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736066> [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With you :: 1번째 이야기 :: 1001

◆RK2mb.OzoU

2023-01-24 08:42:52 - 2023-01-25 01:37:28

0 ◆RK2mb.OzoU (NijYZlJkOo)

2023-01-24 (FIRE!) 08:42:52

*본 스레는 참치 상황극판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의도적으로 특정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소외시키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누군가가 들어오면 반드시 인사를 해주세요.

*연애물 성격이 있는 만큼, 웹박수를 통해 오너입 익명 앓이, 캐릭터에게 줄 익명 선물을 보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토요일이 되는 0시에 공개됩니다.

*진행 이벤트가 있을 시에는 매주 월요일에 따로 공지가 됩니다.

*연플을 노리는 등의 이유로 특정한 누군가하고만 놀지 말고 골고루, 다양하게 노는 것을 권장합니다.

*기본적으로 참치 상황극판 규칙을 지키면서 재밌게 놀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본 스레의 수위 한계선은 기본적으로 15세 이용가이나 약간의 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부분은 이미지를 참고해주세요.

*정해진 수위를 넘어서는 직,간접적 드립이나 발언을 일체 강력하게 금지합니다.

위키 - https://bit.ly/3ZvDCBq

웹박수 - https://bit.ly/3GvQnTX

임시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726095/recent

563 토아주 (1MwXoEIjiY)

2023-01-24 (FIRE!) 21:29:30

뭐...? 26시트...? 납량특집! 🥶

564 사야카주 (kDtvYGVuZc)

2023-01-24 (FIRE!) 21:30:33

와.. 이렇게 많을 줄이야!

565 미야주 (r/0BqzfdVs)

2023-01-24 (FIRE!) 21:34:42

모두 어서오세요! 멀티가 안돼서 일상 중에는 잡담을 잘 못할 수 있다는 점 양해 구할게요! 😢😢💦

566 치아키 - 미야 (NijYZlJkOo)

2023-01-24 (FIRE!) 21:37:40

감사 인사를 한 후 들려오는 말에 치아키는 그만 웃음을 작게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훨씬 당돌한 아이였다. 리본의 색으로 보아하니 상대는 2학년이었다. 그럼에도 자신을 학생회장 군이라고 부르는가. 딱히 기분이 나쁘다기보단 재밌는 아이라고 치아키는 생각했다. 괜히 어깨를 으쓱하는 와중 나카와 요시라는 말에 그는 고개를 살며시 갸웃했다.

"나카와 요시. 뭐 말하는거야?"

그녀가 금붕어에게 이름을 붙였다는 사실을 치아키는 알 수 없었다. 나카와 요시. 나카요시? 절로 그 단어를 입에 담으면서 그는 가만히 고개를 갸웃했으나 당장 더 떠오르는 말은 없었다. 어차피 그녀가 답을 해줄테니 일단 들은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겠다고 이내 치아키는 결론을 내리며 가볍게 머릿속에서 넘겨버렸다.

"간단하게 학교를 돌아보고 있었지. 이렇게 돌아보면 가끔 문제아들을 잡을 수도 있고, 지금처럼 재밌는 광경을 볼 수도 있어서 학생회장이 된 이후 단 한 번도 빼먹지 않는 나만의 일과야. 하교는 아직 못하지. 있잖아. 학생회장이 되면 되게 편하다고 학생들이 생각하는데 이거 생각보다 되게 할 일 많아. 특히 지금 시즌엔 말이야. 지금 돌아가면 보자. 동아리 예산도 계산해줘야지? 3년에 한 번 전교생이 다 가는 수학여행지 장소도 생각해야하지? 문화제나 그런 것들도 일정을 잡아야하지? 여러모로 학생들 심심하지 않게 재밌는 이벤트도 만들어야하지?"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어가면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조금만 이야기를 하는 치아키는 이내 손가락을 다 펴고 편안하게 팔을 아래로 내렸다. 그러는 와중 자신에게 사탕을 내밀자 치아키는 오. 땡큐. 라는 말을 남기면서 그 사탕을 받았다. 나중에 일하면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우선 사탕은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허나 바로 그녀를 풀어줄 생각은 없었는지 이내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야기했다.

"일단 교복 주머니의 쓰레기는 버리도록 하자. 계속 안에 넣으면 좀 그렇잖아? 그리고 도움이라. 무슨 소리야? 나랑 같이 일 해야지. 네 입으로 직접 나랑 일할 거 있다고 했잖아. 안 그래? 나는 내 일을 도와준다고 하니까 널 데리고 온거고. 모든 것은 순리대로, 그리고 정해진대로."

씨익 웃는 것이 어떻게 보면 얄미움을 넘어 조금 사악한 모습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허나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그 미소를 유지하면서 미야를 빤히 바라봤다. 당연하지만 진심으로 하는 말은 아니었다. 약간의 짓궂음을 섞은 장난이었다. 과연 이 후배 여학생이 어떻게 나올지가 궁금했기에.

/이런 애라서 죄송합니다. (털썩)

567 ◆RK2mb.OzoU (NijYZlJkOo)

2023-01-24 (FIRE!) 21:40:39

26시트라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요!
예약을 다 합치면 27시트라고요!

568 치요-하야토 (wX7ZLX0MY6)

2023-01-24 (FIRE!) 21:41:12

3-A반의 후루야마 치요. 그녀의 정체는 사실 사에노오쿠리가미이다. 길을 가는 사람,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안전하도록 검은 개의 모습으로 뒤를 따라가는 신. 요즘은 오쿠리이누라는 사람을 해치는 요괴로 전해지고 있지만 본질은 사람을 지켜주는 신인 것이다. 요즘은 사당을 찾는 이도, 안전을 빌러 오는 이도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이 신은 자신의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오늘도 하교하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돌아가도록, 누구를 바래다줄까 하며 복도에서 밖을 내다보던 신의 눈길이 한 학생에게서 멈췄다.

평소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하교하던 학생이, 오늘은 걸어서 하교하고 있다.
평소와 다르다는 것은 무슨 일이 있는 것이 아닐까?
무슨 일이 있다면, 조금 더 신경을 써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오늘은 ‘오쿠리님’을 부른 학생도 없었기에 아무나 한 명 골라서 바래다줄 생각이었기도 하니, 저 학생을 바래다주는 걸로 하자. 그렇게 결정한 오쿠리님, 치요는 천천히 걸어가는 학생의 뒤를 놓칠세라 부랴부랴 학교를 나섰다.

“오늘은 걸어서 돌아가네?”

순식간에 하야토를 따라잡은 치요는 넌지시 한 마디를 건넸다. 소리를 죽이고 따라가는 것도 가능하기는 했지만, 인간의 모습을 하고서 그렇게 했다가 이상한 오해를 받은 적도 있었기에 이 모습일 땐 가능하면 말을 걸기로 했던 것이었다. 앞서가는 학생이 어떤 반응을 하던간에 이 신은 살풋 웃으면서 말을 이을 것이다.

“괜찮다면 바래다줄게.”

/생각해봤는데 다짜고짜 말걸면서 바래다준다고 하는거... 좀 무서운 일이네...(?

569 이노리주 (TNKFWaTUrI)

2023-01-24 (FIRE!) 21:41:44

https://postimg.cc/PPBppxY5

👀

570 ◆RK2mb.OzoU (NijYZlJkOo)

2023-01-24 (FIRE!) 21:43:57

엗. 이노리를 직접 그리신건가요?! 저게 신의 모습이란 말인가! 뭔가 유쾌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포스가..

571 이노리주 (TNKFWaTUrI)

2023-01-24 (FIRE!) 21:45:55

구도만 잡아본다는게 살이 붙고.. 나도 몰?루게.. 부끄러우니 지워버렸습니다...

572 유즈루주 (9zVb./38yM)

2023-01-24 (FIRE!) 21:46:02

>>569 강아지가... 성장했다?!
제가 기억하는 이노리는 분명 추워서 덜덜 떨고 콧물흘리고 깡총거리며 돌아다니는 똥강아지였는데..
어라..
늑대가..
멋져...

573 이노리주 (TNKFWaTUrI)

2023-01-24 (FIRE!) 21:46:41

>>572 우리 목줄없 댕댕이 본모습이 4m나 하니까 이만큼 커도 괜찮아(아님)

574 치요주 (wX7ZLX0MY6)

2023-01-24 (FIRE!) 21:47:17

못봣...서....(눈물(오열

575 ◆RK2mb.OzoU (NijYZlJkOo)

2023-01-24 (FIRE!) 21:49:20

(사실 아직 창을 안 닫아서 저 이미지가 이쪽에선 그대로 떠 있다는 것은 비밀로 하자)

576 쿄스케주 (jMLAjXb4Ic)

2023-01-24 (FIRE!) 21:49:32

나도 못봤서...(통곡

577 토아주 (ArVnFfPGsU)

2023-01-24 (FIRE!) 21:49:48

(황홀경을 맞이하지 못한 토끼의 경악한 두 눈)

578 ◆RK2mb.OzoU (NijYZlJkOo)

2023-01-24 (FIRE!) 21:50:17

이거 보아하니 유즈루주와 저만 봤구만요?!

579 이노리주 (TNKFWaTUrI)

2023-01-24 (FIRE!) 21:50:36

>>575 으아악 새로고침 하란말이야~!!!!!!!!!!(비명)

털선이 너무 심해서.. 그러니까..... 부끄럽지만............🥲

580 토아주 (ArVnFfPGsU)

2023-01-24 (FIRE!) 21:52:41

털선 문제는 중대사항이지... 🤔 (토담토담)

581 하야토 - 치요 (4eMxVBr9sY)

2023-01-24 (FIRE!) 21:52:48

'오쿠리이누'

가미즈나 마을에서 사람을 해친다고 소문이 난 요괴.
사람들 사이에서 간혹 들리는 소문이었다.
아무리 가미즈나 온지 얼마 안 된 하야토여도 들리는 얘기가 있으니 당연히.

"하느님, 오늘도 하루를 무사히 마치게 해주어 감사합니다...아멘.."

몰랐다.

그렇게 걷던 도중에 듣지 못했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걸어서 돌아가냐는 말에 자신을 아는 학생인지 궁금증이 생겨 목소리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안녕하세요.."

하야토의 인사에는 당황스러움과 잔잔한 놀람이 섞여 있었다. 이 작은 체구의 소녀는 2학년 학급에서 본 적이 없으니깐. 자신을 알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못하고 있으니깐. 또 머릿속에서 순식간에 수만가지 생각이 돌았다. 평소에 자신에 대해 몰래 관찰을 한 사람인가? 일단 리본색을 통하여 자신보다 선배임을 알 수 있었다.

"아...네..."

당황이 끝나기도 전에 같이 바래다주겠다는 선의에 거절을 할지 수락을 할지 판단하기도 전에 대답이 나와버렸다.

582 사야카주 (kDtvYGVuZc)

2023-01-24 (FIRE!) 21:56:27

후후후....

583 유즈루주 (9zVb./38yM)

2023-01-24 (FIRE!) 21:57:00

(일상팻말, 단, 곧 사라질지도 모름...)

584 린주 (3vuF0GJMzg)

2023-01-24 (FIRE!) 21:57:36

>>569 아아 원통하다.... 원통하다... ......
조금만 더 민첩했어야 하는 건데.....,. ........

585 ◆RK2mb.OzoU (NijYZlJkOo)

2023-01-24 (FIRE!) 21:58:56

사야카주도 본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
아무튼 일상을 구하시는 분들. 저는 지금 일상을 돌리고 있으니 다음 기회에..8ㅅ8

그리고 오신 분들은 다들 안녕하세요!

586 린주 (3vuF0GJMzg)

2023-01-24 (FIRE!) 21:59:57

암튼 다들 안녕이야~
으아악 진짜 바깥 너무 춥다... 실내온도 20도가 덥게 느껴질 줄은 몰랏서.... ....
밀린 거 정주행하고 올 테니까 잠시 말 없을 거라구~

587 후루토주 (pu7lqdRUck)

2023-01-24 (FIRE!) 22:00:29

https://picrew.me/share?cd=Gl7KQELOtZ

대략 이렇게 생겨먹은 사신님... (일지도)
갱신합니다~

588 하야토주 (4eMxVBr9sY)

2023-01-24 (FIRE!) 22:00:38

다들 어서와~!

589 ◆RK2mb.OzoU (NijYZlJkOo)

2023-01-24 (FIRE!) 22:03:01

내일은 더 추워질 예정이라죠? (죽은 눈)(출근 예정)

아무튼 사신님은 저런 이미지로군요. 머릿속으로 상상한 것과 비슷하다면 비슷한 느낌이에요! 그 와중에 뭔가 처연해! 아무튼 어서 와요!

590 미야 - 치아키 (r/0BqzfdVs)

2023-01-24 (FIRE!) 22:03:48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의 갈색 머리카락을 바라보며 속으로 작게 감탄한다. 이케맨イケメン 학생회장! 인기 요소! 그녀의 머리통이 만화부 과제에 쓸 소재들로 차오르기 시작했을 때, 제 애정이 담긴 이름이 언급된다. 제 자식 자랑하듯 괜스레 자랑하고 싶어 부푼 마음에 덩달아 얼굴도 상기된다. "그게, 그게 말이지!"로 시작해서.

"3층, 2학년이 쓰는 복도에 작은 수조가 있는데 거기 이쁜 주홍색 금붕어 두 마리가 살거든! 사이좋으라는 의미로 나카, 요시라고 지어줬어. 본 적 있어? 나카는 흰 부분이 더 많고 요시는 주홍색 부분이 더 많아. 확실히 구분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은 다 똑같다는 거 있지!"

주절주절 이어진 금붕어 이야기는 끝에 가서는 이를 악물고는 씨익씨익 거리며 분한 감정으로 변했다. 각자의 개성을 몰라주는 것이 못내 분했던 모양이다. 무쿠루마 미야는 팔짱을 끼고 씩씩 거리는 표정을 흥, 하고 숨 한번 뱉는 행위로 평온을 되찾는다.

"으, 으우와아⋯⋯⋯⋯."

정정, 평온을 되찾으려 했다. 줄줄이 이어지는 그의 말에는 왠지 한마저 맺혀있다는 착각이 들 만큼 그 내용이 방대했다. 그전에 무쿠루마 미야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늘 무리 속에 숨어든 채 중간에 있는 인간이다. 웬만해서는 약삭빠르게 요리조리 중요한 부분만 피해 간다는 뜻이다. 평소에 방방 뛰노는 존재감과는 다르게도. 무쿠루마 미야로서는 소화해낼 수 없는 스케줄이었다. 그러니 기묘한 소리가 흘러나온 것이고.

"고, 고생이네, 학생회장 군⋯⋯."

결국 어버버한 낯으로 어색한 위로만을 던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허나 그보다 더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에, 어라? 응? 학생회장 군⋯⋯? 무슨 소리⋯⋯. 농담? 응? 농담인 거지?"

잘못⋯ 들은 거겠지? 올라간 입꼬리가 석화되듯 그 상태로 굳어진다. 미소가 박제된 얼굴이나 왠지 식은땀이 등 뒤로 흐르는 기분이다. 사탕을 주어 빈손이 된 양손을 설렁설렁 흔들며 슬그머니 뒷걸음질을 친다. 훈훈한 얼굴을 가진 학생회장⋯⋯ 그러나 그 속은⋯⋯. 머릿속에서 순정 만화의 소재가 호러 만화의 소재로 변화는 순간이었다.

/ 의외로 성격 나쁜 학생회장 군? 오히려 좋아요! 😊

591 쿄스케주 (jMLAjXb4Ic)

2023-01-24 (FIRE!) 22:04:08

사신님 나 죽ㅇ(죽음)

592 미야주 (r/0BqzfdVs)

2023-01-24 (FIRE!) 22:05:05

이노리⋯⋯ 못봤어요⋯⋯! (털썩)

사신님 너무 몽환적이에요, 죽어도 좋아! ☠

593 나가토주 (xHxlkRBeUM)

2023-01-24 (FIRE!) 22:05:43

문득 아버지께서 이름을 지을 때 카게로陽炎라고 지으려다가 할아버지 말씀하시길 밥집 사람 이름에 불홧자가 들어가면 안 좋다고
하여 나가토永寿라고 고쳐지었다는 것을 들었던 적이 있다. 철판 위로 이들이들 피어나는 아지랑이陽炎. 그 위로 소년은 손안에 쥔
것을 던진다. 냄비 위로 번져있던 기름 위로 끓는 소리와 함께 피어나는 파 익는 냄새가, 숨은 맛 삼아 중식도 옆구리로 한 번 내려친
마늘을 던져넣자 약간 매워진다. 바로 얇게 썬 돼지 전지 살점들이 그 뒤를 따라 몸을 던진다. 그 위로 주르륵 쏟아지는 간장과
흑설탕이 달아오른 기름과 부딪혀 튀겨진다. 감칠맛 가득한 향을 머금은 아지랑이는 보아라, 이것이 육신의 행복이니라, 하는
하나의 경건한 구절이 된다.

나가토는 중화냄비 안을 주걱으로 가볍게 몇 번 후저었다. 그리고 흐르는 물과 약용비누로 한 번 손을 씻고, 청결한 수건에 손을
닦았다. 위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평소에도 단단히 교육받기에 요리 중에도 몇 번이고 손을 씻는 습성이 이미 몸에 배었기도
하나, 이 다음 과정은 무엇보다도 손 씻기가 중요한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독한 요리술을 손에 한줌 쥐일 정도로 따르고, 눈을 감고
가볍게 숨을 들이쉬었다 내쉰 뒤에, 냄비 위로 손에 든 것을 내뿌린다. 그리고 아지랑이는 한순간 화염폭풍이 되어 냄비 위를
찬란하게 비추고는 다시 아지랑이로 되돌아간다.

소년의 손에 쥐어진 쇠냄비는 무용수의 부채라도 된 마냥 가볍게 팔랑거리며 그 안에 들어있던 것을 불 위로 몇 번이고 뒤채어
굴렸다. 식재들이 불 위로 던져질 때마다 뻐지짓뻐지짓, 하고 불조각이 튄다. 그러고 나서야 나가토는 옆에 있던 채반을 집어들었다.
양파며, 버섯이며, 채썬 당근 등의 미리 한 차례 볶아두었던 야채 등속이 냄비 위로 뒤집어 쏟아지고, 굴소스와 설탕, 물에 불려둔
당면이 그 뒤를 따른다. 탁한 회색을 띄고 있던 당면 면발은 소스에 튀겨진 각종 식재료들과 부대끼면서 투명한 금색으로 익었고,
몇 차례 더 불기 위를 노닐어 탄력과 부드러움을 더하고 나서 접시 위로 고이 모양잡혀 올랐다. 아지랑이는 향기로운 김이 되었다.

부모님이 만들어낸 것과 똑같은, 손님들에게 호평받는 신년 특선, 중화식 당면볶음-참치 제행이 알고 있는 정확한 이름은 잡채인
그 요리-이 훌륭히 완성되었다.

그렇지만, 즐겁지 않다.
나가토는 단 한 번도 자신이 '요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저 '따라했을' 뿐이라고 여겼다.

부모님이 알려준 레시피대로, 따라서 만들었을 뿐이다. 어떤 고기 부위를 쓰면 좋은지 고심했노라고, 간장과 설탕의 비율도 당면을
얼마나 불리는지도 알아내느라 고생했다고, 나가토에게 그 레시피를 일러줄 때 양념장의 비율을 알려주는 아버지의 얼굴과 당면을
불리는 물의 온도와 시간을 알려주는 어머니의 얼굴은 환히 빛났다. 아궁이에서 나온 검댕이 얼굴에 얼마나 묻어있건, 주방의
아지랑이에 얼굴이 얼마나 익어있건 전혀 상관없이 환히 빛나는 그 얼굴은 마치 요리의 신과도 같았다. 그에 비해 자신은 그저
보잘것없는 소년배에 불과했다.

그래서 나가토는 도저히 아버지처럼 행복한 마음으로 요리를 만들 수가 없었다. 마음껏 행복을 담아 자신의 창조물을 손님들에게
베푸는 아버지와 달리, 자신이 만든 요리는 아무리 아버지가 만든 것과 똑같다 하더라도 누군가의 창작물을 베껴 만든 어설픈
모방체요 미숙한 학생의 과제에 불과하였다. 언제 어떤 요리를 내놓더라도 보람차고 뿌듯한 감정은 없이 심사위원의 품평을
기다리는 것과 같은 초조함만이 있을 뿐이었다.

물론 선대가 만들어놓은 방식을 훌륭히 따라가는 것도 훌륭한 일이라 할 만하다. 그것만으로 카나모리 식당은 그 대를 이어갈 수
있다. 그것만으로 자신은 충분히 후대를 키워낼 수 있고, 카나모리의 일원이 해내야 할 한 사람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이대로 계속 이러한 나날들을 초조히 보내기만 하면, 어느 날엔가는 적어도 더 이상 초조함을 느낄 필요 없을 정도로 자신의
아버지를 완벽히 모방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사실, 나가토 스스로만 받아들이지 못했을 뿐이지, 아버지도 어머니도
카나모리 식당의 손님들도 나가토가 주방에서 한 사람 몫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지 오래다.

그러나 이것은 그저 자신이 카나모리 가의 자식으로 태어났기에, 자식된 도리로써 부모의 일을 도운 끝에 얼떨결에 도달한 경지일
뿐이다. 한 번도 요리로 먹고 살겠다고 결심한 적이 없고, 한 번도 자신의 요리를 의심하지 않은 적이 없다. 이런 자신이, 스스로를
나가토라고 정의하지 못하고 부모님의 모방체로 남게 될 삶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카나모리 나가토가 아닌 소년 나가토는 그러한
자신을 납득할 수 있을까? 이런 것으로 고민하고 있는 보잘것없는 소년배인 자신이 감히 부모님이 이루어낸 위대한 경지를 이렇게
'도둑질' 하여도 괜찮은 것인가? 이것을 굴레가 아니라 유산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올까? 초조함이 아니라 행복으로
손님들에게 음식을 대접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올까? 그런 날이 온다 하더라도… 그런 날을 맞이해도 괜찮은 걸까?

소년은 손에 불을 쥐고 있었다. 그러나 그 불이 눈동자에 담기지는 못했다.

카나모리 나가토는 아직 헤매고 있다.

594 치요-하야토 (wX7ZLX0MY6)

2023-01-24 (FIRE!) 22:05:56

“그래~ 안녕~”

잔잔한 놀람이 섞인 인사에 미소를 더해서 돌려주었다. 바래다준다는 조금 당황스러울 말에 이 학생은 ‘네’라고 대답했다. 그렇다. 승낙을 한 것이다. 본래의 모습이었다면 꼬리가 살랑거리고 있을 정도로, 지금 모습에서는 기쁜 듯 얼굴에 웃음이 가득할 정도로 행복했다! 행복해진 오쿠리가미가 당신의 반 발짝 뒤에서 천천히 걸어간다.

“평소에는 다른 걸 타고 다니던데, 오늘은 걸어서 가길래. 무슨 일이 있는가 해서.”

오토바이?라고 하던가? 하여간 탈 것 중 하나를 타고 다니니까. 자전거보다도 빠르고 위험하니 안전하게 무사히 돌아가도록 몇 번은 본래 모습으로 뒤따라가려 했던 적도 있지만, 아무래도 하교 시간에는 다른 학생도 많으니 눈에 띌 것 같아 매번 눈으로만 배웅했었다. 그래도 오늘은 무사히 집까지 바래다줄 수 있겠다.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발걸음이 조금은 들뜬 듯, 아주 조금 빠른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어머, 내 정신 좀 봐. 통성명도 안 했지. 사..아니, 후루야마란다. 3학년.”

너는 2학년이구나, 그렇게 말한 치요는 다시 살풋 웃었다. 눈꼬리가 곱게 휘어지는 웃음을.

595 치요주 (wX7ZLX0MY6)

2023-01-24 (FIRE!) 22:06:25

사신님 저랑 혼인의식을 해주십시오(??????????)

596 나가토주 (xHxlkRBeUM)

2023-01-24 (FIRE!) 22:06:36

독백쓰다 이노리를 놓친 나

사신님 존안이라도 뵐 수 있어 다행이다 흑흑

597 나가토주 (xHxlkRBeUM)

2023-01-24 (FIRE!) 22:08:57

아무튼 후루토주도 굿 이브닝

598 치요주 (wX7ZLX0MY6)

2023-01-24 (FIRE!) 22:09:42

아아 너무 존귀하신 모습에 인사도 잊어버렸어..
후루토주 그리고 온 사람들 모두 어서와~!

599 후루토주 (pu7lqdRUck)

2023-01-24 (FIRE!) 22:10:15

이미지가 비슷하다면 다행이네요
캡틴과 싱크로를 이뤘다는 뜻...! ()

>>595 (그렇게 사신은 목표를 이루고 행복하게 명계로 돌아갔다...)
(가미즈미 후루토편 1화 (완) 끝)

600 미야주 (r/0BqzfdVs)

2023-01-24 (FIRE!) 22:10:48

쿠마 군의 독백! 🧸 보면서 왠지 입맛을 다시게 되는 묘사력. 그러나 그 속에 담겨진 쿠마 군의 고뇌가 입맛을 씁쓸하게 만드네요. 언젠가 길을 찾을 수 있기를 ;)

601 치요주 (wX7ZLX0MY6)

2023-01-24 (FIRE!) 22:14:03

나가토쟝... 나가토쟝의 고뇌에 마음이 아프지만 동시에 배가... 고파졌다...(????)

602 나가토주 (xHxlkRBeUM)

2023-01-24 (FIRE!) 22:14:17

참고로 나가토주의 오늘 저녁이 잡채였습니다

603 유즈루주 (9zVb./38yM)

2023-01-24 (FIRE!) 22:15:06

>>602 이건 맛있겠다~
나가토... 나가토는 중화팬으로 반숙 오므라이스할 수 있겠죠?

604 토아주 (ArVnFfPGsU)

2023-01-24 (FIRE!) 22:16:30

나. 이런 처연함, 씁쓸함 좋아해! 😊
모두가 원하는 것을 바라긴 힘들고, 그 길이 맹목적일 수도 없는 것!

605 나가토주 (xHxlkRBeUM)

2023-01-24 (FIRE!) 22:16:59

>>603
able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불 쓰는 일식 요리 영상 중에 나가토가 못하는 건 없다고 보면 된다
본인이 본인을 아직 인정 못했을 뿐이지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준수한 솜씨

606 하야토 - 치요 (4eMxVBr9sY)

2023-01-24 (FIRE!) 22:17:23

도대체 이 사람은 누구지? 분명 학교선배님은 맞는데.. 그냥 이리저리 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인가..그래..그게 뭐 이상한 것도 아니고..하지만 또 "오늘은 걸어서 하교하네?"는 좀 마음에 걸린단 말이야. 나를 어디선가 지켜보는 사람이었나..

혹시.. 내 행보를 감시하기 위해서 학생회에 심어둔 정보원인 건가...?

MBTI 중 가장 N다운 N 유형이라는 INFJ 답게 머릿 속에서 온갖 망상을 하며 살짝스레 경계를 하는 하야토였다.

"오토바이요..? 고장나서 수리점에 맡겨놔가지고.."

그 와중에 묻는 답에는 잘 대답하는 하야토.
생각을 해보니깐 아무리 학교 근처에 주차해도 하야토가 오토바이를 타고 등학교하는 걸 본 학생들이 적진 않으니, 괜히 혼자 유난을 떨었나 싶었다.

"아아..네.. 저는 류세이 하야토에요. 2학년이에요."

자신을 학년과 이름을 말하는 하야토였다.

"그런데 제가 바로 집에 안 가고 마트로 가거든요? 괜찮겠어요?"

오늘은 체육관도 휴무일이라서..마트로 가서 도시락 재료를 사려고 했다.

607 치아키 - 미야 (NijYZlJkOo)

2023-01-24 (FIRE!) 22:17:36

"오. 그 금붕어들에게 그런 이름이 있었어? 기억해둬야겠네. 흰 부분이 더 많은 것이 나카. 그리고 주황색 부분이 더 많은 것이 요시란 말이지? 좋아! 그럼 내가 다음에 확실하게 구분을 해야겠어!"

그곳에 있는 금붕어라면 당연히 치아키도 알고 있었다. 그 근처라면 꽤 여러번 돌아다니기도 했고 무엇보다 작년엔 자신도 2학년이었으니까. 다만 그 금붕어에 그런 이름이 붙어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기억해둬야겠다는 듯이 치아키는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그렸다. 물론 그 금붕어를 주의깊게 보거나 하진 않았기에 당장 금붕어의 이미지가 떠오르진 않았지만 내일이나 다음에 시간이 나면 들려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나중에 스케쥴 표에 기록하기로 마음 먹었다.

아무튼 자신의 짓궂은 말에 미야가 굳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치아키는 애써 웃음을 꾹 참았다. 완전히 긴장한 것이 눈에 보일 지경이었기에 더더욱. 두 손을 흔들면서 뒷걸음질을 치는 그녀를 바라보며 농담 아니냐는 듯이 말하는 그 모습을 눈에 담고 치아키는 그녀를 향해 한 걸음 걸어갔다. 금방이라도 도망칠 것 같은 느낌이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달려갈 준비까지 하면서 치아키는 마치 사냥감을 노려보는 것처럼 미야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봤다.

"농담 아닌데. 난."

농담이 정말로 아니라는 듯이 그는 살짝 낮은 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정리하며 다시 한 걸음. 천천히 한 걸음. 그녀와의 거리를 천천히 좁혀갔다. 이어 그는 일부러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녀를 정말로 말 없이 빤히 바라보다 이내 싱긋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네 이름 알려주지 않을래? 그게 나랑 같이 할 일. 학생회장이니까 아무래도 많은 학생들을 알아두고 싶거든. 물론 학생회장이라고 전교생을 다 알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이리저리 알아두면 혹시 학교에 필요한 일이 있거나, 문제를 파악하거나 할 때 되게 도움이 되잖아? 아무나 붙잡고 알려줘! 라기보다는 이름을 알고 있으면 아무래도 편하게 이름을 불러서 맛있는 거 사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면서 자연히 학교에 대한 불만사항이나 문제점이나 불편한 점 묻기도 편하잖아. 그러다가 친해지면서 알고 지내면 더 좋고! 어때? 정말로 쉬운 일이지 않아? 그렇지?"

말 그대로 그냥 억지로 명분을 붙이면서 꾸며낸 것에 불과한 일이었으나 그래도 스스로는 꽤 마음에 드는 명분이었는지 그는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이어 치아키는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톡 치면서 그녀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참고로 묻는건데 아까부터 학생회장 군이라고 하는데... 내 이름은 뭔지 알아? 일단 내가 학생회장이라는 것은 알고 있는 것 같긴 한데 말이야. 아. 보통은 잘 모르니까 모른다면 모른다고 해도 오케이야. 3학년 동급생들도 학생회장의 이름이 뭔지 물으면 그게 누구더라? 이러는 일이 많지 뭐야. 어쩔 수 없지만 말이야."

608 후루토주 (pu7lqdRUck)

2023-01-24 (FIRE!) 22:19:00

나가토 독백... 잘 먹었습니다
멋진 방황의 맛이었어요 (?)

>>592 (데려가는 중...)

609 유즈루주 (9zVb./38yM)

2023-01-24 (FIRE!) 22:19:07

>>605 핫하~ 그런 나가토에게는 유즈루주가 어제 만들다 태워서 황천의 스폰지수세미로 만들어버린 팬케이크를 보여줘야겠어요
그정도 하면 잘 하는 거잖아 어이~!!! 얼마나 더 잘해야 직성이 풀리는 거냐!

610 ◆RK2mb.OzoU (NijYZlJkOo)

2023-01-24 (FIRE!) 22:19:11

>>593 아. 저 알아요! 저렇게 고민하다가 이제 나중에 스레 끝날 쯤에 요리왕으로 각성하는 전개 맞죠?!

611 하야토주 (4eMxVBr9sY)

2023-01-24 (FIRE!) 22:20:38

일본판 식객 나가토..!

612 유즈루주 (9zVb./38yM)

2023-01-24 (FIRE!) 22:21:27

유즈루의 요리실력
.dice 1 100. = 50

613 유즈루주 (9zVb./38yM)

2023-01-24 (FIRE!) 22:22:12

>>612 정확하게 절반...
대충 밥과 계란후라이는 수준급이지만 스스로 반찬을 만들 정도는 못되는 조합식에 머무른 수준이네요
답다..다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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