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걸로 들어봐서는, 럴러비아는 이 작전에 대해 잘 아는거 같진 않고. 그냥 유토가 했던 말을 전달하는 중인가보다. 그래도 무전은 연결되어 있고, 궁금한게 있다면 대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 . 다만 그런 무전중에서 먼저 뛰쳐나간 사람이 있었으니, 이반이었다. 이반은 그대로 휴스턴에게 철퇴를 휘둘렀고. 명중하지는 않았으나, 애매한 대치상황을 깨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묵직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바닥이 모두 늪지대로 변한 수수깨끼의 빌딩, 이곳에 운석을 막아낼 열쇠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건물은 모두 6층이고 힌트를 하나하나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바닥이 늪과 같은 상태여서 제시간에 운석을 막을 수 있을 지도 미지수였다. 무엇보다 아발란치 놈들이 빌딩으로 향한다면, 그래서 교전이라도 벌어진다면 운석을 막아내는 건 사실상 실패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노아는 아말에게 무전을 걸었다.
"아말씨, 빌딩 안에 들어왔는 데, 여기서 뭘 어떡하면 좋죠? 지금 바닥도 늪처럼 찐득거리고 밖에는 아발란치 놈들이 있어서 서둘러야해요"
그는 아말의 답변을 기다리며 일단 빌딩 깊숙히 향했다.
운석을 막아내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이곳 주민들의 생명과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만다. 그것만은 막아야했다.
아무래도 반응속도는 휴스턴 쪽이 조금 더 빠른 듯싶었다. 철퇴가 휴스턴의 턱을 노리기 전에 하이킥을 얻어맞았다, 갑옷이 두들겨지는 소리가 둔탁하게 울린다. 아마 거리를 벌리려고 하겠지.
"꽤 잽싸구만, 그런 몸을 하고 말이야."
분명히 물러서리라 판단한 건지, 어떤 공격이 올지도 모르면서 그는 떨어질 생각이 없는 듯 휴스턴 쪽으로 발을 내딛으며 허리춤에서... 옷차림과는 전혀 매치되지 않는 소드오프 샷건을 들어올렸다. 제대로 된 조준이랄 게 없이 총구가 대강 휴스턴 쪽으로 향하자마자 바로 두 총구가 불을 뿜었다.
휴스턴은 이반의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빈틈에 하이킥을 때려넣었고. 거기에 더불어 패닝까지 꽂아넣었다. 이반은 그것을 그냥 받아내며 소드오프 샷건의 방아쇠를 당겼으나, 거의 감에 의존한 공격이었기 때문일까, 명중하지 않았다. 다시 한번 휴스턴이 이반에게 소프트 카운터를 명중시키나, 상황은 2:1. 빈틈을 노리고 머스티어의 공격이 명중한다.
- "휴스턴, 상황이 불리해 보이는데 지원 필요해?"
그리고 그 사이에, 휴스턴에게만 들리게 라프람의 무전이 울린다. - 빌딩으로 돌입한뒤 노아가 무전을 보내자 아말 대신에 라프람에게서 대답이 돌아온다.
- "애초에 운석은 막기 힘들다고 판단해서, 그냥 아발란치나 족치락 한거였는데 말이지." - "뭐어.. 일단 운석장치? 로 추정되는건 스캔결과 5층에 있었어,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밖에 없겠지. 그 바닥으로선,"
라프람은 운석을 막으려다 죽어도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일단은 노아에게 장치의 위치와, 엘리베이터의 위치를 전송했다. 그러나 상황은 역시 쉽게 풀리지 않는다. 깊숙히 향하고 있던 노아의 뒤에서부터 벤자민이 쫓아오고 있는게 보였기 때문이다. 늪의 영향인지, 벤자민은 노아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뒤늦게 왔음에도 거리가 크게 벌어져있지 않다.
몸에 바람구멍이 났다, 갑옷으로 막을 수 있는 수준의 총탄이 아니었으니까. 그럼에도 그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지만 제대로 조준하지 않으니 샷건의 탄환이 제대로 박힐 리 없는 법. 아무리 조준이 엇나가있다고 해도 산탄이건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샷건을 든 손이 얻어맞자 충격에 총을 놓친다.
"요놈!"
그 대신이랄까 그는 자신의 손을 노린 휴스턴을 덥썩 붙잡으려고 했다. 잡혔다면 여전히 손에 쥔 철퇴가... 기다리고 있다.
라프람의 말은 둘째치고, 2:1이란 상황 자체는 확실히 긍정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휴스턴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반의 손을 쳐낸뒤에 속사를 갈겼다.
허나 이번에는 이반이 조금 더 빨랐다, 이반이 휴스턴을 붙잡으며 저절로 공격이 빗나가고 말았고. 이반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철퇴를 휴스턴을 공격하는데 성공한다. - 노아는 연막탄을 사용해 따돌리려 했으나, 엘리베이터까지 가는길은 복도였기에 루트가 너무 뻔했다. 거기에 벤자민은 연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행방향에 불을 질러 노아를 공격하는데 성공하기까지 한다. 연막이 걷히며 불꽃에 의해 둘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지기만 했다.
휴스턴은 철퇴에 직격했고, 그대로 날아갔으나, 이반은 그것을 놓치지 않고 다시 잡아챘다. 예상과 달리 거리가 벌어지지 않아 휴스턴의 사격은 다시 빗나가버린다, 이 지근거리에서 이렇게 흔들리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 그리고 다시 한번, 묵직한 소리와 폭음이 휴스턴을 덮친다.
- "언제부터 그렇게 열혈 캐릭터였어? 너 오늘.. 아니 그냥 좀 이상하다고."
라프람의 무전이 무색하게, 하늘이 어두워진다. 어쩌다 하늘에 시선이 닿았다면 뭔가 거대한것이 보였을지도 모른다. 아직 육안으로 정확한 형태가 보이진 않았지만, 이 일대가 어두워질 정도의 엄청난 규모의 돌덩이인건 알 수 있었다. ... 아니, 애초에 저 정도면 피해의 규모가 장난 아닐 수준일텐데.. - 벤자민은 여전히 노아를 향해 불을 피웠으나, 노아는 늪을 달리면서도 간신히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내 시야에는 엘리베이터가 들어온다. 조금만 뛰면 탈 수 있는 거리.
허나 문제가 있다면 벤자민과 거리가 그렇게 벌어져있지 않다는것이다. 엘리베이터에 탈 수는 있겠지만, 이 거리라면 무조건 따라잡혀서 같이 타게 되거나, 문이 닫히지 않게 붙잡고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