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시계를 준비한 건 꽤나 이전이었다. 당시에도 작정을 하고 산 건 아니었다. 어쩌다 나간 외출에서 악세사리 가게에 들렀다가 딱 발견했는데. 적당히 멋스러우면서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이 딱 아스텔과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줄 구실은 없었지만 선물이 꼭 구실이 있어야 하나 싶어 사놨더니 이게 왠 걸. 이 일 저 일 연달아 터져버려 줄 타이밍이 영 없었다. 그렇게 시계는 계속 서랍장 제일 아래칸에서 잠자다가 결국 크리스마스에서야 밖으로 나와 주인 될 사람의 손목에 도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나름의 우여곡절 끝에 시계를 주고나니 홀가분하면서도 기쁘고 걱정스러우면서도 묘한 기대감이 동시에 든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쩌지. 아니라면 무슨 말을 해주려나. 상반된 생각이 조용히 술렁술렁 그녀의 마음을 흔든다. 그가 손목을 돌려가며 시계를 살펴보는 동안. 심장이 초 단위로 콩닥대는 것 같기도 했다. 기다림 끝에 시선이 마주치고 아스텔이 말의 운을 떼자 덩달아 그녀의 눈동자도 크게 뜨인다. 그리고 곱게 접히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나는. 늘 솔직한 로로가 정말 좋더라. 응."
엄청난 리액션은 없었지만. 휘황찬란한 미사여구도 없었지만. 그녀를 똑바로 바라봐주며 있는 그대로의 생각을 얘기해주는 것이야말로 그녀에겐 최고의 반응이었다. 거기까지만으로도 좋은데 저런 말까지 직구로 꽂아주면 심장이 버티기 힘든데. 재차 반한 거 같다고 립서비스가 아니라 진짜라고 까지 말하는 아스텔에 그녀는 붉게 물든 얼굴로 키득였다. 너무 귀엽잖아.
"이제 겨우 한 번 더야? 나는 로로랑 같이 있으면 매 순간 좋아하는 마음이 커지는데. 마음 주는 거 좀 아껴둘까 봐. 나만 너무 주면 서운 한 걸?"
좋아죽겠단 얼굴로 그런 말을 하면 전혀 진심 같지 않겠지만. 아무렴 어때. 마음을 주고 안 주고는 어차피 생각처럼 안 되는 일이다. 장난스럽게 재잘거린 그녀는 얌전히 그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눈가를 만질 땐 눈을 깜빡이고 입술에 닿으면 그 손에 스스로 부비기도 한다. 손길이 지나가자 이번엔 그녀가 몸을 들어 아스텔에게 다가가 안긴다. 두 팔로 그녀의 품 가득 그를 안고 마찬가지로 그에게 그녀의 몸을 맡기며 기대선 작게 속삭였겠지.
"언젠가 그 시계를 보며 아무런 걱정 없이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되는 날까지. 그 이후에도. 꼭 같이 살아서 함께 하자. 그리고. 많이... 정말 많이. 사랑해. 아스텔. 사랑해."
죽지 말자던 그의 맹세 같은 말과 비슷한 말. 그리고 온 진심을 담은 애정 어린 말. 그 두 가지 말을 그에게만 들리도록 전한 그녀는 잠시 가만히 있었다. 스치듯 닿는 볼이 제법 뜨끈하다. 온기만큼 붉은 얼굴을 한 그녀가 조금 떨어져 바라보며 다시금 중얼거렸다.
"으음. 그러니까. 우리 이제 술 좀 더 마실까? 나 와인 마시고 싶은데."
아직 하루는 남았고 밤 역시 멀었으니. 당장 와인을 마시든 달리 무얼 하든 무엇인들 좋을게 분명했다. 아스텔. 그와 함께라면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반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나 적어도 아스텔에게 있어서 그런 말은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 말이었다. 물론 그녀가 저렇게 말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자신이 그렇게 말을 해도 믿음은 안 가지 않을까. 라는 일방적인 추측에 지나지 않았다. 아무튼 자신에게 몸을 맡기며 기대자 아스텔은 몸에 힘을 줘서 그녀의 몸을 지탱했다. 자신을 안고 있는 그녀를 한쪽 팔을 내린 후 몸에 둘러 안아주며 그녀의 말에 조용히 그는 귀를 기울였다.
"...미래에 대한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을거야. 어떻게든. ...여기까지 왔는데 죽으면 그것이 더 억울할 것 같거든. ...나 역시도 사랑해. 레레시아."
사랑한다는 그 말에 대답하듯 그렇게 대꾸하면서 그는 팔에 힘을 주며 그녀를 조금 강하게 끌어안았다. 그 상태에서 그녀가 떨어지려고 하자 그는 살며시 그녀를 놓아주었고 와인을 마시자는 그 제안에 그는 싱긋 웃으면서 팔을 뻗어 와인을 잡았다. 잔을 굳이 바꿀 필요는 없겠지. 조금 술맛이 섞일지도 모르나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았다. 자신도 그녀도 나름 술은 자신 있었으니 오늘 밤은 이대로 취하면서 분위기에 따라 행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그게 아스텔의 판단이었다. 그것이 바로 '자유'라는 것이었으니까.
"마셔야지. 술. ...술 마시자는 핑계로 여기로 왔는데. ...그 이상의 무언가는 술을 좀 더 즐긴 후에 즐기자. ...밤은 깊으니까."
밀회는 이제 시작이었고 눈치 볼 것도 없는 둘의 시간이 찾아왔다. 잔에 와인을 천천히 따르며 그는 제 잔에도 와인을 천천히 따랐다. 이어 그녀의 잔에 제 잔을 가볍게 부딪치려고 하며 아스텔은 속삭였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건배."
/Q.오늘은 왜 이리 빨리 오셨나요? A.마지막 날이라고 좀 빨리 퇴근했습니다. 그래도 벌써 이 시간이지만. (흐릿)
아무튼 갱신할게요!! 일단은 막레 비슷하게 쓰긴 했어요! 좀 더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어도 되긴 할 것 같지만..요? 아무튼 줄 것은 줬기에! 그리고 받을 것도 받았고!
17살때의 아스텔은 아무래도 한창 주변을 경계하던 그런 시절이었으니까요. 물론 로벨리아 덕분에 조금씩 회복은 되고 있긴 했지만.
음. 글쎄요. 그런 환경이 아니고 세븐스가 차별받지 않고 정당하게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면.. 아스텔은 그다지 말이 없지만 뭔가 일을 척척 혼자서 해놓는 그런 마이웨이 타입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반에서 그런 이 하나씩은 있잖아요? 막 알게 모르게 일 다 해놓고 자기 할 거 하면서 티 안내고 조용히 지내는 그런 스타일.
수제 목도리가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면 아스텔의 입장에선 상당히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뭔가 자주 미소를 지을지도 모르겠네요. 아앗. 그런데 방에 혼자 있을때 꺼내서 만지거나 두르기..ㅋㅋㅋㅋㅋ 목도리를 아주 살짝 아스텔의 분신처럼 느끼는 것일까요? 귀엽다! 레레시아 귀여워!
핫 목도리 분신 어떻게 알았지... 캡틴 당신은 눈치가 너무 빨라... (철컥)(???) 직접 만들어준 거니까 분신 비슷한 거랄까 항상 생각나게 해주는 흔적 같은 거랄까~ 조만간 큰지막한 인형 사서 목에 둘러주고 밤마다 안고 잘지도 몰라~~ 들키면 부끄러워 죽으려고 하겠지만!
으앙! 살려주세요!! (두 손 들기) 아무튼 레레시아가 목도리를 상당히 아껴준다는 것은 매우 잘 느껴지는걸요? 큰 인형을 사서 목에 두르고 밤마다..ㅋㅋㅋㅋ 아앗. 왜 이렇게 혼자 있을 때의 레레시아는 귀여운건가요? 초기에 아스텔에게 싸워보자고 덤빈 그 캐릭터가 맞는가! 아무튼 아스텔이 밤에 레레시아의 방에 찾아갈 일은 없을테니까 들키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라라시아라면? (갸웃)
>:3 (땅땅땅빵!)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기에는 아직 제대로 된 호감도 없었고 아스텔이라면 세븐스로 싸워도 다치지 않을거 같으니까? 대련하자고 했던거구~ 차츰 이런저런 일 겪으면서 많이 안정됐으니까 저런 모습도 나오는거지~ 밤에 찾아오는 일... 야간 순찰에 같은 조가 되서 나오라고 찾아온다거나? 자다깨서 나오면 인형 안고 비몽사몽 하고 있을 텐데? (나쁨) 라라는~ 시종일관 으! 표정으로 보고 있지 않을까... 그 왜 염장 질러대는 자매를 보면서 짓는 그 표정... ㅋㅋㅋㅋㅋㅋ
라라 : (방에 갔다가 목도리 두른 인형 보고 으! 함) 라라 : (의무실에 있다가 아스텔 보고 반사작용으로 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