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얼굴로 그는 그 여성과 솥안을 번갈아 바라보았습니다. 그야말로 도술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행동이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죽이 되다만 걸쭉한 물이 손짓 한번에 사람이 하루내내 힘을내야 겨우 만드는 떡이 만들어진단 말인가요? 심지어 재료조차 다른데! 이는 분명 속임수가 분명했습니다. 게다가 저 신비한 모습이란! 마을에서도 저런 모습을 한 여인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지요!
"이야기에서나 들은 도인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게 가능하다는거야. 넌 분명 요괴구나?"
요괴들이 정확이 어떤 힘을 가지고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인간들이 할 수 있는건 아니었습니다. 음식을 뺏지않겠다는것도 음식이 필요 없기 때문이겠지요.
"난 안 먹을거야."
말하고서 바라본 떡은 먹음직스럽고 마치 갓 만든것처럼 연기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갓 만든 떡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었긴 했지만..
"왜 나한테 다가온거야? 난 요괴가 마음에 안 들어. 설령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렇고. 이게...어. 정말로 문제가 없는거라면 너 먼저 먹어."
붉디붉은 눈. 금빛 머리는 민망한 듯이 눈동자를 굴려대며 아하하, 음, 흠, 웃음을 지어보이다가 현타가 온 듯이 가라앉혔습니다. 선인인지, 인간인지, 혹은 다른 무언가인지. 육포를 말리러 간다는 말에 합죽이가 되어서 입을 일자로 길게 다물어보던 금빛 머리는 의외로 쇠몽둥이처럼 튼튼해 뵈는 손가락을 끄트머리를 톡톡 두드리며 -이리 보면 체격답지 않게 소심한 태도입니다- 조심스럽게 말을 골라 뱉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곳이 어디인지, 도저히- 감을 잡지 못하겠어서 말입니다. 어쩌다 오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이런 어두운 숲이고.. 출구는 아무리 보아도 모르겠고, 그냥.. 여러모로 사정이 있어서. 말씀 물을 자도 보이지 않아 한참을 헤맸거든..요."
금빛 머리는 생소한 것을 보듯이 아키히요를 슬쩍 눈질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말이 통하는 아해- 통하는 분을 찾아서, 덕분에 한시름 놓은 것 같습니다."
금빛 머리가 슬쩍 미소했습니다. 그러다 여전히 민망한지 금세 관둔 듯하지만.
"그래서, 음, 그러니까! 요지는 뭐냐면, 괜찮으시다면 안내를.. 좀..."
부탁하고 싶어서..... 하고, 금빛 머리가 말끝을 흐립니다. 이렇게 다 듣고 보면 애초에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절친하다고 할만한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짐승에게 저런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아서 그녀는 조금 강하게 나간다. 그녀는 생각에 잠긴다. 자신은 정말로 인간이 거리에서 죽는 것이 불쌍하다는 이유로 장례를 치루어주었던가. 아마 아닐 것이다. 아마 달밤에 밖에서 보았다면 그대로 시체를 집어삼켜 남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저 작은 문 하나로 자신 안의 인간과 짐승을 나누어서 아닌 척 하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저 여자의 말을 넘기듯이 대꾸할 뿐이었다. 왜 마다하는건가. 거부할 필요도 없는데. 순간적이지만 그것에 망설인 자신에게 분노가 느껴졌던 것이다.
"약한 것에 대한 동정이지 다른 의미는 없어. 나는 그런거 신경도 안쓰고..."
그녀는 머리를 넘기는 척 뿔이 자라나는 근처를 만졌다. 여전히 인간의 살갖위로 머리카락이 돋아있을 뿐 짐승으로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것에 안도하듯 그녀는 긴장을 풀고 의자에 눕듯이 앉아 천장을 바라보았다.
"어린애를 먹는 취미는 없는데다, 굳이 말하면 감량중이거든요. 왜, 그래도 저거 넘겨주지는 않을거에요." #슬 웃으며 뒤에 있는 시체를 가르킨다. 그 요괴를 떠보는 듯이
여성이 옷을 톡톡 털더니 조심스럽게 무릎을 굽혀 쪼그립니다. 이내 완전히 무릎을 꿇어 앉으며 귀함직한 옷이 더러운 땅에 닿는데도, 별 기색을 내비치지 않으며 연기를 손부채로 거둬내고 조심조심 떡을 쥐어들고 한입이 될 만하게 똑 떼어냈지요. 식의 눈을 마주치며 그녀가 배싯, 미소합니다.
"잘 봐봐. 먹을게."
입에 넣고 꼭꼭 씹었습니다. 넘김까지 부드럽게 해야 만족스럽게 섭취했다고 할 수가 있지요. 별 탈 없이 삼키며 그녀가 봤지? 하듯이 다시 식의 눈을 바라봅니다. 엷은 옥빛의 동그란 구슬 형태의 눈동자.
"난 요괴가 아니야. 그렇다고.. 인간인 것도 아니지. 음, 어떻게 설명해주면 좋을까.. 그래. 네 말대로.. 도인, 정도로 소개하도록 할까?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나 자신을 갈고닦는 것은 도인과 다를 바가 없으니."
그렇게 다시 떡을 한입 크기로 떼어내더니 스스럼없이 그것을 식에게 내밀었습니다. 이것 아무리 봐도... 아- 하면 예쁘다고 입에 쏙 넣어줄 법한데요...
"네게도 그냥 도움이 되어주고 싶을 뿐이야. 그러니까.. 자비롭게 마음에 들어해주면 안 되는 걸까?"
금빛 머리는 어버버하다가 얼결에 육포를 받습니다. 무언가 중얼거린 듯하지만 아키히요의 뛰어난 청력으로 듣건대, 뭐 별 대단한 소리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기왕이면 술도 있음 좋았겠건만..." 종알거리듯 투정하는 소리에 뭐 대단한 뜻이 담겼겠습니까? 어찌됐건 "감사합니다.." 하며 금빛 머리는 얌전하게 아키히요를 뒤따랐습니다.
꼭꼭 씹어먹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눈 앞의 사람이 아닌 자신을 향해 말하는 듯 말했습니다. 사람이 도술을 부리지는 않을테고 본인이 요괴가 아니라고 말하니 분명 도인이긴 한 모양이었습니다. 게다가 저 떡에는 독도 없는 모양이었구요.
"무슨 도움을 주겠다는건..데? 여기에는 집(숨겨져있지만)도 있고 음식도 있고 겨울을 버틸 수 있는 옷가지도 있다고."
말을 한 후에 내밀어진 떡을 받아먹기위해 작게 입을 벌렸습니다. 그가 떡을 먹을 수 있는 기회는 좀 처럼 없었으니까요. 노동력이 많이드는 떡은 그가 먹기에는 좀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문제도 없고 그걸 그냥 준다는데 마냥 거절하기에는 떡은 맛있어 보였습니다. 게다가 그 떡을 만들기위해 만들어놓은 음식이 사라졌는걸요!
"집은 여기가 아니라 다른곳에 있어.. 맞아."
생각해보니 집이 여기 근처에 있다는 말은 안했어야했다고 생각하며 그는 다시 말을 정정했습니다.
크리스티아나가 의뭉스럽게 미소를 흘립니다... 아니 뭐 크리스티아나라는 흡혈귀는 언제나 의뭉스러웠지만요. 다만 이번에는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는 듯했는데, 역시 언제나 그랬듯이 산뜻하게 손을 들어 휘장 너머에서 우아하게 손을 까딱였습니다. 나가도 좋다는 표시입니다!
"앞으로의 일을 기대하고 있을게."
앞으로의 '일'이라니... 아리의 우수한 두뇌로 짐작건대 단순히 아리의 강해지기 위한 여정을 두고 말하는 맥락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만... 뭐 어쩝니까, 주인이 이미 축객령을 내렸는데! 아니면 끝까지 버티며 물어보는 선택지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주인을 상대해온 경력과 아리의 통찰력이 말해주건대 별 대단한 대답은 돌려받지 못할 공산이 큽니다.
아리스주랑 캡틴도 만나서 반가움! 답변이 느린건 타자가 좀 늦어서 그러니 양해 부탁드림... 캡틴에겐 이런 좋은 스레를 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싶음 전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드디어 개장해서 기쁘고 참여할수있어서 좋기도 함 캡틴의 현생살이가 빨리 나아졌으면 좋겠음... 늘 응원함
귀여운 아리스랑도 이렇게 보게되어 영광쓰 나보다 선배긴 하지만 신입 동기인것같은 느낌이 있어서 벌써 내적친밀도 100%임 (부담스러운 나를 견뎌줘) ai 이미지도 귀엽고 키도 작아서 그리메가 귀여워할것같음 요괴랑 친구가 되고 싶어하는 성격이랑 제멋대로인 점도 그리메한텐 플러스 요소라서 같이 재밌는 이야기 많이 나눌 수 있을듯 앞으로 다시한번 잘부탁!
일상을 돌릴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엄청 기쁘군(기쁨의 탭댄스)(이런 날 견뎌줘) 원하는 상황같은게 있음? 개인적으로는 그리메의 집인 도취의 화림 쪽으로 찾아와주면 고맙겠음 얘가 워낙 히키코모리라 근데 식이도 유말의 강 근처에서 잘 벗어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리메가 나들이 겸 해서 우연히 조우하는 상황도 괜찮음 편하게 말해주면 고맙겠음!
솔직히 인정해야했습니다. 겨울을 이 강가에서 지내는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걸요. 물이 차가운 이 시기에 강가에서 물고기를 잡는것도 쉬운일도 아닐 뿐 더러 강에와서 물을 마시려는 동물도 동면에들거나 다른 따뜻한곳으로 이동을 하기에 사냥감도 없기 때문이었지요. 그렇기에 그는 가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다른 지역에 가서 음식을 확보해야 했습니다. 물론 겨울을 날 정도의 음식은 비축해놓았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만약의 만약을 위한 것.
"아무도 없을거라고. 굳이 이런곳에 와 있는 이상한 녀석은 없을거야."
도취의 화림은 사람은 물론 요괴도 그리 많은 장소는 아니었습니다. 이유는 많은 요괴들이 무서워하는 그 성 때문이라는데 뭐.. 어차피 그 근처에는 가지도 않을테니 그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소문이었습니다.
"이건 뿌리를 먹을 수 있어.."
중얼거리며 음식재료를 확보했습니다. 이곳에서 나는 식물들은 먹으면 마치 술이라도 먹은 것 처럼 정신이 이상해지기는 하지만 그렇기에 경쟁자 없이 음식재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어느덧 추워진 계절에 진절머리가 나 있었다. 신전의 숲으로부터 북쪽에 있는 화원은 본디 드넓고 아름다웠다. 하늘속을 유유히 헤엄치는듯한 고동색 가지, 해가 지는 일입때에는 은은히 빛나는 꽃잎. 어느 곳에 이런 야경이 있을까. 무릉도원조차 이곳의 풍경에는 비견할 수 없으리라. 자미도와 삼봉도조차 어찌 이곳의 풍경에 비견할수 있으랴,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절품이로다. 허나 그녀 자신은 이곳의 겨울 풍경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과실을 맺은 매실이 빛나는 풍경속에서 다연정의 연서방이 만들어낸 양갱에 뜨거운 불처럼 따듯한 불소곡주를 한잔, 달빛과 함께 매혹적으로 빛나는 매실을 벗삼아 한잔 마시는것이 요 근래에 제일 마음에 든 여흥거리였으니, 오호통재라, 이 어찌 비극적이지 않은 일이겠느냐.
그렇기에 그녀가 산보를 나온것 또한 이상하지 않은 일이렸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집 바깥으로 자주 나오지 않는 그녀가 낯선 이와 해후하는것 역시 이상하지 않은 일이렸다.
" 여봐라. "
그녀가 짐짓 가벼운 말투로 눈 앞의 사내를 불렀다.
" 행색으로 보아하니 사냥꾼이나 심마니같은 일을 업으로 삼은 이 같은데, 겨우내 식량이 부족하여 찬거리라도 캐러 온 게냐? 경희가가 이번 겨울에는 곳간을 열지 않았느냐? "
사내의 행색으로 말미암건데, 그녀의 눈에는 사냥꾼이나 심마니, 약초상같은 업을 가진 이로 보였다. 겨울은 무료하고 지금 당장 저 사내를 잡아먹는것도, 악몽을 꾸게 하는것도 결국 다시금 무료한 일상으로 귀결된다는것을 떠올리면 부질없는 일이리라. 하여금 잠시라도 이 무료함을 잊을수 있게끔 하기 위해, 한때의 여흥으로 그에게 말을 거는 것이었다.
>>427 ㅇㅈ 화풍이나 그런것들이 전체적으로 너무 귀여워서 5번은 읽은듯 사쿠라모찌로 변하는 장면이 제일 귀여웠음... 사실 이 만화때문에 동방 드문드문 만화로 좀 접하게 된듯 아리스주는 어떰?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라던가, 동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라던지 궁금해졌음 역시 캡틴처럼 게임으로 접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