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욕심을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다만 치맛단 너머로 드러나는 수줍은 발처럼, 소맷단 사이로 드러나는 조그마한 손길처럼 살그머니 나오기 시작하면 더는 집어넣을 수 없다. 본디 주취란 그리한 것이다. 누군가의 욕심을 그대로 비치는 경대와 같으니, 적어도 당신과 나의 욕심은 같은 기로를 걷고 있구나. 도망치지 아니하였으니 마시고 취하라. 오늘 밤 누가 나의 상대를 하겠느냐.
"아실 텐데요……."
두려움이 없을 이유를 흘려낸다. 이미 당신이 나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아니하였습니까. 도망치지 아니하고 욕심을 마주하시지 않았사와요. 결국 이럴 수밖에 없었다. 같은 길을 걷기로 한 이상 물러설 이유 무에 있는가, 지금은 바깥을 신경 쓸 여유가 없다. 어찌 몽중에서 현실을 마주하랴. 오늘의 일은 꿈결이고, 숨결이요, 인생에 그어질 덧없을 순간이자 강렬한 상흔일 테지. 하여 재하 더없이 사랑스럽고도 발칙한 수를 썼다. 무릎 위에 마주 앉으며, 뻗었던 팔을 당신의 목뒤로 교차하고는 취기 어려 혼탁한 눈을 숨기지도 않고 마주한다.
"네에, 도련님."
당신이 이름을 부르는 것은, 달리 말하자면 당신에게 온전히 이름마저 내어주는 것이니 어찌 순순히 답하지 아니할까. 마를 裁요 물 河, 혹은 재앙 災 어찌 何인 두 글자를 부르면 온갖 고운 것을 담아낸 듯한 목소리로 답한다. 색이 다른 두 눈동자가 온전히 당신을 향한다. 새하얀 머리카락이 당신의 손가락을 스칠 때면 눈이 완벽한 곡선을 그어내고, 걸터앉은 몸을 조금 당긴다. 당신이 내어줌을 알기에 이랬다는 것처럼, 혹은 무례를 용서할 것을 알고 있다는 것처럼.
"무엇을 취하실까."
속삭이는 눈길 마주하다 목덜미 휘어잡힐 적 눈 홉뜬다. 선망하던 것을 가져갔으니 대가 또한 응당히 치르는 것이 옳았다마는, 참으로 이기적이어라. 재하 받아들임 늦지 않았다. 눈을 내리감고 목뒤를 껴안았던 손끝을 세운다. 배덕이 재하 등골을 오싹하게 훑는다. 이교도가, 하물며 아내가 있는 자가. 아니, 나의 정인이 애정을 받아 가는 것이 대체 무엇이 나쁘지? 응당 가져가야 할 것이 아닌가. 몸을 조금 더 가까이 밀착할 적엔 배덕감은 이미 흐려지고 희열이 가득 몰아쳤다. 예, 그렇습니다. 봄은 짧으나 밤은 온 계절에 무성하니, 그 밤의 시간을 쥐어흔드시어요, 갑작스러운 추위에 욕심이 달아나지 아니하도록 비밀을 쌓고 천천히, 서로 무너지는 겁니다…….
접문의 뒤는 눈 맞춤이라, 재하 조금 더 혼탁해진 눈으로 한참이고 헤실헤실 웃는 모습 쳐다보다가도 기어이 웃어버린다. 조그맣게도 쿡쿡, 웃음을 흘리는 소리가 들린다. 웃음은 작고도 간교롭다.
"재하. 그리 부르시어야지요……."
속삭이는 소리 간교로웁다.
"상공相公.* 이러면 계속 무례를 범하게 될지도 모르겠사와오니, 이 간악한 마두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주한 두 눈 휘는 모습은 그림자가 지면 눈만 아스라이 빛을 발할 것처럼, 이것이 진정 무인인지 요괴인지 모를 정도로 사특하고도 사랑스러우니 어찌 과거 귀태 소리를 듣지 아니하였을까.
안으로 들어가자 모란 무늬가 화려하게 장식된 하얀 옷을 입은 미녀가 앉아 날카로운 눈으로 재하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앉으시게."
그녀의 말투는 고풍스럽습니다.
다행입니다. 우선 그녀가 재하를 보자마자 칼을 뽑고 목을 썰어버리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재하의 데드플래그가 일시정지됩니다! 화려한 모란 무늬. 모란의 유래를 알고 있는가, 수컷 모牡 붉을 단丹 하여 남성성을 뜻하니 어쩌면 중원제일미가 본인에 대한 정보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인가 싶어 재하 입 다문다. 날선 눈에도 치켜뜨거나 당당히 마주하는 일 없이, 옷깃 스치는 소리 한번 없이 무릎 꿇듯 앉는 모습 조신하다.
예를 갖추되, 목숨이 걸려있음에도 아부하지 아니하듯 그 모습 과하지 않다. 이제 죽음에 대해 초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천마님께서 쓰실 일 있으실 터이니 이 또한 필요한 시련이리라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소맷단 가지런히 앞으로 모으자 손 또한 모이고, 나긋하게 고개 숙여보이니 이는 자신이 먼저 이야기를 꺼낼 수 없는 위치임을 알기 때문이리다.
- 그럼 됐어. 내 세가를 뛰쳐나오면서도 이 마음 한 구석에서 잊혀지지가 않더군. 형님의 아이들이 잘 커줬어...
그러더니 해골이 일어나 검을 뽑아듭니다.
- 알려주어 고맙네. 그럼, 이제 목숨을 두고 붙을 시간이야.
해골이 웃은 것 같습니다.
- 이 뒤에 있는 우리 호걸, 독고구검의 비급을 노리고 온 것 아닌가?
***
".....아니? 나는 선도를 좇는 자다. 동정호 용궁 찾으러 호남에 왔는걸?"
진짜다. 일이 꼬이고 있지만 정말 진짜다. 비급을 노리면 천상의 비급을 노리지, 왜 인간의 비급에 목숨을 걸어야 하나.
"동정호 용궁은 필시 동정호 바닥에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동정호 물이 사라졌고, 물 흐른 흔적을 쫓아 가장 낮은 곳으로 오니..."
낮은 곳으로 오니 여기였다. 그녀는 말을 멈췄다. 머릿속에서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기 시작한다.
이곳은 얼추 독고구검의 비고 정도 되는 곳으로 보인다. 그런데 인간이 물 밑에, 동정호 물을 모조리 삼킬만한 시설을 지을 수 있나? 굳이 화경고수들을 한 수레 모아온다면 아주 불가능까지는 아니겠으나. 그러면 소문이 없을 수 없다. 중원 전역에 동정호 밑 시설에 대한 이야기가 천 년 동안 떠돌 것인저. 이곳은 인간 스스로 만든 공간이 아니다.
동정호의 가장 깊은 곳. 동정호 물을 먹을만큼 무식한 크기. 인간이 만들지 않은 곳. 생각나는 건 단 하나.
야견은 검을 활 시위처럼 드는 재수없는 미남을 보며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피식하는 웃음을 흘기며 입을 연다. 연기 한번 해보실까.
“그쪽은 140년전 사람이라 사정을 모르겠구만 딱하게도. 100년 전쯤의 일인가. 점창파는 문파 내의 배신자 때문에 패가망신한지 오래거든. 구파일방이 팔파일방이 된 것도 꽤 됐수다. 중원의 무인들이 그걸 보고 이렇게 평했지. 점창파의 시조되시는 예(羿)가 항아에게 배신당해 몰락한 역사와 똑같다고.”
야견은 정말로 딱하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는 동시에, 출수를 위한 자세를 갖춘다. 이러한 싸구려 도발은 상대의 성정을 알아보기 위한 노림수였다. 헛소리라 일축할 것인가, 모욕당한 것에 분노를 느낄 것인가. 그걸 아는 것 만으로도 앞으로 있을 싸움에는 큰 도움이 되리라. 사파는 수단의 정당함은 따지지 않는다. 그저 이기면 될 뿐. 앞선 비구니와의 싸움에서 야견이 얻은 교훈이었다.
"정파의 사람인가? 아니면 우리 둘의 관계를 못마땅해하는 사파의 아랫것? 그도 아니라면 정사의 동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 혼인을 망치기 위해 보내진 마교의 세작?"
이런. 그녀는 재하와 지원이 서로 사모하는 감정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여기고 있는게 분명합니다!
>>387
그러자 해골이 낡은 옷을 펄럭이며 고개를 뒤로 크게 젖히고 웃습니다.
덜그럭. 덜그럭.
턱뼈가 부딫히며 나는 소리는 제법 기괴하군요.
- 용궁! 용궁이라!
그러며 해골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 맞아. 그랬지. 이 곳은 용궁의 터지. 네 말이 맞다. 한낱 인간들이 어찌 용이 사는 곳을 점할 수 있었겠나? - 이 곳은 처음부터 비워져있었어. 낡고 썩어가는 건물들만이 남아있었지만. - 뒤가 없다고 생각한 우리가 동정호에 몸을 담구고 아래로 내려가니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나지 뭔가. - 그리고 모두 여기서 불귀의 객이 되었지. - 뒤쫓아온 정파 샌님들 때문에 말이야!
해골은 마치 수염을 쓰다듬는듯 손가락을 움직입니다.
- 아차. 난 이제 수염이 없지.
뭐가 그리 재밌는지 혼자 낄낄거립니다.
- 그래도 보내줄 수 없네. 우리 영웅께서는 용궁의 가장 깊은 곳에서 영면에 들었으니. - 그의 잠을 방해할 수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 용궁을 보고 싶다면 날 베고 넘어가시게.
두 눈이 텅 비어버린 해골이 하란을 응시합니다.
>>388 다들 환영하는 의미의 박수를 짝짝짝 칩니다.
"자자! 그러면 우리 회식 장소로 이동하죠!"
백희가 그리 말하며 강건을 포함한 사람들을 이끌고 움직입니다. 도착한 곳은 허름한 객잔. 청년회의 사람들은 20명 정도 되어보입니다.
"평소에는 이렇게 많지 않은데 오늘은 많은 편이네요! 다들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건배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