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8 앗 네, 천천히 주셔도 괜찮...긴 한데, 죄송하다는 말씀을 좀 드려야 할거 같아서요. 첫 일상이라 너무 좋았는데, 음... 개인적으로 사정이 좀 있어서 시트를 내려야 할 것 같거든요. ㅠㅠ 제가 막레를 받을 수 없을 것 같아서, ㅠㅠㅠㅠ마무리 지으시려고 하는데 이렇게 돼서 죄송해요! 진짜 지쳐 쓰러지기 직전이라, 너무 욕심을 낸 거겠죠. 휴... 아무래도 쉬어야 할 거 같아서...
캡틴에게도 갑작스럽게 말씀드리게 돼서 죄송해요, 이미 시트도 한번 바꿨는데 8ㅁ8 그치만 힘든 건 어쩔 수 없어서, 폐 끼치는 것보다는 내리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좀 나아지면 돌아올 수도 있지만 지금은... 떠나야 할 거 같아서, 네. 시트는 하이드 처리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흑 첫 이벤트 직전에 이렇게 돼서 죄송할 따름이에요...
당신이 거래처 측에서 온 인물이라면 자신의 시선을 돌리는 미끼 역이겠다, 그러니 보호 요청은 마다하고 현장 기습을 감안해 안 그래도 적은 인원은 죄다 거래처로 향해 있었다. 다만 현재까지도 제 역할만 묵묵히 수행하는 까마귀의 눈에 비춰지는 수상함은 없었으며, 별 다른 연락도 수신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당신의 목덜미가 물리기 바로 직전에 그는 등을 돌려 당신이 떨궜던 첫번째 칼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무언가가 뜯기는 것과 같은 흉측한 소리는 짧았고, 그 덕분에 그가 그 후에 뱉은 말은 선명하기 그지없을 테다.
“벙커 쪽은 인재도 없나 봐요? 그쪽 같은 분에게 이런 일을 맡기는걸 보니.”
확신 가득한듯 뱉은 말은 어디까지나 추측이였고, 당신이 낚일지도 모를 도박이였다. 그는 칼등 쪽을 발로 차 공중으로 띄우더니, 붕대가 감긴 손잡이 부분을 잡아 칼 끝을 바닥으로 향해 들었다. 당신을 도발하려는 의도 가득히 행한 행동들이었다만, 그 칼을 잡은 악력이 강한 꼴을 보아하면 긴장한 것이 또렸했다.
“아.” “피하고 있었거든-?”
툴툴대는 듯한 말이다만, 어조는 불평 불만 한 톨 없이 나긋하게 타이르는 듯 했다. 당신이 그의 바짓가랑이를 붙들려 하는 움직임을 취했을때, 목에 느껴지던 강인한 치악력이 한 순간에 풀린 것이 느껴졌을테다. 도베르만은 당신을 내버려두고 이미 한 발 뒤로 빼 피하려던 그의 옷 소매를 잡아, 뒤로 당겼다. 갑자기 더해진 무력에 중심을 다른 쪽 발로 옮겨 땅을 딛고, 하체를 단단히 고정해 당신의 오른 어깨로 칼을 내려치려 했다.
"내가 뛰쳐나온 몸만 아니었다면 직접 시도할 필요도 없이 당신 죽여달라고 의뢰나 넣었을 텐데 말이야…."
아니, 그랬다면 이곳에 발 들일 일도 없었겠지. 뒷말은 쓰게 삼켰다. 몇 번의 타격을 받았음에도 높은 콧대만큼은 여전히 꺾이지 않았는지 검붉은 두 눈은 날카롭게 뜨여있고, 미간을 잔뜩 찌푸리면서도 웃는지 이를 악무는 건지 모를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콱, 목에 파고든 이빨에 얼굴을 찡그리곤 입을 열었다.
"걱정, 마시지…, 반드시 죽, 여서 그 입 다물게 해줄, 테니까."
고통에 끊기는 문장을 겨우 이어붙여 표독스럽게 쏘아붙였다. 잔뜩 약이 오른 살로메는 떠보는 말인지 의심해볼 겨를도 없이 그저 제 성질만 뱉어냈을 뿐이었다.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그의 몫이었다.
또 이어진 공격의 실패. 잇따른 미스에 이쪽의 심기가 심히 뒤틀렸고, 존댓말은 집어치운지 오래. 교양도 품위도 벗어던진 채 핏물에 젖은 흐트러진 금발을 쓸어올렸다. 그리고 왼손을 주머니에 손을 넣음과 동시에 오른 어깨에 박힌 칼날, 아픔은 차오른 부아의 열에 활활 타올랐다. 엔도르핀과 아드레날린이 잔뜩 분비되었는지 쑤셔진 오른 어깨에도 막무가내로 일어서, 주머니에서 헤어핀을 꺼내었다. 굽혀진 다리에 힘을 주고 발끝으로 땅을 박차 오르며 헤어핀의 첨단을 모자를 뚫고 그의 목에 박아 넣으려 했다.
"*때론 장님이 까마귀를 잡을 수도 있거든…!" *A blind man may sometimes shoot a crow(때론 장님이 까마귀를 잡을 수도 있다). : 소 뒷걸음질치다 쥐 잡는다.
.dice 1 2. = 1 1 명중, 2 빗나감(방어 등 가능) 살로메 HP : 4
명중한다면 "잡았다, 까마귀."하고 빙글거리며 다리를 걸어 중심을 넘어트리려 했을 것이고, 실패했다면 어깨에 칼을 뽑으려 버둥거릴 것이다.
당신이 저주하듯 하는 말엔 가벼운 투로 비아냥거린다. 자신의 추측을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으니 애매하기 짝이 없다만, 그는 그런 답에도 만족한 것인지 더 이상 추궁하는 말은 들려오지 않았다.
저보다 낮은 눈높이로 시점이 암전된 양 퍼뜩였다. 손을 넣은 당신의 주머니에서 반짝이는 무언가가 보인다. 눈을 깜박이면 곧장 자신의 칼날에 어깨가 박힌 당신을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돌아온다. 무언가를 보긴 했어도, 근접전은 그의 특기가 아니었던지 빈 손을 위로 향해 막으려는 듯 한 행동은 가히 보잘것 없었다.
“아!”
다급한 외마디 비명. 겨우 고개를 틀어 급소를 찔리는 것은 면했다만, 첨단은 모자의 면을 뚫고 턱 아랫부근에 박혔다. 금속의 번쩍이는 광은 차분한 핏물의 흐름에 금새 묻힌다. 다리를 걸어 중심을 무너뜨리려 했던 것은 성공했으나, 도베르만은 그의 뒤에서부터 버티고 서 넘어지는 것은 면했다. 그의 옆에 있던 도베르만은 금방이라도 튀어 나갈 듯 다시금 으르렁대고 있었으나, 달리 공격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으...칼 뽑았을 때 이러시지, 괜히 일을 질질 끄시네.”
자신을 단칼에 죽이지 못한 것을 다시금 상기시키려듯 하는 말, 그러면서도 아까 빈 손을 위로 향하던 것은 턱이 찔리고도 멈추지 않았다. 어깨에 박힌 칼을 아래로 내리긋듯 빼내더니, 당신의 목을 잡아 들어올리려 했다. 그러고선 굳건히 잡은 칼을 그 자세 그대로 당신의 손목 쪽으로 강단 있게 휘둘렀다.
.dice 1 2. = 2 1 명중, 2 빗나감(방어 등 가능) 세이메이 HP : 6
“불길함의 상징을 죽여서 득 볼 것도 없지 않은가요?” 명중했다면 그는 그리 말 하며 당신을 들어올린 손에 힘을 빼 놓아주고선, 뒤로 한 걸음 떼 도베르만을 앞으로 내세울 것이다. 목을 잡으려던 시도조차 불발이였다면 그대로 방어적인 테세를 취한 후 도베르만이 다시 앞으로 나올 것이다.
힘줄이 돋은 채로 웃으며 대꾸했다. 어깨엔 여전히 칼이 박혀있고, 상대의 목에도 핀이 박혔다. 겨우 첫 타격 성공이었으나 희열을 느꼈다. 누군가를 상처 입혔다는 죄책감은 저 멀리 묻어뒀다. 넘어트리고 체격 차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시도는 그의 뒤를 묵직이 버티고 있는 도베르만에 의해 막혔다. 힘을 꾹 주었다가 이내 포기.
"성격이 나빠서 고통스럽게 죽이는 걸 좋아하거든……."
힘주느라 바들바들 떨리는 양팔, 어깨에서 스스슥 살벌한 소릴 내며 뽑혀나가는 칼의 서늘한 감촉에 떨림은 더욱 심해졌다. 신음 소리 한 번 내지 않으려 이 악문 채 입꼬리를 올렸다. 다가오는 손은 지척이었기에 피하지 못했고 목을 틀어잡혔다. 격통에 도리어 생존 본능이 몸을 움직였다. 꽂은 핀을 휙 뽑아 칼을 흘려보내듯 튕겨냈다.
방해는 성공했나? 시간은 얼마나 지났지. 임무는…. 뒤늦게 임무가 떠올랐지만 이제 어쩔 수 없다. 이만큼 끌었으면 반드시 성공해야 했고, 그러나 실패하더라도 보고는 해야 한다. 조금의 정보라도 중요하다. 그렇담 제1 순위는 살해, 제2 순위는 생존이다. 머릿속으로 우선순위를 정한 살로메는 목을 틀어쥔 손에 핀을 박아 넣어 탈출하려 했다.
.dice 1 2. = 2 1 명중, 2 빗나감(방어 등 가능) 살로메 HP : 4
성공한다면 즉시 거리를 벌려 뒤쪽에 있던 두 번째 칼을 다시 주우려 할 것이고, 실패한다면 "숨 막혀 죽겠네, 내 고운 목 다 상하겠, 어." 하며 잔기침을 내뱉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