럼 퍽 지리멸렬하기까지 하다. '...어라, 이거 DQN이잖아.'라고 생각하게 되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757 (이상하다)(이거 어떻게든 치아키를 아이돌로 만들기 위해서 꾸며낸 물음은 아니겠지?)(절대 아님)
아무튼 답을 하자면...
1.그룹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치아키 자체도 그룹으로 활동하고 싶어할테고요. 2.아마도 리더? 막 자진해서 리더가 되고 싶어한다기보다는 얼떨결에 리더가 되어있는 그런 느낌이 되어있을 것 같네요. 3.말투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빈도수는 스케쥴이 된다면 따로 개인방송 켜서 막 같이 소통도 하고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다가 너무 과도하게 한다고 혼도 좀 나고 히잉. 그러기도 하고. 그러다가 이제 아이돌 굿즈 자기가 직접 만들어서 살짝 올려보기도 하고!
>>757 리오는 이미 밴드 하고있지만서도 생각해보자면은... 1. 역시 그룹이려나? 밴드하고 있으니까! 2. 노래 잘 하는편 아니고.. 춤도 잘 추는 편 아니지만 둘 중 하나 고르자면 그래도 보컬 하고싶다! 기타치던 그게 있으니까 노래가 그나마 낫겠지! 3. 빈도수는 잦을 것 같고 " 오늘 공연 안와주면 응- 그러네, 슬퍼서 죽어버릴지두.. " 이런 말해서 혼나는 그림이 그려지네. 멘헤라 아이돌이라니 세상에나
>>760 (씨익) 😋 얼떨결에 학생회장이 되었듯 얼떨결에 리더가⋯! (세계관 통합이다.) 치아키는 왠지 제가 생각하기에 장난기 섞인 다정함에 팬 몰이 제대로 했을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올라요. 이런 아이돌이 있다면 포카 싹쓸이 했을 것 >:3 포카 장인 아니었을지⋯⋯.
>>762 밴드도 어울리지만 아이돌도 어울려요, 뭔들 안 어울릴까! 😊 보컬이라, 기타 매고 노래하는 모습도, 마이크 차고 노래하는 모습도 어쩐지 상상이 가는 데요? 이런 아이돌이 1군이 아니라면 무엇이냐. 잦은 팬 소통과 멘헤라 모먼트로 인기 몰이 했을 것 같아요 특히 십대 팬들 취향 직격 😚😚
그 말에 혹해버렸다고 해야할까. 리오는 주말에 또 한 번 메이드복을 입었다. 새로 사고 싶은 기타가 있었다. 가격이 꽤 나가는 녀석이라서 이 녀석을 사기 위한 전용 저금통도 하나 만들어두었다. 조금 무리한다면 살 수 있었지만 이왕 사는거 무리하지 않고 사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시프트도 허락해버렸다. 리오는 1.2배라는 말에 가만히 쳐다보다가 조심스럽게 '1.3배..' 하고 말했고 그 조건을 수락하여 이렇게 다시 일하러 나오게 되었다. 오늘 하루 일하는 것으로 1.3배의 시급이니 오늘 일하면 내일은 노리고 있던 그 녀석을 사러 갈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발걸음도 가볍고 오늘은 뭔가 일할 맛이 나는 것 같았다. 그에 대한 반증이랄까, 메이드복의 소매를 걷어도 팔목에는 붕대가 감겨있지 않았다.
" 에- 오빠 어디가는거야-? 우리 가게 재밌는데 놀러와- 귀여운 여자아이랑 얘기하면서, 엣. "
대부분은 이런 반응이다. 얘기하면 '괜찮아요' 라던가 '다음에' 라는 반응이 다가온다. 그런 사람을 굳이 따라가면서 이야기하면서 에너지를 쓸 필요는 없다. 전단지를 들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핸드폰을 꺼냈다. 벌써 나와서 호객행위한지 50분 정도 지났다. 슬슬 아무나 잡고 들어가고 싶은데 라는 생각에 리오는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았다.
" 슬슬 들어가고 싶은데.. 조금만 기다려- 내일 바로 사러 갈테니까. "
핸드폰 화면에 있는 기타를 보며 말을 걸듯 그렇게 말한 리오는 잠깐 쉴까 싶어서 그대로 잠시간 더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그러다 든 생각은 길가에 메이드복을 입고 있는 것만으로도 꽤나 지뢰스러운데 쪼그려 앉아서 핸드폰 하고 있다면 이건 완전히 아웃이다. 무릎을 툭툭 털고 일어서선 빨리 아무나 잡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 메이드카페는 어떠신가요오- "
사실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도 없다. 이렇게 미끼라던가 떡밥을 마구 뿌리다 보면 한 명은 걸려들겠지 하는 마음이 훨씬 크다. 살짝 지쳤다고 할까 귀찮다고 할까 아까까지는 조금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전단지도 보여주고 했었지만 지금은 그냥 서서 말하는 게 전부일 뿐이다. 이러면 계속 서있어야 할 수도 있는데 말이지. 리오는 음- 하고 생각하는듯 싶다가 그래도 하기로 한 거 제대로 하는게 좋겠다는 마음에 전단지를 들고 가까이 보이는 사람에게 다가갔다.
" 저기 언니- 우리 카페 재밌는데 놀러.. 에, 사에쨩? "
설마하니 아는 사람일 줄이야. 놀라서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불러버렸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마스크를 턱에 내려 쓰고 있어서 자기 얼굴이 훤히 드러나있다는 사실에 '다행은 무슨'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손에는 전단지를 반쯤 건네주었다. 이렇게 됐다면- 아, 어찌되든 좋지.
>>776 아니 각자 같은 책 보고 다른 부분 좋아하는 거 뭐야 ㅋㅋㅋㅋㅋㅋㅋ 물론 호러도 사랑하니까 그 부분은 걱정 없다!! (엄지) 그나저나 미야탸의 아이돌화 못 본 것 같은데 제가 놓친 건가요 아니면… 설마… 정말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안 쓴 건 아 니 겠 지 요?
>>777 (꺄악) 얼른 코드네임들 보고 싶네요! (기대) 잘생김은 문장이 아닙니다, 마음으로 느끼는 것⋯⋯(엄근진).
>>778 사야카주 어솨요 ( '▽' ) ! 사야카의 IF 아이돌화는? (냅다 마이크 들이밀기)
>>783 호러도 사랑한다구욥⋯⋯? (호러 방탈출, 호러 영화, 호러 카페, 호러 식당 마구 데려갈 플랜 on) 어라, 사에주 마지막 말에 호러 브금이 깔렸다구요! 진정햇! 미야는 딱 예상대로랄까욧 👀💦 그룹에, 막내도 아닌데 막내같은 포지션, 소통 왕 팬서비스도 왕왕 하면서 아이도루 생활 무척 즐길 것 같은 애, 네요! (딸램아⋯⋯.)
>>784 댄스 크루인가요 :O ! 기존쎄 리더 멋찌다! 하야토 스맨파에 나와야 하는 거 아닌지⋯⋯ 😗 저 잘생긴 애는 어디 크루야? (웅성웅성) 성별 치우침 없이 인기 많을 거 같아요 하야토는 :D !
미야나기는 웃고 있다. 분명 온갖 짜증과 분노로 속이 꽉 차올라있을 터였지만, 상냥한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묵묵히 감정을 삼키며 걷고 있는 것이다. —화내면 지는 거야. 참는 거야. 감정을 조절 못하는 사람은 어른스럽지 못한 사람. 그러면서 미간에 잡히는 주름은 끝내 감출 수 없다. 빠직! ······부원들 앞에서 지도자한테 꾸중들은 일을 끝내 잊지 못하고 계속 곱씹고 있는 걸까. 자존심은 상했지만 어쨌든 조언대로—억지로— 미야나기는 새 프로틴 제품을 구하러 가는 길이었다. 여전히 어떤 게 좋고 또 성분은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지 모르지만, 동네 편의점보다야 큰 마트에 다양한 종류가 있겠지. 수입품도 많을 테고. 발걸음은 기계적으로 길을 따라 나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머릿속은 갖은 생각들로 어지러이 흐트러진다. 잡상인이라든가, 종교인이라든가에게 붙잡히면 부푼 감정이 이내 틀림없이 팡! 하고 터져버릴 거다. 그러니, 하필 지금 그녀를 잡아버린 그 잡상인은 참 운이 없기도 하지. 당당하게 길을 막아오는 여자아이의 손에 들인 전단지를 보자 미야나기는 순간 날카롭게 반응했다.
“핸드폰 안 살 거고, 중고 가구 관심 없고요. 종교도 안 믿어요. 그러니까 좀 가세······!“
······어어? 어라? 인상을 확 찌푸린 미야나기의 한순간 얼굴이 부드러워지다가는 점점 물음표로 차올랐다. 한눈에 들어오는 은회색 머리칼에, 턱에 걸친 마스크 위로 들어온 예쁘장하고 귀여운 얼굴. 이 사람, 아는 사람이다. 심지어 같은 반이다! 클래스 메이트인 여자아이에게 심술 맞게 쏘아붙인 걸로도 모자라······ 메이드복 차림으로 마주친 것이다! 여간 혼란스럽기 짝이 없군.
“이치노세 양·····? 이치노세 양 맞는 거지? ”
그러니까 지금 눈앞의 이 메이드 소녀가 2학년 A반 이치노세 리오가 맞는 거야? 미야나기는 혼란스럽게 흔들리는 시선으로 이미 반쯤 건네진 전단을 받았다.
“어어······. 응, 그래. 이치노세 양, 여기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거야?”
메론 소다, 오므라이스, 딸기 파르페, 그리고 짧은 메이드복을 입고 웃는 여자아이들. ······전단 보니 역시 메이드 카페가 맞네! 일단 어디로든 들어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미야나기가 리오의 등을 떠밀듯 재촉했다.
“으응, 뭐! 어차피 나 지금 시간 많으니까. 일단 들어가는 게 좋겠어, 카페 어디야?”
// 사에의 반응 리오가 절대 창피해서 그런 거 아니고 처음으로 메이드를 본 사람의 당황(..) 정도로 이해해줘!!!
>>808 (눈을 감는다.) 실시간으로 멀티 중이시니 선레는 지가 쓰도록 할게요 :D ! 상황은 뭐가 좋을까요⋯ 일단 제가 생각한 것은 리오의 인디밴드(리오인지는 모르는 상태) 공연을 보러 갔다가 길을 찾는 도중 마주친다⋯거나요? 학교에서도 마주치는 것도 좋구요 합동 체육 자율 수업 중 말을 건다던지도 좋을 것 같구 :3c
순간 딸꾹질이 나올 뻔 했다. 가끔 이런 경우도 있는 법이다. 사실 이 정도면 아슬아슬하게 수비 범위 안이다. 역으로 잔뜩 짜증내는 사람에게는 그냥 '죄송합니다' 하고 가면 되는 일이다. 수비 범위 밖으로 나가는 경우라면 한 눈에 봐도 엄청 불량해 보이는 녀석이라던가 술에 잔뜩 취한 사람들 같은 경우. 이 경우에는 정말 위험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몸을 조심할 필요가 있지만 이 정도라면 수비 범위 내에다가 오해에 의한 것이니 크게 상관 없을 터였다. 그래도 대뜸 이렇게 나와버리면 사람 대하기 어려워하는 약간의 커뮤증이 있는 사람은 한 차례 굳어버릴 수 밖에 없다.
" 응. 아, 맞아. 응. 미안. 나도, 모르게, 저기, 사에쨩이라고, "
이럴 때는 오히려 강하게 나가는게 좋을지도 모른다. 가만히 있어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테고 미야나기양 귀엽잖아. 귀엽달까 아름답잖아. 예쁘다기 보단 아름다운 느낌. 그러니까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리오는 종종 생각했었다. 같은 반일 뿐이지 살갑게 다가간다거나 하는건 잘 못하는 주제에 그런 마음은 먹고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마주친 것도 리오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 리오. "
그렇게 자기 이름을 말한 리오는 눈이 살짝 팽팽 도는 느낌을 받았지만 역시 용기를 내기로 했다.
" 리오라고 불러줘도 좋아. 나,나,나도 사에,라고,부르고,싶어서 "
말해버렸다. 리오는 침을 꿀꺽 삼켰다. 같은 반의 클래스메이트이기도 하니까 이 정도는 해도 되는 수비범위 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곤 다시 전단지를 꼭 쥐고 건네주었다. 지금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 용기를 낼 수 있다. 여기서는 이치노세 리오가 아니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니까. 할 수 있다. 같은 반의 친구라도 할 수 있다. 그 왜, 다른 친구들도 몇 번 왔었으니까 같은 느낌으로.
" 응- 여기서 이쪽으로 쭉- 그 다음에 이렇게 쭉- 그 다음에 한 번 꺾어서 쭉- 하면 도착이야. "
되려 등을 떠밀리는 기분에 안심했다. 잘못하면 서로 어색해서 어버버버 하다가 헤어지는 최악의 전개가 나올 수도 있었는데. 리오는 가능한한 싼 값에 서비스는 최대한으로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메이드카페로 가는 동안에는 간단한 시스템이나 대표메뉴 같은 것들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것이 전부였고 일상적인 대화는 많이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도착한 이후에 문 앞에 서서 리오는 습- 하고 한 차례 심호흡을 했다. 이 문을 지나고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 다른 세계로 가버리는 것이다. 그 세계에서는 그 세계의 법칙을 따라야지. 리오는 들어와- 하고 말하며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곤 바로 역할에 몰입했다. 햇수로만 2년차다. 바 테이블에 놓인 핸드벨을 잡아들고 딸랑딸랑-
" 미야나기 주인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 - ! ! "
그리고 둘, 셋. 가게 안의 모든 사람들이 벨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고나서 미소를 짓는 지금
>>822 되게 딱 꽂히는 구절도 있었지~ 『뾰족해진 악의는 뒤죽박죽 뒤엉켜 안쪽으로 파고드는 식으로 자라왔을 터이다.』내가 제대로 파악했을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이게 참 좋았다... >>827 부끄러우니까 나도 같이 소리지를래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악!!!!!!!!!!!!!!!!!!!!!!!!!!!!!!
쾌청하고 청명한 하늘을 배경 삼아 참새가 지저귀고, 그보다 더욱 웅장한 알람 소리가 온갖 인형과 앙증맞은 피규어들로 꾸며진 파스텔 색감의 방 내부를 쩌렁하게 울렸다. 분홍색 머리칼이 이리저리 뒤엉킨 채 단꿈에 담뿍 젖어있던 무쿠루마는 화들짝 놀라 온온몸을 움찔이며 양팔을 허우적대다가 비몽사몽 한 낯으로 몸을 일으켰다. 이불은 어느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고 머리는 잔뜩 구불거린 채 뺨이나 입가에 달라붙어있었다. 습관적으로 베개 부근을 더듬더니 핸드폰을 켜 알람을 껐다. 화면에는 알람 시각과 함께 체리 블라썸 펀치 공연 날🍒! 늦지 말기!라 적혀 있었다. 그 문구를 확인한 무쿠루마는 찬물을 뒤집어쓴 듯 정신이 들었다. ⋯⋯지금 몇 시지? 다급히 확인하자 적어도 30분 안에는 출발해야 했다. 아아─!! 나는 한 시간 넘게 준비한단 말이야! 잠긴 목소리로 비명을 지른 무쿠루마는 인생에서 다신 없을 속도로 샤워 후 옷을 갈아입고 머리까지 양 갈래로 야무지게 묶었다.
택시까지 붙잡고, 두 갈래로 갈라진 분홍빛 머리칼을 휘날리며 도착하고 손목 시계로 시각을 확인하니 다행히도 공연 시작 한 시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안도한 무쿠루마는 한숨을 내쉬며 공연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정확히는 옮기려 했다.
"어, 어라?"
당황스러운 낯으로 핸드폰 지도 어플을 바라봤다. 공연장 건물 안으로는 들어왔는데 어플이 안내해준 거리는 그게 끝이었다. 분명 수많은 건물 중 하나도 겨우 찾아 들어왔고, 층수도 맞는데 이상하게도 이리저리 꼬아진 미로 같은 구조에 찾을 수가 없었다. 끝내는 절박함과 당황이 섞인 얼굴로 핸드폰을 짤짤 흔들며 외치기 시작했다.
"이 바보 어플! 지도면 실내까지 안내해 줘야지!"
바보, 바보, 바보, 늦으면 다 네 탓이야─! 숫제 울음을 터트리기라도 할 것처럼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리며 외치자 지나가던 사람들의 힐끔거리는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서글프게도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지 읺았다. 미친 아이처럼 보이기라도 한 걸까⋯⋯.
분명 공연 시작 한 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벌써 20분이나 흘러갔다. 이러다간, 이러다간⋯ 티켓 값만 내고 정작 공연은 못 보는 참사가 생긴다. 무쿠루마는 결국 소란의 틈 속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외쳤다.
그렇지 않아도 같은 반 아이에게 무턱대고 짜증내버려서 머리가 하얘지는데, 리오의 반응을 확인하고는 더더욱 어쩔 줄 몰라 쩔쩔맨다. 이치노세 양, 얼음처럼 굳어버렸잖아. 그저 전단지를 주려고 한 것뿐인데 화를 내버렸으니까 놀라는 게 당연해. 당장이라도 사과해야 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갈피를 못 잡은 미야나기가 진땀을 뺐다.
“으응? 어어, 아니. 괜찮아! 이름으로 불러줘서 오히려 기뻤어.”
그러다 말고 이내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 미야나기는 어떤 비난이라도 감내할 생각으로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그렇게 귀를 기울이는데, 어라. 조그마한 속삭임 속에 담긴 말은 예상 외로 다정한 내용이다. 질끈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뜬 미야나기가 살짝 안심한 얼굴을 했다.
”응, 그래. 그럼 리오······로 괜찮을까. 리오.”
리오, 혀를 한 번 굴려 발음하는 이름이 상냥하게 들려 참 상냥하게 들렸다. 계속 불러보고 싶은 단어라고 생각하며 조금 웃은 미야나기는 꽉 쥐어주는 전단지를 두 손으로 건네 받았다. 으응, 그래. 카페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해있는 듯했다. 물론 가게 근처니까 여기서 영업하고 있던 거겠지만. 리오를 따라 종종 걸으며 이것저것 설명 듣던 미야나기는, 곧 머리가 빙빙 도는 듯한 기분을 받았다. 메, 메이드 카페? 그렇지. 리오도 메이드복을 입고 있고 전단에도 그렇게 적혀있으니 당연히 메이드 카페겠지만? 어어 내가 진짜로 지금 메이드 카페를 가고 있는 거야? 진짜로? 그런 곳 도쿄에서도 가본 적 없는데······! 정말로 그곳에 도착하는 걸까, 약간 긴장한 미야나기의 앞에 두둥. ‘입구’가 나타나고 말아버렸다. 혼란스러운 얼굴로 옆의 리오를 바라보는데. ······맙소사! 리오는 온데간데 없고 ‘메이드’ 리오 양이 옆에 서있다. 이윽고 울리는 딸랑딸랑 종소리와, 정돈된 여자아이달의 —안 돼! 그것만은 제발!
“어서 오세요, 주인님—!!”
미야나기는 혼이 빠져나간 얼굴이었다. 이, 이 부끄러운 인사! 이 부끄러운 핑크빛 가게! 그, 그리고 가장 참을 수 없는 건 ‘주인님’이 되어버린 나······. 완전히 얼 빠진 얼굴로 횡설수설 당황한 미야나기가 저도 모르게 리오의 팔을 붙잡고 뒤로 숨어버린다. 아직 리오와 말을 몇 마디 나눠보지도 않은 사이라는 건 깜빡 잊은 채.
“저, 저기 리오. 최대한 구석으로······ 잘 안 보이는 자리로 가줄 수 없을까? ······그리고 이왕이면 저기, 저 아저씨들이랑 약간 떨어진 자리로 부탁해.”
오늘도 자신의 한량스러움을 뽐내는 놈. 점심 시간 하릴없이 어슬렁거리는 것이 저잣거리 술꾼과 다름 없는 모양새다. 옥상에 햇볕을 쬐는 것도 좋겠고, 교정에 앉아 군상의 형태를 보는 것도 좋겠다. 날씨가 좋으니 무얼 해도 괜찮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 놈에게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으니, 이 밝은 날에도 어둠 끌어안은듯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신님이시겠다.
귀중한 시간 저리 누워있는 걸 보아하니 연애 놀음에는 관심이 없어보이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이 한량 놈이 곁에 다가간다해서 밀어낼 것 같은 인상도 아니다. 좋다. 한 번 말이나 걸어볼까하는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놈이 다가간다. 그렇다고 바로 말을 거냐? 그것 역시 아니다. 무언가 옆에서 꼼지락거리기를 잠시...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지요. 우리도 겉으로는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는지라, 깜짝스러운 일이 벌어지지고는 하지요. 이를테면..."
놈이 손을 내밀자 가위로 잘려진 종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사야카의 옆모습을 본따 자른 것으로 일종의 페이퍼 커팅 아트라고 할 수 있겠다. 신으로 허송세월을 보낸 것은 아닌지 그럴 듯한 작품이 완성되었다.
공연 준비는 순조로웠다. 기타의 상태도 좋았고 마이크의 상태도 좋았다. 연습도 합주도 제대로 해놨었고 컨디션도 좋았다. 좋은 음악을 할 수 있을 느낌이었다. 저녁 하늘도 약간 파란색인 것도 마음에 들었으며 살짝 시원한것도 마음에 들었다. 오늘 컨디션이 좋다고 말해도 구태여 밴드의 두 살 위 언니는 자기파괴의 흔적이 있는지 손목을 꼭 확인해야겠다길래 소매도 걷어서 깨끗함을 보여주었다.
" 괜찮다니까. "
단독 콘서트도 아니고 꽤나 이름있는 밴드가 공연 하는것에 기대어서 오늘 하루 중 시간을 조금 배정받았을 뿐이다. 그래도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공연할 수 있는 것은 쉬이 오는 기회가 아니기에 리오는 갑자기 긴장이 확 밀려왔다. 실수하면 어떡하지. 피크를 놓치면 어떡하지. 갑자기 정전이 나버리면 어떡하지. 관객석에서 토마토가 날아올지도 몰라. 한 번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 스트레스가 밀려오면 마음 속에 자리잡은 그 뾰족한 악의의 덩굴이 꿈틀거리며 점점 더 안으로 몰아세운다. 리오는 잠깐 화장실좀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피했다.
" 잘 할거야. 잘할 수 있어. "
오늘은 조금 특별하게 한 곡 정도는 직접 노래하게 되었다. 팬서비스라고 할까, 한 번 정도는 괜찮잖냐~ 라고 말하는 통에 저도 모르게 덜컥 수락해버려서 긴장이 몇 배나 더 하게 되었다. 몸 한 쪽에 기타를 메고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로 빠져나와서는 가만히 정처없이 걸었다. 오늘 공연에 와줄 관객들을 미리 본다면 조금 걱정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그리고 친한 친구를 만난 것은 거기에서였다. 익숙한 뒷모습이 보이자마자 리오는 검은 마스크 뒤로 미소를 크게 피우곤 도도도도 하고 달려갔다
" 미야- 미야-! 미쨩-! 미야-!!! "
기타가 떨어질까 한 손으로 꼭 쥐고 한 손으로는 손을 흔들면서 달려갔다. 꽤나 크게 불러서 주변에서 시선을 조금 받았지만 그 정도는 상관 없다는 듯 뛰어가서는 기타를 등 뒤로 돌려메고 두 손을 잡고 몇 번이나 흔들었다. 이렇게 만나서 다행이라고, 긴장되고 걱정돼서 혼났다고 말하면서 조금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점심을 조금씩 먹는다는 것도 사야카에게는 그다지 익숙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일단 노력해보겠다고 한 이상 먹긴 먹는 편이다. 여담으로 급식비 청구를 받은 신관님은 급식비.. 그렇구나.. 에? 하셨을지도 모르지만.
"노기력.." 옥상의 그늘진 벤치에 누워서는 하늘 잠깐 보다가 눈을 붙이려 한 사야카에게 누군가 다가오고... 신이라는 걸 알 즈음에는 완전 가까운 것 같아서 왜 왔나 싶었는데... 꼼지락거리는 걸 쫓아보내기가 귀찮아서 놔뒀더니. 말을 건다. 귀찮은데... 그래도 말을 걸었으니 대답을 해야겠다.
"넌 연애 목적?" 너는 연애 목적으로 와서 나에게 그런 걸 묻느냐라는 말을 극단적으로 줄이면 저렇게 됩니다.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는 처음 보는 신을 올려다보고는 정말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페이퍼아트를 집으려 하는군요.
" 응. 리오로 좋지만, 여기서는 안돼. 내 이름은 아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아리스) 할 때 그 아리스. "
그 큰 소리의 인사와 함께 이 세계에서의 이름을 알려주곤 리오는 귀에서 마스크를 벗어 에이프런의 앞 주머니의 넣어두고 미소를 지었다. 작위적으로 연습한 자연스러운 미소라는 녀석은 오늘만큼은 마음이 조금 편해서인지 더 제대로 된 모습으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밖에서는 같은 반 클래스메이트지만 이 세계에서는 메이드와 주인님인 것이다. 리오는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았다.
" 네에 - 주인님 - "
잘 안 보이는 자리를 요청하자 리오는 'かしこまりました(잘 알겠습니다)' 하고 조금 당차게 대답하곤 손을 들어서 매니저로 보이는 사람과 눈을 마주쳤다.
" 아리스가 미야나기 주인님을 모실게요 - "
지금부터 시간을 카운트 해달라는 의미였다. 어차피 오늘은 곤란한 시간대의 시프트를 부탁받은 것이니 조금은 갑의 위치에 서 있을 수 있어서 자잘한 자릿세라던가 시간대로 들어가는 돈 따위의 것들은 전부 빼버릴 생각이었다. 그 정도 능력은 되기도 하고 오늘은 부탁받은 입장이었으니까.
" 밖에서의 여행은 어떠셨나요 주인님 - ? 아리스도 밖의 이야기들, 주인님의 이야기를 잔뜩 듣고 싶어요오 - "
너 오늘 학교에서 만났잖아 같은 말을 하는 것은 NG. 이 곳에서는 이 곳의 규칙이 있는 법이라고 리오는 생각했다. 먼저 존댓말을 사용하고 확실히 주인님이라고 일러두거나 '학교 수업 지루하지~' 따위의 말을 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잘 보이지 않고 아저씨들과는 떨어진 자리. 바 테이블의 한쪽 구석에 안내하고는 '짐은 아리스가 맡아드릴게요' 하고 말하며 잔짐을 받아 정리해두었다.
" 오늘은 아리스랑 같이 오랜만에 돌아오신 주인님의 모에레벨☆ 잔뜩 채워보자구요. 일단 소프트 드링크로 원 드링크- 준비해드릴게요 "
달콤하고 새콤한 걸로. 봄의 인기 드링크라면 역시 사쿠라 버블티다. 리오는 능숙하게 버블티 한 잔을 가져와 건네주곤 바 테이블의 맞은편에 서서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았다.
" 조금 적응하기 힘드려나..? 힘들면 이야기해줘. 거기에 맞춰서 또.. 이렇게 라던가 저렇게 라던가 가능하니까... 그래도 여기까지 와줬으니까 재밌게 즐기게 해줄게..! "
간단한 감상을 남긴 놈. 이런 부류는 인간 세상 살이도 쉽지 않다. 어찌되었건 인생보단 신생이 편리하고 간편하기 때문이다. 대충 순항하지 않고 있다는 걸로 알아들었다.
"예에ㅡ 아무래도 그렇긴 한데ㅡ"
놈이 말을 질질 끈다. 몇 번 연애를 해봤는데 썩 좋게 끝나지는 않았기 때문. 게다가 놈도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은 부분이다. 그냥 스몰토크용으로 공통주제를 던졌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대충 손에 아트를 쥐어주고는 ㅡ선물 주는 것치고 성의가 없었는데, 상대의 반응을 보니 요란떨기 애매해서 그렇다.ㅡ 말을 이었다.
"난 포기할 거야. 다 관둘 거라고." 이노리: 관두고 싶어요? 으음.. 많이 힘들어도 괜찮아? 이럴 때는 신 님의 시련이에요? 응, 네 잘못이 아니야- 전-부 못된 운수신님이, 네게 질투가 나서 못된 장난 치는 거니까, 네 잘못 아니니까 맘껏 원망해도 돼요-? 그리고 조금만 더 해보면 될 지도 몰라요? 신 님 시련 이겨내는 거잖아? 멋져- 읏챠, 이노리가 착해 착해 해줄게- 착해 착해-
"계속 욕을 중얼거리는 사람을 보면?" 이노리: 응? 뭐라고 한 거야-? 앗-! 설마, 새학기라서 자기소개 한 거 에요?! 너! 시바루 군!! 시바루 조우나- 군이에요? 안녕!!! 시바루!!!
"좋아하는 친구와 다투게 되면 어떻게 해결해?" 이노리: 그게, 이노리가.. 화가 나서 친구 보고 말린 미역이라고, 해버렸어요..? 이노리는, 그게, 그렇게 말하려고 한 거 아닌데.. 그러니까...(옷깃 잡던 손 꼬물대다 그렁그렁) 으아앙- 미안해-!!! 이노리가 나쁜 말 했어- 용서해주세요- 으앙-
참 적응이 안 되는 걸까. 미야나기는 두 손을 곱게 모아 고개 숙이는 리오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리, 리오? 아니지. 아리스? 이제 리오가 아니고 아리스 양이긴 하지만 대체 날 두고 혼자 어디로 가버린 거야 2학년 A반 리오야—!! 여긴 정말 아리스 양밖에 없는 거야? 아리스가 주인님을 모신다니, 아무리 일하는 중이라지만 그런 멘트 정말 괜찮은 걸까! 넋이 나간 미야나기와는 다르게 일하는 리오는 확실히 제법 프로답다. 자연스럽게 밖의 여행이라느니(‘나 학생인 거 알지 않아, 리오?’) 주인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느니(‘아까 학교에 같이 있었잖아. 그보다 주인님도 아니고!’) 역할에 몰입하는 게 진중하달까. 에잇! 모르겠다. 이왕 오게 된 거, 재미없게 굴면 오히려 불편할 거야. 애초에 본인 또한 연기는 전문이니 대놓고 당황한 기색은 넣어두고 최대한 콘셉트에 맞춰주기로 했다. 본인의 주문에 따라 안내된 구석진 바 테이블로 종종 걸어가며, 떨떠름하게 리오, 아니 메이드 아리스 양에게 가방을 건넨다. 이런 거 정말 시종 부리는 듯해서 불편하지만······. 미안해, 리오! 아무튼 저는 가만히 있는 동안 자동으로 척척 주문되고 앞까지 친히 대령되는 버블티 한 잔을 빤히 바라본다. 반짝반짝, 핑크색 조명에 투명하게 부서지는 게 예쁘긴 하다. 봄에 맞춰 나온 시즌 드링크이려나?
”아니야, 오히려 내가 너무 당황한 티를 내서 미안해! 메뉴 보여줄 수 있어? 그러고 보니 아까 점심, 걸러서 배고프다.“
최대한 많이 남겨먹을 수 있는 걸로 주문하겠다는 사인이다. 아니, 역시 음식보다는 음료 쪽이 마진은 더 많이 남는다고 그랬던가? 아무튼 친구 좋은 게 뭐겠어! 아리스 양에게 도움되고 말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결연한 눈을 했다.
<체리 블라썸 펀치>는 노래에 별다른 감상도, 지식도 없던 자신이 묘하게 빠져든 유일한 인디밴드다. 어쩐지 익숙한 낯의 멤버가 있었던 탓일까? 위험천만한 짓이기는 하나 여기저기 인터넷 서핑하길 좋아하는 무쿠루마가 어김없이 전자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을 때 우연찮게 접했던 노래가 제법 흥미를 동하게 해서 블라썸펀치에 관해 찾아보니 웬걸, 이른 시일 내에 공연을 한다는 정보가 있었다. 용돈도 남아있고, 시간도 남아있었던 무쿠루마에게 그 공연을 보러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 절호의 기회를 놓칠 위기를 목전에 두고 제 친구인 ‘리링(이치노세 리오)’을 마주치게 되리란 건 자신이 미아가 된 사실보다 더 예측이 불가했던 일이다.
“⋯⋯리링?!”
그래서 현재, 무쿠루마는 나오려던 눈물이 쏙 들어간 채 얼떨떨하게 제 친구를 마주보았다. 검은 마스크, 수많은 피어싱, 귀여운 얼굴. 자신이 알던 리링이 맞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의문을 둥둥 띄워놓은 채 무심코 고개를 내렸다가 그녀가 멘 기타가 시선에 들어왔다. 비록 성적은 지구 내핵을 뚫고 들어가는 바보라지만, 인간 관계에 관해선 머리 돌아가는 속도가 썩 빠른 편인 무쿠루마의 뇌가 잽싸게 활동을 시작했다. 옷 차림새나 멘 기타, 자신을 ‘보러 와줬냐’는 말은 그녀도 이곳에서 공연이 있다는 말 같았다. 체리 블라썸 펀치의 짤막한 영상에서 리링과 비슷한 얼굴을 봤던 것 같기는 한데⋯⋯. 에이, 설마. 그런 우연히 있을 확률은 희박하다는 가능성에 의거해 무쿠루마는 리링의 상태에 대해 ‘어쨌든 여기에서다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확정 지은 상태였다.
무쿠루마는 마주 잡혀 흔들리는 손의 감각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악수가 끝나고서는 슬그머니 <체리 블라썸 펀치> 티켓을 스커트 주머니 속으로 물 흐르듯 숨겼다. 저렇게 기대하는 듯한 눈빛을 보내는데 아니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블라썸펀치의 공연은 다음에도 볼 수 있을 테니까. 뭣하면 영상으로 봐도 되고. 낯 가리는 구석이 있는 리링의 공연을 볼 수 있을 날이 더 희귀할 것 같기도 하니까.
몇 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생각을 매듭 지은 무쿠루마는 활짝 웃어보인 뒤 다시 리링의 손을 양손으로 마주잡았다. 크게 뜨인 눈은 친우의 색다른 면모를 보는 양 반짝였다.
“그럼, 당연하지! 리링, 오늘 정말 귀엽다. 리링은 얼굴도 귀여우니까 마스크 벗으면 좋을 텐데. 아, 있다가 사진 찍어도 돼?”
분홍과 빨강의 조합으로 쁘띠 고어틱하게 꾸민 케이스를 끼운 핸드폰을 살랑살랑 흔들어보이다가, 이내 한쪽 손으로 겸연쩍게 뒷머리를 매만졌다.
“근데 사실 내가 길을 잃어버렸어. 괜찮다면 공연장까지 안내해주라아-⋯⋯.”
나의 <체리 블라썸 펀치> 안녕⋯⋯. 속으로 눈물을 머금으며 리링을 입꼬리를 올린 채 마주 보았다.
/ 모바일로 하다가 안되겠어서 컴으로 왔더니 잡다한 문장이 많아졌지만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A; (갸악) !
그리고 웃었다. 자연스럽게 웃었다. 연습에 연습을 거친 작위적인 미소가 아니라 제대로 자연스럽게 웃었다. 반응 하나하나가 재밌기도 했고 이렇게 또 친해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미쳐서 자연스럽게 미소가 나왔다. 리오는 그렇게 미소를 짓고나서는 스스로가 조금 놀랐는지 헉 하고 한 차례 숨을 들이마셨다. 자연스럽게 나온 미소일까 아니면 그렇게 연습을 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미소였을까 하고 잠깐 생각이 일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기로 했다. 중요한 것은 앞에 있는 손님이자 주인님이자 클래스메이트니까.
" 물론이에요 주인님- 자, 여기여기. 어떤 걸 고르셔도 모에레벨☆ 잔-뜩 이라구요 "
시즌 한정으로 나오는 버블티도 인기메뉴지만 일단은 점심을 걸러서 배가 고프다는 말을 들었기에 리오는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디저트나 달콤한 것이 위주로 나가는 곳이지만 식사가 될만한 메뉴도 잔뜩있다. 다만 그래도 뭐가 좋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은 여전해서 몇 가지를 짚어 보여주었다.
" 우선은, 감자튀김은 좋아하시나요-? 튀김을 좋아하신다면 여기 피쉬 앤 칩스가 있어요- 생선튀김은 버거로 교체가능! 그리고.. 여기 얼음공주의 악의와 정성이 담긴 수제 철판 오므라이스' 이건 아리스가 직접 만들어드리고 있는 간판 메뉴랍니다- 당연하게도 아리스는 한 번에 한 명의 주인님만 모시기 때문에 한정메뉴이기도 하구요 "
그리곤 뭔가 눈치를 보듯 주변을 슥슥 둘러보던 리오는 고개를 살짝 숙여 조용히 말했다.
" 이거 말야. 보통은 매도당하는걸 좋아하는.. 그.. 그런 사람들이 시키거든.. 그래서 이름부터가 이런거라서. 사에가 보고싶다면 나 힘내보겠지만 그런 쪽에 취미가 없다면 그냥 보통의 오므라이스로 괜찮아. "
이 쪽 업계에서는 포상입니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 들어오자마자 자신을 보고 '얼음공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어서오세요 주인님-' 보다는 '뭐야, 꺼져' 가 더 반응이 좋다. 두 번 세 번 찾아오는 사람들이나 이 쪽에 취미가 있지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으니까. 리오는 밥으로 해볼만한 메뉴는 이 정도라며 다시 고개를 들었다.
" 음-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요. 버터 감자구이라던가.. 볶음라면이라던가.. 그런 것들이 있네요 주인님-! 편하게 골라주세요. 아리스는 여기 있을테니까- "
해봤다. 놈이 본심을 드러내거나 정체를 밝힌 적이 없는 까닭은 서로가 진지한 연애는 아니었단 의미다. 하긴 누가 이 시기에 진지하게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하겠나. 놈도 그 사실을 알고 느긋하게 즐기고 있는 중이다. 솔직히 그편이 재밌기도 하고.
"그죠. 아직 청춘이라 진지한 건 싫어졌어요."
사춘기 시절은 이미 겪었으니 어리다는 말에 괜히 자존심 세우지는 않는다. 온 세상과 자웅을 겨루던 짓은 옛날 고리짝 시절에 그만뒀기 때문이다. 다만 상대방의 언행, 태도로 잠시나마 상대의 연배를 추측할 뿐이다. 보통 나이가 많은 신은 곁에 존재하던 자연물이나 원시적 개념을 따라가는데, 인간살이에 관심없는 태도를 보니 대충 맞지 않을까 감히 어림짐작해본다.
"아ㅡ 그러니까 고위신이 되고픈 야망이 없나보군요."
고위신격을 목표로 하지 않고 굳이 이곳에 보냈다는 건, 그녀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 그 사람의 마음을 떠올리며, 놈도 조금 오지랖을 부려볼까 싶어졌다. 박수를 두 번 크게 치고는 잔소리하는 톤으로 돌변한다.
"자, 자. 그 사람을 생각해서라도 청춘을 즐겨야하지 않겠습니까? 꽃놀이는 해보셨나요? 동성친구와 라인 잡담하느라 밤을 샌 기억은 있고요? 초대형 라멘 다 먹기 20분 챌린지는 해보셨는지요? 이 재밌는 걸 놓치면 안되지요."
히죽 웃는 걸 보니... 이 놈, 단순히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얄밉게 보인다!
'지금 너무 큰 걸 사버리면 들킬지도 모릅니다.' 아직 방을 다 꾸미지도 못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인형이 가득한 어설픈 침대위를 보이기는 싫기도 하니 폭신폭신한 인형을 안고 싶은 욕심과 이성적으로 생각한 현 상황 사이에서 중간책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껴안고 잘 수 있을 인형은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골라보도록 하죠.'
굳이 그러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열심히 둘러본 결과 문의를 보낸 작성자의 작품은 게시된 글만 본다면 충분히 귀엽고 가격도 적당했다. 책상위에 쌓인 책을 한 쪽으로 밀어넣고 열심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답장을 기다려보니 잠시 맛집을 둘러보려고 검색창을 누르기가 무섭게 답이 온다. 절로 지어지는 웃음을 꾹 누르면서 메세지 창을 띄운다.
아, 색상을 정해야 하는구나. 하지만 다 너무 귀여운데...
푸쉬식 기대하던 마음이 현실의 벽에 꺼지는 소리가 어딘가서 나는 것 같다. 읏, 아마도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아마도 그럴겁니다. 하지만 과소비는 전혀 어른스럽지도 않으며 지양해야할 습관입니다.
[네가지 색상 모두 너무너무 귀여워서 고르기가 쉽지가 않네요. 혹시 10대 후반 손님분들이 어느 색을 선호했는지 알려주시면 그 색으로 두개 고를게요]
고민하다 결국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많이 고른 색을 고르기로 마음 먹었다. 나머지 색은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살 수도 있을테니 지금은 이 정도로 만족하자 속으로 생각하며 주소란에다가 가미즈미시로 새로이 옮긴, 할머님과 할아버지댁의 주소를 적는다.
그러고 보니 새로 옮긴 집은 꽤나 고등학교와 가깝네요. 이모티콘이나 말투가 인형처럼 귀엽다는 생각과 같이 별 다른 의미 없는 생각이 잠깐 떠올랐다가 금방 사라진다.
리오는 몇 번인가 더 손을 흔들고 종국에는 두 팔을 벌려 꼭 끌어안고 얼굴을 부볐다. 이 마을에서 자신을 리링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한 명 뿐이다. 그래서 더욱 현실이구나아- 하고 확신할 수 있었다. 사람을 보면 곧잘 '날 좋아해주지 않으면 죽어버릴거야' 하고 말하는 리오가 그 말을 가장 잘 꺼내지 않는 사람 중에 하나였다. 그 만큼 자신을 잘 바라봐주고 좋아해주고 있다는게 느껴져서. 리오에게는 마음이 편해질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 에, 잠깐. 그보다 공연하는건 어떻게 알았어? 나 딱히 얘기한 적 없는데..? "
살짝 고개를 갸웃한 리오는 뒤이어서 그 조금 공허한 눈동자에 생기가 잔뜩 돌면서 마스크 뒤로 미소를 띄웠다.
" 말하지 않아도 아는구나!!! 응.응. 그렇네. 미야는 나한테 관심이 많으니까. 리오를 좋아해주니까 아는구나!! 여기저기서 정보를 들은거지? 그렇지? 응응. 그러네. 미야는 리오의 소중한 친구니까 잘 알고 있는거구나-! "
그렇게 제멋대로 결론을 내리곤 몇 번이나 고맙다던가 좋아한다던가 하고 말하며 또 다시 얼굴을 부볐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는듯, 아니 어쩌면 오히려 신경을 더 쓰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일면식도 하나 없는 사람들이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마저도 '이 아이는 내 가장 친한 친구니까 절대 다가오지마' 하고 말하듯 그런 분위기를 풍기면서 과장하고 자만하고 의식하는 것이다.
" 칭찬해도 뭐 안나오는데에- 아, 그래도 미야가 그렇게 말한다면 해볼까나.. "
리오는 마스크를 긁적이다가 우선은 이 정도만 이라고 말하며 마스크를 내려 턱에 걸고 사진이라던가 잔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좋아하는 친구이자 팬을 위한 서비스로 이 정도 출혈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하며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이곤 바로 팔짱을 끼고 꼭 달라붙었다. 얼굴 가득 미소를 띄곤 살짝 홍조까지 띄운채로 '좋아-' 라고 말하며 길을 잃었다는 말에 자기만 믿으라고 일렀다.
" 시간까지 딱 맞춰왔네. 앞으로 30분이면 시작이니까 딱 좋게 왔어. 응. 그래두 나는 준비 때문에 먼저 들어가봐야 하는데 "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조금 울적해졌는지 살짝 울상을 지은 리오는 그래도 지금이 좋다며 또 팔짱을 더 꽉 끼곤 들러붙기 시작했다. 5분 정도 빙 돌아서 『입장은 이 쪽』이라고 적힌 팻말 앞에 서서는 '잠깐만' 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총총 걸어가 가드와 무어라고 말을 하고는 다시 돌아왔다.
" 응. 내가 이야기했어. 이래보여도 나 오늘 공연이니까- 친구 한 명 정도는 프리패스로 보내줄 수 있어. 잘했지? 나 대단했지? 응? 그렇다고 말해줘- 아니면 상처받을지도 몰라 "
>>863 요리와 집안일아 노아주를 놔줘!!!! (퍼퍼퍽) >>871 (이 신님 너무 귀엽잖아 어이). >>874 사에주의 천사같은 입꼬리 터지면 안됏!!!!! (주섬주섬) 호러에 강한 여고생들 완전 최강⋯⋯!!!! 웃으면서 방탈출하는 그녀들.일까. 갑자기 든 궁금증 사에는 호러 좋아한다고 했는데 귀신같은 거 무서워하는 편인가요🙃? >>879 나 리오 라이브 보는 일상한다!!!!!!!!!(쩌렁쩌렁) 블라썸펀치 리링 사이쿄-! (현수막) >>886 이노리 신님 아기같은 얼굴을 하고 아주 어른같은 신님⋯⋯ 상냥함에 녹아내려요 🫠🫠🫠 요시요시 머리 쓰다듬 받고 싶어져. 그보다 시바루 조우나 군이라니 이노리 신님 앞에서 욕 다물어-!!! 그렇지만 친구와 싸우면 다시 아기가 되어버리는 아기 신님(소중하다). >>892 (뇌정지)
노아는 우인장 대신하여, 미카가 알려준 성씨를 한번 되새겨 읊어본다. 뉘엿뉘엿 조금씩 붉어 흐려지는 햇살 아래로 와타누키라는 무거운 이름이 가벼운 시구처럼 흩어져간다. 쉬이 뒤 이름까지 캐묻지는 않는다. 그럴 필요도 없고 딱히 그러고 싶지도 않았기에. 노아는 고개를 들어 해가 기울어지는 것을 보더니 운을 떼었다.
"그래, 슬슬 때가 되었지. 지금 일어서면 늦지도 이르지도 않겠구나."
신사는 신의 것, 그런 신을 모시는 무녀라고 한다면 신의 종 되는 입장에서 자신이 종사하는 신사를 쉽사리 대단찮은 곳이라 말할 수 있을 리 없다... 되새겨보면 수상할 이야기지만, 되새겨보는 건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슬슬 움직일 때가 되었으니. 이 무녀도 마침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노아는 손을 들어 대청마루 왼편으로 돌아서 가지런한 잔디 위로 차곡차곡 깔려 있는 하얀 돌판을 가리킨다.
"저 돌판을 따라가면 배전으로 통하는데, 배전에만 도착하면 참도가 알기 쉽게 죽 뻗어있으니 그대로 참도를 따라가 도리이로 나가거라. 도리이 밖이 조금 후미져 보이겠지만 바로 눈앞에 나오는 골목 하나만 지나면 번화가로 통하느니라. 사람을 만나 어디서 왔냐고 묻거든 시라사키의 초대를 받았다고 하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게다."
미카가 방석에서 일어서서 신발로 다시 대청마루 아래의 타일을 디뎠을 때, 노아의 목소리가 그 뒤를 따랐다.
"또 보자꾸나."
작별을 고하는 인사였다.
...하얀 돌판을 따라 정원을 가로지르다, 하얀 가리기누를 버젓이 차려입은 초로의 남자를 만나 어디서 오신 분이냐는 질문을 받았기에 노아가 일러준 대로 시라사키의 초대를 받아왔다고 하자 노아님의 손님이시군요, 하고 반색하더니 귀찮게도 배전과 참도를 따라 도리이까지 마중을 해준 것은 예기치 못한 일이었지만.
[아아. ㅠㅁㅠ 이게 제가 늘 갖다놓고 파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제가 만든 것을 그때그때 올려서 파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 상품도 딱히 주기적으로 파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 만들어서 올려놓은 거예요. 그래서 데이터가 없어요. ㅠㅠㅠㅠㅠ]
치아키가 보낸 메시지는 절대로 거짓말이 아니었다. 애초에 저 토끼는 이번에 새로 한번 만들어본 것이었고 당연히 이전에 판 적이 없으니 이번밖에 존재하지 않는 상품이었다. 아무튼 색상을 고르기가 힘들다고 하니 자신이 추천해주는 것이 좋겠다 싶어 그는 가만히 인형들을 바라봤다. 역시 여기선 가장 무난한 것이 낫겠지. 그렇게 판단을 짓고 그는 바로 메시지를 보냈다.
[빨간 옷과 파란 옷은 어떠세요? 서로 대비되는 느낌이 있어서 한 쌍을 만들기에는 딱 좋을 것 같거든요! 강력 추천!]
물론 선택을 할지는 상대방의 자유였다. 상대방이 다른 색으로 하겠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건 이제 상대방의 선택에 맡기기로 한 찰나 막 떠오른 주소란을 확인하자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가미즈나 마을. 바로 여기가 아닌가. 오. 이건 또 신기하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굳이 택배로 보내기보단 어차피 같은 마을에 살고 있다면 직접 만나서 주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 바로 메시지를 보냈다.
[주소가 가미즈나 마을이네요. :D 저도 가미즈나 마을에 살고 있거든요. 괜찮다면 택배가 아니라 직접 만나서 전달해도 괜찮을까요? 그러면 더 빨리 받아볼 수 있고 상품도 바로 확인할 수 있을텐데!]
물론 상대가 거절한다면 어쩌겠는가. 그냥 자기가 직접 배달한 후에 초인종을 누르고 가던가 해야지. 직거래를 싫어하는 이도 꽤 많을테니 일단 그 부분은 상대에게 맡기기로 하며 그는 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으음, 확실히. 구태여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 좀 더 마음을 열고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래, 오픈 마인드! 약간은 내려놓고 나도 주, 주주주주인님이 된 양 굴어보는 거야. 이건 연극, 여기는 무대 위. 나는 긴 여행을 마치고 저택으로 돌아온 귀족이야. 그리고 옆에는 내 담당 하, 하, 하하, 하하하하하하, 안 돼! 역시 친구를 하녀라고 부르는 건 납득할 수 없어! 미야나기는 안색이 조금 창백해졌다. 차라리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즐기는 척이라도 해볼 텐데. 같은 반 여자아이를 아랫 사람 부리듯 대하는 건 무리다! 미야나기는 속으로 까무러치다 말고, 문득 조금은 풀어진 듯 자연스러운 미소가 리오의 흰 얼굴에 린 것을 보고서 약간 놀랐다. 아. 이건 ‘아리스’ 양이 아니라 리오구나. 리오의 부드러운 웃음은 어쩐지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미야나기는 덩달아 마음이 차분해지는 걸 느끼며 리오를 따라 미소지었다. ·····도 잠시, 이거 어째 메뉴가 이름이 좀 이상하다?! 얼음 공··· 악의가··· 뭐, 뭐? 이건 도대체 무슨 메뉴지? 복잡한 심정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리오가 잽싸게 메뉴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못 들은 걸로 하는 게 나을 뻔했다. 매도 당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니 대체 이 카페에는 어떤 사람들이 오는 거야?! 주변을 둘러싼 아저씨들을 향한 미야나기의 시선이 조금 미묘해진다. 무례한 걸 알기에 얼른 거두었지만.
“······그, 아리스 양. 얼음이 그······ 악의가, 그거. 그거 있잖아. 주문하면 아리스 양한테 인센티브 가는 거지? 정말 오해 안 했으면 좋겠고, 나 절대로 절대로 그런 취향인 거 아니지만. 그 어쨌든······ 주, 주문하고 싶어! 얼음 공주의 악의와 정성이 담긴 수제 철판 오므라이스!“
모든 것에 끝이 찾아오는 때. 방황하는 영혼이 본디 있을 침소로 흩어지는 때. 하루의 사명에서 벗어나 여명으로 돌아가는 때. ...방과 후.
등교도 있으면 하교도 있는 법. 수상할 정도로 선남선녀가 많고 기이한 사건이 일어나는 가미즈나 고교도 피해갈 수 없는 필연이다. 아직은 밤이 빠르게 찾아오는 시기라 붉게 타오르는 해가 떨어져갈 무렵에는, 귀가부라는 명목으로 빠르게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도 보이는 반면, 아마 먼 미래에 있을 철야작업을 미리 경험하듯 나머지 일을 전부 마치고 돌아가는 학생도 있었다. 당신은 어느쪽에 해당하는 사람일까. 당신이 하루를 마치고 돌아가기 위해 움직이면, 그런 때에 옆에서 불쑥 떨어지는 목소리가 있었다. 실은, 어느정도는 귀에 익은 목소리였을 것이다.
"...바랜 검정 머리칼의 필멸자여..."
라고 해야할지, 사람을 필멸자라고 부르는 사람은 이 교내는 물론이고 세상을 통틀어서라도 몇 명 찾을 수 없겠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당신도 잠깐 마주쳤던 적이 있는 그녀. 신학기 인터뷰때에 당신과는 아주 작은 '사건'이 있었던 그 후배다. 그녀는 당신이 나오기를 줄곧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 당초, 당신이 있는 이곳은 어떻게 알아낸 건지 기다렸다는 듯 나타나 당신에게 몇 발짝 더 다가가서는 입을 여는 것이었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역시 처음의 어색함은 서로서로 알아가고 서로서로 친해지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학생회장인 치아키는 그렇게 판단했다. 그렇기에 그는 며칠전부터 마니또 이벤트를 개최하겠다고 게시판과 학교 홈페이지, 그리고 SNS등. 매일매일 홍보를 했고 그 덕인걸까? 마니또 이벤트를 하고 싶다고 신청을 한 이들이 꽤 많이 나왔다. 당연히 치아키는 학생회 멤버들을 동원해서 한 명, 한 명의 아주 가벼운 데이터. 즉, 얼굴이나 이름, 그리고 나이, 반 정도를 확인했고 겹치지 않도록 마니또를 지정하기 위해 며칠의 시간을 투자했다.
봄이 더 따스해진 어느 날. 학교 게시판과 학교 홈페이지, 그리고 SNS에 마니또가 정해졌다는 공지가 올라온 것을 학생들은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수가 신청을 했기에 그 리스트가 꽤 길었지만 그래도 자신이 정한 코드네임, 그리고 그 옆에 코드네임이 선물이나 메시지를 보내야하는 대상인 자신의 이름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 다들 확인하셨죠? 그럼 지금부터 마니또 시작!! 너의 비밀 친구 마니또는 과연 누구일까!"
방송까지 동원해서 확실하게 행사의 개최를 알리는 목소리가 분명히 들렸을 것이다. 그리고 이벤트를 신청한 이들의 책상 서랍에는 자신이 선물과 메시지를 보내야만 하는 이의 얼굴, 이름, 나이, 반의 정보가 담겨있는 A4용지가 놓여있었다. 주어진 정보는 딱 거기까지이며, 그 이상은 알아서 잘 해보라는 듯이 정말 아무 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자신의 마니또가 자신 모르게 선물과 메시지를 전달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밝혀내려고 하는 것도 자유이며, 밝히지 않고 그냥 선물과 메시지를 받고, 자신이 마니또 활동으로 전달해야 할 선물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자유였다.
/내 옆자리의 신 님 ~With you의 1번째 이벤트인 너의 비밀 친구 마니또 이벤트가 시작됩니다! 1월 30일부터 2월 5일 저녁 9시까지! 마니또는 반드시 자신과 매칭된 이에게 선물과 메시지를 최소 3번을 보내야만 해요. 당연하지만 선물과 메시지는 따로 취급되는 것이 아니라 한 세트로 취급되기 때문에 선물 3번, 메시지 3번이라고 보면 된답니다. 기간이 끝날 때까지 선물과 메시지의 최소 분량을 채우지 못하는 분의 경우는 약간의 패널티가 있을 수 있으니 그 점 주의해주세요. 또한 자신의 마니또가 누구인지 마지막날에 맞추는 이는 약간의 선물이 있을지도 몰라요! 와!! 덧붙여서 선물과 메시지는 반드시 '캐입'으로 보내주세요. 오너입 안돼요. 캐입이에요! 이건 캐릭터가 진짜로 보내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마니또의 선물과 메시지는 웹박수를 통해서 보내주시면 된답니다. [비밀 친구 마니또] 라는 머릿말을 붙이고 자신의 코드네임과 누구에게 뭘 보내고 무슨 메시지를 보내는지를 남겨주세요! 그렇게 들어온 것들은 제가 0시에 웹박수를 열어서 공개할 예정이에요! 즉. 월요일에 보낸 것은 화요일 0시에 공개하고 화요일에 보낸 것은 수요일 0시에 공개되는 방식이에요. 단. 예외적으로 일요일의 경우는 월요일 0시가 아니라 일요일 저녁 9시에 공개할 예정이에요! 참고해주세요! 반드시 선물 3개와 메시지 3개를 보내야하니 이점 참고해주세요!
그럼 지금부터 리스트를 공개합니다!!
팝콘 -> 이치노세 리오 샌드백 -> 후루토 하이디네 메멘토 모리 -> 시라사키 노아 해상 표류어선 -> 이토이가와 미유키 사이트에서 광고를 허용해 주세요😭 -> 후루야마 치요 덴스케 -> 시로가네 료시 원시 고대 서브웨이 -> 타카나시 하네 시미즈 -> 키리나즈메 사야카 아카사 -> 와타누키 미후유 아인슈패너 -> 미야나기 사에 해피해피 스마일 -> 하시모토 케이 윌리 -> 무쿠루마 미야
수고하셨습니다, 하는 일련의 인삿말들과 박수 소리가 한 차례 빗발친다. 오늘 하루 작업의 진전이 느리더라도, 마감까지 얼마 남지 않았더라도 오늘 할 일을 오늘 분이나마 진행했다는 것으로 모티베이션을 유지하기 위해서 꼭 신문부가 일을 끝내면 이런 인사를 해온 것이다. 그런 인사가 끝난 이후에 짐을 챙겨 저마다 부실을 나선다. 나 또한 그렇고. 부실에 좀 더 오래 남아있을 수는 있지만, 굳이 여기서, 부실과 학교를 막론하고 남아서 할 일은 없으니까 오늘은 그냥 일찍 집에 들어갈까 싶었다. ...그럴 예정이었다.
소름이 끼친다고 해야 하나? 머리칼이 곤두서는 듯한 이 기묘한 느낌은 예사로운 게 아니었다. 정말로 끔찍한, 무시무시한 일이 '이미 일어난'게 아니라 '일어나고 있는' 그런 장소에 온 듯한 느낌. 그런 본능적인 긴장감이 들어, 나는 한쪽을 돌아보았다.
"...너는."
일전에 신문에 실을 인터뷰를 위해 말을 나눴던 신입생이다. 그때, 나도 모르게 비슷한 취미의 소유자인줄 알고 반가워 손을 잡아버렸었는데... 몹쓸 짓을 했지. 곧바로 죽으라는 소리가 날아오다니. 하지만 그래서 나는 더더욱 공포를 느꼈다. 설마, 그 때의 일로...?
소름이 돋았다. 설마,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던가 그런건 아니겠지? 만일 그렇다면 나는... 나는...! 재빨리 무릎을 꿇거나 도게자를 하기 위해 살짝 무릎을 굽혔다.
리오는 설명은 자기가 해줬음에도 짐짓 당황한 표정을 보였다. 이게 목적인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마음 편하게 '뭐야, 꺼져' 할 수 있지만 이 쪽은 이야기가 조금 다른걸. 리오는 으음- 하고 머리를 긁적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본인도 이런 쪽엔 취미가 없다고 말한데다가 오히려 온 김에 잔뜩 경험해보고 가는게 좋을 거라고 말한건 리오 본인이었으니까.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어' 하고 말했다. 이제 리오는 들어가고 다시 아리스가.
" 네 주인님- 그럼 요청하신대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
리오는 그렇게 말하며 에이프런에서 다시 마스크를 꺼내 턱에 걸쳐썼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이렇게 쓰고 있는 쪽이 더 차가워 보이고 좀 더 눈빛이나 말투에 생기라던가 분위기가 더 잔뜩 들어간다는 이유에서였다. 깊게 심호흡을 한 번 한 리오는 인상을 살짝 구기고 눈빛을 차갑게 바꿔버렸다. 바꿨다고 해봐야 평소 학교에서 보여주는 표정보다 조금 더 심해졌을 뿐이지만.
" 귀찮네. 짜증나게.. 쯧, 기다려 "
리오는 몸을 돌려 주방으로 들어가면서 '아- 진짜 귀찮게하네, 짜증나게-' 하고 말하며 한 차례 더 뒤돌아 가만히 앉아있는 사에를 째려보았다. 그야 얼음공주의 악의라면 이런 것이니까. 주방으로 들어가서는 옷을 정리하고 작은 팔로 웍에 기름까지 둘러가며 열심히 밥을 볶았고 계란 하나를 까서도 '예쁘게, 예쁘게' 하고 중얼거리며 정성을 담아주었다. 정성은 여기에서 잔뜩 들어가는 것이니까. 그리고 리오는 얼추 완성된 오므라이스를 들고 음식을 준비하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주방의 일부분이지만 밖에서 보면 훔쳐보기 딱 좋은 각도에 위치한 곳. 이것도 다 계산에 의한 서비스를 위해 이 곳에 자리를 잡은 셈이다. 리오는 눈을 돌려 사에가 이곳을 바라보는지 슬쩍 확인하고는 다시 인상을 잔뜩 구겼다.
" 아- 진짜 귀찮네. 짜증나게. 왜 이딴거 시키는거야? 오이시쿠나레- 모에모에 큥☆!! "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몰래 정성을 담는다는 느낌으로. 사실은 보여주기 위한 장소니까. 맛있어져라- 하고 몇 번이나 주문을 외우곤 케찹을 들고 대충 휘갈겨 쓰는듯 하면서도 정성을 담아서 썼다. 죽어(死ね) 라는 두 글자를. 그리곤 한 손으로 대충 들고 밖으로 나가선 조금은 신경질적으로 툭 내려놓았다.
" 자. 왔어. 짜증나. 짜증난다고 너. 귀찮게 왜 이거 시킨거야? 아- 진짜 짜증나네. 빨리 먹고 꺼져. 뜨거우니까 조심해서 먹어. 그보다 귀찮으니까 빨리 안 먹을래? 버블티랑 같이 먹으면 더 맛있구 여기, 여기부터 먹어야 맛있어. 모양이 안 뭉개지거든. "
악의 반 정성 반. 리오는 그렇게 말하곤 사에가 스푼을 들고 가져가자마자 정지!! 하고 말하며 다시 싸늘하게 쳐다봤다.
" 뭐해? 아- 진짜. 어디서 이런 기초도 모르는게 찾아온거야? 자, 나 따라해. 손 이렇게 만들고. "
리오는 두 손으로 하트를 만들고 안에서 했던것처럼 똑같이 주문을 외웠다. 인상은 살짝 찡그리고 눈빛은 차갑게 하고.
있으리라 예상치 못한 얼굴을 마주해서일까, 살짝 놀란 듯한 얼굴을 금세 갈무리하던 도중 그녀에게 끌어안겨졌다. 어찌 되었든 간에 방금의 낯을 눈치채지 못한 것은 행운이었다. 지금껏 보아온 리링은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은 유리구슬처럼 섬세한 아이였으니까 말은 물론이고 비언어적 표현까지 신경 쓸 필요가 있었다. 안 그럼 깨진 유리 조각으로 자신을 상처 입힐 테니까. 자신은 리링에게 그러한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무쿠루마는 볼 너머로 부벼오는 살덩이를 기분 나쁘지 않게 받아들이며, 비슷하게 헤실거리는 웃음을 지었다.
“응, 진짜 미야입니다--!”
경례하듯 한 손을 이마 위에 얹은 미야의 얼굴에 살짝 금이 갈 뻔한 위기가 닥쳤다. 공연 정보의 출처를 묻는 말에 무쿠루마는 자연스럽게 “음~”하고 말을 끌었다. 우연히 들었다던가, 영상을 봤다던가 하는 변명으로 빠져나갈 셈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녀가 알아서 납득해주었다.
“아, 그건 말이지⋯⋯, 그치. 게다가 나 SNS 많이 하니까 정보도 빠르거든! 리링이 공연하는 거 같길래 한달음에 달려왔어!”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술술 내뱉을 수 있는 것은 평소에도 사람들 틈 사이로 파고들어 관망하며 자주 관찰한 덕이다. 지금 이거는 주변을 조금 신경 쓰고 있는 거려나⋯⋯. 무쿠루마는 웃는 낯으로 힐긋 리링을 응시했다가 눈치라도 챌까 금세 시선을 떼었다. 이크, 또 버릇이 나왔네. 다만 제 친구의 공연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이었으므로 무쿠루마의 면 위로 떠오른 즐거움은 진실이었다. 그녀가 제 부탁을 승낙해 마스크를 내려주었을 때엔 “꺄악!”하는 긍정적 비명과 함께 팔짱을 끼지 않은 손으로 핸드폰을 번쩍 들었다. 공연 전에 셀카 몇 장 정도는 찍어야지!
“추억으로 남기자! 팬서비스로 사진 부탁해요, 리링 쨩~.”
한 팔은 리링의 팔짱, 한 팔은 핸드폰을 번쩍 든 채 방긋 눈을 접어 웃었다. 사진을 몇 장 연속으로 찍고 나면 사이좋게 팔짱을 낀 채로 리링을 따라 걸었다. 공연 당사자라 그런지 헤매지 않고 곧장 도착했다. 이런 길이었구나⋯⋯.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묘하게 다운 된 목소리가 들려와 그쪽을 쳐다보자 울상인 제 친구가 있었다. 친구와 떨어지려니 긴장이 심화하기라도 했나? 무쿠루마는 멀뚱히 그 모습을 빤히 보다가 무어라 말하려 입을 달싹이는 그때, 그녀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왔다. 그리고 하는 말에 무쿠루마는 ‘호오오-!’하고 입을 다이아몬드 꼴로 모은 채 나지막이 감탄하고는, 양손을 위아래로 휘저으며 눈을 빛냈다.
“응-! 진짜 대단해, 완전 어른 같았어, 리링-!”
순수하게 감탄에 온몸이 물든 느낌으로 잔뜩 방방거리다가, ‘앗’하며 크로스백을 뒤적이더니 무언가를 건넸다. 투명한 쿠키통 겉면에 ‘에쉬레 버터 쿠키’라 쓰여있는 스티커가 붙여져 있었고, 그 안에 버터 쿠키들이 가득 담겨있었다. 원래는 <체리 블라썸 펀치> 멤버들에게 선물하려고 오픈 런을 해서 비싼 값 주고 사 온 선물이지만, 솔직히 누구에게나 줘도 상관 없었고, 그 대상이 ‘호기심에 온 공연 가수들’과 ‘친구’라면 후자에 주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럽고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에쉬레 버터 쿠키야. 공연 전에 먹으면 목 마를 지도 모르니까 우유나 물 하고 같이 먹어. 너무 긴장하지 마, 어엄청 크게 응원해줄게!”
마지막 말과 함께 양팔을 원형으로 크게 벌린 뒤, 활짝 웃었다. 그리곤 “화이팅!”하며 주먹을 콩 하니 내밀었다. 마주 쳐달라는 의미로. 어떠한 의식이 끝나고 나면 무쿠루마는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프리패스여서인지 꽤나 앞이었다. 좋아, 이러면 보일 수도 있겠다. 연신 무언가를 주섬주섬 준비하더니 핸드폰으로 <리링 귀여워! 화이팅!(하트)라고 형광 핑크빛으로 쓰인 문구를 들어 올렸다. 무사히 마치자,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