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원래라면 본스레에 남길 자격이 없는 사람이지만~ 웹박수가 닫혀있을거라 생각하지 못했네요. 별 대단한 이야기를 하려고 남기는건 아니고. 정주행을 계속 했으면서 결국 복귀도 못한 겁쟁이의 말이니 대충 넘겨주세요.
오늘 이셔주의 마지막 이벤트를 끝으로 마지막이라고 들어서, 원래라면 이렇게 본스레에 글을 남기는것조차 민폐겠지만. 캡틴을 포함해 스레를 계속 유지해준 모든분들 정말 수고하셨다고 말하고 싶어서 짧게나마 남기고 갑니다. 누가 뭐래도 이벤트 정주행하면서 다음 스토리는 어떻게 되는걸까~ 하고 기대하던 사람이. 분명 저 말고도 있을테니까요. (꾸벅꾸벅)
《전제사항 정리》 1. 현재 레지스탕스 조직 및 슬럼 내부에 의문의 약이 나돌기 시작했다. 약물의 이름은 꿈이며, 약효는 2차 수색에서 정리할 예정. 2. 이스마엘이 해당 약물의 유통 경로를 조사하기 위한 슬럼 파견에서 제와 정보원 하나를 제외하고 전부 살해한 뒤 탈주했다는 사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3. 정보원은 이스마엘의 짓이라며 자살, 깨어난 제는 이스마엘이 아니라는 증언. 서로 엇갈렸으나 진위여부가 확실했다. 둘 다 진실로 판명난 것. 4. 로벨리아는 당신에게 수색과 처벌을 역임했다.
《1차 수색 정보 정리》 1. 이스마엘이 지금껏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긴 했다. 2. 킬보드와 편지로 보아 현재 이상향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인 듯싶고, 오히려 새로운 이상향에 들여서는 안될 것을 스스로 처리하려 하고 있었다. 3. 과거의 영상을 확인한 결과 이스마엘은 오래 전부터 이 이상향을 꿈꿔온 것 같다. 4.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이 탈주의 이유가 아니라 제 3자의 습격이었다. 이스마엘은 지금 '어떠한 상태'에 놓여있다.
《1차 수색 특이사항》 1. 노트북에서 맨 처음 확인한 영상에서 마주한 '지나가던 슬럼의 늙은이'의 의상이 이스마엘의 옷장에 있는 것과 동일하며, 이 남성의 이름은 '가란'이다. 2. 가란은 헬무트와 어떠한 관계가 있었고, 현재 이상향을 긍정하고 있다. ..혹시, 도움을 받을 수 있나? 그런데 이 사람은.. 3. 가란과의 대화로 보아 이스마엘의 아버지를 참칭하는 자는 '에르베르토'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 추정된다. 4. 누군가 이스마엘의 곁에 있다. 그것도 둘이나! 제 3자일 가능성이 있을까? 5. 현재 이스마엘이 제정신일 확률은 낮아 보인다.
《2차 수색 정보 정리》 1. 약물의 유통은 안식의 공동 오너이자 연구소장 '에르베르토 엥엘'이 '세븐스'로 만든 약물의 약효를 보기 위해 일부러 사람을 써 퍼뜨린 것이다. 2. 제 3자의 습격은 예정된 것이 아닌 우연의 결과였다. 본디 슬럼 내부 레지스탕스 단체, '헬 하운드'를 습격할 예정이었으나, 마침 그 순간 에델바이스도 조사에 착수했던 결과. 3. 안식은 세븐스를 누군가의 쾌락을 위해 극한으로 짜내 써먹는 미친 곳이고, 그곳을 경영하는 플랜과 재정을 담당하는 오너는 가란이며 에르베르토는 공동 오너로 세븐스를 짜먹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4. 제 3자가 세븐스를 재료로 한 생체 안드로이드로 밝혀졌다. 개체는 둘. 각각 상대의 능력을 카피하고, 모습을 흉내낼 수 있다. 5. 이스마엘이 안식에 있다.
《2차 수색 특이사항》 1. 안식의 비서 '티엔 션'을 만났다. 션은 연구원이자 제를 탈출시킨 장본인으로, 현재 안식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말했다. 현재 가란이 배신의 조짐을 보인다고. 2. 에르베르토의 목표는 '세븐스의 병기'화이자 '약물'을 통한 도핑으로 추정된다. 3. 현재 유통되는 Sogno의 부작용이 보통 수준이 아닌데, 이 부작용을 대체 어떻게 제거한 것일까? 4. Sogno의 효과는 부정적인 감정을 전혀 느낄 수 없고,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을 비롯해 카시노프의 좀비 병사를 떠올리게 한다. 다만 의사소통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뿐더러 고통과 감정을 배제한 것을 제외하면 평상시의 사람과 다를 바가 없고, 아주 오래전의 기억까지 생생하게 떠올리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하니 그야말로 꿈의 약물.
세븐스 사형장을 목도한 아마데우스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동시에 무언가 압도 당한 듯 짓눌리는 기분이 들었다. 세븐스 사형장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본능적인 거부감. 그러나 사형장이라기엔 너무나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분위기에서 오는 위화감. 아마데우스는 이 곳을 마치 천국에 지어진 궁전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곳은 분명 지옥이었다.
초대장이라는 말을 듣자 기가 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형장에 무슨 초대장? 그러나 션이 걸어오자 급하게 저자세로 그를 모시는 모습을 보고는 형용치 못할 감정이 들었다. 내부에 들어서니 이 곳은 더더욱 사형장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풍경을 띄고 있었다. 나름 부유한 집 출신으로, 저택에서 몇년 살아본 아마데우스조차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고급스러움이었다.
미술작품의 정체를 알게 된 아마데우스는 침통한 얼굴로 성호를 그었다. 죽어서도 안식을 취하지 못한 인간들을 위한 기도였다. 그들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시체까지 능욕당할만큼 큰 죄였다면 얼마나 큰 죄였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션은 아마데우스가 성호를 긋는 모습을 보며 다시금 고개를 숙여 보이더니, 부탁한다는 듯 허리까지 굽혔습니다. 이내 지하로 가기 위해 안내를 시작했습니다. 웅장한 복도란, 어찌나 아름다운지. 아롱아롱한 조명 사이에서 우아한 레드 카펫을 밟고, 죽은 세븐스와 전리품으로 만든 예술 작품을 지나면 여러 방이 보입니다. 저기는 사형수를 수용해두는 곳으로 추정되고, 저기는 가디언즈 배신자를 매달아둔 곳이고, 저기는..
어디선가 향긋한 커피 냄새가 납니다. 플레이룸과도 같은 겉문과 달리 불이 켜졌는지 빛이 희미하게 새는 곳.
《2층》 아무리 좋은 집안에서 태어났다 한들 인생이 얼마나 끔찍했던가요, 아마데우스……. 아무래도, 화려함과 끔찍함은 비례하는 듯싶습니다. 션이 출발하기 직전, 잠시 입을 다물며 시선을 굴리자 제가 한숨을 푹 쉽니다.
"2층에는 차마 못볼 것이 많노라."
그러니까.. 악깡버 하라 그 말이군요. 2층을 선택한 당신.. 과연 괜찮은 선택일까요?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저기 지하로 가는 사람들에게 가취가욥! 을 시전하기엔.
심상치가 않은 느낌이 들었지 않습니까. 아무렴요. 플레이룸이 늘어선 곳. 아무래도 길잡이 하나 없다지만 딱히 길잡이가 필요하진 않아 보입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식, 은은한 등색 조명, 마찬가지로 레드 카펫을 밟고, 한측에 정렬된 죽은 세븐스와 전리품으로 만든 예술 작품을 지나면 여러 방이 보입니다. 불이 모두 꺼져있지요. 그리고 가장 끝은 황제, 즉 제가 기거했을 것이 분명한 가장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였을 텝니다.
아, 불이 모두 꺼져있다 했나요. 제가 실언을 했군요. 문이 어찌나 굳게 닫혔는지, 불이 켜진 것도 모르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아마데우스는 피를 다룰 수 있지요, 그렇지요? 피 냄새, 잘 맡나요? 마침 쥬데카는 짙은 피비린내가 느껴지는 곳을 찾을 수 있었거든요. 당신도 맡았을까요?
우아한 레드카펫을 밟고 있음에도 아마데우스는 이 레드카펫의 붉은색이 마치 처형된 세븐스의 피로 얼룩진 것처럼 보여 역겨운 감정이 들었다. 세븐스와 그들의 전리품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을 흘깃 쳐다보던 아마데우스는 생각했다. 그럼 여기에도 에스메랄다의 시체로 만들어진 무언가가 있을까. 좋은 감정이 없는 과거의 인물임에도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복도를 지나가는 내내 아마데우스는 불쾌하고 두려운 감정을 느꼈다. 동족의 비명, 한탄, 탄식... 그것들이 생생히 느껴지는 것만 같아 결국 귀를 틀어막아야 했다. 자신도 자칫 잘못했다간 이곳에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치 천둥번개를 두려워하는 아이가 천둥소리를 들은듯 떨었다.
그리고 느껴지는 커피 냄새. 이 역겨운 공간에서 유일하게 향긋하면서도 어울리지 않아 위화감이 드는 냄새. 이는 어디서 나는 냄새? 아마데우스는 불빛이 희미하게 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언제든 피로 칼을 만들 준비를 하며 천천히 문을 열었다.
약의 맛을 보았을 적. 레레시아는 일순간 자신이 과거로 돌아간 듯한 감각을 느꼈다. 세븐스를 온전히 다루지 못 하던 시절. 숱하게 독을 삼키던 그 때와 비슷할까. 션도 맛을 보고 순도가 높다느니 하길래 미간을 구긴다. 역한 짜증이 숨기기도 어렵게 올라온다. 그래도 어떻게든 씹어삼켜야지. 터뜨릴 곳은 따로 있으니.
지하로 가는 인원은 레레시아와 선우였다. 라라시아도 제와 동행하고. 션은 어쩔까 싶었는데 제의 말 한 마디에 순순히 안내역이 되었다. 그 뒤를 따라 지하로 향하며 레레시아는 한 손에 독액을 한 줌 뭉쳐두었다. 언제 어떻게든 반응할 수 있게. 라라시아는 걸음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제에게 바짝 붙어 걸었다. 그렇게 내려간 지하는 생각보다 넓고. 웅장하고. 위의 것들은 약과로 보이는 것들도 많고...
"토할 거 같아." "안 돼. 참아."
레레시아가 역함을 표하자 라라시아가 재빨리 막는다. 빈 속에 구토를 하면 뭐가 나올지는 뻔하다. 그래도 참기 힘든지 레레시아는 손으로 입을 막고 지하를 살폈다. 여러 공간 중 빛이 새어나오는 문을 발견하자 잠시 멈춰서 제를 본다. 질문은 라라시아가 했다.
레드카펫을 밟고 있음에도 아마데우스는 이 레드카펫의 붉은색이 마치 처형된 세븐스의 피로 얼룩진 것처럼 보여 역겨운 감정이 들었다. 세븐스와 그들의 전리품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을 흘깃 쳐다보던 아마데우스는 생각했다. 그럼 여기에도 에스메랄다의 시체로 만들어진 무언가가 있을까. 좋은 감정이 없는 과거의 인물임에도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복도를 지나가는 내내 아마데우스는 불쾌하고 두려운 감정을 느꼈다. 동족의 비명, 한탄, 탄식... 그것들이 생생히 느껴지는 것만 같아 결국 귀를 틀어막아야 했다. 자신도 자칫 잘못했다간 저들처럼 장식품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치 천둥번개를 두려워하는 아이가 천둥소리를 들은듯 떨었다.
불이 모두 꺼져있었지만, 아니 꺼져있는 줄로만 알았다. 아마데우스는 굳게 닫힌 문에서 느껴지는 짙은 피비린내에 눈쌀을 찌푸렸다. 이 짙은 피비린내. 아마데우스는 피라면 익숙했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두려움이 좀 더 앞서는 듯 했다. 아마데우스는 이 문의 손잡이를 돌려 안으로 들어갈지, 기다려봐야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들어가야만 하는 곳이라는 생각에 천천히 문을 열었다.
>>577 라라시아의 질문에 제는 저 장소가 어디인지 확인하기 위해 눈을 굴리다가도, 끼잉, 소리를 냅니다. 꼭 개가 두려움에 떨어 낑낑대는 소리 같지만, 그 소리가 작다 못해 거진 들리지 않을 정도였으니. 션은 그런 모습을 보다 생각할 것이 많았는지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소장님의 개인 연구실입니다."
이스마엘은 없군요.
저기에 그 에르베르토가 있다는 거니... 진입해버려요? 마침 레레시아가 상황을 살피던 찰나...
지하로 향하는 일행의 배웅을 받으며 올라선 2층 복도는 추악한 취미의 온상이라는 게 어울리는 듯 침침했다. 은은하게 비추는 불빛은 분위기를 만들기보다는 시야를 침침히게 만들었고, 굳게 닫힌 문들은 그만큼 짙은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했다. 말없이 복도를 나아가니 강하게 코를 찌르는 피냄새에 시선을 돌려 보면, 다른 문들과 다를 바 없는 문짝이 있었다.
2층에는 못 볼 것이 많다고 경고하였으나, 지금까지 그런 것들을 많이 보아왔으니 그 역시도 결국에는 익숙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은 것이었다. 2층에 올라서면 깔린 레드 카펫 위를 걸으며 정렬된 예술 작품들을 낯을 찡그린 얼굴로 본다. 사이코패스가 따로 없지. 이대로 싹 엎어버릴까 생각하던 때, 한 문 앞에서 멈춰 선 동료들을 따라 걸음을 멈춘다. 들어가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주먹을 쥐어 들고서 뒤를 따른다.
《2층》 화려하게 장식된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누군가 처절하게 기어 옵니다. 노골적이게도, 긴 녹색 머리와 검은 눈을 가진 남성입니다. 고통으로 흘려낸 식은땀에 젖어 헝클어져있고, 발목은.. 믿기 어려운 각도로 뒤틀려 있습니다. 문을 박박 긁어댔는지 손톱은 부러져 있습니다. 말도 하지 못하고 윽윽대며 살려달라는 듯 후들후들 떠는 모습과 함께 안색이 창백합니다. 곧 죽어갈 사람처럼, 혹은 죽기 직전의 단말마였던 것처럼.
"제, 발.. 도, 망.."
그리고 눈을 뒤집어 까더니 바르르 떱니다. 목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신음을 뒤로, 입가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강제로 끌어올려집니다. 그 사람은 자신의 고개를 부여잡더니 이내..
"싫-"
뚝.
소름 끼치는 뼈 소리가 울립니다. 스스로의 목을 꺾어버린 남성은 그대로 무너지듯 쓰러집니다. 의료용 안드로이드가 몸체를 굴려 다가오더니 날짜와 함께 오늘의 날짜, 시간, 경추 골절로 인한 사망이라는 짤막한 사인을 읊고 어디론가 시체를 끌고 가려 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이랑 말 섞지 말랬잖아.. 당신은 그걸 또 잊어버린 거야..?"
낭랑하되 사랑스러운 목소리. 누군가에게는 익숙하디 익숙한, 남부 공용어 특유의 또랑또랑한 발음. 시선을 옮겨보면 얌전히 소파에 늘어져 천장만 바라보는 누군가 보입니다. 납작한 배 위로는 무언가가 올려져 있고, 머리카락 주위로는 정해진 대답을 출력할 것이 자명한 시종 안드로이드와 더불어 무기질적인 손에 든 빗이 있으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게 합니다. 아마 머리를 빗고 '투기장'에 데뷔할 준비를 하고 있던 모양이군요. 의문의 인물이 자리에서 일어날 적, 시종 안드로이드는 두어 걸음 물러납니다. 쥬데카는 본능적으로 도망쳐야 한다 느꼈을 겁니다. 만약 도망치지 않는다면, 믿기 어려운 현실이 자신을 집어삼킬 것만 같은 선득함이 등골을 타고 올랐으니.
"그런데.. 누구신가요, 여긴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랍니다."
굴곡진 몸을 타고 길게 자라 넘실대는 새하얀 머리, 귀한 원단으로 되어 옆이 트인 이브닝드레스, 머리에 있는 장신구와 귀걸이를 위해 뚫린 귀, 그리고 품에 강아지처럼 안긴.. 세븐스의 머리. 눈 감고 표정이 일그러진 머리는 강제로 뜯어낸 듯 머리카락이 잘리지 않고 온전히 남아있습니다. 아마 그 '용 쌍둥이'가 준 것이겠지요. 누군가의 죽음을 유흥 삼듯 바라보는 안식의 일원이 되었다는 듯, 여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머리의 코를 손가락으로 간지럽히며 작게 웃습니다.
"누구일까요, 혹시 새로운 장난감이 들어왔을까요. 그렇죠. 농담이에요, 표정 풀어요.. 이리도 사람이 많다면 손님이겠지요.. 길을 잘못 든 손님."
얼굴은 여타 꿈에 중독된 사람처럼 몽롱하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으며, 눈동자는 혼탁합니다. 지금 당장 이전의 생기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어찌 여인의 생기를 찾기 어렵느냐 하였냐면.
"안녕, 사랑스러운.. 손님. 연회장은 이곳이 아니랍니다. 길을 안내해 줄까요?"
저 여인이, 이스마엘이기 때문입니다. 휘청거리듯 두어 걸음 당신들에게 다가오더니, 적당한 거리에서 멈춰 기다란 손가락으로 한 뺨을 감싸며 달뜬 숨을 뱉듯 작게 웃습니다.
"세상에나!"
위태롭게 휘어진 눈, 농염한 목소리를 뒤로 무언가 질질 기어가는 소리가 들렸지만, 시체를 끌어대는 소리일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집중해야 할 것은 그쪽이 아니지요. 이스마엘에게선 과거, 활기차고 당당하던- 에델바이스에서 보여주던 모습을 찾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