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 그류큰뇨..! 역시 산토낗ㅎㅎ는 너무 쿠미쵸 느낌이구 으음 쿨뷰티 끼토신님 그런 느낌? 이 무슨 가볍고 되먹지 못한 궁예질이었습니다 🙄 >>185 빠밤 ─━☆ 괴롭힌다고 하니 「무서운게 딱 좋아 / 무서운게 딱 싫어」 파로 엄격하게 갈리는 시츄가 떠올랐어요 🤔 아무리 신님이라도 공포, 미스테리물에는 심약할 수 있단 말이여!
스멀스멀 땅거미가 내리는 산길을 랜턴 불빛을 비춰가며 걸어올라간다. 특히나 산길을 정말로 위험하기 때문에, 바리바리 장비를 싸들어야 한다. 풀숲을 헤칠 정글칼 같은것부터, 내 시점을 찍을 바디캠이라던가... 하나같이 용돈 아껴가며 구한 귀중한 물건들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 목숨을 지켜줄 물건들이다.
"그렇게 대놓고 공포 분위기를 유발하는 지도라니, 오히려 뭔가 미심쩍은걸?"
'진짜'들은 보통 저렇게 겁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빙빙 돌리고 꼬고, 헛소리 같은 말로 갈피조차 못 잡게 만든다. 물론 대부분은 정말 찾아내서는 안될 것들 뿐이지만... 하긴 여태 늘 그랬다.
"냄새가 나. 냄새가. 프로는 아니지만 오컬티스트로서의... 피 냄새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그게 피가 아니라 케찹... 아니. 내가 뭐라는거지? 아무튼 그렇게까지 신빙성이 있어보이진 않아."
겁쟁이들 특) 무서우면 말 많아짐. 그것도 지금은 자길 지켜줄 도구나 장비 같은것도 없으니까 더더욱 말이 많아진다. 여자애 앞이니까 폼 잡고 안무서운 척 하는 것 따위 내 사전에 없다. 아쉽게도...
신문 군은 랜턴, 나는 지도. 완벽한 역할 분배다. 사실 자신에게는 불빛이 없어도 상관없기도 했고 말이다. 그 이유는 겁도 겁이지만 균형감각이 좋은 편이라 산길을 잘 타기 때문이었다. 무쿠루마는 제 팔이며 볼을 간질이거나 긁는 잎사귀나 나뭇가지 따위를 무심하게 손을 휘저어 쳐내며 시큰둥하게 신문 군에게 말을 붙였다.
"어레, 안 챙겼어? 신문부원으로서 자격 박탈이네, 신문 군~."
자신이 막무가내로 끌고 온 것은 기억나지 않는 모양이다. 어쨌든 무쿠루마는 그 외 것들을 신경 쓰지 못할 만큼 흥분되어 있었다. 신문 군은 오히려 미심쩍다 했지만, 뭐 어떤가! 호러 장치라면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이런 게 좋은 거라구? 거기서 골라 맛볼 수 있잖아. 다다익선이지, 응."
그 말을 여기다 쓰는 건지는 몰랐지만 어쨌든 무쿠루마는 되는 대로 지껄였다. 어찌 되었든, 신경은 직접 괴기현상을 목격할 목적을 향해 일직선으로 가 있었다. 근데⋯⋯. 지도를 향해 얼굴을 파묻고 있던 무쿠루마가 슬쩍 눈을 굴려 신문 군을 올려다보았다. 신문 군⋯⋯ 어째 말이 좀 많아진 것 같지? 혹시⋯⋯.
"신문 군, 혹시 무서워?"
말똥말똥한 눈이 신문 군을 향했다. 승천하려는 입꼬리를 한껏 억누르려 최대한 노력했지만 스멀스멀 새어 나오는 '놀릴 건수를 잡았다!'라는 기색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신문 군이 못 알아챈 채 제 장난에 걸려주기만을 기도할 뿐이었다.
한참을 걸었을까, 슬슬 발바닥이 아려올 즈음 어둠 속에 잠긴 정좌를 발견했다. "찾았다!"고 외친 무쿠루마는 쏜살같이 달려가 정좌 위에 O/X라 쓰인 종이를 펼쳤다. 필기통에서 빨간 볼펜을 꺼내 쥔 무쿠루마가 신문 군을 멀뚱히 바라보다가 생긋 웃었다.
>>193 >>197 큐ㅠㅠㅠㅠㅠㅠ 악마라니 너무해!! 앗 벌써 저녁시간이구나..! 고마워요 우리 므쩨이 참치분들!! 저녁 놓칠뻔.. >>194 심연신님 어서오세요! 저는 이제 막 들어온 따끈따끈(했던) 신입 유우신주에요! 반가워요 😆 >>196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다메가미 공석 니트 신령이 채워보도록 할게요 레쓰끼리 끼릿 ─━₍⑅ᐢ. ̬.ᐢ₎
당연한 이야기지만, '네가 멋대로 끌고 와서 이렇게 된 거잖아' 하는 태클은 사실 무쿠루마에겐 그렇게 통하지 않는다. 보통은 그게 논쟁이 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인지 어영부영 넘겨버리기에, 이쪽에서도 삼가게 된다. 마치, 그 점 때문에 오히려 이게 더 데미지가 간다는 걸 알게 된다고 해야 하나...
"시, 시끄러! 아니거든? 그냥 나는 이게 그저 초상심리학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아귀가 맞지 않는데다가 여지껏 경험에 따르면 이게 결코 좋지만은 않다고 하는 점을... 야, 어디가!"
항상 무쿠루마는 날 놀리기 위해서 살기라도 하는건지, 매번 날 이렇게 난처하게 만들고는 한다. 하여간 고약한 성미라니까. 아무래도 내가 타격감이 좋아서 이러는거겠지, 싶지만 그래도 솔직히 언젠가 복수하고 싶다. 언젠가 정말 간 떨어지게 무서운 걸 가져와서 천하의 무쿠루마도 두 손 두 발 다 들게 만들어버리고야 말 것이다. 언젠가 꼭!
하지만 그런 횡설수설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이 녀석이 순식간에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으니까. 결국 우리는 도착하고야 말았다. 아아, 제발. 어느 신님이든 간에 도와주시길. 농담이다. 신 같은게 세상에 어딨어?
"뭐? 무,무,무,무섭기는 누가 무섭다고 그래! 어! 할 테면 해 봐!"
바로 O/X가 그려진 종이 앞에 책상다리로 앉는다. 어! 어딜 지금 사람을 누굴 어떻게 보고 지금!
>>202 돌리느라 정신 없었어 신문군ㅋㅋㅋㅋㅋㅋㅋㅋ 반가워요!! >>205 힠ㅋㅋㅋㅋㅋ 너무해 ㅠㅜㅜㅠㅜ 그렇게 과격하게 들이밀면 격렬한 스텀핑과 함께 “혼또, 혼또니 키라아이이다요ㅡㅡㅡ!” 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를거에요..!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은 잔잔한 나레이션 한줄 「오늘도 토사마는 또 당했습니다.」 >>209 하지만 몰래 먹는게 더 맛있는걸.. 이런 일탈은 정말 참기 힘들다구요 힣ㅎㅎㅎㅎ >>212 수입이 있는 니트(상당히 역설적) 이나바님께도 어서 이 현대문물을 전파해야 쓰겠는뒈 🤔 고민고민
"담임선생님, 혹시 학급 애들 생활기록부에서 수급자나 학교폭력 피해 혹은 가해 기록이 있는 아이들 리스트 좀 꾸려줄 수 있을까요?"
방과후에 하야토는 교무실에 가서 담임선생님에게 부탁을 한다. 담임선생님은 하야토가 굳이 이유를 말해주지 않아도 무슨 목적으로 그런 부탁을 하는지 알았기에 동의를 했다. 대신 하야토만 알고 있어야 된다는 조건하에 말이다. 하야토는 조건을 위반하면 반장 자리를 내려놓음을 약속했다.
"에이, 담임선생님의 일을 제가 대신 하다니요. 그런 건 아니에요. 반장으로서 선생님의 일에 협조한다는 겁니다."
어쩌면 반장이라도 일개 학생 주제에 건방질 수도 있는 요청. 하지만 하야토는 과감하게 부탁했다. 행복한 학급을 만들기 위해서였으니깐. 보이는 것이 보여지기 위해 보이지 않는 영역의 희생이 필요한 거니깐.
그런데 동의를 하긴 하지만 하야토의 성격을 어느정도 알아본 선생님은 리스트에 있는 정보로 하야토 만의 판단을 하지 말고,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알아가는 것이 더 좋을 거라고 말하신다.
"네....?"
한 3년 전이었을까.. 아버지와의 식사가 떠올랐다. 자동차 기업의 오너였던 아버지는 오너라는 이미지와 다르게 참 털털하고 뒤끝 하나 없는 사람이었다.
"로웬? 사람이란 것이 인마..담백해야 된다. 그대로 보고 판단하라고. 즐거운 일 있으면 웃고, 슬픈 일이 있으면 울고 말이야. 자꾸 사람을 파악하려다가 결국 너의 시야에 갇힐 거다."
"정면으로 봐. 사람을 파악하는 게 결국 너의 생각을 투사하는 거잖아. 그러면 너가 너에게 속아서 넘어갈 걸?"
"그리고 사람 흘끗흘끗 보는 거 안 좋은 버릇이다. 의심하고 염려가 많다는 걸 그대로 티내는 거니깐. 이 애비가 너 걱정되어서 하는 말이다."
"........"
하야토는 선생님이 뽑아준 리스트를 들고 교문에서 나간다. 하지만 하야토는 리스트를 보더니, 깊은 생각에 빠진 듯이 뚫어져라 쳐다본다. 이에 곧 하야토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여상하게 별 관심 없는 투로 말하던 무쿠루마가 2초 정도의 간격을 두었다가 황급히 신문 군에게로 고개를 돌려 말했다. 입을 다이아몬드 꼴로 벌린 채 동그랗게 뜬 눈과 외침에서 놀라움이 구석구석 묻어 나왔다. 머리가 순수했던 무쿠루마는 정말 몰랐던 거였다. 신문부원이니 다들 이해해 주겠거니 했다. 제 친구 중에는 늘 괴상한 외계인 같은 머리띠를 하고 오는 애도 있었으니 자연스레 정글칼이라던지, 바디캠이라던지 하는 것도 괜찮을 줄 알았다. 물론 둘의 종류는 명확히 달랐으나 무쿠루마는 그런 것 따위는 깔끔히 무시했다.
그리고 신문 군의 말도 맛있게 씹어 먹었다. 고의는 아니었다. 초상심리학? 그게 뭐람. ⋯⋯ㅤ정말이다. 무쿠루마는 정좌를 발견해 눈밭을 뛰어다니는 개처럼 달려나갔을 뿐이었다. 본능이라는 말이다.
정좌는 사람의 온기 한 톨도 없이 서늘하고 미끄덩했다. 그 위에 앉아 블레이저 재킷을 싸늘한 다리 위를 덮고 분신사바를 행할 준비를 했다. 종이, 빨간 볼펜, 두 명 이상의 사람. 모든 준비는 마쳤다만 두 명 이상의 사람 중 한 명이 아직 도착을 안 했다. 한 번 도발해주니 말을 더듬거리며 정좌로 왔다.
"흐흐흐⋯⋯."
이런, 음흉한 속 웃음이 바깥으로 새어나왔다. 무쿠루마는 딱히 숨길 마음도 없는지 실실 웃으면서 볼펜을 잡고, 그도 마주 잡기를 종용했다. 그러고는 원을 그리며 돌리기 시작했다.
“어어? 나돈데! 타카나와 토박이에요!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가 있지? 같은 반이기까지 하면 완전 짱인데 아깝다!”
다행히 하야토의 염려와는 달리, 미야나기는 그의 외모로무터 그 어떤 기시감도 느끼지는 않는 듯했다. 어린 시절부터 골방에 틀어박혀 연습만 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그러다 갑자기 어디론가 달려가다니 근 1분 만에 환복하고서 나온 그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저저, 빠르게 옷 갈아입는 스킬 좀 봐. 역시 취미로 운동한다는 거 뻥이라니까! 흐뭇하게 바라보다 말고 이내 그가 퇴실하겠다는 뉘앙스를 비치자, 그제야 소스라치게 놀라며 급구 손사래쳤다.
“네? 아뇨, 저는 뭣하면 무용실에 가도 되니까요! 어차피 웜업하면서 땀만 내는 거라 그렇게 오래 있지도 않을 거고요. 진짜 자리 안 비켜주셔도 되는데······. 이러면 빼앗는 거 같아서 마음 불편해요!”
······는 옷 갈아입기 전에 말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미 도복에서 항공 점퍼로 변신 완료한 그를 닭 쫓던 개처럼 허망하게 쳐다보며 미야나기가 연신 미안한 제스처를 취했다.
“어쩌죠? 나중에 뭐라도 도울 거 있으면 꼭 찾아주세요. 아까 말했지만 A반, 미야나기예요.“
말하다 말고 뭔가 생각하는 듯 잠깐 멈칫하더니, 곧 두 눈을 반달처럼 접으며 말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