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입니다. 라고 무의식적으로 또 말하려던 너는 그 말 대신 간단한 대답을 내놓았다. 이는 나름대로 도박과도 같았던 것에 적어도 지금은 패배하지 않았음을 알아서였고, 두 번째에 그럴 만한 일은 아마도 없을 터다. 장담할 수는 없어도 지금 당장은 말이다. 어쨌건 당신의 반응을 통해 정확하지는 않아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시종 여유로운 듯 하던 당신이 발끈할 만한 소재였구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단순히 조국에 대한 충성이 충만한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 지금은 아무래도 좋았지만.
"굳이 따지자면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농담이라는 전제로 꺼내는 이야기란 뭘까. 결국 떠보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은가? 농담이란 그런 거라고 너는 생각하고 있었다. 곤란하면 넘겨버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부터 나오는 안일한 말과 행동. 상대방이 불쾌해하더라도 상관 없다. 건넨 쪽은 농담이었기 때문이고, 농담이란 건 너무나 가볍게 여겨지는 것이어서 오히려 불쾌한 쪽이 지나치게 반응하는 게 아니냐는 게 보통이니 말이다. 너는 그런 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진심을 뱉어 놓고 어째서 농담이란 말로 포장하는가? 상대방이 농담하는 당사자만큼의 생각을 지니고 있다면 진즉에 진심이란 걸 알 텐데.
"그럼 들어가죠."
어느새 가까워진 장소, 너는 가볍게 안을 훑어보다가 문을 밀어 열었다. 안에는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사람이 꽤 있었으나 셋~넷 정도의 사람들이 테이블에 모여 앉은 대신 창 너머를 보게끔 된 곳은 꽤 비어 있었다.
방금 전까지 살벌하게 팔다리를 분지른다 하던 사람이 맞나? 이스마엘은 어느새 농담에 대해서 생글생글 묻고 있었다. 마치 그런 말은 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손바닥 뒤집듯이 사람의 인상이 제멋대로 바뀌는 것에 당신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지금 이스마엘은 농담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더 갔다. 다른 주제로 관심을 돌려버리면 또 손바닥 뒤집듯 사람이 달라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느릿느릿 걷다 보니 당신의 답이 들려온다. 그럴 줄 알았다. 편견이란 것은 쉽게 가지면 안 되는데도, 당신에게 콕 박힌 편견이 쉽게 가시지를 않는다.
"유감스럽군요."
당신은 꼭 그런 사람일 것 같다. 꾹 눌러내고, 어딘가 고집 하나는 억셀 것 같은 사람. 진지하고, 속 깊게 생각하면서도, 조금 지나쳐도 웃어넘길 수 있는 농담엔 무겁게 대응하는 사람. 뭐, 어느 사람이든 그런 면은 있겠지만. 지금의 이스마엘과는 어딘가 맞지 않을 부분이 있었다. 뭐든 곰곰이 생각할 것 같은 모습이. 다시 되짚으며 생각해 보니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이스마엘은 건물을 보기 위해 눈을 흘기듯 하며 당신에게 시선을 스쳤다.
"내가 앞으로 자주 놀릴지도 모르는데."
농담이라고 얘기하진 않았다. 음, 당신이 곤란해하는 모습 하나 정도 보면 꽤 속이 개운할지도 모르겠거니, 괜히 명백했던 팀의 결과를, 정확히는 그렇게 엮게끔 조율한 윗선의 손길에 대한 앙심을 당신에게 꾹꾹 누르고 싶은 유치하기 짝이 없는 마음 때문이겠다. 장난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고, 아끼는 인형이 될 미래는 상정하지 않았으니 더욱이. 대답은 딱히 듣지 않겠다는 듯 시선은 아예 다른 곳을 본다. 제멋대로인 사람 같으니라고! 안에 들어설 적엔 패스트푸드점 특유의 기름 냄새가 났지만 경기를 뛰고 다음 경기를 위해 식사를 빠르게 해결해야 할 때가 있었다 보니 영 낯설진 않은 냄새다. 사람이 꽤 있는 곳을 한번 보고, 비어있는 곳을 본다. 음, 사람 없는 자리에 앉고 싶은데.. 마주 앉는 자리밖에 없는 거야? 이건 제법 불만스럽지만 차치하고.
"특히 좋아하는 거라, 흐음……. 해산물이 들어간 종류일까요?"
사실 가리지 않고 어지간하면 선호하지만, 그래도 일상에서 흔하게 먹을 기회는 없는 것이다 보니 좋다 해야 할지. 이스마엘은 키오스크를 향해 걷듯 하며 물었다.
유감이라, 그럴지도. 농담 자체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농담의 의도를 생각해 보면... 그래, 가끔은 괜찮을지도 몰랐다. 그런 의미에서 농담을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못박는 게 좋은 건 아니겠지. 그런 면에서라면 충분히 유감이라고 볼 만했다. 스치는 듯한 시선 뒤에 앞으로 자주 놀릴지도 모른다는 말, 그 말까지 생각해 보면 충분히 유감이겠거니 싶다.
"괜찮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조금... 서투르니까요."
농담이라든지, 놀리는 거라든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럴 만한 성격이 아니었으니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면 당신이 그렇게 대해 준다면 오히려 좀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어쨌건 팀이 된 상태고, 그렇다면 부정적이거나 경직된 관계를 유지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부드러운 관계가 된다면 좋겠지. 너는 당신을 잠시 올려다보고 목례하듯 눈을 살짝 감았다 떴다.
"해산물이군요, 알겠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해산물이라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니 정확한 취향은 아마 당신이 직접 주문하는 걸 봐야만 알겠지. 그런 것보다는 당신이 네게 건넨 말에 대답하는 게 좀 더 중요했다. 네가 뭘 좋아하는지 물었으니까...
"특별히 가리는 건 없지만, 굳이 따지자면 치즈버거일까요."
값이 싼 편이고,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대답하며 어쩌다 보니 당신의 뒤를 따라 키오스크로 향했다. 이제 주문을 하고 잠시만 기다리면 되겠지. 먹는 시간 자체도 오래 걸리지 않을 터다. 그렇게 생각하니, 당신과 함께 하게 될 첫 식사로는 다소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게 아닐까 싶지만... 이미 늦었으니 어쩌겠는가.
//답레! 조금 늦었네요 8ㅁ8 게다가 화이트데이도 지나버렸고... 시간이 다소 빠듯한 날이 많다보니까 여러모로 늦어버려서ㅠㅠ 그래도 어쨌든 이렇게 시간이 조금이나마 나서 답레를 남길 수 있었으니..! 좋은 하루 보냈길 바라면서, 주말 잘 보내도록 하자구요!
늦어도 괜찮아~~~ 현생은 좀 어때? 시간이 났다니 다행이지만 빠듯하다고도 하고, 걱정이네.. 넘 무리하진 말라구!!! 어차피 천천히 하나하나 잇기로 했구...;-; 쥬주도 주말 잘 보낼 수 있길 바라구, 답레는 아마 내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아마....도...지만.
딱딱한 사람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단언될법한 말을 할 줄은 몰랐다. 벽창호 같은 사람! 당신을 향한 새로운 별명이 이스마엘의 별명 사전에 추가되었다. 벽창호. 나머지 별명도 결점, 짜증 나는 여덟 번의 발음,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사람, 재미없는 장난감, 잘 대해줘야 하는 녀석 등등 전부 좋은 의미를 품고 있지는 않지만. 자주 놀려도 반응이 없으면 이스마엘의 흥미는 금세 식어버리겠지! 뭐, 그래도 전부 자업자득일 테다. 이스마엘은 제멋대로 단정 지으려다가도, 잠시 눈을 굴려 당신을 쳐다봤다.
"……."
이스마엘은 잠깐 말을 잃었다. 정말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데. 괜찮다는 반응도 반응이지만, 농담에 관해 서투르다는 걸 인정한다고? 도통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안 그럴 것 같았는데. 팀을 생각해서 그러는 것이란 생각까지 닿기에는, 지금껏 이스마엘이 겪어온 안식에서 팀은 전략적인 동맹 관계지 그 이상이거나 그 이하인 적은 없었으니 차마 생각이 미치지 못했겠지. 당신의 목례하듯 눈을 감았다 뜨는 모습에 이스마엘은 잠시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지어 보이다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발걸음을 마저 옮겼다.
"괜찮은 편이죠."
키오스크 앞에서 화면을 터치하려다가도, 당신의 대답에 느릿하게 덧붙였다. "치즈가 들어가면 실패하는 일은 없으니까요." 방금 전까지 답하고 그걸로 끝내던 것과 달리 조금 더 잇는 걸 보면, 아무래도 이스마엘의 음식 취향 중에는 치즈도 있는 편인 것 같다. 툭, 키오스크를 터치하며 메뉴를 찾던 이스마엘이 당신을 쳐다본다.
"어차피 간단한 거니 내가 살게요."
어차피 첫 식사도 편하게 먹겠다, 마음대로 해도 되겠지 싶었던 마음도 있고. 하나하나 결제하는 것도, 정산하는 것도 귀찮았으니. 제멋대로 생각해버리곤 반박은 받지 않겠다는 듯 먼저 자신의 메뉴를 눌렀다. 슈림프 버거 세트, 음료는 제로 코크, 그리고..
굳이 따지자면 치즈버거를 좋아한다. 라는 네 말에 당신은 괜찮은 편이라는 짧은 감상을 남겼다. 정확히는 약간의 텀을 두고 '치즈가 들어가면 실패하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으니 마냥 짧은 감상은 아니리라. 어쨌건 네 취향이 평범하고 무난하며 나쁘지 않다는 평가였으므로, 너야말로 지금 주고받는 분위기가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네, 그럼 감사히 먹겠습니다."
당신이 꺼낸 말은, 오히려 네 쪽에서 먼저 꺼냈어야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싶어 잠시 머뭇거리긴 했지만 당신이 베푸는 호의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음 번에 네가 사면 되는 거겠지. 그렇게 주고받으면서 관계를 쌓아 간다고 생각해도 좋겠고. 그렇게 당신이 메뉴를 고르는 것을 보다가 네가 먹을 메뉴에 이르러 당신이 너를 돌아보며 묻는 말에 입을 열었다.
"저도 제로 코크면 됩니다."
이제 주문이 끝나면 자리에 앉아 기다리면 그만이다. 패스트푸드점인 만큼 음식이 준비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을 터다. 그러니까...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며 다소 어색한 사람들 간에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닐까. 너는 대답이 끝나고 빈 자리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자리는, 창가 뿐인 것 같은데... 카운터 가까이에 앉는 건 어떻습니까?"
애초 간단한 식사, 식사가 끝나면 금방 돌아갈 예정이니만큼 출입구가 가까운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 모양이었다.
//답...레...!!! 흑흑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다보니 시간이 9시 이후에야 간신히 나는데... 쉬는 것도 바쁜 게 맞나...싶고... 어쨌든 오늘 답레 가져왔어요! 바쁘지만 잊지 않고 꼭꼭 답레 주고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도 들고... 아무튼! 벌써 한 주가 거의 다 지나갔어요, 금토일 잘 보내자구요!
하나 남은 흥미가 식어버리는 불상사는 면했지만, 당신이 서투르다고 솔직하게 말한 것이 영 떨떠름했던 나머지 더 건드릴 마음도 사라져 괜히 입술 아래, 속의 살을 자근자근 씹었다. 하여튼 이상한 사람이다. 아무리 싫다고 해도 앞으로 같이 해야만 하니, 저쪽에서 더 심기를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이대로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지금도 잘 얘기하고 있지 않은가! 치즈로 벌써 2문장이나 얘기하게 됐으니까! 저 알 수 없는 속내로 아무렇지도 않게, 거기다 제법 맹랑하게 질문 같은 비수로 역린을 더 건드리지만 않으면, 그리고 영원불멸한 조국의 일에서 발목만 잡지 않으면- 된다는 소리겠다.
"고맙긴요."
이스마엘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머뭇거리는 이유를 알 것 같지만, 애초에 그걸 신경 썼더라면 이런 얘기도 안 했을 테다. 싫다고 해도 귀찮다는 이유로 대뜸 밀어붙였겠지만. "제로 코크." 짤막하게 당신의 답을 되새기듯 중얼거린 이스마엘은 길쭉하고 날렵하게 뻗은 손가락을 마저 뻗어 키오스크를 터치했다. 마지막으로 확인하듯 장바구니에 담긴 품목을 대충 훑어본 이스마엘은 결제를 누르고는, 카드 리더기가 있는 곳에 제 왼쪽 손목을 가져다 댔다. 어쩐지 지갑이 있어 보이기에는 점퍼 주머니의 모양새가 지나치게 가볍더라니만, 칩을 이식한 듯싶다. 영수증은 따로 챙기지 않고, 주문번호가 적힌 주문서만 뽑아 대충 주머니에 쑤셔 넣은 이스마엘은 몸을 돌렸다.
"……마음대로 해요."
어차피 남들 시선은 신경 쓰지도 않으니. 이스마엘은 당신이 말한 자리를 향해 느슨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확실히 픽업하기에도, 식사가 끝나면 빠르게 복귀하기에도 딱 좋은 자리긴 하다. 어색한 사람들에겐 최적이겠거니 생각한 이스마엘은 느릿느릿 발을 움직였다.
// 얍, 새벽 답레! >:3 나는 새나라의 나쁜 어른이니까 늦게 잘 테다~~ 간만에 이셔의 페이시 모먼트가 나와서 답레 쓰는 동안 못 참고 정주행 해버렸다.. 크아악 한달만 지나도 내 글은 흑역사.. 크아악(불탐) 이쪽 이셔도 페이시로 재밍 서비스 쓸?지도? 몰?루! >:3 주말인데 부디 푹 쉴 수 있길 바란다구~~ 좋은 토요일 되길 바라! <:3
Secret[I LOVE YOU]이스마엘 : 아 ㅋㅋㅋㅋ 미쳤다!!!! "……손도 대기 싫을 정도로 역해요. 멍청해요. 아둔하고 무모해요.. 그런데 그 밑바닥에서 기는 모습이, 처절하게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섞여보겠다고 발악하는 모습이 당신이랑 참 어울리는 것 같아요. 어쩌지? 이렇게 기어다니는데 신경쓰여서. 갖고싶어."
미치겠네 진짜.. 이 대사 바뀔 확률 매우 높음!
SSR[방과 후의 옥상]이스마엘 : 사관학교 시절에.. 옥상에 가면 이셔가 물끄러미 노을 보다가 뭔가 생각하듯 눈 내리깔고 있지 않았을까.. "……어딜 보는 거예요?"
SSR[1주년 기념]이스마엘 : 제복차림 이셔..?🤔 "영원불멸한 나의 조국을 위하여."
SSR[칠석]이스마엘 : 늘 서양인 캐릭터에게 이런 가챠거 뜨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시기상 여름일 테니까 여름날에 가볍게 옷 입고 있지 않나 싶고? "1년에 한 번이라. 그렇게까지 만날 가치가 있을까요. 나는- 부질없는 희망 고문이라 생각하거든요."
SUR[타락천사]이스마엘 : 보인다.. 등이 깊게 파여선.. 이브닝 드레스라기엔 거의 찢어진 듯 골반 라인까지 트인.. 페플로스급의 드레스가.... 등에 달린 날개가... 뻗는 손길이.. "나랑 같이 가요. 진정한 이상향으로, 완전무결한 낙원으로 이끌어줄 테니.."
당신이 주문을 마치는 것을 보고 어느 자리에 앉으면 좋을지도 물었다. 막연하게 어느 자리가 좋겠습니까- 보다는 네가 먼저 제안을 하긴 했지만... 돌아온 답은 마음대로 하라는 말. 긍정의 대답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하지만 일단 부정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저런 눈치를 보게 될 수록 어려운 대답이긴 했지만 그냥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생각한다면 이만큼 쉬운 답도 없었다. 어쨌건 네 선택에 전적으로 의지하겠다는 말이기도 했으니까.
"그럼 저쪽에서 먹는 걸로 하죠."
거리는 멀지 않았다. 몇 걸음 움직이면 충분한 위치였기에 금방 도착했고. 너는 카운터와 보다 좀 더 가까운 자리에 먼저 앉으면서 당신에게 맞은편에 앉으라는 듯 시선을 보냈다. 기다림은 그다지 길지 않을 터다. 점심시간이 시작된 지 오래되지 않아 주문이 그다지 밀리지 않았으니 몇 마디 정도... 아니면 침묵하며 보내도 곧 식사를 할 수 있겠지. 무슨 말이라도 하는 게 좋을까?
"......"
틀렸다. 전혀 알 수 없었다. 네가 당신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적기도 했고... 이럴 땐 무슨 말을 하는 게 좋으려나. 머리를 조심스레 굴려 보다가 이런 주제면 괜찮을까 싶어 그제야 입을 열었다.
움직일 적 당신이 갈팡질팡하지 않아서 다행이거니 생각했다. 어디에 앉을지 거듭 고민하거나 머리를 맞대며 고민하는 건 조금 친해진 뒤의 일이지, 지금은 어디가 좋다 머리를 맞대기엔 서로 아는 정보가 부족하거니와 그렇게 화합이 잘 되는 관계도 아니니까. 언젠가 친해진다면 저기 자리는 사진이 빛 때문에 잘 나오겠다, 저기 자리는 사람들이 없어서 좋다 얘기하겠지만 지금은 서로 애매하게 맞물리고 있었다. 분명 같은 대화를 하는데, 이상하게 서로 다른 곳을 쳐다보는 것 같은 거리감. 이스마엘은 이 거리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당신에게 양보해 주기로 했다.
"……."
당신의 맞은편에 말없이 앉은 이스마엘은 테이블 위에 자연스럽게 팔을 올려 턱을 괴곤, 흘긋 카운터를 쳐다봤다가 다시금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당신이 아니라 테이블을 권태롭게 쳐다보는 것이 당신이 뭔가 대화를 꺼낼 시도가 없었더라면 당장이라도 핸드폰을 꺼내 자신의 개인 sns라도 보았으리라. 턱을 괴지 않은 손이 주머니를 향했을 무렵, 이스마엘은 손을 멈추고 테이블 위에 올리며 시선을 들었다. 당신을 쳐다보는 연두색 눈동자가 의외라는 듯 살짝 둥글게 뜨여 있었다.
"네. 병행하기로 했어요. 남들은 하나에만 집중하는데……. 좀 특수한 경우죠."
제법 괜찮은 접근이었다. 당신이 조그마한 머리를 어떻게 굴렸는지, 그 의도나 담긴 뜻을 재간해 보거나 의심하지도 않고, 평탄히 답한 단어에서도 그간 당신에게 보여준 가벼움과 껄끄러움도 담겨있지 않았다. 그저 일 때문이겠거니, 그렇게 생각하듯 제법 뱉는 말이 편했다.
"물론 이쪽 일이 조금 더 우선시 되는 건 당연하지만, 안식에서도 나를 필요로 하니 어쩌겠어요."
안식에 대해서는 편하게 답할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복잡한 생각을 잠시 내려둘 수 있을 만큼 이스마엘에게 있어 편안한 곳인 걸까. 어느 쪽이든, 지금 상황을 떠올려보면 앞으로 있을 일에서 서로 맞춰야 할 시간이 있을 테니, 그 때문에 질문하는 것으로 상정한 듯싶다.
아이고 갱신할게요! 자주 못 와서 미안해요 8ㅁ8 아무래도 4~5월은 특히 더 바쁠 것 같아서... 미리미리 말했어야 하는데 기다리게 만든 것 같아서 정말 미안해요ㅠㅠ 그래도 어... 내일 답레는 가져올 수 있을 것 같고, 일단 주말에는 쉴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나중에 봐요 이셔주!
으윽 갱신... 답레...는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부디 용서를!!(벌벌 아무래도 주말에 시간을 좀 내려면 오늘까진 일을 해야 해서...8ㅁ8 그치만 정말 내일은 오후에 시간이 많으니까요! 꼭! 꼭 답레를 가져오도록 할게요! 주말 잘 보내시구, 불금이라곤 하지만 너무 피곤하지 않게 주무시는 거에요! 저도 곧 자러 가니까요!
계속해서 이어질까 싶었던 침묵을 깨기 위한 시도는 성공적인 듯했다. 단순히 대화가 이어진다 수준이라기보단 좀 부드럽게 대화가 가능한 주제를 찾았나 싶을 정도의 대답이었으니 생각 이상의 수확이기도 했고. 어쨌건 당신이 대답하는 목소리는 아까 전의 살기 어린 목소리와는 전혀 달라서. 적어도 지금의 당신에게 너는 대화를 나누는 보통 사람 정도는 되는 모양이었다.
"그렇군요, 확실히 드물긴 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 이 프로젝트에 발탁되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쏟았을 거고, 그 과정에서 했던 일들은 어디까지나 이 장소...라기엔 애매하나 어쨌건 이 위치까지 오기 위한 길 정도로 치부한다. 어쩌면 이 일조차도 더 위를 향하기 위한 계단쯤으로 생각할지 모르지. 그러나 어쨌든 그건 점차로 익숙해졌을 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대부분은 이 일에만 집중하고자 한다.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들 테니까. 실패는...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용납되기 어려울 터다.
"...대단하십니다."
무심코 그런 말이 나왔다. 필요로 하는 장소가 있다는 건 그만큼의 능력을 인정받았음을 뜻한다. 그러나 타인이 보는 모습과 자신이 확인하는 것 사이에는 어떻게든 괴리가 있는 것이어서. 아무리 능력이 있더라도 그 자신이 해낼 마음이 없다면 필요는 어디까지나 필요일 뿐, 채워질 수 없는 것인데... 지금 네 앞에 있는 당신은 필요로 한다면 그쯤이야 가볍게 해낼 수 있다는 듯 보였다. 지금까지 당신이 보여준 태도와 결합해 봤을 때 안식이 당신의 삶에서 지니는 의미기 크기도 하겠지만. 문득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까 궁금했다. 다행히 묻는 일은 없어서, 말없이 창 밖에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본다.
"안식에서 주로 맡는 게 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묘하게 취조하는 것 같은 어투가 되었기에, 어떻게 말을 해야 부드러울까 고민하며 당신에게 향했던 시선이 제 무릎 쪽으로 살짝 내려간다. 입가를 손으로 가리는 것이 조금 더 신중하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 것 같다는 심정을 대변하는 듯싶다.
쥬데카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잠을_깨는_법 : 알람 하나면 충분하다! 지만 이러면 너무 단편적이고 재미가 없으니 살짝 일어나는 과정을 써보자면... 알람을 못 듣는 일은 없진않지만 아무튼 거의 없기 때문에 대체로 처음 울리는 알람소리에 부스스 일어나고, 그 뒤에 뭔가 주변에 방울방울 나올 것 같은 느낌으로(아무튼 만화적 표현임) 침대에 걸터앉아서 발이랑 바닥을 좀 쳐다보다가 혹시 몰라 맞춰놓은 다른 알람이 울리면 그제야 씻으러 간다...는 느낌! 아침잠이 꽤 있는 편이지만 능력상 아주 깊게 잠들지는 않아서 본인이 충분하다 싶을 정도로 잠들지는 않는 편! 그래도 바로 일어나는 대신 잠시동안 매우 멍한 상태여서 알람이 한번 정도는 더 울려야 제정신이 된다 정도일 듯! 물론 푹 자도 되는 날이면 알람도 없으니 잘만큼 자고 일어나요. 주변이 시끄러우면 더 일찍 일어나겠지만서도?
자캐의_핸드폰번호는 : 오너가 사는 세계와 같은 이것저것 자잘한 건 같다는 가정 하에 010으로 시작하는 것까지만! 다른 번호는 실제로 존재할 수도 있으니 생략~ 그냥 좀 다르게 생각해보면 개인용 핸드폰번호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 정도! 연락은 사무실 혹은 사내직통으로 연락주세요(?)
자캐가_영능력자라면 : 설마 '보이는' 사람이 되어버릴 줄이야... 벌써부터 고생길이 훤한데(?) 영능력자긴 하지만 영능력자인 걸 사람에게도 귀신에게도 들키지 않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지만 보이는 걸 안 보이는 것처럼 하는게 얼마나 어려운데... 안그래도 예민한 사람에게 이건 지옥이야...!! 그게 아니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악령퇴산! 하는 사람일지도?
으음~ 진단 알차고 맛있당...😇 그래서 지금 이게 말랑천사의 삶이라 이거죠? 아주 박박 쓰다듬어줘야만...(?)
쥬 첫 알람에 깨냐구... 되게 부지런하고 의지있는 사람이구나(?) 부스스 깨고 잠깐 멍때리는 것도 귀여워...ㅋㅋㅋㅋㅋㅋ 아침잠 꽤 있는데도 능력 때문에 깊게 못 자는건 귀여운데도 안쓰럽다구..🥺 푹 자는 날엔 푹 자는구나... 이셔야 조용히 해야해 우리 말랑쥬 자야한다구(이셔: 내가 뭐가요?)
개인용 번호가 없다니 지극히 문명과 먼 삶을 사는 느낌이 들잖아~! 이 세계선 쥬도 sns는 안 하겠지...🤔🤔🤔
어이어이, '보인다구'...? ㅋㅋㅋㅋㅋ아 들키기 싫어하는 거 현실적이고 예민해서 두배로 안쓰러워...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도 은근 어울려~ 말랑말랑 퇴?마사... 귀여워잉..
하... 즁독 말기라 귀여워밖에 못하는 중이다 클났어~ ㅋㅋㅋㅋ 사람이 귀여우면 진짜 끝난거라고~(비명
후후후 첫 대규모 콘서트라서 무슨 일이 있어도 가고 말겠단 생각이었거든...은 쥬주 아직 젊잖아 ;-;..!!! (뽀담뽀담) 우리 혐생 이겨내고 나이 들어가며 사라진 체력 말고 다른 체력 착실히 충전하자구...🥺
이스마엘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를_속박하고_있는_것은 : 으응? 갑자기 패네 진단님 뭐야 뭐가 문제야~ 이셔를 속박하는 것... 아무래도 외적으로 가면 가끔 착용하는 하네스인데(이런 발언) 이쪽 이셔는 쪼끔 많이 꼬아보려고 노력했는데 캐릭터성 해치면 안 되니까 여전히 헬무트랑 이상향은 속박에 포함이더라고...? 그렇게 됐어 응...👀 근데 순수하게 헬무트와 이상향을 향하느라 스스로 기꺼이 속박되겠노라,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가란이 ㅋㅋ 좀 ㅋㅋ 그레이트*발새*라……. 좀 꼬인 속박이겠다 응...
자캐의_설득하는_방식은 : 의외로 사근사근 설득하는 편이야. "~하면 어떻겠습니까?" 같이 서로 조율해나가며 원하는 쪽으로 이끌 수 있게 권유하는? 이런 면 보면 되게 얌전한데 이건 평상시 설득이고. 레지스탕스는 설득(물리)인걸...🫢
자캐는_화를_내면_매섭게_노려보는_편_가소롭게_내려다보는_편 : 오... 어떤 느낌의 화일까. 타인이 화를 내면 가소롭게 내려다보고, 본인이 화를 낼 때는 어떻게든 사근사근 참아보려 하는데……. 생긴 디폴트가 센 언니상이라(ㅋㅋ) 남이 보면 저 사람 개빡쳤나봐 어떡해 잘못 건드렸다... 싶음...
달갑지 않던 사이의 대화 치고는 나쁘진 않은 흐름이다. 이대로 쭉 흐르면 더 귀찮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텐데. ……물론 이스마엘 스스로가 지극히 흥미 본위임을, 더군다나 남이 자신에게 맞춰주는 것이 어려움을 알고 있었지만. 적어도 그런 제멋대로인 맹수가 지금까지 마주치고, 남몰래 속으로 평가하는 당신은 잘 대화하다 꼭 어딘가 어긋나는, 예뻐해 주려 해도 도통 그럴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설마 안식에 관련해서 그런 어긋남이 있을까 싶어 내심 걱정이나 짜증스러운 감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는 점이겠다. 그것도 조금 오래. 아마 식사가 끝나고 돌아간 이후까지?
"그래도 딱히 불만은 없어요."
보기엔 드물지만 용도에 맞는 쓰임일 뿐이다. 그렇게 자랐으니까. 누군가에게 있어 일상인 것은 이스마엘의 삶에 잘 섞이질 못했고, 비일상은 이스마엘의 일상이었다. 사람들이 시간을 쏟으며 훈련하며 마음을 다스릴 적엔 이스마엘은 실전으로 그 경험을 쌓았고, 이 자리에 올라야만 마침내 제대로 된 사람 취급을 받는단 절박한 심정과 달리 이 자리에 오르면 조국을 위할 수 있단 생각으로 임했다. 타인은 피와 거리가 먼 평범한 삶을 겪어왔기에 어떤 의미로는 결코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라지만 이스마엘에게 사지를 넘는 일이요 피는 익숙했으니, 이런 일도 사소한 것만 적응하면 가장 큰 고비인 진압과 살생은 수월한 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병행한 것이겠지만, 당신은 여기까진 모르겠지.
"칭찬은 감사히 받겠어요."
눈과 입매가 한번 호선을 그어 보인다. 긴 속눈썹이 아치를 그리며 휘자 유들유들하니 짜증이 섞이거나, 다 엎어버릴까 생각하며 자주 짓던 공적인 미소와는 사뭇 다르다. 안식에 대한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이스마엘은 턱을 괸 채로 당신을 느릿하게 눈에 담았다. 청록색 머리카락부터 시작해서, 시선을 내리는 검은 눈, 손으로 가린 입가와 테이블에 걸쳐 보이는 상반신까지. 쓸데없이 걱정이 많기는. 본인이 속 편하게 사는 건 꿈에도 모를 사람이나 할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모습이 마냥 흥미라도 불러일으켰는지 감흥 없이 쳐다보던 눈이 반쯤 내리 감겼다.
"글쎄요…. 어떤 의미인가요? 역할? 아니면 구체적인 행위?"
느릿느릿 뱉던 어조를 뒤로 이스마엘은 천천히 눈을 휘며 상반신을 기울였다. 온전히 테이블에 밀착한 뒤엔 턱을 괴지 않은 손을 올려 테이블 위에 얹더니, 손가락을 가볍게 까딱이며 일정한 박자로 툭툭 두들겼다.
"어차피 설명해도 알지 못하는 게 많을 테니 내게 묻지 않고도 확실히 알 방법이 있죠. 언제 한번 구경이라도 와요. 앞으로 같이 일할 사이니, 좋은 경험이 되겠죠."
혹시…… 피 터지는 야만적인 세계는 싫어하나요? 손가락이 멈추고 목에 힘을 거의 쓰지 않은 발성은 속삭이듯 낮은 것이, 꼭 여유로운 맹수가 초식동물을 상냥히 꾀어내기 위해 목을 긁는 것 같다.
// 계속 쳐내긴 했는데 답..레가 길어졌다... 분량 신경 쓰지 말구 편하게 이어줘... 나도 당황스러워...
무거울 수 있는 임무를 하나 이상 맡고 있음에도 당신은 그에 대해 어째서?와 같은 의문은 품지 않는 듯했다. 직접 그 입으로 불만이 없다고 이야기했으니 그렇겠거니 할 뿐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아직 정식으로 임무를 받은 게 없고, 당신의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도 못했으니 더욱 그러했다. 그렇기에 너는 무어라 이야기하는 대신 입을 다물었다. 어쨌건 네가 선택한 주제도 그렇고, 이어진 창찬 덕인지 분위기는 썩 괜찮은 듯했다. 당신이 웃는 낯을 하는 동안 네게 향했던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살짝 내렸던 시선이 본래대로 돌아갔을 때 당신의 눈은 반쯤 감겨 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전부 다입니다만..."
어디까지나 상대방의 호의에 의지해서 들어야 하는 이야기다. 네가 당신의 일에는 그다지 밝지 못하다는 것을 당신도 능히 가늠했던지, 무언가 생각하듯 탁자를 가볍게 두드리던 당신은, 당신이 일하는 곳에 한 번즘 구경이라도 오라며 말을 꺼냈다.
"확실히 그렇겠군요. 알겠습니다."
선혈이 낭자하는 것을 즐기지는 않았으나. 누가 그러던가. 모든 인간에게는 내재된 폭력성이라는 것이 있고. 또한 폭력으로부터 오는 스릴과 쾌감은 거부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이성으로 거부하는 것은 때때로 괴리를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그러한 것은 또 마냥 거부하기만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닌지라, 오히려 지루함으로 인해 정도가 심한 일을 벌이기도 한다. 퍽이나 상냥한 음성에 너는 그러겠다는 의미로 고갤 끄덕인다. 언제쯤 방문하는 게 좋을까? 같은 고민을 하는 듯했다.
"시간을 이야기해 주시면 최대한 맞춰보겠습니다."
입장권 정도는 알아서 구해야겠지, 그러려면 알맞은 시간대 정도는 당신에게서 듣고 싶은 모양이었다.
의문은 품지 않는다. 피를 본다면 끝장을 봐야 한다. 안전과 국민을 위협하는 존재를 배제할 사명이 있다. 기꺼이 목숨을 걸 수 있다. 이스마엘이 배워온 삶을 이해하기엔 당신이 모르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 이스마엘이 보통의 삶을 이해하기엔 납득할 수 없는 것이 많듯. 이스마엘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다. 당신을 반쯤 감은 눈으로 쳐다보며, 미소를 유지할 뿐이지.
알아가고자 하는 것이나, 자신이 하는 일에 호기심을 가지는 것 같은 모습을 나쁘게 볼 생각은 없었다. 앞으로 함께 할 일이 많기도 했고, 굳이 일방적인 증오를 쏟을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당신이 아직 안식을 모르는 것 같으니, 어쩌면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아버지, 정확히는 그 H가 말씀했던 것을 떠올린다. 처음부터 쉬이 꺾일 사람이라면 이곳에 들이지도 않았을 테지. 그래, 당신은 배신자들이 죽어가는 끔찍한 광경에 겁을 먹을까, 아니면 큰 생각과 함께 조국을 배반하지 않을 더 굳센 사람이 될까.
걸려들었다. 이스마엘은 눈을 휘었다. 퍽 상냥하게 읊조린 뒤 미소 짓는 모습이 느른하다. 이스마엘은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사근사근 입을 벌렸다.
"가장 가까운 시일이라면 다음 주 금요일 밤에 경기가 있지요. 경기 상대는 나도 모르지만요."
턱을 괸 고개를 살짝 기울이자 머리카락이 흩어지듯 몇 가닥 뺨에 쏟아진다. 나긋한 말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지금 당장, 당신이 퍽 괜찮은 인상으로 보였으니.
"안식의 티켓을 구하는 건…… 특히, 좋은 자리를 구하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죠. 그렇지만 내 경기를 보겠다는데. 어찌 베풀지 않을 리가 있을까요?"
그러니 바란다면 언제든 말해요. "현장에서도 불티나게 팔릴 텐데, 온라인으로 구했을 때 이미 선점된 좌석이라 뜨면 얼마나 안타깝겠어요." 장난스러움을 살짝 섞어본다.
당신이 일하는 장소, 단순히 중요한 것을 넘어 끔찍하게 여기는 것 같은 장소에 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 아무래도 당신에게는 좋게 다가왔던 모양이다. 너를 보는 당신의 고개가 살짝 기울어지는가 싶더니 입이 천천히 움직였다. 안식의 티켓을, 그것도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 티켓을 구하는 건 지극히 어렵지만 특별히 당신이 지닌 권한으로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듯한 말.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본래 이런 종류의 티켓을 구매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으니 조금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어느 자리가 알맞은 자리일지도 확인해봐야 할 것 같고, 언제쯤 자리를 결정해야 하는지도 파악해야 했다. 그런 고민을 해결해줄 만한 상대가 앞에 있으니 너는 조금 고민하게 된다. 그래도 실례가 될 수 있으니...
"염두에 두겠습니다. 좋은 자리라면 그만한 사람들에게 가는 게 나을지도 모르니까요."
굳이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 곳에도 VIP는 있을 터, 일반 좌석이 아니라 그들만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을 것 같긴 하지만 때때로 취향이 특이하거나 해서 일반 좌석 중에서 좋은 자리에 앉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겠지. 그런 부분을 생각해 보자니 너로 인헤 당신에 대한 구설수가 오르내린다거나 하는 건 다소 불편했다. 이미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너무 고민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제가 가져오겠습니다."
당신의 시선이 향한 곳을 향해 고갤 돌리며 바로 일어선 너는 메뉴가 담긴 쟁반을 받쳐 들고 돌아왔다.
이스마엘은 스스로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고, 이 정도는 가볍게 베풀 수 있었다. 때문에 당신에게 호의를 비췄지만 당신은 어째 고민하는 듯싶다. 이스마엘은 조금 의외라는 듯한 시선을 보냈다. 겸손이 아니라 정말 안식에 대해 모르나 보네, 만일 당신이 안식을 즐겨보고, VIP 좌석의 가치를 알았더라면 덥석 이 기회를 쥐려 들었을 텐데. 알아도 양보하는 건가? 싶어도 다른 사람들은 갖지 못해 안달인 자리를 이렇게 부드럽게 거절하니 그렇단 생각은 그 오만한 이스마엘도 감히 할 수 없었다.
"네에, 다녀오세요."
그리고 당신이 메뉴를 가져올 적, 당신의 대답을 곱씹어 본다. 그만한 사람들이라, 당신은 그만한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는 건가? 주제를 안다기엔 너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나? 캐물어봤자 해소될 궁금증이 아니기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언젠가 당신이 '그만한 사람'의 부류에 들면 알아서 오겠거니 싶었으니. 잘 오면 다행이지. 그래, 알아서 잘 오면서 걸림돌만 안 되면 다행이지, 뭐.
쟁반을 들고 오는 당신을 바라보다, 돌아올 적 돕듯 손가락 느릿하게 까딱이니 당신은 한결 가벼움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이스마엘의 염력 때문이다. "고마워요." 형식적인 감사 인사를 뒤로 자신의 몫을 보던 이스마엘은 기도를 하듯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5초도 안 되어 다시 눈 뜨긴 했지만.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 천천히 먹고 돌아가죠."
그리고 만일 앞으로도 같이 식사할 생각이라면 내가 하는 행동을 기다릴 필요는 없어요. 가볍게 덧붙인 이스마엘은 물티슈로 손을 닦은 뒤, 제 몫의 감자튀김을 하나 집어 들며 입가로 가져다 댔다.
// 으윽... 너무 늦어버렸다~ ;-; 요즘 바쁜 일이 생겨버려서, 정신이 없네. 퇴사도 머잖았고... 쥬주는 잘 지내고 있을까? 현생이 바쁘면 너무 무리하지 말고 현생 먼저 챙겨달라구~ 늘 고생하는 거 아니까, 미안하다고 하지도 말고! 답레 1년 걸려도 난 받아줄 테니 부담 갖지 말고 천천히 줘~ 0.<
에구... 갱신이 늦었네요 8ㅁ8 곧 퇴사라니... 퇴사 후에는 시간이든 뭐든 다 괜찮은 거겠죠...? 좋은 결과 있길 바랄게요! 그리고 네카는 잘 봤어요, 구도도 그렇고... 표정을 보니 두 사람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는 것 같네요, 확실히... 한번쯤 나올 만한 모습이니 기억에 남겨두는걸로! 답레는... 조금 늦을 것 같아요, 집중할 일이 좀 많네요 8ㅁ8 5월이 됐으니 휴일...도 있고 휴일날 꼭 쉴 수 있길 바랄게요! 나중에 봐요!
쉽진 않겠지만 그래도 신중을 기하고, 늦지 않도록 하면 표는 구할 수 있겠지. 좋은 자리일지는 모르겠으나 전혀 관람이 불가능한 자리의 표를 판매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에 너는 당신의 말에 고맙다고 대답했다. 그 대화를 마치고 메뉴를 가지고 오다 보니 처음에 받아들었을 때보다 다소 가벼워진 게 느껴진다. 정확한 이유는 몰랐지만 아마 당신이 무언가 한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네, 식사시간은 보통 방해받지 않으니까요."
식사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어느 정도 신성성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누구나 하는 것이기 때문인가? 식사를 통해서 얻는 게 많아서일까, 그런 부분을 일일히 다 생각하는 것마저도 식사하는 시간을 방해하는 건 아닐까 싶자 너는 나중에 다시 떠오르면 그때 좀 더 고민해보기로 했다. 이어서 행동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며 먼저 식사를 시작한 당신의 말에 너는 알겠다고 고갤 끄덕이곤 손을 닦았다.
"잘 먹겠습니다."
의례적인 말을 입 밖으로 낸 뒤, 너는 버거를 한 입 베어물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생각했던 수준의 맛. 단순하지만 다소 자극적이고, 그래서 아무런 생각 없이 먹어치우기에는 그만이었다.
//답레..!! 벌써 5월이 된지도 며칠이 지나버렸...8ㅁ8 언제나 여유가 좀 생길는지... 그래도 곧 이셔주는 여유를 챙길 수 있는 타이밍인 거겠죠! 가정의 달 행복하게 보내세요!
딱 이 정도의 호의라면 괜찮겠지, 딱 여기까지. 적당한 거리의 친절이되, 달리 내색하지는 않는 관계. 애초에 칭찬받을 생각으로 한 것도 아니니까. 이스마엘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감자튀김을 하나 더 집어 들어 씹었다. 첫 입은 소금기가 가득하더니 끝으로 씹을수록 툭 터지는 감자 속과 기름맛이 가득했다. 당신도 이제 한입 먹었으니 본격적으로 먹어볼까 싶어 포장을 찢었다.
이스마엘의 포장 뜯는 방식은 제법 독특한 편이었다. 종이로 접힌 포장을 굳이 풀어서 접는 것이 아니라 중간 부분을 잡아 돌돌 찢으니 괜히 손에 묻을 일도 없었다. 한입. 별다를 것 없는 새우 패티, 눅진한 소스, 영 버무려지지 못한 양상추…… 이스마엘은 괜히 상념에 잠겼다. 역시 안식의 다른 사람들이 먹는 고급스러운 요리보다는 이런 것이 낫구나. 우습기도 하지.
그런 생각도 영 오래가진 못했다. 어느덧 상념은커녕 식사에 집중해버렸으니. 그런 편이었다. 날카롭고 어딘가 애지중지 귀하게 자란 인상과는 달리 주변에 제가 거리감 좀 유지하기 시작한 쥬-여덟 글자가 있든 말든 야무지고… 그래, 제법 행복한 듯 먹었으니. 버거 한입, 감자튀김 조금. 빵빵한 볼이 좀 줄어들면 잠시 고민하다 그 사이에 감자튀김을 끼워 먹기까지 하니, 아예 식사 시간에 푹 빠진 것 같다. 의외라면 의외일까.
"……."
그러다 감자튀김 끼워 넣은 햄버거 한입 베어 물고 우물우물 씹어 삼킨 뒤 제로콜라를 집어 들 적에야, 당신과 식사하고 있었음을 깨달은 듯싶다. 눈 크게 한번 깜빡이지만 놀란 기색은 없었다. 아, 사람 있었지. 싶은 눈이면 모를까.
// 이제야 좀 제대로 시간이 나기 시작했어~ 여유를 챙길 수는 있는데, 아무래도 조~금 병행하기 어려운 일이 잠깐~ 터져서 요 며칠 반쯤 정신 놓고 살았네...ㅋㅋㅋㅎㅋㅋ 쥬주는 여전히 바쁜걸까... 너무 무리하지 말구 쉬엄쉬엄 와달라구~ 쥬주도 가정의 달 행복하게 보내길 바라!
그~리고 쪼끔의 주절주절 타임...(쥬주: 으) 여기 단락부터는 정말 말 그대로 주절주절이라 넘겨버려도 된다구~ 0.< 이셔 시트에 써둔 막입.. 그리고 야무지게 먹는단 설정 여기에서 쓰이게 되니 기쁠 뿐이걸랑 호호... 언젠가는 일상에서 같이 야무지게 먹을 동지가 생기겠지~ 했는데 어림도 없었다가 여기서 풀게 되니 조금 감회가 새롭달까 다른 이셔도 아닌 안식이셔니까 응... 갭모에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견?뎌. 집착도 견?뎌준다며... 농담이구 불편한 설정 있음 언제든 말 해 주 기 ~~~~~~~!!!!
버거를 한 입, 그리고 음료수를 한 모금. 감자튀김 한 개, 또 음료수를 한 모금. 일단 너는 케첩을 찍어 먹는 사람은 아니었다. 케첩 맛이 별로인 건 아니고, 소금 간만 약간 된 감자튀김의 맛을 좀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간이 꽤 잘 되어있다고 생각하면서 곧 음료로 입 안에 남은 짠맛을 지우는 듯 속인다. 보통 식사를 할 땐 스스로의 식사에 집중하게 마련이다. 그건 아마 너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식사를 급하게, 혹은 빠르게 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을까, 앞에 마주보고 앉은 당신의 식사 모습을 조금 살피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듯싶다.
네 눈에 비친 당신의 모습은 조금 의외라고 볼 수 있었다. 평소에 보여주는 다소 차가운 느낌과는 다르게라고 해야 할까, 식사에 집중하는 것이 분명히 보였다. 누군가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참 잘 먹는다라는 칭찬을 했을지도, 만약 좀 거리낌없는 사이거나 호감이 꽤 섞인 사이라면 그런 말을 너 역시 했을지 모른다. 그렇게, 당신과 비교하면 다소 천천히 식사를 하며 음식이 아니면 때때로 당신에게 향해 있던 시선은 문득 눈을 크게 깜빡을 마주하곤 느릿하게 감겼다가 뜨였다.
별다른 말이나 반응 대신 너는 시선을 창 밖으로 돌렸다. 창 밖의 모습을 가만히 앉아 볼 수 있는 건 창가 자리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했으니 그걸 누려보고 있을 뿐이다. 라는 느낌이다. 입 안에 담긴 것을 꼭꼭 씹어 넘긴 뒤 다시 한 번 음료를 한 모금, 다소 남아있는 기름기를 넘긴다.
"맛이 꽤 괜찮네요."
그리고 꺼낸 건 대답을 굳이 요하지 않는 그런 감상 한 마디.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처럼 너는 햄버거를 한 입 베어물었다.
//으아악 너무 늦었다... 일이 많은 날이긴 했는데 그래서 일이 끝나니까 팍 가라앉는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그러지 않기 위해 얼른 가져왔습니다! 확실히 많이 바쁘긴 한데 ㅎㅎ; 그래도 일이 없이 뒹구는 것보다는 낫겠죠...
뭔가 날카롭고 귀한 아가씨가 음식을 보기에 맛나게 드신다는 건 아주 좋네요, 그리고 부끄러워하지 않아... 역시 상여자가 분명하다 ㅋㅋㅋㅋ갭모에는 좋아하니까요 괜찮다구요! 집?착은 어... 괜찮아요 제가 견디는 거 아님(?) 네에, 불편한 게 있으면 꼭 말씀드릴게요!
그나저나 많이 더워졌어요, 더워서 좀 더 처지는 것 같기도 하고... 으으 갑자기 확 더워져서 기력이 막 빨려... 갑자기 바뀐 날씨에 몸 상하지 않게 조심하세요!
안식의 집행인들은 여타 뮤턴트와 달리 극진한 대우를 받는다더라, 설립자인 가란이 대단한 사람이라서 일반 사람들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류층의 삶을 산다더라…… 사람마다 각자의 시선이 있기 마련이고, 그 시선 중에서도 보편적인 것이 모여 편견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귀하게 자랐다고 해서 귀한 것만 먹겠지, 좋은 것만 하고 살겠지. 같은 안식의 제가 편견을 만드는 쪽에 속하면, 이스마엘은 그런 편견을 깨는 쪽이었다. 식사 예절은 제대로 지키되 어떤 것이든 잘 먹었고, 가리는 것도 없었거니와, 야무지게 해치웠으니. 이스마엘의 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차지하는 것이 있다면 아마 지금 이 순간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각설하고 이스마엘은 한치의 부끄러움 없이 콜라 한 모금을 넘겼다. 이러니 저러니 하는 사람들이 이상한 거다. 맛있었으면 됐지 뭘 그렇게 따질까? 음, 당신은 아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콜라로 목을 축이니 어느덧 창 너머를 보고 있으니,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만일 뭐라고 말이라도 했더라면 또 속으로 쥬-여덟-글자가, 아니, 안식 바깥 사람들이 그럼 그렇지. 하며 다시금 편협한 시선을 가졌겠지. 뭐, 아무 말도 없으니, 온전히 식사에 집중할 수 있어 제법 나쁘지 않았다. 소스가 묻었던 입가를 혀로 슬쩍 훑곤 따라서 창가로 시선을 보내본다. 지나치며 일상을 살아가는 인파를, 그리고 똑같이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다가오는 사람을. 그리고 시선을 돌려 다시금 식사에 집중하려 했다. 그때 당신이 꺼낸 것은 답을 요하지 않는 말이었으니 굳이 얘기하지 않겠지마는, 대신 다른 것을 얘기하기로 했다.
"…돌아갈 때 디저트라도 간단히 사갈까요?"
음, 헬무트에게 배운 것을 여기서 써먹는다. 사람이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를 할 때 분위기 삭막하게 만들지 말고 뭐라도 연관되는 것을 말하라고 했었지. 다른 건 짜증 나는 사람이지만 이런 건 제법 유용했다. 이런 곳에선 콘 종류의 아이스크림도 팔았으니, 간단하게 먹으며 나갈 수 있겠지. 어쩔 거냐는 듯 이스마엘은 감자튀김을 하나 입에 물며 당신을 흘긋 쳐다봤다.
// 오아악 답레 왤케 늦었지 뭐지 뭐임 나 왜이럼... 에구구 바빴을 텐데 답레 주느라고 고생 많았어~ 늦어도 괜찮으니 느긋하게 달라구~ 응응, 그런 날 있지. 바쁜 하루 지나면 아무것도 못 하겠고 괜히 가라앉고 이대로 누워서 잠들고만 싶고~ 여차저차 생각도 많?아지고... 그런데도 시간 내서 써주니까 너무너무 고마울 따름이야... 확실히 그렇긴 하지... 취준생의 고통 말해뭐해...😂
잘 먹는데 알고 보면 고귀하니 독기 가득한 아가씨~ 상여자 특... 부끄러움은 필요없음... ㅋㅋㅋㅋㅋㅋ아 상여자 인증 받아버렸다 지금부터 이스마엘은 상여자 알파우먼이다~ 각오해라 쥬데카(?) ? 쥬야 오너가 괴롭히면 당근을 흔들어주렴... 물론 이셔가 보고 판단할 일인데 얘가 그렇다고 놓아줄 애는 아니네 미안?하?다... 얘기해주면 나야 고맙다구웃~
확실히 5월 보다는 6월 중순에 가까운 날씨였지... 이래놓고 또 저녁 되면 쌀쌀해지니 말도 안돼~ 날씨가 너무 오락가락이잖아...🥲 7월 8월이 덜컥 겁이 나... 으으... 쥬주도 몸 상하지 않게 틈틈이 쉬어가면서 일하구, 더위 안 먹게 조심하구! 이번주도 힘내보자구~ 0.<
사람은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여러 감각 중 시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터, 그리고 많은 경우 보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점들이 집착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거겠지. 네 앞에 마주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당신만 해도 그런 집착 혹은 선입견의 대상이 될 만한 일을 하고 있었다. 또 대외적으로는 충분히 여유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공개되고 있었으니 더욱. 개개인이 전부 사치를 즐기거나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런 부분까지 전부 고려할 정도로 여유로운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부분은 아무래도 좋기 때문이다. 엄연히 따지면 너 역시 당신의 식사하는 모습이 의외라고 느끼긴 했으니 다른 이들과 크게 다르다고 보긴 어렵겠다.
어쨌든, 그런 부분을 드러내기보다는 간단한 말을 건넨 것은 꽤 좋은 선택이었다. 당신이 따로 대답하지 않더라도 그걸로 괜찮았겠지만 당신은 대화의 물꼬를 새로 틀었다. 간단하게 디저트라도 사갈까 묻는 당신의 말에, 너는 씹고 있던 버거를 삼킨 후,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다소 짠 식사 후에 먹는 달콤한 디저트는 꽤 각별하니까요."
상당한 진심이 담긴 말을 통해 긍정적인 대답을 한 너는 이내 다시 버거를 한 입 베어물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미각에도, 건강에도 그다지 좋은 영향은 주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단순한 쾌락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무미건조한 세상이다. 곧 식사도 끝날 텐데, 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얼른 식사를 마치는 게 좋을 거라고 판단한 너는, 조금 먹는 것에 속도를 붙였다.
//후후 그래도 이번엔 일주일이 되기 전에 답레를 가져왔다...(?) ㅋㅋㅋㅋ역시 상여자...매력넘쳐... 과연 쥬는 각오를 다질 수 있을까...!!! 당근은 요리해서 맛있게 먹었답니다~(?)
슬슬 진짜 더워지고 있어요... 습하기도 습하고, 그나마 좋은 점이라면 미세먼지가 많이 씻겨나갔다는 점일까요... 그래도 비 많이 오고 그러면 대비 못한 입장에서 갑자기 춥고 감기 걸릴까 걱정되고... 이셔주도 몸조심하세요!
당신이 베어 문 버거를 씹어 삼키기 위해 잠깐의 침묵이 오갔을 때도 이스마엘은 부지런히 감자튀김 하나를 집어먹었다. 사실은 두 개. 점심시간이라 갓 튀겨 아직 온기가 남았지만, 가끔씩 하나씩 섞인 기름에 찌들어 눅눅하고 갈색에 가까운 것을 하나 툭 집어먹기가 무섭게 소금기가 혀끝을 짜릿하게 맴돈다. 세상 모든 소금기를 이 눅눅한 녀석이 다 삼킨 게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런 불량한 녀석일수록 다른 감자의 기름기가 배어 맛이 나쁘지 않은 터라, 이스마엘은 군말 없이 대답을 기다리며 씹어 삼킬 뿐이었다.
"이런 곳에선 죽이 잘 맞으니 다행이군요?"
앞으로의 팀워크에서 불협화음이 많을지도 모르는데 식성이라도 맞아 참 다행이다. 그런 의미가 담긴 퍽 짓궂은 농담을 툭 던지곤 몇 입 남지 않은 버거를 다시 집어 베어 물었다. 씹을 적 샐쭉 웃는 눈길이 진심으로 생각한 것 같진 않고 농담으로 던진 말 같다. "천천히 먹어요." 콜라로 입가심을 할 적, 이스마엘은 나긋하게 얘기하며 당신을 흘긋 쳐다본다. 꼭 설치류 같네. 먹는 것에 속도를 붙였기 때문에 조금 빨라진 입 때문일까, 쓸데없는 상념을 하곤 남은 한 입 정도 되는 버거 조각을 입속으로 슥 밀어 넣었다. 음, 맛있었다. 건강식이니 뭐니 하지만,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많은 것이 잘못이다. 이런 미각과 건강 측면의 일탈이 싫었으면 건강식도 맛있게 만들어지지 그랬어.
당신을 기다린 이스마엘은 아마 당신이 식사를 끝마친다면 천천히 일어나도 좋다는 듯 기다려 주다, 당신이 일어선 뒤에야 몸을 일으켰을 것이다. "디저트 맛 취향이 다르면 곤란한데." 농담과 함께, 우여곡절이 많은 듯한 조 편성도 수긍하기로 정했다는 듯.
// 이야압 5일 만에... 미안합니다잇... 그랜절 박습니다...(?) 이쯤 끊고 새 상황으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고~ >:3 하아니~ 무슨 소리야 매력은 쥬가 더 많은 거 아니었어? 담담하니 귀여운 토끼인데 알고 보면 가장 무서운 최종 병기임... 쥬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망주접) 뭐야 그거 먹으면 이제 흔들 당근이 없잖아요 쥬주가 쥬 착취한다~(?)
그러게... 이번 여름은 얼마나 더울지, 비도 얼마나 올지 맛보기로 보여주는 게 되게 무섭네~ 이제 6월이야... 2023년 벌써 반절 지났음... 쥬주도 몸조심하구, 현생 좀 나아졌음 좋겠네..!! 쫀하루 보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