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723069> [1:1/HL] 내 소꿉친구는 약혼자 -1번째 :: 161

◆s4dr0VkPDk

2023-01-08 13:49:34 - 2023-01-26 19:20:05

0 ◆s4dr0VkPDk (TQifK6aPHg)

2023-01-08 (내일 월요일) 13:49:34

>>1 최우주
>>2 이은화

104 우주주 (dUaSp/LbZ2)

2023-01-15 (내일 월요일) 15:20:25

은화가 속으로는 좋아한다는 이야기지? ㅋㅋㅋㅋㅋㅋ 우주는 조금 떨떠름한 표정일 것 같아. 하지만 차라리 이것조차도 확실히 안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서 이 약혼이나 결혼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을 오히려 증명하기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임하려고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

105 은화주 ◆tWJvFsTYF2 (fCCq82J1sU)

2023-01-15 (내일 월요일) 16:26:32

우잉... 그럼 은화는 울어버릴 지도 몰라. 반대로 완전히 굳어버리거나.

106 우주주 (dUaSp/LbZ2)

2023-01-15 (내일 월요일) 16:27:29

ㅋㅋㅋㅋㅋㅋ 오히려 울어버리는거야?! 우주 입장에선 굉장히 혼란스럽겠는걸. 대체 뭘 어떻게 해야하나 싶어서 말이야. 그러면서 뭐가 문제냐고 진짜 조심스럽게 물어보지 않을까 싶어.

107 은화주 ◆tWJvFsTYF2 (fCCq82J1sU)

2023-01-15 (내일 월요일) 16:46:11

우주가 완전히 깨는 행동을 하거나 정떨어지는 언행을 하거나 뭐 그러지 않는 이상에야... 그저 일방향이겠는걸. 계속.

108 우주주 (dUaSp/LbZ2)

2023-01-15 (내일 월요일) 16:50:20

아니야! 그러다가 오히려 역으로 엮일 수도 있고 물들어버릴 수도 있지!! 관계는 아무것도 모른다구!

109 은화주 ◆tWJvFsTYF2 (fCCq82J1sU)

2023-01-15 (내일 월요일) 17:03:07

그런거야? 뭐 더 돌려봐야 알겠지만 말이지.
우주주 좋은 시간 보내고 있어? 나는 오랜만에 옷을 사서 기분이가 좋으네.

110 우주주 (dUaSp/LbZ2)

2023-01-15 (내일 월요일) 17:08:12

그런거야! 관계라는 것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어느 순간 바뀔 수도 있는거니까! 다만 아직 초반이고 우주는 약혼에 대해서는 일단 부정적이니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뿐이지!
나는...잠깐 밖에 나가서 산책을 하다가 집에 와서 그냥 얌전하게 방에 앉아서 넷플릭스를 보는 중이야! ㅋㅋㅋㅋ 비 시르다.. 앗. 옷 샀구나!! 겨울옷이려나? 아무튼 기분이 좋다면 좋은거지!

111 은화주 ◆tWJvFsTYF2 (kgTo0jsfOw)

2023-01-15 (내일 월요일) 20:11:16

흐음 요는 익숙함의 문제라는거구나, 결국엔. 뭐 시간이 지나면서 그 무게가 덜어질 수도 있고.
한편 은화주는 가죽옷을 샀지요 킥킥 이쁜 반지두 샀다요~

112 우주주 (dUaSp/LbZ2)

2023-01-15 (내일 월요일) 20:37:56

오. 반지도 샀다고? 뭔가 정말 예쁘고 좋은 거 많이 샀구나!! 이러니까 나도 조만간에 옷이나 하나 살까 싶네!! 아직은 입을 옷들이 많아서 정말로 사러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ㅋㅋㅋㅋㅋ 그래도 봄 옷은 사야 할 것 같구...
그러고 보니 은화는 쇼핑을 할 때 어떤 것을 주로 사는지 궁금해! 우주의 경우는 초콜릿을 사고, 책을 많이 사는 편이야! 딱히 장르는 정하지 않고 그냥 이것저것. 최근에는 연극과 시나리오 관련의 책을 많이 읽는 편이긴 해!

113 은화주 ◆tWJvFsTYF2 (ak4uazllVE)

2023-01-15 (내일 월요일) 23:48:25

응응 옷 너무 많이 사는것두 환경엔 안좋지 , ,, 오늘은 힙한 아이템들을 샀어 어떻게 보면 좀 과하게 튄다 싶을 정도로.
은화는 옷 사는것도 좋아하고... 책도 좋아해. 시집 필사하는 것도 좋아하고, 소설이나 에세이도 좋아하고.
주전부리는 안사는 편이고 대신에 차를 좋아한다구.

시나리오는 모르겠지만 연극 관련 책은 은화도 읽을거같아. 특히 감정이나 성격 연기에 대한 지침서나 개론같은 것들. 은화도 아직은 초보니까. 훗

114 우주주 (dUaSp/LbZ2)

2023-01-15 (내일 월요일) 23:56:03

우와. 은화도 책을 좋아하고 많이 사는 편이구나. 시집을 필사에다가 소설이나 에세이. 거기다가 차를 좋아한다니. 뭔가 되게 교양있는 아가씨 느낌이 팍 들어. 물론 마냥 아가씨 속성이라고 하면 그건 조금 애매해보이긴 하지만 취미가 살짝 그런 풍이 강한 것 같아.

앗..ㅋㅋㅋㅋㅋ 그렇구나. 그렇다면 우주가 한번씩 자신이 산 책중에서 도움이 될법한 것을 은화에게 빌려주면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 우주가 보는 시나리오 책은 집필이나 플룻 이런 쪽에 대한 글들이거든. 약간 작법서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

115 은화주 ◆tWJvFsTYF2 (DcUD3GsMdU)

2023-01-16 (모두 수고..) 18:24:18

크큭... 야근은 이 세상에서 멸절되어야만 한다...
은화는 아가씨라기에는 지나치게 거리가 거리가 있지만... 지식을 쌓는것도 좋아하고 향기로운 것도 좋아하니까. 향수도 관심있을거같네. 평소 자주 뿌리는건 달콤하고 플로럴한 계열이려나.

시나리오 집필... 플롯... 은화는 작가는 아니라 잘은 모르는 영역이지만. 우주가 관심있어하면 배우려할거같아 동경이라기보단 모방이라는 점에서 동기가 작용할거같네요.

116 우주주 (l9QG.1p8mw)

2023-01-16 (모두 수고..) 19:06:18

야근하는구나. 은화주. 화이팅이야...8ㅁ8
와. 달콤하고 플로럴한 계열이라. 나도 그런 향 되게 좋아하는데!! 뭔가 향수 뿌릴 때 그런 향이면 진짜 좋아!! ㅋㅋㅋㅋㅋ 아무튼 거리가 멀다고는 해도 취미는 살짝 그런 고풍적인 느낌이 강해보이는걸.

우주도 작가가 되고 싶다기보다는 그냥 한번은 자신이 쓴 시나리오를 극으로 올려보고 싶은 도전정신 때문에 읽어보는 것이 커. 물론 실제로 써서 올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모방이라...ㅋㅋㅋㅋㅋ 뭔가 은화의 행동의 동기에는 우주라는 존재가 상당히 많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아. 물론 우주도 알게 모르게 그럴 경우가 많지만 말이야.

117 은화주 ◆tWJvFsTYF2 (DcUD3GsMdU)

2023-01-16 (모두 수고..) 19:36:28

맞아 바닐라향같은 달큰한 것두 좋구 꽃향기도 좋구~
그런 "고상한" 일면을 보여주면서 우주가 의외의 매력을 느끼게 된다든지 그런 것도 있을 수 있겠네. 왠지 안경끼고 공부하는 모습이 사서같달까 그럴지도~

은화는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하니까. 어떻게 보면 다분히 애같지만 사실 어느 누구든 그런 정도는 크든 작든 다 있다고 생각해. 우주는 어떤 점에서 은화의 영향을 받거나, 혹은 앞으로 받게될까?

118 우주주 (l9QG.1p8mw)

2023-01-16 (모두 수고..) 20:09:53

음. 글쎄. 일단 그래도 정혼자니까 아마 알게 모르게 조금 더 신경을 써주는 일이 많지 않을까 싶어. 그냥 길을 가다가 맛있는거 보이면 괜히 사가서 은화에게 나눠준다던가... 혹은 은화가 연기를 하는 모습을 더 가까이에서 보게 되니까 괜히 은화가 주인공인 시나리오를 한번 써볼까 싶어서 긁적인다던가 식으로 말이야.
혹은 은화가 좋아하는 향이 있으면 한번씩은 그런 향수를 자신에게 뿌려보는 일도 있지 않을까 싶어!!

119 은화주 ◆tWJvFsTYF2 (DcUD3GsMdU)

2023-01-16 (모두 수고..) 20:12:14

그럼 그럴 때마다 선배~ 나 신경쓰여~? 이제 좀 매력적인거같아~? 사랑에 빠졌구나~ 막 이러고 ㅋㅋㅋ
재밌네. 꼭 한두번씩은 등장했으면 하는 소재야.

120 우주주 (l9QG.1p8mw)

2023-01-16 (모두 수고..) 20:25:32

"사랑 아니거든? 그냥 조금 신경 쓴 것 뿐이거든? 오버는 사절이거든?"

그런 식으로 대답이 들어오지 않을까 싶어지네. ㅋㅋㅋㅋㅋ 아니. 누가 봐도 이건 그냥 꽁냥거리는 페어의 모습인데!

121 은화주 ◆tWJvFsTYF2 (DcUD3GsMdU)

2023-01-16 (모두 수고..) 21:24:10

그냥 평범한 연애질입니다 후훗
다음 일상이 기대되네~

122 우주주 (l9QG.1p8mw)

2023-01-16 (모두 수고..) 21:37:00

그러게. ㅋㅋㅋㅋㅋ 그냥 평범한 연애질이잖아! 이거!! 사귀지만 않을 뿐이지!
다음 일상이라. 그럼 다음 일상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볼까? 바로 다음 날 상황은 아니어도 일단 둘이 동거 중이니까 평범한 아침에서의 일상이라던가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123 은화주 ◆tWJvFsTYF2 (DcUD3GsMdU)

2023-01-16 (모두 수고..) 22:10:18

앗 좋아... 우주는 요리 잘해? 주말에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서로가 만든 식사 먹고, 같이 TV로 영화보거나 하구. 괜히 거기서 야한 장면이나 키스씬같은거 나오면 모르는 척 하구. 책읽고 그 내용에 대해 가볍게 대화도 하고. 차도 마시고 하다가 그냥 하루가 가버리는. 그런 평범한 일상.

124 우주주 (l9QG.1p8mw)

2023-01-16 (모두 수고..) 22:22:13

엄청 잘한다 수준은 아니고 그냥 혼자서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간단한 반찬들은 만들어서 먹을 수 있다 정도야! 좀 큰 규모라면 갈비찜까지는 만들어서 먹을 수 있어! 물론 식당에서 팔 수 있을 정도로 맛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무난한 느낌?
앗..ㅋㅋㅋㅋㅋㅋ 야한 장면이나 키스씬.. 그건 우주가 크게 당황해서 바로 고개를 홱 돌려버릴 것 같은걸. 아무튼 그야말로 평화로운 하루로구나. 맞아. 그런 하루 너무 좋아!! 사귀건 안 사귀건 일상을 같이 한다는 느낌이라서 말이야!
반대로 은화는 요리 잘하는 편이야?

125 은화주 ◆tWJvFsTYF2 (EKvlOM7q3U)

2023-01-17 (FIRE!) 12:30:14

오 멋지구먼...
은화는 음... 그냥 레시피 보고 따라하는 정도만... 그래도 최소한 지멋대로 레시피를 바꾸면 꼭 수시로 맛을 확인하고 잘 고려해서 넣어야 한다는 정도는 알아. 한식보다는 양식을 잘 하는 편.
우주는 야한거에 약하구나. 신기하네... 되게 부끄러워하니까 은화가 더 놀릴거같아. "선배 우리 성인이잖아? 왜 이리 못봐? 우리도 나중에 할거잖아~" 막 이러고 ㅋㅋㅋ
그런 일상 재밌지... 음 만약 그렇게 할 때에는 주말 공휴일이려나. 여하간 빨리 돌리구싶구먼 호호

126 우주주 (FPPxr8ezLs)

2023-01-17 (FIRE!) 19:39:33

레시피를 보고 따라할 정도면 그것도 어느 정도는 한다는 거잖아. 정말로 요리를 못하는 이들은 레시피를 보고 그대로 따라해도 망치는 경우가 많은걸! 적어도 이 둘이 같이 살면서 굶어죽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
아앗..ㅋㅋㅋㅋㅋ 은화가 그렇게 놀리면 우주는 아무 말도 못하고 얼굴만 붉히다가 "안하거든?! 할 예정 없거든?!" 그렇게 반박하지 않을까 싶어. 그러다가 괜히 얼굴을 더 붉히면서 입을 꾹 다물지 않을까 싶네. 그러다가 조심스럽게.. "...넌 하고 싶어?" 식으로 살짝 물어볼 것 같아.
일상이야 돌리려면 지금도 돌릴 순 있지!! 물론 지금처럼 썰 풀면서 노는 것도 얼마든지 좋고!

127 은화주 ◆tWJvFsTYF2 (qgYCev035c)

2023-01-17 (FIRE!) 19:56:04

큭큭 우주는 관계 일반에 대해서 대체로 조심스러운 편인걸까. 하긴 특히 민감한 부분일테니. 재밌네. 은화는 사실 그런 태도가 되게 뭐랄까 재미없다 이전에 되게 자신감없는 태도라고 생각할거같은데.
그치만 남자애다보니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욕구는 있을테고 킥킥

좋아요. 일상은 뭐, 나온 내용처럼 돌려볼까? 모처럼의 주말인데 나가기 귀찮아서든, 힘들어서든 이유야 붙이기 나름이고, 그렇게 우연히 둘이 집에서 그냥 일상을 보내는 내용으로~ 선레는 내가 쓰는걸루 하구용~

128 우주주 (FPPxr8ezLs)

2023-01-17 (FIRE!) 20:13:40

조심스럽다기보다는 일단은 부정하는 느낌이니까. 약혼이나 결혼이나 그런 것을. 당연히 은화와 그런 쪽으로 엮이는 것을 일단은 피하는 느낌일 것 같아. 자신감이 없다기보다는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버티려고 한다 라는 느낌으로 말이야. 유혹을 버텨내고 버텨내려고 하는 그런 느낌?
ㅋㅋㅋㅋㅋㅋ 욕구는 있기야 하지만 그것을 여기서 쓸 순 없잖아? 그러다간 큰일나는걸!

주말이니까 집에서 푹 쉬는 느낌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일단 우주는 그렇게 하루 정도는 푹 쉬려고 할 것 같거든! 좋아! 그럼 그렇게 스타트를 해보자!! 선레를 써준다면 나야 얼마든지 감사해!

129 은화주 ◆tWJvFsTYF2 (qgYCev035c)

2023-01-17 (FIRE!) 21:49:05

좋아요~ ㅋㅋ 은화가 여러모로 부담스럽겠네 우주는!! 언제쯤이면 그 AT필드가 허물어질지 기대해봅니다 후후. 선레는 천천히 쓸게요 오늘은 의도치않게 회식에 휘말려버렸다~

130 우주주 (FPPxr8ezLs)

2023-01-17 (FIRE!) 21:54:53

ㅋㅋㅋㅋㅋ AT필드. 으악! AT필드는 안돼!! 글쎄. 사실 생각보다 빨리 무너뜨리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긴 했어. 사실 은화가 어디 보통 귀여워야! 앗.. 천천히 써도 괜찮아! 회식에 휘말렸으면 당연히 회식을 즐겨야지!! 그 정도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

131 은화 - 우주 ◆tWJvFsTYF2 (qgYCev035c)

2023-01-17 (FIRE!) 22:16:33

졸리운 오늘. 나른한 오늘. 따사로운 햇살이 창에 비추이고 양쪽으로 쳐진 커튼 틈 사이로 스며들어오면 선선한 아침 바람이 날아들어온다. 은화의 하루는 제법 이르게 시작한다. 은화가 욕실에서 씻느라 물 떨어지는 소리에 (자의든 타의든) 같이 살고 있는 우주가 깨어날 지도 모른다. 눈썹 정리부터 수딩 크림, 로션, 각종 영양 크림 등을 꼼꼼히 바르고 나면, 립과 눈썹 정도만 해주고 옷을 갖춰 입는다. 오늘은 약간은 늘어진 티셔츠에 니트 카디건과 면바지.

식사 준비는 각자가 당번을 정해 번갈아가면서. 오늘은 은화가 당번인 날은 아니지만, 먼저 일어났기에 은화가 대신 한다.
'선배가 좋아하면 좋을텐데~'

은화는 먼저 스텐 팬에 버터를 둘러 충분히 데운 다음, 양파와 마늘을 넣어 진한 갈색이 나게 캐러멜라이징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선 미리 데쳐놓은 브로콜리, 감자를 넣고 뭉근하게 끓이다 핸드믹서로 살짝 성기게 갈고 우유, 생크림, 몬터레이 잭과 모짜렐라로 마무리했다.

빵은 계란물에 잘 적셔 프렌치토스트를 만들어 삼각형 모양으로 잘라 가지런히 놓았고, 각 접시에 계란 두 알씩. 익힘 정도는 갈랐을 때 노른자가 살짝 터져나올 정도지만 테두리 껍질 쪽은 바삭하게 익은 정도다. 그리고 후식 겸으로 오렌지 반알과 ABC 주스, 또는 멸균우유 한 컵.

이쯔음에서 우주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면 직접 깨우러 갈 테다. 은화는 "여보, 아침 먹어요~" 같은 말을 하며 장난을 친다. 약간은 콧소리가 섞인, 장난스런 목소리다. 우주가 식당으로 나오면 마침 은화가 앞치마를, 고양이가 그려진 노란색의 귀여운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식탁에는 접시 두 그릇이 나란히 놓여있다.

132 우주 - 은화 (FPPxr8ezLs)

2023-01-17 (FIRE!) 22:37:25

대체 무슨 꿈을 꾸었던가. 꽤나 편안한 꿈을 꾼 것이 아닐까 우주는 생각했다. 오늘은 휴일. 정말로 편하게 쉴 수 있고 조용히 잠을 잘 수 있는 휴일이었다. 허나 그렇다고 늦잠을 자는 것은 딱히 그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크게 하품을 하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우주는 크게 기지개를 쭈욱 켰다. 그러는 와중 들려오는 목소리. 은화의 목소리였다. 여보. 아침 먹어요라니. 정말 제대로구나. 넌. 그렇게 조용히 웃음소리를 터트리면서 우주는 다시 한 번 크게 쭈욱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하품을 크게 한 번. 자신의 방에 있는 침대에서 일어난 후 우주는 문을 향해 천천히 걸었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여보는 무슨 여보야. 그보다 오늘은 내가 만드는 날 아니었어? 당번은 나였던 것 같은데. 특별히 하루 만들어준거야? 그럼 땡큐."

여보라는 말에는 괜히 태클을 걸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지만 첫날에 비하면 꽤나 태연한 자세였다. 어쨌건 같이 살아야만 하는 존재이며 저런 말을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또 아니었다. 그렇기에 우주는 크게 당황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부엌에서 풍겨오는 맛있는 향기를 만끽했다. 꽤나 달콤한 냄새가 나는데. 신경 써서 만든 것일까. 뒤이어 보이는 것은 고양이가 그려진 노란색 앞치마를 입고 있는 은화의 모습이었다. 이어 우주는 다시 한 번 크게 기지개를 쭈욱 켜면서 식탁으로 다가갔다.

"다음엔 내가 두 번 연속으로 만들어줄게. 아. 딱 선 긋는 것은 아니고... 고맙긴 한데, 그래도 한번 정도는 너도 쉬는 날이 있어야 할 거 아니야. 아무튼 잘 먹을게. 아. 그 전에."

이어 우주는 잠시 다녀오겠다고 이야기를 하며 화장실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안에 들어간 후, 가볍게 세면을 하고 두 손도 씻은 후 수건으로 깨끗하게 닦고 나온 우주는 다시 부엌으로 들어섰다. 메인인 프렌치토스트와 함께 차려져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우주는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았고 은화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다녀왔어. 그래도 밥 먹기 전엔 손을 씻어야하니까. 아무튼 오늘 무슨 일정 있어? 난 딱히 나가는 일 없이 집에서 쉴 것 같거든."

/은화 요리 잘하잖아. 보기만 해도 너무 맛있을 것 같잖아!! 8ㅁ8 아. 그런데 프렌치토스트 위의 요리는 뭘 만든거야? 뭔가 되게 맛있어보여!!

133 은화-우주 ◆tWJvFsTYF2 (qgYCev035c)

2023-01-17 (FIRE!) 22:59:49

"에이, 우리 사이에 그런 거 재고 따지면 안되죠~!"
"그보다 여보… 어젯밤… 너무 좋았어요. 후후."
은화는 장난스럽게 입을 한 손으로 가리고 어깨를 움츠리며 쿡쿡대었다. 어젯밤엔 분명 특기할 만한 일은 없었다.

"정 보답을 하구싶다면 어깨나 좀 주물러줘. 요즘 이상하게 결리구 뻐근하네."
그러면서 목과 어깨를 가볍게 풀어주었다. 목에 양 손을 얹고 괜시리 고개를 뺐다 넣었다 약간 반복하기도 한다.

우주가 일정을 물으면 은화는 가볍게 던지듯 말한다. 빵을 입에 넣고 씹으면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음, 없는데."
"쇼핑이나 하러 나갈까 하다, 같이 가기루 한 친구가 안 된다 그래서. 선배는 어때? 약속 있어? 아님 좀 집에서 쉬고싶어?"
은화는 만면의 미소를 피우며 뒤이어 말한다.
"왠만하면 집에서 그냥 쉬어요. 나 재밌는 영화 찜해둔거 있는데. 웹플릭스에서 볼래? 나 아이디 있거든."
공연히 놀리듯 흘겨보며 한쪽 입꼬리만 올리기도 했다.
'아마 선배한테는 조금 힘들지도~' 같은 말을 하면서.

/앗... 브로콜리 수프를 만들었어~ 치즈, 버터, 우유와 생크림으로 굉장히 부드럽고 깊은 맛이면서도 살짝 입자가 남아있게끔 성기게 갈아서 씹는맛이 없지는 않은.... 대충 그런 느낌이에요~ 큭큭 은화는 따라하는 정도만 할 줄 안다구~

134 우주 - 은화 (FPPxr8ezLs)

2023-01-17 (FIRE!) 23:20:11

"대체 내가 자는 동안에 무슨 짓을 한거야?! 내 얼굴에 낙서하고 지운건 아니지?!"

그녀의 장난이라는 것을 알기에 우주는 괜히 그 장난에 맞춰주듯이 그렇게 항의하듯 이야기했다. 당연하지만 전날 밤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애초에 같이 자는 것도 아니고 따로 자고 있으며 자신의 방에 출입한 이도 분명히 자신의 기억에는 없었다. 무엇보다 연인도 아닌 그녀와 뭔가를 할 생각은 우주에겐 없었다. 물론 그것은 얄팍한 자존심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자존심이라도 유지하지 않는 이상 정말 흘러가듯이 이 약혼을 받아들일 것 같았기에 우주는 머리에 힘을 꽉 줬다.

"그래? 고생이 많네. 그럼 밥 다 먹고 주물러줄게. 어깨 말이지? 혹시 아프고 그런 건 아니야? 그럼 파스 붙여줄 수도 있는데."

근육통은 아니기를 바라며 우주는 이내 두 손으로 어깨를 주무르는 시늉을 했다. 밥을 다 먹고 정리를 마치면 어깨 정도는 충분히 주물러줄 수 있다고 하며 이내 우주는 가장 먼저 숟가락으로 수프를 한 입 먹었다. 브로콜리 수프가 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깊은 느낌이 있어 맛이 좋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미소를 지었다. 한편 그 와중에 그녀의 일정이 들려왔다. 자연히 우주의 시선이 다시 은화에게로 향했다.

"나? 약속 없어. 그래서 오늘은 집에서 쉴 생각이야. 그런데 영화? 응. 괜찮지. 무슨 영화야?"

웹플릭스라고 하면 재밌는 영화가 많은 곳이 아니던가. 아이디가 있다고 한다면 같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우주는 이내 토스트를 집어들고 한 입 베어먹었다. 이것도 상당히 맛이 좋네. 그렇게 생각하며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그 맛을 느끼는 와중 자신을 놀리는 그 말에 우주는 살짝 당황해서 자신의 가슴을 왼손의 주먹으로 톡톡 치다가 우유를 빠르게 마셨다. 아무래도 당황한 바람에 살짝 목이 막혔던 모양이었다.

"바, 밥 먹는데 무슨 소릴 하는거야?! 그리고 내가 힘들다니!! 무슨 말을 하는거야! 난 힘든 영화 없거든?! 진짜로 없어!"

무슨 소릴 하냐는 듯이 우주는 크게 항의했다. 물론 화가 나서 그렇다기보다는 대체 무슨 말을 하냐는 듯이 기가 막히다는 그런 목소리였다. 이어 우주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괜히 허세라도 부리려는 듯 이야기했다.

"좋아. 그럼 마음대로 틀어봐. 나는 절대로 물러서지도 도망치지도 않을테니까!"

/앗. 혹시나 했는데 수프였구나!! 수프인 것 같긴 했는데 아니면 어쩌나 싶었거든! 그래서 확실하게 알고 싶어서 물었던거야! ㅋㅋㅋㅋ 아니. 하지만 따라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충분히 실력자라고 생각하는걸! 세상엔 요리 만드는 법을 알려줘도 따라가지 못하는 이들도 많아. ㅋㅋㅋㅋ 은화 정도면 상위권이지!

135 은화-우주 ◆tWJvFsTYF2 (qgYCev035c)

2023-01-17 (FIRE!) 23:53:38

"후후, 선배도 참. 뭐 그냥 잔인한거 좀 못 보고 그럴 수 있지. 내가 무슨 장르를 틀지도 모르면서."
은화는 약간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우주를 바라보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 가끔은 호들갑이 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뭐, 좋아요. 선배는 무슨 장르 좋아해? 난 요즘 로코가 참 좋더라구. 그 미묘한, 금방이라도 깨어질 것 같은 행복이 너무 달콤하고 아릿하잖아."
로맨스 코미디라는 장르는 무릇 정형화된 패턴이 있고 소재의 특이성보다는 거의 인물의 매력만으로 승부가 좌우되는 장르일 터다. 당연히 캐릭터 연기나 작법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런 점에서의 선택일지도 모른다. 그저 취향일 수도 있지만.

"…하지만 그 이전에."
은화는 제 조그마한 어깨를 주먹으로 툭툭 두들기며 말한다.
"주물러준다구 말 했잖아. 영화 보기전에 먼저 부탁해요~"
은화는 등허리 위쪽으로 가지런히 뻗은 머리칼을 한쪽으로 정돈해서 목 뒤로 넘겼다.그러자 은화의 보드랗고 작은 목덜미가 드러났다. 옆으로는 얼핏 보이는 턱선과, 약간 헐렁한 티셔츠 너머로 보이는 목과 가슴께의 무수히 많은 점들.

"빨리~ 너무 세지 않게 주물러줘요 서방님~"
킥킥대면서 장난스레 재잘대는 은화는 발을 번갈아가며 발장구질이다.
/하긴 요리 만들때마다 독극물인 것보단 낫긴 하지 훗

136 우주 - 은화 (wINW8gqyQQ)

2023-01-18 (水) 00:00:18

"그, 그러니까 그런 거 안 약하다니까. 난. 갑자기 내가 영화를 못 본다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니까 그런 거잖아."

억울하다는 듯이 우주는 은화를 빤히 바라봤다. 굳이 따지자면 먼저 공격을 당한 것은 자신인데 왜 자신이 엉뚱한 소릴 한 것처럼 소리를 들어야하는지 알 수 없어 그는 이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 것은 자신이 잘못했던가? 자신이 잘못한거였던가? 그런 생각을 하지만 딱히 자신이 잘못한 것은 없지 않나 하는 결론을 내리며 우주는 이내 은화의 물음에 잠시 생각을 하다가 대답했다.

"로코? 확실히 그런 것도 재밌지. 난 굳이 고르자면 액션도 좋아하고... 로코도 좋아하는 편이긴 해. 뭔가 그 특유의 분위기가 되게 재밌잖아?"

액션에 하나. 그리고 로코에 둘. 그렇게 손가락을 두 개 접으면서 우주는 이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렇다면 로코 쪽을 보게 되는 것일까. 그 정도라면 자신도 문제없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우주는 다시 토스트를 한 입 베어먹었다. 한편 그 타이밍에 은화가 어깨를 안마해달라는 듯이 부탁을 하자 이내 우주의 시선이 은화 쪽으로 빤히 향했다. 밥 먹고 주물러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직 식사 중인데. 그렇게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부탁을 해오니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었기에 우주는 은화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서방님이라는 말 꼭 해야 하는 거야? 자꾸 그러면 나도 너 당황하라고 마누라라고 부른다. 진짜로. 그건 그렇고 이런 말 하면 조금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예쁘네. 너. 진짜. ...내가 기억하던 그 모습이 아닌 것 같아서 괜히 낯설어."

이거 칭찬이야. 그렇게 말을 굳이 덧붙이면서 우주는 그녀의 어깨 위에 조심스럽게 손을 올렸다. 한편 티셔츠 너머의 모습은 보지 않으려고 하면서 우주는 조심스럽게 손에 힘을 주고 안마를 시작했다. 너무 세지 않게, 너무 약하지 않게. 어느 정도 힘을 조절하며 그는 숨을 약하게 내뱉으면서 은화의 안마에 집중했다.

"어때? 이 정도면 괜찮아? 시원해?"

/ㅋㅋㅋㅋㅋ 맞는 말이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면 된거지!!

137 은화-우주 ◆tWJvFsTYF2 (lK63IChqOo)

2023-01-18 (水) 00:59:00

"으, 으음. 마누라는 너무 정겨운걸. 그냥 평범하게 여보라고 해줘요, 여보~"
은화는 약간 당황하고 멈칫하서도 평정을 가장한다. 역시 칭찬은 은화를 춤추게 만드는걸까? 은화는 자신의 마음 속에서 자신이 탱고를 추고 있음을 깨달았다.

은화는 제 두 어깨에 큼지막한 손이 얹어지자 괜히 움찔 놀랐다. 처음에는 우악스럽게 마구 주무르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었다. 갑자기 놀란 것도 그 때문이었을지. 그러나 생각외로 썩 괜찮았다. 무엇보다도 손길이 제법 섬세했으니까. 약간은 투박할지 모르지만, 제법 감각이 좋았다.

"흐응읏… 저와…"
저도 모르게 이상하고 어딘가 야릇한 소리를 내버린 은화는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는 데에 집중하느라 정신이 잠깐 부재중인듯 하다. 잠시 동안의 평화. 그 동안은 그저 가만히 있어도 되니까. 잠깐 정적이어도 상관 없으니까.

"우와… 이거 위험해. 엄청 위험해. 선배 너무 잘하잖아. 거의 마사지의 황태자급으로."
대뜸 깨는 소리를 하던 은화는 왠지 볼을 붉히면서 다시금 머리칼을 쥐고 한쪽으로 넘겨 목을 노출시켰다.
"목 뒤도 해줘… 선배."
약간 이완되어서 그런지, 다소 목소리가 잠기고 갈라졌다. 그것이 듣기에 따라서는 다소 애원하는 듯도 들릴 법 하고, 이상야릇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오늘은 좀 늦게 잔닷... 잘자요 우주주~

138 우주 - 은화 (wINW8gqyQQ)

2023-01-18 (水) 19:02:29

"너 방금 멈칫했지? 당황한 거 맞지? 내가 그런 기분이거든?! 여보라니. 정말로 나랑 결혼하면 생각해볼게."

은화가 멈칫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주는 괜히 뿌듯함을 느꼈다. 딱히 괴롭히거나 할 생각은 없지만 항상 자신만 당하는 것은 조금 억울하지 않은가. 그렇기에 은화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며 우주는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물론 이후에 어떤 반격이 날아올진 알 수 없었으나 지금 당장의 짜릿함이 그에게는 일단은 중요했으니까.

아무튼 은화의 부탁을 받아 어깨를 주무르는 것까진 좋았으나 곧 은화에게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우주는 살짝 당황하면서 은화를 뒤에서 빤히 바라봤다. 아니. 물론 기분이 좋을 수는 있껬지만 굳이 저렇게 말을 해야하는 것인가. 지금 일부러 이러는 것인가. 당황스러움을 전혀 감추지 못하고 헛기침 소리를 여러 번 내던 우주는 은화에게 이야기했다.

"다 좋은데 굳이 꼭 그렇게... 어. 그러니까 그런 톤으로 이야기를 해야하는거야? 내, 내가 이상한 짓을 하는 것 같잖아!"

이번만큼은 정말로 크게 당황했는지 우주는 얼굴을 붉히면서 번뇌를 쫓으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어 그녀가 부탁하는 목 뒷 부분을 꾹꾹 양쪽에서 누르다가 우주는 두 엄지를 세워 목 뒷부분에 대고 천천히 돌리기 시작했다. 전문적으로 마사지를 배우거나 안마를 배우거나 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어린 시절 아버지의 안마를 하던 느낌을 떠올리며 우주는 천천히 집중했다.

"그다지 뭉친 것 같지는 않은데. 많이 결려?"

/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어제는 내가 기절잠을 해버렸어. 답레를 이으면서 갱신해놓을게!

139 은화 - 우주 ◆tWJvFsTYF2 (3FVtxYg1o2)

2023-01-18 (水) 20:14:13

"흐응~ 어쩌다 한방 먹이니 기분 좋은가봐? 나랑 사귀면 더 기분 좋아질 수 있는데?"
은화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가만히 있더니 우주한테 가까이 와보라고 손짓한다. 우주가 오지 않으면 직접 다가간다. 그리곤 까치발을 들고 귀에 입김을 불며 속삭인다.
"선배 귀여워…"
그리곤 배시시 웃는, 약간은 수줍음이 남아있는 얼굴로 응시한다.

우주가 어깨를 주무르는 것을 멈추고 그렇게 말하면 은화는 항변하듯 말한다.
"아니, 진짜 좋아서 나온 소리라고. 어쩔 수 없었는걸."
그리곤 다시 장난스런 표정으로 던지듯 말한다.
"선배가 안아주면 또 기분 좋아지겠지. 그럼 비슷한 소리가 나올텐데. 하아~ 누운채로라면 더 좋을텐데~"
그리곤 다시 킥킥댄다.

"음, 좀 그렇네. 자세가 안 좋아서 그런걸까?"
스스로의 목을 좀 만져보고, 자세를 고쳐보고 한다.
"그거 알아? 알렉산더 테크닉이란 게 있는데. 거북목이고 그러면 목의 하중이 더 커지잖아. 사람마다 적당한 자세가 있대. 그 방법으루 적당한 정도를 알 수 있다더라."
"이거 연기 배우면서 같이 배운거야. 또 있다? 안 웃긴데 웃다보면 눈은 안 웃게 되잖아? 그럴 땐 코끝을 찡그리고 웃으면 자연스럽게 눈도 웃게된다. 봐봐, 이렇게."
그리고는 똑같은 동작을 따라한다. 어딘가 낯이 익을 수도 있는, 은화가 종종 보여주곤 했던 표정이다. 약간은 슬픈, 쓸쓸한 미소를 짓고서 보이곤 했던.

/그럴 수 있죠~ 원래 조금 느린 텀으루 굴리는거 아녔냐구~

140 우주 - 은화 (wINW8gqyQQ)

2023-01-18 (水) 20:34:39

"왜 그게 그렇게 연결되는건데? 근데 응?"

무슨 소릴 하냐는 듯이 우주는 빤히 그녀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이것과 이건 별개가 아니던가. 사귀면 더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니. 적어도 지금의 자신은 아니라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지만 다가오라는 손짓을 하자 이내 우주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러다 그녀가 입에 입김을 불면서 속삭이자 그는 화들짝 놀라서 거리를 띄웠고 그녀를 빤히 바라보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무, 무, 무, 무슨 짓이야! 놀랐잖아! 예, 예고없이 이러지 마! 갑자기!"

화가 났다기보다는 정말로 크고 놀라서 반사적으로 나온 버럭에 가까웠다. 귀엽다는 말에는 굳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면서 우주는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돌렸다. 정말 방심을 할 수 없는 이라고 생각하며 우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피식 웃는 모습이 이런 것에도 슬슬 익숙해져가는 모양이었다.

한편 은화의 항변에 우주는 괜히 목을 더욱 주무르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안아주면 기분이 좋아지고 누운채로라면 더 좋을거라니.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머릿속으로 생각을 마치면서 우주는 다시 입을 열었다.

"누운채로는 마사지 못해주거든? 아무리 나라도."

아무리 그래도 정면인 상태로는 마사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기에 괜히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우주는 은화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알렉산더 테크닉. 책을 보면서 읽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그녀의 말을 바라보다가 그녀의 표정에 주목했다. 슬픈, 쓸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보여주는 그 모습.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우주는 은화를 바라보면서 도끼눈을 떴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건데 그 표정 지을 때마다 지금처럼 연기였다던가 그런 거 아니지? 그렇지? 내가 그 표정 보면서 얼마나 가슴 아팠는지 알아? 응?"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괜히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우주는 안마를 마치겠다는 듯이 손을 떨어뜨리면서 두 손을 살며시 털었다. 이어 슬슬 식사를 마쳤으면 그릇을 치우려는지 그는 비어있는 쟁반을 싱크대로 가져갔다.

"설거지는 내가 할게. 요리한다고 힘들었을텐데 푹 쉬고 있어."

/ㅋㅋㅋㅋ 그렇긴 한데 기절잠은 진짜 오랜만에 잤거든. 사실 1시 조금 넘어서 다시 깨긴 했는데 답레를 쓰자니.. 안될 것 같아서. 결국 그렇게 되었다! (당당)

141 은화 - 우주 ◆tWJvFsTYF2 (3FVtxYg1o2)

2023-01-18 (水) 20:54:01

"크크. 선배 진짜 귀여워. 확 깨물어주고싶네."
개구장이나, 혹은 아저씨같기도 한 웃음으로 은화는 깨무는 듯한 몸짓을 했다. 양 손가락은 뭔가를 잡으려는 듯이 하고선 입을 벌리고 외친다.
"왁!"

"가끔 체할때 배 문질러주면 소화 잘되구 좋은데. 할미 손은 약손이라 그러잖아. 선배가 할머니가 되어줄 순 없는거야?"
알 수 없는 소릴 하는 은화는 호들갑스럽게 답한다.
"오… 선배 내 걱정을 다 해준거야? 응, 맞아. 나두 밤마다 선배 생각할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구~ 그런 의미에서 선배가 내 주치의쌤이 되어줄 수는 없는걸까~

둘의 식사가 얼추 끝나면 은화의 접시는 조금 뭔가 남았다. 그리 많이는 먹지 못하는 걸까.
"응~ 덕분에 살았어~ 나 요리는 좋아해도 설거지는 싫어하거든~"
"선배 집안일 좋아하면 아예 취집해라~ 내가 돈 벌어올게~"
가슴을 쭉 피고는 제 가슴에 주먹을 부딪힌 은화는 자신있다는듯 말했다.
/잘했다 ! 우주주 퇴근 제법 늦게하는거같은데 건강 챙겨~ 잠이 보약이야~

142 우주 - 은화 (wINW8gqyQQ)

2023-01-18 (水) 21:16:54

깨무는 몸짓을 하면서 입을 벌리면서 왁. 소리를 내는 것에 우주는 미간을 잡고 살며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렇게 보면 참 개구장이란 말이야.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다 우주는 두 어깨를 으쓱했다. 한편 할머니가 되어달라는 그 말에 우주는 무슨 소릴 하냐는 듯이 다시 한 번 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쉽게도 할아버지는 될 수 있어도 할머니가 되는 것은 내 성별상 무리 아닐까? 그보다 주치의쌤이라니. 내가 무슨 치료를 해주길 바라는 건데? 넌? 말해두는데 난 의대생은 아니라서 말이야."

당연하지만 이 또한 진지하게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녀의 흐름에 맞춰서 가볍게 태클을 거는 것 뿐. 하지만 이런 흐름에 익숙해지는 자신이 있어 우주는 스스로 살짝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지는 것은 좋지 않은데. 괜히 머리를 긁적이면서 그는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정신 차려. 정신 차려. 그렇게 스스로에게 다시 채찍질을 하며. 이어 그는 두 손으로 깍지를 낀 후에 쭉 뻗었다가 깍지를 풀고 제 뺨을 톡톡 치면서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

"그거 먹고 괜찮아? 좀 더 먹어도 될텐데. 그리고 설거지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나도 싫어하거든? 하지만 안 하면 안되잖아. 그러니까 하는 거지."

그 부분은 분명하게 하면서 그는 두 팔을 걷은 후에 자신은 결혼을 해도 맞벌이를 할 거라고 확실하게 이야기를 하며 그릇을 설거지하기 시작했다. 세제를 살짝 짜서 스폰지에 묻힌 후, 확실하게 거품을 내며 깔끔하게 물로 씻어내니 그릇이 다시 반짝반짝 빛이 돌았다. 구석구석 놓치는 부분 없이 확실하게 기름기까지 제거하며 설거지를 마친 그는 살며시 두 팔을 다시 한 번 높게 뻗었다.

"그보다 네 머릿속에선 이미 나와의 결혼생활이 완성된거야? 대체 플랜이 어떻게 되는데? 일단 들어는 보자."

이어 그는 은화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후에 그녀를 빤히 바라보면서 그렇게 물었다. 일단 그녀의 플랜이 무엇인지는 알고 싶은 탓이었다.

/앗. 퇴근을 늦게 하거나 하진 않아! 저녁 6시면 퇴근하는걸! 다만 집에 돌아오고 밥을 먹으면 물론 그만큼 시간이 지나가니까 어쩔 수 없긴 하지만 말이야! 나보다는 은화주가 퇴근이 더 늦는 것 같던데.

143 은화 - 우주 ◆tWJvFsTYF2 (3FVtxYg1o2)

2023-01-18 (水) 22:56:25

"헤에, 그런건가."
영혼없는 듯한 은화의 대답. 뒤이어 허공을 바라보며 말한다.
"재밌고 유익한 것만 취하고 살고싶어. 그러면 안 되는걸까?"
"나는 선배가 좋고, 이별이나 거절은 싫어. 지금은 단지 그뿐이야."

은화는 싱크 앞에 선 우주와 비스듬하게 서있다가, 그의 등 뒤로 미끄러지듯 발을 옮긴다. 그리고는 뒤에서 포옥 껴안는다.
"그런데 덜컥 결혼부터 해버리면 아무런 설렘도, 위기도, 고조도 없이 그냥 바로 고점부터 시작해. 그럼 떨어지는 것만 남아."
"바로 그런 점이 걱정인거야, 선배."
포근하게 그러안은 손은 이내 애무하듯이 하다 조금 힘을 주기 시작한다.
"그래서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거라구요. 이해하겠어?"

껴안은 채로 고개를 파묻는다. 넓고 듬직한 그의 등에.
"당신은 내가 바보같은 생각을 하면 말려줄 사람이고, 내가 침울해져 있으면 나를 일으켜줄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런 당신을 보는게 나는 좋구, 곁에 있는 것으로 충만해. 내가 급히 서둘러도 당신은 적당히 뜸을 들일 줄을 알아. 그런 우리는 영원히 쾌락속에 머물 수 있을거야. 끝나지 않는 소설의 책장처럼."

껴안은 손을 풀고 가슴을 밀착하고는 등을 검지로 간지럽힌다.
"물론 그냥 보이는 반응이 재밌어서도 있고. 킥킥. 은화가 그리 생각이 깊을거라 생각했어?"
연분홍색으로 빛나는 네일 끝이 등을 간지럽히며 서늘한 선을 그린다. 습한 기억 속 피어오르는 연무처럼.
/사실 나도 6시면 거의 일과가 끝나는데. 요즘은 야근을 계속 하게 돼서 그렇지. 일은 많고 사람은 없어서 이리 되어버렸네 후후.

144 우주 - 은화 (wINW8gqyQQ)

2023-01-18 (水) 23:23:25

그녀의 말을 가만히 듣던 와중 어느 순간 은화가 자신의 뒤에서 포옥 껴안자 우주는 순간 당황해서 야. 야.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물론 그렇다고 그녀가 떨어질 것 같진 않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우주가 꽤 당황했음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와는 별개로 그녀가 생각하는 플랜은 그야말로 재밌고 유익하게, 그리고 즐겁게 샆고 싶어하는 것의 총집합체가 아닐까하고 우주는 생각했다. 그 와중에 고백 아닌 고백을 하는 그녀의 말에 그는 얼굴을 또 살며시 붉혔다.

"아니. 그 말을 달리 말하자면 나하고 있으면 계속 즐겁게 쾌락 속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나랑 결혼하겠다라는 것 같은데. 정말 그런 이유로 해도 되는거야? 아니! 나쁘다는 것은 아니긴 한데."

물론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다는 것은 알겠고 그 점은 그에게 있어선 고마운 일이었다.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허나 단순이 자신과 있으면 즐겁고 쾌락을 쭉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란 이유는 아무래도 조금 그로서는 애매하기 그지 없었다. 자신이 뭘 했다는 것인지. 하지만 그녀의 말이 또 틀린 것 같지는 않아서 그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 와중에 제 등에 밀착하더니 등을 검지로 간지럽히는 느낌이 느껴지자 그는 몸을 움찔하면서 살며시 뒤로 돌아서 그녀를 마주봤다. 묘하게 자신을 유혹하는 것 같은 그 모습에 그는 침을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아니. 물론 말릴 것은 말리고 침울해져있으면 당연히 위로도 할 거야. 그렇긴 할 건데 보이는 반응이 재밌어서라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생각을 깊게 해. 서로의 인생이 달리건데."

뒤이어 그는 머리를 가만히 긁적이다가 다시 한 번 손을 탈탈 털면서 소파가 있는 곳으로 향했고 그곳에 자리를 잡고 제대로 앉았다.

"...정말. 이러다가 너에게 진짜 내가 고백이라도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질 정도야. 아무튼 나도 어느 정도는 공감해. 너랑 있으면 지루하거나 그러진 않을 것 같거든. 나름대로 재밌기도 하고 말이야."

/야근..야근이야말로 없어져야 할 회사의 문화야. 흑흑. 은화주 화이팅..

145 은화 - 우주 ◆tWJvFsTYF2 (3SEVnk9Uek)

2023-01-19 (거의 끝나감) 12:15:31

"물론 나도 선배의 모든 점이 좋은 건 아니야. 그런 쑥맥이나 샌님같은 말씨는 싫어해."
"어떻게 사람이 전적으로 맘에 드는 사람이랑 사귀겠어? 그렇게 해봐야 얼마 안 갈거고.
여전히 계속 등을 간지럽히며, 어떨 때는 약하게 할퀴기도 하며 장난을 치며 말한다.
"우리는 서로의 색으로 물들이는거야. 알게 모르게 물에 퍼져나가는 검은 잉크처럼."

은화는 그러고선 우주의 한쪽 팔을 잡더니, 상완부터 해서 서서히 손가락으로 훑다가 끝에 가서는 손가락을 엮어 마주잡는다. 그 일련의 동작은 관능적이기까지 하다.
"내가 물이면, 당신은 잉크야. 나는 포용적이고, 당신은 서서히 내 마음속에 스며들어와. 처음에는 빠르게, 나중에는 천천히."
손가락을 엮은 채 마주 접으며 우주의 손바닥을 희롱하는 은화는 웃음기 없는, 다소 건조한 말투로 말한다.
"그렇게 색이 섞이면, 우리는 하나가 되는거야. 그것 또한 삶의 보람이야."

이내 우주에게 업히듯 한 팔을 목으로 감아올린 은화는 우주의 뒷목을 입술로 가볍게 훑는다.
"닥쳐올 미래가 두려워? 영속적이고, 비가역적인 이 운명이란 결과가? …그럴 수야 있지."
훑기를 멈춘 은화는 목 끝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그치만 난 당신이 좋아. 어쩌겠어? 호르몬의 농간이든, 일시적인 변덕이든, 지금 그게 내 있는 그대로의 감상이야."
"결혼은 무겁지. 하지만 그렇게 무겁지만도 않아. 잘 생각해보고, 알아서 결론지어봐."

/어제는 기절해버렸다... 여간 피곤했나봐. 우주주 설명절 잘 쇠세오~

146 우주 - 은화 (JjwHw7FrPs)

2023-01-19 (거의 끝나감) 18:51:36

"쑥맥 아니거든?! 샌님도 아니야! 내 입장에선 결혼이라는 아주 큰 것을 그렇게 간단하게 정할 수 있는 것이 신기해! 보통은 좋아한다고 해도 바로 결혼까지 하자고는 하지 않잖아."

다른 것은 몰라도 쑥맥에 샌님같은 말을 한다는 것은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강하게 도리도리 저었다. 자신이 그렇게 깐깐하고 답답하다고? 그럴리가 없었다. 절대로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우주는 제 등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몸을 움찔하면서 부정했다. 그 와중에 제 팔을 잡고 손가락으로 훑어서 쭈욱 내려오다가 손가락을 엮어서 깍지를 끼는 행동에 그의 시선이 절로 잡혀있는 손으로 향했다. 서로의 색으로 물들이니, 서서히 마음 속으로 스며들다니, 색이 섞여서 하나가 된다니. 그녀가 하고자 하는 말은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즉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서서히 섞여보자는 말이 아닌가. 당기는 거라고 한다면 상당히 강하게 당기는 것이고 유혹을 하는 거라면 상당히 교묘하게 유혹을 하는 행위라고 우주는 생각했다.

이내 뒷목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 그것에 그는 괜히 움찔하던 그는 그녀의 말이 끝나자 얼굴을 붉히다가 고개를 도리도리 한 번 더 저었다. 이어 이 분위기를 어떻게든 풀어보려는 듯이 우주는 헛기침 소리를 여러 번 냈다.

"두렵다거나 무겁다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야. 적어도 같이 지내보고, 같이 생활하면서 서로 잘 맞을지. 결혼을 해도 정말로 좋을지에 대해서는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우리나라에서 결혼을 해도 다시 이혼을 할 확률이 그렇게 높다고들 하잖아. 나는 결혼한 후에 이혼하고 싶다거나 그러진 않아. 그러니까 내 쪽에서도 양보할게. 일단 이렇게 지내보고 괜찮다 싶으면... 결혼하자. ...이 정도가 내가 최대한 양보할 수 있는 선이야. 절대로 감정적으로 하고 싶진 않아."

그 부분만큼은 분명하게 이야기를 하며 우주는 빠르게 뒤로 돌아 은화를 빤히 바라봤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손으로 흐트리면서 작게 미소를 지었다.

"첫날에 그렇게 고민하는 것 같던 모습은 대체 어디로 갔나 모르겠네. 우리 동아리실에서 분명히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지 않았어?"

/으앗. 어제는 은화주가 많이 피곤했구나! 괜찮아! 피곤하면 원래 잠들고 그러는거야! 아무튼 답레 남기면서 갱신할게!

147 은화-우주 ◆tWJvFsTYF2 (3SEVnk9Uek)

2023-01-19 (거의 끝나감) 20:18:57

은화는 우주가 머리를 훑어 흐트리자 약간은 멈칫하지만, 이내 혀를 차며 툴툴거렸다.
"그러니까 그런 점이 재미없다는거야."
입을 과장되게 부우 내밀고 고개를 가볍게 도리도리 저었다.
"내가 말한 건 "잘 생각해보고 결론을 내라" 는거야. 잘 생각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이 문제를 당장 결정해야 할까?"
"물론 압박이야 있겠지. 하지만 선배가 죽어도 싫다면 뭘 어떡해? 이 나라는 자기결정권이 있어. 서류를 위조하지 않는 이상에야 강제는 불가능해."

은화는 우주의 눈을 바라보다, 왠지 눈을 잦은 빈도로 깜빡인다.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자신의 인생을 속단하지 말라구. 나도 내가 건축과에 올 줄 몰랐고, 선배를 사랑할 줄도 몰랐는걸."
"내가 하고싶은 말은 그거야."

그리고 장난스럽게 우주의 볼을 검지로 쿡 찔렀다.
"알아먹었냐구요, 고지식한 선배야."
"은화도, 부모도, 아무도 강요 못해. 자기 마음의 소리를 경청하라구."
/좋아요~ 앗 나는 퇴근하구 드디어 집에간다 흑흑~ 너무 긴 일주일이었다~~

148 우주 - 은화 (JjwHw7FrPs)

2023-01-19 (거의 끝나감) 20:52:41

"그러니까 나도 그렇게 말하는 거잖아. 아무튼 너도 생각이 비슷하다면 천천히 생각해볼게. 적어도 올해가 지나기 전까지는."

일 년. 아니. 그보다는 조금 빠르게. 그 정도면 너무 시간을 끄는 것도 아니고 그녀에게 있어서도 납득할만한 답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우주는 일단 그렇게 생각했다. 그건 그렇고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보통 머리가 좋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우주는 은화를 빤히 바라봤다. 확실히 머리는 나쁜 것은 아니긴 하지만 워낙 가벼운 모습이 많기에 누군가는 그렇게 볼지도 모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역시 이렇게 보면 속 깊은 아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우주는 제 볼을 콕 찌르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면서 손가락을 잡았다. 뒤이어 가볍게 손가락을 살며시 접어주면서 그는 그녀의 팔을 내리게 하려고 했다.

"물론 너와의 삶도 포함해서 말이야. 그러니까 너무 심하게 장난치진 마. 그것 때문에 너랑 결혼 못하겠다고 할 수도 있다는 건 알아두란 의미에서."

괜히 장난스럽게 키득키득 웃으면서 그는 살며시 소파 등받이에 등을 기대면서 완전히 편하게 앉았다. 그 와중에 자신을 사랑할 줄은 몰랐다는 그 말에는 괜히 얼굴을 붉히면서 그는 시선을 회피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다 지나간 말이긴 하지만 역시 들을 때마다 조금 가슴이 간질간질한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우리 마누라님은 무슨 영화를 볼 거야? 아까 영화 보자면서."

괜히 장난스럽게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다시 소리없이 웃음소리를 냈다. 그녀의 반응이 어떨지 나름 기대를 하면서.

/마찬가지로 수고했어!! 하지만 난 내일도 일을 해야 해. (털썩) 금요일 으흑흑. 물론 그냥 오전만 하고 퇴근하라고는 하는데 그래도 일하기 시르다.. 아. 맞아. 난 아마 토요일에 출발해서 월요일 저녁에 돌아올 것 같아. 그래서 아마 그 기간동안에는 상판 접속이 조금 힘들 것 같네. 그 주에는 스레에 오지 않아도 괜찮다는 의미로 레스 살짝!

149 은화-우주 ◆tWJvFsTYF2 (3SEVnk9Uek)

2023-01-19 (거의 끝나감) 22:42:25

"응, 알았습니다!"
은화는 우주가 손가락을 접으며 팔을 내리게끔 하자 과장스레 차렷 자세를 하더니 반쪽짜리 경례를 했다.
"걱정마. 은화는 필요에 따라서는 경박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TPO는 알잘딸? 깔센? 그거라구."
은화는 발음이 새자 괜히 의문형으로 종결지으며 말했다.

키득거리는 우주를 보니 마음 한켠이 어딘가 움직이는 것을 은화는 느낄 수 있었다. 원컨대 그것은 바로 은화 자신이 말했던 바일게다. 은화는 자못 흡족해서 소리내어 배시시 웃었다.
"어머, 결혼은 아직 보류라면서 마누라라고는 잘만 부르네? 선배, 또 은화를 이겨먹고 싶은거야? 후후."

지나가듯이 말한 은화는 뒤이어 말한다.
"이번에 웹플릭스에 공개된거 볼라구. 해어질 결심인가? 그거 봤어, 선배?"
해어질 결심은 박찬옥 감독의 영화로, 어느 낡은 천옷이 스스로 해어져 소멸할 것을 결심한다는 줄거리의 영화이다. 약간은 동화같은 내용이지만, 세간에서는 제법 평이 좋았다. 약간은 슬프지만 진부하지 않은 감동을 전한다고 한다.
/홀... 슬프네. 나는 먼 거리를 운전해서 도착해버렸다 클클... 이제 편히 쉬는것만 남았구먼... 우주주는 조금만 더 고생해야겠네 흑흑 수고해요~

150 우주 - 은화 (JjwHw7FrPs)

2023-01-19 (거의 끝나감) 22:59:26

크게 당황하지 않는 은화를 바라보며 우주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조금은 당황할 줄 알았는데 너무 태연하게 받아치는 것이 아닌가. 조금 더 연구를 해야하나.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잠시 고민을 했지만 딱히 떠오르른 것이 없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뒤이어 그는 뒤에서 괜히 투덜거리는 목소리를 냈다.

"조금은 당황해주면 덧나? 맨날 나만 당황하는 것 같잖아."

물론 딱히 대답을 요구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말 그대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았기에 보이는 약간의 투덜거림. 딱 그 정도만 보이면서 그는 헤어질 결심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말에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유명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직접 보거나 한 적은 없었다. 물론 볼까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시간이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놓쳐버렸다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우주는 괜히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 아직. 한번 볼까 생각을 하기는 했는데 아직 보진 못했어. 재밌을까? 그거? 평은 괜찮긴 하던데."

보지 않은 작품이라면 차라리 다행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어 냉장고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며 그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영화 보면서 뭐 마시고 싶은 거 있어? 음료수 마실거면 따라줄게."

/아이고. 운전 정말로 고생 많았어! 은화주! 나는...ㅋㅋㅋㅋㅋ 괜찮아! 시간은 금방 갈 거라고 믿어! 그렇게 믿어!! ㅠㅠㅠㅠㅠㅠ 아무튼 헤어질 결심은 오너인 나도 보질 못했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것이 없네. 그래도 보고 싶긴 했는데!! 크흑!

151 은화-우주 ◆tWJvFsTYF2 (s3vWHXDn3g)

2023-01-20 (불탄다..!) 00:14:51

"그런 것을 연기할 순 있겠지. 여자들은 그런 거 잘 하거든. 근데 가식적이기도 하고, 선배가 괜한 오해하면 싫으니까 안 할래."
은화는 엄지와 검지로 고리를 만들어 OK를 만들고, 고리를 눈에 붙인다. 그 고리 안에는 우주가 들어와있다.
"난 선배한테 있는 그대로의 나만을 보여줄거야. 그게 공명정대해. 그렇게 해서 선배의 마음이 동했다면 나의 승리인거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응. 좀 실험적인 내용이래. 그도 그럴 게, 주인공은 그냥 물건이잖아. 옷이라구."
"뭐, 재밌을 거 같으니까 한번 보자."
음료수 얘길 하는 우주에게 핀잔하듯 장난스레 말한다.
"칫 칫. 나는 차 한 잔이면 된다구. 선배 액상과당 많이 들어간거 먹으면 병 걸려~"
그러면서 은화는 멋대로 소파로 달려가 먼저 풀썩 앉았다.
/괜찮아! 헤어질 결심이 아니라 "해어질" 결심이거든. 나도 안 봤지만 되는대로 말 지어낼거라구. 마치 그레고르 잠자가 가면라이더로 변신하는 것처럼. 애초에 옷에 대한 영화라고 썼잖아! ㅋㅋ

152 우주 - 은화 (HnBSuWCTfg)

2023-01-20 (불탄다..!) 00:27:41

"내딴에는 연기가 아니라 정말로 당황시킬 생각이었어. 아무튼 조금 더 연구해봐야겠네. 맨날 나만 당황하긴 좀 그렇잖아."

뭔가 저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 더 약이 올라 우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엄지와 검지로 고리를 만들어 OK제스쳐를 취해 그것을 눈에 갖다대는 이유는 알 수 없었으나 아무튼 또 뭔가의 표시가 아닐까 생각하며 우주는 괜히 그 자세를 따라하면서 OK제스쳐를 취한 후 자신의 눈에 살며시 붙였다. 물론 금방 떼어내긴 했지만. 아무튼 다음에는 반드시 당황시키리라. 그렇게 생각하면서 우주는 열심히 머리를 굴렸으나 당장 떠오르는 것은 없었기에 나중에 천천히 생각해보기로 했다.

"실험적인 내용인데 그렇게 평이 좋을 정도면 엄청 잘 만든 거 아니야? 아무튼 이번 기회에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그건 그렇고 말이야. 누가 들으면 내가 맨날 액상과당 많이 들어간 것만 먹는 줄 알겠다. 너. 그 정도로 많이 먹진 않거든?"

무슨 소릴 하냐는 듯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은 후에 우주는 냉장고에서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주스를 꺼낸 후에 컵에 따랐다. 이어 그 주스를 원샷으로 꿀꺽꿀꺽 마신 후, 싱크대에서 컵을 씻은 후, 다시 제 자리에 내려놓았다. 뒤이어 차 한 잔이면 된다는 그 말을 떠올리며 그는 주전자를 꺼냈고 일단 물을 천천히 끓이기 시작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자신도 추가적으로 차를 한 잔 더 마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우주는 은화에게 물었다.

"그럼 끓여줄게. 어떤 차 마시고 싶어? 티백은 꽤 여러가지 있는 것 같던데."

자신이 기억하는 바, 서랍장에 이런저런 티백이 들어있었다. 남은 것은 은화가 마시고 싶어하는 차를 끓인 후에 컵에 따라서 가져가는 것 뿐이었다. 김에 자신이 마실 것도 컵에 따라서 마시면 영화를 보면서 입이 심심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우주는 은화의 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ㅋㅋㅋㅋㅋㅋ 보긴 봤는데 원작의 패러디가 아닐까 싶었거든. 그러면 원작의 내용이 어느 정도 섞여있고 그런 느낌이 아닐까 했어. 아무튼 지어내는 거라면 별 문제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153 우주주 (Tw/x1WpMd6)

2023-01-21 (파란날) 07:47:31

설 연휴가 오늘부터 시작이네!! 나는 이 레스를 남기고 일단 시골로 출발해볼게!! 오늘 하루 좋은 하루! 그리고 설 연휴 좋은 연휴가 되길 바라!! 새해복 많이 받아랏!

154 은화주 ◆tWJvFsTYF2 (4.UobmccT.)

2023-01-21 (파란날) 16:55:37

좋아요. 나는 친가외가 다 가느라 쫌큼 바쁘겠군아~ 우주주도 좋은 명절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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