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목소리가 적막을 뚫고 파고들었다. 머리칼을 삐쭉 서게 만드는 살벌한 음성, 사람의 목이 간단히 찢어뜯기는 광경. 식은땀이 허리를 타고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앞을 가로막는 아발란치의 조직원. 슬그머니 목표물을 빼오려던 계획은 무산되었다. 살로메는 쯧, 하고 작게 혀를 찼다. 그리곤 구조물 사이로 숨더니 다가오는 아발란치의 조직원들을 기습하기 시작했다. 뻑, 뻐억-!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아발란치 조직원들이 삼단봉에 기절하기 시작했다. 조직원 두 명과 대치했을 때엔 초라하게 맞으면서도 단검을 꺼내들어 복부를 찔렀다. 푸욱, 첫 살인의 감각이 끔찍해 손이 떨렸지만 이곳에 발 들인 이상 감수해야 할 일이라고 다짐했었다. 팔은 후들거리면서 낯짝은 무표정한 우스꽝스러운 꼴이다.
"그 여자는 어딨는 거야……."
그러다 익숙한 고깔모자를 발견하고는 고인 피를 퉤 뱉으며 다가가 단검을 등허리에 찔러넣으려했다. 고운 얼굴이 사납게 웃었다.
시구레와 대화하던 가벼운 톤은 금방 내리앉았다. 이유는 유토의 출현 아니었을까. 탐색은 일 아닙니까, 난쟁아? 라는 말이 뇌리에 스쳤지만 지 목숨 소중한 줄 아는 그였다. "죄송합니다," 짧게 조곤거리더니 곧바로 저 멀리 있던 고양이는 궤도를 바꿔 벙커측 인물들의 사이로 달려들어 발에 채여가며, 나인의 발목의 건 부근을 세게 물었다.
@나인 .dice 1 2. = 2 1 명중, 2 빗나감 세이메이 HP : 7
까마귀가 그에게 깜박거리며 시야를 보내 집중을 끄니, 빌딩 쪽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 분명 누가 있었는데? 그는 그가 본 게 환각이였다고는 절대 인정 못 한다, 한 사람도 아니고 한 조류의 시야도 합쳐서 본 것인데? 그는 이것을 곱씹으며 까마귀를 도로 불러, 교전하는 곳 위 상공을 날게 했다. 순간 까마귀는 그에게 시선을 공유하더니 그의 뒤에 익숙한 여성이 보인다. 금발에 주홍 눈, 그는 곧바로 몸을 팩 돌려 공격을 피하더니, 시구레에게 말을 걸어온다.
아발란치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유토는 그것을 뿌듯하게 바라보다간 자신도 움직이려 했으나. 그것은 총성과 함께 저지되었다. 유토가 피한 총알이 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것은 언제나 그랬듯 아말이었고.
"또 왔네, 재미없는거." "쯧."
일단 저 둘의 사이에 끼어들 생각을 하는 이들도 없어보였고, 다른 이들로서는 자기들끼리 놀아준다면야 다행이었다. 어차피 이쪽은 이쪽대로 난전의 발발. 총알이 튀고, 피가 튄다. 이것이 양지에서 일어나고 있는것이 아이러니했다. 처음에는 영화 촬영이라도 하나? 하고 관심 가지던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이미 보이지 않는다.
- 로봇 청소기의 총은 아주 간신히 간신히, 피할수는 있는 정도였고. 샐비아의 폭탄이 굴러가 터지자 어느정도의 효과는 있는듯 했다. 앞부분의 총알이 나오던 부분이 부숴진건지 로봇 청소기는 이번에는 거대한 톱니날을 꺼내서는 샐비아와 이츠와에게 달려들기 시작한다.
그 속도는 결코 빠르진 않았지만. 그 크기가 크기다보니 금새 다가올것이다. 다만 청소기가 움직이기 시작한걸로 청소기 뒤에 가려져 있던 문이 보인다. 크기는 사람 한명이 지나갈 정도. 당연히 저 로봇 청소기가 쫓아올 수 없다. 문제는 이 청소기를 한번은 따돌리고 나서야 길이 날거란걸까.
세이메이의 뒤를 잡아 칼로 찔러 넣으려 하다 운 좋게 날아오는 두 공격을 피했다. 등불을 반사하는 금발 사이로 뚫고 나간 총알, 숙인 머리 위로 사납게 휘둘러진 주먹. 살로메는 즉시 뒤로 물러서려하며 공격한 자들을 훑었다. 저 소녀는…. 짧게 지나가는 주마등, 짧고 묵직하게 따끔거리는 가슴께.
상대방이 듣지 못했다는 것을 총소리 때문에 듣지 못했다는 것으로 오해한 그녀는 최대한 목소리를 높혀 말해보았다.
그와중에 폭탄이 어느정도 효과를 본건지 더이상 총을 쏘지 않고 톱니를 꺼내서 이쪽으로 달려오자 그녀 역시 왼손을 뻗고서 전개했던 총구를 들이밀어 청소기를 향해 쏘았다. 맞건 안맞건, 폭탄에도 너끈한 녀석이 고작 납탄 가지고 뻗을 리 만무하니... 청소기가 움직인 덕분에 보인 문을 가리키며 어떻게 해서든 따돌려볼 궁리를 했다. 그래봤자 숨을 곳도 없어보였지만 빙 돌아쳐서 도망치면 될 거라고 생각이라도 한걸까?
"저기, 저 문!"
그런데 저게 곧이 곧대로 열려줄지도 의문이었다. 보통 게임에선 잘 안열리는게 국룰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