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낙원. 살아 숨쉬는 낙원. 꿈만 같아 안온한 낙원...... 하여 아름다운 낙원." "그리 이르더군요. 결계로 둘러싸여 갇혀졌기에 아름다운 낙원이자 이상향이렵니다. 대결계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만 하죠. 그것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온 몽접 무당의 숙명." "이변은 환상향을 뒤흔듭니다. 결계를 위협하니 내가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죠. 인간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리도 만무하니 어떤 면에서 놓고 보아도 무당이 가만히 지켜보길 바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 아닐지." "알아듣고 있습니까? 사랑해 마지않는 우리 당신...... 나의 입장은 이해하죠? 아니, 머리채를 놓으라뇨. 혼나는 요괴가 어찌 입 밖으로 불만을 뱉습니까... 그러니까- 아이, 발버둥도. 자아 자, 조용. 쉬이... 옳지... 착하다. 아무래도 지금껏 귓등으로 들어오신 눈치니 친절히 처음부터 다시 말씀을 드려보자면..."
>>131 판타지물에서 흔하게 나오는 것처럼 머리색이나 눈 색이 영구적으로 바꾸는 건 가능성 있을 것 같고? 미모상향도 안... 될 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몇백년 전 고전소설에도 샤랄라 하늘의 신비로운 힘을 받거나 천상의 음식을 먹고 아름다워지는 클리셰가 있으니까?🤔
오~ 맞아 그런 이미지도 있지! 일본보다는 조선에서 산 기간이 더 길지만서도... 텐키가 환상향에 대해 물었다면 시구레는 텐키가 환상향에 오기 전까지의 일본에 대해서 물었을 것 같네. 마음의 오랜 고향이라고 하기엔 뭐해도 태어난 곳이니 궁금한 마음은 있으니까. 그리고 자기 말고 다른 가샤도쿠로를 본 적 있느냐 묻기도 했을 것 같구... 앗 얘 생각보다 궁금한 게 많은 해골이구나
시구레로서도 요란법석! 힘자랑! 이변 만들기!...하는 요괴들 틈바구니에서 잔잔한 성격의 텐키가 꽤 반가울 것 같아. 종종 한가할 때 이야기 나누는 말동무 관계 어때?
>>152 ㅋㅋㅋㅋㅋㅋㅋㅋ죽부인이 되어 달라고 하는 건... "……요즘 바깥세상에서는 이런 농도 죄라더라오."라면서 침착하게 뼈다귀 날리지 않을지... 해골씨도 잘때 끌어안게 해줘!!는 무리였다고 합니다... 😉
ㅋ ㅋㅋㅋㅋㅋㅋ자 잠깐만여 잠시 잠수한 사이에 무슨 대화가 텐키주 다녀와~ 나도 잠깐잠깐 보는 거라서 답변이 늦을 수도 있을 것 같아~
>>167 환상들이 하기 전까지는 거의 일본을 돌아다니다 왔으니까. 아마 대부분 대답해 줄 것 같아. 높은 건물이 세워졌다던가, 유명한 신사에는 외국인들도 종종 들른다던가. "응. 꽤 오래 전이지만.. 나쁜 아이는 아니었지. 지금은 어떻게 지낼까?" 하면서 환상향에 오기까지 봤던, 바깥에서 사는 요괴들에 대해서도 알려줄 것 같네. 많은 질문은 텐키를 기쁘게 한단다.
낯설지만 싫지 않은 이국의 땅에서, 텐키는 무척 (요괴 기준으로)조용한 시구레에게 종종 들를 것 같네. 응. 소란스러움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환상향은 그게 좀 과한 경향이 있으니까. 친해지기 어려울 것 같지 않다.
>>167-168 뼈다귀로 피가 철철 흘러도 좋으니 시구레 죽부인...... 아니 골부인 끌어안게 해주세여 엉엉엉엉.......(??) 호감도가 쌓이면 가능성이 있으까요 >:3.....!!!!!!!!!!!!!!!!(도대체)
사소한 질문....... 완전베리무척환영입니다 아주 환영해(?) 연은이는 별 대단한 취미는 없고....... 음주를 즐기는 편이랍니다...(망...) 몽접 신사에는 다양한 종류의 술이 쌓여있다는 괴담이 전해지지여....,. 골라 꺼내며 자작도 신경쓰지 않고 홀로 마실 때가 있다네여! 시구레는 특별히 즐기는 취미가 있을까용?
>>169 정말 뜬금없이 떠오른 궁금증이지만여,.,,,.,, 아키아키 군,,,,,, 꼬리 만지면 화내나여...? 귀는...??? (?????)(뒤틀린 욕망의 화신..)
>>172 있다고 당당히 전해지고 있어용!!!! 방법을 어찌저찌 찾아본다면 어쩌면 시트캐도 가볼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지용?🤔 어쩌면이지만.
가장 예쁜지는 개인적인 기준이 많이 따르기 때문에 특정 불가인 것으로.....(주절주절주절)(???) 그렇지만 분명 '가장 예쁘다'까진 아닐 거예용!!! 이상하게도 역대 몽접 무당은 모두 못해도 평균 이상은 되는..... 대체적으로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했지만서도 말이에요 :3c 연은 역시 준수한 미인의 기준에는 부합할 거예용!
>>176 덜떨어졌다니 그런 말씀 마세용!!! 설령 타인에 비해 실제로 부족한 면이 있고 스스로 만족하지 못할 수준에 머물지언정 그건 누구나 다 그렇다고 생각해여. 당장 저만 해도 시야가 괴멸적으로 좁고() 어장에서는 인증 문제로 털어놓지 못하더라도 어떨 때는 남의 실력을 질투하기도 하고 스스로 가진 미흡한 능력에 ㅇ>-< 가 되기도 하는 걸여.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고 누구나 부족한 면이 있어요.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자신의 장점을 돌아보며 일부러라도 자신감을 가지는 일이죵!!!!! 오지랖이라고 해도 할 말 없지만........ 아는 사람 중 자신감을 가지지 못해 불안감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도저히 그냥은 지나칠 수 없는 말씀이라서 말이지요.. 누구도 절대로 아리주가 좀 부족하거나 '이상한'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고의로 무시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만일 그런 일이 생기면 탓할 것은 아리주가 아니라 그런 속좁은 소인배의 몹쓸 성질머리죠. 부디 부정적인 마음보다는 아리주 자신을 칭찬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자신감을 가지다 보면 어느 순간 그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나은 사람인 자기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을 테니까요. 써놓고 보니 진짜 오지랖이고........ 멋모르는 과한 참견 그 자체가 될 수 있겠지만 혹시 아리주가 정말 이런 문제에 시달리고 계신다면 조금이나마 조언이 될 수 있겠다면 기쁘겠어요. 물론 뭔소리야? 싶으면 그냥 스루하시기예용!!!!! >:3
캡틴은 정말 괴멸적으로 시야가 좁은 사람이니......()()() 혹시 질문했는데 제가 대답을 하지 않았거나 하면 따로 말씀주시면 된답니다..! 그랜절 박으며 바로 답변하러 달려간답니다😂
그리고 결론은...... 그렇지용!!! 연은은 분명 미인은 맞으나 '최고의 미인'은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확언할 수 없다가 되는 것이죵.
>>179 저는 글을 잘 못 써요. 글 뿐만이 아니라 다른 것도 못 해요. 멍청하고 상상력도 부족하고 눈치도 없고... 그래서인지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놀러 오는 곳이라고 해도 글을 못 쓰는 사람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을 좋게 보는 건 사실이니까 글을 못 쓰는 저를 안 좋게 보지 않을까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을까 하고요. 제가 자신 있는 건 남들을 돕고 싶어하는 마음 하나밖에 없거든요. 마음만으로는 안 되는 지 친구랑 손절당하기도 했지만요. 노력해도 잘 안 되어서 자신감이 생기기는 커녕 오히려 제 자신을 미워하게 되더라고요.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제 자신이 부족한 걸 아니까 하는 소리예요.
>>185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상은 노력의 여하와 달리 결과는 노력한 만큼 도출되지 않기도 하지요. 안타깝지만. 하지만 성공만 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무조건 실패만 거듭하도록 되어있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아리주는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고, 언젠가 성공으로 보답받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해용!! 다만 성공은 꽤나 변덕적인 녀석이고, 멘탈을 관리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니... 아리주가 그렇게 노력하는 동안 지나친 정도로 상처 받지는 않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랍이랍니다. 보다 자신감을 가지면 어쩌면 노력의 결과도 더 흡족한 정도로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여! :3 여하튼 결론은 아리주 보듬보듬 쓰담쓰담이랍니다........😊😊😊
>>170 오랫동안 환상향에서 산 입장에서는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재밌는 이야기겠어~ 그래서 텐키의 이야기를 꽤 좋아할 것 같네. 다른 가샤도쿠로에 관해서는 은근히 깊게 물어볼지도? 그 외에도 서로 아는 세상 이야기 말고도 이런저런 대화도 나눴겠고... 친해지는 거 좋아!! 그럼 어느 정도로 친하다고 할까? 가끔 지나가다 이야기 나누는 그냥저냥 아는 사이로도 좋고, 많이 친하다면 사적인 이야기도 조금쯤 하는 사이가 되겠네.
>>173 피가 철철 흐르면 포기하라구욧!!! 음~ 호감도가 쌓이면... 가능성 있읍니다!!! 친하다면야 이런 걸 왜 하고 싶어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이상한 뜻은 없겠거니 하고 받아들여줘...그러니까 캡틴 힘내(?)
아하 그렇구나! 연은이는 만취한 적은... 따로 없나여? 직책상 언제든지 돌발상황에 대비해야 하니까 되도록 인사불성은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음~ 시구레는 노잼요괴라서 풍경 즐기기나 독서 같은 조용한 걸 하지 않을까 싶어~ :3
상당히 특이한 곳이라는 생각을, 이곳에 오고난 뒤 하지 않은 적은 없다지만- 그래도 새삼스럽게 하게 된다. 여기 참 이상한 곳이야. 구름 무늬가 그려진 우산을 활짝 펼친 채 둥실둥실~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면 말이지, 많은 게 보이거든. 신전이 자리한 산, 아름다운 화원, 안개끼고 음침한 숲과 방사능에 죽어버린 숲. 텐구의 영역이라 근처만 슬쩍 훑어 본 요괴의 산에 수많은 언덕들. 새삼, 내가 날아들어온 이 곳은 별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름답네."
잠시 멈춰서서, 우산을 어깨에 기댄 채 바라보는 호수의 풍경. 그러니까, 시구레에게 듣기로 여기가 안개의 호수인가? 좀 더 가까이서 보고자 하여 천천히 고도를 내려가는 중, 한 채의 집이 보였다. 버려진 것 같은, 작은 주택. 근데 조금씩 관리가 되고 있는 느낌도 있다. 아주 조금...비 한 방울 정도 을씨년스러운 저택으로 방향을 잡고 땅에, 완전히 내려서진 않고 적당히 둥둥 뜬 상태로 멈췄다. 음?
>>215 그리 오랜 인연..이라기에 3년이면 그래도 오래지 않나? 요괴 기준으로는 엄청 짧을까? 데면데면 보다는 '꽤 친하다'는 쪽이 좋을 거 같아.
"나도 잘 기억은 나지 않아. 음, 좀 오래 전이거든. 바쁠 때였고. 뭐, 나름, '해골'에 대한 공포심은 여전하니까 나름 잘 지내지 않을까? 비교적." 라는 정도이지 않을까 해. 가샤도쿠로에 대해서는.. 이 우산은 해골님보다 한참 어려...다만 생각보다 말이 잘 통할거야. 우산 원주인이 역사에 관심이 있었는 지, 옛날 일도 잘 알거든. 아무튼 친구가 생겨서 좋겠다! 텐키야!
>>215 호옥...호고고고곡...... 그런 것이엇군여 >:0!!!!!!!!! 저는... 희망을 가지고 힘낼 수 있을 것 같아용(???
인사불성이 되기까지 마시는 경우는 흔히 없어여! 그게.... 다른 이유가 아니라 연은이가 주량이 장난 없기 때문이라서()().,.,,.,., 직책을 고려하여 나름대로 자제하는 면모도 아주 없지는 않지만 한번 잘못 고삐가 풀리면 마시고 또 마시는 편이랍니다. 그에 따라 만취한 경우도 틀림없이 있었겠네요. 연회 중이라든지 말이에용. 운치를 즐기는 요괴네여 시구레... 시구레가 가장 좋아하거나 탐독한 책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을까용? 그게 문득 궁금해지네여.,.,.,
아니...? 아니... 텐키주 너무 고생.. 많으셨어용... 이리 와보세용... 뽀담뽀담.. 뽀담뽀담...,,., (정리 스레에 위키 갱신 사실을 기록하시면 관련하여 환상엿을 지급드릴 수 있어여!!)
오늘 날의 아리스는 주택에 밖에서, 나름대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의자들과 탁자를 마련해둔 곳에서 안개의 호수의 풍경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오늘은 또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죠. 사실, 가지 수를 따지자면 할 수 있는 일은 많았습니다. 이곳은 환상향, 바깥 세계 마냥 기술이 안배 해주는 안락함을 느끼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믿음에 가까울 겁니다. 그렇게 의자에 늘어져 하늘을 바라보며 흘러가는 구름들을 보고 있자면 뭔가 스쳐 지나가는 게 보입니다. 새 같은 건 아닙니다. 저것은... 아리스는 그 때 비로소 오늘 해야 할 일이 무엇일지 결정했습니다
아리스는 그 대상을 향해서 가볍게 한쪽 손을 들어 올려서는 가볍게 흔들어 보았습니다. 이후는 어떻게 될까요? 그것은 그것 나름일 겁니다
>>224 요괴라도 3년이면 든든한 우정일 거라구 아마!! >:3 그럼 그 정도로 가자구~ 절친도 데면데면도 좋지만 꽤 친한 정도의 친밀감도 그것만의 매력이 있으니까! 허억 몰라도 이해할텐데 성심성의껏 답해주다니 텐키 똑똑하고 친절해... 그러면 선관은 이 정도로 정리하면 될까? 나도 친없찐 요괴가 될까봐 걱정했는데 친구가 생겨서 정말 다행이고 고마어~ ( •̀∀•́ )✧
>>226 골부인에 성공하는 그때까지! 캡틴의 노력은 결실을 볼 수 있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구나... 연은이는 최강이라서 간도 최강이었던 것임... 이 정도는 해야 몽접무당이지~ 연은이가 취해도 주정...은 딱히 없었으려나?
책... 책이라...🤔 가장 좋아하는 책은 딱 이거다!하고 생각나는 건 없고, 인문이나 과학, 문학 등등 특별히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잡히는대로 읽었을 것 같아~
검고 아름다운 머리카락과, 그에 대비되는 백색의 드레스가 잘 어울리는 자그마한 소녀였다. 요괴는 아닌 것 같았다. 가녀리다 하면 그렇게 평가하겠지만 물을 좋아하는 요괴들이 가득한 이 호수에서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치고는 무척 여유로운게 평범한 소녀는 결단코 아닐 것 같았다. 예전부터 있었지~ 이런 강한 아이들.
나는 손을 가볍게 흔들어주는 소녀에게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안녕? 여기 사는 아이니?"
따스한 봄바람, 그렇게 꾸며낸 바람과 함께 가볍게 소녀의 앞으로 나아갔다. 느긋하게 두 발로 대지를 딛고 펼쳤던 우산을 접었다. 우산을 늘어뜨려 놓고 약간, 고개를 기울이며 아이를, 이어서 풍광을 보았다.
심야의 새노라주가 갱신합니다 안녕하세요! 레주께 질문이 있어요. 아키히요주께서 새노라 유연 지반을 보고 선관을 요청하셨는데 아키히요가 보호 명령을 받고 새노라를 직접 지켜주는 느낌이었다고 기억하거든요. 이 선관 내용과 새노라 조율 내용을 비교해야하는데....아키히요의 카에데 가문이 탕자 대텐구와 같은 라인을 타고 있을까요?
아리스는 상대가 친근하게 미소 지어 주는 것에 덩달아서는 살짝 눈웃음을 한번 지어 보이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이것도 인연일 것이니 만큼은 서로 좀 더 잘 알아 가는 것도 좋을 겁니다. 친구가 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죠. 분위기나 만나게 된 방식도 그렇고, 요괴라고 간주해도 될 겁니다. 환상향을 지내면서 이런저런 인간과 요괴들을 사이를 스쳐 지나가며 생활 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 구분을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명확한 것은 아닐지 몰라도 그럴 듯한 근거는 됩니다
"그렇네요, 이 풍경은 제가 이곳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니까"
아리스는 고개를 작게 끄덕이면서 말했습니다. 그녀는 통칭, 안개의 호수라 불리는 이곳을 꽤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아리스가 거주할 수 있을 만한 주택도 있었죠. 그 외형만 보면 나쁘게 보일지 몰라도 상당히 괜찮게 생활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아는 것은 그녀 이외 알만 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 까요
"차라도 한 잔 하겠나요?"
아리스는 탁자 위에 올려져 있는 흰 도자기로 된 찻주전자와 잔을 눈짓으로 가르키며 물어보았습니다
>>245 앗 들켰다 호불호 흐릿한 편 맞아~ 음음... 즐거움은 별로 안 따지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재미보단 정보를 얻겠다!라고 특별히 생각해서 고르는 편도 아니야. 그냥 할일 없으니까 아무거나 읽어야지...(진짜로 아무거나 가져옴)정도의 가벼운 마음이거든(머쓱 읽다 보면 의외로 예상보다 재미있는 얘기도 있을 때가 있고, 재미 없는 책이라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시간이 가니까 묵묵하게 끝까지 읽으려고 해.
>>246 (샤이닝 비명 짤) 3인데도 이 정도면 10은 어떤 재앙이 벌어지는 거죠...!?????ː̗̀(ꙨꙨ)ː̖́
하늘을 건너온 우산은 당신의 말에 눈을 깜빡거렸다. 이윽고 맑은 날과 같이 부드러운 미소가 입가에 번지니 그의 기분이 좋다는 것을 나타냈다. 우산 손잡이에 달린 끈을 손목에 감아 떨어지지 않게 두고서, 소년과 청년 그 사이에 있는 요괴는 주먹쥔 손으로 입가를 가렸다. 구름 같은 백색 눈이 곱게 접혔다.
"시적인 표현이구나. 그렇게 불러주니 꽤, 낭만적이라서 나쁘지 않네."
웃고 있는 그의 주변은 안개가 유독 옅었다. 이상하게 볕이 따스하기도 했고, 습하지도 건조하지도 않은 공기는 딱 기분 좋을 정도로 온기를 머금은 채 주변을 훈훈하게 만들어주었다.
"안개가 짙지만, 그마저도 풍류라 하면 풍류니, 안목이 높은 아이네."
흐흥~ 하는 소리는 콧노래였다. 다만, 그는 저 작은 주택이 신경쓰였다. 지어진지 시간이 많이 지나보이는 게, 저 왜소한 체구의 여자아이가 산다고 하니 아주 조금, 불안한 것이다. 저 소녀는 강할 것이지만 그래도 인간이지 않은가. 과거 좋은 집이란 건 훌륭한 거라던 아이가 떠올랐다. 오늘 처음 봤으니 함부로 말하는 건 실례겠지만..
"으음, 혹시 설탕은 있을까?"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지금은 내가 도와줄 방법도 부족하니까. 그렇게 결론내린 그는 일단 찻잔을 보았다.
아리스는 이 존재, 요괴의 대답에 손에 든 찻잔을 한번 입가에 대 한번 마시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리스는 희미하면서도 확실하게 주변이 변화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마, 이 존재의 재주이겠지요. 아니면 그저 기막힌 우연이거나. 그건 편의적인 생각이라고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환상향입니다. 그 근거는 충분합니다
"후훗, 그렇지요? 그렇게 봐주신다면 고맙네요."
아리스는 그 말에 살짝 한번 웃고는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그녀의 앞에 있는 그가 흥얼거리는 콧노래를 곁들이며 다시금 차를 슬쩍 마셨습니다. 그 보다 대략 눈치를 살펴보자면 아무래도 그는 아리스가 살고 있는 거처가 되는 저 주택에도 관심이 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리스는 나중에 적당히 때를 봐서 대충 소개 비슷한 것을 해봐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이에요. 저기에 있으니 원하는 만큼 넣어 주세요"
아리스는 그 물음에 찻주전자 곁에 있는 원통형의 백색의 유리통을 눈짓으로 가르키면서 말했습니다. 원하는 만큼 넣으라고 하기는 했지만 아리스는 나름 적당히 넣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설마 통을 통째로 넣는 짓은 안 하겠죠? 뭐, 그렇게 한다고 해도 그것은 나쁜 것보다는 웃길 겁니다
"어머, 그런가요. 잘 맞추셨네요"
아리스는 그러한 말에 눈웃음을 한번 지어 보이고는 고개를 슬쩍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아리스가 이번에 마시던 차는 홍차가 맞았습니다. 바깥 세계에서도 자주 마시던 것이니 만큼 조리를 준비하는 것도 따로 문제가 되지는 않았죠. 물론, 그것을 이러한 환경에서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 이였습니다
텐키는 온화한 표정으로 살짝 떠올랐다. 나긋한 봄바람이 그를 품고 하늘하늘 옷자락이 살랑거렸다.
"나는 텐키야. 그냥 텐키."
카라카사지. 그 말을 전하는 것과 동시에, 늘어뜨려 놓았던 우산이 들렸다. 흰 구름 문양이 그려진 짙푸른 종이우산에 눈이 떠오른다. 반쯤 감겨 있는 그 눈은 텐키의 것과 달리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혀를 내밀지는 않은 채 눈만 꿈뻑이던 그것은 곧 다시 잠들듯 눈을 감고 침묵했다. 다시 우산의 끝을 아래로 향하고, 늘어뜨린 텐키가 살짝 장소를 옮겼다. 안개의 호수를 배경으로 아리스가 보이는 위치였다.
"더불어 호수와 참 잘 어울리는구나. 어느 먼 땅에서는 '호수의 귀부인'이라 불리는 요정도 있다는데, 아마 너와 닮지 않았을까?"
흰 눈을 접어 웃은 텐키가 찻잔을 챙겨 허공에 앉았다. 한 모금 마시고, 설탕은 두 스푼 정도. 예전부터 쓴 것이 입에 맞는 느낌은 없었고, 단 것을 좋아하던 그는 단맛이 혀에 달라붙자 기분 좋은 듯 미소지었다.
"그렇네요. 이름이란 그 존재를 정의하고 구별하여 나타내고자 하는 것. 그러기에 그렇게 쓰이는 것에 마땅하겠죠"
아리스는 그의 말에 고개를 슬그머니 끄덕이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리스라고 불러주세요"
아리스는 상대가 자신을 소개하면 그에 따라 그녀의 이름도 말해주었습니다. 그 소개와 함께 우산에 떠오른 푸른 빛의 눈동자에 은근히 그 시선을 옮겨 마주하고는 이윽고 그 눈이 감기자 아리스는 그 시선을 다시 텐키의 얼굴로 향했습니다
"후훗, 그런가요. 어느 일국의 왕의 일대기를 다루는 이야기가 있고, 후에 그에게 그녀가 마법의 힘으로 벼려진 검을 넘겨주었다는 설화가 있었죠. 훗날 그 검은 다시 귀부인에게 되돌려주게 되었다고 할까요"
아리스는 텐키의 말에 작게 웃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것이 아리스와 닮았는지 아닌지 상관없이 아리스는 '호수의 귀부인'과 그 표현을 듣고는 떠오른 것이 있었는데 바로 '아서 왕의 전설' 이였습니다. 단순히, 호수의 귀부인이라는 표현만 두고 보자면 그 자체로의 의미이거나 동명의 다른 것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그런 이야기는 한 번 쯤은 사람들 사이에서 떠도는 것으로서 그 연관성을 짓기에는 더 높다고 할 수도 있겠죠. 뭐, 적어도 지금의 아리스에게는 그랬습니다. 그가 비유한 것이 그게 맞는지는 아리스는 지금으로서는 모르겠지만 그건 어떻든 상관없는 일입니다. 그리고는 아리스는 들고 있던 찻잔에 남겨진 차의 마지막 부분을 마시기 위해서 입에 가져다 대었습니다
"어머, 차를 즐기기 위한 향료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네요?"
아리스는 전부 마셔 그 안이 빈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고는 텐키의 언행에 눈웃음을 한번 지어보이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새노라의 설정과 아키의 설정,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록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다방면 검토해보았지만 카야데 가문이 어느 라인을 중점적으로 타고 있느냐와는 관계없이 아키히요가 새노라를 지켜주는 텐구였다는 설정은 불가능할 듯싶습니당........ 여러분의 비설을 일부분 건드리는 문제라서 이유를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러운데, 만일 이유를 알기 원하신다면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설명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여! 웬만하면 여러분이 희망하는 설정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는 편이지만 요것은 초큼 무리네여... 정말로 미안해용..,.,....,.,.
>>279 곱게 보면 괴짜. 심하면 탈영자. 물론 케바케 텐바텐이랍니다...........! 생각없이 의미없이 시비를 거는 족속이 아예 없다고는 하지 못하지만 대부분의 텐구는 '사회성'이 뼛속까지 박혔기 때문에 '의미없이' 괴롭히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여. 텐구는 교활하답니다.
"그것을 보니, 시간에 쫓기는 토끼를 뒤따르다 어느 굴에 빠진 소녀의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그 이야기와 아리스의 이야기는 어떤가요?"
아리스는 텐키가 보여 꾸민 형상에 많은 사람들이 한번 쯤은 알고 있을 법한 동화인'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고는 마치, 텐키가 만들어낸 형상을 따라하듯이 양손을 스스로의 머리 위로 올려서는 토끼 귀의 모양을 내 시늉을 하면서 장난스러운 태도로 그렇게 묻듯이 말했습니다. 아리스의 이름은 그 자체로 일본어에서 이미 독립적으로 존재했었지만 그 발음과 표기에 따라 영어권 이름인 앨리스와 사실상 동일하게 취급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환상향은 거기에 비유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기묘한 세계이죠. 거기에 아리스가 환상향에 오게 된 경위를 보자면 나름 비슷하다고 하자면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것은 미묘한 일이 되겠지만 이곳, 환상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 된다면 말해드리지 못할 것도 없죠"
아리스는 텐키의 말에 고개를 살며시 끄덕이는 것으로 긍정하며 말했습니다. 환상향의 문화적 기반을 고려하면 왕은 그렇다 쳐도 기사는 좀 아닐겁니다. 하지만 이곳은 환상향입니다. 그것이 정말 안될 거라는 확신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텐키 씨가 그럴 기분이 들고,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세요.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는 서로를 알아 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렇기 위해선 서로에게 충분한 기회의 만남이 주어줘야 할 테니까요"
"좋은 선물이네요. 그런 것에는 문제가 없죠. 나중에 말차(末茶)와 함께 곁들여도 좋을 것 같네요"
아리스는 텐키의 말에 언제든 방문해도 좋다는 식으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혼자 마시는 차도 좋지만 다과회를 하기 위해선 사람이 있어야 흥이 나는 법이죠. 그 이야기에서도 여럿이 함께 즐기지 않았던 가요? 뭐, 원전에 따르면 '즐겼다' 라는 말에는 좀 다르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298 저도 아직 하드도 올클 못했으면서 천루나 좀 만만한 것 같다고 멋모르고 덤비고 있는 거니까여:3c....! 원작 슈팅 하고 계신다면 천루나 해보세용... 계절해방(여름/가을)만 적절하게 쓰면 별다른 패턴화 없이도 꽤 멀리까지 가서 게임오버하게 돼용... 실질적으로 피하는 건 거의없음
>>299 (쓰담쓰담에 노곤해짐..) 단순히 상태창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다른 캐릭터 상태창과도 대조해가며 제작하는 거라 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네여,.,.,., 어서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여 >:3!!!!
"음, 어떤가 하면 일단 이 말을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야. 이상한 나라에 어서오렴? 나는 시간에 쫓기지도 않고 토끼는 더더욱 아니지만, 우산을 펼친 채 날아와서 여러가지 도움을 줄 수는 있어."
아서 왕 전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지나 텐키는 우산을 펼쳐 들어올리고 둥실둥실, 바람과 함께 메리 포핀스 흉내를 내었다. 풍성한 백색 머리카락에 부드러운 바람결에 따라 마치 구름처럼 흔들렸다. 충분히 이상한 나라지, 여기는. 텐키는 미소를 지은 채로 아리스를 보았다. 어디보자, 이상한 나라에서는 돌아가던가? 거울 나라에서는 여왕이 되고? 어느 쪽이든, 아이가 다치지 않으면 좋을 텐데.
"참 놀라운 곳이니 무엇이든 찾아올 수 있지."
텐키는 어느 저택에는 메이드가 산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주인은 흡혈귀였던가. 어느 날 기사가 나타나도 놀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지금 시대의 이 곳에 올만한 기사라면... 듀라한일까? 켈트 신화의 목 없는 요정이 떠올랐다. 그는 메리 포핀스 놀이를 그만둔 채 우산에 등을 기대듯, 허공에 앉았다.
"그건 기쁘네. 정마롤. 다음에는 좀 더 많은 선물을 준비해야겠어."
둥실둥실 거리고 있는 텐키는 흘깃 아리스의 집을 보았다.
"가능하면 수리도구 같은 걸로 말이야. 솔직히, 너처럼 어여쁜 아이가 조금 연륜 있는 집에서 홀로 지내는 게 걱정되거든."
"그렇네요. 도움이 받을 수 있다면 받아야죠. 우산을 지니는 것을 대표적인 형상으로서 지닌 아이들을 돕고 환상과 현실을 넘는 여인의 이야기가 있었지요. 당신은 신사이지만요?"
아리스는 텐키의 언행에 그렇게 말했습니다. 이쯤 되면 이 요괴가 문학에 어느 정도는 관심이 있고 문화적 기반에 상관없이 꽤 지식을 보유하고 있을 거라는 것임을 유추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하지만, 이건 그저 단편적인 장면에 지나지 않습니다.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이야기이죠. 이것 전부 그저 아리스의 생각에 그칠 수 있어요. 요괴란 사람들의 환상에서 그 실체를 찾는 존재이고 거기에다 인간에 비하면 시간에 크게 구애 받지 않기에 문화적 장벽은 그다지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에게도 적용되곤 하지만 좀 다르죠. 긴 시간을 가졌으니 판단하는데도 긴 시간을 들여야 하는 법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요~, 매혹적인 모습으로 이끌어낸 뒤 잡아채는 요괴와도 같이. 이 세계는 기이함으로 가득 차 있어요. 비록 이곳에서는 그 기이함은 기이함이 아니라, 일반적인 것으로서 존재하고 있기에, 기이함은 기이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을 까요? 그렇기 위해서 존재하는 곳일 테지만."
아리스는 텐키의 말에 긍정하듯이 하면서도 비유에 함께 들면서 동일한 어휘를 연속으로 늘여놓으며 탁자에 양 팔을 올려놓은 상태로 턱을 괴고는 살짝 눈웃음 짓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어머, 그런가요? 도구는 여분이 있을 수록 좋죠"
"그래도, 상태는 좋아요. 오랜 시간의 흐름에도 이 자리를 묵묵히 굳게 지키고 있었다는 의미도 되기에. 아리스는 그 형태는 나름 그대로 두고 있었어요"
아리스는 텐키의 말에 한번 흘깃 그녀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이 되는 건물을 바라보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오래된 것은 종종 그 자체만으로 가치를 지니기 마련이죠. 그녀는 그 외형을 말끔하게 개수 하고자 시도할 수도 있었지만 원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보수만 하고 그대로 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외형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좀 더 나은 편의를 위해서 그 내부는 이리저리 보완하고 꾸몄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같은 건물의 내부인지 모를 수도 있을 겁니다
"음, 맞아. 나는 내가 나름 신사다운 요괴라고 자신하고 있어. 편지를 받는 일은 없고, 실크햇도 프록코트도 없지만 말이지."
그는 유행이 지난건지, 아니면 아직도 유행중인지 모를 신사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읊었다. 요즘에는 보기 힘들 그런 19세기 초에 번진 신사의 모습. '처음 봤을 때는 꽤 충격이었다'며 장난스레 웃은 텐키는 잠시 무언가 생각에 잠겼다. 고민하는 요괴의 머릿속은 읽을 수 없었지만, 침묵은 길지 않았다.
"일반적이라는 단어는 썩 상대적이니까. 외눈박이의 세상에서는 두눈박이가 비정상이라고 하잖아?"
대답하면서도 텐키는 그녀가 썩 동화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말장난 같은 대사라던지, 안개낀 아름다운 호수에서 홍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긴다는 것과, 덩굴로 둘러싸인.. 약간 사람이 살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긴 하지만, 주택에 혼자 산다는 점 역시 그랬다. 꽃이 핀다면 더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텐키의 머릿속을 스쳤다.
"음."
괜찮다고 한다. 요즘 애들은 내 생각보다 오래된 물건에 관심이 많은 것일까? 예전에 만났던 아이들은 대부분이랄지, 거의 모두가 새것을 좋아했다. 새 옷, 새 장난감, 새 농사도구. 골동품의 가치를 예찬하던 아이가 떠올랐다. 별종 취급을 받아서 그런지 유독 눈이 가던 아이였는데.. 먼 옛날에 잠겼던 텐키는 안 그래도 부드러운 시선이 더욱 온기를 품어 아리스를 담았다.
"그렇다면 괜찮겠지. 강한 아이로 보이니까... 거기다 초면에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도 배려는 아니겠구나."
"신사라는 것은 가진 것보다는 행동에서 그 가치를 지니는 법이겠죠. 그렇다면 텐키 씨는 맞지 않나요?"
아리스는 텐키의 그 말에 덧붙이듯이 말했습니다. 좋은 인품을 지닌 이는 이미 그 자체로 꾸밈을 다하였습니다. 온갖 것들을 치렁치렁 달고 다닌다고 해서 자연히 훌륭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그것들에게 매달려 있을 뿐, 자신이 나아간 것은 아니겠죠. 자신에게도 타인에게 그렇게 보여지고 있을 뿐일 겁니다
"상대적, 그래요. 그렇죠. 다수가 현상을 규정한다. 그런 것이죠. 사람이란, 그 다름을 경멸하면서도, 갈망하며 흔들리는 것."
아리스는 텐키의 말에 고개를 살며시 끄덕이고는 긍정하면서 잠시 두 눈을 감았다가 뜨면서 그렇게 비유적인 표현으로 말했습니다
"그렇네요~, 요괴들이 보는 인간 치고는 강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텐키 씨는 그저 제안이나 선물을 해주려 했을 뿐인 아닌가요?"
아리스는 텐키의 말에 딱히 배려를 벗어나는 무례가 아니라는 식으로 한번 눈웃음 지어 보이고는 말했습니다. 이 요괴는 어디까지나 선의로 그런 행동을 했을 겁니다. 요괴라는 정체성에 있어서는 스스로를 다듬고 갈무리하는데 있어서 그런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낸 것에 있어서 그런 것이 중요하겠습니까? 본인이 그렇게 결정하고 행동하고자 하는데 말입니다. 단순히 요괴로 태어났다고 해서 그러한 것을 행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거스르자면 얼마든지. 많은 인간들이 스스로의 믿음을 지키고자 그 삶조차 기꺼이 바치기를 맹세로서 굳게 결의하였던 것처럼요
"꽃인가요, 화단을 꾸미는 것도 괜찮겠네요. 아리스는 무료함을 덜고, 화려함을 얻고, 그들은 양분과 자신의 종을 퍼트릴 더 나은 기회를 얻어요. 나름 괜찮은 거래인 셈이죠"
아리스는 텐키가 쓰다듬으려는 것을 하도록 두고는 그대로 그렇게 말을 이어갔습니다. 신사적인 요괴에게 귀여움 받으며 쓰다듬 받는 것은 괜찮은 경험이 될 겁니다. 그리고 굳이 그 손길을 거부할 이유를 가지거나 딱히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소녀의 말에 빙긋 웃은 요괴는 자신의 우산으로 땅을 짚었다. 지팡이를 짚는 모습을 흉내낸 모양인데, 우산이 평범한 것보다 훨씬 크기에 그가 둥실둥실 떠오르고 나서야 지팡이를 쥔 손이 허리춤에 멈췄다.
"그래서, 나는 꽤 신사적인 요괴란다."
비단 행동양식과 성정만이 아니라, 입고 있는 옷 또한 묘하게 고급스러워 보이는 것이 일본의 귀족, 신사란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어 손목을 빙 돌려 우산을 위로 향하게 하고, 팡하고 펼친 채 어깨에 걸친 텐키는 변함없이 연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걸친채로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무시하는 기색은 없었고 대견해하는 듯도 했다.
"규정된 것에서 특별함을 추구하는 걸 개성이라고 하는 걸까. 나는 싫어하지 않아."
인간을 좋아하는 것이 분명한 요괴는 싱그러운 미소를 유지한다.
"인간이라고 무시할 건 아니지. 인간이 없이는 존재를 유지할 수 없는데 말이야."
요괴들이 보는 인간은 대체로 식량 취급이라는 걸, 텐키는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텐키는 인간을 무시하지 않는다. 카라카사로써 그 뿌리가 인간을 위하고 지키는 도구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타고난 천성일 가능성도 있으며, 또다른 어떠한 이유가 이 요괴의 심상 깊숙한 곳에 박혀 있을 수도 있었다. 그건 알 수 없는 것이다.
"이해해줘서 고마워. 음, 벽을 타고 오르는 류의 꽃이 좋을 것 같은데.."
텐키의 손은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애시당초, 그의 주변은 늘 부드러운 봄공기로 훈훈했고 그 가운데에 자리한 그의 신체도 그에 걸맞게 따끈할 수 밖에 없었다. 부드럽고 매끈한 아리스의 머리를 슥- 슥, 아주 능숙하게 쓰다듬었다. 시점이 이상한 아이다. 강함도 그렇지만 분명 평범한 아이는 아닐 것이다. 복장과 이름을 보면 바깥에서 온 아이겠지. 특별한 힘을 지닌, 현대 사회에서 태어난 아이의 삶은 그리 평탄하지는 못할 것이다. 요괴, 마법, 신. 그 모든 것들이 환상으로서 쫓겨나는 시대. 어려울 때 태어났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먼 과거였으면 상황에 따라 현인신이라고도 불렸을 텐데.
허나 텐키는 그 생각을 내보이지 않는다. 그저 웃으며 아리스를 쓰다듬다가, 천천히 몸을 떼어낼 뿐이다.
소녀의 말에 빙긋 웃은 요괴는 자신의 우산으로 땅을 짚었다. 지팡이를 짚는 모습을 흉내낸 모양인데, 우산이 평범한 것보다 훨씬 크기에 그가 둥실둥실 떠오르고 나서야 지팡이를 쥔 손이 허리춤에 멈췄다.
"그래서, 나는 꽤 신사적인 요괴란다."
비단 행동양식과 성정만이 아니라, 입고 있는 옷 또한 묘하게 고급스러워 보이는 것이 일본의 귀족, 신사란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어 손목을 빙 돌려 우산을 위로 향하게 하고, 팡하고 펼친 채 어깨에 걸친 텐키는 변함없이 연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걸친채로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무시하는 기색은 없었고 대견해하는 듯도 했다.
"규정된 것에서 특별함을 추구하는 걸 개성이라고 하는 걸까. 나는 싫어하지 않아."
인간을 좋아하는 것이 분명한 요괴는 싱그러운 미소를 유지한다.
"인간이라고 무시할 건 아니지. 인간이 없이는 존재를 유지할 수 없는데 말이야."
요괴들이 보는 인간은 대체로 식량 취급이라는 걸, 텐키는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텐키는 인간을 무시하지 않는다. 카라카사로써 그 뿌리가 인간을 위하고 지키는 도구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타고난 천성일 가능성도 있으며, 또다른 어떠한 이유가 이 요괴의 심상 깊숙한 곳에 박혀 있을 수도 있었다. 그건 알 수 없는 것이다.
"이해해줘서 고마워. 음, 벽을 타고 오르는 류의 꽃이 좋을 것 같은데.."
텐키의 손은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애시당초, 그의 주변은 늘 부드러운 봄공기로 훈훈했고 그 가운데에 자리한 그의 신체도 그에 걸맞게 따끈할 수 밖에 없었다. 부드럽고 매끈한 아리스의 머리를 슥- 슥, 아주 능숙하게 쓰다듬었다. 시점이 이상한 아이다. 강함도 그렇지만 분명 평범한 아이는 아닐 것이다. 복장과 이름을 보면 바깥에서 온 아이겠지. 특별한 힘을 지닌, 현대 사회에서 태어난 아이의 삶은 그리 평탄하지는 못할 것이다. 요괴, 마법, 신. 그 모든 것들이 환상으로서 쫓겨나는 시대. 어려울 때 태어났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먼 과거였으면 상황에 따라 현인신이라고도 불렸을 텐데.
허나 텐키는 그 생각을 내보이지 않는다. 그저 웃으며 아리스를 쓰다듬다가, 천천히 몸을 떼어낼 뿐이다.
아리스는 잠시 동안 텐키의 행동과 그 모습을 말없이 올려다 보았습니다. 그의 행동은 다른 요괴들에게, 인간들에게는 어떻게 비쳐 보일까요. 그의 동기를 공감하는 이는 얼마나 있을까요. 그 답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지금은 의문 속에 고이 남겨둘 뿐입니다. 어쨌든 아리스는 그가 마음에 들었다는 겁니다. 운 좋게 좋은 친구를 사귀어 곁에 둘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느낌이 확신이 될 때는 언제가 될까요
"뭐ㅡ, 그런 셈이라 할 수 있겠죠"
아리스는 텐키의 말에 긍정하여 그렇게 말했습니다. 물론, 그녀는 변덕스러운 사람이기에 언제는 다르게 말할 수 있겠으나 지금은 그럴 겁니다
"그럼요, 그런데도. 인간과 요괴들에는 종종 그러한 것들을 알면서도 애써 무시하고 잊고는 해요. 아래가 없다면 위도 없는 법일텐데, 없어도 될 것처럼 행동하곤 하죠. 혹은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그리 행동하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네요"
아리스는 텐키의 이어지는 말에 다시 긍정하면서 덧붙이듯 비유를 섞어서는 말했습니다. 사람의 심리란, 의식이란 것은 꽤나 복잡합니다. 명확하면서도 혼란스러워 모순적이기도 하죠
"아무럼, 이해하지요. 그게 사실이 아니던가요? 달을 손으로 가려 보인다 하더라 실제로 없는 것은 아닌 것처럼요. 아리스는 사실을 말했을 뿐이에요"
"꼭 그러한 종류일 필요는 없어요. 적당히 구할 수 있는 선에 어떤 꽃이든"
아리스는 텐키의 말에 조금 장난스러운 억양으로 말하며 눈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그녀는 꽃의 종류가 무엇이든 크게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괜찮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그런 말은 별로 성의가 없어 보일 수 있겠지만 그녀는 진심을 말했을 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유난히 인간에 친근한 요괴에게 선물을 받는다는 행위 자체에 있는 것입니다. 아리스는 언젠가 그럴 기회가 된다면 그녀도 텐키에게 뭔가 적당한 것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떠나시는 거라면 인사를 해야 될 차례 겠네요"
아리스는 옅게 눈을 뜬 상태로 텐키에게 쓰다듬을 받고 있다가 텐키의 말에 그렇게 말했습니다. 이 담화도 끝을 맞이할 순간은 얼마 남지 않은 것만 같았습니다. 그게 착각일 뿐이여서 아니 였다고 하더라도 그저 지금이 아닐 뿐일 것으로 어쨌든 끝에 달하기 마련입니다
누군가는 이 요괴를 괴짜라 부를 것이다. 특히 요괴라면, 인간을 내려보고 짓밟는 것이 당연한 요괴일수록 당연히. 누군가는 이 요괴를 비웃을 것이다. 기껏해야 100년, 아니 50년도 못 산 애송이 요괴가 하는 철없는 말이라 무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는 별 상관이 없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잖아? 요괴란 존재의 지속은 인간을 배제하고서는 있을 수 없다. 텐키는 이 환상향이라는 별세계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런 곳을 만든데에는 그런 이유도 있지 않을까 하고 어림짐작이 가능했다. 실제로, 저 바깥에서 요괴는..온갖 괴력난신은 점점 살 곳을 잃어가고 있었으니.
텐키는 딱히 쫓겨온 것 까지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견디지 못하는 존재도 있을 거야.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것인데."
흠을 알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깨끗한 노력을 한다. 이만큼 두근거리고 사랑스러운 일은 거의 없었다. 날지 못하기에 비행기를 만들고 바다를 건너며 새로움에 목을 매는 인간이란 종이 예시.
"그러는 쪽이 더 예쁠 것 같아."
아리스의 말에도 꽤 단호하게 대답한, 그러면서도 부드러운 미소와 어조라 강제성을 느끼기 힘든 대답을 했다. 인간에게 호의적이고 배려를 알지만 텐키는 요괴다. 근본적으로 인간과 다른 종이라, 천성이 합쳐져 '사소한 일'에 대한 의견은 자신이 정하는 것도 없지는 않은 모양이다.
"응. 차 잘 마셨어."
텐키가 우산을 펼친 채로 둥실둥실 떠올랐다. 따스한 바람이 안개를 몰아내며 그를 위로 떠올렸다.
아가씨가 어떤 일을 두고 이야기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걸 알아내는 것도 숙제라고 할 수 있겠지. 얌전히 방에서 나가도록 하자. 그리고 어떤 요정을 찾아야 할지 생각해 보자. 우선 요정들은 죽지 않는다. 정확히는 죽은 후에 다른 곳에 부활하는 것이다. 죽은 동안에 어떻게 되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내 힘은 요정의 힘을 빌리는 능력이기 때문에 요정이 죽으면 나는 그 요정의 힘을 빌릴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죽지 않는 강한 요정이 필요하다. 요정의 힘을 어디까지 빌릴 수 있는지도 중요하겠지. 요정은 자연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을 조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쉽게도 요정의 힘을 빌려도 하늘은 못 나는 거 같지만.
누군가는 아침을 싫어하겠지만, 나무 위에서 하룻밤을 보낸 텐키에게 아침이란 좋은 시간이었다. 새 우는 소리와 떠오르는 여명, 이슬이 내린 아침의 풍경은 잠을 깨우는 데 좋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었다. 뺨을 감싸는 찬공기와 함께. 사실 평소에는 이렇게까지 감상에 젖는 일은 없는데.. 텐키는 오늘 유독 좋은 기분이 들어선지 꽤 아침 햇볕에도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좀더 바람을 차게 해 잠기운과 잡념을 떨친 그는, 펼쳐서 제 머리위를 가리게 두었던 우산을 잡고 가볍게 날아올랐다. 둥실, 둥실 떠오르던 그는 부드러운 몸짓으로 근처의.. 명하사에 다가갔다.
>>370 아리 붉은빛, 푸른빛, 아름다운 매화가 겨울을 뚫고 피어자란 곳. 취기가 흐드러져 자칫 하면 혼취할 수 있는 도취의 화림에 아리는 나왔습니다. 요정이 일하고 있는 방금 청연궁과 달리, 당장 요정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흐릿하니 이런저런 소리가 주변에서 들리는 것 같기는 하지만요. 이를테면 요정들끼리 웃으며 속달거리는 소리라든지, 매화가 겨울바람에 휘날려 꽃비를 내리는 소리...
붉고 하얀 옷자락이 공기를 스치며 사륵거리는 소리라든지 말이에요.
몽접 무당입니다. 눈을 살며시 감은 채로 화림을 느긋이 거닐고 있군요... 기다란 백금발 머리카락과 붉은 매무새가 늦은 눈 내려앉은 화림과 그토록 한폭의 그림과 같이 걸맞을 수 없습니다. 멀지 않은 위치에 무당은 있는데 당신의 존재는 눈치채지 못했거나, 내지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했습니다.
>>378 인간, 요괴, 누구든지 바란다면 걸음할 수 있는 명하사. 그 위명에 더불어 규모까지 있는 사찰에는 아침부터 사람들이 보였다. 텐키가 많지는 않은 존재들 사이에 부드럽게 끼어들려던 찰나, 어주웅간하게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친하다고 하기엔 좀 그렇고, 흥미 본위로 들렀던 곳의 주인인데-
"흐음."
왠지 향림당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과 달리 흰 숨을 뱉어내며 명하사에서 나오고 있었다. 둥실둥실 부유하며 텐키는 태연하게 말을 걸었다.
"안녕? 좋은 아침이야."
부드럽게 미소 짓던 텐키는 고개를 갸웃했다.
"혹시 많이 추운걸까?"
텐키의 주변 공기가 달아올랐다. 별로 넓지 않은 범위, 마치 햇볕에 물든 듯한 느낌으로. 물론 태양은 여전히 한창 떠오르는 중이고, 텐키의 주변 '날씨'만 대충 그런 느낌으로 변했을 뿐이다. 음, 괜찮은 친환경적 휴대용 히터다.
오늘 날의 아침, 아리스는 주택에서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려보기로 했고 그렇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 결정을 그리 얼마지 지나지 않아서 번복하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나쁜 것은 없었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육신은 편하고 안정할지 몰라도 정신은 별로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루함이라는 상태가 그녀의 마음을 점차 매워가기 때문 이였죠. 네, 그녀는 심심했습니다. 그러므로 무언가라도 따로 행동을 하는 것이 더 낮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일단, 그녀는 거주하여 머물고 있는 이곳, 안개의 호수의 근방을 그저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며 산책을 하면서 기분 전환으로서 삼기로 했습니다. 이곳의 좋은 풍경을 즐기면서 무엇을 할지 천천히 생각 해보기로 했죠. 사실, 그녀가 바로 할 수 있거나 해야만 하는 여러가지 일이 있을 겁니다. 이를테면 가사노동이라던가요. 하지만 그건 제하고 우선 다음 목표로서 해볼만한 것은...
>>373 식 "겨울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많아. 응. 떡은 물론이고.. 따뜻한 탕을 끓여 먹을 수도 있지. 더 좋게 대접해주지 못해 미안해질 정도로 말이야."
순수하게 깜박이는 눈입니다.
"돌려받지 않더라도 괜찮아.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해. 그래서.. 네게도, 나는 감사할 따름이야."
엷은 물빛의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그녀는, 식이 먹을 것은 줄 수 없어도 다른 것을 줄 수 있다고 하자 부끄러운 듯이 살몃 웃어보일 뿐이었습니다. 참 예쁜 마음씨를 가졌구나.. 그렇게 속삭이며 사양하듯 고개를 저어보인 그녀는 빨리 돌아가야하겠다는 식의 말에는 고민하듯 다른 곳을 멀리 바라보더니, 식을 바라보며 대답했습니다.
"그래야할지도 모르겠어. 난.. 생각보다 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할 것도 많고.. 너를 더 방해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야. 이만 가도 좋을까? 놓친 것은 없고..?"
작별인사를 기다리듯이, 혹은 다른 할 말이 있으면 듣고 싶다는 듯이 그녀는 얌전히 식을 기다렸습니다.
>>375 아키히요 햐읍, 하고 이상한 비명소리가 아스라하니 들린 것 같습니다....... 기분탓일까요? 아니, 글쎄... 그런 이상하고 자그마한 비명... 금빛 머리한테서 들려온 것 같은데요. 참으로 안쓰럽지 않을 수가... 아마 당신의 협박에 가까운 말을 듣고 식은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한 것 같은데요. 금빛 머리는 흰 한복 소매로 입을 살짝 가리며 눈을 안쓰럽게 깜박였습니다.
아키히요가 짐작건대, 이 금빛 머리가 말하는 '그때'라 함은 과거의 일을 말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아니면 미래라는 뜻인데.. 으음, 단서가 적습니다. 말한 것이 어디 많았어야지요.
"참으로 염치 없게 되었네만... 아니, 습니다만.. 아니... 하여튼, 목하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그다지 많지는 않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죄스럽게 되었으나... 용서해주시고... 하, 아하하..."
>>376 새노라 아침부터 새노라는 분주합니다. 뽕잎 바구니를 손팔로 가득이, 흰 누에의 잎 뜯는 소리를 들어가면서 말이지요.
그런 새노라에게 누군가 찾아옵니다! 나무를 헤쳐가며, 흙에 쌓인 눈을 밟는 소리는 울리지 않는 채로 말이지요. 나뭇가지가 튕기는 소리와 함께 아, 아으.. 하며 낮게 앓는 소리가 들립니다. 귀한 비단의 소문을 듣고 찾아온 자인 걸까요? 아니면 그저 약한 새노라를 괴롭히려 다가오는 치인 걸까요.
당장 보이지 않지만 언제나 잠복해있을 새노라를 보호하는 텐구는 아무런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선명한 소리와, 쉽게 추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미루어 잠깐도 되지 않아 이곳에 당도해올 테지요! 어떻게 할지는 오로지 새노라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떡을 주고 오히려 감사하다고 웃고있는 모습을 보고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리고 역시 그녀는 정말 많은 식량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저 모습을 보아하니 있는 것도 다 주는 것 같은데 저렇게 걱정없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놓친거?"
마치 무언가를 깨닫아 주라는 것 같이 들리는 그 말에 눈 앞에 있는 솥을 잠시 매만지며 생각했다. 솥은 그 짧은 시간에도 이미 식어버려서 손에 한기가 느껴졌다. 역시 뭔가 원하는게 있었기에 나에게 떡을 주었던걸까? 원하는게 있다면 분명하게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마을에서도 좀 학식있고 높은 사람들도 분명하게 말하지않고 돌려서 자신의 의도를 밝히고는 했는데 그로써는 그걸 알아듣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 이 근처의 조금 큰 나무가 있는 장소에는 함정이 있으니 돌아가는게 좋을거야. 그리고.. 하늘을 잘 봐. 우리는 날지 못하니까. 그리고 여기에는 집이 없으니 다음에 여기에 와 봐야 아무소용 없어."
팔이 한 쌍 더 있어서 4개의 팔을 가졌다면 어땠을까요. 모르는 사람은 그냥 팔이라고 할 겁니다. 그렇지만 새노라에게 팔이 4개였다면 뽕잎 주는 속도가 2배, 베 짜는 속도도 2배. 가위질 바늘질하여 옷 짓는 속도도 2배. 벌어들이는 돈도 2배가 될 것입니다.
돈은 돈을 낳으니 그 돈은 2배, 4배, 8배로 늘어나겠지요. 새노라는 자신의 팔이 고작 2개인게 한입니다. 일손을 구하면 어쨌건 팔 4개가 되는 셈이지만 돈을 엄한 곳에 나누기는 싫거든요. 그리고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산의 과정이 새노라의 비전이랍니다. 남이 알면 좋지 않아요. 남이 알면.
"이 몸께서 화쟝도 없이 헌 쟉업복 입고 일하는 중에.... 어느 예의 없는 녀석이 약속도 없이 들어오려는 것이와요?"
것도 감히 대텐구의 비호를 받는 이 새노라님의 공방에! 경비는 가만히 앉아서 무엇 하는 것이와요? 새노라는 온실의 창문을 벌컥 엽니다. 겨울의 냉기가 와락 달려들어 새노라의 땀을 식힙니다.
짓궃은 적각의 웃음에 텐키는 유들유들한 미소로 대응했다. 아주 옅은 안개..그마저도 발목까지 올 뿐인 그런 안개가 적각의 등 뒤에 얇은 띠처럼 그어졌다.
"한 발자국만 물러서면 될 거야."
범위가 좁다고 할지, 한계라고 할지. 텐키의 능력은 그 범용성이나... 날씨를 다룬다는 특수함 덕분인지 범위나 위력은 대단치 못한 수준이었다. 그래도 요괴 평균은 가고, 범위 조절도 너무 넓지만 않으면 적당히 다룰 수 있었다. ...지금 적각의 등 뒤 까지인게 범위를 맞춘 건지 진짜 최대한 펼친 게 그정도 수준인 건지는 솔직히 모르겠고.
>>386 아리스 산책! 상쾌하고 느긋한 산책은 좋지요. 버려둔 가사일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뭐, 나중에 하면 되지요. 가사일을 하지 않는다고 어디 천제께서 노하셔서 세상이 쪼개져서 무너진답니까? 하하! 절대로 제가 동질감을 느꼈다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아무튼 절대 아님...
안개의 호수는 늘 안개가 짙게 끼인 곳입니다. 말장난 같지만, 실제로 그러합니다. 하이얗고 신비로운 풍경이 인외가 튀어나오기 딱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였죠. 가령 호랑이 요수가 걸어나와도 이상하지 않고, 참방거리며 인어가 헤엄쳐와도 이상하지 않고...
"히, 히이이이이..."
아리스를 보더니 근처에서 작은 불씨인지 동그랗게 풀어진 떡인지 모를 희미한 유령 같은 것이 주춤거리며 살살 멀어져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게 뭐야?
무시해도 좋고, 말을 걸어도 좋을 텝니다.
>>393 식 "그렇구나. 응응."
여기엔 집이 없으니 다시 와봐야 아무 소용 없다........ 왜인지 모르게 그녀는 그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순수하게 미소하더랍니다. 도대체 왜 그래, 사람 불안해지게...
우연이겠지요? 단순히 캡틴의 아무 의미 없는 서술이겠지요. 아마... 여하튼 그녀는 문득 떠올랐다는 것처럼 양쪽 손을 모으며 물음을 건넸습니다.
"참.. 네 이름은 뭘까? 가기 전에 알아두고 싶어져서. 만약 말해주기 싫다면.. 어쩔 수 없고 말이야."
>>394 아키히요 "아아아-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습니다.............!"
절박하게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 감추는 모습이 머리 하나 숨겼다고 다 숨었는 줄 아는 유아 같기도 합니다...... 아키히요가 이름을 묻자 그는 최대한 태연을 가장하며 느릿느릿 응답했습니다.
"...진화.. 라 알아두면 되실 겁니다."
그리고 반대로 물음을 돌려주었지요.
"귀인께서는.... 이름이.. 함자가 어찌 되시는지요?"
>>396
"산의 직녀께서는 목청도 높구나."
튕기는 나무를 거둬내며, 다소 피로한 낯의 소녀가 그사이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망토로 몸을 두리두리 싸매고 커다란 모자까지 쓴 소녀는 몹시 기다란 잿빛 머리를 가졌으며 깜박이는 것으로 '추정되는' 눈은 모자의 그림자의 가려 눈매나 색상이 분명하게 판별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시선만은 정확하게 창문을 열어젖힌 새노라를 응시합니다. 그녀는 한번 얕게 심호흡하더니 차분히 새노라에게 전했습니다.
"면회를 요청하고 싶은데. 자세한 목적은 들여보내주면 말하도록 하겠어. 네게 악의가 없다는 점만은 약조하지."
탠구는 아무 반응도 없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403 텐키 "이렇게 말이오? 오, 바로 다시 겨울이 되었군. 역시 편리한 능력이외다."
뒷짐을 지고 한 발자국 물러서며 적각이 장난스럽게 웃습니다. 밤을 이 근처에서 보냈으며 가끔 머문다는 말에 기억을 되짚어보려 하듯이 가느스름한 눈으로 고개를 기울여보던 적각은 아하, 그렇단 말이오? 하며 다시 원래대로 고개를 되돌리더랍니다. 무언가 새로운 사실을 깨달은 것일까요?
"아니, 불자는 아니지만 이곳 주지와 조금 안면이 있기에. 인사라도 건넬까 하는 변덕이 들어 굳이 이리 들른 거라오. 이른 아침부터 어디 나가셨다 하여 헛걸음한 셈이 되었지만 쭉 사찰을 둘러보고 나온 것으로 만족하외다. 그대도 주지를 만나려거든 참고해도 좋소."
아리스는 그렇게 기분 전환 겸 다음 행동을 생각하며 정리라고 할까요, 그런 유사한 것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어느 정도 쯤에 산책은 그만두는 것으로하고 인간 마을에서 무언가 흥미로운 소식이 있을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거나... 향림당으로 가서 무언가를 새로운 것이 있는지 살펴볼 수도 있겠지요. 또는 단순히 수다를 떨수도 있을겁니다. 생각이 이쯤 와서 보면 기묘한 소리를 내는 무언가가 스쳐 지나가는 것을 아리스는 알 수 있었습니다. 기분 탓, 착각, 등등 뭐라고 부르던지 표현할 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런 것은 상관없이 이건 실제라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할 겁니다. 그야, 이곳은 환상향이지 않습니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 불꽃과도 같이 화한 혼령 같은 것이 갑자기 떠돌고 있다고 해도 문제가 없을 겁니다. 아니, 문제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마냥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겁니다. 이곳의 풍경은 아름답지만 그만큼이나 분위기가 으슥하고 기묘하기도 할 수도 있을 것이니 만큼 이런 것도... 모여들게 하는 것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리스는 그것이 무엇일지 일단 조심스럽게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새노라는 요괴의 산에 삽니다. 요괴의 산은 텐구가 지배합니다. 텐구에게 적대적인 자는 산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설령 몰래 들어왔다 하여도 아까의 대화로 소녀는 노출되었습니다. 하지만 경비 텐구는 말이 없습니다. 소녀는 텐구의 허가를 받은 자입니다. 말대로 악의가 없을 것입니다. 만약 악의가 있다면 새노라의 못된 주인님께서 새노라를 골탕먹이려고 보낸 걸지도. 어느쪽이든 피할 이유가 없고, 피할 수가 없습니다. 새노라는 활짝 웃었습니다.
"오~호호호호! 기력이 쇠해 보이시와요! 당신이 어디 사는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이 몸의 존안을 영졉하기 위해 먼 길을 오신 손님이신지요? 군계일학에 낭중지추라더니~ 집 안에만 머물러도 이 몸의 명성이 천하만리에 퍼지고 객들은 구름쳐럼 몰려오는 것이와요~!"
새노라는 득의양양히 나불거렸습니다. 아! 이 몸의 위대함이란, 이 몸이 얼마나 잘났으면! 그 분 한번 뵈려고 초라한 모습이 되어가며 찾아온 객을 내치는 건 품격에 걸맞는 행동이 아닐 겁니다.
"사랑채는 져쪽이오니 먼져 들어가셔서 기다리시는 것이와요! 아주 느~리게 들어가셔야 해요! 이 집의 건물들도 주인을 닮아 쳐마 끝 휘어짐의 쳐연함이 초승달 뺨치고, 마당에 내려앉은 눈마져 소복입은 쳐녀와 같이 조신하고 다소곳하니 하늘에서 내린 목면을 밟는 느낌일 것이와요~!"
"그러니 사랑채까지 가는 발걸음을 꼭 함흥 가는 챠사만큼 느리게 하시와요! 그렇게 해야만 씨실날실이 조여진 비단쳐럼 이 집의 빈틈없는 아름다움을 깨달아, 이 새노라님에 대한 존경심을 키울 수 있지 않겠사와요? 오호호호...."
말 끝에 호흡이 조여지는 듯한 소리는 착각입니다. 완벽한 새노라님에게 말하다가 숨이 차는 일 따위는 있을 수가 없으니까요. 그렇지요...
이것을 이름이라고 해야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것 이외에는 부를만한건 없었다. 뭐, 저 사람한테 이름을 알려진다고 해서 뭔가 일어날 일도 없었고 그냥 평범하게 대답했다. 나같은거 이름 알아서 뭐하느냐고 물어볼까도 생각해보았으나 그것이 저 사람 나름의 인사치례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다.
"설마 이곳에서 나가는 길을 모르는건 아니겠지? 나도 여기에서 나가야한단말이야."
겨울이긴 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서 그저 시간이나 보내며 식량을 축낼수는 없었다. 사냥을 하든 채집을 하든 없는건 없는 상황 나름대로 먹을 식량을 구해야한다. 솔직히 이 사람이랑 동시에 길을 걷는건 피하고싶었다. 은신처로 가는 동선을 눈치채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길을 모르는 사람한테 알아서 잘 가라고 하는것도 배은망덕했다.
엥? 뭔가 허무하리만치, 연은은 산뜻한 웃음으로 대답하더랍니다. 당황하거나 민망한 기색은 일체 보이지 않은 채, 여유롭게 산들바람에 흔들려 떨어지는 꽃잎을 손끝으로 받아내며 그녀는 문득 화제를 전환하더랍니다.
"문답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가령 아리는 어쩐 연유로 강해지려고 하는지- 같은 이야기를 말이에요."
>>418 아리스 가까이 살펴보려 하는 아리스. 하지만 그 불꽃 같은 유령인지 무엇인지는 히이이이이이-! 소리를 내며 더욱 뒤로 물러날 뿐이었습니다. 마치 자유 의사가 존재하는 듯이 말이에요.
"가까이.. 으... 싫어어...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더니 이게 뭐야.."
???
>>424 새노라 "...흔쾌한 허락에 감사를 표하도록 하지."
흡사 폭포 쏟아지듯한 새노라의 다언에도, 말끝이 조이는 듯 호흡이 버거운 듯한 어투에도 손님은 아무런 말도 덧붙이지 않고, 제 목적과 직결되는 대답만 돌려주더랍니다. 그리고 소녀는 스르르, 미끌리듯이 사랑채로 향하려고 했죠. 스르르, 미끌리듯이라니? 그야 이 망토 입은 소녀, 자세히 보니 치마 밑으로 발이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치마가 땅에 닿여 있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되도록 빨리 와주면 좋겠어. 생각보다 그렇게 한가로운 편은 아니거든."
한 뼘 정도의 틈을 두고 공중에 떠있는 소녀는 새노라 측을 돌아보더니 그렇게 말하고는 마저 사랑채로 가는 길을 '둥실거렸습니다'. 뭐 요괴 중에도 공중에 항상 떠있길 선호하는 개체는 있으니,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426 식 "식이구나. 이름을 알려줘서 고마워, 식아. 나가는 길은... 글쎄? 헤매지 않은 자신은 있지만 너도 나가야 한다면야... 같이 가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일이겠지. 한번 만난 인연은 소중히 해야지."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방해가 된다면 나 혼자서도 괜찮지만. 그래도 걱정해주다니, 역시 예쁜 마음씨네.. 많이 감동해버렸어."
>>432 텐키 적각은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소문이라기에는 사소한 것이오. 그대도 알겠지만, 이곳 주지가 하도 언동이 가벼우며 제멋대로이지 않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그대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바 있지. 일본의 요괴라면 이미 환상향 이곳저곳을 점했으니 더 신기할 것도 없는즉, 그때는 그저 흘려들었건만 이제 생각해보니 다름 아닌 그대에 관한 이야기였으리다. 정보를 얻게 되었군, 정보를 얻게 되었어."
뭐어, 절 한복판에 있는 크나큰 종이우산이니까 나도 모르게 나도는 소문쯤이야 충분히 있을 법하지만. 그렇게 덧붙이지만, 이내 난 몰라요, 하며 심술궂은 모양으로 다시 고개를 팩팩 저어보이더랍니다.
"슬슬 만남이 지겨워질 때도 되었지. 난 유쾌하오만, 개점할 때가 되어 이만 가봐야겠다 싶은데 허락해줄 수 있겠소? 뭐 붙잡으려면 붙잡으시오. 이 인기는 어찌 해도 사그러드는 법이 없구려!"
???? 그냥 보내줍시다...(??)
>>436 아키히요 "아... 하... 그렇지요... 그렇지요. 함부로 물을 이름은 아니었지요..."
그렇다면 그때를, 고대하는 것으로... 하며 진화가 개미처럼 기어가는 말을 묘하게 흐립니다. 출구가 가까워져 옵니다. 이대로만 속도를 유지하면 다음 턴이 되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상태창은 천천히 작업할 수 있겠지만 얼마만큼 진행될지는 미지수이므로..... 오늘은.. QnA 시간을 가져보겟어여.,.,. 세계관/캐릭터/지금까지의 진행에 관해서/앞으로의 진행에 관해서/시스템에 관해서......등등! 뭐든지 다 좋아여!!!!!!!!! 요 며칠 근무태만인 캡틴에게 질문이 있으면 맘껏 날려주세여~~~~! ㅇ)-(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저는 정말로 어장을 좋아한다면 말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메주, 식주에게 답레를 내일 이어주시겠다면서 1월 6일 이후 약 1달이 지난 지금까지 한 번도 오고 있지 않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일상을 이 정도로 끌면 미안하다는 한마디 정도는 하셔야죠. 당신에겐 양심도 없으신가요? 하다못해 태백주조차 몇 주에 한 번씩은 오고 있는데...
솔직히 의욕이 팍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입니다. 슬로우라고는 하나 생각보다도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태백주는 얼마나 바쁘신지 몰라서 감히 말씀드리기 죄송하지만 접속률이 갑자기 낮아지셨고...
>>515 그야말로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요정들........로 줄일 수 있을 것 같네요..........! 😂 그렇지만 개중에서도 일을 잘하는 요정은 있을 테고, 일산화의 관리 하에 나름대로는 잘 굴러가는 편이랍니다. 물론 후자의 경우는 '메이드인' 요정 한정이지만여! 다른 말로 메이드로 일하고 있지 않은 요정도 있다는 말이 된답니다 >.0
>>518 아리스에 대해서라면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알려진 편이 아니랍니다. 하지만 이따금 아리스가 마을을 오갈 때 옷차림이나 언동을 보며 에이그, 저 괴짜.. 쯧쯧! 하거나 혹은 요괴일지도 모른다며 경계하는 마을 사람은 있을 법하죵? 현대적인 옷차림, 이국적인 이름, 요괴를 가까이하는 태도 등등. 아리스가 바깥 세계 출신이거나 말거나 말이에요. (한눈에 아리스가 바깥 출신이라고 알아볼 마을 사람도 분명 많지 않을 테죠.)
적각에게는 '변덕스러운 바깥 출신 아가씨', '이따금 일을 도와 여러 가지로 떠넘기기 좋은 아가씨'(????) 정도의 이미지로 찍힌 편이에용! 다른 이미지도 있을지는 모르지만....... 삐빅 여기서부터는 유료예여 >:3!!!(대체
>>523 음음음음 물론 아리주의 심정도 백분 이해해여. 하지만 그리메주도 태백주도 어떤 다른 사정이 있을지 저희는 알 수 없는 일이니까여, '양심'과 관련된 말씀이라든지 상처가 될지도 모르는 말씀은 삼가주시면 캡틴으로서 무척무척 감사하겟어용 :3!!!!!1 물론 저로서도 무통잠은 정말정말 싫어하고 아리주께서 스레에 대한 애정을 가져주셔 이렇게 신경써주시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진짜!!!!!!) 감사한 일이에요. 그 점은 정말 뽀담뽀담 사랑해요랍니다 ;>
그리메주의 무소식에 관해서는 현재 지켜보는 중이에요.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생각이 들지만 현재까지는 판단을 보류하고 있는데, 그리메주께서는 아직 계신다면 언제든지 스레에 흔적을 남겨주신다면 이루 다 말할 수 없이 감사하겠답니다 :3! 무통잠은 상판에 있어 근절해야할 일이지만 저도 부끄럽게도 무통잠을 한 전적이 있고, 누구나 실수는 하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그리메주가 지금이라도 다시 나타나주신다면 저는 얼마든지 두 팔 벌려 환영할 자신이 있답니다. 지레짐작이지만 식주와의 일상에서 개인적인 문제가 생기신 것이 아닐까....... 싶기는 한데(물론 섣부른 짐작일 수 있습니다) 돌아오시든 아니든 제가 '결정'을 내리는 때면 이와 관련된 제 입장도 스레에 공표해놓을 생각이랍니다. 물론 식주의 잘못도 아니에용!!! 사람마다 가치관은 다르고 원활환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충돌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법인데 제 짐작이 맞는 것이라면 아마 이와 관련된 문제가 아닐까 싶네여 <:3c 그러니 아무도 '내 탓이다~' 하지 않기예용!!!!!!!!!!!!!!!!!!!!
저는 잠시 짬내서 온 것이라서() 이따가 다시 찾아올게용!!!! 모두 맛있는 저녁 드시기 바래여 :D!!
다시 갱신하겠어요~! >>527 오, 그렇군요! 그런 느낌이로군요~ 음, 만약에 '저명' 지반이 있었다면 또 어떤 느낌으로 달랐을까요? 그리고, 적각은 '유연'이나 '반연'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새롭게 궁금한 점이 생겨나네요! 그런데, 그 당시의 조율에 따라 내용이 달라졌을테니 뭔가 물어보기에는 애매하다는 느낌도 있네요
>>528 [저명] 지반은 내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답변은 드리지 못하지만, 현단계에서 대충 구상하자면 아리스의 '여러 기묘한 특징'들이 환장의 시너지를 이루어서 인간 마을에서 좋은 취급을.. 아무래도 받지 못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용!🤔 반대로 오히려 그렇기에 호감을 가지는 인물도 있었을지 모르지만여. 또한 [유연] 지반 역시 설정이........ 핵심이기 때문에..........(대놓고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 유연의 초점이니까) 뭐 아리스주의 희망사항에 따라 적각의 조수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고, 단순히 점주와 단골 지간을 떠나서 허물 없이 서로 상대할 수 있는 상대가 되었을지도 모르지용??? 그리고 또.. 이야.. 이것 참 기묘하고 기가 찬 우연이긴 한데..[스포일러 검열 스포일러 검열]의 가능성도 있어용 >.0!!!!!!!!!! 어라어라, 어째서 검열이..?
>>529 사용인 중 메이드가 아니라면, 집사가 되지 않을까용 >;3!!!
>>538 물론 있어용!!! 비공개 시트에 '기입하신 것'을 보면 없는 것도 이상하져 :3
그리고 속으로 투덜대는 것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먹는 게 일인 누에들의 식사는 중대사항입니다. 게다가 손이 불쑥 찾아오니 땀을 닦고 단장하고 옷도 꺼내입어야 합니다. 차도 내와야 합니다. 한가하지 못하면 한가할 때 오던지! 자기가 일을 만들어놓고 되도록 빨리 와 달라니! 자애롭고 포용력있는 새노라님이 아니었다면 소녀는 분명 불호령과 함께 쫓겨났겠지요.
그래서 새노라는 뽕잎을 마저 주었습니다. 땀냄새 나지 않도록 몸을 천으로 닦았습니다. 향수도 뿌리고, 머리카락 다듬고, 눈가에 칠도 하고. 십자로 엮은 걸이에 걸어둔 옷을 내려서 작은 매듭 하나까지 풀리지 않도록 칼처럼 입었습니다. 뽕잎차 두 잔을 내리고 작은 종지 하나에 오디도 담아서 한 쟁반으로 들었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소녀가 기다리는 사랑채로 갑니다.
소녀의 바람과 다르게 조금 기다려야 했을 테지만...무슨 상관이람. 억울하면 약속 잡고 왔어야죠. 새노라가 어디 길거리 좌판 주인입니까? 환상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실력가인데다 대텐구의 총애를 받는 몸이라구요.
"오호호~ 오래 기다리신 것이와요~. 그럼 당신이 이 몸을 간절히 만나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시와요~."
아리스의 행동은 딱히 무어라 할 만한 것은 낳지는 못했습니다. 이 존재가 마치 그녀에게 기겁하여 기피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이외는 말이죠. 사실, 그저 한번 관찰하려 했던 것만으로 단번에 많은 것을 얻는 것은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번뜩이는 직감은 상황을 꿰뚫어 보게 해주어 많은 것들을 알려 줄 수 있죠.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닌 것 같지만. 아무래도 이 경계심 많고 소심한듯한 혼령과도 같은 무언가는 혼자만의 고독함을 즐기고자 이곳에 온 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우연이라고 해야 할지 운이 없었다고 해야 할지는 미묘하지만 그걸 아리스와 접촉하게 되는 것으로서 그것이 무참히 깨져 버렸고요. 실제로는 그것이 무엇을 의도했는지는 아직은 알지 못했지만 그래도 하나 확실하다고 할만 한 것은 이 존재는 다른 이가 있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는 거겠죠
"당신에게는 지금 이 상황은 유감스러운 일이라 들 수 있겠죠. 하지만, 이렇게 된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죠. 당신은 이곳에서 무엇을 하려 하고자 그렇게 반응하는 건가요? 뭐, 말하기 곤란하다면 하지 않아도 좋아요. 누구에게나 소중한 비밀은 있는 법이죠"
아리스는 이 '존재'에게 적당히 타이르는 듯한 어조로 그렇게 말하고는 그 대답은 기다리지 않고 그냥 이대로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역시 이러한 것은 당사자에게 직접 묻는 것이 빠르고 확실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지 않겠습니까? 뭐, 가끔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는 하겠지만 말입니다
"-아하?" 납득이 가는 이유다. 다소 크고, 고급스런 종이우산이니까. 카라카사로써의 자존심인지 뭔지가 채워지는 기분이라고 텐키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주지보고 제멋대로라고 할 때는 '남말은 아닌 듯해.'하는 생각이 문득 텐키의 머릿속을 스쳤지만 그것을 입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그저 여전하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로 살랑살랑, 허공에서 다리를 흔들 뿐이었다.
>>583 새노라 단장을 마치고, 사랑채로 향하고! 새노라가 향한 사랑채에는 소녀가 이미 공중에 '기대기까지' 한 채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토록 편하고... 권태롭기까지 한 자세로 공중에 앉는 둥 눕는 둥 할 수 있을까요? 망토 모자 아래서부터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고, 소녀는 모자를 쥐어 벗으며 고개를 살짝 쳐내듯 흔들었습니다.
"기대보다 늦었지만 생각보다는 빨랐네. 앉지 그래? 긴 이야기가 될지 짧은 이야기가 될지는 모르지만 기껏 준비한 음식을 헛되게 할 수도 없으니."
앉지 그래? 하며 제 앞을 가리키는 소녀는 몹시나 길게 내려오는 잿빛 머리에, 보라색과 분홍색의 정확한 중간에 위치할 법한 고양이 같은 맵시의 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서양적인 망토에 가려진 옷은 아무래도 한복으로 보였지요. 무표정하였으며, 새노라의 사랑채를 전혀 어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말하는 투 좀 보십시오, 누가 객이고 누가 주인이야?
"옷 짓는 것을 의뢰하려고 왔어. 산속의 소문난... 정말- 더없이- 훌륭하신- 직녀라고 들었거든. 새노라. 내가 아는 자가 네가 지은 옷을 무척이나 입고 싶어해. 나는 그 대리로 온 거고 말이지."
설마, 내가 잘못 알고 찾아온 건 아니겠고. 불퉁한 건지 원래 그런 낯빛인지 알 수 없는 소녀는 툭툭 뱉어버리는 듯한 어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586 아키히요 아키히요가 출구를 언급하자 진화가 고개를 쳐듭니다. 아하, 그에게 있어서는 마치 구원을 발견한 듯한 눈빛이었을까요. 저 끝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포가 어려 있는 성도 싶지만... 그래도, 나간다는 사실에 의의를 두어 희망을 가지는 눈빛이기도 합니다. 아키히요가 진화를 보았다면 그러한 눈빛을 보았을 테지요. 진화는 아키히요를 보며 쓰게 웃습니다.
"그것이 원하는 대로 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그렇더라도 감..사합니다. 나중에 인연이- 된다며언... 이라는 말을 어색하게시리 제대로 끝맺지도 못한 채, 진화가 조심조심 걸음을 옮겨나갔습니다. 아키히요는 그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보았을 테죠.
진화가 무엇 하는 치이며, 어쩌다가 음림을 떠돌게 되었는지는 끝까지 알지 못한 채로 남게 되었지만... 그래도 길은 안내해줬으니 별 문제야 있겠습니까? 아마도 없겠죠... 아마도. 붙잡지 않는 이상 진화는 멀리 멀리 나가 아키히요가 보지도 못할 곳까지 가버렸을 텝니다!
아키히요는 여기서 1향 1각을 마무리 지은 채 시점을 (과하지 않은 선에서) 자유롭게 변화한 1향 2각으로 넘어갈 수 있으며, 1향 1각을 그대로 이어나갈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1향의 진행을 아주 마무리 지은 채 언제 있을지 모를(...) 2향을 기다릴 수도 있죠!
탁자에 쟁반을 내려놓았습니다. 앉지 그래? 지금 집 주인이 누구죠? 집을 짓는데 벽돌 한 장 동전 하나 올리지 않은 주제에 그게 지금 무슨 태도이지요? 따끔하게 한 마디 해야겠다고 새노라는 생각했습니다. 그 말을 듣기 전까지요. 소문난-더없이-정말-훌륭하신... 새노라는 쉬운 요괴입니다.
"어쩐지 아침에 까치가 울더라니. 먼 곳에서 귀인이 찾아올 징조였던 것이와요! 아아, 이 몸의 명성을 들어 한겨울 눈발을 헤치고, 튼 손을 호호 불어가며 찾아온 객을 내칠만큼 이 몸은 매정하지 않사와요!"
두 손으로 기품있게 치마를 정리하면서. 새노라는 의자에 앉습니다.
"좋아요! 그 의뢰, 받아들이는 것이와요. 하지만 질문해야 하는 것이 있사와요. 제가 지을 옷을 누가 입는 것이와요?"
이 모든 것이 시나키에게는 낯선 환경이 아닐 수 없었다! 경위는 이렇다. 학교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웬 고양이를 봐서... 따라갔더니 골목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트럭에 치어버렸다는 거다. 그게 나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그리고 조금 전에 눈을 떠보니 바로 이곳. 어쩌다 이런 곳에 오게 되었는지... 전혀 짐작조차 가지가 않아. 그야, 동네에 이런 곳이 있다니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다고. 게다가 여기는 어딜가나 풍경이 같아서 왠지 아까부터 같은 곳을 빙빙 도는 느낌이고. 벌써 30분은 걸었던 것 같은데 사람이나 큰 길이 하나도 보이지가 않는다. 그저 갑작스런 사고, 낯선 풍경, 손에 들린 것은 직전에 들고있던 죽도 한자류... 설마, 그렇다면 이 전개는!
"...이세계!"
아니 그럴리가 없잖아... 왔다고 한다면 오히려 천국이겠지. 물리는 그닥 잘 모르지만 나한테 돌진한 그 트럭, 적어도 100km는 넘어보였다고. 응. 사망 확정. 하지만 죽었다고 한다면 내가 내쉬고 있는 숨이랑 이 몸은 뭐냐는 말이다. 게다가 천국이 이런 변두리 시골과도 같은 풍경이라니. 이건 이것대로 의구심을 부추기고 있었다. 설마 진짜로 시에서 새롭게 무슨 공원 개설 사업이라도 추진한 건가? 요즘은 또 환경오염이니 해서 에코가 유행이라고도 하지만, 으음~ 전혀 들어본 적 없는걸~ 그리고 핸드폰도 부딪힐 때 고장이라도 난 건지 먹통이 되어서는 도움이라곤 되지 않는다. 이건 이제 거의 벽돌이구만. 하하.
"뭐, 일단 계속 움직여 볼까나..."
한숨을 푹 쉬며 죽도를 어깨 위에 얹는다. 냉정하게 생각해봤지만 결국 장소를 추론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사실만 알아냈다. 야생이 위험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대책 없을 줄이야. 무섭도다 자연. 설마 이대로 조난사 하는 거 아녀...?
정체불명의 것은 우물쭈물댑니다. 그나저나 정말로 유령과 흡사한 모양새로군요. 아리스, 환상향에서 지내며 지금껏 유령과 마주친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한 가지 사실을 귀납적으로 알아차렸을 법하죠, 유령은 보통... 말하지 않습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인간과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요. 그렇다면 이 정체불명의 것은 정말로 무엇인 걸까요...?
"그냥... 산책이라고 할까. 구경이라고 할까. 그런 걸 나왔을 뿐이야. 혼자 있고 싶었다고."
정체불명의 것에 눈도 코도 입도 없지만, 어째선지 불만스럽게 눈알을 굴려대는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598 생각해보면 저 자는 무슨 요괴더라? 잠시간의 의문은 금새 고개를 숙이고 텐키는 오늘의 목적을 이루기로 했다. 애초에 오늘은 명하사에 잠시 들르기로 했으니까. 떠나간 붉은 자를 기억 한 편에 남겨두고 발끝으로 대지를 딛는다. 일단 사찰이니, 나름 예를 지킨다. 딱히 불자는 아니고 그런 거에 관심이 큰 편은 아니다만... 종교는 좋아하는 편이었다.
아리스는 이 '존재'에게 질문과 함께 대화를 나름대로 시도했고 그녀가 원했던 것은 아니 였지만 어쨌든 반응 자체는 이끌어 낼 수 있었으니 어느 정도는, 일부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성공적이라고 표현됩니까? 아마, 될 겁니다. 적어도 이 존재가 무엇을 하고자 했는지 유추해 볼만 것은 나왔으니 말입니다
"어머, 산책이라, 우연이네요. 저희가 같은 목표를 갖고 있었다라... 뭐, 그렇기에 이렇게 된 것이라 할 수 있겠지만요?"
아리스는 이 존재의 대답에 태연한 태도로 말했습니다. 그녀에게 있어서 그 말이 사실인지 그냥 해본 말인지는 지금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렇다는 것으로 생각할 따름이죠 그나저나...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들 하죠, 그것은 바깥 세계가 아닌 이 환상향에세도 적용되는 말이라고 봅니다.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환상향은 그런 곳이니까요. 그렇게 된다면 이 존재는 단순히 혼령을 모방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지금 그렇게 행하고 있다면 일단 혼령으로 취급해 줍시다
"그런가요. 뭐,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는 없겠죠. 누구나 자신의 안식을 방해 받는 다면 그렇게 반응하는 것은 합당하니."
아리스는 이 '존재'의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이면서 긍정하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그다지 대수롭지 않아 하면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이 존재는 그녀의 존재가 꽤나 불쾌한 듯 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아리스로서는 이 존재가 그러한 불쾌감을 계속 받게 끔 할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고 말입니다. 그녀는 그녀의 일을 하고, 이 존재는 본인이 바라던 고요와 정적 속에서 기쁘게 고독함을 누리도록 두면 서로가 좋을 겁니다. 이 존재의 대해서 호기심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서로에게 귀찮아 질 것 같은 일을 만들지 않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지 않습니까? 아리스는 몇 마디만 더 나누고 이 존재가 바라던 대로 이 장소를 떠나기로 하고자 했습니다
"한가지만 더 묻도록 하죠. 이곳에 자주 산책하러 오나요? 그렇다면, 그 가늠하기에는 애메하긴 해도 앞으로도 다시 이렇게 될 가능성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네요"
아리스는 이 존재에게 장소가 장소인 만큼 앞으로도 있을 수도 있을 가능성에 대하여 조금의 비유가 섞어서는 질문을 건넸습니다
말씀드렸듯이 크나큰 사찰입니다. 전체적으로 조선풍으로 지어졌으나... 텐키는 일본에서 오래된 절을 본 적이 있습니까? 왜인지 모르게 일본풍과 같은 양식과 분위기도 드문드문 배어나오는 독특한 사찰이로군요.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지만 텐키의 눈에는 그러한 특이점이 자연스럽게 발견되었습니다. 높은 확률로 옛날에, 명하사를 오가며 미리 알아차렸을 것이 분명하군요.
사람들이 오갑니다. 인간인지 요괴인지 한눈에 알아차리기는 어렵습니다. 텐키 또한 마찬가지고, 인간과 큰 차이점이 발견되지 않는 외형이기 때문으로... 누군가는 위화감을 가지지 않고 텐키를 그저 지나치는가 하면, 누군가는 텐키의 묘하게 이국적인 복장과 갠 날 때아닌 종이우산을 보고 슬금슬금 피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합니다. 으음, 인요의 화합 말하는 사찰의 교리가 무색한데요.
이곳에서 텐키는 수없는 객 중 단 하나일 뿐입니다. 일부러 아는 체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이 상황에서, 텐키는 무엇을 할까요?
꼬마가 누구인지 모른다? 그건 조금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노라가 옷을 해주었더니 그놈이 시장 왈패라면 새노라로서도 곤란해집니다. 사업의 인상은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새노라의 옷을 누가 입느냐에 따라서 새노라표 사업의 흥망이 결정되는 겁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다면 그건 명품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고객을 가릴 필요는 많지 않았습니다. 새노라가 요구하는 금액을 맞추려면 어지간히 사는 사람이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특수한 경우라면 말이 달라집니다.
"옷이 옷만 있어서 옷이겠사와요? 옷을 걸치는 사람이 있어야 비로소 옷이 완성되는 것이와요. 음, 보시와요. 아름다운 이 몸의 쟈태를! 이건 옷만 걸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와요. 옷을 입는 쟈에게도 그만한 품격이 필요한 것이지요."
"죄송하지만 이렇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이와요. 누가 입을지도 모르는 옷을, 이 몸은 지을 수 없사와요. 호호.."
>>607 아리스 "돌아다닌 것은 오래는 아니니까아... 여기도 처음이고. 누군가 있을지는 전혀 몰랐어. 그러니까 싫다는 거야.. 응, 너 싫어.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싫어."
아리스도 꽤 모호하게 말하는 위인이기는 하지만, 이 정체불명의 것은 그 이상으로 제 할 말만 하는 녀석인데요? 정체불명의 것은 부루퉁하게 웅얼거리더니 다시 아리스로부터 슬슬 멀어졌습니다.
"갈.. 거야? 그렇다면 빨리 가버려."
히이이... 하며 개미 같은 목소리가 작아집니다. 아리스가 떠난다면 떠나는 만큼 차차 작아졌겠죠!
자리를 그대로 떠납니까? 떠난다면 어디로 떠날까요? 1향 2각으로 넘어가 아예 시점을 바꾸는 선택지도 있음을 알려드리겠습니다.
>>608 마나부 괜찮습니다. 이곳은 조선이 있던 땅이니 한국어가 불가능하면 생활하기 불편하지만... 전부 방법이 있으니까요!
좌로 보아도 우로 보아도 전혀 낯선 풍경. 이곳은 대체 어디인 걸까요? 이세계? 꿈? 트럭의 힘이 너무나도 강해 변두리 시골까지 튕겨져 나와버린 걸까요? 아니면 정부에서 비밀리에 개발하던 텔레포트 기술??? 몰래카메라????
"■■■!"
아이고, 전혀 알아먹지 못하는 말까지 들립니다! 뒤편인지... 옆편인지... 아무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하게 외치는 말을 들은 것 같기는 한데요, 어떻게 할까요? 목소리의 주인을 찾는 시늉이라도 취할까요? 아니면... 도망칠까요? 다른 행동이라도 좋습니다. 마나부의 자유가..... 될 테니까요.......!
>>613 새노라 손님은 찻잔을 내려두며 눈을 날카롭게 치뜹니다. 이제 보니, 꽤 피곤해보이는 눈이기도 하군요. 역시 등산하느라 힘들었나... 원래 그랬는지는 몰라도.
"그 꼬마는 높은 확률로 곧 청연궁의 일원이 될 거야. 설령 그렇다고 해도 누군지 모른다는 이유로 너는 거절할 거야?"
손님이 양손을 깍지 끼워 여유롭게 다리 위에 올립니다. 뭐, 어느 쪽이든 나는 별 상관없지. 그렇게 툭 던지면서 말입니다.
청연궁을 새노라가 모를 수 없습니다. 우아한 화림에 위치한 무시무시하며 변덕스러운 오리엔탈리스트의 화려하기 그지없는 궁! 그런데 잠깐, 난데없이 소녀가 청연궁을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청연궁은 몹시 개방적이되 폐쇄적인 세력입니다. 알려진 것이라곤 흡혈귀 이변을 제하면 주인 되시는 기려한 흡혈귀와 그를 따르는 시종들밖에는 없죠. 그런데 소녀는 무슨 수를 썼기에 청연궁의 새로운 일원이 될 꼬마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는 거지요?
흡혈귀는 마족입니다. 그리고 방금 손님이 부린 술법은, 분명 특이했지요... 그것도 아주.
특별한 일이 있는게 아닌 이상 내가 음림을 나와서 다른 곳으로 향하는 일은 많지 않다. 이따금 음림에선 구할 수 없는 것들을 위해서 나가는 것 말고는 대부분의 하루를 작고 허름한 오두막에서 지내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북으로 향하는 이유도 평소와 다를바 없는 이유였다. 비록 쓸만한 것보단 고물이 더 많지만 그래도 필요한 것을 찾으면 대체적으로 있는 편인 향림당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 생각해보니 물도 가져가야겠구만. "
음림에도 유수의 강이 흐르고 있지만 이따금 시커멓게 변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시기 꺼려지는 것도 있었다. 먹어도 별 이상은 없는 것 같지만 ... 급할때가 아니면 이렇게 다른 곳에서 물을 떠가곤 했다. 그렇기에 향림당으로 향하던 방향을 안개의 호수로 옮겨가 사뿐하게 착지한다. 칙칙하고 습한 음림과 다르게 안개가 자욱한 이곳의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아리스는 어느 때와 같이 종종 하던 것처럼 안개의 호수를 산책하는 기분으로 이리저리 떠돌고 있었습니다. 이곳의 풍경이란, 말하자면 한결같다고 해야 할까요? 그렇기에 질리거나 무심하게 될만 하나, 그 아름다움과 신비함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그 풍경을 감상하며 즐기는 것은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아리스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는 거리에서 익숙하다고 할 수도 있는 인물의 모습을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이전에 마을의 근처에서 조우한 백랑(白狼)으로 여겨지던 요괴 이였습니다. 우연이로군요, 그는 이곳까지 어떠한 일로 왔을까요? 그건, 아리스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그와 지금 접하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 곧바로 다가가도록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백랑(白狼) 씨. 호수의 맑음을 취하기 위해서 이곳까지 오셨나요?"
아리스는 그렇게 미묘하게 생글생글하는 듯한 표정으로 천천히 그의 곁에 다가가면서 그렇게 첫 운을 때며 인사와 함께 질문을 건넸습니다
안개의 호수는 자욱한 안개 속에서도 유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여기서 사는 것들-이를테면 호수 속에서 사는 요괴라던지-에게는 별 감흥 없을지 몰라도 음림에 거처를 두고 있는 나에게는 올때마다 새로운 곳이다. 그렇게 호숫가로 천천히 다가가고 있으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번에 인간 마을 근처에서 마주친 인간 여자.
" 그냥 물이나 좀 마시려고. "
어려운 말을 쓰는 인간이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살짝 눈쌀을 찌푸리며 얘기했다. 선입견을 가지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저번의 대화에서 꽤나 골머리를 썩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가까이 다가온 여자에게 살짝 거리를 두면서 나는 말했다.
" 그나저나 여기엔 어쩐 일인가? "
가는 곳마다 마주치지는 않지만 환상향에서 우연치 않게 같은 인물을 다른 장소에서 만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마을에서의 인연이 이번에는 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다다른 것 같았습니다. 아리스가 거처로 삼고 있는 이 안개의 호수에 예의 인물이, 그것도 본인이 직접 찾아오게 된겁니다. 뭐, 딱히 아리스를 염두해 두고 한 행동은 아니였겠지만 말이죠, 이걸로 어쨌든 찾으러 갈 수고를 확실히 덜었던 셈이니 긍정적인 결과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우연이 3번이 되게 된다면 필연이라고도 하죠. 이제는 1번만 남은 셈입니다
"그런가요, 식수를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죠. 그것은 요괴에게도 인간과 그리 큰 차이가 없을 것을 이니 만큼"
아리스는 그녀 앞의 백랑의 대답에 슬쩍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리스는 그의 표정이 조금씩 나쁘게 되어가는 것이나 미묘하게 그녀와 거리를 두는 듯한 행동에도 신경쓰지않았습니다
"이곳의 풍경을 보며 산책중 이랍니다. 그러던 와중에 눈에 익은 백랑의 모습이 비쳐보였기에, 이렇게 다가서서 말을 건네고 있지요"
아무래도 저번과 오늘만으론 이 자와의 만남이 끊어질 것 같지는 않다는 예감이 들었다.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살아온 세월이 있다보니 이런 감은 빗나가는 일이 별로 없었으므로 아마 다음에도 어디선가 이 인간 여자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
" 그런건 아니라네. 내가 사는 곳에도 물은 있으니. "
단지 그곳의 물을 먹고 싶지 않을뿐. 지금까지도 그곳의 물을 먹어왔으니 탈이 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내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티를 내고 있는데도 개의치 않는 저 표정이라니. 눈치를 못채는건지 아니면 아는데도 신경을 안쓰는건지. 속으로 작게 한숨을 내쉰 나는 호숫가에 쪼그려 앉아서 손을 담구며 말했다.
" 눈에 익었다기엔 한번 정도만 본 사이가 아닌가. "
거기에 이 호수는 요괴의 산 아래이니 하쿠로텐구쯤이야 심심찮게 볼 것 같은데 말이지. 차가운 느낌이 손에 닿자 나는 얼굴을 가볍게 씻어냈다. 그리고 폐부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이 느낌은,
" 쿨럭. "
입가로 피가 한웅큼 흘러나온다. 또 이러는구만. 평소에도 종종 있는 일이라 나는 당황하지 않고 입가로 흐른 피를 닦아내고선 호수의 물로 입을 한번 헹궈냈다. 이 지긋지긋함이란.
"그렇겠지요? 어떠한 명백한 목적이 없는 한, 굳이 물이 없는 곳에서 살아가지는 않을 테니까요"
아리스는 백랑의 말에 마치 당연히 그랬을 것이라는 듯한 태도로 말했습니다. 인류가 언제나 수역 근처에서 모이고 번영 했었던 것 만큼, 물은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그렇다면 굳이 그곳에서 식수를 충당하지 않고 이곳까지 온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글쎄, 굳이 이러한 비유에 들것도 없이 이것은 그렇게 복잡한 이유는 아닐 겁니다. 어느 쪽에서든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있다면 위치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어떠한 목적성이 있었고 이곳에서 겸사겸사 물을 얻게 되는 것 뿐이 아니겠습니까. 조금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엇나가긴 하지만 아리스도 그저 변덕을 이유로 굳이 그럴 이유가 없는데도 무언가를 할 때가 있는 것처럼요.
"그런가요? 그 한번이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아리스는 백랑의 말에 살짝 장난스러운 느낌으로 살짝 눈웃음을 한번 지어 보이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장난끼가 들어있기는 했었지만 이 말 자체는 아리스가 생각하는 사실을 그대로 말했던 것 뿐 이였습니다. 이것을 믿을지 무시할지는 상대의 판단이겠죠. 혹은 이 흘러가는 순간의 단어는 신경 쓸 것조차 아니거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리스가 그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머, 토혈인가요"
아리스는 그러던 와중에 이 앞의 백랑이 갑작스레 피를 토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겉 보이기에도 행동도 그렇고 외상 같은 것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상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신경 써야 할 정도는 아닐 겁니다. 아리스의 눈앞에 있는 존재는 인간의 비슷한 형상을 지녔고 그 생리도 또한 비슷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다르기도 한 존재입니다. 요괴란 본디 괴이라 불리는 인간의 심상의 현현. 이렇게도 저렇게도 될 수 있는 존재이죠. 그리고 당장 그녀가 그것을 회복하도록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닐 겁니다. 그의 상태는 그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이러한 간섭은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입니다. 뭐, 속이 편안해지는 효능이 있는 차 정도는 대접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주택까지 오가는 건 그다지 내키지 않는 선택 이였죠. 그에게 있든 그녀에게든. 그가 그렇게 동행하여 길게 남아 있어 줄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이건 그저 그녀만의 생각일 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이럴 때는 본인의 의사를 묻는 것이 빠르고 효과적인 선택이 될 겁니다!
"제, 거처로 오셔서 차라도 드시겠나요? 이야기를 차분히 나누는 데는 그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느낌이기에."
아리스는 그렇게 앞의 백랑을 그녀의 거처의 초대하고자 태연하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만일, 그가 거절한다면 그저 여기서 이야기나 나누면 되겠지요. 그는 단순히 물을 마시러 왔을 뿐이라고 했으므로 얼마나 이대로 머무르려 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상대방이 어찌 생각하던 그것은 상대방의 마음이다. 생각하는 것, 가치관으로 삼는 것을 내 멋대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법이다. 물론 내가 절대강자의 위치에 있어서 약한 자들을 원하는대로 주무를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친밀감을 가지는 이 여자에 대해서 나도 조금씩 관심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 건강이 좋지 않아서. "
망할 텐구 놈들. 좀 적당히 할 것이지 요괴 몸을 만신창이로 만들어놓으니 이런 사단이 나는 것이다. 평소엔 이렇게 토혈까지 하는 일은 없었지만 조금 긴 거리를 비행해 오는 바람에 이런 것이겠지. 비행이란 모름지기 요괴의 전유물이거늘 하늘로 날아오를 때마다 이래서야 불편하고 짜증나기 그지 없다.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피의 철분 내음이 가득한 입을 헹구고 있으니 여자가 자신의 거처로 초대를 한다. 원래는 향림당으로 갈 예정이었나 중간에 다른 곳에 들렀다가도 늦지는 않을테다.
"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모르겠으나 일단 몸을 쉴 곳이 필요하니, 알겠네. "
일단 토혈을 했다는 것은 몸이 어딘가 버티지 못했다는 뜻이기에 휴식이 필요했다. 환상들이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리저리 뛰고 나는 것에 하나의 지장도 없었거늘. 환상향보다 바깥 세계가 그리워지는 지금이다. 대충 입가심까지 하고서 나는 앞장서라는 몸짓을 하고선 허리춤의 검을 만지작거렸다. 딱히 적의는 없었지만 말이다.
아리스는 백랑의 말에 작게 한번 웃고는 그렇게 다소 장난스러운 태도로 말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아리스는 그녀 제멋대로 행동했을 것이나 사실상 허락이나 다름이 없는 식으로 말해지게 된다면 굳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렇게 흥이 날 정도로 말이죠
"그런가요~, 건강은 재보라고도 하죠.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선 그런 귀한 것을 내주어야만 때가 있다니, 수지가 맞는 거래이기를 빌어야만 하겠네요"
아리스는 백랑의 말에 한 쪽 손으로 스스로의 뺨을 대고는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고는 작지는 않는 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습니다. 네, 굳이 들리라고 하는 행위가 맞습니다. 요괴란 존재는 본디 인간보다 상당히 뛰어납니다. 특별하지 않고 그게 보통이지요. 그런데 그런 요괴가 이런 상태라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무언가 사연이 있기 마련일 겁니다. 인간 이였다면 사실상의 시한부의 생(生) 이였겠지만 요괴이기에 이러한 것조차 삶의 있어서 불편한 요소일 뿐 치명적이지 않을 겁니다. 이것만으로도 요괴라는 존재가 얼마나 끈질긴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죠. 뭐, '끈질김'이라고만 한다면 인간도 결코 뒤지지 않기는 매 마찬가지이기는 합니다. 그저 그 형태와 기간이 다를 뿐.
"그러시다면, 아무쪼록 편히 쉬다 가시기를."
아리스는 그녀의 제안에 백랑이 수락하자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가 보여 주는 몸짓을 잠시 바라보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서는 그대로 주택으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백랑이 굳이 위협적인 분위기를 뛰우려 하는 듯한 행동을 함에도 그리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아리스가 생각하기를 그건 그냥 시늉일 겁니다. 아니면 그의 나름대로의 준비이거나. 아직 그 인연이 본격적으로 맺어지기 이전에는 낯선 존재라고 할만 하고, 그러한 존재의 거처에 다가선다는 것은 충분히 긴장감을 가질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죠. 아니면 그저 아무런 이유 없는 그저 습관적이고 반사적인 행동일 수 있습니다. 인간도 그러할 것인데 하물며 요괴와 같이 긴 세월 동안 살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새겨진 것들은 쉽게 풀리지 않겠죠
"이곳이에요. 충분히 어느 백랑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는 옛 된 곳."
이곳은 안개의 호수이고, 아리스의 거처는 바로 이곳이기에 안내를 하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길지는 않지만 짧다고 하지도 않는 그런 애매한 시간의 간격. 그렇게 하여 2층 복층의 구조의 서양식 주택을 그 등 뒤에 비쳐 보이도록 하면서 아리스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마음대로 하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던 것일까. 장난스럽게 웃는 여자를 보고선 나는 말없이 시선을 돌렸다. 그래도 저번처럼 어려운 말은 하지 않으니 한결 낫다고 생각하면서. 다만 척 보기에도 상당히 흥이 난 상태라서 나는 대체 어느 부분에서 그렇게 신이 난 것일까 알 수가 없었다. 오래 살았지만 인간이란 존재는 아직도 이해하기 힘들다.
" 다 들린다네. "
일부러 귀를 쫑긋이며 말했다. 어차피 들으라고 한 소리 같았지만. 다른 하쿠로텐구처럼 멀리 보지는 못해도 나름 귀는 밝은 편이라 속삭이는듯한 소리도 들리는 나에겐 방금 말한 소리도 그저 일상 대화 정도의 소리와 다른건 없었다. 그리고 여자가 말한 것처럼 수지에 맞는 거래냐고 생각하냐면 그것도 아니긴했다. 처음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절대 아니다. 영악한 텐구놈들이란.
자신의 거처로 안내하려는 것인지 여자가 움직인다. 나도 뒤따라 움직이며 자연스럽게 검집에 손이 갔다. 위협을 느낀 것도 아니고 위협을 줄 것도 아니고 그저 습관처럼 만지작거린 것이지만, 앞에 걸어가는 사람이 느끼는 바가 다를 수도 있었기에 금방 손을 내리고선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그렇게 짧지는 않지만 길지도 않은 시간이 지나고서 서양식 저택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머무는 오두막과는 그 크기부터 남다른 곳.
" 꽤나 좋은 곳에 사는구만. "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크지는 않았지만 여자 혼자 살기에는 복층 구조라서 조금 커보이기도 했다. 누군가 같이 사는 사람이라도 있는걸까, 아니면 사용인이라도 쓰는걸까. 환상향에서 사용인을 쓸 정도인 존재는 몇 생각이 나지 않지만 말이다. 어쨌든 나는 여자의 곁으로 다가갔다. 집 주인이 들어가지 않았는데 내가 집 안으로 먼저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 그렇게 오래 머무를 생각은 없으니 괜한 걱정은 안해도 괜찮네. "
어쨌든 이번에 두번째 본 사이이고 서로의 거처에 부담없이 놀러갈 정도의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이 드니까 말이다.
아리스는 백랑의 그 말에 장난스러운 분위기로 눈웃음을 한번 짓고는 당연할 것이라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그 말은 아리스가 일부러 들으라고 한 말이니 들리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리고 그는 백랑, 하쿠로텐쿠이지요. 요괴는 인간보다 신체적 능력이 두루 뛰어납니다. 당연히 그 좋은 청력을 가지고 이것을 듣지 못했을 리가 없겠지요. 뭐, 불의의 사고로 무언가가 잘못되었지 않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을 보자면 그것은 아마 아닐 겁니다
"그렇지요? 이 안개의 호수의 홀로 남아서 그 세월의 풍파에도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계속 지켜온 이, 그 모습은 멋지지요. 그리고 이제는 다시 품을 이가 있어, 다친 곳도 보듬어 줄 이가 있어요"
아리스는 백랑의 그 말에 한번 미소 짓고는 마치 주택 그 자체를 하나의 인물로서 대하는 것 마냥 약간의 비유를 섞어서 말했습니다. 흘러간 지난 날의 그녀가 아직 자신만의 거처를 몰색하고 있었을 때, 이 안개의 호수에 마주치고는 그녀는 그 '존재'에게 강한 흥미와 이끌림을 느꼈습니다. 이곳이 바로 그녀가 살아야 될 곳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걱정인가요~? 좀 더 머무르셔도 상관없는데 말이에요~ 후훗."
백랑의 말에 아리스는 되려 다소 장난스럽게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이 쯤에서, 인사 드리도록 하겠어요. 제, 이름은 아리스. 그대의 이름을 말해 주시겠나요?"
아리스는 방금 전의 장난스러운 태도를 거두고는 정중하게 손을 신체의 중앙에 모으고 바르게 자세를 잡고는 백랑을 향하여 상체를 숙이며 그녀의 이름을 말하고는 다시 상체를 천천히 들어 올려 그 눈을, 시선에 맞추고는 그렇게 물었습니다
이렇게 큰 집을 지어두고서 주인이 없다는 것은 더 넓은 집으로 갔거나 아니면 누군가에게 죽었다는 이야기겠지.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환상향이더라도 사실 요괴끼리 죽고 죽이는 일은 흔하다곤 할 순 없지만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도 원한이 남아서 자신의 집이었던 공간에 머문다던가 그러는건 아닌 것 같지만.
" 여자 혼자 사는 공간에 오래 머무는 취미는 없다네. "
아무렇지도 않게 집 내부를 둘러보며 말했다. 오해를 산다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 혹시 모를 일인데다 그렇게 오해를 사버리면 뒷 일이 귀찮아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근처에 요괴의 산이 있으니 혹여 다른 텐구들에게 보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물론 시선은 여전히 집 안 내부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오두막도 그렇고 그 전에도 그렇고 이런 서양식 저택과는 거리가 먼 곳에 살았으니 말이다.
" 카야데 아키히요라네. 성은 의미가 없으니 아키라고 부르면 되네. "
아리스라 ... 서양식 저택에 사는 이의 이름이 어째 서양식 이름과 비슷하다는 것이 어쩌면 이 저택은 그녀를 위해서 존재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말이 안된다고? 환상향에서 말이 안되는 일이 생각보다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요괴라는 존재도 어찌 보면 말이 안되는데도 존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집을 한번 슥 훑어본 나는 놓여있는 의자에 천천히 앉으며 말했다.
"그렇겠지요, 이런 이를 두고서 해어져야 한다는 것은 서글픈 결정이 되었을 거에요. 혹은.... 불가항력 이였거나? 무엇이 있었기에 홀로 남겨지게 되었는지 말해주지 았았어요. 아니면 그저 침묵하는 것일 뿐일 수 있겠죠"
아리스는 그의 말에 긍정하여 그렇게 말하면서 마지막 부분에서 순간 뜸을 들이고는 눈웃음을 살며시 짓고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여 보였습니다. 백랑이 말하는 바와 같이 이 주택에 얽힌 과거의 이야기는 아리스는 알지 못합니다. 알 수 있게 될 수도 있겠지만 아마 앞으로도 계속 알 수 없을 수 있겠죠. 하지만 과거의 이야기는 과거에 남겨두고 지금은 그녀와의 추억을 새롭게 쌓아가 그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나가면 될 것입니다
"그러시다면, 그렇게 해주세요.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죠. 누군가에게 이를 오해라는 이름의 만들어낼 싹을 피어낼 것 없이 애초부터 없도록 하는 것이 나은 것이 될 수 있겠지요"
아리스는 그의 말에 살짝 장난스러운 어조를 담아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리스에게는 그와 함께 놀고 싶고 그러므로 길게 머물러도 상관이야 없었지만 그건 그녀의 입장일 뿐입니다. 그에게는 그의 입장이 있을 것이고 그러한 것을 고려한 결정을 한 것일 입니다. 아니면 단순히 누군가와 깊고 길게 엮이는 것 자체를 꺼리는 것이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런가요, 알겠어요. 본래 가지고 있을 그 뜻과 의미를 잃어버린 명칭이라...? 아리스의 성은 아메미야에요. 즉, 아메미야 아리스가 되는 셈이죠"
아리스는 아키히요가 그 자신의 이름의 전체, 성명을 말하면 그녀 또한 스스로의 성을 말하고는 고개를 살짝 갸웃하고는 의문을 띈 체로 말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본인의 성은 의미가 없다, 라는 것을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것은 별 의미가 없는 그 문자 그대로의 것일 수도 있고 다른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통 성이란 가족, 혈족을 묶는 단위로서 그것을 구분하고 증명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그런 것에 의미가 없다는 것은 대략 그런 방식의 활용에서 무언가 다름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하지만 결국, 무엇일지는 모를 일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마냥 그렇지만도 않아요, 많은 벗과 함께 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할테니까요?"
아리스는 아키히요의 말에 긍정하면서도 그렇게 덧붙이듯 그 말을 굳이 의문형으로 끝맺으며 말했습니다
(면목이 없어서 일단 머리 박고 봄) 믿고 참아주셔서 정말 너모 감사하고 진짜 면목이가 없어용............. 일단 일이 정리되는 건 월요일에서 화요일쯤을 계산해두고 있어용!!!!!!!!! 그때 뵙기를 기원할게용! 진짜 여러분에게 너무 미안하고 일이 정리된 후에는 한동안 최대한 잦은 진행으로 보답(배상)해드릴 거임 ㄹㅇ로...
자신의 집이라고 증명하고 싶었다면 언제든 찾아왔겠지. 허나 그런적도 없었던것 같으니 어찌됐던 간에 집에 대해서는 더이상 미련이 없어진듯 했다. 그렇다면 지금 살고 있는 이 아리스라는 여자의 집으로써 기능하면 되는 것이다. 아니면 원래 살고 있던 집주인을 이 사람이 내쫓았을수도 있고. 인간들의 세계라면 모르겠으나 요괴들의 세계에선 어느정도 통하는 일이기도 하는 것이다. 강함이 중요하니까.
" 취향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니네. 생각보다 편안하고 말이야. "
그래도 자신의 집에 초대해주었으니 싫은 티는 내지 않는 것이 맞을테다. 물론 정말 싫은 것도 아니고 나름 편안한 느낌도 들었다. 처음 들어와보는 서양식 저택이긴 했지만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거기에 이렇게 넓은 집에 들어와 있는 것도 상당히 오랜만이니 말이다. 이런걸 보고 있으면 오두막 생활은 청산하고 나도 넓은 집에서 사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 아메미야 아리스, 기억해두겠네. "
어려운 말을 하는 여자의 이름을 알았으니 머릿속에 넣어두기로 했다. 내가 하는 말에 의문을 가진듯 했지만 세세한 것까지 말해줄 정도로 그녀와 깊은 관계는 아니니 모른척해버린다. 허리춤에 매달린 이마쪽이 갈라져있는 검은 텐구 가면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보통, 그렇지요. 지금까지도 그래왔었고요. 하지만... 이곳에 묶인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아요. 단지, 잊혀졌을 뿐."
아리스는 아키히요의 말에 긍정하면서도 동시에 그렇게 덧붙여 설명하듯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지금껏 계속 아리스의 거처로서 기능하고 있으므로 별 상관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주택이 언제가 되었든 다른 이를 품었고 손길을 탄 것에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선이 어디에서 인가 무언가로서 이어질 것인지 아닐지는 그녀는 모릅니다. 아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없을 수 있겠지만 그 것은 그 때가 되어야 자세히 알 수 있어 행동하게 되어도 상관없을 겁니다
"어머, 그런가요?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적당한 곳에 앉거나 하여 잠시 기다려 주시면 말했던 것처럼 차를 준비하여 대접해드리죠. 그럼, 더욱 그렇게 느끼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죠?"
아리스는 아키히요의 말에 한 손으로 그녀 스스로의 뺨을 대고는 작게 웃고는 말했습니다. 그녀는 그 뒤에 이어지는 말에는 굳이 의문형으로 끝내도록 하였었습니다. 음, 그나저나 그에게는 어떤 종류의 차를 중점으로 하여 내오는 것이 좋을까요? 지금, 먼저 그녀는 말차(抹茶)와 같은 형식을 떠올렸습니다. 또는 허브 티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네, 아무쪼록. 그대의 기억의 일부로서 그 한편에 남겨질 수 있다면"
아리스는 아키히요의 말에 살짝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최소한 5명 정도는 뵙고 싶어지네요. 각자의 사유 공간을 분배할 수 있을 만큼 기능적인지는 제쳐두고도 말이죠. 후후훗"
아리스는 아키히요의 물음에 마치 당연하다는 듯ㅡ 생글생글하는 태도로서 말했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아리스는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겨 아키히요의 앞에서 자리를 비웠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이후 백색의 금빛 무늬가 새겨져 있는 도자기로 된 찻주전자와 찻잔을 금속제 쟁반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거기에는 쿠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입맛에 맞으실지는 모르겠네요"
아리스는 그대로 실내의 있던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는 크기의 예스럽고 고전적인 느낌이 드는 엔티크 탁자 앞으로 가서는 그 위에 조심스레 올려놓고는 찻주전자를 들어 올리고 찻잔에 기울이며 찻잔에 속에 부어 가면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토요일 봉래제(대충 국내 동방 온리전)까지 일정에 넣어둔지라 정신이 하나도 없네여... 너무 없어.... 내가.. 내가 이 일정과 할일들을 다 소화할 수 있을까,,,, 참 봉래제 2차 신청 15일까지라 하니까 관심 있는 분들 참고해주시고(???(그없 당연하지만 봉래제에서 캡틴을 찾을 순 없답니다!!!!!!!!!!!!! 그런 자가 있으면 즉시 동인지 더미로 머리를 정답게 내리쳐드릴 것
제발 수요일 저녁 먹기 전까지는......!!!!!!!! 제발 좀 이것들 다 마무리하고 치워버리자 좀 제발,,,,,,,,,^-^ 일단 수요일을 목표로(찐마지막임 아 진짜 찐 마지막 목표 가자) 나중에 봅시다,,,,,, 신입분들 조율을 일단 우선시할거임,,,,
" 잊혀지면 끝이지. 영원한 삶을 살지 못하니 기억 속에서라도 살아가야하는 자들에겐 말이야. "
인간이나 요괴나 잊혀지면 끝인 인생을 살고 있다. 요괴는 말 그대로 잊혀지면 존재 자체가 소멸할 수도 있는 위기이고 인간은 살아갈 수는 있겠지만 살아갈 의미조차 잊혀지게 된다. 그러니까 잊혀지는 것이야 말로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까. 그래도 그녀가 기억하고 있는다면 잊혀지지는 않을테지.
" 얌전히 기다리도록하지. "
차를 안준다고 난동을 부릴 생각도 없지만 말이다. 어떤 차를 내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이 저택의 분위기상으론 홍차 같은게 걸맞지 않나 싶었다. 사실 먹는 것에서 가리는 편은 아니라서 뭘 가져오던 그냥 마시겠지만 말이다. 그러다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나는 잠깐 시선을 마주쳤다가 다시 벽의 장식등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하네. "
좋은 의미던 나쁜 의미던 말이야. 근데 다섯명까지 살 수 있을 정도로 큰 저택이긴한데 ... 그렇게 살다보면 다툼이 끊이지 않을 것 같은건 분명 기분탓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집주인이 그렇게 살고 싶다는데 내가 이래라저래라 할 것은 아니지. 나는 그녀가 가져온 차를 받아 손에 올리며 말했다.
" 잘 마시겠네. "
차라는 것은 향으로 느끼는 것인데 일단 느껴지는 향은 나쁘지 않았다. 입에 살짝 머금었을때도 나쁘지 않았으니 꽤나 좋은 차를 사용하는듯 했다. 그렇게 차를 마시며 이것저것 둘러보고 있는 와중에 나는 궁금한게 생겨 눈앞에 있는 아리스에게 물었다.
"끝, 인가요? 그렇지요. 모든 것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에요. 이 환상향 조차 다르지 않지요. 그저, 그 끝으로부터 한 없이 멀어지고자 하여 도달한 곳일 뿐. 끝이 사라진 것은 아니죠."
"잊혀진 것은, 잊혀졌기에 잊혀졌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지요, 잊힐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자체로 이미 그 마음에 담겨져 있으니 그것 자체로 그 순간을 담아낼 수 있어요. 그림자는 빛이 있기에 비로서 만들어지는 것처럼?"
아리스는 아키히요의 말에 긍정하는 듯한 태도로 고개를 살며시 끄덕이면서도 이어서 덧붙히듯 비유적인 표현을 섞어서는 같은 단어를 거듭하여 그렇게 말했습니다. 환상은 무엇도 될 수 있지만 그렇기에 무엇도 아니기도 합니다. 아키히요의 말처럼, 그렇기에 존재하기 위해선 그 애매한 실체를 현실에 맞게 틀에 담고 구속해 줄 것을 필요로 하죠. 그것은 마치 역설적인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환상향이란 존재했음이 분명하나 한 때의 과거가 현재와 미래에 떠밀려 가지 않도록 모아두고 영원을 바라며 보존하고자 만들어진 삶의 자체의 디오라마(Diorama)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가요, 충분함을 느낀다면 그것으로."
아리스는 아키히요의 말에 그녀는 싱긋이 웃어보이는 것으로 그렇게 답했습니다 그리고 아리스는 아키히요의 차에 대한 그 한 마디에 그저 눈웃음을 지어 보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묵묵히 이제는 그녀의 몫이 될 차를 다른 찻잔에 따르도록 할 뿐 였습니다
"이곳에서 비소로 열 아홉 번째의 주기를 맞았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해요"
아리스는 아키히요의 물음에 간단히 숫자를 말함으로서 직접적인 대답을 할 수 있음에도 굳이 살짝 틀어서 말했습니다. 어차피 그에게는 이러한 표현이 전해지지 못 할 리도 없었고 말입니다. 그래서 아리스는 그렇게 했습니다
"환상향에서도 조차 잊혀져 버린 것은 어떻게 될까요? 또 다른 환상향으로 이끌려가게 될까요? 아니면.... 그대로 사라지나요? 그렇다면 어떠한 것일까요? 모든 환상을 받아들이고자 할 터인 이 곳에서 조차 거부되어 도달하지 못한 이. 아아... 그런 이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라...? "
아리스는 마치 아이들에게 동화를 낭송하듯이 각 어조를 운을 띄어 맞추면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동화란 어떠한 것이던 가요? 그 내용은, 아이들 보다는 어른들에게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이를테면, 잔혹 동화라고 할 수 있겠죠. 오, 아니 오히려 그렇게 아이들에게 더욱 잘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동심이란... 그런 겁니다. 그 순수한 만큼이나 잔혹함을 잘 담아낼 수 있을 테죠. 모든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에 한 번쯤은 동심이라는 시기를 거쳐갔을 법하니까 말입니다
캡틴이랑 서준주도 야호~ 안녕~ 아닛 ㅋㅋㅋㅋ 구작이라고 해도 홍마향 이후를 말한거였어~! Pc98은 감성은 있지만 아무래도..... 어렵지~~~! 응! 그리고 슈팅은 어려운게 맞다! ...가 정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할 마음만 있다면 충분히 파볼만 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리고 슈팅게임에 관심이 있다면 동방이 제일 접근성있고 쉽지 않나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업해본다! 동프 추라이추라이~
구작!! 생각보다 안 귀찮아! 에뮬레이터 돌리는 것처럼 파일 넣고 돌리는 것 뿐인데다 아마 잘 찾아보면 실행기랑 같이 압축된 파일도 있으니까~ 라고 설명해도 하는 사람은 잘 없지! 응!!! ㅋㅋㅋㅋ 동프 원작 해보고 싶으면 역시 시나키주도 캡틴처럼 요요몽 영야초를 추천하는 편이라구~ 하지만 윈도우 첫 작인 홍마향은 어렵기도 하고 호환성 이유로 실행부터가 난관일 수 있으니.... 역시 영야초가 딱일까나?
>>737 (그..런..가?) 나중에 덜 귀찮아지면 구작도 시도해봐야겟어여 ^-^)))9 일단 저도 영야초 입문자다 보니 약간 영야초만능설... 영야초무새가 된 경향은 있는데 그래도 탄막 잘 지워주고 잔기봄 혜자고 결사결계에 >>>결계조<<<(중요)가 있으니 입문자용으로 여전히?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용 역시.. +이지만 클리어해도 기분 좋게 엑스트라 열어주고 다만 시스템이 한눈에 이해하기 어려운 편이라(뭔가가 일어났는데 뉴비들이 그게 뭔지 모름) 시스템 너무나도 심플하고 분위기도 탄막도 시원시원한 풍신록도.... 개인적인 입문픽이긴 합니다.... 풍신록 특 봄만 잘 쓰면 깸...
슈팅이 장벽 높기도 한데다 그래서 동닥동이라는 말도 있을정도니까... 힝..... 요즘은 2차창작이라도 봐주면 좋은 정도지만~ 시나키주는 요요몽 입문이었어! 당시 겨울이었는데 그래서인지 겨울시즌 되면 항상 요요몽 생각이 막 나더라구~ 풍신록도 정말 좋은 입문픽이야~~! (그러나 하는 사람은 없었다!)
사실 슈팅이라는 장르 자체가 호불호 강하게 갈리는 놈이니까여........🤔🤔 그래도.... 재밌으니까....(?) 모두 한입씩만 찍먹했으면 좋겟음..(???) 요요몽은...... 아름다워여.. 봄과 겨울의 낭만을 적절히 스까해놓은 듯한..... 개가튼 조작감과 귀를 찔러대는 쨍한 트럼펫과 피통돼지 보스들만 괜찮으면 확실히 요요몽도 좋은 선택지니까 다들 츄라이........(기승전츄라이
요요몽에는 다른 게임엔 쓰이지 않는 이미지 연출이나~ 마지막 보스의 발악패턴같은 연출이 정말 진국인거야! 시나키주는 슈팅게임은 완전 일자진행인 만큼 브금이랑 게임이 자연스럽게 맞물리는 연출이 또 stg의 백미라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도 특히 좋구~ 또 특별한 난이도인 판타즘에서만 나오는 탄막결계도 ZUN의 슈팅철학의 편린을 맛 볼 수 있지...!
아 그리고! ㅋㅋㅋ 스팀에서 팔고있는 동방막화제라는 게임도 있는데 원작은 아니지만 완성도가 높아서 해볼만 하다구~ 전체적으로 요요몽을 리마스터한 느낌의 동인게임이라 이것도 재밌어! ZUN의 트럼펫이나? 그림체? 를 견디기 어렵다면 이것도 추천~~!
이해 못할 말은 아니다. 그녀가 하는 말의 의미를 해석할 수도 있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일부러 어려운 말을 골라하는듯한 그 모습이 좀 마음에 들지 않을뿐이다. 허나 몇번 만나보진 않았지만 이 작은 소녀의 말버릇이 이렇다, 라고 생각한다면 굳이 이해해주지 못할 것도 없었다. 단지 내가 한마디 얹는 것으로 화제가 좀 더 어려워질것 같아 대화의 맥을 바꾸려고 한 것뿐이다.
" 차가 괜찮군. 최근엔 도통 마실 일이 없었는데 말이지. "
음림도 찻잎이 자라는덴 썩 좋은 환경이 아닌데다 물도 차를 끓여먹기엔 좀 별로 같아서 한동안 마시지 않고 있었다. 물이야 거기서 마시지 않아도 문제가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물을 떠가는 것은 또 별개의 이야기인지라 이렇게 제대로 된 차를 마시는 것은 상당히 오랜만이었다. 그래서 입가에 미소를 띄운채 차를 음미하고 있으니 그녀의 말이 들려왔다.
" 아직 어리군. "
인간이라고 해도 어린 나이였다. 물론 어리다고 무시할 생각도 없긴 했지만 말이다. 환상향에서 그런 것은 대체적으로 맞는 편이지만 한편으론 잘 맞지 않는다고 해도 맞는 말이니까. 하지만 또 이렇게 틀어서 말하는 것에 대해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나이도 어린데 화법이 저러니 마치 애늙은이의 느낌이 아닌가.
" 그것은 이곳에 있는 모두가 모르는 일이지. 아니, 무당이라면 알지도 모르겠군. 대를 이어서 내려오는 기억이 있을테니 말이야. "
또한 환상향의 대현자도 알고 있을지 모른다. 허나 무당이던 현자던 얼굴을 보지도 못한데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만 알고 있으니 그들에게 직접 가서 물어보는 것도 요원한 일이다. 물어본다고 알려주지도 않을 것 같고. 생각보다 맛있는 차였고 어느새 잔이 반쯤 비어버린 후였다. 잔을 내려놓고서 등을 좀 더 깊게 묻은 나는 흠, 하는 소리와 함께 말했다.
" 저기 청연궁의 주인은 메이드를 여럿 두고 있던데, 자네도 좀 두는게 어떻겠나. 마을에서 데려간다고하면 갈 사람이 줄을 설 것 같은데. "
일단 요괴의 호수 옆이니까 좀 위험하긴 하겠지만 마을에서 납치 당하는 것보다야 여기에서 더 나은 삶을 영위하는게 좋지 않을까, 해서 한 말이었다.
아리스는 아키히요의 말에 다소 장난스러운 태도로 작게 웃을 뿐을 다른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단어 자체가 단순하거나 명쾌하지는 않다는 것은 사실에 해당할 겁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이것은 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뭐, 기분에는 해당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간단하게 말해도 될 것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니 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리스는 그것을 굳이 의식하여 그만 두지는 않을 겁니다. 그것은 일종의 습관이자 버릇이 되었고 사소하지만 흥이 되고는 하였습니다
"그런가요, 입맛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답레를 한 보람이 있어요. 앞으로도 종종 방문해 주신다면 그러도록 하겠어요"
아리스는 한번 눈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차에 큰 관심이 없는 것인지 그저 그럴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인지는 지금은 알 수 없겠지만 그에게 대접한 그 차에 대해서 꽤 긍정적인 평가와 모습을 보였다는 것에 비하면 그다지 신경 쓸 일은 아닙니다
"네, 인간에게도 그러할 터이니 요괴분들에게는 더더욱 그렇겠죠. "
아리스는 아키히요의 말에 긍정하며 고개를 끄덕이면서 짧게 덧붙여 말했습니다. 환상향의 인간의 평균 수명은 어떤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바깥 세계에서는 100세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쇠약해지고 그 신체의 기능을 최대로 유지하고 활용할 만한 기간은 적습니다. 따라서 사실상 그보다는 꽤 작다고 해야겠지요. 그래서 그것은 적은 시간이라 할 수 없지만 요괴들에 비하면 많은 것도 아니죠. 하지만 그럼에도 세계가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기에는 충분히 많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이 낙원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생태를 남아낸 우리를 만들어낸 제작자이자 간수들은 말이죠."
아리스는 아키히요에 말에 긍정하면서도 그렇게 표현하여 말했습니다. 우리는 안에 든 것을 가두는 것이고 가둔다는 것은 속박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이외 것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곳은 영원을 위해서 만들어진 곳. 완전히 흩어지기 전에 현세로부터 때어내 환상들을 모아서 담아내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이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할 수 많은 없습니다. 이유는 모르지만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어떻게 되었든 목적을 이룰 수 있고 그것을 향유할 수 있다면 그 외에 것은 사소한 것이라 치부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낙원은 완전해 보이더라도 완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후훗, 청연궁인가요. 그래서, 이 근방에서 요정들을 회유해볼까 해요~"
"어머, 그런가요? 말해주신대로, 인간 마을에 말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에요. 하지만 그들을 제대로 기용할 수 있을 만큼의 품삯을 지불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아리스는 아키히요의 말에 작게 웃었다 가도 이내 장난스럽게 태도를 취하며 그렇게 말했습니다. 청연궁, 그 대저택에서와도 같이 굳이 '메이드'라는 형식의 사용인 기용할 필요성까지 있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겁니다. 일단, 귀찮기 때문에 가사 노동을 계속 미루게 되는 일을 확실히 줄어들 겁니다. 사람이 많다는 것은 이 주택이 보다 활기를 얻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아리스도 다른 것들을 얻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문제를 앞서 생각해봐야 되겠지요
@생원주 생원이 지능은 [-1 : 멍청합니다]에서 +1하여 [0 : 일반]으로 높인 것이 확실한가용??? 문득 혹시 [+1 : 특출납니다]를 의도하셧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심히 여쭈어용 :0c 만일 특출나다, 를 의도하셨더라면 1포인트가 부족하니 추가 조정을 거치셔야해여!!!
>>833 플레이어 분이 설정하시기 나름, (적절한) 근거를 드시기 나름으로 두고 있어용!!! 철저하게 고증을 지킬 필요는 없고 느낌적인 느낌만 맞아떨어지면 웬만한 것은 개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수용할 심산이랍니다 생원이의 경우는 민첩/청각/후각/촉각을 무시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데 뭐 저도 동물척척박사는 아니라 일단 제 의견은 참고 정도로만 삼아주시면 될 것 같아여!!!
아리스는 이 '존재'가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녀의 질문을 그 나름대로 답해 주는 것을 보고는 서서는 턱을 괴는 시늉을 해 보이면서 중얼거리듯 말했습니다. 이 존재는 평소의 방식과는 달리 다른 곳에서 하다가 이런 경우를 겪게 된 것이라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이 있었다면 말이죠. 오래된 것도 아니고 처음이라는 뜻은 해석하기에 따라서 다양하게 갈라질 수 있겠습니다. 뭐, 굳이 어렵게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변덕에 따른 우연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아리스의 언행에 있어서 꽤 많은 비율을 가지는 동기이죠
"글쎄요, 재촉하고 싶으신가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대의 이야기를 좀 더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점차 피어오르는데 말이죠"
아리스는 '존재'의 말에 대꾸하듯 그렇게 장난스러운 태도가 슬쩍 엿보이며 굳이 의문형으로 말했습니다. 그나저나 그저 그녀의 착각인 것인지는 몰라도 그 말의 언행을 보아하면 이 존재가 사실은 딱히 그렇지만 않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아리스 였습니다. 별것은 아니겠으나 어느 한 설화의 요괴가 떠올랐습니다. 아마노자쿠(天邪鬼). 마음, 의지, 그 뜻을 재주껏 알아내서는 그 반대로 표현하고 행동하려 하고 하도록 하는 요괴. 이것이 그리 맞는 비유는 아닐 테지만, 적어도 '원하는 것에 반대로 행한다', 라는 것 정도는 아마도 맞을 겁니다. 그것에 대상이 되는 것이 상대라기 보단 자신에게 향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 될 테지만요
"그럼, 불꽃의 형상을 갖춘 고독을 갈망하는 분께, 당신이 원한다면 떠나는 것은 가능하겠죠, 언젠가 되었든 저희는 그 의도와는 상관없이 어디에선가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네요"
아리스는 그렇게 '존재'에게 향하여 그렇게 말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안개의 호수는 아리스가 거주하는 곳임으로서 생각보다 쉬이 그렇게 될 수 있을 겁니다
차 한 모금 후룩 마시고 새노라는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이 손님 말을 아주 이상하게 하시네요?
'내가 아는 자가 네가 지은 옷을 무척이나 입고 싶어해. 나는 그 대리로 온 거고 말이지.' '생김새라면 대략 말해줄 수 있어. 그 외 많은 것은 힘들어. 나도 그 꼬마에 대해서 대부분 파악하지 못했거든.' '그 꼬마는 높은 확률로 곧 청연궁의 일원이 될 거야.'
"당신. 말을 대나무처럼 일관젹으로 하셔야 하는 것이와요. 그 꼬마의 소원을 알고 제게 대리로 온 거면 가까운 사이가 아니시와요? 그런데 꼬마에 대해 생김새 빼고 대부분 파악하지 못하셨사와요? 그런데 또! 엄청엄청엄청 중요한 청연궁의 내사에 꼬마가 엮인 건은 어찌 아시와요?! 그리고 당신이 쓰는 그 술법도 심상찮사와요!"
>>610 이 나라 고유의 양식으로 이루어진 사찰은, 그 이름값 만큼이나 거대했다. 백색의 텐키가 품이 큰 옷자락을 살랑거리며 걸어다니니 여느 때와 같은 풍경이 그를 반겼다. 이 나라 기준으로 참 이국적인 복장과 특징적인 우산은 사람들이 그에게서 거리를 두게 하였고, 딱히 슬프거나 하지는 않았으나 조금 아쉽다는 생각은 어쩔 수 없이 들었다.
어딘가 미묘하게 고향의 양식이 슬그머니 스며들어 있어서인지, 텐키는 이 곳에 오면 괜히 마음이 편해지곤 하였다. 그의 기준으로 오랜 추억이 살금살금 간지르기도 하고. 주변인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커다란 종이우산을 품안에 껴안은 채로 텐키는 걸었다.
>>868 서준 들을 사람은 없었을 것이 분명한데, 어디선가 화답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경쾌하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말이죠.
"그렇지? 죽여주는 경치지?"
하얀 것이 날아오더니 서준의 눈앞에서 빙그르, 거꾸로 돌아 서준을 바라보는 모습을 취합니다. 그렇습니다, 공중에서 말이지요. 머리는 밑으로 가고 다리는 위로 간.. 평범한 인간이라면 결코 불가능할 모습을 재빠르게 취해 보이더랍니다. 음영조차 보이지 않는 긴 흑발이 축 늘어지며-
"왁!!!"
난데없이 그것이 창백한 손으로 놀래키는 시늉을 합니다!
?? 아니 갑자기 무슨 시비야?
>>869 생원 눈을 뜹니다. 낯선 천장입니다. 아니, 천장이 아닙니다. 인공적이며 인위적인 향은 그토록 익숙했건만, 이제는 온데간데 없으며 다만 꽃으로 가득한 숲만이 볼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생원은 실험실이 아닌 바깥을 눈에 담은 적이 있습니까? 붉디붉은 석산을 본 경험이 있는지요? 자주빛 진달래꽃은 두 눈에 직접 담아본 과거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머어머."
적막한 숲에서 스스로 속삭이듯 감탄사를 뱉는 소리를 들은 것 같습니다만, 이에 반응할지 말지는 오로지 생원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870 아리스 "뭐, 뭐어- 야아... 갈 것같이 굴었으면 빨리 가버리라고. 완전 싫어."
적어도 이 정체불명의 것은 아리스의 선택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눈치입니다. ...아니면 아리스의 짐작대로, 스스로에게 향하는 아마노자쿠가 되었을 뿐일까요?
"어, 어디서 만난다니... 그렇게 끔찍하고.. 싫은 소리를..."
그것은 우물쭈물댑니다. 머뭇거렸지요.
"......좋아. 됐어, 너 같은 싫은 것. 끈질긴 것은 질색이니까 딱 세 가지 질문에만 대답해주는 걸로 하겠어."
뭔진 몰라도 내 이야기를 그렇게도 듣고 싶으시다면 말이야.
"알아듣겠어? 절대로 더 바라지 말고- 이 정도 자비로 만족하고오.. 끝나면 냉큼 꺼져버리라고..."
>>877 시나키 결심하고 목소리의 주인에게 말을 걸자마자 무언가 나타나더니 시나키의 목에 겸을 겨눴습니다.
당황하지 마십시오! 그야 그 정도는 약과일 정도로 목소리의 주인은 이상한 점으로 가득했거든요... 나열해볼까요? 쫑긋 세워진 개과 짐승 계열의 귀... 멀쩡한 일본인이라면 알비노나 혼혈이나 염색 등등이 아니고서야 설명되지 않는 깔끔한 순백의 짧은 머릿결, 입은 것은 아마도 일본의 옛 복식 중 하나 같고요, 그리고- 세상에! 귀만 달리면 아쉽다고 개과 꼬리까지 달린 건가요, 저거?
"......"
침묵이 있었습니다. 은은히 화난 것처럼 미간을 좁히고 있던 의문의 남성은, 필사적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시나키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묵직하게 입을 열더랍니다.
"우선, 이것은 형편좋은 장난 같은 것이 아니다."
?
"장난이나 농담같이 넘길 생각이라면 당장 때려치우는 것이 좋다. 질문에 답해. 어디서 온 누구냐, 너는?"
멀쩡한... 일본어인뎁쇼?
>>881 새노라 "하하."
소녀는 건조하게 웃더니 여유롭게 답했습니다.
"대쪽 같아 보이지 못했다니 유감스럽네, 하지만 100% 확실하지 않은 것은 함부로 세 치 혀에 올리지 않는 주의라서."
하지만 확실한 것은 답해줄 수 있지.
"난 그 궁의 '주인이 되지는' 못해. 그렇기 때문에 네게 용무가 있을지라도 이렇게 어렵사리 전하는 수밖에 없지. 내 계산이 정확하다면 어차피 진실은 머잖아 알게 될 거야. 입씨름을 해야해? 설령 네가 의뢰를 거절한다 해도, 나야 손해 볼 것은 하등 없으니 간파 당했거나 말거나 꿀릴 것조차 없지."
"뭐ㅡ 싫은 것은 싫다고 당당히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은, 필요한 법이죠. 어느 의미로는 소통 자체는 성립한다는 의미가 될 테니까요. 제가 그토록 싫다면 그렇게 행동하기를 바라기만 하지 않고 이곳을 스스로 벗어나는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그것은 내키지 않으신가요?"
아리스가 가칭으로서 부르기를, 불꽃의 혼령. 이 존재는 지금 그녀의 언행이 꽤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아니면 그런 척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말입니다. 어느 쪽이든 그 진실의 여부는 지금의 아리스로서는 모를 일이지만 그저 모르고 있을 뿐 정답이 없는 것은 아닐 겁니다. 어쩌면 그것은 가까이 있을 지도 모르죠.
"하하, 그리 섬뜩할 정도인가요? 제 어떠한 것이 그리도 싫으신 거려나요"
아리스는 혼령의 말에 불쾌해 하거나 기죽기는 커녕 오히려 작게 한 번 웃고는 그렇게 마치 되묻듯이 말했습니다. 이 혼령에게서 어쩐지 그리 말하기를 뭔가 다르다는 듯이 그 언행이 고르지 못한 것이 엿보이는 것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닐 것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아니고 정확히 셋을 해아려라, 다섯은 빼버려라. 대부분의 소원은 세 가지를 들어주곤 하죠. 따로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아리스는 혼령의 말에 장난스러운 태도로 마치 무언가 의아하여 중얼거리듯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왜 굳이 5가 끼어 들었냐면 그것이 바로 농담이기 때문였습니다. 농담으로서 보일지는 재쳐두고요
"아무럼, 그대의 그 큰 아량에 감사해야겠네요. "
아리스는 그런 혼령의 말에 소리를 내지 않고 가볍게 손뼉을 치는 시늉을 해보이면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새노라는 입가를 가리며 방긋 웃고는 서랍에서 지필묵을 꺼내옵니다. 종이에는 이미 뭔가 쓰여있습니다. 일단 해주겠다고 하고 저택에서 내보내는게 좋겠습니다. 손해 입을 게 없어? 흡혈귀 그 싹퉁바가지들은 뭐만 삑하면 애처럼 삐져가지고 '감히 나한테!'라고 성내면서 뒤끝이나 부릴 것 같습니다. 게다가 흡혈귀만한 요괴가 자기 공간 속에 있다는 사실도 너무나 불편하니까요.
"호호호~ 본래 이런 식으로 계약하면 곤란한 것인데~ 당신께서 이리도 간곡히 애걸복걸(?)하니 하해와 같은 마음을 가진 져로선 어찌할 도리가 없사와요. 이번만 특별히 해 주는 것이니 다른 데다 소문이라도 냈다간 섭섭할 줄 아시와요?"
종이에 적힌 것들은 성별, 신체 치수, 원하는 형식이나 색상, 요금이나 서명같이 옷 제작과 계약에 필요한 사항들이 공란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주문서로군요.
>>891 잿빛머리의 남자를 바라본 텐키는, 기분 좋다는 듯 미소가 깊어졌다. 유유히 떠도는 구름처럼 부드러운 웃음은 아마 보기에 썩 나쁘진 않을 듯하였다. 널직한 제 옷소매에 손을 집어넣은 텐키는, 곧 거기서 몇개 정도의 과자.. 센베를 꺼내들었다. 특별해 보이지는 않는, 개별 포장된 평범하고 흔하 센베.
"착한 아이구나. 혹시 과자는 좋아할까?"
살랑, 센베를 내밀며 갸웃거리는 텐키의 고개짓과 함께 풍성한 백색 머리카락이 흔들거렸다.
"산책 중이었어. 돌아가는 길도 알고 있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괜찮아. 신경써줘서 정말로 고마워."
천성이 소심한 것인지 자신이 말을 걸고 나서 괜히 웅크려드는 모습에 텐키는 가슴이 간질거렸다. 문득 귓가에 들리는 '선물이에요-'하는 어린 목소리들에 잠깐 눈을 감았던 그는, 곧 곱게 눈웃음을 지었다. 물건에는 기억이 남는다. 츠쿠모가미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이 우산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922 새노라 새노라는 흡혈귀로 추측합니다. 정보가 부족하여 확신을 가지기 어렵지만 발언으로 미루어 보아 적어도 이 손님은 청연궁과 무언가 연관이 있군요. 흠, 무언가 더 관찰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손님은 그저 얄궂은 미소를 지어 보일 뿐이었습니다.
"반대로 이쪽의 방문도 함부로 소문내지 않는다면야 말이지.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익숙하게 필기구를 쥐고 정보를 써내려갑니다...
어디 보자, 성별은 남성(추정). 신체는 몹시 어린 소년의 것으로, 아까 전 마법진에서 소환된 목각인형과 똑같았습니다. 정확한 치수를 소수점까지 맞춰주는군요. 형식은 태서의 성직자와 같은 풍성한 것을 원하며 색상은 흰색을 베이스로 연한 금빛, 그리고 시안빛의 조합. 짝을 이룰 수 있는 포들한 베레모도 원하는 것 같습니다. 담백하면서도 낡지 않도록. 최고급품.
그리고 옷을 받을 자로서 옷을 지어주는 직녀의 은혜는 깊이 담아두겠음.
별 시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소녀가 종이를 돌려줍니다!
>>923 생원 그 뒤로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생원 외의 존재가 아직 머무르는 기척은 느껴지지만요.
행동은 물론 생원의 자유입니다.
놀랍게도 말이죠!
>>924 텐키 "네?"
남성, 그래요 청년의 모습이었지요. 청년은 눈을 얼떨떨하게 깜박입니다. 선물을 받을 줄은 생각지도 못한 걸까요?
"좋아..해요. 응.. 감사합니다..."
분명 도움을 준다 생각하고 쫄래쫄래 온 것일러니 말이지요! 어버버하며 센베를 받고 지금 먹어도 될지 나중에 혼자 먹어야할지 그런데 손에 계속 들고 있어도 괜찮은 건지, 엷은 갈등이 눈빛 너머로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저기, 정...말로 괜찮으신 건가요?"
안 도와드려도 되는 건가요? 저 가도 돼요???? 이게 맞아?????? 사회초년생만 같은 덜떨어진 말투에서 의도가 환히 보이는군요!
>>925 서준 "꺄하, 놀랐다 놀랐어~ 어때, 내 실력 꽤 출중하지?"
말할 것도 없지! 대답할 필요는 없어. 말을 하기조차 전에 허세 가득하게 가로막고는, 소녀가 여전히 거꾸로 허공에 매달린 채로 깍지를 껴서 머리를 받쳤습니다.
"그냥 왔어."
엥?
"볼일이라면 이것도 볼일이지? 물론 이것도 당연하니까 대답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 그러니까 말인데, 뭔가 대화 소재 생각해봐! 나랑 대화대화 하자구. 이제부터 네가 운을 떼는 거야."
난 기다릴게! 꽤 제멋대로인 듯한 소녀는 새카만 흑발에 생명력이 없는 듯한 탁한 흰빛의 눈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꽤 현대적인 옷, 그렇지만 올화이트의 옷을 입은 소녀는 정말로 그 이후로 입을 꾹 다물고 서준을 기다리기만 했죠.
>>932 하나부터 열까지 어리버리한 청년의 모습은 뭐랄지, 참 앳되었다. 파릇한 새싹이 돋아난 것 같다고나 할까. 인간의 변화란 쏜살 보다는 유수와 같으니, 느긋하게 몇 년 지나 있으면 연륜이 쌓인 어른이겠지만 당장의 청년은 부드러운 칭찬이 어울릴 듯해 보였다. 길을 잘 안다는 것을 볼 때 아마 명하사의 사람으로 보이는 청년을 보며, 텐키는 옷소매를 입가를 가리고 쿡쿡 짧게 웃었다.
"물론 괜찮지. 하지만-"
동공이 흔들리는 듯한 청년과 마주한 채, 텐키는 연한 미소로 입가를 장식했다.
"만약 네가 귀찮지 않다면 네게 도움을 받아도 될까?"
그는 품에 껴안았던 우산을 양손으로 잡고 자신의 어깨에 걸쳤다. 웃음 짓던 눈을 뜨니 어느새, 구름같은 백색의 눈이 푸른 하늘처럼 연푸르게 물들었다.
"이곳을, 산책 하는 건 처음이거든. 가끔 하룻밤 신세를 졌을 뿐이지. 그러니까 잠깐 같이 걸어줄래? 안내..응. 그래. 안내를 부탁해도 좋을까."
>>934 서준 "근본을 묻는다면 당연히 배추김치가 근본이지~! 라고, 어떤 애들은 그렇게 생각하더라구!"
자연스럽게 대화를 잇는 소녀입니다...
"그치만 그치만- 나는 동치미야말로 근본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동치미가 좋아. 하지만 있잖아, 나는 갓김치도 좋아한다?"
방금까지 깍지를 끼고 있었거늘, 좋아한다-? 하며 짠 하듯 손을 펼쳐 보이지를 않나 이제는 근처 적당한 돌을 찾아 빙그르 돌아 똑바른 자세로 내려앉지를 않나. 보기에 정신 산만한 소녀군요. 흰 치마가 풍성하게 공기의 저항을 받아 우아한 자태로 내려앉습니다.
"무조건 하얀색만 고집하는 건 아니라는 거야~ 그거 은근히 편견이다? 하지만 걱정 마! 나는 편견도 좋아하니까. 애초에 싫어하는 친구가 있을까?"
? 있겠죠.
>>935 생원 혼란스럽지요, 암.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돌아다니며 주변을 살핍니다. 오로지 진달래꽃과 석산, 그리고 사람의 손길이라고는 제대로 닿지도 않은 듯한 음침한 숲일 뿐이군요! 어디로 빠져나가야 좋을지도 막막합니다.
뒤편에서는 왠지 지켜보는 듯한 시선, 그리고 옷자락 소리가 느껴졌으며, 그에 반해 좀 걸어야 도착할 듯싶지만 저편에서는 어느 부드러운 성인 남성과 쾌활한 소녀의 목소리가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생원의 훌륭한 청력으로 듣건대, 아니 생뚱맞게 김치에 관한 토론을 하는 것 같은데요? 생원이 김치에 관해 아는지는 장담하지 못하겠지만요.
>>889 어?! 뭐야. 일본어잖아? 일본말 할 줄 아는 거였어? 게다가 목에 이건… 헉, 설마 진짜 칼인가?! 상당히 본격적인 인사치레시구만! 일본, 이미 폐도령 내려진지 오래 아니었던가?!
"아하하~ 아니아니, 저도 딱히 농담 같은 거 하고 있는게 아닌뎁쇼!?"
목덜미로 느껴지는 찬 감촉에 놀란 나는 반사적으로 양손을 머리 높이로 들어버렸다. 그런데 그런 위기감과는 별개로, 이상하리만치 왠지 현실감이 없었다. 이 낯선 환경 때문인가... 라고 할지. 애초에, 눈 앞의 이 녀석부터가 이상한 점 투성이라고. 동물 귀랑 꼬리를 달고있는 남자라니 실화냐. 이런 거 코스프레로도 거의 본 적 없다고!
"나는 도구츠 고교 3학년의 마나부 시나키. 그냥 지나가는 행인이올시다! …뭐, 행인이라고 해야하나. 꼼짝없이 길을 잃은 것 뿐이지만 말이야~"
헤실헤실 웃으면서 상대가 원하는것을 말해줬다. 나 미아요- 하고 스스로 말하기는 것도 뭣하지만 그게 사실이었다. 폐도령이 아직 내려지지 않은데다가 산좋고 공기좋은 곳에 열리는 코믹마켓이라. 흐음~ 역시 들어본 적 없어.
>>949 텐키는 아주 무심코, 손을 움직이고 말았다 느릿하게. 누구든 피할 수 있을만한 속도로 뻗어진 손은 자신을 청이라 소개한 청년의 머리 위로 향했다. 그의 잿빛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아주 장하다는 듯 쓰다듬기 위하여.
"고마워. 네가 도와준다고 하니 정말로 기뻐."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던가, 너무 긴장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텐키는 그저 부드러운 미소로 그에게 감사를 표할 뿐이었다. 그런 말을 하더라도 마음에 크게 와닿기는 힘들다. 진심을 다한 감사와 기쁨의 표시가 더 효과적이라고, 텐키는 알고 있었다. 그런 태도가 아주 낯선 것은 아니었기에.
"청이구나. 눈이랑 참 잘 어울리는 예쁜 이름이라고 생각해. 나는,"
하늘 같은 푸름에, 구름 같은 흰색을 지닌 청년이 부드러운 봄바람과 함께 살랑거리며 웃었다.
"뭐ㅡ 싫은 것은 싫다고 당당히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은, 필요한 법이죠. 어느 의미로는 소통 자체는 성립한다는 의미가 될 테니까요. 제가 그토록 싫다면 그렇게 행동하기를 바라기만 하지 않고 이곳을 스스로 벗어나는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그것은 내키지 않으신가요?"
아리스가 가칭으로서 부르기를, 불꽃의 혼령. 이 존재는 지금 그녀의 언행이 꽤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아니면 그런 척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말입니다. 어느 쪽이든 그 진실의 여부는 지금의 아리스로서는 모를 일이지만 그저 모르고 있을 뿐 정답이 없는 것은 아닐 겁니다. 어쩌면 그것은 가까이 있을 지도 모르죠.
"하하, 그리 섬뜩할 정도인가요? 제 어떠한 것이 그리도 싫으신 거려나요"
아리스는 혼령의 말에 불쾌해 하거나 기죽기는 커녕 오히려 작게 한 번 웃고는 그렇게 마치 되묻듯이 말했습니다. 이 혼령에게서 어쩐지 그리 말하기를 뭔가 다르다는 듯이 그 언행이 고르지 못한 것이 엿보이는 것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닐 것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아니고 정확히 셋을 해아려라, 다섯은 빼버려라. 대부분의 소원은 세 가지를 들어주곤 하죠. 따로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아리스는 혼령의 말에 장난스러운 태도로 마치 무언가 의아하여 중얼거리듯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왜 굳이 5가 끼어 들었냐면 그것이 바로 농담이기 때문였습니다. 농담으로서 보일지는 재쳐두고요
"아무럼, 그대의 그 큰 아량에 감사해야겠네요. "
아리스는 그런 혼령의 말에 소리를 내지 않고 가볍게 손뼉을 치는 시늉을 해보이면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947 새노라 "지상 최고의 직녀의 손에서 지어지는 옷이니 못해도 당일 볼 수 있을 줄로 생각했더니, 이것은 내 계산 실수였던 모양이네."
뭐, 아무래도 좋아. 여전히 거만하게.. 뭘 바라는 건지 은근히 속 긁는 태도로 혼잣말인 양 읊조린 소녀는 손가락을 휘릭 휘저으며 "완성되거든 이 아이에게 입히면 돼. 저 스스로 모든 것을 진행할 거야." 라며 두둥실, 서서히 떠날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목각 인형이 뚜벅뚜벅 걸어가 새노라 앞에 섭니다!
"마네킹 삼아도 좋아. 완벽한 그 꼬마의 모조품이니까."
>>951 서준 관찰하듯 소녀가 서준을 빤히 바라봅니다.
"단호한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살포시 살포시 춤추는구나. 응응, 단호하기보다 부들부들하네. 단호하기보다....... 어 단호박 먹고 싶다."
...???
"나 단호박 먹여주면 안 돼?"
친구잖아.
라고 주장하지만 물론 친구는 아닙니다.
>>952 텐키 손이 올라갑니다. 결이 그닥 좋은 머리는 아닙니다. 잿빛이라 그런지 그저 보았을 때는 티가 나지 않는데, 직접 만져보면 묘하게 까칠까칠한 감촉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텐키는 부드럽게 쓰다듬었고, 손이 내려갔을 적엔 분위기도 한층 부드럽게 풀린 것 같았습니다. 청이 우물쭈물하며 무심코 텐키의 손이 지나간 흔적에 제 손을 올립니다. 때아닌 봄바람이 산보합니다.
"..네. 그럼.. 텐키 씨라고 불러도 될까요? 관광객.. 분들에게 소개해줄 만한 완벽한 코스는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제 나름대로 좋아하는 곳들은 소개해드릴 수 있어요."
먼저 이쪽.. 하며 청이 안내하듯 먼저 걸음을 뗍니다.
"들르신 적이 이미 있다고 하셨죠? 저희 절은 가을 풍경이 인기가 좋은 곳이지만 겨울도 즐길거리는 많아요. 연못도 얼어붙어 예쁘거든요... 네, 바로 저쪽... 네에, 여기."
작지도 너무 크지도 않은 연못입니다. 석탑 등으로 단정하게 꾸며졌으며 정자가 근처에 놓였군요. 녹지 않은 눈과 얼어붙은 연밥이 보입니다.
"물론 연꽃이 피기엔 아직 이르지만... 그... 개인적으로는 기다리는 시간도... 못지 않게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해서... 온통 흰 것도 예쁘고. 경내 석산도 다른 지역의 사시사철 피어있는 석산에 비해면 기다려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훨씬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기다려야 만날 수 있는 것이야말로 진정 값어치 있는 것이 아니겠나요? 형상만 따지기에는 그러다가 지나치는 이 수많은 것들이 자못 아쉬워요."
이런 조용한 숲에서 이벤트를 바라는 것은 무리겠지. 애초에 오늘 같은 일이 있는게 더 드문 일이기도 하다. 물론 담력시험 장소로 꽤나 소문이 났는지 이따금 저렇게 막무가내로 들어와서 길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말이다. 그게 인간이면 가끔은 식사도 하는 것이고 요괴라면 친절하게도 숲 바깥으로 안내해주는 것이지.
" 그래도 심심하긴 하구만. "
그 날 이후로 누군가를 마주치기 싫어서 음림으로 들어왔고 그런 삶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조금씩 몸이 좀쑤시는 느낌이다. 애초에 어릴적부터 그렇게나 활동적이었으니 그럴 수 밖엔 없지만. 오히려 지금까지 이렇게 있던게 나이를 먹어서 생긴 참을성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별 수 있겠는가. 아까 가져온 육포들을 자루에 넣기 위해서 오두막 뒷편에 있던 자루를 하나 끌고 온다.
>>959 부드럽지 않은, 야생적이 느낌의 거친 머릿결이지만, 그렇기에 텐키는 마음에 들었다. 요즘이라면 모를까, 먼 옛날에는 이런 것에 신경 쓰지 못하는 이들이 훨씬 많았다. 물론 청의 머릿결은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그리고 텐키 자신은 그런 과거를 잘은 모르지만. "편한대로 하렴." 하고, 호칭과 안내 경로에 대한 대답을 했다. 그는 은근히 능력을 운용하며 나긋한 온기를 품은 봄바람을 몰고는 앞서 걷는 청의 뒤를 따랐다.
아이의 뒤를 따라 도착한 곳에 남은 눈과, 얼어붙은 연못이 있었다. 혹여 그 풍광에 방해될까 봄바람을 흩은 그는 느긋하게 고개를 돌리며 석탐과 정자, 봄을 기다리는 연밥을 눈에 담았다. 청이는 어디서 핀트가 잡힌 것인지 갑작스레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그게 괜히 대견하여 텐키는 눈을 곱게 접었다.
'기다림'을 사랑하는 아이로구나. 아마.
"당연하지 않을수록 특별해지는 것도 있는 법이지?"
모를 일은 아니다. 사람은 흔히 잃고 나서야 아는 것이 있다고 한다. 곁에 있던 사람, 일상과 같은 물건, 평범한 하루의 시간. 늘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는 것이 사라지고 난 뒤에야 대수로운 것이었다는 걸 깨닫는 것이다.
"결실이란 거저 받는 것을 의미하지 않지. 오랜 기다림 끝에 맺은 열매가 더 달콤하지 않을까."
이렇게 말을 하며 텐키는.. 뭐라고 할지. 무척 대견하다는 듯한 시선을 청이에게 보내고 있었다.
>>956 >>958 아리스 "스스로 벗어나는 건......" 에서 더 말을 할 것 같더니 애매하게 흐리면서 얼버무린 정체불명의- 그래요, 아리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불꽃의 혼령'은 아리스의 태연자약하며 여유로운 태도에 학을 떼듯이 "진짜 싫어." 하고 다시 똑같은 말을 반복하더랍니다.
셋. 더도 덜도 말고 딱 셋. 원숭이 손은 다섯까지 헤아리거늘 하필 셋인 이유가 있을지요.
"그야, 내가 그러고 싶으니까. 자, 첫 번째 질문은 끝났어. 네게 남은 권리는 이제 두 개뿐이야........"
아니 이 혼령이?
>>957 생원 "글쎄요, 저의 정체. 그대가 느끼기에는 어떠하죠? 저는 무엇으로 보일까요? 만일 반대로 여쭈신다면, 당신은 제 눈에 순수하기 그지없는 순백의 요괴 쥐처럼 보입지요..."
아리스는 그녀의 질문에 굳이 혼령이 은근히 그냥 얼버무리며 넘어가는 듯한 행동에 슬그머니 웃으며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마도 이 존재는 아리스의 존재가 언급과는 달리 아주 싫은 것만은 아닌가 봅니다. 아니면 단순히 무언가 행하고 싶은 의지가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죠
"그런가요, 단순 명쾌한 답이로군요. 결국, 들어주겠다는 것은 당신의 제의 이였으니까요"
아리스는 혼령의 대답에 긍정하듯 팔짱을 끼고는 고개를 살짝 까닥이며 그렇게 말했습니다. 본인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니 딱히 무어라 지적할 필요성은 크게 없어 보입니다. 애초에 무언가를 들어주겠다는 혼령 측에서 먼저 제안한 사항이므로 그 제안 사항도 마음대로 정한 것도 무리는 아닐 겁니다
"그럼, 고전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을 법한 방식으로 가보죠. 당신은 정확히 무엇인가요? 이름이나 정체성, 그리고 특징. 아무래도 좋죠?"
아리스는 혼령이 말한 그 남은 '두 가지 사항'에 그리 큰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물어보았습니다. 방 금전의 태도에서 엿보이기를 이 혼령은 웬만해서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왠지 들기에 안다면 호기심을 충족하니 괜찮고, 이대로 몰라도 크게 상관은 없을 듯한 방식으로 질문을 건넸던 것입니다. 환상향에서는 온갖 것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고, '올바르게' 안다는 것이 더 드물 겁니다. 지금의 아리스에게는 말이죠. 그리고 가끔씩은 모르는 것이 더 이득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960 시나키 트럭? 뭔 소리야? 입안으로 낮게 중얼거린 것 같은데 이게 맞을까요. 시나키가 제대로 본 것이 맞을까요......?! 동물귀는 시나키의 말을 듣고 미간을 좁히며 고민하는 듯보였습니다만, 오랜 고민이 되기 전에 다행스럽게도 목에서 검을 거뒀더랍니다. 허튼 짓하면 즉시 목을 베겠다는 눈치로 노려봤지만요!
"한 가지 묻지."
웃음기 없습니다... 검이 없어도 삭막합니다... 아니 검이 없다고 해도 저 검 납도하지도 않았습니다.
"네 근거지는 어디냐? 이곳이 어떤 이름을 가진 공간인지는 아나?"
아니 선생님 한 가지라면서요!
>>962 서준 "웅?"
턱을 괸 채로 소녀가 천진한 양 되묻습니다.
"난 단호박이 먹고 싶은데?"
사주기 싫어? 뭐 싫음 말아~ 하며 빙긋이 웃는데, 여전히 목적이 무엇인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아니면 아예 대단한 목적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확실하지 않지만, 높은 확률로 요괴 같으니 이 소녀를 요괴로 추정해보자는 겁니다.
놀랄 것도 없죠.
요괴란 통상 이런 족속입니다.
>>963 아키히요 환상향이라고 해도 일상은 존재하는 법입니다. 평화롭기 그지없는 낙원이니 뭐 더 말해봐야 제 입만 아프겠죠. 육포를 소분합니다.
... ...
과연 사람 찾아오지 않는 음침한 곳이라서 누군가 틈날 때마다 대면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모든 만남은 거의 우연으로 이루어졌죠. 이따금 감시인지 무엇인지, 대놓고 찾아온 일부 텐구나 '잊을 것 같으면 새가 쥐어 가져다주는 당신도 잘 아는 편지'를 제하면 말이지요.
아키히요는 무엇을 바랍니까? 이렇듯 잔잔하며 고요한 일상의 연속을 그저 유지하면 족한가요, 아니면 무언가 변화를 희망합니까?
>>964 텐키 "앗...."
열심히 말을 쏟아내던 청은 텐키의 반응을 보며 뒤늦어 살짝 수줍어합니다. 손끝을 톡 마주대며 우물우물 무언가 말할 듯 말 듯 하였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응. 이조차 아집일 수 있지만... 몹시나- 괄시해서는 안 되는- 중한 것이라는 생각은 지금까지도 변치 않아서... 물론 기다림뿐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음, 그러니까.. 중한 것 중에 하나가 기다림. 이렇게 되지 않을지요."
텐키는 선선히 대답했다. 옷소매에서 빠져나온 희고 가느다란 손끝이 이상한 요괴 자신의 턱을 매만졌다.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맑은 눈 그 안쪽에는, 이미 식어버린 열기가 흐리게 남아있었다. 그건 땅에 내려온 구름.. 그러니까 안개처럼 아른거려, 아득했다.
"기다리는 게 허락되지 않는 입장이라는 것도 세상에는 있지만, 결국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다는 건 무리야."
청아. 너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니? 날씨을 아는 우산이 말로 뱉지 않은 채 눈빛으로 물었다.
갔나? 진짜 갔나? 새노라는 거북처럼 고개를 길게 빼고 돌아가는 손님을 보았습니다. 손님이 멀리 멀리 떠나 눈에 보이지 않을 때가 되서야 한숨을 내쉴 수 있었습니다.
"졍말 뭐 져런 요괴가 다 있사와요?? 졍신이 나가셨사와요?!?!"
감히 이 새노라님의 공방에서! 새노라님께 어찌 이런 무례와 망발을! 기껏 옷을 다 만들어놓고 황토물에 확 담가서 줄까보다! 오디 그릇을 들고 으적으적 씹으며, 연자방아 돌리는 나귀마냥 방 안을 뱅뱅 돌던 새노라는 책상 위의 주문서를 보고 나서야 겨우 진정했습니다. 계약은 계약이고 계약은 성사되었으니 새노라는 옷을 지어야 하는게 계약의 규칙입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제 이름값에 걸맞는 최고의 옷을!
"그래! 몽접 무당님도 놀라서 넘어갈만한 그런 옷을 말이와요!"
당신 코를 이 목각인형 얼굴처럼 평평하게 만들어주겠사와요. 새노라는 다짐했습니다. 씩씩거리면서 걸치고 있던 손님맞이용 비싼 옷들을 던지...지는 않고. 걸이에 잘 걸어놓은 후 재료를 가지러 창고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968 '뭔 소리야?'라고 한 것까지는 봤지만~ 원채 이곳에 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이때의 나는 '아하, 역시 미친소리로 들리는게 당연하잖냐~ 나 자식.' 하고 넘어갈 뿐이었다. 제길! 칼도 넣지 않는 걸로 봐서는 완전히 오해하고 있는게 틀림없다…! 그보다, 질문이 두개인데요. 동물귀 선생.
"근거지라니. 우리 집인게 당연하잖아? …랄지, 생판 처음보는 남의 주소를 묻다니 대담한 녀석이구나, 너; 💧"
지금와서 가만 생각해보면, 방금 상대의 말은 조금 이상한 것이었다. 근거지를 묻는 건 그렇다치더라도. [산]도 아니고, [구역]도 아닌… '공간'이라니. 그러나 그런걸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던 나는 순순히 동물귀 검객의 말을 받아주었다.
"뭐, 물음에 답해주자면 완전 No야. 애초에 난 여기가 산 속이라는 것도 네가 말 해주고 나서야 겨우 알았다구."
"흐음, 그래서? 여기가 어딘데~? 복장을 봐서는 너, 무술인 같은데. 주변에 무슨 소림사 같은 거라도 있는 거야? 응, 확실히 요즘 류파는 계보가 끊기기 직전이라 엔터테인먼트로도 자주 노선을 튼다는 모양이고~ ……아니 가만, 그래도 코스프레까지 한다는 말은 들은 적 없는데? 아, 맞아. 이게 아니지! 아하하. 저기, 미안한데 괜찮으면 일단 전화 좀 쓸 수 있을까나~"
하여튼간에 하는 말이나 태도로 보아서 이곳은 사유지같은데.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는 몰라도 나같은 외부인이 계속 있어봤자 저쪽에게도 실례일거고, 빨리 나가주는게 좋겠다 싶어서 전화를 빌릴 생각으로 나도 마구 질문 폭격을 해버렸다. 이걸로 쌤쌤이야!
자주는 아니더라도 종종 편지를 날려주었는데 말이지. 간격을 생각하면 이 맘때쯤 편지가 날아왔을테다. 허나 최근엔 바쁜 모양인지 소식도 하나 없이 조용하다. 내쪽에서 먼저 알고 싶어도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보니 어쩔 수 없이 기다리게 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육포도 소분이 끝났고, 오늘 하기로 했던 일들은 모두 마무리 되었다. 애초에 이런 곳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을리가 없으니.
" 나도 어쩔 수 없나보구만. "
원래는 느긋하게 낮잠이나 자려고 했으나 몸이 근질근질한게 잠이 쉽사리 올 것 같지는 않았다. 한동안 나가지 않았던 음림을 나갈때가 되었나, 싶어 나는 한숨을 작게 내쉬고선 다시 음림의 출구로 발을 내딛었다. 고민 해봤자 답은 정해져있을 것 같으니 말이다.
"그런 것 같네요? 보여지는 바와 같이. 다만, 종종 눈만을 믿어서는 오해가 있기도 하니까요"
아리스는 혼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하며 짧게 중얼거리듯 말했습니다. 보시다싶이 그 존재는 영(靈)이라고 생각되어 왔고 실제로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이 대답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그처럼 보이도록 속이는 다른 무언가는 아니라는 뜻 정도는 됩니다. 즉, 퍼즐 조각을 하나 쯤은 얻어낸 셈이죠. 아무튼 이 존재는 이승의 존재가 아니며 본래라면 저승, 명계冥界, 황천黃泉... 등등. 단어야 어떻든 간에 말하자면 '사후 세계'라는 죽은 자 들이 겪게 된다고 하는 저 너머의 다른 계에 속하는 존재라는 이야기죠. 그리고 이런 이야기에서는 흔히, 이러한 존재들이 이승에 남아있는 것은 무언가의 이유가 관련되어 있습니다. 종종 당사자조차 잊어버린 무언가를 위해서.
"어머나, 그토록 싫어하는 자에게 자신을 비롯하여 이름까지 친히 알려주실 정도이니, 그 자비로움이 실로 깊으시네요"
아리스는 혼령이 스스로의 이름을 말하기를, 최여나. 하여 말해주는 것에 아리스는 한 손을 그녀 스스로의 뺨에 슬그머니 대고는 이어 살며시 눈웃음을 띄으며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닌 것만 같아도 이렇게 조금씩 퍼즐의 조각이 아리스의 손에 모여들고 있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언젠가 그 퍼즐을 완성할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도 되겠죠. 비록, 그 수단은 지금으로서는 더는 제대로 할 수 없을 지라도
>>972 텐키 "기다리기에 살아가요. 무엇도 기다리지 아니한다 함은.. 가히 덧없으되 허무한 것일 터예요. 또한 오만하기도 하죠. 결국 생명을 지니며 굴레와 순환에 머무르는 이상 '정해진 운명'은 피해가지 못한 채 기다리도록 정해져 있죠. 제아무리 요괴라 할지언정 결국 같아요."
선문답인지요. 거울처럼 그대를 비추는 못 앞에서 참선하도록 합시다. 진리란 의외로 멀지 않은 곳에 있을지도 모르니. 청이 텐키의 눈동자 너머를 들여다보는 듯이, 고개를 돌려 마주봅니다.
"전 기다렸고...... 다다른 것 같아요. 그러나 머무를 수만은 없죠. 그러니 여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운무 속에 있어 무엇이라 섣불리 이를 수는 없으나, 틀림없이 연꽃과 석산과도 같이 선명히 피어줄 것이라 믿고 있어요."
>>973 새노라 작업에 착수합니다!
새노라는 피륙을 짜며 옷을 짓는 데 있어 진귀한 실력을 지닌 자입니다! 언제든지 원하는 때 완성할 수 있되 걸리는 시간은 자유롭게 묘사할 수 있습니다.
작업을 마무리할 경우 소요한 시간 또는 기간을 명시합니다. 도중에 멈춰 다른 자유 행동을 취하는 선택도 가능함을 알립니다.
>>974 시나키 질문 폭격, 아아! 당혹한 듯 잠깐 눈을 연신 깜박인 동물귀 남성은 이윽고 심호흡하며 크게 손사래를 치더랍니다. 조용! 조용!!
"알겠다. 네가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지 하나도 모르겠군."
다른 것은 그렇다 치고, 전화라니 도대체 뭐랍니까? 동물귀는 표정을 가다듬더니 엄근진하게 말했습니다.
"내 선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여겨지니 네놈은 상부로 넘겨야겠다."
앞장서라. 그렇게 말하며 동물귀가 한쪽으로 턱짓했습니다. 이게... 맞아...? 일이 쓸데없이 더 커지는 건 아니겠죠? 설...마...??
>>976 아키히요 일상을 고수할 수도 있었지만, 아키히요는 움직이기로 하였습니다. 움직임으로써 일상을 고수하며 의외로 마주할 수 있었던 것들을 포기하게 되나, 일상뿐에 안주하여서는 만날 수 없는 것들을 비로소 볼 수 있는 처지에 놓이기도 할 테지요. 당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수없는 선택을 당신의 가는 길에 밟게 될 것이니까요.
단 당신의 선택은 언제나 자유로움을 명심해주세요.
음림의 출구로 향하고, 나오자, 비교적 밝은 풍경이 아키히요를 덮쳐옵니다. 음림만이 서쪽의 구역이 아님을 증명하듯이 색색가지 경관이 아침 빛을 받아 환히 보였죠.
어디로든 향할 수 있으며,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977 서준 향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곧바로 마을로 도착할 수 있습니다. 생략합니까?
>>978 아리스 "마음에 안 들어..."
뭐 이리 불만이 많은 혼령인지. 자비로움이 실로 깊으시네요, 하자 웅얼웅얼 꿍얼거린 여나는 이내 팩 하고 채근했습니다.
"질문 더 안 해? 없으면 당장 가고.."
하지만 이대로 떠나기에는 궁금한 점이 많죠, 걸리는 점도 있고 말이지요. 퍼즐을 맞춰가고 있거늘 중도에 내팽개치는 것도 결코 피차에 대한 예의가 아닌 노릇입니다. 더군다나 이 혼령은 무척이나 솔직하지 못한 면이 있어뵈고 말이지요. 그러니 그리 말한다고 덜컥 떠나가기는 힘든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아리스?
>>979 생원 눈앞에 주어진 세계를 이해합시다. 그것이 참된 과학자의 당연한 본분이기 때문에.
"서 생 자 원 자가 되는지요? 좋은 이름이어요. 소녀의 이름은 샤오유에라 하여요. 현 상황에 대해 물으시자면.. 글쎄요, 당도하신 이곳은 환상향이라는 이름의 낙원이라는 말씀을 먼저 드려야 할까요?"
알아차리는 순간 모든 것이 달의 뒷면처럼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오겠죠.
"잊혀지고 부정된 것은 모조리 거두어 모으는 신기한 땅이랍니다. 소녀 줄곧 여기 있었거늘 어느 순간 나타나시어 무엇도 모른다 하신즉 그대 또한 환상향의 힘에 끌려온 것이 분명하지요."
환상향이라는 땅. 샤오유에가 노래하듯, 어쩐지 즐거운 듯이 설명을 이어갑니다.
"신, 요괴, 요정, 유령... 수없는 환상들. 그리고 그들과 공존하는 소수의 인간. 자멸하는 바깥 세계로부터 인요가 안전할 수 있도록 격리되어진 낙원이 바로 이곳이요, 평온한 이상향일지니 그대는 마음 놓고 노니시면 될 터입니다. 요괴 쥐이지 않습니까. 설마하건대 지금까지도 인지하지 못하심인지요?"
결코 잊혀서는 안 되는 것이 요괴라는 존재. 정신으로서 유지되거늘 자기 자신을 잊는 것 또한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인간을 향한 공포의 존재라는 정체성을 잊는 요괴는 대부분의 경우 자멸합니다.
넓은 상에 원단이 쏟아진 물처럼 펴집니다. 새노라의 손에는 가위도 자도 없습니다. 어찌 새노라님의 천에 썩둑썩둑 우악스러운 가위를 들이밀고 눈금이 성긴 자를 가져다댄다는 말입니까? 새노라는 눈을 감고 원단 위에 손을 올립니다. 씨실과 날실 사이의 간격은 이미 손에 익은 감각입니다. 새노라가 손가락으로 직선을 그리자 섬유 가닥가닥이 설탕처럼 풀리면서 원단이 갈라집니다. 그 단면은 꼭 찢어진 한지처럼 북슬북슬합니다. 당장은 지저분해보여도 저 면을 통해서 천과 천이 다시 결합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새노라의 옷에는 바느질 자국이 없습니다. 곧 천의무봉입니다.
태서 성직자복이라지만 곧이곧대로 수단을 지어달라는 의미가 아닐 것입니다. 다만 그런 느낌을 원한다는 것이겠죠? 롱코트에 어깨망토 형식이 좋겠습니다. 베레모도 잊으면 안 됩니다. 담백한 느낌을 위해 복잡한 무늬를 배제하고 단순함의 미학을 추구해야 합니다. 기하학적 추상, 수직과 수평만을 사용하여... 그 이상 더할 것이 없는 것이 아닌, 뺄 것이 없는 상태로. 최소한으로. 차갑게. 무정하게. 새노라의 손끝에서 백황청의 섬유들이 엄숙하게 드리워집니다.
"완벽하와요!"
작은 농을 여니 안에 갇혀있던 향로 향이 왈칵 쏟아집니다. 옷감 안까지 고루 스몄을테니 은은한 향이 배었겠지요. 이것은 한낱 옷이 아닌 한 폭의 예술품이라고, 새노라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싱글벙글하면서 옷을 칼처럼 개어 자개함에 넣었습니다. 베레모는 특히 곡선이 망가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흡혈귀 손님은 목각인형에 옷을 입히랬지만 그대로 따를 생각은 없습니다. 가다가 먼지 뒤집어쓸 일이 있나요?
"자! 이제 당신 주인에게 안내하시와요! 뒷말 없게 직접 건네주고 사후쳐리까지 확실히 할 터이니. 아아! 새노라님의 사려깊음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