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맞팔로우를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코트를 다시 볼 겸 상냥한 디자이너 지망생 씨의 계정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후회했습니다. 코트 사진과 올라온 게시물 옆에 있던 다른 게시물 때문입니다. 그 다른 게시물에 있는 사진이...
“어? 어...?”
교복이 똑같았습니다. 이 넓은 세상에 이런 교복이 하나 둘이야 더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지만, 있는 장소가 학교 등굣길이에요! 같은 학교 학생이었어요! 심지어 넥타이는 초록색입니다. 초록색이에요. 지금 제 방 벽에 걸려있는 교복의 리본도 초록색입니다. 같은 학교인 것도 모잘라서 같은 학년이에요! 초록색을 좋아하지만 이렇게 만나게 되는 초록색은 조금 슬플 지도 몰라요... 몸에 힘이 주륵 빠져서 침대에 쓰러졌어요. 그렇지만 휴대폰은 꼭 쥐고 있었습니다. 이상한 오타가 디엠으로 날라갈 수도 있으니까요...
‘쇼핑몰로 보내주세요.’
아무래도 어른인 척을 해야겠습니다! 쇼핑몰에서 일하고 있고, 그래서 직장으로 택배를 받는 겁니다. 그런 설정이에요. 저는 제가 일하는 쇼핑몰의 주소를 지도 링크로 보내드렸습니다. 이 디엠이 끝나면 사장님에게 바로 연락해야겠어요. 사적인 부탁으로, 아르바이트 월급을 깎아도 괜찮으니까, 이 코트와 함께 코디할 옷과 사진을 부탁드린다고요. 친구가 만들었다고... SNS 친구도 친구는 친구니까요... 웃음 많고 상냥한 디자이너 지망생 씨, 멋대로 친구라고 말해서 미안해요...
‘🙂🙂’ ‘돌려드릴 때는 보낸 주소로 다시 보내면 될까요?’
잘못하면 옷을 갖게 될 뻔했어요! 소중하게 직접 만든 옷일텐데 돌려드려야 합니다. 사고를 한 번 더 칠 뻔하니 다시 정신이 바짝 들어요.
>>353 나도 리오쨩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 무려 같은반—!! 클래스메이트—!!! 둘이 빨리 짱친먹고 알바하는 곳 서로 놀러가고 리오도 개인채널 운영하니까 둘이 콜라보 하라 그러자 ☺️ 하네 인스타에는 친구랑 투샷코디 3024934개 올리는 거고 리오 채널에는 친구 기타알려주기 컨텐츠—!!! 😋 >>356 오목눈이...!!! 저번에 뱁새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는데... 하네... 그런 귀여운 새라고 해도 되는건가...!!! >> 358 리오 처음 보면 고양이 생각나기는 하는데. 고등어태비! 😺
>>357 맞아...... 공개처형..... 😊 그 현장이 하굣길이나 등굣길이라고 하면 이제 자퇴 혹은 전학을 고민하는 거지. (??) 치아키.... 골든리트리버? 모색이 갈색이니까?!
>>362 리오 짱친한테는 평소보다 72배는 더 들러붙을거니까😃😃😃😃😃😃😃😃😃😃😃 앗 세상에 듣고보니까 그러네.. 둘 다 컨텐츠 잔뜩이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섬오목눈이는 조그마한 무리를 만들고 서로서로 기대서 자는 습성이 있대.. 하네쨩 이거 해줘.. 기대서 자는거 해줘.. 선관으로 맺어두 좋고 일상으로 채워나가도 좋을 그런 관계성이네~ 맛있는건 변함이 없고😃😃😃😃
당신의 말에 그녀가 가볍게 부정하는 말을 한다. 이상한 말이다. 드높게 솟아올라 땅을 내려다보는 하늘과도 같은 신이, 인간을 두려워 해야할 이유가 무엇 있다는 말인가. 그 이유를 상상하듯, 그녀의 낯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원래도 밝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유라는 것은 다음과 같았다.
"......그러지 않으면 이사장에게 혼나요."
그렇다. 이사장에게 혼난다. 혼나서, 가미즈나 고교에서 쫓겨나 다시 쓸쓸히 명계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이모저모까지는 그녀가 당신에게 말하는 일은 없었지만, 분명 입학당시에 그런 주의사항들을 충고받았던 것 같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미 숨길 생각이 전혀 없는 발언을 여럿해버려서 어떨까 싶었지만. 아무래도 조만간 그녀가 자리에서 사라지는 건 꽤 이른 시일내가 아닐지...
"그리고 신이란, 필멸자들에게 추앙 받는 자임과 동시에 미움 받는 자이기도 합니다. 두 쪽을 모두 살필 수 있어야 비로소 신의 그릇이라고도 하는 모양이고... ...음, 그렇다고는 해도 저는 추앙 받거나 모심 받은 기억은 거의 없지만요......"
당신을 따라 걷는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그러고보면 꽤 걸었던 것 같다. 도서관까지는, 앞으로 어느정도 남았을까.
>>347 초-미소녀 메이도사마의 의존증?!? 이세계로 워프한 거 아니고 이거 진짜 현실인 거냐!!! 럭키ww——!!
>>351 아니 하네탸 공장장 하지 말라고 묶어놓은 거라고 ㅋㅋㅋㅋㅋㅋ 이러면 묶은 보람이 없잖냐~~~!! 그리고 번 돈은 하네탸 맛있는 거 챱챱 먹이란 말이다 킷싸마… 🥹 이 돌쇠, 한 몸 바쳐 농사 지은 돈으로 하네탸 핫초코 1년치 벌크통으로 주문하고 말겟슴다… ✊🏻✊🏻
>>349 아니 첫째가 39살…??? 하네탸 엄청난 막둥이었다…!!! 하긴 부모님이 인간 아니고 신이라 가능한 걸까 🤔 가족들 사이에서도 막둥이 오쪼쪼 취급 받는 거 넘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 39살 첫째 분명 하네탸 교복 입었을 때 울었을 거야…(?) 성에 들어간 한자도 그렇지만 역시 하네는 외모만 봐도 삐약삐약하게 생겼긴 하지… (온화)
그냥 가지라는 말에 다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습니다! 어떻게 손수 디자인하고 직접 만든 옷을 선뜻 가지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물론 옷은 입기 위해 만들어지니까, 장롱에 얌전히 걸려있는 것보다 누군가 잘 입고 다녀주는게 좀 더 좋기는 하겠지만... 저는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가족이라거나 친구라거나 소중한 사이에게 선물해도 괜찮을텐데 단순히 피팅한 사진을 보내주는 댓가로 옷을 선뜻 주다니요!
‘😀’
제가 돈을 드려야하는 것 아닐까 싶어졌습니다. 제가 옷을 돌려드리면 아무 댓가없이 사진을 받았다고 부담스러워하실 것 같고, 멋대로 다시 옷을 보내는 것도 상처받으실 것 같아 어쩔 줄 모르게 되었습니다. 어른인 척 하고 있는 건 저인데도 왠지 동갑내기의 상냥한 디자이너 지망생 씨가 더 어른스럽습니다.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어서 저는 겨우 웃는 얼굴을 하나 보냈습니다. 대신 조금 더 크게요. 상냥한 디자이너 지망생 씨도 :) 가 아니라 :D 를 보냈으니까 괜찮을 거에요.
‘촬영하는 대로 사진 보내드리겠습니다’
얼떨결에 새 옷이 하나 생기게 되었지만, 촬영한 날 이후로 입을 수 있을지는 고민입니다. 입고 돌아다니다가 디자이너 지망생 씨를 마주치면...... 전학가야 합니다. 자퇴는 못 하니까요. 이민이 깔끔할 지도 몰라요.
‘👋’
인사입니다. 디엠으로 안녕히 계세요라고 인사하는 건 이상한 것 같은데, 인사를 안 하는 것도 이상한 것 같아서 보내보았어요. 일단 지금부터 촬영하고 사진을 받으면 어떻게 연락드릴지 고민해야겠습니다...
>>365 리오가... 들러붙다...? 그런 감사한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이제 둘이 콜라보하면 구독자랑 팔로워 껑충껑충 뛰고... 협찬 받은 맛집 놀러다니는 거야 😋 서로서로 기대서 자는 섬오목눈이... 가족들 사이에서 기대서 자는 건 가능할 거 같은데 🧐 가족들도 다 새는 새(=타카나시)니까?! 난 선관도 좋고 일상도 좋으니까 리오주 원하는 방향으로 해줘! 😊
>>378 맞아, 그래서 가능한 설정이지! 가족들이 다 신이니까 ☺️ 막둥이 오쪼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첫째... 첫째가 정말 울었을 거 같은데 첫째 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다 울었을 거 같아졌어 😂 감수성 풍부한 타카나시家......... 엉엉 우는 건 아니어도 다들 눈시울 시큰... 눈물 훔치기... 이런거.... 삐약삐약이라니..... 이렇게 귀여움 받아도 되는가...? 그러고보니 사에는 내 적폐로는 나비같은데 사에주 생각하기에 사에는 어떤 동물같아?
침대에서 기뻐서 펄럭 뛰다가 바닥으로 넘어져버렸다. 밖에서 사람들이 절대로 볼 수 없는 하야토의 찐텐션의 모습이었다. 하야토는 일어나고, 허리를 쥐면서 "아야야.." 하지만 그래도 기뻐했다. 자신의 옷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거였으니깐. 이것이 하야토에게 자만을 부를지, 더 강한 열정을 부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네네. 정해진 기간은 없으니깐 급하게 안 하셔도 괜찮아요!]
하야토는 상대가 모델이니깐 당연히 바쁘겠거니 해서 배려의 차원으로 디엠을 보냈다. 본인이 부탁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본업에 우선순위를 두라는 의미였다.
>>396 하야토주 수고 많았어!!! 찐텐 하야토 너무 귀여워....................... 이 디자이너(지망생), 작업하는 모습은 어떨까? 🤭 옷 사진 받는 건 일상으로 돌리고 싶어, 아니면 후일담처럼 지금 풀어줄까? 🧐 가미즈나 안에서 택배가 가는 거라 금방 받고 사진 촬영했을 거 같긴 하거든.
>>393 때마침 일상이 마무리지어진 것 같아! 난 괜찮은데 리오주는 괜찮아? 무슨 일정 있던 거 아냐...? 이렇게 납치해도 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