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낙원. 살아 숨쉬는 낙원. 꿈만 같아 안온한 낙원...... 하여 아름다운 낙원." "그리 이르더군요. 결계로 둘러싸여 갇혀졌기에 아름다운 낙원이자 이상향이렵니다. 대결계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만 하죠. 그것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온 몽접 무당의 숙명." "이변은 환상향을 뒤흔듭니다. 결계를 위협하니 내가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죠. 인간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리도 만무하니 어떤 면에서 놓고 보아도 무당이 가만히 지켜보길 바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 아닐지." "알아듣고 있습니까? 사랑해 마지않는 우리 당신...... 나의 입장은 이해하죠? 아니, 머리채를 놓으라뇨. 혼나는 요괴가 어찌 입 밖으로 불만을 뱉습니까... 그러니까- 아이, 발버둥도. 자아 자, 조용. 쉬이... 옳지... 착하다. 아무래도 지금껏 귓등으로 들어오신 눈치니 친절히 처음부터 다시 말씀을 드려보자면..."
엥? 뭔가 허무하리만치, 연은은 산뜻한 웃음으로 대답하더랍니다. 당황하거나 민망한 기색은 일체 보이지 않은 채, 여유롭게 산들바람에 흔들려 떨어지는 꽃잎을 손끝으로 받아내며 그녀는 문득 화제를 전환하더랍니다.
"문답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가령 아리는 어쩐 연유로 강해지려고 하는지- 같은 이야기를 말이에요."
>>418 아리스 가까이 살펴보려 하는 아리스. 하지만 그 불꽃 같은 유령인지 무엇인지는 히이이이이이-! 소리를 내며 더욱 뒤로 물러날 뿐이었습니다. 마치 자유 의사가 존재하는 듯이 말이에요.
"가까이.. 으... 싫어어...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더니 이게 뭐야.."
???
>>424 새노라 "...흔쾌한 허락에 감사를 표하도록 하지."
흡사 폭포 쏟아지듯한 새노라의 다언에도, 말끝이 조이는 듯 호흡이 버거운 듯한 어투에도 손님은 아무런 말도 덧붙이지 않고, 제 목적과 직결되는 대답만 돌려주더랍니다. 그리고 소녀는 스르르, 미끌리듯이 사랑채로 향하려고 했죠. 스르르, 미끌리듯이라니? 그야 이 망토 입은 소녀, 자세히 보니 치마 밑으로 발이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치마가 땅에 닿여 있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되도록 빨리 와주면 좋겠어. 생각보다 그렇게 한가로운 편은 아니거든."
한 뼘 정도의 틈을 두고 공중에 떠있는 소녀는 새노라 측을 돌아보더니 그렇게 말하고는 마저 사랑채로 가는 길을 '둥실거렸습니다'. 뭐 요괴 중에도 공중에 항상 떠있길 선호하는 개체는 있으니,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426 식 "식이구나. 이름을 알려줘서 고마워, 식아. 나가는 길은... 글쎄? 헤매지 않은 자신은 있지만 너도 나가야 한다면야... 같이 가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일이겠지. 한번 만난 인연은 소중히 해야지."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방해가 된다면 나 혼자서도 괜찮지만. 그래도 걱정해주다니, 역시 예쁜 마음씨네.. 많이 감동해버렸어."
>>432 텐키 적각은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소문이라기에는 사소한 것이오. 그대도 알겠지만, 이곳 주지가 하도 언동이 가벼우며 제멋대로이지 않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그대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바 있지. 일본의 요괴라면 이미 환상향 이곳저곳을 점했으니 더 신기할 것도 없는즉, 그때는 그저 흘려들었건만 이제 생각해보니 다름 아닌 그대에 관한 이야기였으리다. 정보를 얻게 되었군, 정보를 얻게 되었어."
뭐어, 절 한복판에 있는 크나큰 종이우산이니까 나도 모르게 나도는 소문쯤이야 충분히 있을 법하지만. 그렇게 덧붙이지만, 이내 난 몰라요, 하며 심술궂은 모양으로 다시 고개를 팩팩 저어보이더랍니다.
"슬슬 만남이 지겨워질 때도 되었지. 난 유쾌하오만, 개점할 때가 되어 이만 가봐야겠다 싶은데 허락해줄 수 있겠소? 뭐 붙잡으려면 붙잡으시오. 이 인기는 어찌 해도 사그러드는 법이 없구려!"
???? 그냥 보내줍시다...(??)
>>436 아키히요 "아... 하... 그렇지요... 그렇지요. 함부로 물을 이름은 아니었지요..."
그렇다면 그때를, 고대하는 것으로... 하며 진화가 개미처럼 기어가는 말을 묘하게 흐립니다. 출구가 가까워져 옵니다. 이대로만 속도를 유지하면 다음 턴이 되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