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은 지가 던졌으면서 지가 놀라 움찔거렸다. 귀가 좋다면 그가 "맞출 생각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천만에요!"라며 시구레와 휴스턴 쪽으로 말을 건낸 것도 들렸을 테다. 그는 그대로 발걸음을 놀려 돔 입구 쪽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그 도중에 살로메가 시야에 들어오면 그는 곧바로 하체를 굳건히 해 그녀에게 덤벼들었다. 상체를 낮게 숙이고서 뛰어드는 것이 다리를 공격하려는 듯 했으나, 그의 까마귀가 지면 가까히 날아들어와 디딤돌이 되었다. 그는 까마귀를 밟고 공중으로 뜨더니, 저번의 전투 때 허리춤으로 옮겨두었던 신칼을 빼 그녀의 눈 부근에 횡을 그었다.
@살로메 .dice 1 2. = 1 1. 명중 2 빗나감 세이메이 체력 6
"까마귀 잡으려면 준비를 하셔야죠."
빗나갔던 말던, 그는 그리 말하더니 갑작스레 착지했다. 얼굴은 여전히 보이지 않지만, 소매를 얼굴 부근에 가져다 댄 제스쳐를 보아하니 당황한 기색인 듯 하다.
고양이란 족속은 변덕스럽다 하지 않던가. 그의 고양이는 그런 부류였다. 고양이가 지시대로 USB를 삼킨 것은 안전히 보관하기 위해서이기도 했으나, 행여나 모형 폭탄일 것을 고려해 폭발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였다. 자신의 중요성을 잘 아는지, 고양이는 그에게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테이블 위 제일 편한 곳을 찾으려 발을 더듬거렸다. 버튼의 옆에 자리를 잡은 것은 물 흐르듯 일어난 일. 고양이는 배를 깔고 눕더니 아무런 사고 회로 없이 그 버튼을 눌러버렸다. 세이메이에게 공유된 시선의 주인은 낮게 고로롱거리며, 이미 눌린 버튼에서 금세 실증이 난 것인지 눈을 감아버렸다.
여성은 안전교육을 받지 않은걸까 싶을정도로 순진하게 머스티어의 말을 믿고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손을 잡았다. 뒤에 있는 인물들에게도 꾸벅 인사를 하는거보니 머스티어의 동료라고 대충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 모습은 아무리봐도 연기 같은게 아니었으며, 오히려 그녀는 방 한켠의 기계를 가리켰다.
"저기에 타면 나갈 수 있어요."
하긴 이곳은 떨어져서 온 것이니까. 올라가는 장치도 있을터. 네모난 판으로 보이는 장치는 한번에 8명을 탈 수 있을 정도로 넓어보였다. 여성은 뒤의 둘에게도 어서 가자는듯 손짓했다. 참 태평하다. - 꾹-
세이메이의 고양이는 버튼을 눌렀지만 아무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딱히 별거 없는 버튼이었을까?
[긴급 작동, 연구소를 처분하겠습니다.]
[폭발까지 2분]
그렇게 생각하던것도 잠시. 외부와 내부의 사람들에게 모두 들리게 커다란 소리로 경고음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폭발의 규모같은건 알 수 없지만, 외부라고 안전할거란 보장 따윈 없었다. 그 모습에 두 조직의 조직원들은 도망쳐야 하는거 아닌가 생각한 모양이지만. 선수를 친건 유토였다.
"마침 잘 됐네-, 여기서 도망치는 xx들은 나한테 다 죽을 줄 알아."
그것은 외부 조직원에게 전하는, 벙커를 전부 죽이기 전까지 자리를 떠나지 말라는 경고였다. 아말은 그 모습에 혀를 차고는 이츠와도 들리게끔 작전은 실패고 무전을 사용해 후퇴하라고 말했다. 물론 아발란치에게 공격받으면서 이 자리를 뜨는것은 무리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알아서 잘 해보란 소리였다.
눈가와 흰자가 베인 듯 한쪽 눈가가 타는 듯이 아팠다. 급소를 찔린 격통에 허리를 굽혀 헛숨을 들이키며 소리 없이 비명을 질렀다. 입술을 짓이기며 신음을 삼키니 입술에서도 피가 배어 나왔다. 베인 눈은 뜨지 못한 채 그 주위를 피로 꽃피운 채, 다른 눈으로 세이메이를 응시했다. 속눈썹 사이로 검붉은 눈이 타깃에 정확히 꽂혔다. 무언가 당황한 듯한 행동, 지금이 기회다. 살로메는 발걸음을 최대한 죽이고, 가볍게 뛰려 했다. 제동이 걸린 건 경고음 성과 그 살벌했던 아발란치의 음성. 그러나 자신은 벙커의 몸, 리더의 말을 따라야 했다. 살로메는 다친 눈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죽어서도 입만 둥둥 뜨겠어, 응? 내 죽음 전 당신 깃털을 죄다 뽑아버릴 테니 두고 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