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733071> Project : Cradle # 1(START;) :: 1001

◆8nz3IZH4M2

2023-01-20 16:42:24 - 2023-05-14 01:14:15

0 ◆8nz3IZH4M2 (YPiXZsP.Sg)

2023-01-20 (불탄다..!) 16:42:24

모든 이들은 요람에서 태어나, 무덤으로 돌아간다고 하지.
자 그럼 말일세.
그대들의 뿌리를 찾기 위한 흔적은 어디서 찾겠는가?

- 세상의 끝에서, 방문자에게 -

>>1 레아 파벨(Leah Paviel)
>>2 블랑느와르(Blanc-Noir)

798 ◆Tkeoq3Vax6 (eBe2iw1HGo)

2023-04-07 (불탄다..!) 15:22:17

>>797

엌?! 정령왕도 홀리는 회심의 동화 구연!! 인가 했는데 아니었군요😅a 레아가 그 정도로 미성일지 어떨지ㅎㅎ 언령 비스무리한 게 발휘되는 거면 목소리가 얼마나 곱냐는 크게 상관없을 듯하지만요😓ㅋ(노래는 나름 잘 부를 거 같기도요..😶?) 아무튼 언령과 어떻게든 연관 지어 본다면, 정령이들이 재미나게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구연에 반영된 결과 이야기에 더 집중이 잘 되는 정도일까요🤔?

....세상에😐;;; 그럼 블랑님이랑 대빵님은 히드라 레이드.. 중인 겁니까😬;;?

799 ◆8nz3IZH4M2 (2GW2e5mcGI)

2023-04-07 (불탄다..!) 15:37:13

>>798

따지자면 레아의 동화 구연 = 정령들에겐 세이렌의 노랫소리입니다(?) 거기에 진심이 담겼으니 그 효과는 최대 출력이 아닐까요!! 순간적이나마 정령왕까지 매혹되었을정도니까 그 위력은 읍읍....

아뇨, 엉겨오는 히드라에 짜증내며 패대기치는 중입니다. ㄹ은 지금 얘 적당히 괴롭히라고 하는 중이고요(....)

800 ◆Tkeoq3Vax6 (eBe2iw1HGo)

2023-04-07 (불탄다..!) 16:02:11

>>799

아깝다!! 마력만 넉넉했다면 연구자 말고 정령사로 대성했을 텐데(???)..레아의 마나가 개바닥인 게 유감이군요😅ㅎㅎ(TMI 굳이 말씀드리자면, 물왕님은 요람의 정령이들이 아니라는 것도 말투로나 겨우 알아보고 마나는 일절 못 느낀 걸로 마법 재능은 0에 수렴함을 표현하고자 했지 말입니다😗~)
아무튼 정령이들이 레아의 동화 구연에 집중해 주는 건 꼬꼬마들 & 친근한 어른 같아서 그림이 좋아 보입니다🙂

앜ㅋㅋㅋㅋ 잠시 실종됐었어도 여전히 애완동물인 겁니까😂? 혹시 이름도 있나요😏? (블랑님이 심란해할 틈을 안 주려고 대빵님이 일부러 정신 사납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801 ◆8nz3IZH4M2 (2GW2e5mcGI)

2023-04-07 (불탄다..!) 17:25:29

>>800

레아가 마나만 진짜 많았다면 정령왕도 계약했을지 모를 일이죠!! 하지만 차피 그게 중요판 아이는 아니니까요!! 레아는 레아인게 최고인겁니다ㅏㅏㅏㅏ

여전히 애완동물 취급입니다만..... 머리는 진짜 똑똑해서 블랑의 레어로 치자면 마스터 메이드라고 보셔도 괜찮습니다!!

802 ◆Tkeoq3Vax6 (eBe2iw1HGo)

2023-04-07 (불탄다..!) 18:18:20

>>801

어떤 직종이든 필요로 하는 능력이 골고루 일정 수준 이상이긴 어렵다는 생각도 듭니다ㅎㅎ 레아처럼 정령이랑 잘 지낼 수는 있는데 마력은 없다시피 한 쪽보다는 정령이랑 친해지는 데 좀 서툴더라도 마력은 웬만큼 있는 쪽이 정령사 되기엔 더 유리할 테니까요🙃 그래도 레아는 레아인 대로가 좋다고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근데 정령왕씩이나 되어도 정령사와 계약을 하는군요 왕이면 정령계에서 노니노니해도 될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무섭게 생겼어도(??) 영특한 친구로군요(역시 블랑님이 심란할 정신 없으라고 치대는 게 분명합니다!!) 그 정도면 애완동물 취급 말고 조수 대접을 해 줘도 괜찮을 법한데 말입니다😏ㅋ

803 엘라임 - 레아 (KqzWz1nkOA)

2023-04-08 (파란날) 00:48:11

-"아아, 너무 심각하게 이야기 하지마."

그녀가 생긋 웃으면서 천천히 그녀를 향해 조금씩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주변으로 수분이 점점 모여들고 그에따라 자그마한 소녀였던 모습은 천천히 형태를 달리해 조금씩 커져갔다. 어느새 완숙한 귀족 영애의 모습을 한 그녀의 모습으로부터는 기품이 자연스레 흘러나왔고, 순진했던 눈동자는 깊이를 알수 없는 대양(大洋)의 그것과도 같은 심유한 블루 사파이어색을 띄고 있었다. 머리카락또한 진청색의 그것을 따라 가고 있었고 어느새 여인의 앞에 선 정령은 인간의 형상을 띈 채 가만히 여인을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머금었다.

-"소개가 많이 늦었구나, 내 이름은 엘라임이란다. 너희가 흔히들 말하는 원소의 정령중, 한 기둥이지."

그녀에 관한 서적은 수많은 곳에 널려 있었다. 드래곤 만큼이나 보기 어려우나, 가끔씩 몇 세기마다 한번씩 태어나는 대정령사나, 소문으로만 들리는 대삼림의 엘프들과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물의 정령왕, 때로는 큰 불이 일면 스스로 몸을 보여 그 불을 진압하였고, 때로는 그 노기가 하늘을 울려 대홍수를 일으킨다고 알려진, 그저 문헌상으로만 알려진 존재가 바로 그녀였다. 그를 반증하기라도 하듯, 그녀가 살짝 고개를 숙이자, 아까전 딸꾹질을 연달아 하던 운디네가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었고, 그에 맞춰 엘라임이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살짝 치자 아까전 긴장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하지만 거리를 좁힌 것은 그뿐이었다. 조심스레 다시 거리를 벌린 그녀는 가만히 서서 레아를 바라보며 살짝 미안하다는 듯이 재차 입을 열었다.

-"내가 거리를 벌리지 않으면 그 아이들이 힘들어 할테니 조금만 거리를 벌리마, 양해해주렴?"

살짝 윙크를 해보인 그녀는 이내 천천히 숨을 몰아 쉰 뒤 엉덩이를 허공에 대었다. 그러자 마치 수증기가 구름처럼 모여들었고, 이는 이내 구름의자가 되어서 그녀를 지탱하고 있었다. 그렇게 고아한 자세로 앉은 채 그녀는 방안에 있던 의자를 가리키며 앉으라는 제스쳐를 취해보였고, 이내 얇은 얼음으로 만든 컵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고는 너무 긴장하지 말라는 듯 가볍게 웃어보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자신들을 혼내기 위해 온것이 아니라는 것을 드디어 깨달은 것일까? 하급 정령들은 드디어 그녀의 마나에 익숙해졌다는 듯이 조심스레 레아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에게 달라붙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엘라임은 재차 미소를 머금을수 밖에 없었다.

-"이 레어의 주인에게 신세 진것도 있고, 여기 있는 누구에게도 해코지를 할 생각은 없단다. 다만, 너란 아이가 많이 신기해서 와본것이란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어도 괜찮겠니?"

마치 오랫동안 봐왔던 것 마냥 그녀는 레아의 푸른 눈을 응시하며 올곧은 시선을 유지하였다.

//많이 늦었습니다.... 결국 혐생에 잡아먹혔다 이제 풀려나는군요.....

물론 정령계에 많이 지내긴 합니다만, 사실 엘라임이랑 계약 따내는 건 순전히 그녀의 마음이에요(.....) 심지어 그녀가 마음에 들면 마나 연비도 안잡아먹고요. 차피 대기중의 마나로만으로도 어지간한 상급 정령 못지 않은 화력을 투사할수 있기도 합니다. 다만 그녀를 불러낼만한 기량을 가진 정령사가 근 600년간 없었습니다!!

사실 저리 싸우는 것도 처음엔 블랑이 침입자인줄 알고 달려들었다가 지금 흠씬 두들겨 맞고 있는 중이에요..... 의외로 때리는 맛이 좋다나 뭐라나.....

804 레아 — 엘라임 (L/2Mcbharg)

2023-04-08 (파란날) 04:11:22

긴장한 걸 알아챘을까? 정체 모를 정령이 겁낼 것 없다는 듯 미소지었다. 하기야 모르는 게 더 이상하겠다. 출입증을 쥐고도 떨림을 완전히 누르지 못한 건 둘째 쳐도 목소리부터가 책 읽을 때와는 딴판이었으니까. 동요해도 티가 안 나는 이들은 무슨 재주로 그러는지 모르겠다. 속으로 투덜거리는데, 크고 작은 물방울이 정체 모를 정령에게로 빨려들 듯 모이기 시작하더니 정령이 서서히, 아니, 어린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속도라고 치면 너무나도 빠르게 자라났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그 정령은 푸르른 바다 물결(책으로밖에 못 봤지만) 같은 머리카락과 그와 꼭 같은 빛깔이면서도 투명한 눈망울을 지닌, 인간 여성을 닮은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그 우아한 분위기며, 하늘을 비추는 호수처럼 요람 내부를 고스란히 비추는 신비스러운 드레스에 입이 절로 벌어졌다. 이 정령, 용 못지않게 어마어마한 존재일지도.

아니나 다를까. 정령의 자기 소개는 귀를 의심케 했다. 엘라임? 물의 정령왕?? 정령학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지만(마법에 소질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정령학은 사실상 공부할 일이 없었다.) 정령왕이 정령들의 정점에 선 존재라는 것 정도는 안다. 정령사 중에 정령왕을 한 번이라도 불러내는 게 평생의 꿈이라고 말하는 이가 적지 않다는 것도. 그런 존재가 내 앞에 있다고? 나 눈 뜨고 꿈 꾸나?

출입증을 쥔 손을 다른 손으로 슬쩍 꼬집어 보는데, 스스로를 물의 왕이라 소개한 정령이 다가오더니 레아의 어깨 너머에 숨었던 물 정령의 이마를 가볍게 건드렸다. 그러자 그때껏 그칠 줄 모르던 물 정령의 딸꾹질이 거짓말처럼 멈췄고, 얼어 버린 것 같던 표정도 풀어졌다. 뒤이어 물의 왕은 자기가 거리를 두지 않으면 정령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며 물러서더니, 자그마한 구름(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을 만들어 앉았다. 맙소사. 손이 얼얼하니 꿈은 아닌 것 같은데.

어쩔 줄 모르고 있는 사이, 물의 왕이 레아에게도 앉으라는 듯 의자를 가리키고는 그새 만들어 낸 얼음컵을 들고 생긋 미소 지었다. 그 웃음이 신호가 됐을까? 레아의 뒤에 숨기 급급했던 정령들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레아가 물의 왕을 향해 어색하게 목례하며 의자에 앉자, 레아의 머리며 어깨며 무릎에 올라앉거나 목에 매달리거나 다리에 기대는 등 각기 제자리(??)를 찾았다. 진정들 해서 다행이다. 무심코 어깨를 으쓱하려다 멈칫했다. 정령들이 앉았는데 움직이면 안 되지. 워낙 초자연적인 상황이라선가 천지 분간을 못 하겠네.

그런데 물의 왕이 꺼낸 용건은 그야말로 불가사의했다. 내가 신기해서 왔다?? 오만상이 찡그러졌다. 머릿속이 복잡한 건지 텅 빈 건지 모르겠다. 한동안 끙끙거리고서야 여기가 흑룡의 레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듣자니 물의 왕은 그와 구면인 듯하고..(그가 다른 용과는 사이가 그리 좋지 않다지만 발은 은근히 넓은 모양이다.) 아무래도 용의 거처에 인간이 있어서 놀랐나 보다. 하긴 용의 대표도 내가 돌아왔을 때 기함하긴 했다. 레아는 물의 왕을 마주보지 못하고 눈을 내리깔았다. 무려 물의 왕이 궁금해하기에는 너무 싱거운 사정이라 말하기 민망했다.

"저로도 상관없으시다면 괜찮습니다만.. 말씀드릴 만한 게 별로 없습니다. 인간인 제가 여기 있는 건 수습 직원이어서일 뿐이라서요. 그러니까.. 어.. 용에 대해 조사하러 왔다가 블랑님이 좋게 봐 주셔서... 근무 중입니다."



// 정령왕이 자기더러 신기하다니까 얼이 빠져서 버벅거리는 레아 되겠습니다(...)

600년간 아무도 못 만났으면;; 거의 전설상의 존재 같겠군요🙄 마나 없어서 정령사는 절대 못 될 레아가 정령왕 만났노라 말했다간 백퍼 미친 사람 취급받겠습니다😑a

어.. 그러니까 히드라가 블랑님을 침입자로 오해하고 공격했다가 역으로 얻어맞고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런 상황이면 대빵님이 떼어 놔야 하는 거 아닌지..🥶

805 ◆8nz3IZH4M2 (BD9vJDWRGQ)

2023-04-08 (파란날) 11:43:25

세상에..... 4시 10분에 답레를 쓰시다니.....

점심 먹고 바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ㅠㅠ

후후 그 부분은 아마 이번 회차가 끝나면 나올껍니다!!

그리고 현재 그 히드라는 더이상 블랑을 침입자라 생각 안하고 한 귀퉁이에서 블랑이랑 같이 레어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ㄹ의 머리위에 자기 머리만한 혹은 덤으로요(......)

806 ◆Tkeoq3Vax6 (L/2Mcbharg)

2023-04-08 (파란날) 13:09:47

>>805

주말이라 달려 본 건데 쫓기는 기분 드셨으면 죄송하지 말입니다😨 무리하지 마시고 여유 될 때 올려 주세요🙂

음? 뭐가 나오나요? 근데 진짜 용도 둘이나 만나고(그거도 한쪽은 용 대표...) 정령왕까지 만나고 있으니😳 연구고 뭐고 경험담을 수기로 쓰기만 해도 엄청 화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제정신 아닌 사람 취급이거나😶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 청소..ㅇ>-< 거 마법 기사 공간 접기로 데려가서 시키시지..😓 대빵님 혹 난 건 블랑님한테 맞아서입니까? 마법 한 방이면 나을 거 왜 달고 있답니까😅ㅋㅋㅋㅋ

807 ◆8nz3IZH4M2 (H6bhcDPX1I)

2023-04-08 (파란날) 14:24:30

>>806

아뇨!! 무리하셨을까봐 걱정되서 그런거에요!!

오 그거 연구주제로 넘쳐나서 오히려 좋은 거 아닐까요!! 정령왕 밀착취재라니!! 귀한 경험이잖아요!!

거 너무 지저분해서 머리끝까지 열이 오른 덕에 본인이 손수 나섰다고..... 그리고 로드는 "조용히 하세요!" 일권을 당해서 혹 단채로 스턴상태에 걸렸습니다(얼음은 바위에 두배 데미지를 받는다(???))

808 엘라임 레아 (H6bhcDPX1I)

2023-04-08 (파란날) 14:43:09

-"오오."

의자에 앉는 순간에 맞춰서 각기 다른 정령들이 저렇게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정말 대단했다. 어지간히 친화력이 높지 않은 이상은 무리였을텐데, 아쉬운 점이라면 체내에 마나가 극히 드문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이 바로 그녀의 특징이었다. 그렇기에 더욱 신기하지 않은가. 저토록 평범한 아이인데 정령들이 제 좋다고 달려들어 그녀의 곁에 붙어 있는 장면을 보자면. 물론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말이다.

-'아쉽구나.'

조금만 채네에 마나가 많았어도 정령사로서 대각(大覺)을 이루었을 아이였는데 그 마나가 발목을 잡고 있었다. 조금은 너무나도 아쉬운 상황이었다. 아마도 짧은 시간 동안 정령들과 정이 들었기에 친화력이 크게 높아졌을거라 생각하면서 그녀는 가만히 그 희귀한 장면을 지켜보고는 자신은 평범한 수습 직원이란 말에 표정에 겨우 평온을 이루면서, 속으로는 당혹스러움을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뭐라고 해야 할까, 그녀는 스스로의 가치를 눈치 채지 못했다는 것일까.
자신이 운디네의 눈을 통해 지켜본 바로는 최소 용 두마리의 인정을 받고 그들과 일상을 보내는 것이었다. 거기에 수많은 정령들과 친하게 지내며 친밀도가 높아졌고, 거기에 정령왕인 자신의 흥미를 끌어내는데까지 성공하였다. 마지막으로 아까 동화 구연때 보여주었던 것은 진심을 담아낸, 아주 발만 살짝 걸쳤지만 언령의 위치까지 도달해 있었다. 인간으로서는 이례적인 상황, 그런데도 자신이 평범하다고 말하고 있다.

-"괜찮아, 그저 내 개인적인 궁금함 때문에 온 것 뿐이니."

그녀는 이내 그녀가 스스로 평범함을 지칭하는 것을 인정하듯 가볍게 미소를 머금으면서 어느새 우려내어진 홍차 한잔에 얼음을 동동 띄운채 천천히 들이키기 시작했다. 물을 살짝 적게 부었다고 생각했지만, 뜨거운 물 덕분인지는 몰라도 농도와 높이는 아주 정확히, 얼음을 녹여낸 물이 조절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얼음 홍차를 마시던 엘라임의 시선이 레아를 향한다.

-"수습직원이라고 했음에도, 아이들이 많이 잘 따르는 구나? 속성이 각기 다름에도 서로가 서로에게 양보하면서 조화를 이루고 있네."

허공의 습기가 뭉쳐지며 얼음의 판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위에 얼음잔을 놓은채 그녀는 천천히 손에 깍지를 낀채 가만히 레아를 응시한다. 서로 다른 두 푸른색이 서로의 시선에 맺히자 그녀가 샐쭉 웃으며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혹시 정령들에게도 서로의 상성이 있다는 것 알고 있니?"

//

엘라임 : ???? 용 두마리에게 인정받고, 정령들과 사이 좋고, 정령왕에게 흥미를 일으켰는데, 평범?????? 내가 아는 평범의 기준이 달라진건가!?!

809 ◆Tkeoq3Vax6 (L/2Mcbharg)

2023-04-08 (파란날) 15:00:51

>>807

부담 느끼신 게 아니라면 다행입니다 컨디션은 괜찮습니다🙂 (주말은 좋은 것입니다😁!!)

어, 듣고 보니..? 당분간 전음만 들입다 팔 거라고 생각했는데(마나 진동 형태 기록 말고, 전음이랑 육성 비교도 있으니까요ㅎㅎ) 정령왕 밀착 취재가 가능해지면 정령학에도 숟가락을 얹을 수 있군요..😮??! (정령사가 될 능력이 있기는커녕 요람 도착하기 전까지는 정령 그림자도 구경 못 했던 레아가 정령학에 발 담그면 뭔가 뿜길 것 같긴 합니다만😓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랑님 살림꾼이었군요!?! 대빵님은 블랑님의 청소를 제지하려다 한 방 맞은 겁니까😅? 이번엔 크로스 카운터 같은 거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했군요😏ㅋ 말씀하신 대로면 물 속성은 땅 속성에 약합니까? 그럼 혹시 불 속성이 물 속성에 약하고요? (그러고 보니 >>766에서 정령왕이 다섯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흙 물 불 바람 말고 또 뭐가 있으려나요😶? >>161에 언급되었던 용들의 마나를 생각하면 뇌전, 금속, 빛 중에 하나일 것도 같은데 말입니다🤔 그리고 상성도 궁금하군요ㅎㅎ)

810 ◆Tkeoq3Vax6 (L/2Mcbharg)

2023-04-08 (파란날) 15:04:25

어 그새 답레가 달렸군요😮 칼답은 힘들 거 같지만 오늘 밤∼내일 새벽까지는 이어 보겠습니다🙂!!

811 레아 — 엘라임 (L/2Mcbharg)

2023-04-08 (파란날) 20:42:59

물의 왕은 웃으며 괜찮다 했지만, 레아는 물 정령이나 바람 정령이 식혀 주는 보람도 없게 화끈 익고 말았다. 물의 왕이 어느새 스스로 준비한 홍차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님 접대는 생각도 안 하고 버벅거렸네. 머리라도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표정이 떠름해지는 것도 역력히 느껴졌다. 늦게나마 수습해 보고자 마침 근처로 와 준 마법 기사(손님 접대를 해야 할 분위기임을 알아채기라도 한 것 같다. 여전히 크레덕을 얹은 채인 것도 그렇고, 도저히 빈 갑옷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처신이다.)를 부른 뒤, 슬쩍 눈치를 살폈다.

"결례를 범했습니다. 과일이라도 곁들이시겠습니까? 아니면 다른 게 나으실지요..?"

애써 바라보고는 있지만(의사를 타진하면서 딴 델 볼 수는 없으니) 민망해 죽겠다. 그러던 중 흥미로운 듯도 하고 떠보는 듯도 한 시선과 함께 이어진 말에 머릿속이 꼬였다. 정령이 잘 따른다? 멍한 건지 정신이 난 건지 헷갈리는 가운데, 요람에 처음 온 날 흑룡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 고작 그 정도가지고 정령들이 이정도로 친밀감을 가지는건 극히 드문일이야. 그대들 인간 말로는, '0퍼센트에 수렴한다.'라고 할 수 있지.

이변이긴 하다는 건데, 원인이 뭘까? 가장 먼저 떠오른 변수는 흑룡과의 관계였다. 습격자 용과 자신을 향한 정령들의 태도가 극명하게 갈렸던 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흑룡이 내게는 처음부터 우호적이었지만, 습격자 용과의 사이는 (천 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물음에도 심란해할 만큼) 최악에 가깝다. 정령들이 드러낸 온도 차도 그 점을 역력히 느낀 결과 같았다. 인간 아기가 주 양육자와 친밀해 보이는 상대에게는 비교적 빨리 경계를 풀고, 반대의 경우엔 더 경계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달까? 그렇다면, 정령들이 친근하게 굴었던 건 흑룡이 가져 준 우호적인 반응의 영향일 거다. 물론 그것만으로 설명이 되지는 않을 듯하다. 요람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난 정령 그림자조차 못 봤으니까. 당연히 정령과 어울린 경험도 없다. 그런데 어째서? 질문을 되풀이하다 문득 엉뚱한 발상이 튀어나왔다. 역으로 내가 정령과 접한 적이라곤 없는 인간이라 뭔가 얻어 내려는 기대도 없다시피 한 걸 정령들이 느꼈던 건 아닐까? 그래서 재밌으면 어울리고 아니면 말자고 편하게들 여겼을지도.

"블랑님이 절 좋게 봐 주신 덕이 크지 싶습니다. 또 이해득실을 따질 필요가 없다 보니 경계심을 늦춰 준 게 아닐지요?"

나름의 추론을 내놓을 찰나, 물의 왕이 정령의 속성을 언급했다. 속성이 다른데도 조화를 이룬다? 그러고 보니, 구체적인 내용이 다 기억나진 않지만 원소마다 상극이 있다는 얘기는 들은 것 같다. 화염 마법을 연마할수록 빙결 마법을 익히기는 어려워진댔나? 그래서 양쪽 다 능통한 마법사면 엄청난 능력자란다. 그 얘기를 정령에게도 적용하면 서로 상극인 정령도 있겠지만.. 레아는 눈을 굴려 정령들을 둘러보았다. 여기 정령들은 원래 이러고 다니던데? 물 정령이랑 불 정령이 같이 초콜릿 중탕도 해 주고 목욕물도 데워 주고.. 거기 생각이 미치자 물의 왕이 좀 더 대화에 집중하려는 듯 깍지를 낀 게 영 멋쩍다. 아무래도 단단히 오해한 눈치다, 여기 정령들이 사이 좋은 게 내 영향이라고.

"불과 물처럼 상극인 속성이 있다는 얘기는 얼핏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여기 정령들은 그런 것에 그리 구애받지는 않는 듯합니다. 제가 처음 왔을 때부터 그랬습니다."

바로 정정하긴 했지만 의아했다. 상성이란 게 그렇게 중요하다면, 여기 정령들이 조화롭게 지내는 건 어째서일까? 흑룡이 그런 부분에서도 조화를 부리고 있는 걸까?



// 물왕님 반응😅ㅋㅋㅋㅋㅋㅋㅋ 용에게 인정부터 짚어 보자면.. 레아는 블랑님이랑 대빵님한테 인정받아서 고맙고 기쁜 거랑 별개로, 두 용의 기준을 적용하면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이 인간 사회에 숱하다고 여기지 싶습니다😓a 그리고 정령들에 대해서는 이번 레스 정도로 생각 중이라, 물왕님의 호기심도 블랑님에게로 향해야 할 게 번지수를 잘못 찾은 거라고 볼 것 같군요🙄a

812 엘라임 - 레아 (Y2St93uarA)

2023-04-09 (내일 월요일) 02:27:43

-"아무거나 괜찮단다? 아이들이 먹는 것을 보아왔잖니?"

사실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이 없는 것은 모든 물질의 근간에는 반드시 마나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연 상태 그대로의 마나보다야 효율이 떨어지겠고, 마나로 분해하는 과정중에 그 소요되는 힘이 분명히 있지만, 어느정도의 유희거리를 즐기기 위한 활동이라 생각한다면 당연히 감당할 만한 부분이다, 그렇기에 아이들도 무언가를 먹는 것을 좋아하고, 또 그만큼 주변의 마나를 활성화 시키며 살아가는 것이다. 정령이라는 존재는 그렇게 자연을 유지해오는 것이리라.
그렇게 말하면서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으며 레아의 말에 경청하는 그녀였다. 분명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그렇게 인정하기엔 마치 무언가가 아귀가 들어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었다. 당장은 납득이 갔지만 그 모든 것을 설명하기엔 아무래도 힘든 것이었다. 이해득실을 따지자면 정령들이 서로 계약을 맺는 정령사들은 무엇이 되겠는가, 또 용이 좋게 봐줬다고 정령들이 그것에 수긍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정확히는 받아들이긴 하더라도 지금처럼 순탄하게 일이 처리되지는 않을 것이다.

-"으음.... 그럴수도 있겠구나."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그에 대해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녀라고해서 모든 것에 통달한 것은 아니니까. 3천년이라는 시간이 길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것을 통달할 수 있는 무한한 시간은 아니니까. 그렇기에 레아의 말에 수긍하면서 아이들을 바라본다. 정말로 신기했다. 레아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화염 정령은 불길을 사그라트려 혹여나 모를 레아의 화상을 예방하였고 어깨에 두 정령들은 레아가 혹여나 힘들어보일까봐 최대한 신경 써서 자신들의 기운을 조절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것은 상극과 상생을 넘어선 무언가를 보여주는 기분이었다. 마치, 엄마와 아이들같다고 해야할까.

-'오히려 평범하기에 끌린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항상 계약에 얽매여서, 타인을 상처입히고 마음대로 이루는 도구와는 다르게 자신을 존중하고 귀여워해주는 레아에게 끌리는 것은 더욱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언령의 초입을 이용해 정령들에게 이렇게 진솔한 마음으로 다가서는 것도 아마 아이들이기에 가능한 것일지도 몰랐다. 어찌보면 부러웠다. 한치의 자랑스러움도 없이 스스로의 고개를 낮추고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지내며 있던 것이니까. 그렇기에 같은 곳에 살면서도 서로 거리를 두던 아이들이 이렇게 한군데에 모일 수 있던 것이 아닐까?

-"..... 역시 특별하구나. 내 안목이 잘못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입가로 알수 없는 미소가 스쳐지나간다.

//가장 평범함이야 말로 특별함인겁니다. 물론 레아보다 잘난 사람들은 많을 수 있겠지만, 지금 이자리에서 블랑이, 라이네스가 인정한 사람은 레아입니다. 같은 결론이 도출 될 일도 없겠고요. 엘라임의 호기심은 정상인 겁니다. 가장 평범하기에 특출 나 질수 있는, 그것이 지금 블랑이, 블랑주가 바라보는 레아인겁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들어오자 마자 썼는데 시간이.... ㅠㅠ

813 레아 — 엘라임 (/4ZR6d1bLk)

2023-04-09 (내일 월요일) 11:09:21

"아.. 하긴 아무거나 정말 잘 먹습니다."

- 우리

- 잘 먹어∼

이제는 완전히 긴장을 풀었는지 몇몇 정령이 장단 맞추듯 뇸뇸 먹는 시늉을 하고는 키득거렸다. 웃음이 났다. 과일 창고를 털던(?) 모습이며 파베 초콜릿 반죽을 먹으며 그림 그리던 모습이 떠올랐다. 크레덕 빵과 달고나가 어느샌가 포장만 남고 깨끗이 사라졌던 것이며, 치킨을 받는 족족 신나게 먹어 치우던 모습도. 그러고 보니 크레덕 빵을 목부터 먹을지 꼬리부터 먹을지나 달고나를 모양대로 깨 먹을지 궁금했는데. 경황이 없어서 못 봤네. 그래도 뭐랄까. 잘 먹는 거랑 별개로 더 좋아하거나 덜 좋아하는 음식은 있을 법한데. 레아는 버릇처럼 제 머리로 손을 뻗다가 어깨 위의 정령을 쓰다듬으며 머쓱한 미소를 띠었다.

"기왕이면 선호하시는 음식을 대접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여쭈었습니다. 무엇이든 괜찮으시면 과일을 내오겠습니다."

차와 어울리기도 하고 정령들도 잘 먹으니 무난할 것 같았다. 마법 기사에게 과일을 넉넉히 가져다 달라고 청하자, 오래지 않아 기사들이 과일을 날라와서는 물의 왕이 허공에 띄운 얼음 판이며 한쪽에 책이 쌓여 있는 테이블에 차리기 시작했다. 저렇게 묵묵히 일해 주는 걸 보고 있으면 역시 좀 찔린다. 크레덕 정도의 사례(주려고 준 게 아니지만)는 너무 약소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러는 사이 물의 왕은 레아의 추론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수긍했다기엔 미심쩍은 기색이 보이고, 의심한다기엔 납득한 것처럼 보인달까? 하지만 보다 나은 가설을 내놓질 못하겠으니 어쩌겠는가? 별다른 대꾸를 못 한 채 정령들이 과일을 한아름 안거나 그 위에 올라타서는 먹기 시작하는 모습이나 구경하는데,

- 아∼

물 정령이 포도 한 알을 먹으라는 듯 내밀었다. 뭉클했다. 언젠가 큰조카가 비슷하게 먹여 줬던 것도 생각났다.(받아먹자마자 자기한테 그렇게 먹여 달라고 몸짓을 해서 빵 터졌었다.)

"고맙습니다."

받아먹고 고개를 꾸벅하려니 정말로 조카 대하는 기분이다. 하긴 책 읽어 주는 것도 큰 애들한테 해 주곤 했던 거다. (작은 애들은 아직 책보단 딸랑이나 모빌이 낫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물의 왕이 어딘지 묘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기분은 좋은 듯하긴 한데 의중은 가늠이 안 되는 말투였다. 사실 뭘 특별하게 여기는지부터 모르겠으니 의중까지는 알려야 알 도리가 없다. 이제는 자유로워진(?) 손으로 머리칼을 움키며 입속의 걸 얼른 삼켰다.

"조카랑 노는 거 좋아하는 인간이면 대개 저랑 비슷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정령들이 이 점을 마음에 들어 해 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모 삼촌은 아이를 담백하게 대할 수 있다. 아이가 안 다치고 잘 놀면 그걸로 기뻐하고 달리 바라는 것 따위 없으니까.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아이에게도 이모 삼촌이 부모보다 편한 존재일지도. 나와 정령도 비슷하지 않을까? 내가 조카 대할 때처럼(저지레 뒷감당은 마법 기사가 해 주니까) 그들과 같이 노는 데 집중하니까, 그걸 알아챈 정령들이 편안해한다거나?

"그건 그렇고 달리 필요한 건 없으십니까? 블랑님은 뵙지 않아도 괜찮으신지요?"

그와 인연이 있는 만큼 만날 의향이 전혀 없지는 않을 듯한데, 그에게 알리는 게 좋을지 어떨지 모르겠다. 일단은 당사자의 의향이 최우선이니까.



// 늦게까지 고생하셨군요😢 잠은 푹 주무셨으려나 모르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딱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뭔가 찡하군요ㅎㅎ 기대하시는 가능성을 레아가 잘 살릴 수 있을지는 (상황극 몰라요∼인 만큼) 아직 알 수 없습니다만😅a

+ 레아 다치지 말라고 기운 누그러뜨려 주는 정령이들 스윗합니다😊(레아가 정령에 대해 무지해서 넌씨눈인게 살짝 미안해질 정도😓ㅋ) 그나저나 저나 레아가 제기할 수 있는 가설은 얼추 끄집어낸 거 같은데, 물왕님의 호기심은 어느 정도 충족이 되었으려나요🙃?

814 엘라임 - 레아 (3BwYbXhGf2)

2023-04-09 (내일 월요일) 15:28:37

-"어머나, 잘 먹을께?"

어느새 리빙아머들까지 그녀의 말을 들으며 과일을 가져다 준다. 자신이 알기로는 수많은 용들의 레어 가디언(Rare Guardian)들은 대다수 레어 주인의 말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는데, 저정도로 부탁을 들어 주는 것을 본다면 분명히 지금 이 눈앞의 여인은 이 레어의 주인인 흑룡 다음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게다가 가끔씩 보이는 학사모를 쓴 오리 인형은 무엇인지 몰라도 마치 마음에 들기라도 하듯 서로 돌아가며 착용을 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물론, 그 오리의 모습에서 지금 이 눈앞의 여인이 연상되는 것은 절대 착각이 아닐지도 몰랐다.

-'그래도 입밖에 내는 건 실례겠지.'

순간적으로 귀여운 오리 한마리가 학사모를 쓰고 정령들을 가르치는 상상을 해버린 엘라임, 잠깐이지만 체통이고 나발이고 홍차를 뿜을 뻔 했던 그녀는 초인적인 인내심을 바탕으로 평온을 가장하였다. 지금 자신은 이 눈앞의 여인에게 호기심을 채우러 온 것이 아니던가, 절대로 그녀를 기분 나쁘게 해선 안된다, 라는 생각에 그녀는 최대한 평온을 유지하였고 이내 이어지는 여인의 말에 아주 찰나지간으로 이색적인 눈빛이 스쳐지나갔다.
대다수의 정령사들은 계약에 따라 교감을 하고자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계약에 얽매여서 제대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대다수의 정령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 게다가 그 색채는 점점 옅어져 얼마나 더 강한 정령을 부르는지, 또 얼마나 많은 마나를 담아내는지 그저 목적을 잃은 수단 마냥 강해지기만을 추구하였다. 대다수의 정령왕들이 그렇게 학을 떼버렸고, 점차적으로 정령사의 수량이 감소하는 것도 그것에 기인한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 눈앞의 여인은 달랐다. 정령을 힘으로 보지도 않고 그저 자기들과 같은 존재로 취급해주고 있다. 아마 이것이 그녀가 왜 지금 이 정령들이 조화로이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답이지 않을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그녀를 보았다. 평범함, 아주 특출날 것 없는 평범함, 그렇기에 시야를 낮추고 다른 이들의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아닐까. 조금은, 아주 조금은, 이해가 가는 이유였다.

-"말했다시피, 오늘은 널 보러온거란다. 레어의 주인은 내가 원한다면 보러 올수 있겠지만, 단 둘이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지는 않으니까?"

그렇게 자신의 목적을 이야기한 정령왕의 입가로 미소가 부드럽게 지어진다. 조금은 안심했고, 한켠으로는 조금이나마 풀려서 가뿐해진 기분으로 과일 한 조각을 입에 넣는다. 확실히 보존이 잘 되어서 그럴까, 상큼하고 달콤한 향이 홍차의 향과 어우러져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잘 대해줄꺼지?"

아마, 그녀라면 조금은 믿고 맡겨도 되지 않을까.

//못 살리면 어떻습니까!! 그래야지 성장하는 의미가 있는거죠!!

참고로 이거 엘라임도 아직은 짐작할 뿐입니다!! 엘라임 뿐만이 아니라 다른 정령왕들과의 관계도 예정되는 이야기라는 것이죠!! 여담으로 현재 최고령 정령와는 노아스(6200살)입니다!! 진작 돌아갔어야 할 입장이지만.... 스포일러이니 나중에 말씀드리는걸로!!

815 레아 — 엘라임 (c2VLkFEyoQ)

2023-04-10 (모두 수고..) 04:23:59

정령학에 소양이 없다시피 한 것과 별개로, 정령왕이라면 근엄하고 고고하다 못해 거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존재이겠거니 했다. 각종 이야기책에서 그 이능으로 인류를 축복하기도 하고 응징하기도 하는 광경이 다뤄지고, 성서(聖書)에는 주님의 명을 집행하는 천사라고 기록되어 있는데도, 정작 목격했다는 기록은 드물다 보니 실존하는 대상이라느니 정령의 힘을 극한까지 발현한 경우를 비유한 것이라느니로 논란이 있는 모양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마주한(도무지 현실감이라고는 없지만 앞에 있는 건 사실이니) 물의 왕은 그런 이미지와는 딴판이었다. 물의 천사라면 분명 이런 모습일 거라고 확신이 드는 외양인데도, 잘 먹겠다고 반색하는 웃음에선 소탈함과 포근함이 물씬 묻어났다. 마법 기사들의 움직임을 흥미로운 듯 바라볼 때는 산 리노에 막 도착한 새댁이래도 믿길 분위기였다. 이런 이가 산까지 잠기는 대홍수도 일으키는 물의 화신이라고? (온 대륙을 삼킬 기세의 대화재를 다스려 주거나 가뭄에 말라 비틀어지는 땅을 적셔 주는 건 그나마 떠올려진다만) 그런 재앙을 일으킨다니 도저히 상상이 안 된다.

너무 빤히 바라봤을까? 물의 왕이 묘한 눈빛으로 이쪽을 응시했다. 투명한 눈에 어린 윤기가 연구원들의 탐구적인 총기 같기도 하다. 혹시 정령을 조카에 빗댄 소리를 곱씹는 걸까? 그걸로 만족했다면 다행이다만, 이런 시선을 정면으로 받으려니 아무래도 열없다. 눈을 내리깔고 움킨 머리칼을 만지작거리던 중, 나긋할 뿐만 아니라 느긋하기까지 한 대답에 혼란스러워졌다. 흑룡을 만날 생각은 없다고? 더구나 환청이 아니라면, 저 말은 나랑만 얘기하려고 별렀다는 의미 같은데.. 그러니까, 물의 왕이? 왜??

"어.. 그.. 그럼... " 한참 버벅거린 끝에야 겨우 말을 끄집어냈다. "오셨었다고 나중에 전해 드리면 되겠습니까?"

그러나 머릿속은 여전히 뒤죽박죽이었다. 정령왕을 만나는 일에 일생을 거는 정령사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 그런데도 정령왕을 만났다는 기록은, 정령왕의 존재 여부가 논란이 될 만큼 적다. 그런즉 평생을 수련하고도 허망하게 죽고 만 정령사도 상당수라는 거다. 정령왕들이 그걸 모를까? 아니면 알고도 무시하는 걸까? 후자라면, 적어도 이 왕은 얄궂다고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자신들을 애타게 찾는 정령사들은 외면하면서, 할 수 있는 게 정령이랑 노는 거뿐인 나는 일부러 찾다니. 굳어지는 얼굴을 마른세수로 수습하는데, 물의 왕이 엉뚱하게까지 느껴지는 질문을 던졌다. 앞으로라..

"여기서 일하는 한 그러겠습니다."

얼굴에 은근히 열이 오르는 게 느껴졌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초면일 때부터 호의적으로 대해 준 데에다 해맑고 귀엽기까지 하니 원만하게 지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수습 기간이 지나고도 내가 여기에서 일할 수 있을까? 처음 만난 날의 내기대로면 흑룡이 채용 제안을 철회하지 않는 한 계속 일하게 될 거고, 그가 날 가족 같다고 한 이상 제안을 철회하지는 않을 듯하다. 그렇지만 그게 과연 좋은 일일까? (뭔진 몰라도) 흑룡이 내게서 얻는 게 전혀 없지 않다는 건 알겠고, 그에게 보답하려면 그가 바라는 걸 하는 게 최선이라는 것도 알겠다. 그런데 정작, 그가 바라는 게 뭔지를 모르겠다. 정확히는 그에게 필요한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가 가늠이 안 된다.

그가 상사와 부하 직원의 거리를 유지하길 바란다면 차라리 간단하다. 업무상 필요한 교류, 그러니까 그의 도움으로 진행 중인 연구, 요람의 서적, 그의 컨디션 관리와 무관한 화제는 무조건 피하면 된다. 그러나 가족이라는 이가, 서로 믿고 의지하자는 이가, 그 정도의 거리를 기대하진 않을 것 같다. 그러면 산 리노의 가족들만큼 거리를 좁히면 되나? 무리다. 용과 인간의 격차나 그가 직장 상사인 걸 고려하지 않는다 쳐도(이것부터가 사실 불가능에 가깝지만) 좋을 게 없다. 거리감 없이 대했다간 그의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고 말 테니까. 당장 일주일 전에도 그가 얘기하기 싫어하는 부분을 건드려 버리지 않았는가.

그래서 모르겠다. 그에게 불편을 끼치긴 싫은데, 직장스럽게 거리를 두는 건 그가 원하지 않을 듯하다. 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가족 같은 기분은 안길 만한 거리는 어느 정도일까? 그걸 안들 내가 그 정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내가 계속 일하는 건 오히려 독이지 싶다. 치미는 한숨을 애써 삼켰다. 누구한테 티 낼 일은 아니니까 어떻게든 삭이고 싶었다. 그런 김에 앞서 떠오른, 정령왕에 대한 의문으로 화제를 돌렸다.

"엘라임님 같은 분... 그러니까 정령왕님..과 마주하는 게 삶의 목표인 정령사도 꽤 많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들의 부름을 느끼신 적은 없으십니까?"



// 계획에 없던 현생으로 인해 이번엔 제가 많이 늦었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레아가 고민할 법한 부분이 자극(?)되어서 더 지체되어 버렸네요😖

그런데 다른 정령왕도 물왕님처럼 레귤러로 넣으실 계획이십니까? 그럼 블랑주님이 너무 많이 힘드실 거 같은데요😥 그 와중에 노아스라는 왕은 엄청 장수하는군요😦 스포는 스킵하고.. 어떤 속성의 왕입니까? 그리고 정령왕이 죽으면 다음 정령왕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이건 사실 레아로 물왕님께 묻지 싶습니다만 궁금해져서 말입니다😅a)

816 ◆8nz3IZH4M2 (f.B07ZM7Ds)

2023-04-10 (모두 수고..) 07:09:56

>>815

아이고 또 새벽 4시에 쓰셨어 ㅠㅠㅠ 무리하지 마세요....

아마 서포터 개념으로 한번쯤은 등장할껍니다!! 엘라임과 다르게 다른 정령왕들은 레아가 산기할 뿐 큰 관심은 두지 않으니까요!! 노아스는 일단 땅의 정령왕입니다! 고령이라 움직임이 많은 편은 아니에요!!

817 ◆Tkeoq3Vax6 (c2VLkFEyoQ)

2023-04-10 (모두 수고..) 11:21:37

>>816

비몽사몽하긴 하군요😅 오늘은 못 이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생 일정이 아직 불확실하네요(...)

어제 말씀드린다는 걸 깜박했는데 물왕님의 추론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평범해서 다른 이의 시선으로 볼 수도 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다행입니다 나머지 왕님들까지 출연 빈도가 높아지면 진짜 갈리실 테니까요😞 물왕님이 그 정도로 관심 가진 건 에르네스트산이 고향(??)인 영향일까요🤔? 땅왕님은ㅎㅎㅎㅎ 정적이라니 뭔가 묘하게 으르신(?) 같기도 합니다😏

818 ◆8nz3IZH4M2 (f.B07ZM7Ds)

2023-04-10 (모두 수고..) 12:45:36

>>817

저도 저녘 7~8시는 되어야 이어드릴수 있을테니 푹쉬시고 내일 이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정령왕이라고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오히려 특별하기에 놓치는 것도 많은거랍니다!!

원래부터 눈 여겨 보고 있었는데 레아가 기폭제 역할을 한 것도 없잖아 있지많요.... 본인 말마따나 이번 현계행은 레아 먄나러 온겁니다!!

819 ◆Tkeoq3Vax6 (c2VLkFEyoQ)

2023-04-10 (모두 수고..) 13:39:45

>>818

감사합니다!! 컨디션 관리 현생 격파 잘 해보겠습니다🙂

평범함이 강점이 될 수 있다니 좋군요🙂 레아의 역지사지 성향은 시트에서부터 좀 밀었던 특성인지라..😄a

세상에..!! 진짜로 레아랑 대화하는 거만 목적이었습니까😦;;? 전 물왕님이면 나오면서 블랑님 만날 생각을 안 했을 리 없다고 봤는데 말입니다😓ㅋ 뭐 암튼 모처럼이니 레아가 네셔널 정령그래픽(?)을 좀 해 봐도 좋겠다 싶습니다🙃

820 엘라임 - 레아 (OrG5zl5uRY)

2023-04-10 (모두 수고..) 21:04:49

-"전해준다면 고맙겠지만, 말하지 않아도 알거란다."

그렇게 리빙아머가 다시 따라준 홍차를 들이키고는 살짝 뜨거웠는지 미미하게 인상을 찡그렸다가 조심스레 얼음을 한 두개 띄우는 것으로 온도를 조절하고는 레아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였다. 인간들은 마법사같이 마나에 민감해야겠으나, 용이나 자신들은 마나 그 자체라고 봐도 될 정도로 마나에 대해 민감하다. 아마 자신이 다녀간것 쯤은 대기중의 남은 자신의 마나를 통해 순식간에 눈치 채고 레아에게 먼저 질문을 던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들의 말로는 보육원이라고 한다. 아이들을 보내고 대신 가르치고 돌봐주는 곳이라고 하던가. 정령계에서도 그런 아이들이 없잖아 있지만 이렇게 서로 다른, 심지어 상극까지 포함된 아이들끼리 이렇게 어울려지내는 것은 자신도 처음 본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초대 정령왕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정수를 전부 뒤져봐도 이러한 광경을 보는 것은 드물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그 모든 것을 조율하는 것은 다름아닌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것이 너무나 신기하지만, 오히려 납득이 가는 장면인게 아이러니 그자체였다.

-"아.... 그 멍청이들."

아주 평온한 모습으로 정령사들을 언급하는 레아에 대해 입을 연다. 하지만 절대로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듯, 웃는 얼굴과는 다르게 찻잔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그에 따라 얼음으로 만들어진 찻잔이 점점 깨져가는 것이 눈에 들어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내 자신이 너무 흥분했다는 것을 안 것일까, 그녀는 서둘러 힘을 푼뒤 다시 자신의 마력을 더해 깨진 얼음을 다시 붙이면서 가볍게 심호흡을 하며 자신을 진정시킨뒤 그녀는 이내 천천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였다.

-"아예 못듣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그건 오히려 도를 넘는 행위란다. 사람마다의 그릇이 있고 그 그릇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담아낸다면 그 그릇은 어찌 되겠니?"

그렇게 답하면 아마 영리한 이 아이는 알것이다. 그릇에 도를 넘는 물건을 집어넣게 된다면 점차적으로 금이 가고 종국에는 깨지게 되어 있다. 당연한 것이다. 자신이 그릇이 된다고 하지만 그릇이 버티지 못하면 결국 그것은 사망으로 직결되는 셈이다. 그런 어리석은 인간들을 그녀는 자주 봐왔고, 그런 자만에 빠진 인간들의 부름에 억지로 끌려 나왔을때 종국에는 그 인간들 모두가 파멸을 맞고야 만 것이었다. 그녀가 천천히 한숨을 쉬며 찻잔을 놓았다.
사실 그것말고도 다른 이유는 충분히 있었다. 옛날 정령사들은 구도자(究到子)들이었다. 어떻게 하면 정령들과 교감을 이루고 그들과 교류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인가? 그렇게 닦아놓은 길들이 지금의 정령학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 위의 길을 걷는 이들은 정령을 싸움의 도구로 취급하기 시작하였고, 종국에는 정령들이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게 될 지경에 이르렀다. 작금의 정령사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같은 이유였다. 그렇기에 더욱 아쉬웠다. 그녀가 만일 정령사였다면.... 그러는 순간 그녀는 아까 레아의 얼굴 위로 스쳐지나갔던 근심을 떠올린 것인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고민이 있어보이는구나. 한번 털어놔보지 않으련? 여자들끼리 있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천천히 검지 손가락을 들어올린뒤 한쪽 눈으로 윙크를 해보이며 주변의 정령들을 돌아보았다. 그와 동시에 정령들고 그 의미를 알아챈 것인지, 똑같이 검지손가락을 들고 개구진 표정을 지어보이며 다 같이 '쉬이이이--'라는 의성어와 함께 입을 잠그는 시늉을 해보였다.

//정령왕이 죽으면 정수를 남깁니다. 동시에 다음 대로 지목된 상급 정령들이 동시에 동면에 들어가고, 정수를 이어받을 그릇은 정령왕이 되고, 그러지 못한 정령들은 최상급의 정령으로 탈바꿈 합니다. 이 최상급 정령들은 말그대로 정령왕의 친위대 급이라고 보시면 되요.

블랑이야 마음만 먹으면 보러 오면 되지만, 레아랑 보내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으니까요! 물론 걸즈토크를 빌미로 블랑을 밀어내고 단둘이 있을 시간도 만들 예정입니다!!

821 ◆Tkeoq3Vax6 (c2VLkFEyoQ)

2023-04-10 (모두 수고..) 21:25:25

>>820

생각난 김에 써 봤는데 비중이 너무 많았어선가 물왕님의 호기심을 자극해 버렸군요😅a 레아가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불투명한 현생에서 잉여하게 뒹굴거리다가 진단메이커에서 재밌어 보이는 질문이 보여서 심심하지 마시라고(??) 던져 봅니다ㅎㅎ 개중 하나는 레아도 답변했던 거네요😏

"가장 증오하는 사람과 강제로 하루를 보내야 한다면?"
블랑:

"너는 어디까지 비열해질 수 있어?"
블랑:

"24시간 후에 죽는다면 뭘 하고 싶어?"
블랑:

822 ◆8nz3IZH4M2 (f.B07ZM7Ds)

2023-04-10 (모두 수고..) 23:34:12

>>821

엘라임은 걸즈토크 타임이라 두근세근중이랍니다!!

아이구.... 짬나실때 쉬셔야지요!! 전 오늘 버스에서 내리다가 발을 삐었는데 상태가 묘하네요 아프긴 한데 일하는덴 지장이 없는?

1> "서로에게 아는체를 해봤자 서로 감정만 죽어버릴테니, 일단은 없는듯이 지내야겠지. 상대방이 자극하건 안하건, 감정을 조절하는건 자신이 있으니 말일세."

2> "상대도 죽일수 있을것일세. 물론 비열해진다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만약 내 신념과 의지를 건 싸움이라면 목적도 수단도 가리지 않을 것이야. 그때가 된다면, 나 또한 죽을수 있단 것을..... 각오해야겠지만 말일세."

3> "일단 마지막으로 요람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마무리 지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마음의 준비를....."
[언제부터 네가 죽음을 손에 쥐었다 생각하는 것이냐]
"방금 내가 무슨 말을 했었지?"

그럼 반격 개시!!

"인기가 생긴다면 즐기는 편? 신경 쓰지 않는 편? 피하는 편?"
레아:

"내가 널 연기하려면 뭘 따라하는 게 제일 중요할까?"
레아:

"네 성격 중 가장 특이한 점은?"
레아: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듣는 대상은 엘라임입니다!!

823 레아 — 엘라임 (CKFvmDabpo)

2023-04-11 (FIRE!) 00:50:54

마법 기사가 내어 준 홍차를 마시던 물의 왕이 뜨겁다는 듯 표정을 살짝 실그러뜨렸다. 영체(靈體)인데도 인간처럼 뜨거운 감각을 느끼는구나. 얼음을 다루는 정령이라서일까? 뜨거운 걸 좀처럼 못 먹기는 마찬가지라 미묘하게 동질감이 들기도 한다.(일개 인간과는 아득히 연이 없는 물의 왕을 두고서는 할 생각은 아니겠지만)

한편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는 대답에는 그저 눈만 끔벅였다. 흑룡이 돌아올 때까지 물의 왕이 예 있으면 모를까, 아니면 마법 기사들이 뒷정리를 다 해서 흔적도 안 남을 텐데, 그런데도 알 수 있다는 걸까. 분명 엄청난데, 놀랍기보다 멍하다. 하도 어마어마한 경험을 연이어 하고 있어선가, 놀라 마땅한 일에도 둔해진 기분이다. 그런데 그런 거까지 알아채는 비결이 뭘까? 용은 천리안이라 멀리 가도 여길 훤히 볼 수 있는 걸까? 아니면 용에겐 인간의 감각으로는 인지하지 못하는 또 다른 감각이 있는 걸까? 곰곰 생각하다 머리카락을 구기듯 움켰다. 그가 돌아오면 묻고 싶긴 한데, 마음 상할 질문일지 아닐지가 가늠이 안 된다. 그의 과거나 다른 용과의 관계가 아니라 용의 특성에 관한 일반적인 질문이니 괜..찮으려나?

긴가민가하던 중, 부드럽지만 어딘지 냉소적인 느낌이 서린 욕설에 귀가 뜨였다. 물의 왕은 여전히 웃는 낯이었지만, 손아귀의 얼음 잔엔 금이 가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숨을 죽일 찰나, 찻물이 샐 듯 갈라진 잔을 얼음 알갱이가 감쌌고 곧 잔이 말끔해졌다. 괜찮은 걸까? 등골이 서늘한 감각이 가시질 않아 눈치만 보고 있자니, 물의 왕이 긴 숨을 내쉬고는 대답을 이어 갔다. 착잡했다. 느릿하게 가라앉은 어조도, 거기 담긴 내용도. 사실 이해는 됐다. 그 정령사들의 기량이 정령왕을 불러내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의미 아닌가. 그런데도 소환을 고집하면 그릇, 즉 정령사의 신체가 부서지고 만다는 거겠지. 그러니 무시하는 게 차라리 정령사들을 위해 주는 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령왕을 소환하고자 애쓰는 정령사들은 그 사실을 모를 거다. 그로 인해 밀어붙이지도 단념하지도 못하는 상태로 스스로를 독려하다 질책하길 되풀이하겠지. 내가 연구를 계속해도 될지 수없이 곱씹었듯이. 분야는 다를지라도 초자연적인 대상을 쫓느라 생기는 번민이라는 점은 같기에 남 일 같지가 않았다. 만약 인간을 탐탁찮게 여기는 용과 마주했다면, 나도 저 잔처럼 깨지는 신세였겠지? 다시 복구되는 일 따위 없이. 내가 다른 연구자, 정령사들과 다른 거라곤 인도자를 만날 운이 따라 줬다는 것뿐. 그걸 새삼 절감하면서도 정령사들에게 귀띔이라도 해 주실 수 없냐고 물을 엄두는 내지 못했다. 앞서의 반응으로 보아 물의 왕이 그런 정령사들을 질색하는 눈치였고, 섣부른 귀띔이 정령사들에게 희망 고문으로 작용할까 봐 저어되었기에.

그때, 물의 왕이 한결 밝아진 얼굴로(윙크까지 해 보였다.) 고민이 있으면 털어놓겠냐며 정령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거기 장단이라도 맞추듯 정령들은 제각기 특색 어린 몸짓으로 입을 가렸다.(심지어 불 정령은 꼬리에 피운 불을 얼굴까지 드리웠다.) 제대로 감췄어야 했는데, 티가 나 버렸구나. 그게 부끄러워 얼굴을 반나마 가렸다가, 생기발랄하게 구는 정령들이 귀여워 한숨과 웃음이 같이 나왔다. 그렇긴 해도 이 자리에서 말할 거리는 아닌 것 같다. 초면부터 사적인 얘기를 늘어놓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거니와(용의 대표에게 그래 버리긴 했지만, 그래서 이제는 삼가고 싶다.) 애초에 흑룡 말고는 답을 줄 수 없는 사안이다.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마음을 다치지 않을지를 당사자 말고 누가 알겠는가. 물어도 그에게 물어야지.

"초면부터 호의를 베풀어 주신 것은 감사합니다만, 저 스스로 갈무리하거나 당사자에게 물어야 할 일이니 사양하겠습니다."

그러고 짐짓 밝은 표정을 짓는데 불쑥 위화감이 들었다. '여자들끼리'? 여자였어?? 물론 한눈에도 인간 여성을 닮은 외형이긴 하다만.. 정령은 생명체가 아니라서 생식을 안 할 거 같은데, 그런데도 성별은 있다고?! 입이 떡 벌어졌다. 골이 지끈지끈 저려 오는 기분이었다. 이거 정령학자들도 알까? 호기심 반 얼떨떨함 반으로 말문을 열었다.

"저.. 그러니까... 여자분이시라고요? 정령도 성별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말하다가 흠칫했다. 설마, 정령도 생식 활동을 하나?!? 성별이 있다면 가능성이 없지 않을 듯하지만, 레아는 천진난만하게 앉은 정령들을 둘러보았다. 이걸 어떻게 말한다? "어... 설마.. 정령도 자손..을 가집니까?"



// >>822 두근세근하는 물왕님의 산통을 깨 버렸습니다....ㅇ>-<

근데 월요일부터 재난을 겪으셨군요😬;; 삔 쪽은 가급적 움직이지 마시고 쉬고서도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 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쉬어도 자연 치유가 안 되는 수준이면 생각보다 심한 부상일지도 모르니까요😖



1> 블랑님 하루 동안 얄짤 없이 도 닦기 돌입(...)

2> 별로 안 비열하다고 봐도 되겠는데요ㅎㅎ 생사 걸린 싸움에서나 수단 방법 안 가리는 정도면😌 근데 신념과 의지가 걸리면 수단 방법을 안 가린다니 궁금해진 게, 블랑님은 목적 달성이 과정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여기는 쪽입니까🤔?

3> 블랑님한테 빙의해서 블랑님이 죽지 못하도록 만드는 존재라도 있는 걸까요😓ㅎㅎ?



1) "어떤 인기를 가리키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애기들한테 인기라면 즐길 듯합니다. 정령님들이 저를 따라 주는 것도 그와 비슷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반면에 고양이한테 인기는.. 최소한 밥 먹을 땐 피하고 싶을 거 같습니다. 밥을 또 빼앗기긴 싫어서요. 그 외에 연애나 결혼을 염두에 둔 인기는 피하고 싶고, 친구나 지인 삼고 싶다는 인기면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2) "글쎄요.. 특정 인물을 연기하려면 그 사람의 말투나 특징적인 버릇을 따라하는 게 효과적일 듯합니다. 저는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머리카락을 꼬거나 움키는 버릇이 있으니 그걸 따라하시면 그럴싸하지 않을까요?"

3) "부끄럽지만 여느 사람이면 당연히 챙겼을 것들을 놓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좀 전에 차 내드리는 걸 깜박했던 것처럼요.."

824 ◆8nz3IZH4M2 (V1QkSgVSww)

2023-04-11 (FIRE!) 12:03:27

>>823

엘라임 : "나제다아아아아아아....."

아 오늘아침에 회사 오자마자 바르는 파스 바르니까 많이 괜찮아졌네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당!!

3> 항상 그렇듯 인물은 글색깔에 맞춥니다! 한가지만 스포일러 하자면, 일단 [스포일러]는 선악 구분시 일단 선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1) 고양이 밥.....(아련) 그와중에 레아는 역시 보육원 강사님이었군요!!

답변은 어제랑 비슷한 시간에 갈꺼에요!!

825 ◆Tkeoq3Vax6 (CKFvmDabpo)

2023-04-11 (FIRE!) 13:09:07

>>824

아무래도 초면이다 보니..😅ㅋ 스스로를 일개 인간으로 인식하고 있는 레아가 초면부터 정령왕한테 허물없이 굴면 어색할 거 같았습니다😐a 고민 내용이 블랑님한테 다이렉트로 묻거나 스스로 추슬러야 할 사안 같기도 했고요😓a (레아가 다이렉트로 물으면 블랑님이 어떤 해답을 줄지 궁금하군요😌)

오 그래도 비교적 경미한 부상이었나 봅니다 은근 불안하셨을 텐데 다행입니다🙂!!

>>608에서 블랑님 생각은 빨간 글씨에 검은 안개(?)였는데 >>673이랑 이번엔 검은 글씨에 검은 안개군요 블랑님 풀네임이 블랑/느와르로 나뉘는 것도 그렇고 혹시 제2의 블랑님(이건 느와르님이라고 해야 하려나요😅?)이 내재되어 있는 걸까요? 그 제2의 존재가 블랑님을 그릇 삼으려는 신이고🤔?

고양이는 situplay>1596715072>133에서 남겼던 빵 강탈 사건 때문에 언급해 봤습니다ㅎㅎ 보육원 강사씩이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조카도 많고 해서 애기들하고 어울리는 건 좋아하는 편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레아의 반응이 좀 당혹스럽게 느껴질 여지도 없지는 않은지라 물왕님이 어떻게 반응할지 짐작하기 어렵군요😶a 아무튼 남은 하루 잘 넘기시길 바랍니다🙂!!

826 ◆8nz3IZH4M2 (V1QkSgVSww)

2023-04-11 (FIRE!) 13:42:53

>>825

차피 엘라임이 할말도 '그때는 직접 물어보라고, 아마 상대도 정리할 시간이란게 필요하니까.'란 투로 말했을꺼애요!!

아 >>608은 그냥 강조입니다. 그건 순간적인 오싹함을 표현한 장치고 보통은 그림자색이랑 글씨색이 일치됩니다!! 그리고, 그릇에 물건이 담겼는지 안 담겼는지는 저희는 알 수 없지요 :D 왜 이런 말 있잖아요? 늦었을때가 이미 늦었다

그리고 2에 대해 말하자면, '자신이 상대를 죽이고자 하는 것처럼 상대가 나를 죽이는 것 역시 정당하다'는, 즉 상대와 나 모두 쟁취의 주체로써 인정한다는 전제 하에서 싸우는 것을 전제로 해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불의에 불의로 맞서는 만큼 언제든지 엇나갈 수 있는, 보더라인에 걸쳐진 마음가짐이라 보시면 됩니다!

827 ◆Tkeoq3Vax6 (CKFvmDabpo)

2023-04-11 (FIRE!) 14:45:23

>>826

적절히 대처해 주는 누님이군요🙃 친해질 계기가 있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대빵님의 경우 극적이라면 극적인 상황을 거친 덕에 트게 된 감이 있는데 물왕님과의 교류는 아직 진전될 거리를 못 찾겠어서요..😅a (물왕님한텐 레아가 신기한 인간이긴 해도 사적으로도 교류하고 싶을 만큼 깊은 인상을 주진 못했을 거 같고, 레아한테도 물왕님은 자기한테 호의적이긴 한데 아직은 낯설고 어려운 초월자일 거 같습니다ㅎㅎ😓)

어렵군요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때 되면 나오겠거니😐.. (존버는 승리한다죠ㅎㅎ)

불의를 정당화하지 않고 불의임을 인정하지만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서라면 써먹는다..정도일까요😮? 남을 죽이려고 할 때 자기의 죽음도 각오하는 건 어떤 의미로 공평한 태도 같긴 합니다만 말씀대로 경계에 걸쳤다는 느낌이기도 하군요🤔 삐끗할 경우 흑화해서 폭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랑님의 흑화라니 상상은 잘 안 됩니다만, 신념이 너무 충만해진 나머지 그거밖에 못 보게 되어서 맛탱이가 가는 캐릭터도 클리셰이긴 하니까요😶a) 그러면 꽤나 시리어스해질 듯합니다😅

828 ◆8nz3IZH4M2 (wslEu2qLMk)

2023-04-11 (FIRE!) 19:07:50

>>827

이미 엘라임은 호감도가 꽤 높은 상황입니다!! 언니라고 한마디만 해도 끔뻑 죽을거 같은데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모습은 어지간해선 안나올껍니다!! 나올 생각 없어요!!

답레는.... 한 8시~9시 쯤 나올꺼에요!!

829 ◆Tkeoq3Vax6 (CKFvmDabpo)

2023-04-11 (FIRE!) 19:36:01

>>828

엨😦?! 대 대단히 의외입니다 어째서일까요🤔 요람의 정령이들이랑 잘 어울리는 게 그렇게나 마음에 들었던 걸까요😮? 레아한테는 아직 마냥 초월적인 존재라 언니 소리는 안 나올 거 같습니다만..😅a 암튼 매우 신기합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저도 생각 잘 해 봐야겠군요🙃!!

다행이라면 다행이군요😌 하긴 블랑님이 흑화해 버리면 너무 시리어스겠죠😬? 뒷맛도 좀 쓸 거 같고..😓

아 참 또 다른 진단메이커를 발견해서 던져 봅니다 여유 되실 때 써 주세요😁

블랑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기념일 선물은 아름다운 것과 실용적인 것 중 어느 쪽?」
2. 「자신이 정말로 바라던 것을 정말로 손에 넣는다면?」
3. 「타인의 악행을 억울하게 뒤집어 쓰게 된다면?」

https://kr.shindanmaker.com/1079210

830 엘라임 - 레아 (wslEu2qLMk)

2023-04-11 (FIRE!) 20:42:56

-"성별이 있기야 있지. 하지만 너희가 생각하는 것과는 그 의미가 다르단다."

이윽고 엘라임의 설명이 이어져갔다. 세상이 극과 극으로 나누어듯 마나 또한 마찬가지였고 이로부터 파생된 정령들과 용들도 모두 그 섭리에선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렇기에 양의 마나가 짙으면 남성체로, 음의 마나가 짙어지면 여성체로 화하였다. 게다가 물은 대개 음의 마나가 짙었고, 그렇게 대다수의 수정령(水淨靈)들은 모두가 여성체를 띄거나 여성향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즉 생식의 목적이나 그런 것이 아닌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되었다가 정답이 되지 않을까, 라고 덧붙이는 그녀였다.

-"뭐, 나나 전대에게 반한 인간이 한둘은 아니었지만.... 이루어질 수도, 이룰 생각도 없는 사랑이라는건 잘 알고 있지 않니?"

그렇게 말한 채 팔꿈치를 괴고는 턱을 손에 기댄채 장난스레 웃어보이는 빙정왕이었다. 차갑다고 알려진 그녀였고, 사료상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짓지 아니하고, 그저 딱딱하고 굳은 표정만이 그 아름다운 얼굴을 한층 더 부각시킨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지금 레아 앞에 있는 그녀는 여느 여인들과 다를바 없이 웃음 짓고, 다른 이들과 소통을 원했던 이었다.
그렇기에 엘라임은 레아가 마음에 들었다. 정령들에게 상냥하게 대해주는 것은 물론,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긴 하지만 그렇다고 막 멀지도, 무례하게 굴지도 않는다. 어떻게 보면 운명이 인도한 셈이 되었지만 아이들도 저렇게 마음에 들어하는 것을 보면 마음만큼은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조금이라도 인연을 맺어둘 수 있다면 좋은 이야기지 않을까? 그 순간 그녀의 눈이 이채가 띄어진다. 다름 아닌 아까 그녀가 소중하게 쥐고 있던 자그마한 판, 그 안에서 그 무엇보다도 강렬한 마나의 향이 나고 있었다.

-'저건.....'

예전에 라이네스가 알아보았듯 엘라임도 출입증의 정체를 알아본것인지 몰라도 그녀는 잠시간 출입증의 존재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저 마나 반응을 보건데 이 레어의 주인이 자신의 드래곤 하트를 이용해 저 출입증을 연성해낸 것이라 생각한 그녀는 이내 드래곤 하트의 성질중 마나 반응 저장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아마도, 정말로 말도 안되는 짓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실패 한다 하더라도 문제는 없다. 드래곤 하트 자체의 성질을 이용해 마나를 저장하려는 것이고, 만에하나 실패한다 하더라도 순수한 마나의 영향이었기 때문에 아마 출입증 자체에 손상은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럼 비밀 이야기는 그만두자꾸나. 근데 그러고보니, 그 아까 손에 쥐고 있던 건 뭔지, 한번 보여줄 수 있겠니?"

일단은 자신의 목적을 최대한 숨긴채, 그녀를 자신의 판으로 끌어들이자고 생각 한 그녀가 천천히 미소를 머금었다. 경계심은 이미 많이 사그라들었고..... 만약 성공한다면 조금은 더 가까운 존재가 될수 있지 않을까.

//

엘라임 : 자~ 계약 드가자~

1> "일단 실용적인 것을 중시하네만, 그 어떤 선물이라도 아름답지 않을리가 있겠는가. 누군가가 순수한 마음을 담아 전한 선물 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을테니까 말일세."

2> "기쁘기야 하겠네만, 언제나와 같은 일상이지 않을까. 내가 정말로 바라는 것은 세계에 멸망이 오지 않는 것이고, 그리된다면 평화로운 나날이 지속될테니 말일세."

3> "일단 사정을 살펴보겠네. 만약 악인이 나를 시기해 그렇다면 나는 그저 묵묵히 노력할 뿐이겠지, 언제나 진실은 드러나게 되어있는 법이니. 허나.... 정말 피치못할 사정이라면 내 직접 당사자와 이야기를 해보고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려고 하겠지. 진실이 어떻건간에 그것이 상대의 본심은 아니었을테니 말이지....."

그럼! 반격이닷!!

레아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 중 하나를 양보한다면?」
2. 「주변인들의 말에 쉽게 휩쓸리는 편인가?」
3. 「소중한 사람이 자신을 해하고자 하는 걸 안다면?」

#당캐질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79210

831 레아 — 엘라임 (qiqoax7s8Q)

2023-04-12 (水) 02:23:42

괜찮을까? 정령들의 초롱초롱한 시선이 쏠리다 보니 적절히 여과한 표현일지 긴가민가했다. 다행히 정령들은 별 동요가 없어 보였고, 이내 과일로 관심을 돌렸다. 그리고 조곤조곤 이어지는 답변. 인간을 비롯한 동물처럼 생식 때문에 구별되는 성별이 아니라, 마나의 속성으로 인해 성별이 갈린다는 모양이다. 하지만 미간을 찌푸리고 끙끙 곱씹을수록 의문이 범람했다. 흑룡의 설명에 따르면 발바리아 황가는 전임 용 대표의 후예인데. 종이 다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마나로 이루어진 존재인데도 평범한 동물인 인간과의 생식이 가능했던 건가? 정령은 (인간이 정령왕을 연모해 봤자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로 보아) 인간과의 생식이 불가능한가 본데? 게다가 물이 음의 마나를 지녀서 물의 정령들이 여성 같은 신체를 지니는 거라면, 지금 용 대표는 뭐지? (물의 왕이 얼음 찻잔을 만들었듯이, 용의 대표가 얼음으로 맥주잔을 만들었던 게 떠올랐다.) 말끔해진 모습이 쉬이 보기 힘든 미형이긴 했지만 여성보다는 남성에 가까워 보였는데, 착각이었나? 뜻밖의 난제에 머리칼을 구겼다가 꼬인 사고를 풀기 시작했다. 어쩌면 성별은 편의상 동원한 개념인지도 모르겠다. 마나 생명체의 특성은 일반적인 생물의 특성과는 많이 다를 테고, 그만큼 인간이 사고하거나 표현할 수 있는 영역과 동떨어진 것일 테니까. 그러니까, 정령 여성이라고 해서 인간 여성(혹은 동물 암컷)과 유사한 특성을 지녔다는 보장은 없겠지? 어렵다. 마법학이나 정령학에 조금이라도 소양이 있었으면 지금보다는 잘 알아들었을 텐데.

한편으로는 물의 왕이 말한, 물의 왕에게 반했다는 인간을 연상시키는 이야깃거리도 떠올랐다. 우연히 얼음 여왕과 마주친 후 재회를 바라며 그 자리를 지키다가 망부석이 되고 만 인간의 설화, 언제부턴가 실성한 사람처럼 물의 왕으로 추정되는 정령의 모습만을 화폭에 담았다는 천재 화가의 일대기, 그처럼 비극적인 사연이 대중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을까? 물의 왕이 등장하는 창작물 중에는 인간이 천신만고 끝에 물의 왕과 맺어지는 서사도 더러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건 희망 사항을 담은 이야기일 뿐,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은 모양이다. 당장 이 순간에도 내로라 하는 정령사들이 좌절감에 짓눌리고 있을지도 모르고. 현실을 조금이나마 덜 냉혹하게 만들 방도는 없을까? 전해져 오는 이야기와는 딴판인 미소를 보고 있을수록 그 바람은 강렬해졌다. 하다 못해 정령왕이 소환에 응하지 않는 건 정령사의 죽음을 막기 위함이라는 사실이라도 희망 고문의 여지 없이 알릴 수 있다면.. 레아는 (어느새 기도할 때처럼 깍지 낀 손에 움킨) 출입증에 이마를 대고 있다가 고개를 들었다.

"아까 하신 말씀 말입니다. 정령사가 사망할 위험 때문에 부름에 응하지 않으신다는 점요. 혹시 제가 기록해서 인간들에게 알려도 괜찮겠습니까? 저는 정령사조차 아닌지라 헛소리 취급받을 가능성이 크긴 합니다만.. 그래도 정령사들이 이유를 전혀 모를 때보다는 무리를 덜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무익한 짓인지도 모른다. 설령 정령사들이 곧이곧대로 믿는대도, 능력을 더 기르면 언젠가 정령왕을 불러낼 수 있을 거라며 수련에 더욱 매진할 수도 있다. 심지어는 스스로의 한계를 인지하더라도 받아들이지는 못해 이전보다 더한 고통을 겪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몇몇은 기약 없는 일에 생을 허비하는 대신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해 주지 않을까? 정령 소환 역시 잘 살기 위해 익힌 거고 잘 사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발상을 전환해 준다면, 정령 소환은 희귀한 능력인 만큼 어디서든 써먹으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정령왕을 부르네 마네 하던 정령사라면 흙의 정령을 통해 각종 건축물을 뚝딱 쌓거나, 물의 정령을 통해 가뭄 피해를 줄이거나, 바람 정령을 통해 대중교통 시설을 움직이거나, 불의 정령을 통해 일대의 난방을 책임지는 일도 거뜬히 해낼 듯하니까)

그런 희망을 품고 답을 기다리는데, 물의 왕이 출입증에 호기심을 보였다. 순간 손아귀의 출입증에 시선을 집중했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신이한 마도구인 건 알겠는데, 물의 왕이 흥미를 가질 만큼 엄청난 물건이었나? 제대로 보여 주려면 건네는 게 낫겠지만 그건 내키지 않았다. 물의 왕은 이런 도구가 아쉽지 않을 능력자거니와 흑룡과의 관계도 있으니 굳이 탐내지는 않을 듯하고, 설령 탐낸다 해도 흑룡이 나만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했으니 소용 없겠지만, 그런 걸 떠나 나를 채용했다는 징표로 준 물건이다. 내 손으로 다른 이에게 맡기는 건 잠깐이라도 께름칙했다. 결국 레아는 출입증의 한 면이 보이게끔 들어올리며 양해를 구했다.

"제가 여기 직원이라는 징표이자 업무상 중요한 물건이라 건네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정령학과 마나 이론은 까막눈 레아에겐 지옥불(?) 난도였다😖!! (두둥)
근데 계약이라니, 물왕님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거랍니까😨;;? 레아랑 계약해 봤자 물왕님한테 딱히 득 될 게 없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1> 블랑님은 실속파군요 근데 용이 실속 있다고 인정할 만한 게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지간한 건 마법으로 해결 가능하고 음식은 안 먹어도 되고ㅎㅎㅎ

2> 마냥 평화로운 건 아니고 크고 작은 갈등이나 분쟁이 끊이지 않겠지만.. 아무튼 큰 변화는 없다는 거군요😌

3> 헐.. 누명을 쓰고도 누명 씌운 쪽을 도울 수도 있다는 겁니까😬? 이건 거의 오른뺨 맞고도 왼뺨까지 대는 수준 같습니다만;;;



1. "밀크티와 밥빵을 대입해서 생각하면.. 밀크티를 양보하겠습니다. 밥빵 그건 누구 먹으라고 줄 음식이 못 됩니다.."

2. "고집이 센 편이라,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듣기 싫은 말은 외면하는 경향이 제법 강합니다. 가령 체력이 좋아서 연구자 잘할 거다 같은 말은 얼씨구나 듣는데, 연구 따위 부질없는 짓이다 같은 소리는 안 듣습니다. 그래도 구체적인 근거를 갖춘 말에는 많이 흔들리는 편입니다. 논리적인 말일수록 납득 안 하기가 어려우니까요."

3.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군요. 충격이 너무 커서 현실을 못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죽는 게 무서우니 어떻게든 살 궁리를 해야겠지만요. 상대와 마주칠 일 없게 달아나는 걸로 끝나는 상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832 ◆8nz3IZH4M2 (UdMC7OOwgc)

2023-04-12 (水) 12:30:23

>>831

엘라임 : "그런거 없다!!(두둥) 그냥 마음 가는대로 가는거야!!"

생김새와는 다르게 꽤 자유분방하고 제멋대로입니다! 때로는 충동적이고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하는, 하급정령 시절의 모습이 조금 남아 있어요!! 그러고서 후회따윈 하지 않습니다!! 차피 마나야 출입증의 드래곤하트가 해결해줄테니 문제는 없을 껍니다!!

3> "그런 성격 아니었으면 요람도 못만들었지."

833 ◆Tkeoq3Vax6 (qiqoax7s8Q)

2023-04-12 (水) 12:58:38

>>832

아니 잠시만요😨 그 계약이라는 거 정령한테도 꽤 중요한 일 아닙니까? 아무나하고 해도 됩니까? >>820 봐도 그 그릇이란 게 안 되면 죽는 거 같은데요🥶?! 블랑님 심장 조각 덕에 괜찮다면 '그릇의 크기=체내에 축적 가능한 마나의 양'입니까? 그와 별개로 확실히 애기정령스럽긴 한 게;; 자기가 호구 잡으려 들면 어쩌냐고 레아가 투덜거렸을 때 애기정령들이 듣는 둥 마는 둥 했던 거랑 겹치는 느낌이 있습니다 대책 없으ㅅ..😑;; 만약에 레아가 계약에 동의 안 하면 어떻게 됩니까😦??

범인으로서는 이해 못하겠습니다ㅎㅎㅎㅎㅎㅎ 그러고 보니 블랑님은 아직도 대빵님 레어 청소 중일까요😅?

834 ◆8nz3IZH4M2 (UdMC7OOwgc)

2023-04-12 (水) 13:25:15

>>833

중요합니다만..... 엘라임도 그만큼 레아를 계약자로 점찍은게 크니까요! 지난 몇주간 보고 느낀게 있는데 함부로 판단은 안합니다!! 그릇의 크기는 마나량이 6, 친화력이 4가 기준입니다!! 근데 그동안 온갖 정령들과 사이좋게 지내면서 올리신게 많으니 걱정 안하셔도 될테고, 마나량은 뭐..... 블랑의 심장 조각을 믿어봅시다!! :D!!(무대책)

어.... 계약을 안하신다라..... 상관은 없겠지만 아마 엘라임이 다른 방향으로 같이 있을 방법을 궁리할수도 있어요!!

블랑은 저도 사실 굴리기 가끔식 오우야 스러운게.... 일단 '지덕체가 완전한' 형태니까요. 플라톤 사상으로 따지자면...... 철인입니다. 네.

별개로 지금도 레어 청소중입니다. 이제 히드라 독으로다가 소독약 뿌려가면서 곰팡이랑 묵은때 지우는 중이에요. 로드 왈 : "우리집 색이 원래 이랬구나?" 이 한마디 하고 조용히 하세욧! 주먹을 맞고 다시 기절했습니다(.....)

835 ◆Tkeoq3Vax6 (qiqoax7s8Q)

2023-04-12 (水) 14:49:03

>>834

레아가 어떤 선택을 할지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무려 정령왕이 친히 인간한테 와서 계약해 주겠다는 거니 압도적 감사로 그랜절 할 일 같기는 한데..😐 계약을 받아들이고 싶은 이유와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레아한테는 반반일 것 같습니다😑a 가능하시다면 답레는 레아가 계약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둔 방향으로 이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 _)

플라톤식 철인이면 정의, 좋음, 아름다움의 기준과 그런 요소가 어째서 좋은 것인지를 알고 있으며,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있고 지혜를 사랑하기 때문에 세속적인 욕망으로부터는 자유로운.. 뭐 그런 타입입니까🙄? 이렇게 표현하니 거리감 쩝니다 (...)

그야말로 대청소로군요 ㅇ>-<.. 그렇게 집중하다 보면 심란해질 틈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대빵님은 그렇게 강제 청소 당하고 나면 트라우마 생겨서 한동안 자기 레어에 블랑님 못 데려오는 거 아니랍니까? 😅ㅋㅋ

836 엘라임 - 레아 (nUCpnKCClQ)

2023-04-12 (水) 20:45:11

-"네가 마음이 가는대로 하려무나."

대견하다고 해야할까, 그 몇주간 그녀는 운이 정말 좋았다. 운좋게 들른 레어가 이 마음씨 고운 흑룡의 레어였고, 그의 안목에 간택받아 많은 것을 배울수 있었으며, 동시에 그 또한 여러가지를 되새길수 있었다. 그뿐인가, 멋대로 쳐들어온 로드의 인정을 받지 않는가 하면 지금의 자신에게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자신의 외모를 평가할 수 있는 엘라임은, 그녀의 외모와는 다르게 자유롭고 통통 튀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에, 지금 이 눈앞의 여인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블랑, 그 용의 기분을 알겠군.'

나이만으로는 연상인 자신이었지만 연륜을 넘어선 무언가를 가진 남자, 마치 세상에 대해 탐구하고 받아들이며 끊임없이 정진해 나아가려는 듯한 모습은 끊임없이 나아가는 하늘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만약 정말로 앞서나간 존재가 있다면 바로 그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이가 이런 자그마한 여인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은 절대로 착각이 아닐것이다. 그렇기에 본인은 눈치채지 못했어도, 손에 드래곤 하트를 쥐어주고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게 비호해주려는 것도 말이다.
그렇게 그녀가 꺼내든 출입증을 바라보며 그녀는 진짜 이 얇은 카드 한장이 바로 드래곤 하트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순식간에 공기중의 마나를 순환시키며 수많은 마나를 계속 받아들이고 뱉어낸다. 이정도의 출력이라면 자신을 불러내고도 남을만한 양이었다. 남은것은 그녀의 의향이 중요했다. 그러던 와중에 그녀는 아까전에 그녀가 말하였던, 한 마디에서 정답을 찾아낸듯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저는 정령사조차 아닌지라 헛소리 취급받을 가능성이 크긴 합니다만..]
-"아까, 말했던거, 그러면 만약 네가 정령사가 된다면 헛소리가 되지 않는거지?"

그녀가 가볍게 미소를 머금은채 손으로 턱을 괸 채, 손가락으로 가볍게 검지 손가락을 튕겨 카드에 딱밤을 날린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마나에 감응을 하듯 출입증이 가볍게 파랗게 물들었다 원래대로 돌아오고, 그녀는 가만히 미소를 머금은채 신비한 눈동자로 레아를 바라본다.

-"이거, 재질을 보아하니, 엄청 질 좋은 마정석을 정제해서 카드 크기로 만든거 같은데, 이 정도면 나랑 계약을 맺을수 있거든? 어때? 한번 해볼래?"

물론 사실 자신도 처음 해보는 것이고, 이 카드가 드래곤하트로 만들었단 이야기를 감추는 엘라임이었다. 전자의 경우는 만약 사실대로 말한다면 레아가 백퍼 거절할 것을 알기때문이었고, 후자는 블랑 본인이 말하지 않았다면 그 까닭이 분명히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두가지 다 어떻게 보면 레아를 위한 거짓말에 가까운 것이지만..... 그래도 속인다는 감각은 별로 좋지 않았기에,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 한가지 선택지를 더 건네준다.

-"만약 네가 부담스럽다면 내가 직접 다른 아이들이랑 계약을 맺을수 있게 해줄께. 어때?"

//

>>835 반영해드렸습니다!!

그래도 그보다는 한단계 낮췄기에 할만한겁니다.... 나름 세속적이기도 하고 희노애락은 모두 즐길 줄 아니까요! 게다가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려서 가끔씩 헛짓거리 하는걸 생각하면....

청소 끝나자마자 아마 거지꼴이 된 블랑을 보게 될 껍니다

..... 생각해보니 블랑 사복차림 보신적이 없으시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음에 가봅시다

837 레아 — 엘라임 (aFVNGyTDv.)

2023-04-13 (거의 끝나감) 01:41:57

선선한 대답에 귀가 번쩍 뜨였다. 출입증을 주시하는 물의 왕은 여전히 부드러운 표정이었다. 마음 가는 대로 해라, 그게 출입증을 건네고 말고에만 해당되는 말일까? 혹시 앞서 말한, 정령사에게 나타나지 않는 이유의 설명도 허락하는 말은 아닐까? 귀까지 차오른 두근거림과 함께 되물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저, 정령사의 그릇 얘기도 알려도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런데 막상 알리자니 정보가 너무 적다. 이래서야 내가 정령사라도 무슨 헛소린가 하겠네. 최대한 상세히 적어야지. 페레스력(曆) 2,047년 7월 5일 에르네스트 산에서(심층부의 드래곤 레어라고 해야 정확하겠지만, 흑룡이 302호 연구실 지도의 에르네스트 산에는 X표를 쳤기 때문에 이 정도가 한계일 듯하다.) 물의 정령왕 엘라임이 직접 말하기를 이러저러했노라고. 알려 준 내용도 지금보다는 구체적이어야 설득력이 생기겠다.

"그렇다면 좀 더 자세히 알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정령사가 어떤 능력을 얼마나 갖추어야 정령왕님들과 조우하고도 무사할 수 있습니까?"

바람 반 조마조마함 반으로 바라보자니, 새삼 신비롭고 환상적인 모습이다. 바다 물결을 연상시키는 풍성한 머리카락은 정말로 물일지 손대 보고픈 유혹을 불러일으켰고(건드리는 즉시 저승행일 거라는 현실 인식이 아니었다면 정말 손을 뻗고 말았을지도 모르겠다.) 티 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는 반투명한 상태로 윤이 났다. 그런 가운데 이목구비는 오똑하게 입체적인 콧날을 중심으로 완벽하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균형을 이루었고, 시선에 닿는 모든 걸 비출 듯 투명하면서도 심연처럼 깊이를 모를 눈동자가 (짙고 기다란 속눈썹에 어느 정도 가려졌는데도) 누구든 홀리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는 듯 반짝였다. 인간이 망부석이 되고, 천재 화가가 집착한 게 이해되고도 남는, 초월적인 미모다. 내가 그림에 서툴지 않았다면 이 모습을 그려서 그릇 얘기의 증거 삼을 수 있었을지도? 잠시 생각했으나 이내 고개가 저어졌다. 천재 화가도 평생 못 담은 걸 무슨 수로 그려? 그러다 물의 왕이 단비처럼 달콤한 미소(굳은 표정이라 더 아름답다는 명성은 물의 왕이 웃는 모습을 못 본 이들이 만든 게 틀림없다.)를 머금은 순간, 레아는 귀를 의심했다.

"네?"

정령사? 내가? 표정이 떨떠름해진 게 스스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마법 하나 못 쓰고, 여기 오기 전에는 정령 그림자도 못 본 나더러 정령사라니, 농담을 좀 터무니없는 쪽으로 잘하시네. 저 농담을 기록하면 좀 그럴싸해 보일까, 아니면 더 허무맹랑해 보일까? 한숨에 가깝게 어색한 웃음이나 흘리는데, 물의 왕이 출입증을 손끝으로 슬쩍 튕겼다. 전음이나 공간 이동을 할 때와는 다른, 파르스름한 빛에 눈길이 출입증으로 쏠렸다. 그 와중에도 시선은 똑똑히 느껴졌으나, 허무맹랑하다 못해 기괴한 소리에 그 감각이 사라졌다. 멍하고 또 멍한 상태. 정신을 차렸을 땐 출입증을 옆구리에 낀 채 양손으로 제 볼을 후려친 뒤였다. 아프다. 다시 때려도, 아프다. 그러니까.. 환청은 아닌데.

하지만 머리는 통 안 돌아갔다. 출입증이 정제된 마정석으로 만들어졌다는 말은, 백금(이 아니라도 금속) 재질이리라는 짐작과 달라 놀라긴 했지만 이해는 잘 됐다. 그런데 정령왕과 계약이라니, 내가 지금 실성해서 감각도 분간 못 하는 걸까? 그렇다고 보기엔.. 레아는 물의 왕을 응시했다. 봐도 봐도 황홀하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저런 외형은 미친 자의 망상으로 떠올려지는 게 아니지 싶다. 그걸 위안 삼으며 생각을 가다듬는 데 안간힘을 쏟았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건 흑룡과 만난 것 못지않은, 일생일대의 횡재다. 무려 물의 왕이다. 가뭄을 해소하든 홍수를 막든 물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해낼 수 있을 거다. 어쩌면.. 레아는 흑룡의 손에 칼이 박혔던 순간을 떠올렸다. 살기에 사지가 짓눌렸던 순간, 스스로를 지키는 것조차 못해 폐를 끼쳤던.... 물의 왕과 계약하면 그런 상황에 스스로를 보호할 수는 있으리라. 잘하면 주변 사람이 다치는 일까지 막을 수 있을지도. 또 소소하게는(?) 물의 왕이 말한 대로 그릇 얘기를 뒷받침하는 증거도 된다. 정령왕과 실제로 계약한 이가 하는 소리를 어느 정령사가 안 듣겠는가?

하지만 냉큼 받아들이기는 무서웠다. 내로라 하는 정령사들도 불러내지 못한 정령왕이다. 그런데 정령 소환 경험은커녕 마법 구사 경험조차 없는 내가 정령왕과 계약? 어디로 봐도 분수에 안 맞는 짓 아닌가. 부서지는 그릇 신세가 될 걸 상상하니 절로 몸서리가 쳐졌다. 설령 주님의 가호를 곱절에 곱절로 받은 덕에 목숨을 부지한다 해도, 내가 그 힘에 도취되어 힘을 남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 무리하게 정령왕을 부르려던 정령사들이 단지 어리석고 탐욕스러워서 그러진 않았을 거다. 아니, 정령왕 소환에 도전하는 경지까지 오른 이라면, 오히려 처음 정령학을 접했을 땐 열정적인 탐구자였을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다 처지가 달라지고 상황이 달라지면서, 자기도 모르게 욕망에 휩싸였겠지. 나라고 다를까? 마음은 현실에 일그러지기 십상이고 내 심지가 그들의 심지보다 굳건할 리 없는데.

어느샌가 굳어진 표정에서 망설임이 티가 난 걸까? 물의 왕은 대안(?)도 제시했다. 정령왕에 비하면 분에 넘치는 감이 덜하긴 하지만, 그 또한 꺼림칙했다. 요람의 정령들과 무던하게 지낼 수 있었던 건,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 같다. 정령들이 날 잘 따라 주는 게 고마워서 가급적 챙기고자 했던, 그런 담백한 사이다. 하지만 계약을 한다면? 정령들을 살피는 일이 일종의 의무처럼 굳어질 거고, 그만큼 순수한 교류와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자유로운 교류가 의무적인 교류로 바뀌는 이상 이전과 똑같을 수가 없다. 게다가 정령의 속성 상극이라는 것도 찜찜했다. 내가 물 정령과 계약할 경우 요람의 불 정령이 피해를 입진 않을까? 물과 불은 상극이라는데 물 정령사와 불 정령이 어울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계약에 응한다면 앞서 물의 왕이 했던 당부를 지키기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레아는 출입증을 감추듯 감싸쥐고 대답했다.

"제안해 주신 대로 하면 정령사의 그릇 얘기를 뒷받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물로 할 수 있는 온갖 일을 해낼 수 있을 거고, 저 자신도 못 지켜서 다른 이에게 폐를 끼치는 일도 피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감당하기는 어려운 제안인 듯합니다. 제게 마법 능력이 없는 걸 출입증으로 어찌어찌 해결한다 쳐도, 제가 엘라임님이 피하시는 정령사들보다 나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엄청난 힘을 얻고서 자만에 빠지지도, 힘을 남용하지도 않을 만큼 올곧은 심성의 보유자는 못 됩니다. 또한 제게 요람의 정령들을 잘 대해 달라고 하셨잖습니까? 그런데 계약을 맺으면 지금처럼 정령들을 사심 없이 대하기 어려워질 것 같고, 요람의 불 정령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듭니다."

거기까지 말한 순간, 가장 치명적인 문제가 떠올랐다. 출입증. 물의 왕이 제안한 대로라면, 정령 소환은 출입증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출입증은 내가 여기 직원으로 있는 동안에만 가질 수 있는 거다. 만약 앞으로도 흑룡의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데 실패한다면? 수습 기간이 끝나는 대로 그만두는 게 상책이고, 그러면서 출입증을 반납하면 어느 정령과 계약하든 무의미해진다.

"무엇보다 계약에 출입증이 필요한 이상 제가 정령사가 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수습 기간은 앞으로 20일 정도이고, 그 기간이 지나면 여길 떠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결론이 나자 실소가 나왔다. 후련한지 허무한지 헷갈렸다. 처음부터 이런 결론이 날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아깝긴 아깝다..



// 육하원칙 써먹으려다 연도와 날짜를 멋대로 정해 버렸..(...) (>>415에서 피서 얘기가 나온지라 여름 느낌 날 법한 시기로 잡았습니다😅)
+ 워낙 엄청난 제안을 받은 터라 레아가 생각이 많아져서 분량이 폭주했습니다 ㅇ>-< 분량은 괘념치 않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 _)

하긴 말이 좋아 철인이지 플라톤의 그건 AI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청소 후 귀환합니까? 그래도 심적으로는 좀 나아진 뒤이길 바랍니다😐a

축구선수 호날두가 그 와꾸 그 피지컬로 옷을 하도 못 입어서 화제였다는데 그 비슷한 수준일까요🙄?

838 ◆8nz3IZH4M2 (P068HTK0fw)

2023-04-13 (거의 끝나감) 11:02:35

>>837

어..... 일단 답레를 하기전에 말씀드리자면 히든루트를 개방하셨네요..... 일부러 주어진 갈래길 3개중에 설마 이걸 하겠어 하고, 숨겨둔건데 찾으셨네요..... 레아건 레아주건 확실히 무언가 꿰뚫어보시는게 있는거 같네요!!

음... 복장이 상상 안가실까봐 그냥 사진을 하나 가져오겠습니다..... 네 대충 저런 복장입니다(....)

이미 정신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렇게 계속 침울해하기엔 천년의 세월이 많은걸 이야기 해줬었으니!!

839 ◆Tkeoq3Vax6 (qabHZSJS9U)

2023-04-13 (거의 끝나감) 11:39:07

>>838

음? 계약하고 싶은 이유랑 안 내키는 이유랑 저울질하니 레아가 저렇게 답할 수밖에 없을 거 같아서 저래 이은 겁니다만..😶a 그게 숨겨진 루트였습니까😦;;?

저건 패션 센스의 문제가 아닌 거 같습니다😬 넝마 조각이잖아요😞!!

정말로 눈치 주는 이는 없는데 눈치 보는 이만 있는 상황이로군요(...) 대화가 필요해라는 노래가 생각나지 말입니다😅a

840 ◆8nz3IZH4M2 (P068HTK0fw)

2023-04-13 (거의 끝나감) 12:08:09

>>839

엄청난 힘을 얻고서 자만에 빠지지도, 힘을 남용하지도 않을 만큼 올곧은 심성의 보유자는 못 됩니다. 또한 제게 요람의 정령들을 잘 대해 달라고 하셨잖습니까? 그런데 계약을 맺으면 지금처럼 정령들을 사심 없이 대하기 어려워질 것 같고, 요람의 불 정령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듭니다.

-> 트리거는 이 대목입니다. 힘을 가지고 바뀔 자신에 대한 경계, 계약을 통해 변화될 정령들과의 관계들..... 레아가 당장 본인을 우선시한 결과가 아닌 정령들을 위한다는 마음이 드러났잖아요? 이게 핵심이에요 :) 아주 제대로 찍으셨어요.

블랑 : "? 괜찮지 않은가? 통풍도 잘되고, 게다가 멋있어보이기까지 한데...."
ㄹ : "ㅋ, 말했지..... 쟤 어디 나사 하나 빠졌다고."

그리고 이제 블랑에게 1천년 전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셔도 됩니다!!

841 ◆Tkeoq3Vax6 (qabHZSJS9U)

2023-04-13 (거의 끝나감) 14:48:50

>>840

찍은 거라기보다🙄.. 레아가 겁도 많고 의심도 많아서 저런 식의 발상을 안 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예상 밖이셨다니 오히려 의외입니다😅a

그냥 기성품 옷 중에 사이즈 맞는 걸 걸치는 게 낫겠습니다 블랑님은😑

아 레아가 물어보려는 건 다른 겁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여기까지😊a (이미 전 레스에서 다 깐 거 같긴 합니다만..😓ㅋ)

842 ◆8nz3IZH4M2 (P068HTK0fw)

2023-04-13 (거의 끝나감) 17:19:03

>>841

사람의 심리상 덥썩 물거나 아예 물리려고 할텐데, 레아는 어떻게 보면 아예 물리는 쪽에서, 다른 정령들을 걱정해줬다는 것에서 큰 가산점이 붙은 셈이죠!!

블랑 : "왜.... 어째서..... 다들 내 옷만 뭐라그러네...."
ㄹ : "니 패션센스가 구려서."

ㅋㅋㅋㅋㅋ!! 나중의 즐거움으로 남겨두는걸로 할까요! 아쉽게도 오늘은 제가 혐생에 시달리는 3일(목 금 토)이니.... 답레는 11시~12시쯤 달릴꺼에요 ㅠㅠ

843 ◆Tkeoq3Vax6 (qabHZSJS9U)

2023-04-13 (거의 끝나감) 22:32:17

>>842

물왕님 계약이랑 다른 물정령 계약이 투 트랙으로 나와서 각각 고려했던 건데 어떻게 아귀가 맞았나 보군요😌a 어떤 의미에선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 같기도 하지 말입니다ㅎㅎ

구멍이 너무 많아서 옷이라기보다 넝마 조각 같.. 그래도 가릴 데는 가려야 옷이랄 수 있지 않을까요😬

말씀하신 만큼 즐거움이 될지 자신은 없습니다만..😅a 암튼 고생이 많으십니다 무리하지는 않으시길 바랍니다!!

844 엘라임 - 레아 (nHpjIC/0bw)

2023-04-14 (불탄다..!) 01:01:42

-"아하하하하!!"

웃음이 나왔다. 이 순진하고 어린 아이를 어떻게 해야할끼? 그녀가 정령을 통해서 많은 것을 보는 것을 이 어린 여인은 알고 있을까? 그렇기에 그녀가 이전 흑룡과 금룡이 싸울때의 무력감을 보았다는 것도 알고 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 달콤한 유혹을 거절하였다. 물론 자신도 알고 있다. 인간이 이렇게 선택의 기로에 설 때, 두가지 선택을 한다는 것을. 첫번째는 자신을 생각하며 이 달콤한 유혹에 사로잡힌다는 것을, 두번째는 이 행운이 후에 어떤 불행으로 연결될지 미지의 두려움으로 선택을 포기한다는 것을.
그녀의 선택은 다름아닌 후자였다. 미지의 두려움으로 선택을 포기했다는 것, 하지만 그 미지의 두려움의 대상은 자신이 아닌, 자신과 하등 상관 없을 정령들이었다. 사심없이 자신을 도와주던 정령들의 믿음을 져버릴까봐, 아까 자신과 약조한 것을 어길까봐, 자신에게 막대한 힘이 주어졌을때 변할 자신의 모습을 타인에게 보여줄까봐. 그 걱정의 주체에 자신은 없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여왕은 그 대답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그녀가 웃을때마다 대기의 마나가 요동쳤다. 그에따라 그녀가 갖추던 형상이 조금씩 슬라임 마냥 요동치기 시작한다. 색채를 띄우던 피부나 모습이 변하고, 순수한 물의 형태가 사람의 형태를 따라 만든 모습이었다. 하지만 슬라임보다 순수하고, 투명한 액체가 여전히 엘라임임을 보여줄 뿐이었다.

-[아아~~ 이런, 형상이 풀려버렸네.]

쿡쿡, 아직도 웃음기가 가시지 않은 듯 그녀가 웃음을 터질랑 말랑 겨우겨우 참아가며 웃음을 진정시킨다.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본다. 그녀의 기쁜 마음에 동조라도 한 것일까. 수많은 정령들이 기쁘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나만이 아니었구나? 이 아이들도 같은 마음이구나? 그렇게 생각이 들자 그녀가 천천히 다시 형상을 취한다. 아까와 같은 한떨기 빙화(氷花)의 자태를 뽐내는 모습, 허나 아까와의 인상이 달랐다. 아까전에는 냉막한 여인이라면, 이번에는 마치 물같이 부드럽고 편안한 모습의 외관.
아까전에 그녀가 상상한것과 반대로 이번에는 엘라임이 다가선다. 천천히 금빛의 소녀의 손을 마주잡고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귓가에 댄다. 부드럽고 촉촉하다. 보통 사람과 아주 유사한 느낌이지만, 자세히 본다면 확실히 느낄수 있는 촉감, 엘라임은 마치 사이좋은 자매가 된 것 마냥 기쁘고 유쾌한 목소리를 담아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얼음여왕의 모습이 아닌, 어느 이와 다를 바 없는 여인과 같은 모습으로 말이다.

-"정말, 블랑누아르가 왜 널 마음에 들어하는지 알거 같아. 마음같아선 강제로 계약을 맺게 해버리고 싶지만, 그건 너를 망가트리는 것이고, 마음에 든 너가 나를 미워할까봐 하기 싫어지네. 대신....."

천천히 그녀가 거리를 벌린다. 그리고 양손을 뻗어 레아의 얼굴을 만진다. 마치 하나하나 모든것을 새기려고 하듯이 그녀가 천천히 레아를 시각, 촉각으로 모든것을 받아들인다. 마침내 그녀가 가볍게 한숨을 몰아쉬고 마나를 담아 한자 한자 또박또박 의지를 내비친다.

-[나, 물을 주관하는 자, 만년한설부터 대해를 넘나드는 물을 다스리는 자, 정령들을 대표하여 그대가 나의 친구임을 표명하노라. 이는 나 외의 정령왕들을 제외한, 다른 정령들이 인정하는 바이니, 모든 증인은 이 자리에 존재하는 정령들이 대신해주리라.]

그녀가 천천히 손을 뻗어 근처에 있던 운디네─레아를 항상 따라다니던 그 개체다.─를 안아든다. 까르르 웃고 있던 운디네의 몸속으로 그녀가 물방울이 결정화 되어 안에 깃들고, 운디네는 그것이 신기한지 연신 그 과정을 바라보다 그 결정이 마침내 자신과 일체화 되는 것을 느끼자마자 레아의 곁으로 다가서서 그녀의 주변을 빙빙 맴돌기 시작한다.

-"역시 진지한건 나랑 안어울려. 그치?"
-맞아! 요!
-엘라임님은 역시 이게 어울려! 요!

어색하게 반말과 존댓말을 섞는 정령들을 보며 그녀는 실프의 볼을 가볍게 꼬집어준 다음, 레아를 향해 가볍게 미소를 머금었다. 사실 진짜 언니,라고 불러줬으면 좋겠지만 거기까지 가기엔 아직 이르니까, 여기서 만족하는 것으로 하자, 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어느새 레아의 앞에 다가선 뒤 부드럽게 미소를 머금으며 입을 열었다.

-"이것으로 네가 원하는 대로 되었어. 너는 정령사가 아니지만 나랑 이야기를 나눌수 있게 되었고, 나랑 계약은 하지 않았지만, 가까운 사이가 될 여지가 생겼지. 내가 살아있는 한, 나는 너의 힘이 되어줄께. 항상 아이들을 소중히 하고 따스하게 대해주렴. 난 네가 변하지 않을 마음으로 우리를 대해줄 꺼라고 믿고 있단다."

그 미소는, 레아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담긴 대해와 같은 미소였다.

//

세번째 선택지! 그건 엘라임의 친구 선언입니다! 물론 본인의 힘을 써서 나오는 것인 만큼 위력은 제대로 나오지 않겠지만, 위험할때면 엘라임이 직접 나와서 도와줄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스터에그로 진짜 언니, 라고 불러주면 이상한 기능이 작동할 수도(?)

블랑 : "이것도 옷이다!!"
ㄹ : "ㅇ, 그거 넝마주이임. 그렇게 입고 다니는 사람 없구연."

큭.... 이제 진짜 한계니 자러가보겠습니다.... 퇴고는..... 서비스 종료입니다 ㅠ(기절)

845 ◆Tkeoq3Vax6 (svIhQ7KxLM)

2023-04-14 (불탄다..!) 12:35:33

>>844

헐 괜찮으십니까😨;;? 무리하신 거 같은데요..😬 현생 사정상 오늘은 답레 쓰기 어려울 것 같으니 좀 쉬시길..😞

그래도 나중에 이을 때 참고하게 제가 이해를 못 한 부분은 좀 여쭙겠습니다😅

1) 아까전에 그녀가 상상한것과 반대로 이번에는 엘라임이 다가선다. 천천히 금빛의 소녀의 손을 마주잡고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귓가에 댄다.
→ 이거 물왕님이 귓속말 하려고 거리만 좁힌 건가요. 아니면 얼굴을 귀에 댄 건가요🙄?

2) 그녀가 천천히 손을 뻗어 근처에 있던 운디네─레아를 항상 따라다니던 그 개체다.─를 안아든다. 까르르 웃고 있던 운디네의 몸속으로 그녀가 물방울이 결정화 되어 안에 깃들고, 운디네는 그것이 신기한지 연신 그 과정을 바라보다 그 결정이 마침내 자신과 일체화 되는 것을 느끼자마자 레아의 곁으로 다가서서 그녀의 주변을 빙빙 맴돌기 시작한다.
→ 이거 물왕님이 운디네 몸에 들어간 겁니까🤔? 그러면 원래의 운디네는 어떻게 됐나요😦? 운디네의 몸(?)을 차지한 개체가 원래의 운디네 + 물왕님, 이렇게 된 겁니까😐??

846 ◆8nz3IZH4M2 (i2GFMon.Y2)

2023-04-14 (불탄다..!) 17:09:04

>>845

아이구 괜찮습니다! 저는 아직 절호조입니다!!

1. 귓속말을 하기 위해 얼굴을 가까이 댄겁니다!!

2. 후자에 가깝습니다만,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필요할때 자기를 호출할 수 있게, 운디네의 몸속에 자신의 기운을 흡수시켜둔거에요. 같은 물의 정령 계보기도 하고, 운디네에겐 큰 해는 없습니다!! 다만 이제 위험하다 싶으면 엘라임이 뿅, 하고 튀어나오기 위한 장치라 보시면 되요!!

847 ◆Tkeoq3Vax6 (svIhQ7KxLM)

2023-04-14 (불탄다..!) 19:06:09

>>846

괜찮으시다니 다행입니다😌

음 그러니까 엘라임이 운디네랑 합체한 게 아니라, 자기 기운 일부를 운디네한테 주입한 뒤에 레아한테 말하는 상황으로 이해하면 됩니까😶?

아 그러고 보니 현생 이슈가 생각보다 일찍 수습되어서😗 진단메이커 하날 찾은 김에 https://kr.shindanmaker.com/1090034 블랑님한테 던질 만한 질문 몇 개 가져와 봤습니다🙃 (질문이 하루에 1번만 바뀌는 거라 아무 이름이나 넣은 끝에 추리는 잉여력 발휘..ㅇ>-< )

535 타인에게_서운함을_느낀_자캐는_대놓고티낸다_vs_은근히티낸다_vs_티안낸다
457 자캐를_불안하게_만드는_것이_있다면_무엇인가
296 자캐에게_있어_가장_소중한_사람이_자캐와_함께_있기_때문에_불행하다는_걸_안_자캐는

848 ◆8nz3IZH4M2 (TIpnmLYIYY)

2023-04-14 (불탄다..!) 19:17:18

>>847

넵!! 맞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일반 전화기에서 메가패스 핫라인으로 바꿨다고 보시면 됩니다!!

1> "절대로 티 내지 않는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직접 말해주는 타입이라고 할까. 물론 그 마저도 그냥 잊고 지나가겠지만."

2> "세상이 멸망하는것, 그리고 내 식구가 다치는 것. 그 이상 필요한가?"

3> "나에 대한 기억을 최대한 떠올리지 않게 심층심리 저 밑으로 봉하고, 원래 지내던 곳으로 보내주겠지."

저도 바로 답레는 어려우니 반격을.....!!

124 자캐가_솔직해질_수_있는_사람은
459 자캐의_영화_취향
231 자캐가_자신_있게_다룰_수_있는_도구
레아, 이야기해주세요!

#자캐썰주세요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90034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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