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헴-! 하는 듯한 표정으로 가슴을 쫙 피면서 당당하게 말하는 치요.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마트까지 따라 들어갔지만 아쉽게도 바구니를 들진 못했다. 별 거 없다는 말에 ‘그렇구나.’하고 말하고는 그냥 얌전히 하야토를 따라 걸어다니기만 한 것이다. 어떤 것을 사는지 궁금해 슬쩍 들여다보는 것은 덤이었다.
“...이 정도로 괜찮은거니? 전부 풀인데...”
하야토가 집은 것은 거의 풀이었다. 고기를 더 먹어야 하는 건 아닐까, 걱정되는 마음에 살며시 말을 꺼냈지만 그뿐이었다. 사실 치요 자신도 심심하면 사당 주변에 있는 풀을 뜯어먹기도 하니까. 입이 심심할 땐 그만한 것도 없지. 그래, 이 인간도 심심할 때마다 풀을 먹는 걸지도 모르지.. 하지만 신과 다르게 인간은 먹을 것을 제대로 먹지 않으면 건강이 나빠질텐데. 그런 생각에 조금 안절부절하는 치요였다.
“으응, 그래. 가자.”
어쨌든 본인이 가자고 하니, 오쿠리이누는 그저 뒤를 따라가며 지켜줄뿐이다. 하야토의 뒤를 따라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제 집까지 바래다주는 일만 남았다.
당신이 불러세운 '지나가던 여학생'은 당신을 바라봤다. 먼저 고개를 돌리고, 반 정도나 감겨있던 눈꺼풀을 굳이 한 번 더 깜빡이고는, 자색의 눈동자를 굴려서. 그런 묘하게 느릿한 움직임으로 당신을 바라봤다. 어쩌면 보는 당신이 더 답답해 질 정도다. 당신이 이 많은 인파중에서 굳이 이 아이를 고른 이유는 여럿이 있었겠지만, 아마도 하급생. 이번에 새로 입학한 신입생이었다는 정보가 유효했을 것이다. 그래, 이 학교에서는 옷차림으로 서로의 정보를 대략적으로 읽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가령 그녀가 하고 있는 붉은 리본이라든가. 혹은 당신이 하고 있는 녹색 넥타이라든가. '지나가던 여학생'도 그것을 파악하듯이 당신의 목부근에 시선을 두었다가, 이제야 눈을 마주쳤다. 그런 그녀는 마침내 붙어있던 발간 입술을 때어서,
"―고동 머리의 필멸자여."
하고 말했다... ...라고할지, 보통 선배를 '필멸자'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이것도 또 묘하게 기합이 반쯤 빠져있는 듯한 목소리. 그렇지만 워낙에 거창한 내용이라서 당신을 포함, 몇명의 시선정도는 끌어모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조차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그녀의 기색은 그저 태연자약해보인다. 그리고 그녀는 거기서 잠시 뒤 -약 5초 정도나 뒤였다- 눈을 천천히 끔뻑거리며 조용하게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무엇이 궁금합니까? ......비록 이쪽 세상에 대해 아는 건 많지 않지만, 아는 건 말해줄 수 있어요..."
내용은 여전히 범상치 않긴했지만, 어떻든 말은 통하고 있는 것일까. 대화에서 반응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아무렴.
>>802 메이드카페의 오므라이스. 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어떤 의미로는 명물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네요. 오이시쿠나레도 해주나요? (안돼) 아무튼 깊은 곳에서 수영은 잘 못하는군요. 확실히 너무 깊게 들어가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재밌게 놀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음. 손이 차가운 편이라. 그런 사람들도 있죠. 그만큼 따스한 것을 막 쥐어주고 싶어요!
너무나도 급전개되는 상황! 자신의 한계를 넘어 저 우주까지 아득히 돌파하는 상대의 친화력! 게다가, 게다가...
_人人人人人_ > 라인 교환 <  ̄Y^Y^Y^Y ̄
뭐, 뭐어어라고오오오오오~!! 아까와는 또 다른 얼빠진 표정을 하고서 소년이 뱉은 말의 진의를 확인하기라도 하는지 눈만 껌뻑거렸다. 헉, 지금 완전 인싸같다! 아니, 저기, 신님, 이렇게 갑자기 소원을 들어 주시면 그건 또 곤란한데요. 아직 마음의 준비도 안 되어 있었단 말이에요.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멈춰 있던 몇 초간 수십 번 정도는 되뇌였을까? 그래, 용기를 내라, 사치 베르단디! 이제는 울보 마녀 사치 베르단디로 돌아가지 않아! 화려한 고교 데뷔를 위해서!
".....조, 좋아요. 잠깐만..."
나름의 굳은 결심을 담고 홀린 듯 코트 주머니를 더듬거려 핸드폰을 꺼냈다. 핸드폰 스트랩 대여섯개가 부딪혀 자그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톡, 토독, 가볍게 두드린 화면에 커다란 초록색 LINE 문구가 지나가고. 나도 라인 정도는 있다, 라인 정도는! 부모님이 다여서 그렇지. 푹신해보이는 인형이 가득한 프로필 사진 밑으로, 제 이름이 정직하게 적혀 있었다. 사치 베르단디, 하고.
"저 원래 채소 좋아해요. 이제 클 만큼 컸으니깐 고기는 너무 안 먹는 게 좋을 거 같더라고요."
물론 브라키오 사우루스 마냥 풀만 먹는 것은 아니다. 샐러드에 가끔 닭가슴살을 곁들이니깐. 게다가 고기보다는 해산물을 더 좋아했다. 물론 피쉬 앤 칩스처럼 기름기 가득한 요리는 질색이지만 말이야. 그리고 이건 점심식사 때 먹는 거잖아. 아침식사와 저녁식사는 나름 든든하게 먹는다고? 야채덮밥이라거나 날계란 비빔밥이라거나.. 인스턴트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은 질색이라고..
"어서 가자고요."
하야토는 마트에서 걸어나오고 말 없이 집까지 걸어갔다. 한 원룸촌에 도착했을 때일까?
"가지 말고 잠시만 기다려봐요."
하야토는 자신의 집에 들어가더니, 1분이 지나지 않아서 청포도지만 알맹이 하나하나가 큼직한 포도 세 송이 정도가 들어있는 박스를 치요에게 건넸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깐 그냥 보내기는 그렇잖아요. 샤인머스켓 알죠? 이건 잘 재배했는지 엄청 달더라고요. 잘못 고르면 완전 맹탕인데."
>>809 지금은 봄이라서 크게 안 추울테니까 리오 손도 조금은 따땃한걸로 해두자고😃 선물받은 핫팩은 고이 모아서 선물 받은 날짜랑 사준 사람 이름 적어서 예쁘게 놨다가 겨울에 잘 사용한다고 전해달래😂 >>810 해달라고 하면 '네가 직접 하면 되잖아' 하고 인상 팍 찡그리고 난 다음에 '어쩔 수 없네..' 하고 해주는 그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이니까 안하면 안된다구~ 컨셉에 조금 잡아먹혀 버린걸까😂 >>811 얼음 다 녹아버린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 봐가면서 가끔씩은 하트도 그려주긴 하지만 디폴트는 '죽어' 라는 그런 tmi도 살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