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는 도망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준혁에게 가까이 가는 게 좋을지 잠깐 고민한다. 빈센트는 자신의 능력으로 어디까지 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어차피 뇌도 회복하면 그만인 장기라 생각하고, 좀 무리를 해보기로 한다. 빈센트는 망념 중화제 두 병을 꺼내 입 안에 문 채로, 뇌에 망념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흙은 모든 것을 품고, 세상으로 돌아가게 한다..."
빈센트가 그렇게 생각하자, 빈센트가 숨어있던 물 속이 땅에 붙잡혔다. 빈센트는 땅 속으로 들어가고, 빨라진 준혁의 창도 물보다야 단단한 흙을 파고들려면 꽤나 저항이 거셀 것이다. 빈센트는 무리한 탓에 코피까지 엄청 심하게 흘렸지만, 이 정도는 대련하면서 언제나 있는 참사였다.
땅 속으로 들어온 것까지는 좋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게 빈센트의 생각이었다. 빈센트는 무엇을 할까 생각해보았다. 어차피 피도 흐르겠다. 피 좀 더 흘린다고 문제도 없겠지.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눈을 감았다. 생각해보자, 지금 준혁은 필드를 바다로 설정했다. 그리고 빈센트는 땅 속에 들어와있다. 그런데... 바다라는 건, 약 3%의 염도를 지니는 소금물이고, 그 이야기는...
"번개."
빈센트는 가르웨난의 가르침을 생각한다. 어떤 것의 특성을 생각하고, 그 특성을 고찰하라, 그러면...
"번개는... 내리치고... 퍼지고..."
번개는 그리 익숙하지 않았지만, 한번 시도나 해보기로 하고... 빈센트는 하늘에서 번개를 내리친다.
준혁의 창 던지기 솜씨가 개판은 아니니 아마 흙 속에서 빈센트를 찾으려고 열심히 달려올 것이고, 빈센트는 이번 한 방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 생각하고 남은 가용 망념을 전부 끌어모은다.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몰?루 타시기가 오토나시에게 했을지도 안 했을지도 모르는 슈뢰딩거의 길드화 이야기.. .... . ..
“ 음. 다들 별로 친하지는 않다는 ‘ 인상 ’인거지. 하지만 이건 ‘ 길드화 ’가 성공적으로 진행 된다면 오히려 ‘ 장점 ’이 될 수 있을지도 몰라. ‘ 길드의 이익 ’보다 ‘ 개인의 이익 ’을 중요시 하는 사람을 쳐낼 수 있다. ‘ 의욕이 있는 신입 ’을 데려올 수도 있다. 그런식으로 ‘ 길드원 ’의 유연한 변경이 가능해지는 셈이니까. ”
준혁의 찌릿찌릿 일레트릭 쇼크(라고 쓰고 강선의 마도라고 읽는다)를 걷어낸 오토나시는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괜찮을 화상까지 치료의 의념으로 치료하기 시작합니다. 강산에게 보여도 괜찮도록 완벽한... 완벽한 치료를 해야한다;
“ 다만 그렇다면 ‘ 나 ’도 정리되는 쪽의 사람인걸까. 응. 나는 ‘ 공동의 목표 ’보다 ‘ 올바른 결말 ’이 중요하니까. ”
번개란 무엇인가? 구름과 구름, 또는 구름과 대지 사이에서 일어나는 방전 현상이라. 비가 내리며 발생한 대량의 양전하와 음전하가 전자를 주고받으며, '번개'라 부르는 무시무시한 현상이...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전기가 잘 흐르는 전해질(대표적으로 바닷물)이라면, 더럽게 잘 퍼질 것이라는 정도. 빈센트는 가르웨난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주문을 외우듯 자신에게 명령했다.
"내리쳐라, 퍼져라, 내리쳐라, 퍼져라..."
준혁이 어디 있는지는 몰랐다. 아마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그냥, 빈센트가 당장 올라온다면 보일 법한 어딘가에 있을 테니, 그거면 됐다. 번개는 이 주변 어딘가에 내리칠 정도로, 정확성을 대폭 희생했다. 그 대신, 위력을 미친듯이 높였다. 만약 이 필드에 물고기가 있었다면, 단순히 기절하는 것도, 익는 것도 아니고 형체도 남기지 않고 터져버릴 정도로. 너무 거한 마도를 구상한 나머지, 빈센트는 마도를 구상하는 것만으로도 뇌혈관이 끓는 기분이었다.
어쨌든, 모든 마도는 완성을 해야 했고, 빈센트는 손가락을 튕겼다.
...아마 번개가 거하게 치고 나면, 빈센트는 반 죽은 듯한 상태로 땅 속에서 기어올라와, 눈에서 피눈물을, 코에서는 뇌척수액인지 코피인지 모를 것을 잔뜩 쏟으며, 준혁에게 말했을 것이다.
>>126 왜냐면 지금의 강산이는 '특정한 결말'을 피하는 것을 목표이자 꿈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말이란 바로 특별반의 몰살 엔딩 및 소수만 살아남는 와해 엔딩이고요. 강산이는 그러기 위해서는 특별반이 뭉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강산이가 저 대사를 듣는다면 오토나시가 말하는 '올바른 결말'이 무엇인지 흥미를 가질 거에요. 어떻게 보면 그것은 오토나시의 꿈 혹은 신념이라고도 볼 수 있을테니까...개인적으로 궁금해서가 6할, 포섭할 여지가 있을지 파악하고자 하는 생각 4할 정도 있을 겁니다.
이겼다, 그런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이겼다, 는 게 "기쁘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야 당연했다. 빈센트의 꼴이 워낙에 말이 아니었던 탓이다. 빈센트는 지금 부상자 상태였다. 전투도 아니고 고작 대련에 이 정도로 힘을 쏟고 나니, 후회가 막심했다. 적당히 진지하게 싸우는 척하고 져줄 걸,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준혁이 어떻게든 서 있었다면 모르겠고 양호실에 후송이나 제대로 해달라고 했을 텐데,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반대 아닌가.
빈센트는 준혁을 원망스런 눈으로 바라보면서 말한다.
"좀 더 버티지 그랬습니까. 전 늙고 병든 마도사라서 제 몸 이끌고 양호실에 기어가기도 힘들단 말입니다. 제기랄..."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전투가 종료되며 자동으로 필드가 보통 수련장으로 돌아가자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다. 그리고 헌터 네트워크로 구조 신호를 보내고는 눈을 감는다.
"1972년 11월 21일... 빈센트는 오랜 지병이었던 오버질로 쓰러졌다..."
//20 막레! 수고하셨습니다. 대련은 거의 처음인 느낌이네요 --;(옛날에 했을지도 모르는데 너무 오래되어서 사실상 처음임)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합을 맞출수 있을까, 어케해야 일방적인 완성형 문장이 아니라 배려하면서 할수 있을까 하다보니 좀 많이 걸렸습니다. 그건 죄송합니다! 어쨌든, 잘 끝나서 다행이네요. 다시 한번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Q. 신입 내지 복귀러분들을 위한 자문자답 : 회귀자도 환생자도 아닌 강산이가 어떻게 몰살 엔딩을 피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나요?
A. 강산 : 지가 이 히어로모먼트(*영월 습격 작전 도중에 사용함)로 똑똑히 봤슈. 와해되어 흩어지고 잊혀지는 특별반의 미래를 말이유...! 강산 : ...아마도. 그런 것 같다는 추측이지만? 강산 : 근데 뭔가 심상찮은 게, 잘못하면 진짜로 3년 내내 실컷 고생하다가 혼자 졸업하거나, 내가 그 전에 죽을 것 같단 말이지...
시나리오 2 초반까지는 특별반이 왜 그렇게 되는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가, 대운동회 이후 캐릭터들과 대화한 영향으로 UHN을 경계하기 시작한 한편 조금 더 특별반 구성원들의 생존을 바라게 되었습니다.
“ 아니아니아니! 잠깐 멈춰봐! 그런 정보 말고! 북해 길드도 아카가미 가문도 명문가랑은 별로 연이 없는 나랑은 별 상관 없잖아? 그런 이야기를 알아서 뭐에 써? 내가 말한 정보는 ‘ 아카가미 가문은 전통을 중시하는 느낌이었는지 현대적인 느낌이었는지 ’ ‘ 무엇을 취급하는 가문인지 ’이런 거였어. ”
한-숨
“ 애초에 그런걸 바란게 잘못이었나... 선물을 준비한다면 여름이고 날씨가 더워지고 있으니 머리핀이 좋겠어. 뒷머리를 묶어서 고정시켜도 괜찮을 정도로 큰 머리핀으로 말이야. 물론, 아카가미 가문의 영애시니 공산품으로는 안 돼! 이건 알고있지? 어느정도 길드의 정보망을 사용해서 장인이 만든 수제로 선물을 하란 이야기야. 아카가미 가문이 전통을 중시한다면 꽃이나 나비같은 자연물을 활용한 디자인이, 현대의 문물을 중시하는 가문이라면 요즘 트랜드에 맞춘 디자인이 좋겠지. ”
오; 메딕으로썬 솔깃하는 정보! 를 들은 오토나시는 순간 움찔했습니다만 뒤이어지는 준혁의 골때리는 질문에 다시 한숨을 내쉬고 설명을 시작합니다.
“ 나의 사랑스러운 세실리아쨩이 북해 길드 막내 도련님의 실체를 몰라서 다행이야... 공산품과 수제의 정의를 모르는건 아니겠지? 요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물건 중 하나와, 누가 직접 만든 단 하나뿐인 물건. 선물로 준비하기에는 어느쪽이 더 성의있어 보일까? 라는거지. 뭐... 명문가의 약혼 관계라면 공산품도 엄청난 가격이 오가긴 하겠지만. ”
세실리아쨩은 지금 이 장면을 봤다면 기절했을지도... 모름... 아마... 아니 분명...
“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는 생각보다 간단한데. 아카가미 가는 이름만 보자면 분명 마도 일본의 대기업이야. 그렇다면 공적인 자리에서 영애가 무엇을 주로 입는가... 정통 위주라면 일본의 전통복인 기모노를, 그게 아니라면 정장이나 드레스를 입을 확률이 높겠지? 기모노에 어울리는 장식과 정장류에 어울리는 장식은 틀려. 그래서 그런 조언을 한 거야. 좀 알겠어? ”
하하! 준혁주여 그걸로 오토나시가 빡칠것이라 생각했는가? 그렇다면 유감! 그런 쪽의 센스가 없는 사람이 직접 디자인을 정하는 것은 오답! 지금처럼 디자인까지 숙련된 장인에게 돈을 더 주고 맡기는 것이 매우 현명하다! 드디어 마음의 안도가 찾아온 오토나시는 마도로 인한 화상자국까지 말끔히 없애는 것으로 준혁의 치료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