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메도 뒷세계 인물이 도덕성 챙기는 건 모순적이라 불쾌해해, 그래서 일상 중에도 시구레 낮게 보듯 한 것도 있고... 섬멸이 목적이 아닌 임무였다 하더라도 시구가 적진 인물 감싼거 이유를 모르니 대놓고 핍박하진 않지만, 자기 관점 내에서는 역설적인 행동이라 본능적으로 불쾌해 했었는데. 그 때문에 일상 중에도 비아냥 거리듯 윤리관 들먹인 것도 있고..
둘이 일상 중에 쌍방오해가 있었구나 맛있다 음 테이스티... 졸면서 관전하던 오너의 독백이라 적당히 스루해줘도 댕
일단 딱 봐도 되바라진 아이 이미지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아발란치와의 격돌에서 여러번 마주쳤으니 싫어도 알겠지만, 역시는 역시나였다. 이와중에 쿨시크라던지 하는 얼토당토 않은 뇌내망상까지 하는 그녀였지만, 상대방이 마음을 읽는 능력 같은게 없을테니 다행이라고 여겨야지.
"아, 주어를 빼놓고 말했네. 미안미안~♡ 그쪽한테 얘기한 것도 맞지만 일단 나 자신에게 이야기한거니까~ 너무 깊게 생각하진 말라구?"
어차피 사람을 죽이는, 죽여야 하는 뒷세계의 입장에선 피장파장이었다. 그러니 소녀의 말마따나 '그러기 위해 쓰인 몸'이라 단언해도 할 말은 없겠지만... 아무래도 심지 굳은 소녀에 비하면 그녀는 음지엔 여간 어울리지 않는 인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제나 이레귤러는 존재하는 법이니까,
아니면 아얘 그 모든 것에서 놓여나거나,
"아~ 이거? 어릴때 테러에 휘말려서 말이야~ 그때 날아가버렸지 뭐야? 뭐, 그것 말고도 날아간건 꽤 많다만... 살아있으니 오케이 아니겠어?"
그 외에도 그런 자신에게 팔을 달아준 사람이 사람이다보니 이러쿵 저러쿵 해도 어차피 상대방이 듣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음... 뭐, 솔직히 결국 사람에게 총구를 겨눈다는 부분에선 할말은 없지만! 전쟁에 나가는 군인들이 전부 전신무장을 하는건 아니라구~ 아발란치던 벙커던 아무래도 상관 없고 '되도록이면 말로 해결하자!' 가 내 모토이기도 하고?"
그렇게 말하고선 주머니에서 꺼낸 사탕을 바로 입에 집어넣었을까? 물론 포장지는 도로 주머니로 들어갔다. 이러나 저러나 그녀 역시 평범한 소시민을 자처하고 있기에,
"됐고! 뒷세계건 앞세계건 음지건 양지건 케이크 싫어하는 여고생은 없는데, 어때? 물론 지금 당장 '집'으로 갈 모양이긴 한거 같지만 잠깐의 일탈 정돈 괜찮잖아~
하긴, 들어본 적 있다 벙커는 아발란치와 적대하기 위해 붙은 사람 뿐만이 아니라, '아발란치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모이기도 한 것이라고 사람 여럿의 의지란 참 무섭다. 집단광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개개인은, 압도적인 단체 앞에 무력해 질 뿐이다
'이녀석은 그런 걸 알고 얘기하는 건지.'
형편좋은 말만을 늘어놓는 이츠와를 날카로운 눈으로 바라보던 시구레는, 그런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져서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그래도 한 가지 이해는 일치하고 있었다. '되도록이면 말로 해결하자'인가 갑자기 마음이 약해져서 안일한 평화를 원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손바닥은 마주쳐야 비로소 소리가 난다 일을 할 것도 아닌데 쓸데 없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건 체력낭비였기 때문이다 돈은 어디서 떨어지지 않는다. 돌아가서도 청부 의뢰를 해내야 한다 공부도, 해야하고
"...어울려줄게."
시구레는 어쩔 수 없이 적당히 맞춰주기로 정했는지 마저 지나가려던 발길을 돌렸다 뭐, 분명 이건 소꿉놀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겠지만... 하지만 케이크... 먹고싶었다 "그쪽이 사는 거야?"
당장 자신을 죽이려 드는 상대방에게 기꺼이 가슴을 내미는 사람은 분명 광인이거나 뒤틀린 현자일 것이다. 보통은 맞서 공격해 죽이거나 무기를 빼앗아 제압하는게 정상, 그리고 이러나 저러나 세상은 세력의 규모에 좌지우지하는 법이다.
"이해가 빠르다니 다행이네! 역시 공부하는 여고생은 똑똑하다니까?"
물론 아발란치에게 딱히 악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뒷세계 인물이니 살생은 한다지만 대놓고 범죄를 일으키진 않는다'라는 벙커의 의견이 마음에 들었을 뿐인 그녀에겐 그 어떤 강경책과 강단있는 연설도 소용이 없었다. 더욱이 그녀는 그녀가 피해를 본 테러의 인물이 아발란치라고 한 적도 없으니, 상대 조직에게 얼굴을 붉힐 이유도 없었다. 칼을 물로 벤다고 과연 베일까? 얼려서 벤다면 또 베어질지도 모른다만, 그래봤자 녹으면 다시 물로 돌아갈 뿐이었다. 그녀는 그정도의 성미일 뿐인 사람이었다.
"어라, 원래 말 꺼낸 사람이 사는게 규칙 아니었나?"
천연덕스러움도 어찌보면 그녀의 초연한 태도와 맞물려있을지도 모른다.
"좋은데 알고 있다면 그쪽으로 가고~ 아니면 내가 자주가는데도 있고? 다크포레스트랑 치즈케이크가 맛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거든~♡ 그렇다고 먹는걸 가리진 않지만!"
공부하는 거랑, 자신의 현재 신분이랑은 또 무슨 상관인지 하지만 실제로 그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시구레 자신도 뒷세계의 사람들은 모자란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가끔은 답답하게 느껴질 경우가 종종 있었으니 그렇다고는 해도 그런 무해한 여자애를 협박해서 데려가는 괴한같은 말투는 어디서 어떻게 영향받은 걸까 다행인지, 자신은 여자애는 맞으나 딱히 무해한 것은 아니었지만 유해한 것만이 자랑 거리라니. 그렇게 생각하니 꽤 우습다
"치즈케이크랑 다크... 뭐?"
AR-15와 M4의 차이는 귀신같이 알고 있어도 정작 디저트 상식은 모자란게 시구레였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디저트나 과자를 영 가까이 해봤어야 알지 말이다 당연한 이유다 시구레의 지금까지 인생에서, 그럴 여유는 전혀 없었다 지금까지 번 돈은 대부분 철혈과 화약으로 돌아갔다
자캐가_가장_무서워하는_것은 달리 무서워하는 것이 없어요. 그나마 무서워하지 않을까 싶은 것은 시체 처리를 끝마치고 제대로 씻지도 못했는데 호출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시체 냄새가 온몸에 배었으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날 테니까요... (・∀・)
자캐의_주마등 총 맞아 죽은 남자, 포기하겠다며 뻔뻔하게 말하는 여자, 손 잡아주는 따스함, 오늘 공연은 별로였어. 주절거리던 너의 목소리, 레드카펫이 깔린극장가, 난색의 반짝이는 브로드웨이 거리 한복판에서 쓰러지는 우리, 눈을 떴을 때 마주한 육편, 그리고 그 뒤를 잇고 지금 이 상황에 놓인 나.
자캐의_과거_연애썰 “맥클라인? 손 잡는 걸 정말 좋아했어. 쭈뼛쭈뼛 눈치를 보길래 손을 먼저 잡아주면 뭐가 그렇게 좋은지 볼을 붉히며 수줍게 입만 빙긋 올리고, 고작 이런 걸로도 기뻐하는 모습에 내가 걔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게 해주지. 키는 멀대만큼 커서는 하는 짓은 순하고, 수줍음이 많아서 표현을 잘 못하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얌전한지. 마초같은 사랑을 바란다면 번지수 잘못 찾았다고.”
“■? 사랑스러웠지. 마치 봄의 여왕 같았어. 생물학적 성별은 여왕이라기엔 다르지만. 뭐 어때. 학업 때문에 헤어졌어. 의대 다니는 사람이랑 이래서 사귀지 말라고 하는구나 싶었지. 사귀는 동안 다른 건 다 했어도 데이트는 한 번도 제대로 못 했어. 늘 안에서만 있었거든.”
“■은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어주고, 의지를 받는 사랑을 바라는 사람이었어. 가족을 잃고는 의존이 조금 강했지만. 아니, 강한 수준이 아니었지... 솔직히, 조금 무서웠어. 내가 이 사람을 떠나면 죽어버리는 거 아니야? 싶었는데 먼저 떠나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