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주 안녕! 나도 교대근무 오래 했어서 어느정도 적응을 하고 있었는데 일근근무하니까 확실히 몸이 좋아하지는 느낌이라던가 일상적인 루틴 같은 것 만드는 게 좋은 것 같더라고~~ 뭔가 반복되는 하루에서 오는 안정감이랄까? 물론 일을 더 많이 하는 것이라던가 평일에 쉬지 못하는 것이라던가 단점도 있지만 말이야~ 그래도 역시 건강을 위해서라면 일근 근무가 좋은 것 같아~~
아마 코로나는 아니지 않을까....? 물론 목도 아프고 코도 막히고 그렇지만.... 생각보다 감기가 잘 안 떨어지기는 하지만.... 으음.... 열은 안 나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고...? 물론 키트를 해보지는 않아서 코로나인지 아닌지는 모르는거지만! 슈뢰딩거의 코로나 같은 느낌? ㅋㅋㅋㅋ 요즘 코로나가 다시 유행인 것 같긴 해~ 다들 마스크 끼고 다니고 골골거리는 사람 많더라고~ 우리 회사에도 감기나 코로나 걸린 사람 많더라. 선레 고마워어엉 하지만 답레는 늦어질 것 같긴 해!!
사실 근무마다 장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건강을 위해선 일근 근무가 낫다고는 해! 교대 근무를 하면 우선 생활패턴부터가 맞춰지지 않고 계속 왔다갔다 하니 말이야. 아람주가 빠르게 일에 적응하고 잠도 푹 자고 건강도 좋아지고 그러기를 바랄게!! 늘 하던대로 하면 충분히 적응하고 지금 생활에도 익숙해지고 좋아질거야! 화이팅!!
코로나가 아니라면 다행이야. 난 코로나 한창 전에 유행할 때 한번 걸렸다가 진짜 죽는 줄 알았거든. 목이 아파서 잠도 못 자겠고...밥도 못 먹겠고... 하지만 건조해지면 더 아프니까 또 물을 먹어야해서 으으으 하면서 발을 동동 굴렸고..기침하면 또 목 찢어질 것 같고..와..그때 어떻게 버텼나 모르겠네..8ㅁ8 나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물론 죽을 정도는 아니니까 산 거겠지만 말이야! ㅋㅋㅋㅋㅋ 괜찮아!! 답레는 얼마든지 편할 때 써도 괜찮은걸! 그건 그렇고 슬슬 5판을 준비해야할지도 모르겠네. 그런데...ㅋㅋㅋㅋㅋ 큰일났어. 인증코드를 까먹어버렸어... 인증코드를 바꿔야하는가..이거!
서로 인증코드를 다시 만들어야겠네..ㅋㅋㅋㅋㅋ 선레는 퇴근후에 쓸게! 그리고 혹시 지금 시간 여유가 괜찮다면 5판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 이젠 정말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 지금은 내가 만들기 힘들 것 같아서..8ㅁ8 물론 퇴근 후에 만들어도 되니 아람주도 바쁘면 내가 나중에 만들게!
외모 - 머리카락은 회색빛이 도는 베이지색. 포슬포슬할 것 같은 느낌의 머리카락은 어깨를 약간 지날 정도로 자랐다. 앞으로 계속 머리카락을 기르려는 듯하다. 앞머리는 살짝 부스스했던 전과 달리 깔끔하게 잘라 이마를 덮고 있으나 답답해 보이진 않는다. - 눈동자는 새싹을 닮은 연두색. 호기심이 가는 것을 보면 반짝반짝 빛이 난다. 눈이 크고 동그란 편. 아무래도 발랄한 인상을 주는 것은 이 눈빛 때문일지도 모른다. - 무슨 심경의 변화인지 요즘 유독 외모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머리카락을 묶거나 땋기도 하고 때로는 옅은 화장도 하는 모양. 사랑을 하면 예뻐지기 때문일지 남자친구가 사진을 자주 찍어주기 때문인지. 최근 들어 예뻐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전에도 눈에 안 띄는 건 아니었지만 요즘에는 유독 눈에 띄어 종종 행인들의 시선을 받기도 한다. - 키는 167로 작지 않은 편이고 마르지만 탄탄한 체형이다. 어머니가 의류 회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인지 패션에 관심이 많고 옷을 입는데에 고심하는 편.
성격 - 활발하고 장난기 있는 성격. 누구나와 잘 친해지는 인싸. 지나가는 소문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보통 웃는 모습이지만… 혼자 있을 때나 생각에 잠겨있을 때는 뭔가 무심한 듯한 느낌이 난다. 자기 얘기를 잘 하지 않는 편이라 장난스럽게 딴 얘기를 하거나 비밀이라고 눙친다.
기타 - 귀여운 걸 좋아한다. 하지만 모으지는 않고 사진으로 찍어서 사진첩에 모아둔다.그렇지만 사진 실력은 처참한 편. 미적 감각이 없는 것은 아닌데 아무래도 기계치의 일종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을 좋아하는 남자친구를 만나고 난 뒤로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사진에 관한 건 이젠 대체로 남자친구를 시키는 듯.
- 집이나 방은 꽤나 삭막할 정도로 미니멀하게 꾸며놓는데 남자친구가 선물해준 것들이나 2학년 때 찍은 영화 관련된 물건이 들어와 전보다는 물건이 늘었다. 물론 겉으로 보이지만 않을 뿐 옷장 안은 옷들로 꽉꽉 차 있는 편.
- 운동을 좋아해서 체육 시간에 날아다닌다.
- 음료 취향은 깔끔한 아메리카노. 좋아하는 계절은 딱히 없지만 겨울은 추워서 힘들다고. 그래도 따뜻한 방 안에서 눈 내리는 풍경을 보는 건 좋아한다.
-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편이다. 밤샘에 약하다. 잠옷파티라도 하는 날에는 떠들썩한 친구들 사이에서 꾸벅꾸벅 졸면서도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물론 중간에 잠들어 버리곤 하지만.
- 귀신과 같은 초자연적인 현상은 안 믿는다. 의외로 현실주의자.
- 계란 요리를 좋아한다. 일반 가정식을 좋아하는 편. 한식을 좋아한다. 하지만 요리는 영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많이 해보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손이 야무지지 못한 편인지는 모르겠지만.
- 부활동은 하지 않는다. 종종 학생회인 친구의 일을 도와주곤 한다. 성적은 상위권이지만 2학년 때 연기를 시작한 이후로 조금 떨어졌다.
- 고양이를 좋아한다. 그 도도함이 귀엽달까. 하지만 고양이를 키울 생각은 없다. 어떤 생명을 책임질 자신이 없다나.
외모 - 남색이 섞인 진한 어두운 머리카락이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단정했다. 원래 뒷머리는 짧은 편이었으나 최근 조금 기르기 시작해서 이제는 목의 뒷부분이 완전히 가려질 정도가 되었다. 다만 앞머리는 여전히 일정 길이 이상으로 자라지 못하게 해서 눈가를 살짝 가리는 느낌을 유지하고 있다. 가르마는 딱히 주지 않으며 자신의 기분에 따라 왼쪽, 오른쪽, 양쪽. 다양하게 스타일을 시험하고 있으나 항상 깔끔하고 단정한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가르마를 넣을 때 항상 미적 균형을 신경쓰고 있다. 한 살 더 먹었지만 여전히 자상한 인상은 아니었다. 다만 이전보다는 조금 더 입술의 미소가 번지고 있다. 허나 가을 바람 같은 인상인 것은 역시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키가 조금 더 커서 현재는 180을 바라보고 있는 179. 성장기인만큼 조금 더 클지도 모르지만 현 시점에선 그렇다. 또래 아이들과 비슷했던 체형은 최근 들어 아주 살짝 근육이 붙었다. 물론 옷을 입으면 잘 드러나지 않는 편이나 어깨가 조금 더 벌어졌거나 하는 모습은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성격 - 약츤 성향을 지니고 있다. 솔직하지 못해 괜히 툴툴거리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자신 주변의 사람을 정말 잘 챙겼고, 혹시나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보거나 할 땐 눈이 홱 돌아가 으르렁거리는 일도 많았다. 다른 사람의 관심을 슬쩍 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막상 정말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거나, 혼자 있는 것은 싫어해서 다시 또 슬쩍 다가가기도 하는 고양이적 성격을 보일 때가 많았다. 다른 이들과 크게 벽을 치진 않으나 부끄러움을 어느 정도 타서 자신도 모르게 툴툴거리고 후회하고 만회하려고 하는 때로는 조금 피곤할지도 모르는 성격을 지녔다.
기타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정말 이것저것 다양하게 찍고 있지만 딱히 동아리에는 들고 있지 않다. 상당히 잘 찍고 포인트를 잘 캐치하기 때문에 가끔 학생회의 의뢰를 받고 학교 행사 사진을 찍을 때도 많았다.
#알게 모르게 운동신경이 상당히 좋았다. 자기 말로는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해선 체력이 필수적이기에 나름 길렀다고 한다.
#에이드를 상당히 좋아해 카페에 놀러가거나 할 땐 항상 에이드를 주문한다.
#좋아하는 계절은 가을. 시원한 분위기가 좋고, 예쁜 피사체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는게 그 이유
#아침이 조금 약한 편이다. 평일에는 어떻게든 잘 준비하나 학교에 가지 않는 공휴일이나 주말에는 아침에 멍 때리면서 침대에 앉아있을 때가 많다.
#스릴 있는 놀이기구에 조금 약하다. 물론 자신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고 탑승하게 되면 손잡이를 꽉 잡고 눈을 괜히 크게 뜨며 몸을 바들바들 떨 때가 있으나 물론 지적하면 인정하지 않는다.
#떡볶이를 상당히 좋아해서 가끔 직접 만들어먹기도 한다. 요리 실력도 나름 있는 편
#최근 외모에 이런저런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간단한 남자 화장법을 익힌다거나 패션에 조금 더 신경을 쓰는 것이 특징.
#성적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최상위권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험하다. 그래도 이제는 상위권에 아슬아슬하게 도달하는 수준까지는 도달했다.
퇴근! 그리고 나도 기왕 이렇게 된 거 고3버전으로 조금 리뉴얼!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막 크게 엄청 차이 나고 그런 것은 없지만 말이야! 어쩌지. 아람이 고3시트 회사에서도 읽었지만 지금 여기서 또 3번은 더 읽었어...ㅋㅋㅋㅋㅋㅋ 진짜 몇 번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제대로 너무 취향적중 캐릭터야. ...하.. 진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네... 머리 기르고 있다는 것도 예쁘고 더 예뻐지고 있다는 것도 예쁘고 거기에 혜성이의 영향이 있다는 것이 괜히 더 좋아.
퇴근 축하해!!! 혜성이 고3 버전도 너무 좋잖아~~!! 뭔가 이제 1년 끝났다는 게 더 잘 느껴지고~~ 뭔가 혜성이 잘 컸다는 느낌이야 흑흑 혜성주랑 같이 키운 우리 아람이 혜성이.... 넘 좋아..... 시트 읽으면서 성장한 혜성이 상상하니까 너무 조아졌다... 이번에 새로 만든 픽크루도 넘 찰떡이고.... 우리 멋있고 귀엽고 혼자 다하는 혜성이 너무 조아..... 혜성주도 아람이 시트 맘에 든다니 넘 뿌듯한 것.....
5판 만든 거 봤어!! 혜성이 속마음 넘 귀엽자나~~~ 우리 아람이 평생 데리고 살자!!!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 2월이 되었다. 사실상 2학년 생활은 끝이 났고, 본격적인 고3 생활을 앞두고 있는 시즌이었기에 고등학교 2학년에겐 지금이야말로 마지막으로 그나마 쉴 수 있는 시간이었다. 3월달이 되면 입시가 제대로 시작이 되고, 그때부턴 쉴 시간에도 공부를 해야하는 시기가 다가오지 않던가. 그렇기에 혜성은 지금 이 시기에 더더욱 사진을 많이 찍으러 다녔다. 물론 아람과 공부를 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쨌든 2월 14일. 오늘은 발렌타인데이였다. 당연하지만 혜성은 전날 아람과 만날 약속을 잡았다. 만나기로 한 장소는 봄에도 간 적이 있었던 공원이었다. 마침 눈이 전날 왔기 때문에 지금이라면 눈 사진을 찍기 딱 좋았다. 간만에 아람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었던 그는 바로 그곳에서 만나자고 데이트를 신청했고, 허락을 구할 수 있었다. 발렌타인데이에 줄 선물도 미리 준비를 했고, 나중에 만나서 주면 되겠거니 생각하며 그는 가만히 시간을 확인했다. 슬슬 나가면 시간이 맞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만나기로 한 광장 벤치로 향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섰다. 아직 날씨는 많이 추웠기에 푸른색 겨울 스웨터, 진한 남색 겨울 바지. 그리고 그 위에는 하얀색 코트를 입은 그는 주머니 속에 넣어둔 선물을 괜히 손으로 만지면서 내용물이 있는 것을 확실하게 확인했다.
계단을 내려가 현관으로 나가자 자연히 차가운 바람이 그의 얼굴을 덮쳤다. 평소라면 차가운 입김을 내뱉거나 추워서 표정을 살짝 찡그릴법도 하건만, 그의 표정은 조금도 찡그러지지 않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오늘은 발렌타인데이가 아니겠는가.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들은 다들 이 날을 상당히 기대하기 마련이었다. 초콜릿... 받을 수 있을까? 주겠지? 무슨 초콜릿일까. 애써 표정을 관리하면서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나, 그의 입꼬리는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것을 인지하며 혜성은 헛기침 소리를 내며 표정을 관리했다.
"...따, 딱히 크게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난."
아무도 듣지 않을 혼잣말을 하며, 그는 천천히 공원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되는 가까운 거리였던만큼 그는 아마 버스를 타지 않고 조용히 입김을 내뱉으며 천천히 걸어갔을 것이다. 공원에 들어가서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면 아마 손을 흔들면서 천천히 다가갔을 것이고, 만약 그녀가 보이지 않는다면 자주 만나는 그 장소에 딱 서서 두 손을 코트 속에 집어넣고 그녀를 기다렸을 것이다.
안녕! 아람주!! 시트가 마음에 든다면 다행이야! 마침 저 픽크루가 딱 좋을 것 같아서 저걸 사용했지! 초기에 시트를 짰을 때는 저 픽크루는 없었으니 말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에 한번 혜성이의 마음으로 한번 써보겠다는 것이 떠올라서 문구보다는 저렇게 대충 써봤거든. 아람주가 좋다고 한다면 다행이네!! 다시 한 번!
답레는 오늘 밤이나 아니면 내일 올릴 수 있을 것 같아!! 뭔가 전의 픽크루가 귀여웠다면 이번 픽크루는 멋있어졌달까~ 그래서 더 성장했다는 느낌이 팍팍 들어~!! 그럼 6판은 내가 세워야겠네!! 히히 재밌겠다. 5판이라니 너무너무 감격적이야~~~ 세상에~ 진짜 우리 오래오래 가는 거 너무 좋아~
픽크루의 그림 차이는 엄청 큰 법이지! 사실 처음 짰을 때는 조금 귀여운 느낌의 픽크루를 하고 싶어서 그렇게 한 것이기도 했지만 말이야! 앗..ㅋㅋㅋㅋ 답레는 얼마든지 편하게 줘! 그건 그렇고 아람주 이제 주말은 쉬게 되겠구나. 일근이니 말이야. 만약 그렇다면 정말로 축하해! 역시 사람은 주말에는 쉬어야 하는 법이야!
그러고 보니 나는 다음주 금요일 연차를 성공해서 목금토에는 상판에 오기 힘들 것 같아. 목요일은 좀 일찍부터 다른데 여행가고 금요일과 토요일은 친구 만나고 워터파크 갈 예정이야!! 아마 밤 12시에 집에 돌아와서 일요일에나 다시 상판에 올 것 같네!
사실 큰 선물은 아니야!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아람이는 좋아하지 않을까하는 그런 예상은 있다!
이직을 한 바람에 여름휴가 없으니 이렇게라도 여름 휴가를 즐길 참이야! ㅋㅋㅋㅋㅋㅋ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뭔가 되게 아쉬울 것 같아서 말이야. 내년에는 여름휴가 갈 수 있겠지! 아마도지만 말이야! 아무튼 이제 주말에는 푹 쉬는구나. 아람주는 정말로 푹 쉬어서 피로를 회복하고 이것저것 못했던 것들을 하는 것을 추천할게!
그렇다면 아람이의 반응을 기대하고 있어야겠는걸? 우선 혜성이가 선물을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지만 말이야! 근데 진짜 농담 아니고 이번에 3학년 되면서 각각 바뀐 픽크루 이미지. 나란히 그림판으로 붙여봤거든. 진짜 너무 잘 어울린다. 분위기가... 이게 혜성아림의 파워인걸까...
봄에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여름에 사귀게 되었고 가을 겨울을 지나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더없이 좋았던 2학년 생활은 끝이 나고 이제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3학년이 되고 말았다. 그만큼 중요한 방학 시기. 아람은 연기 학원에 살다시피하며 벌써부터 실기 준비에 들어갔다. 물론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말이다. 틈을 내서 혜성도 만나고 같이 공부도 하고. 종종 친구들도 만나고 해야 하다보니 아람은 엄청나게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연기가 꽤 재미있는지 몰두하는 모습에는 고단함도 있었지만 즐거움과 열정이 더 눈에 띄었을 것이었다.
그러던 중 혜성이 데이트 신청을 해왔다! 바로바로바로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 날짜를 딱 듣자마자 앗, 하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벌써 발렌타인 데이이구나. 첫 발렌타인 데이이다보니 뭔가 대단한 걸 해주고 싶었다! 예를 들면 수제 초콜릿 같은 것 말이다. 요리는 자신 없지만..... 그래도 초콜릿 정도는 녹였다가 다시 굳히면 되는 것이 아니던가. 아람은 자신이 할 수 있을만한 레시피를 열심히 찾아보았다.
그리고 대망의 발렌타인 데이 당일! 아침 일찍 일어난 아람은 밖에 여전히 눈이 잔뜩 쌓여있는 것을 보고는 약속시간보다 빨리 나갈 채비를 했다. 진갈색의 핏한 골덴 바지에 위에는 도톰한 흰 셔츠와 따뜻한 색감의 조끼를 입었다. 겉옷으로는 길지 않은 기장의 흰 망토를 둘렀는데 모자와 밑단 부분에 퐁실퐁실한 장식털이 달려 있는 것이었다. 같은 색깔의 벙어리 장갑을 낀 아람의 모습은 겨울의 요정처럼 귀여운 모습이었다.
약속 장소에 미리 도착한 아람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딱 떠오른 작전을 실행했다. 바로 눈사람 만들기였다. 공원에 있는 눈을 열심히 굴려 눈덩이 두 개를 만든 뒤 그것을 겹쳐 쌓아 가슴까지 오는 눈사람을 만들었다. 손바닥보다 더 큰 낙엽 두 개를 찾아 토끼 귀처럼 눈사람의 머리 위에 꽂고 조그만 돌맹이 두 개로 단추구멍같은 눈을 콕콕 박아 넣었다. 그리고 긴 나뭇가지를 주워와 양쪽 팔도 달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포장한 초콜릿을 담은 종이가방을 나뭇가지에 걸어두면 완성!
그러고선 아람은 몰래 숨어 혜성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흰색 코트를 입고 오는 혜성을 발견하고 숨었다가 그가 자신을 기다리는 모습에 소리없는 웃음을 흘리고는 그 뒤로 살며시 다가갔다. 그리고는 혜성의 뒤에서 그 허리를 와락 끌어안으려고 했다.
“혜성아ㅡ!”
들키지 않고 허리를 끌어안았다면 그 등에 얼굴을 부비적거렸을 것이었다. 이후 혜성을 놓아주고 돌아선다면 아람의 옷자락에 잔뜩 내려앉은 찬기운과 차가운 바람에 발갛게 물든 배시시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끄아아악 나메 적는데 왜 갑자기 올라가는 건데 ㅋㅋㅋㅋㅋ큐ㅠㅠㅠ!!!!!! 나메 실수......
맞아 여름휴가 중요하지! 뭐라도 하지 않으면 엄청 아쉬우니까! 혜성주는 평소에도 열심히 놀러다니니 더 시간을 많이 못 내는게 아쉽겠어 큐큐 나도 푹 쉬고 평일에 못했던 집안일도 하고 해야지~ 확실히 평일엔 일하느라 아무것도 못하겠더라.... 부서가 바뀌어도 역시 블랙....
혜성아람 픽크루 붙여봤어? 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둘 다 너무 잘 어울리지? 완전 천생연분인라니까~~ 진짜 두 사람 분위기 장난 아니지~ 그래서 오래 가는 걸까 싶기도 하고? 그런데 두 사람만 계속 돌리니까 혜성이가 다른 동성 친구들하고 어떻게 지내는지도 보고 싶어져 큐큐 아람이에게 보여주지 않는 모습이라거나~ 역시 이게 일대일의 단점일까 ㅠㅠㅠㅠㅠㅠ 역시 전에 말했던 환승연애 프로그램 에유를 해봐야 하나!
하얀 입김은 끊임없이 그의 입에서 퍼져나왔다. 그만큼 날씨가 춥다는 것이었고, 추위에 강한 편이었던 그도 조금 춥다고 느끼면서 몸을 약하게 떨었다. 하지만 못 버틸 정도는 아니었고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더 추운 날에도 사진을 찍으러 간 적이 있으니 더더욱.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아람이 괜찮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아람은 추위에 꽤 약한 편이었으니까. 사진도 좋지만 따뜻한 곳에 가서 몸을 녹인 후에 천천히 찍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그는 공원에 들어서며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웠다.
아람은 아직 오지 않은 것일까. 하긴 만날 시간은 아직 멀었지.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다시 입김을 내뱉으며 저벅저벅 앞으로 걸었다. 자연히 하얀 눈길을 밟아 '뽀드득','뽀드득'. 눈이 깨지는 소리가 고요하게 울렸다. 그 소리가 괜히 마음에 들어 혜성은 괜히 제자리에서 발만 천천히 움직이다가 다시 앞으로 걸었다. 혼자 나온 것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아람을 만나기로 했으니까.
조용히 아람을 기다리는 도중, 갑자기 등 뒤에서 뭔가가 와락 자신을 안는 감촉이 느껴졌다. 그리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 목소리가 그의 귀를 울렸다. 허리를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그럼에도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는 쉽게 알 수 있었다. 벙어리 장갑을 끼고 있는 그녀의 손에 제 손을 올리면서 혜성은 피식 웃었다.
"뭐야. 언제 온 거야? 오래 기다렸어?"
위치를 보아 자신보다 먼저 온 것이 아닐까 그는 생각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었지만. 하지만 예감으로는 자신보다 먼저 온 것 같았기에 그는 그녀가 자신을 놓아주자 빠르게 뒤로 돌아 아람을 바라봤다. 겨울 요정 같은 귀여운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오자 그는 순간적으로 저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애써 그 충동을 가라앉히려는 듯, 그는 헛기침 소리를 내며 평소처럼 표정을 관리했다.
"안 추워? 미안. 눈이 와서 조금은 포근해질 줄 알았는데 오늘도 여전히 춥네. 뭐... 그...뭐냐. 너무 추우면 안기고. ...여친 챙겨줄 공간은 있으니까."
괜히 툴툴거리는 목소리를 약하게 내면서 그는 오른손으로 제 뺨을 긁적였다.
/으으..더워. 아침부터 상당히 덥네! 그래도 저번주보다는 덜 덥지만 말이야. 앗..ㅋㅋㅋㅋ 아람주를 이 시간에 보는 것은 되게 오랜만인 것 같네! 평소에 열심히 놀러다닌다니! ㅋㅋㅋㅋㅋ 부정은 못하겠네. 어디 가거나 하는 일이 많았으니 말이야. 하지만 평일에 일을 하면 자연히 주말에 이것저것 할 수밖에 없는걸. 아람주도 푹 쉬고 집안일도 하고 못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하길 바라!
응! 뭔가 분위기가 되게 좋을 것 같아서 픽크루만 저장해서 따로 붙여봤어! 생각보다 되게 잘 어울리는 픽크루 조합이더라! ㅋㅋㅋㅋ 사실 나와 아람주 성향이 잘 맞는 것도 크다고 생각해. 일댈에선 아무래도 성향도 무시 못하니 말이야. 그건 나도 그렇긴 해. 아람이가 다른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한번씩 보고 싶기도 하고... 일댈의 단점이기도 하지! 그렇기에 NPC들이 하나하나 투입되는 것이기도 하고! 조만간에 NPC 투입을 해보던가 해야겠네! 전에 말한 소꿉친구 애도 있을 수 있겠고, 반에서 혜성이랑 친하게 지내는 남자 NPC도 하나 만들 수도 있을테고! 환승연애 프로그램 AU..ㅋㅋㅋㅋㅋㅋ 해보고 싶다면 한번 해볼까? 그런데 그건 뭔가 동성보다는 다른 이성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앗. 저 픽크루도 엄청 예쁘지! 한번 만들어볼까 했었는데 아람주가 만들었구나! 이제 3학년 봄에 저런 모습으로 있었다...라고 하면 딱 좋지 않을까 싶은걸! 와...진짜 둘 너무 예쁘다! 정말로!
히히 웃으면서 말하는 목소리에는 들뜸이 가득했다. 전날 만든 초콜릿이 아주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가만히 있기 어려웠다. 차가운 날씨도 이겨낼 만큼 신이 났다고 해야할까. 지금도 열심히 눈사람을 만든 덕분에 별로 춥지는 않았다. 혜성을 정면으로 마주보자 다시 웃음이 헤프게 나왔다. 혜성하고 같이 있으면 웃음이 많아지는 것 같아.
“안 추워. 안 추운데 안기는 건 좋아.”
아람은 이번에는 정면으로 혜성을 끌어안았다. 겨울이라 그런가 공원에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사람이 있으면 이런 가벼운 애정행각도 부끄러우니까. 꼭 끌어안으니 자연히 혜성의 냄새가 맡아졌다.
/맞아~ 주말에 일을 하거나 잠을 자거나 하는 일이 많았으니까 말이지~~ 대신 평일날 신출귀몰하는 느낌? ㅋㅋㅋㅋ 이젠 평일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쉰다...1!! 부정못하는 혜성주 ㅋㅋㅋㅋㅋ 나는 주말에도 집순이이지 않을까 싶긴 한데 일근 근무는 처음이니까 약속이 많이 생길수도 있고...?
픽크루 찾느라 엄청 고생했다니까? 3학년 아람이에게 딱 맞는 픽크루를 찾고 싶은데 못찾아서 엄청 헤매고 다니다가 겨우 발견했어!! 머리색이나 눈 색도 내가 생각했던 것하고 근접해서 너무 좋았달까. 눈매가 좀 더 장난스러운 느낌이었으면 좋겠는데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안되는 것이겠지 큐큐 혜성주랑 일대일 성향 잘 맞긴 하지!! 그러니까 이렇게 오랫동안 같이 놀 수 있는 거 아니겠어? 나는 혜성주가 나 바쁠 때마다 기다려주는 것도 너무 고맙고 그래 ㅠㅠ 확실히 나 상판 오랜만에 다시 복귀할 때 딱 만난 거라서 조금 어정쩡한 것도 많았는데 혜성주가 좋은 롤모델이 되어 주어서 상판에 완벽적응할 수 있었잖아~~
조만간 npc 투입해서 노는 것도 재미있겠다~~ 전에 말한 소꿉친구도 너무 궁금하다구~~!! 물론 환승연애가 동성이 아니라 이성으로 접근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혜성이가 다른 캐랑 상호작용하는 걸 볼 수 있잖아? 뭔가 npc로 일상에 들어오는 것과 내가 다른 캐로 혜성이를 만나는 건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람이 픽크루 찾아다니다가 이거 봤었거든. 꼭 만들어야지 했는데 만드니까 너무 찰떡이다...... 혜성이 아람이 얼굴합 죽인다 진짜. 정말 서로를 위한 찰떡궁합이야 흑흑. 자꾸자꾸 들여다보게돼 ㅋㅋㅋ큐ㅠㅠㅠ
들떠서 일찍 나왔다는 말에 괜히 기분이 좋았으나, 동시에 이 겨울날에 기다리게 했다는 것에 조금 미안함을 느끼며 혜성은 괜히 그렇게 이야기했다. 공원 근처니 따뜻하게 있을 카페는 얼마든지 있었다. 물론 그곳에 있으면 바로 이렇게 만나기는 힘들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추운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겠는가. 그와는 별개로 그녀의 얼굴에서 웃음이 보이자 헤성은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어쩌지. 요즘들어 자꾸 보기만 하면 계속 웃음이 터져나와. 그런 혼잣말을 목구멍 속으로 삼키면서 그는 티를 내지 않으려는 듯, 애써 표정을 관리했다.
"아, 안 추운데 안기는거야? 나 참.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는데도 여전하잖아. ...뭐, 상관없지만 말이야."
자신을 정면으로 끌어안는 아람의 행동에 맞춰 혜성은 역시 팔을 벌려 그녀를 와락 안았다. 코트 안에 그대로 쏙 집어넣을까 하는 충동이 들었지만, 이런 밖에서는 조금 과감한 것이 아닐까 싶어 그는 그 충동을 자제했다. 그 대신 그녀를 괜히 꼬옥 안아주면서 품에 따뜻하게 가두다가 어느 정도 그녀를 안은 후, 그는 살며시 아람을 놓아주었다.
이어 그는 오른쪽 주머니에 넣어둔 선물을 꺼내기 위해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는 작은 '하얀색 향수병'을 꺼낸 후에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가 준비한 선물은 다름 아닌 향수였다. 이어 혜성은 고개를 옆으로 가볍게 돌린 후에 아람에게 이야기했다.
"자. 선물. ...어제 길 가니까 발렌타인 향수니 뭐니 하면서 팔고 있길래 이런 것도 가끔은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초콜릿 향이 난다고 하는데... 마음에 들지 모르겠네."
고개는 옆으로 돌리고 있었으나 그의 눈동자는 힐긋힐긋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과연 좋아할까. 아니면 조금 애매하게 생각할까. 선물을 줄 때 가장 긴장이 되는 순간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하며 혜성은 침을 꿀꺽 삼켰다.
/ㅋㅋㅋㅋ 원래 평일에 일하는 이들은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 대신 퇴근 후 저녁에는 쉬고.. 주말에도 푹 쉬는 느낌으로 지내고 말이야! 나도 이런 직장인 삶을 얼마나 지냈는지 기억이 안 나네. 하지만 나름 괜찮더라! ㅋㅋㅋㅋㅋ 일근 근무를 하면 약속이 은근히 많이 생길 수도 있을걸? 나만 해도 친구들을 만나거나 보고 싶은 영화가 있거나 어디 가고 싶으면 주말 외에는 답이 안 나오니까... 자연히 주말에 이곳저곳 나가게 되더라고!
픽크루는 아무래도 종류가 많지만, 내가 맞는 이미지를 찾기는 매우 어려운걸. 남캐 픽크루를 찾을 때마다 늘 그래서 아람주의 고생이 절로 이해가 가! 원래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를 잘 살리려면 커미션밖에는 없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진짜 혜성아람 커미션 하나 넣어볼까 슬슬 고민중이다! 넣는다고 해도 바로 넣진 못하고 뭐가 좋을지 찾아야겠지만 말이야. 바쁜 것은 당연히 기다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아람주도 바쁘다고 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니까 나도 믿고 기다릴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 아닛. 롤모델이라니. 롤모델적인 행동을 내가 했었던가? ㅋㅋㅋㅋ 그런 기억은 없는데! 아람주도 잘 놀았으면서!!
확실히 다른 NPC와 상호작용을 하면 아람이를 대할 때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 나오기 마련이니까. 좋아. 그럼 그것도 조만간에 해보자! 일단 할 수 있는 것은 하나하나 다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일단 그것도 아이디어 킵! ㅋㅋㅋㅋㅋㅋ 그 픽크루 요즘 커플 픽크루로 상당히 유명하잖아. 여기저기서 자주 보이더라! 맞아. 얼굴합 완전 장난 아니야! 그래서 괜히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귀엽고 뿌듯하고 사랑스럽고 그렇다!! 아람주의 마음이 곧 내 마음이다! 진짜 둘이서 결혼까지 가라. 정말로!
혜성의 걱정어린 말에 아람은 히히 웃을 뿐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눈사람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은 잠시 비밀이다.
“나이를 얼만큼 먹어도 마찬가지야. 네가 너무 좋으니까.”
좋아하면 닿고 싶은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 좀 더 가까이 있고 싶다는 그런 마음의 발현일지도 모르겠다. 혜성이 와락 끌어안는 것이 너무 좋다고 생각하면서 꼬옥 안겨있던 아람은 혜성이 놓아주며 보여주는 것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향수? 와아ㅡ!”
아람은 혜성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향수를 건네 받아 손 위에 올려 들여다봤다. 흰색 향수병이 꽤나 예쁘게 생겼다. 원래 향수는 향수보다 향수병이 더 시선을 강탈하는 법이지만 말이다. 놀란 눈으로 혜성을 올려다봤다가 다시금 향수를 내려다보고는 이내 배시시 웃었다. “한 번 뿌려봐도 돼?”하고 묻고는 향수 뚜껑을 열고는 바로 손목에 뿌리고 귀 뒤에 발라본다.
“향기 좋다. 완전 달콤해. 정말 발렌타인에 어울리는 향이네.”
아람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고마워. 너무 좋다.”하는 말을 덧붙이면서. 하지만 이내 표정이 시무룩해진다.
“...그러고보니 오늘 발렌타인 데이었네. 미안... 요즘 정신 없어서 깜빡 잊고 있엇어... 준비한 게 없어서 어떡하지...?”
아람이 향수병을 만지작거리면서 혜성을 힐긋힐긋 올려다본다. 얼굴에는 미안함 그리고 민망함이 얽혀있다. 그러고보니 아람에게는 작은 가방 외에는 들고 있는 것이 없다.
물론 장난이지만! 초콜릿은 눈사람에게 걸어두고 왔으니 당연히 지금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이다! 아람은 혜성이 어떻게 반응할지 속으로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다.
/혜성주는 야근 없고 주말 출근 없는 삶을 살고 있잖아~~!! 완전 부럽다구~~ 픽크루 매번 찾을 때마다 고생하는 거 완전 인정이야~ 특히 남캐 픽크루는 진짜 귀하다.... 진짜 ai 그림 만드는 법이라도 익혀야 할까봐... 커미션...! 나는 커미션 신청해본적 한 번도 없어서 생각도 못하고 있는데~~!!! 대신 그림 실력을 키워서 혜성아람이를 그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중이야! 물론 그림으로 그리는게 더 내 머릿속을 잘 표현하지 못할 것 같지만... 혜성주는 매번 상판을 지키고 있는 것 같아 ㅋㅋㅋㅋ 내가 돌아올 때마다 없던 적이 없는 것 같다구~~ 혜성주 답레 적는 거 보면서 내가 많이 배웠단 말이지? 혜성주 보고 배워서 우리 성향이 잘 맞는 것일지도 몰라~
할 수 있는 건 아이디어 차곡차곡 쌓아놓자구~~ (쌓여있는 것을 바라봄)(안봄) 뭐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막 시간이 엄청 많았으면 좋겠어 흑흑 맨날 서사 쌓고 놀게.... 픽크루 인기순으로 맨날 보다보니까 여기저기서 보이는 거 맨날 하게되고 ㅋㅋㅋ큐ㅠㅠㅠ 내가 죽기 전엔 둘이 결혼하는 거 볼 수 있겠지...?!
준비한 선물이 마음에 들지 긴장하는 찰나, 그녀의 입에서 좋아하는 반응이 나오자 혜성은 바로 표정이 확 밝아졌다. 무슨 선물을 주면 좋을지, 나름대로 고심하고 또 고심한 끝에 산 것이기에 더더욱. 향수병의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향까지 모두 확인한 후에 산 물건인만큼, 그녀가 좋아해준다면야 혜성에게 있어선 그보다 더 바랄 것이 없었다.
"너에게 준 선물이니까 뿌리고 싶다면 얼마든지 뿌려."
그녀의 뿌려도 되냐는 물음에 혜성은 애써 태연을 가장하면서 평소 내는 것보다는 조금 더 다정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이야기했다. 자신 역시 아람에게서 그 향이 나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 탓이었다. 가게에서 샀을 때는 상당히 달달하면서도 은은한 향이었는데, 아람에게서 나면 정말로 잘 어울리지 않을까라고 혜성은 생각했다. 그녀가 손목에 뿌리고 귀 뒤에 바르자 그는 자연히 그녀에게서 나는 향을 느껴보려고 했다. 물론 많이 뿌린 것은 아니고 아주 가볍게 뿌렸기에, 달달한 향이 강하게 느껴지진 않았으나 겨울 바람 너머에서 풍기는 은은한 달콤함이 오히려 정말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그는 오른손으로 입을 자연스럽게 가리면서 싱긋 웃었다. 하지만 이어 그녀의 표정이 시무룩해지자 그는 응? 하는 표정을 지었다.
"어? 어? 어?"
발렌타인데이라는 것을 깜빡 잊고 있었고 아무 것도 준비한 것이 없다는 그 말에 혜성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아무런 말없이 눈을 깜빡였다. 어? 그러면 초콜릿 없는거야?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아주 살짝 시무룩한 느낌으로 바뀌었지만 그는 빠르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아쉽지만, 엄청나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티를 최대한 내지 않으려는지 그는 일부러 고개를 하늘로 들어올리면서 하얀 입김을 여러번 내뱉다가 다시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 말은 마치 그녀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자신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어찌되었건 혜성은 애써 아쉬운 티를 내지 않으려고 표정을 강하게 관리했다. 그리고 살며시 뒤로 돈 후에 공원에 깔려있는 눈밭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리고 팔짱을 끼고 가만히 그 풍경을 바라보다 그녀에게 말했다.
"일단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를 찾아볼까 싶은데... 눈밭이 하얗게 잘 깔려있는 곳이 있으려나?"
/ㅋㅋㅋㅋㅋㅋㅋ 그게 내 유일한 삶의 낙이지! 야근 없고 주말 출근 없는 삶! 그리고 일이 끝나면 연락 오는 곳도 없다! 지금 회사 완전 좋아! ㅋㅋㅋㅋㅋ 아람주는 확실히 그림을 그릴 수 있었지. 나는 그림을 그릴 줄 몰라서 여러모로 힘들기도 해서 결국 커미션을 보게 되더라! ㅋㅋㅋㅋㅋ 예전에 그렸던 짤 아직 기억하고 있는데 잘 그렸는걸! 음...ㅋㅋㅋ 나도 비울 때 많아! 특히 주말에는 은근히 오래 비우기도 하고! 물론 저녁이나 밤에는 돌아오지만 말이야! ㅋㅋㅋㅋ 사실 지금도 넷플릭스 보고 있다!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엄청 쌓여있고 까먹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쌓아두면 나중에라도 기억할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 사실 현실적으로 보자면 나와 아람주가 평생 일댈을 하는 것은 힘들고..언젠가 끝을 맞이하게 되겠지만...그건 지금은 생각하지 않을래! 지금 이 순간을 즐기겠어! 난!
아람은 혜성의 놀라는 모습에 웃음이 날 것 같았지만 지금까지 배운 연기 실력으로 꾹 참았다. 순간적으로 나온 시무룩한 표정도 서운함을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귀엽게 느껴졌다. 키가 더 컸으면 뭐해. 이렇게 귀여운데.
“...안 괜찮아 보이는데?”
괜찮아를 세 번이나 말하고 정말로를 세 번이나 말을 하는 혜성의 모습은 정말 강한 부정으로 강한 긍정을 표현하고 있었다. 아람은 표정을 관리하다못해 몸을 돌리는 혜성의 모습에 혜성의 뒤에서 작은 웃음을 삼켰다.
“사진? 그럼 이쪽으로 가 보자.”
라고 말하며 아람은 혜성의 손을 잡고 눈사람을 세워둔 곳으로 데려갔다. 토끼 귀를 하고 있는 눈사람의 팔에는 종이가방이 데롱데롱 달려있다.
“짜잔! 일찍 와서 눈사람 만들었지롱~ 그리고 방금은 장난이었어.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내가 기념일을 잊어버릴 리가 없잖아?”
하고는 눈사람의 팔에 달려있는 종이가방을 가져와 혜성에게 건넸다.
“어제 내가 직접 만든 수제 초콜릿이라구. 헤헤. 분명 맛있을 거야.”
종이가방 안에는 붉은 리본으로 묶여있는 상자가 있을 것이었다. 상자 안에는 칸칸이 초콜렛이 들어있었을 것이었고. 네모난 모양이 독특하고 코코아 가루가 묻어 있어 포슬포슬해 보이는 파베 초콜릿이었다. 나름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고 보기도 고급져 보이면서도 맛도 부드럽고 좋았다. 레시피를 찾았을 때 딱 이거다 싶었달까. 아람은 혜성을 바라보면서 히히 장난스럽게 웃었다.
/회사가 좋다니 다행이야~~! 엄청나게 중요한 거라고 그거~ 나는 잘 그리는 편은 아니고 그리는 것도 아아아아주 가끔 그리는 거라서 ㅋㅋㅋ 역시 그림 그리는 것보다 글쓰는 게 좋달까. 주말 낮에는 상판에 사람 은근 없으니까~ 역시 다들 인싸들인 거지~! 나도 이것저것 하면서 왔다리갔다리 하고 있고~
맞아맞아~ 이렇게 계속 기록을 하고 있으니까 까먹어도 다시 돌아가서 보면 또 기억난다구~ 나는 지금까지 계속 서로 이어온 것만으로도 엄청 기적같은(?) 일이라고 생각해! 엄청 오래됐잖아~~ 한 3년 넘었나?
아람의 말에 혜성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다시 한번 괜찮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물론 완전히 괜찮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초콜릿이 없다고 아쉽다고 말을 하는 것은 그로서는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았다. 뭔가 엄청 유치하지 않은가. 내년에는 주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초콜릿에 대한 생각을 더 이상 하지 않으려고 했다. 안 그래도 아람은 많이 바쁜데, 자신이 너무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지 않겠는가.
한편, 아람이 자신의 손을 잡고 특정 방향으로 향하자 혜성은 고개를 갸웃하며 일단 그녀가 말하는대로 천천히 따라갔다. 뽀드득, 뽀드득. 눈이 깨지는 소리가 다시 한번 고요하게 울리며 그의 귀를 간지럽혔다. 그 부드러운 소리를 들으며 아람을 바라보니, 정말로 아람이 눈의 요정 같다는 생각이 들어 혜성은 절로 얼굴을 붉혔다. 그와 동시에 초콜릿을 아쉬워한 것이 괜히 후회스럽다고 생각하며 그는 괜히 혀를 약하게 찼다. 그래. 초콜릿이 뭐가 중요해. 아람이 함께 있는 것이 중요하지. 너무 욕심 부리면 벌 받아. 그렇게 생각을 하는 와중, 저편에 눈사람이 하나 보였다.
누가 만든 것인진 모르겠지만 낙엽으로 토끼 귀 모양을 하고 있는 눈사람에는 종이가방이 데롱데롱 달려있었다. 뭐야. 저거. 저기다가 짐을 놓아두고 간 거야? 누군진 모르지만 조심성 없는 사람이네. 아니면 저것도 장식인가?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는 저 눈사람을 사진으로 찍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카메라를 꺼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아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말은 혜성을 벙찌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어? 어? 어?"
종이가방을 가지고 온 후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며 수제 초콜릿이라고 말을 하는 것에 그는 예상도 못했다는 듯이 벙찐 표정을 지었다. 이게 무슨 소리지? 수제 초콜릿? 초콜릿 없다고 하지 않았나? 나 속은거야? 아니. 그런데 정말로 발렌타인데이에 아람의 초콜릿을 받은거야? 어? 어? 그런 여러 생각이 순식간에 빠르게 지나갔다. 바로 열진 않고 그는 아람의 얼굴을 벙찐 표정으로 바라봤다. 이어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갛게 물들었다.
"뭐, 뭐, 뭐, 뭐야. 없다면서! 없는데 그게 왜 여기에 있어?! 아...아니..아니... 화내는 것이 아니라.... 아.. 진짜! 고...고마워."
열어봐도 돼? 그 말만큼은 평소 그의 목소리보다 살짝 기어들어가는 크기였다.
/하지만 전에 봤던 짤은 되게 예뻤는걸! 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잘 그리는 것이 맞아!! 음. 주말 낮에는 대부분 개인 볼일을 보거나 하지 않을까 싶어! 나도 내일은 영화나 보러 갈까 싶기도 하고! 뭐 볼지는 아직 안정했지만! ㅋㅋㅋㅋ 나처럼 그냥 개인 볼일 보러 가는 이들도 많지 않을까? ㅋㅋㅋㅋ
맞아. 확실히 엄청 오래되긴 했지. 우리가 2021년 11월 15일에 시작했으니까 지금이 3년 차지? 아직 완전히 3년은 아니지만 말이야! 이대로 4년차를 노려보자! 우리!!
2월의 공원은 정말로 눈밭이었다. 눈사람을 만들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그래서 혜성의 손을 잡고 걷는 길에도 눈이 잔뜩 깔려 있었던 것이었고. 아람은 신나서 걸음을 옮기느라 혜성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은 전혀 몰랐지만.
아람은 벙쪄서 어? 소리만 반복하는 혜성을 올려다보며 작게 웃었다. 속았다는 것에 얼굴이 새빨게 진 걸까? 아니, 놀랐나보다. 아람은 뒤에 들려오는 고맙다는 말에 히히 웃었다.
”왠지 장난치고 싶어서 말야. 엄청 섭섭해 하는 게 눈에 보였는데, 아닌 척 안 하고 평소처럼 툴툴 거렸어도 별 말 안했을텐데.“
아람은 쿡쿡 웃으면서 ”얼어 봐.”라며 흔쾌히 허락했을 것이었다. 상자를 열면 칸칸에 하나씩 담긴 초콜렛들이 보일 것이었고. “하나 먹어 볼래? 내가 먹여줄까?” 하면서 아람은 벙어리 장감 한 쪽을 벗었을 것이었다. 혜성이 긍정한다면 한 조각을 들어 혜성의 입 안에 넣어줬을 것이었고. 손 끝엔 코코아가루가 묻어나왔을 것이었다.
/혜성이 기여워.....
내일 영화 보러 가? 뭐 볼지 궁금하다~~! 나도 상판에만 계속 붙어있는 건 아니니까~ 이렇게 보니까 우리 엄청 오래되었다~~~~ 신기해...!!!! 일상도 엄청 많이 돌린 것두 신기하지 히히
절대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듯, 그는 정말로 약하게 성을 냈다. 뭔가 속마음이 그대로 읽힌 것 같고, 묘하게 자신이 유치하게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 탓이었다.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새빨개지는 것이 마치 빨갛게 익은 사과같았다. 이어 아람이 열어보라고 허락을 하자 혜성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오른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식히기 위해 부채질을 하다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붉은 리본으로 묶여있는 상자를 조심스럽게 열자 달콤한 초콜릿 향이 혜성의 코 끝을 간지럽히듯 지나갔다. 칸마다 들어있는 초콜릿은 네모난 형태의 파베 초콜릿이었다. 코코아 가루가 묻어있어 상당히 부드러울 것 같은 그 초콜릿을 혜성은 멍하니 바라봤다. 이걸 수제로 만들었다고? 정말로? 믿기 힘들다는 듯이 혜성은 아람을 가만히 바라봤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정말로 멍하니.
"...좋아하는 마음이 담긴 초콜릿 받아본 거 처음이야. ...뭐, 뭐랄까. 이, 이거... 정말로 내가 먹어도 되는 거야? 뭐, 뭔가 되게 고급스러운 느낌인데... 만든다고 힘들지 않았어?"
그냥 평범하게 가게에서 사도 괜찮았는데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서 이렇게 주다니. 뭔가 가슴 속이 뜨거워지는 것 같아 그는 순간적으로 울컥했다. 물론 그렇다고 눈에서 눈물이 흐르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어 아람이 먹여줄까? 라는 물음을 던지자 혜성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만 조용히 끄덕였다. 이어 아람의 작은 손이 초콜릿을 잡아서 자신의 입에 넣어주자 그는 그 초콜릿을 천천히 씹었다. 달콤하다. 그 말밖에는 할 수 없었다. 물론 고급 초콜릿처럼 엄청난 맛이 숨겨진 것은 아니지만 순수하게 달콤하고 맛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맛있어. 되게 달콤하네. ...뭐 넣은거야? 이거."
멍하니 그런 목소리를 내뱉던 혜성은 아람을 바라보면서 다시 한 번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도 먹여줘? 초콜릿."
/음..모르겠어! ㅋㅋㅋㅋ 딱 정한 것은 아니라서! 재밌는 거 있으면 보고 아니면 집에 돌아오지 뭐! 라는 느낌이야. 확실히 오래 되었지. 일댈이 3년차까지 가는 일은 잘 없으니 말이야. 나도 상판하면서 일댈 여러 번 하긴 했는데 이렇게 오래 가는 것은 처음이야. 그와는 별개로 아람이가 너무 좋다... 오늘도 앓는다... 아람주는 나빠. 이런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데리고 오다니..
"확실히 그런 느낌이 없지 않아 있기는 하지. 계량와 과정을 맞춰야 맛있는 것이 나오긴 하니까."
물론 진짜 화학 실험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비슷한 느낌도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혜성은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이를테면 소스 같은 것은 살짝 그런 느낌이 들긴 하니까.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 아람의 대답. 정확히는 뭐 넣은 거냐는 물음에 그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펑 터질 것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사, 사, 사랑은 조미료나 막 실제로 넣는 것은 아니잖아! 물론 기분은 좋고... 사랑의 맛이 느껴지긴 하는데! 그렇긴 한데!"
괜히 발을 동동 굴리면서 그는 얼굴의 열을 식히려는 듯, 빠르게 오른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부채질했다. 뭔가 사귀고 난 이후부터 점점 더 능글맞게 바뀌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이거.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아람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하지만 결국 귀엽다고 생각하며 그의 표정은 괜히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자신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정말로 자연스럽게.
아람이 입을 작게 벌리자 혜성은 초콜릿을 하나 집은 후에 그녀의 입에 쏙 집어넣었다. 맛은 이미 자신이 봤기 때문에 충분히 달콤하고 부드럽고 맛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아람은 이 맛을 어떻게 느낄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어때? 맛있어? 뭐... 이미 맛은 봤으니까 대충 알긴 하지만 말이야."
/확실히 5판이나 가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지! ㅋㅋㅋㅋㅋ 물론 없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말이야! 반대로 내가 갑자기 사라지면 아람주가 나를 찾다가 끙끙 앓는 거 아니야? ㅋㅋㅋㅋㅋ (농담) 이것으로 1001이구나! 좋아! 새 판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