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가 USB를 꽂자 데이터 복사중.. 이라는 로딩창이 떠오른다. 그렇게 느리진 않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할듯 하다. 머스티어와 제이의 간격은 어느새 좁혀졌고, 서로의 공격은 명중한다. 제이는 데이터 복사를 포기한다면 문으로 갈 수 있을만한 거리긴하나. 머스티어가 적극적으로 방해한다면 그것마저도 쉽지는 않을듯하다.
샐비아는 그대로 구슬을 폭파시켰으나 아쉽게도 노아에게 피해를 입히는데는 실패한 모양. 그러나 거리가 가까워진 만큼 노아가 문으로 넘어가는것은 막을만한 거리가 충분했다. 뭐 일단 저 수류탄을 완전히 피할 수 없다는게 더 큰 문제인거 같긴 하지만..
제루샤를 향한 시구레의 공격은 성공했으나, 문을 넘어가는걸 막기에는 거리가 너무나도 먼것이 문제였다. 제루샤는 전투보단 전진을 택했고 여유롭게 다음 방으로 넘어가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나온 다음방의 풍경은 아까와는 또 다르면서도 비슷한 분위기로. 원통의 수조같은것에 붉은 머리의 여성이 담겨져 있었다.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는 모습이었으나 상태 자체는 매우 잘 보존되어 있다. 인간에게 보존이란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다음 방으로 가는 문은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고. 여성이 담긴 수조쪽에는 여러가지 장치가 링크되어 있는것이 보인다. 컴퓨터와 비슷한것도 있기는 하다.
시구레는 제루샤를 눈앞에서 놓쳤다. 물론 저 문을 따라가면 쫓을 수 있는 정도니까 따라갈 수 없다던가 하는 의미는 아니다.
다음 방으로 넘어오니 그제야 귀 쪽이 화끈거린다, 아마 귓볼이 총탄에 찢긴 모양인데... 쓰읍, 하고 통증을 참으며 들어선 방 안에는 큰 수조 하나가 있었다. 아까와 비슷하지만 좀 다른, 붉은 머리카락을 확실히 특정할 수 있는 여성이 담긴 수조를 보다보니 이런저런 장치가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음,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과장을 1%도 보태지 않고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아까 전의 방에서 복제되던 클론들 중에 쓸만한 걸 가져온 건가? 아니면 이쪽이 원본에 가깝고 이걸 복제한 게 저 바깥의 클론들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지만 아는 바가 하나도 없는지라.
"괜히 만졌다가 문제 생길 것 같긴 한데, 음~"
컴퓨터가 있으니 한 번 확인이나 해 볼까 싶었지만 이미 누가 악착같이 뒤쫓아오는데 마냥 여기서 죽치고 있을 수도 없고, 이 서류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다가 따라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오른팔에서 송곳 하나를 쏘아내곤 바로 컴퓨터 쪽을 살펴보려고 했다.
노아와 샐비아의 공격은 사이좋게 빗나갔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의 복병. 비교적 늦게 등장한 휴스턴의 공격이 샐비아에게 명중한것이다. 노아는 전투를 택한듯 문쪽으로 가진 않고 있었고. 이것은 샐비아에게 있어서 최악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도망치기에도 퇴로가 마땅치 않다.
제이는 복사를 포기하지 않았고, 대략적으로 십분정도의 시간은 필요할듯 했다. 그 사이 제이의 공격이 실패하는것과 대조적으로 머스티어의 공격이 명중해. 상황은 조금 유리해졌을듯 하지만. 머스티어가 패널을 노린 공격은 실패로 돌아간다. 패널이 무지막지하게 단단했기 때문으로 망가트리는건 무리로 보인다.
시구레는 곧바로 안으로 들어오며 제루샤를 향해 사격했고, 그것은 훌륭하게 명중했다. 허나 이미 거리는 어느 정도 떨어져 있어서.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공격을 한번정도 포기해야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것도 상대가 계속 반격을 했을때의 경우고 저쪽이 벗어나려 한다면 거리는 벌어지겠지. 일단 제루샤는 반격을 택했고, 둘 사이의 거리는 아직 한번의 차이 정도였다. 시구레가 공격을 맞은건 그렇다치고 말이다. 여성과 컴퓨터쪽을 조사해보니 불길하기 짝이없는 버튼이 하나 보이고, 라프람 특제 USB를 넣을 잭이 보이긴 했다.
기가 막히게 피하는 노아를 보고, 타이밍을 잡고 있을 때 총소리와 함께 다리에 느껴지는 고통에 뒤를 돌아보았다. 익숙한 얼굴에 매서운 눈으로 휴스턴을 내려보다 한숨을 쉬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얽혀서 좋을 게 없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있으면 끼어들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나요? 얌전히 순서를 기다리세요."
두려움? 그런 건 진작에 버리지 오래였다. 그 말이 짜증인 난 샐비아는 수적 열세고 뭐고 눈 앞에 있는 모두를 죽이고 싶었다. 휴스턴을 제지 할 목적으로 휴스턴 앞에 있는 바닥에 대충 폭탄을 던지고, 교전 중이던 노아에게는 총을 꺼내 노아를 위협한다.
"그리고, 유토 님이에요. 짧은 두 글자도 기억 못하는 게 말이 되나요?"
그대로 쏘려나 했을 때, 손에 쥔 권총을 종이가 있는 방향으로 던진다. 생각해보니 여기에 들어와서 유토 님 심기가 불편해진 거니 여기 있는 걸 없애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다. 사람 뿐 아니라 정보다. 아마 유토 님이 기억해두셨을 거라 생각했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죽기 밖에 더 하겠는가. 딱 그 정도의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