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701126> [ALL/이능물/건볼트 기반] 붉은 저항의 에델바이스 : 33 :: 1001

감기 조심하세요! ◆afuLSXkau2

2022-12-17 17:28:42 - 2022-12-28 00:14:16

0 감기 조심하세요! ◆afuLSXkau2 (LGMjR6ckKc)

2022-12-17 (파란날) 17:28:42

#이 스레는 푸른 뇌정 건볼트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본작을 몰라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시트 스레 혹은 위키에 올라온 설정만 잘 확인해주세요.

#배경이 배경인만큼 어느 정도 시리어스한 분위기는 흐르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도록 합시다. 인사는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AT필드나 편파가 되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본 스레는 15세 이용가입니다. 그 이상의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본 스레는 개인 이벤트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요건은 이쪽을 확인해주세요.
situplay>1596591068>106

#진행은 주말 저녁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시작됩니다. 진행이 없는 날은 없다고 미리 이야기를 하도록 할게요.

#기본적으로 스토리 진행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판정+다이스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예절을 지키도록 합시다.

#그 외의 요소들은 모두 상황극판의 기본 룰을 따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좋은 사실이나 부제는 제목이 긴 관계로 저기에 쓸 수 없어서 0레스 나메에 쓰고 있어요.


위키 주소 - https://bit.ly/3piLMMY

웹박수 주소 - https://bit.ly/3C2PX6S

임시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91068/recent

시트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602090/recent

알아두면 좋은 전투 룰 - situplay>1596603100>330

버스트 - situplay>1596637073>908

798 이스마엘주 (idj1EyH9i.)

2022-12-25 (내일 월요일) 19:18:30

흠.. 7이면..

.dice 1 3. = 3 후반부 시점은?
1. 亂
2. 天
3. 犬

799 ◆afuLSXkau2 (oU/OOs.ii6)

2022-12-25 (내일 월요일) 19:20:54

그리고 이쯤에서 제가 춤추면서 등장하는 거예요!! 갱신할게요! 다들 안녕하세요!

>>793 따로 나가자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같이 술이나 마시자는 의미였답니다. 어차피 다들 이제 서로서로 그룹을 만들어서 놀기 시작할테니까요!

800 이스마엘주 (idj1EyH9i.)

2022-12-25 (내일 월요일) 19:24:52

캡틴 안녕~ 큰일났다 후반부 시점 맵다~

801 ◆afuLSXkau2 (oU/OOs.ii6)

2022-12-25 (내일 월요일) 19:26:50

뭔진 모르지만 일단 뭔가를 올린다고 한다면 구경을 해보도록 하죠! 우리!

802 ◆afuLSXkau2 (oU/OOs.ii6)

2022-12-25 (내일 월요일) 19:44:57

아무튼 일상을 구하고 있으니 혹시나 돌리고싶은 분 계시면 얼마든지 콕콕 찔러주세요! 없으면 없는대로 스루하셔도 괜찮아요!

803 레레시아주 (1WKcOw3o9s)

2022-12-25 (내일 월요일) 20:21:48

>>799 앗 그런거였구나 근데 그러면 피곤해서 쉬겠다고 나갔을 가능성이 높지...? 되물어보긴 했을거 같다 나가서 바람 쐬자던가 개인실 가서 마시자던가~

배고파 하지만 귀찮아... (추욱)

804 ◆afuLSXkau2 (oU/OOs.ii6)

2022-12-25 (내일 월요일) 20:23:42

>>803 개인실 가서 마시자는 말이 나온다면 아스텔은 아마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일 것 같네요.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기도 하고 둘이서 있고 싶은 것은 아스텔 역시 마찬가지니 말이에요. 그리고 김에 레레시아 주려고 짜놓은 보라색 목도리도 선물로 줄테고요. 레레시아에게 주려고 이전부터 꽤 고심하고 고심해서 짠 선물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어서 밥 드세요! 배고프면!

805 레레시아주 (1WKcOw3o9s)

2022-12-25 (내일 월요일) 20:32:14

>>804 세상에 아스텔이 수제 목도리를...? 아까워서 못 쓸텐데 아니 이렇게 썰로 선물 풀기 있냐구 ㅋㅋㅋㅋ 이잉.. 주접 떨 기력도 없다...
뭐라도 뱃속에 넣고 오겠음 (케이크 스윽)

다녀오면...일상 팻말을 세우겠어..! (플래그)

806 ◆afuLSXkau2 (oU/OOs.ii6)

2022-12-25 (내일 월요일) 20:38:07

>>805 원래는 일상으로 직접 주려고 했지만 만일의 경우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는 오늘까지니까요! 아무튼 케이크가 아니라 다른 맛있는 것도 먹어요!! 8ㅁ8 기력이 없으면 좀 쉬시고!

807 레레시아주 (1WKcOw3o9s)

2022-12-25 (내일 월요일) 21:16:31

레토르트 스파게티에 연어 구운거 올려머것당 연어 맛있어!

(일상 팻말 꽂기)(데굴데굴)

808 ◆afuLSXkau2 (oU/OOs.ii6)

2022-12-25 (내일 월요일) 21:25:02

맛있는 거 든든하게 드셨군요! 어서 오세요! 레레시아주! 음. 괜찮다면 캡틴이랑 돌려볼래요?

809 레레시아주 (1WKcOw3o9s)

2022-12-25 (내일 월요일) 21:38:53

대충이지만 제대로 챙겨먹는다구~ 먹거나 안 먹거나 둘 중 하나라서글치ㅋㅋ
캡틴이랑 일상이라! 물논 좋다구~~ 오랜만이니까 아스텔 봐야지 히히히 (사심 그득)

810 ◆afuLSXkau2 (oU/OOs.ii6)

2022-12-25 (내일 월요일) 21:47:56

안 먹는 날은 천천히 없어져야해요! 사람은 하루 세 끼를 다 먹어야 힘을 낼 수 있다구요!!
아무튼 아스텔이로군요! 그렇다면 선레는 다이스로 돌려보도록 하죠!

.dice 1 2. = 1
1.저
2.레레시아주

811 ◆afuLSXkau2 (oU/OOs.ii6)

2022-12-25 (내일 월요일) 21:48:16

제가 선레로군요! 음. 그러면 적당히 레레시아를 부르는 쪽으로 선레를 써볼게요!

812 아스텔 - 레레시아 (oU/OOs.ii6)

2022-12-25 (내일 월요일) 21:54:59

정말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 레레시아는 레레시아대로 이런저런 일이 있었고 아스텔은 아스텔대로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 어느 쪽도 목숨이 위험했었고 어떻게든 살아남아 바로 이곳에 있었다. 왕게임이 끝나고 조용히 맥주를 홀짝이면서 잔을 비우던 아스텔은 비스킷 쿠키를 안주 삼아 입에 집어넣었다. 떠들썩하고 시끌벅적한 것이 한동안은 이런 분위기가 계속 될 거라고 생각하나 딱히 나쁘지 않았다. 이런 휴식 시간이라도 있어야 레지스탕스 생활도 계속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또 언제 갑자기 위험한 상황이 벌어져서 출동할지 알 수 없는 지금 이 순간은 특히나 더.

아무튼 아스텔은 조용히 술을 조금 더 홀짝이다가 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저편에 있는 레레시아를 바라보며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라라시아가 막을지도 모르나 오늘 하루 정도는 그렇게 막아도 별 소용없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크리스마스지 않은가. 원래 이런 날엔 소중한 사람과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배웠기에 더더욱. 적어도 오늘 하루 정도는 양보를 받으리라. 아스텔은 그렇게 생각했다.

"...시아."

그녀의 애칭을 조용히 부르면서 아스텔은 레레시아를 가만히 주시했다. 그리고 잠시 말을 고민하던 그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에게 살며시 제안했다.

"괜찮다면 같이 술이라도 할래? ...너하고 마시고 싶어. ...그러니까 크리스마스이기도 하고, 송년회이기도 하니까. ...밖은 추워서 나가기 조금 애매할 것 같고."

813 레레시아 - 아스텔 (1WKcOw3o9s)

2022-12-25 (내일 월요일) 22:34:05

왕게임이 끝나고 레레시아는 바니걸에서 산타걸로 옷차림이 바뀌어있었다. 끝나자마자 라라시아가 끌고 나와 갈아입으라며 들이댄 탓이다. 이미 지쳐 있던 레레시아는 군말 없이 갈아입었고. 라라시아가 옆에서 머리에 뭘 달아주든 뭘 하든 가만히 있다가 다시 송년회장으로 돌아와서 술잔을 기울였다.

느긋한 페이스지만 독한 술을 병째로 비워가며 라라시아의 주정 아닌 주정을 받아주고 있었는데.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자 아스텔과 눈이 마주친 듯 싶다. 눈이 마주친게 기분 탓인가 싶었지만 아스텔이 다가오는 걸 보자 기분 탓이 아니었구나 싶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 걸까? 레레시아도 잔을 내려놓고 기다리니 어느새 서로의 목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워져 있었다. 참 오랜만에 듣는 애칭에 고개만 살짝 기울였다가. 같이 마시자는 제안에 대답을 하려던 찰나였다.

"어. 음. 나야 좋ㅇ"
"뭐야 뭐야. 둘이서만 쏙 빠져나가려구? 안 되는데- 레레는 오늘 나랑 밤새도록 마시기로 했는데?"

잠시 다른 곳에 한눈을 팔고 있나 싶던 라라시아가 레레시아를 뒤에서 안아 끌어당기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황당한 레레시아가 라라시아를 떼어내려고 했지만 더 단단히 붙잡은 라라시아가 아스텔을 보며 말했다.

"너도 딱히 레레가 아니면 안 되는 건 아니잖아? 오늘 같은 날은 모두랑 즐기는게 좋지 않겠어? 친교도 다질 겸."

다같이 놀자구 다같이- 라고 말하며 라라시아는 레레시아를 꼭 잡았다. 왜 이래 정말. 레레시아가 밀어내려고 해고 꿋꿋이 붙잡아 데리고 슬쩍 자리를 뜨려는 듯 했다. 딱 봐도 둘이 함께 있지 못 하게 하려는 심술임이 분명했다.

814 쥬데카 - 이스마엘 (mZvq3I8ngk)

2022-12-25 (내일 월요일) 22:36:07

네가 이불로 들어가는 건 아무래도 예상하지 못했는지(예상하는 게 이상할지도) 조금 당황한 듯 소리를 내던 당신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 표정을 보고 있자면 부정의 표시라기보다는 네 행동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표현에 가까우리라. 금새 네 옆에 눕는 것만 해도 네 생각이 옳았음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음, 물론이지, 언제든 찾아와도 괜찮아."

아, 그러면 매일 방을 깨끗하게 청소해 놔야겠는데, 그런 농담을 덧붙이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잠시 뜸을 들였던 것이 무색하게, 너를 품는 듯... 아니, 오히려 네가 당신을 품는 듯, 너를 안아오자 너 역시 당신을 마주 안는다. 누워 있기에 당신은 몸을 움츠리지 않아도 되었고, 너 역시 발끝으로 서지 않아도 되는 그런 상황이 된 것은 당신이 '"언제든 안아도 되는데."' 라며 말하는 것과 거의 동시였다.

"다음부턴 좀 더 빨리 말해줘야겠는걸요, 이미 안아버렸잖아."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선, 품에 안긴 당신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그럼 이제 좀 잘까요, 자... 얼른 눈 감고."

애초 목적하곤 조금 달라졌지만 결국 당신이 조금이나마 안정을 찾기 바랐기에 이렇게라도 해주고 싶었다. 무언가 품에 안는 것은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다고들 하지. 그리고 그건... 어느 정도는 너도 마찬가지였다.

815 쥬데카주 (mZvq3I8ngk)

2022-12-25 (내일 월요일) 22:36:55

으하하 내가 답레를 이제야 쓴다 정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셔주 8ㅁ8

다들 크리스마스 잘 보내고 계신가요...! 이제 1시간 반도 안 남았네요... 22년의 마지막 일주일...

816 ◆afuLSXkau2 (oU/OOs.ii6)

2022-12-25 (내일 월요일) 22:38:07

어서 오세요! 쥬데카주!! ...마지막 일주일. 흑흑. 하지만 이제 저는 다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817 레레시아주 (1WKcOw3o9s)

2022-12-25 (내일 월요일) 22:41:54

쥬주 어서오구~ 크리스마스는 거의 끝나가니 마지막 일주일 잘 보내야지~

818 쥬데카주 (mZvq3I8ngk)

2022-12-25 (내일 월요일) 22:46:40

두분 다 반가워요!
어차피 다 지나가는 거... 내년에 더 잘 하면 되는 거겠죠! 더 이상 후회만 하지 않도록!

819 아스텔 - 레레시아 (oU/OOs.ii6)

2022-12-25 (내일 월요일) 22:48:17

"...딱히 따로 빠지겠다고 한 적은 없는데. 그리고 시아가 아니면 안되는데. 난 시아와 술을 먹기 위해서 온 거니까."

자신은 어디까지나 술을 먹자고 했지. 따로 나가자고 이야기를 하진 않았기에 아스텔은 묵묵하게 그렇게 대답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자신이 방금 언제 밖으로 따로 빠지자고 이야기를 했던가. 다 같이 놀자고 이야기를 하는 라라시아를 바라보며 아스텔은 잠시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쨌건 자신은 가족이니까 자신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일까. 여러모로 곤란한 쌍둥이 동생이라고 생각하며 아스텔은 다시 조용히 입을 열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자리를 뜨려고 하는 것 같은데. ...질투하는거야?"

악의는 없었다. 정말로 악의는 없었다. 그냥 자신이 그렇게 느낀 것을 입에 담았을 뿐. 언제나처럼의 말을 돌리지 않는 아스텔의 직구 화법이었다. 허나 자신은 별 상관없다는 듯, 이내 아스텔은 바로 그 자리에 자리를 잡고 조심스럽게 앉았다. 뒤이어 라라시아를 바라보면서 아스텔은 이야기했다.

"...사실 뭐라고 해도 선택은 시아가 하면 되지 않을까? 나야 둘이서 따로 마셔도 좋고, 여기서 단체로 마셔도 좋아. 중요한 것은 시아가 같이 자리에 있냐 없냐야."

자신이 요구하는 것을 이내 아스텔은 확고하게 이야기했다. 결론적으로는 레레시아가 동석하는 것. 그 조건이 지켜진다면 라라시아가 앉건 다른 이가 있건 자신은 별 상관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내 아스텔은 가만히 라라시아와 레레시아. 두 쌍둥이를 바라봤다. 어쩔꺼냐는 무언의 질문을 담으며 그는 가만히 답을 기다렸따.

820 ◆afuLSXkau2 (oU/OOs.ii6)

2022-12-25 (내일 월요일) 22:48:39

내년. 내년이라. 2023년이 오긴 오는군요. 와. (흐릿)

821 ◆afuLSXkau2 (oU/OOs.ii6)

2022-12-25 (내일 월요일) 23:25:57

안된다. 나의 일요일이 끝나가!! 8ㅁ8

822 레레시아 - 아스텔 (1WKcOw3o9s)

2022-12-25 (내일 월요일) 23:32:28

레레시아가 아니면 안 된다는 아스텔의 말에도 라라시아는 코웃음을 치며 가려고 했다. 그러나 직후의 말이 그 걸음을 우뚝 멈춰세웠다. 한발짝 나간 걸음을 멈춰선 라라시아가 돌아섰다. 빠져나가려던 레레시아도 윽. 하는 얼굴로 아스텔을 돌아보았다. 마주보고 아스텔의 말을 끝까지 들은 뒤. 라라시아가 웃는 얼굴에 가시 돋힌 목소리로 대꾸했다.

"끽해야 몇개월 가깝게 지낸 너를 질투할 리가 없잖아? 라고 하고 싶지만. 그래. 질투지. 뭣도 모르는게 이제와서 채가려고 하니까."
"라라. 말이 심하잖, 으앗."

까칠하게 쏘아붙인 라라시아는 항의하는 레레시아를 아스텔 쪽으로 툭 밀어버리고 휙 돌아섰다. 그렇게 둘이 놀고 싶으면 어디 눈에 안 띄는 곳에나 가버리라며. 살짝 휘청인 레레시아가 야! 불러보지만 라라시아의 도도한 뒷모습은 회장 안 다른 사람들 사이로 끼어들어 가버리고. 그 자리엔 그녀와 그만 덩그러니 남겨졌다. 답답하다는 듯이 한숨을 푹 내쉰 레레시아는 잠시 볼을 긁적이다가. 느릿느릿 돌아서 아스텔을 보았다.

"그... 미안. 전에도 말했지만. 쟤가 널 좀 안 좋아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잠깐 고민하다가 겨우 꺼낸 말은 그거였다. 어쩐지 말을 꺼내기가 어려워서. 그 일이 있은 후 처음으로 제대로 보는 거였으니까. 조금은 미묘한 기분이 들어 또 얼마간을 머뭇거리다가 겨우 다른 말을 꺼냈다.

"아까 술 마시자는 거. 어... 개인실 안 갈래?"

말을 꺼내놓고 아차 싶었는지 그게 그러니까 라며 횡설수설한다.

"마시, 는 건 좋은데 사실 계속 라라 상대 해주느라 피곤해서. 여기보단 개인실이 편하게 있을 수도 있고. 그러... 그런 거니까. 그냥."

어물어물 말을 한 그녀는 고개를 까딱 기울이고 아스텔을 바라보았다.

823 레레시아주 (1WKcOw3o9s)

2022-12-25 (내일 월요일) 23:34:36

후후... 내일 월요일... (죽은눈)

824 아스텔 - 레레시아 (oU/OOs.ii6)

2022-12-25 (내일 월요일) 23:44:59

자신을 향한 공격적인 어투. 그리고 레레시아의 사과. 그 두 가지를 들으면서 아스텔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뭣도 모르는게라. 이내 아스텔은 피식 웃을 나름이었다. 이런저런 떠오르는 말은 많았으나 굳이 아스텔은 하지 않았다. 딱히 그 관련으로 티격태격할 생각도 없었으며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으니까. 허나 틀리지 않다고 해서 그것을 받아들여야 할 이유 또한 없었다. 반대로 그녀는 뭘 얼마나 알겠는가. 결국 그 이상 말해봐야 시궁창 싸움이 될 뿐이라고 생각하며 아스텔은 살며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괜찮아. 깊게 받아들일 생각은 없으니까. ...비난이야 살면서 죽도록 들었기 때문에 딱히 아프지도 않고 화가 나는 것도 아니야."

심술이야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아스텔은 태연하게 방금 그 사실을 넘겼다. 허나 한동안은 자신에게 이러쿵저러쿵 말을 많이 하는 것은 각오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아스텔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작전에 지장만 없으면 상관없는 일이긴 했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어디 그렇게 쉽게 돌아가겠는가. 경우에 따라서는 로벨리아의 도움을 조금 받는 것도 고려를 해야겠다고 아스텔은 생각했다.

아무튼 개인실을 이야기를 하는 레레시아의 말에 아스텔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러면 여기서 그냥 조용히 마시는 것도 괜찮지 않은가. 라고 생각을 하나 라라시아의 상대를 해주는 것이 피곤하다는 그 말에 아스텔은 어쩌면 라라시아에게서 지금은 떨어져있고 싶다고 말을 하는 것 같아 이내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상관없긴 한데. 그렇다면 내 방으로 올래? ...그게 아무래도 너에게도 나을 것 같은데. 네 개인실로 가면 라라시아가 또 올지도 모르니까."

이어 아스텔은 살며시 고개를 돌린 후에 근처에 있는 술병을 몇 개 챙겼다. 맥주, 와인. 그리고 다른 술들. 다 마실 생각은 없고 마실 정도만 마실 생각이었다. 이내 잔 두 개. 그리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안주거리까지. 그렇게 확실하게 챙기며 아스텔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아무튼 가자. 이 정도면 술을 마시면서 크리스마스라는 것을 보낼 수는 있겠지."

825 ◆afuLSXkau2 (9xbbRMvu4g)

2022-12-26 (모두 수고..) 00:01:10

크리스마스가 지나버렸다! 26일이다!! 흑흑.

826 ◆afuLSXkau2 (9xbbRMvu4g)

2022-12-26 (모두 수고..) 00:27:00

다음 판 제목도 슬슬 생각을 해둬야 할 시기인가.. (고민 중)

827 이스마엘주 (YUGA./H03k)

2022-12-26 (모두 수고..) 00:29:21

아악...... 나갔다 올 일이 있어서 독백 쓰다 내팽개치고 나간 거 실화야..? ㅇ<-<

828 레레시아 - 아스텔 (k4MW0VMdA.)

2022-12-26 (모두 수고..) 00:32:47

뭣도 모른다던 라라시아의 말이 비단 아스텔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닌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이미 그 문제로 몇 명이나 부딪혔다. 그리고 그녀도 아스텔에 대해 그가 말해준 것 외엔 아는게 없었다. 어느 쪽도 당당할 것 없는데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면 되었을까. 그건 아닌 것 같아서. 괜찮다는 그에게 다시금 말했다.

"그래도... 미안."

다시금 중얼거린 레레시아가 머뭇거리며 개인실에 가지 않겠느냐 물었다. 이것저것 이유와 함께. 그가 별로라고 하면 그녀도 자리에 앉을 생각이었다. 피곤하지만 라라시아가 금방 돌아오진 않을 것 같기도 했고. 천천히라면 괜찮겠지. 아스텔이 침묵을 지키는 동안 그녀는 주변에 뭐가 남았는지 보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술도 안주도 적당히 남아있으니 한 잔 정도는 더 할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있는데 아스텔이 그러자는 대답을 했다. 상관없으니 그의 방으로 오겠냐며.

"안 올 것 같긴 한데. 그래."

라라시아의 성격상 적어도 오늘은 오지 않겠지만. 그의 초대를 굳이 그녀의 방으로 바꿀 이유도 없으니까. 아스텔이 술과 잔, 안주를 챙기고 가자고 하자 고개를 끄덕이고 따라나섰다. 회장을 나갈 쯤 힐끗 돌아보자 저멀리 라라시아도 돌아보고 혀를 쏙 내밀었다.

개인실로 향하는 복도를 걷으면서 뭔가 생각에 잠긴 듯 발끝으로 시선을 내리고 있던 레레시아가 문득 멈춰섰다. 왜 그러나 돌아보면 레레시아가 시선을 옆으로 굴리며 말한다.

"저기. 먼저 가 있을래? 잠깐 내 방에 들렀다가 갈게. 옷도 갈아입고."

바니걸보다는 덜 화려한 차림이었지만 평소에 비하면 요란하긴 했으니 말이다. 하얀 털장식이 달린 붉은 원피스를 만지작거리던 그녀는 슬쩍 웃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이 좋으면 이대로 가겠지만?"

아스텔이 어떤 대답을 하든 그녀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그리고 금방 다녀오겠다고 돌아서 그녀의 개인실이 있는 쪽으로 종종 걸어갔겠지.

829 레레시아주 (k4MW0VMdA.)

2022-12-26 (모두 수고..) 00:33:26

아.. 감 다 죽었누 왤케 답레 안 써져...

이셔주 어서오구~

830 ◆afuLSXkau2 (9xbbRMvu4g)

2022-12-26 (모두 수고..) 00:35:04

아이고. 늦은 밤 다녀오신다고 수고했어요! 이스마엘주! 이제 푹 쉬세요! 내일을 준비해야죠! 월요일! (나쁨)

그리고 답레는 천천히 써도 괜찮답니다!

831 이스마엘주 (YUGA./H03k)

2022-12-26 (모두 수고..) 00:36:18

마지막.. 진짜 마지막 다갓 한번만 굴려보자.

.dice 1 2. = 1
1. Engel
2. Kerstner

832 아스텔 - 레레시아 (9xbbRMvu4g)

2022-12-26 (모두 수고..) 00:43:32

아스텔의 입장에선 지금 레레시아의 옷도 크게 상관이 없었다. 예쁘고 귀엽고 잘 어울렸으니까. 허나 멈춰서서 시선을 옆으로 굴리는 모습을 봤을 때 적어도 레레시아가 지금의 옷차림에 대해서는 조금 곤란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잠시 생각을 하던 아스텔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먼저 가서 자리 준비해놓을게. 나는 나대로 준비해둬야 할 것이 있기도 하고."

뭔지는 비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아스텔은 작은 미소를 지었다. 이내 천천히 와도 된다고 이야기를 하며 자신은 자신 나름대로 자신의 개인실로 향했다. 비밀번호를 입력한 후, 안으로 들어선 후 아스텔은 방 한가운데에 테이블을 깔았고 그 위에 술과 안주를 조심스럽게 세팅하듯이 내려놓았다. 특별히 볼 것이 없고 말 그대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가구들 위주로 놓여있는 제 방이 꽤나 쓸쓸한 느낌이 아닌가 생각을 했으나 이제 와서 벽지를 바꾸거나 방을 꾸밀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내 아스텔은 자신이 쓰는 책상 위에 올려둔 붉은 포장지로 포장한 상자를 손으로 집었고 자신이 쓰는 침대 아래에 살며시 숨겼다. 그것은 오늘 레레시아에게 주기 위해서 그가 며칠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서 다행이야. 정말로."

쉴 때는 쉬지만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많이 이런저런 임무에 투입되는만큼 마냥 편하게 뭔가를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상당히 촉박했으나 그럼에도 어떻게든 한 것에 아스텔은 괜히 뿌듯함을 느끼면서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허나 그 표정은 이내 살며시 불안함으로 바뀌었다. 이 선물을 좋아해줄까? 싫어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불안함과 초조함이 커져가는 탓이었다. 원래는 좀 더 화려하고 멋진 것을 준비하는 것이 맞을까 싶었으나 아직은 조금 부담스럽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기에 다른 방향으로 선물을 준비한 것은 좋았으나 막상 주려고 하니 좋아해줄까? 하는 불안함이 커져오고 있었다.

"...차라리 가디언즈와 싸울 때가 더 편할지도 모르겠어. 이거."

괜히 그런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아스텔은 노크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기다렸다. 아마 노크 소리가 들리면 단번에 자리에서 일어서서 문을 열고 레레시아를 맞이했을 것이다.

833 레레시아주 (k4MW0VMdA.)

2022-12-26 (모두 수고..) 00:54:12

(널브랑) 아구 안되겠다.. 답레 천천히 올릴게 캡틴~

834 ◆afuLSXkau2 (9xbbRMvu4g)

2022-12-26 (모두 수고..) 00:56:35

저도 슬슬 자러 가야할 시간이 다가오니까요! 답레는 천천히 올려주셔도 괜찮답니다! 정말로요!

835 레레시아주 (k4MW0VMdA.)

2022-12-26 (모두 수고..) 01:00:11

응응 좀 늘어져잇다가 느긋하게 써둘테니까 캡틴도 편할때 답레 달아주라구~

아니 근데 왜 벌써 1시...? 나 답레 좀 쓰고 멍때린거 밖에 안했는데..?

836 ◆afuLSXkau2 (9xbbRMvu4g)

2022-12-26 (모두 수고..) 01:01:07

원래 일요일은 빨리 지나가는 법이잖아요? 아니면 멍 때린 시간이 길었던가! (어?)

837 레레시아주 (k4MW0VMdA.)

2022-12-26 (모두 수고..) 01:10:06

ㅋㅋㅋ부정할 수 없군...! 월요일도 이렇게 호로록 지나가면 좋겠다으악

838 ◆afuLSXkau2 (9xbbRMvu4g)

2022-12-26 (모두 수고..) 01:11:15

흑흑. 하지만 월요일은 제일 늦게 가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8ㅁ8

839 레레시아주 (k4MW0VMdA.)

2022-12-26 (모두 수고..) 01:22:46

아.. 세상에서 제일 긴 하루 월요일이여... (녹아내림) 사실 요즘은 연말이다 뭐다 시끄러워서 매일이 월요일 같긴 해~

840 ◆afuLSXkau2 (9xbbRMvu4g)

2022-12-26 (모두 수고..) 01:24:02

그리고 2023년이 되면 또 연초라고 하면서..(흐릿) 아무튼 전 슬슬 들어가서 자러 가볼게요!! 레레시아주도 안녕히 주무시고 좋은 밤 되세요!!

841 𝑪𝒐𝒍𝒅 𝒔𝒏𝒂𝒑 (YUGA./H03k)

2022-12-26 (모두 수고..) 01:28:11

12월도 어느덧 중후반에 이르렀다. 작년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얼어붙을 것처럼 추웠건만, 올해는 그렇지만도 않다. 작년이나 올해나 추위가 무슨 상관인가 싶다. 어차피 살아오며 한 번도 30분 이상, 저 바깥사람들처럼 추위에 떨며 기다려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바라는 모든 일을 이루어냈으니! 가란은 따뜻한 카페에 앉아 유리창 너머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밤의 거리는 카페 앞에 엄중하게 배치된 경호인력을 제외하면 제각기 활기찬 얼굴로 도시를 활보하고 있었다. 아마 전부 비능력자거나, 휴가를 받은 가디언즈겠지.

가란은 스틱으로 커피를 휘저었다. 카페 안이 따뜻했는지 얼음이 둥둥 뜬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나온 지 5분도 채 되지 못해 컵 겉면에 송골송골 이슬이 맺혀 떨어지고 있었다. 아마 그 광경을 에르베르토가 봤으면 높은 비명을 지르고 토끼처럼 오들오들 떨더니, 로사리오를 꺼내들며 악마를 쫓는 손동작을 해댔겠지만 어쩌겠는가? 그는 에르베르토처럼 커피에 대한 철학을 따지기 보다, 맛있으면 그만인 사람이었다. 애초에 에르베르토가 고리타분한 것이다! MZ 세대니 뭐니 하는 젊은이들의 신문물은 잘 받아들이면서 커피 하나는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렇지만 에르베르토의 심정도 제법 이해할 만도 싶다. 가란은 시선을 옮겨 눈앞의 밀크티를 쳐다봤다. 자신의 수행비서와 단둘이 할 얘기가 있어 카페 하나를 통째로 빌린 참인데, 벌써 각설탕이 셋… 넷… 일곱… 여덟…….

"그러다 탑을 쌓겠구나."
"아, 그, 그게……. 죄송합니다, 보스."

가란은 잔을 들어 커피를 쭉 들이키며 남성을 훑었다. 각설탕을 집어 든 채 굳어버린 검은 머리카락의 남성은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시선을 둘 곳을 찾아 두 눈동자를 열심히 굴리고 있었다. 내가 아무리 다리를 하나 잃게 했다지만 사과하고 새 사이보그 의족으로 교체해 준 지가 언젠데, 언제까지 저렇게 절절매며 살기만 할까. 저런 것을 후계자로 둘 생각을 했다니……. 가란은 커피가 들어있는 플라스틱 잔을 내려놓으며 나긋하게 입을 벌렸다.

"내가 아니라 나이가 채 들기도 전에 골골대며 앓을 네 몸에 사과해야지. 난 네 건강이 걱정되어 하는 말이었단다."
"아, 고향에서 먹던 버릇이라.. 죄송합니다."
"죄송하단 말도 그만 하렴. 그래서.. 고향이 어디였더라?"
"난징입니다."
"얘, 담백하게 먹는 지역 사람이 그게 버릇이라고? 지나가던 개가 웃겠단다. 나는 안휘 사람인 줄 알았건만 말이다."
"외람되지만 그것도 옛말입니다, 보스."
"아무렴 내가 마흔 넘었으니 너랑은 세대 차이가 많이 나지."

가란의 여유로운 목소리에 남성은 작게 앓았다. 가란은 앓는 소리를 들은 체도 하지 않고 테이블 위에 턱을 괬다. "그래서 꼰대의 말벗이라 생각하고 이렇게 대화하자고 한 거야. 자네가 내게 해준 얘기가 있으니 그에 따른 대가는 치러야 하지 않겠어?" 느릿느릿 뱉는 목소리 뒤로 남성은 티스푼을 들어 각설탕이 가득 들어차 녹지 않을 지경인 밀크티를 휘젓기 시작했다.

"어떤 대화를 바라십니까……?"
"글쎄.. 가령, 황제에 대해서?"
"또 그 얘기인가요……."
"이번엔 조금 다르단다. 내가 지금껏 네게 탈주를 명분 삼아 그 빌어먹을 꿈 얘기는 많이 뜯어왔지만……. 이번엔 내가 얘기할 차례거든."

남성은 티스푼을 젓던 손을 멈췄다. 불현듯 과거의 기억이 그를 붙잡아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그는 불과 몇 개월 전, 제를 탈출시켰다. 에델바이스와 접선하고, 완벽하던 쇼를 망쳤다. 그리고 현장에서 가란이 쏜 총에 의해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총알은 잔인하게도 그의 한쪽 다리를 박살 냈고, 그는 살아남게 됐다. 배신은 죽음뿐이라는 안식의 규율대로 지금껏 봐온 다른 조직원들의 최후처럼 모진 고문과 죽음이 기다릴 줄 알았건만 기다리고 있는 현실은 더욱 가혹했다.

"저런, 안색이 좋지 않구나. 내가 얘기하는 게 그렇게 싫니?"
"아뇨, 아닙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가란은 그가 죽지 못하게 막았다. 이 나라에서 제일가는 사이보그 업체에게 의뢰를 맡겨 그의 다리에 새 삶을 불어넣어 주었고, 그가 벌인 사건은 반역이 아니라 정신계 세븐스의 조종 때문이었다며 죄를 뒤집어 씌워 무마시키기도 했다. 내부의 의심은 한참이고 비어있던 수행비서 자리에 앉혀버리는 강수를 둘 정도였다. 그리고 그에게 요구한 것은 대체 어떻게 황제를 구워삶았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그는 지금까지의 은혜보다 배신에 대한 두려움이 더 앞서게 되어 그때마다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그런데, 그런 두려운 존재가 이젠 듣던 것을 멈추겠다니! 어떤 말이 나올지 벌써부터 두렵다. 그가 제에게 바라던 것을 말할 때마다 가란이 착잡하고 복잡한 표정을 짓던 걸 봤기 때문이다. 가란은 눈웃음을 지었다. 식은땀을 흘리는 그를 보며 손을 뻗어 손등을 두어 번 두드려 주자, 그는 흠칫 놀라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밀크티를 황급히 마셨다. 티스푼도 치우지 못하고 녹지 못한 설탕마저 입가에 범벅이 될 정도로 칠칠치 못했지만 가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너는 폐하께서 새장 속에 있는 것이 안타까웠노라 얘기했지, 아가."
"……그렇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계기가, 외부와의 단절 때문이었니?"
"…예."
"이해한단다. 대다수의 연구원이 그리 생각하지.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팔렸더라면, 이 장소를 빠져나갔더라면.. 하지만 나는 좀 달랐단다. 폐하는 그곳에 가두고 세상을 모르게 하는 편이 나았노라 생각했지. 나는 단절이 폐하에게 더 득이 될거라 생각했으니."

가란은 손등을 두드려주던 손을 거두듯 하며 검지와 중지를 세우더니, 마치 사람이 다리를 움직이듯 손등을 세우고 손가락을 움직였다.

"생각해 보렴, 폐하와 같은 세븐스는 대단히 매력적이기 마련이지! 바깥의 세븐스는 모두 주눅이 들어 순응하거나, 울부짖으며 절망하는데.. 폐하는 마치 맹수처럼 야생성이 살아있고, 날카롭지 않더니. 폐하는 안식에서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우월한 존재였고, 우월하게 살아가도록 키웠으니 당연한 법이지! 본디 그런 귀한 맹수라는 것은, 이미 한 사람이 길들인 시점부터 많은 사람이 똑같이 자신도 손 뻗어 길들여보고자 하는 것이니 어찌 그 욕심 뒤룩뒤룩하게 찐 늙은이들이 탐내지 않을까."

가란은 움직이던 손가락으로 각설탕을 집었다. 가란의 눈이 가늘어졌을 때, 남성은 애써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집어 올린 각설탕을 깨물던 가란은 한쪽 입술을 비틀어 올렸다.

"그렇지만 세상 사람들이 다 나 같지는 않지. 그 오만불손한 그 태도를 곧이곧대로 받아줬겠느냔 뜻이란다. 더군다나 우리의 황제라 한들… 그들에게 세븐스는 세븐스. 누군가는 손 뻗어 가지고자 했던 용도가 절대 생각하던 것과 같지 않단다. 그들은 그 육체를 바라고, 세븐스를 바라며, 정신을 무너뜨리고 끝내 갖고자 하기에. 그래서 내보내고 싶지 않았단다. 차라리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한이 있어도 무너지는 꼴은 못 보겠다 생각했으니."
"…하지만, 세븐스와의 충돌로 하여금 폐하께서 고민하셨으니.."
"내 말에서 무언가 느낀 점이 있지 않니, 자유로이 말해보련."
"……저희의 시선이었습니다."
"영특하구나. 그래, 우리는 세븐스를 몰라. 그들이 어떤 삶을 살든 너 또한 동정으로 시작했고, 나 또한 유흥으로 시작했던 일이다. 이해가 아닌 오만이지! 그래서 나는 뒤틀린 시각으로 폐하를 생각했던 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었으니, 내가 책임지는 수밖에 없지 않겠니? 달리 변명하지 않으마. 그 시선의 뒤틀림을 내 인정할 테니."

가란이 다시금 각설탕 하나를 집어 씹자, 잇새로 박살난 설탕 가루가 테이블 위로 후두둑 흩어졌다. "다만 내 하나 물어보자꾸나. 무대의 배역을 무대 밖 현실로 빼내면 어떻게 될 것 같니? 그래, 장르는.. 대체 역사물 속의 인물로 치자꾸나." 남성은 이 질문이 제를 뜻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잔을 두 손으로 고이 쥔 남성이 머뭇거리다 답했다.

"……적응하지 못할 겁니다. 현실과 과거는 다르니까요."
"그래, 네 말이 옳단다. 우리는 현실을 살아가는데, 무대의 배역은 그 세계관을 살아가니. 내게 있어 폐하는 그런 존재였단다. 무대에서 평생을 살아온 배우. 그렇기에 무대밖에 설 곳이 없는 존재. 그래, 이건 나의 잘못이지. 부정할 생각은 없어. 네게도 책임을 물을 이유도 없지. 너는 날 몰랐고, 나는 네 생각을 몰랐으니."

가란이 느긋하게 입가를 툭툭 털더니 얼음이 녹은 커피를 쭉 들이켰다.

"그렇지만 동정심을 느끼고 무작정 행동하는 것은, 때로는 큰 기만이 되기도 한단다. 동정심을 보여 돕는다는 건, 네가 그 존재가 너와 같은 취급을 받고 자랄 거란 확신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
"나는 폐하가 죽더라도 스스로를 황제라고 생각하길 바랐단다. 지금쯤이면 스스로를 혁명을 위해 온몸을 불태울 하나의 도구로, 죄책감에 몸부림치는 하나의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그 사실이 참 안타깝단다. 내가 온전히 책임을 지지 못하는 것 같잖니."

너무 사악했나? 가란이 깔깔 웃는 모습에 남성은 시선을 내려 찻잔에 담긴 밀크티에 비친 자신을 물끄러미 마주했다. "……아니오." 떨어지는 입이 느렸다. 가란이 웃는 모습 뒤로 눈빛을 보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헬리의 아이도 그래. 내가 그때 놓아줘서 온전히 책임질 수 없잖아……."
"그렇지만 그건 아이의 선택이었으니까, 죄책감을 가지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죄책감? 아가, 아가.. 넌 내가 그리도 착한 사람으로 보이니?"

가란이 웃음을 뚝 멈추더니 소름 끼치도록 아무런 표정도 없는, 안드로이드처럼 남성을 마주했다.

"나는 끝까지 악독하게 살다 악독하게 죽을 거야."

그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세상이 어지럽다 느꼈다. 인간이 아닌 줄만 알았던 자신의 보스가 인간적인 면이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것만큼 끔찍한 일이 어디 있을까. 인간성이라곤 단 하나도 없을 것 같은 존재가 알고 보니 무엇보다 인간을 위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세상이 뒤집히기 마련이었다. 자신의 보스가, 그 가란이─

"감히 내가 누군가에게 용서 받는 삶을 살면.. 더없이 비참하잖니. 안 그래?"
에르베르토는 종이컵에 든 에스프레소를 단숨에 들이켰다. 쌉싸름하고 향긋한 원두 본연의 향과 미처 녹지 않은 황설탕의 단맛이 혀를 맴돌았다. 새빨갛고 석류알 같은 눈망을로 발밑을 내려다보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까, 천사 같은 미소가 얼굴에 가득 퍼졌다.

"어머, 드디어 겨울이 오려나 보네……."

겨울엔 유달리 꿈을 많이 꾼다고들 하지요. 어서 가란에게 얘기해 주러 가야겠다. 노래하듯 사랑스러운 목소리를 뒤로 그가 살랑거리며 자리를 떠났다.

842 이스마엘주 (YUGA./H03k)

2022-12-26 (모두 수고..) 01:28:53

크하학 드디어 갠이벤 프롤로그 0.5쿨 끝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되긴 하지만 너무 귀찮아 (드러누움)(글러먹음)

답레 쓰러가야지...

843 레레시아주 (k4MW0VMdA.)

2022-12-26 (모두 수고..) 01:33:36

연말 다음은 연초... (핼쓱) ㅋㅋㅋ 캡틴 잘 자구~ 구빰이야~! (´▽`ʃ♡ƪ)

이셔주 독백 쓰느라 고생했어잉 (어깨 꾹꾹)(골골)

844 이스마엘주 (YUGA./H03k)

2022-12-26 (모두 수고..) 01:35:06

캡틴 구빰이야~~~ 히잉 레샤주..(늘어짐) 나 오늘 엄~청 힘냈어..🥺

845 레레시아주 (k4MW0VMdA.)

2022-12-26 (모두 수고..) 01:44:15

이... 아재들 무서워... 춥지도 않은데 소름이 쫘악 돋네 어휴...

(랜선 담요)(골골송) 고생했오 고생했오~~ 늦은 시간에 일보고 오느라 힘들텐데 이렇게 멋진 독백도 올려주구! 이제 따땃한 이불이랑 같이 쉬자~~ ヽ(✿゚▽゚)ノ

846 이스마엘 - 쥬데카 (YUGA./H03k)

2022-12-26 (모두 수고..) 02:12:57

저 오동통한 꼬리를 가진 여우를 어쩌면 좋을까? 이젠 불안정하게 정착한 예민함과 악몽 때문이 아니라, 당신 때문에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을까 걱정이 됐다. 그렇지만 그마저도 금세 백기를 들고 말았다.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여기서 더 엎어도 아무도 모를 테니까. 옆에 누워 속삭였을 적, 이스마엘은 농담 섞인 대답에 환히 미소 지었다.

"그러면 청소 잘 하게끔 앞으로 자주 찾아가야지."

매일 귀찮은 할 일을 만들어줘야겠다. 마찬가지로 농담을 던지며 당신의 품에 안겨본다. 온기 가득한 품은 조그맣지만 든든했다. 이스마엘은 당신의 품에 안긴 채 눈을 느릿하게 휘었다. 언제든 안아도 된다고 했지만 이렇게 빨리 안을 줄은 몰랐다는 듯.

"음─ 내가 늦은 게 아니라 당신이 욕심이 많은 건 아니고?"

작게 마주 웃으며 품에 파고들듯 고개를 비스듬히 기대본다.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의 주체는 달라졌지만, 그 온기만큼은 익숙하다. 따뜻함이 느껴지고, 안정감이 같이 밀려든다. 이렇게 누군가의 체온에 온전히 자신을 맡기고 기대본 적이 얼마 만이더라? 이젠 영영 겪을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와닿던 손길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아직은 잠들기 싫은데." 괜히 툴툴대던 이스마엘은 당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듯 속눈썹을 살포시 들어 올리다, 턱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눈을 내리깔았다.

"……리오도 잘 자."

그래, 당신을 믿고 잠드는 게 낫겠지. 이길 수 없는 사람이다. 차라리 받아들이는 것이 나을지도 상황을 당신이 바꾸고 싶은 대로 따르고 발버둥 쳐 빠져나오려는 이유는 아마 이스마엘이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깊은 안정감에 내리깔린 눈이 천천히, 무겁게 감기기 시작했다. 상실감도, 고통도 잠시간 내려둘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이상향도 지금 당장 생각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저,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지금만큼은 신뢰하고자 했다.

"……."

당신의 품에서 잠시 느릿하게, 지금 당장 잠들고 싶지 않다는 듯 뺨을 기대고 있던 몸이 어느덧 미세하게, 그리고 규칙적으로 들썩인다. 시선을 내려 확인해 보면, 속눈썹이 촘촘하게 내리감긴 눈과 평온한 표정이 얼굴을 덮고 있을 테지. 에델바이스에 온 이후 잠들 때마다 지었던 고통이나 비탄, 혹은 눈물로 얼룩진 표정이 아니라.

847 이스마엘주 (YUGA./H03k)

2022-12-26 (모두 수고..) 02:19:34

누울 때 눕더라도.. 답레는 쓰고 눕는닷... 편하게 이어주고 슬슬 막레 해줘도 좋구 응.. 응........... 쥬는 퐉스야.. 퐉스..

>>845 아재들..ㅋㅋㅋㅋㅋㅋ 하나는 태평하고 하나는 돌아있고..

가란: 세상에, 나 정도면 젊지.
에르베르토: 부정하지는 않을게요. 하지만 마음만큼은 젊답니다.

제: 젊은..건가? (20살 응애)
이스마엘: 젊은..겁니까? (응애22)

레샤주 예쁜 말 해줘서 정말 고마워~🥺 레샤주도 따뜻한 이불에서 푹 쉬자구~!!

848 레레시아 - 아스텔 (k4MW0VMdA.)

2022-12-26 (모두 수고..) 06:29:48

"준비?"

잠시 개인실에 다녀오겠다는 레레시아의 말에 그도 나름 준비할게 있다며 뭔지는 비밀이란다. 준비라니까 청소는 아닌 거 같은데. 어쨌거나 그녀가 다녀오는 동안 아스텔도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건 아닐 거 같다. 천천히 다녀와도 된다는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얼른 돌아섰다. 유난히 조용한 복도에 잰걸음 소리가 타닥타닥 울린다.

중간에 새지 않고 곧장 개인실로 돌아온 레레시아는 제법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환복도 그렇지만 거울을 보니 얼굴도 꼴이 말이 아니어서 말이다. 부리나케 세수를 하고. 옷장을 열어 적당한 평상복을 꺼내어 입는다. 넥라인이 약간 깊은 검정 반소매 티셔츠를 냉큼 걸치고 통 넓은 면바지와 헐렁한 반바지 중에 뭘로 할까 잠깐 고민하다 검은 반바지에 얼른 다리를 꿴다. 다리가 썰렁하지만 역시 이쪽이 편하니까. 평상시라면 이대로 있겠지만 오늘은 아니다. 서랍에서 하얀 양말도 꺼내 신고 겉옷으로 짙은 붉은색 오버핏 후드집업을 걸친다. 마무리는 솔 많은 브러쉬로 머리를 빗고 한 줄 헐겁게 땋아 늘어뜨린다. 음. 나쁘지 않아. 옷장에 붙은 거울에 모습 한 번 비춰보고 다시 나가려다가 아차차 하며 방 안 쪽 책상에 간다.

"이거 가지러 와놓고 깜빡할 뻔 했네."

책상에 딸린 서랍 중 가장 아래칸을 열자 긴 사각형의 아담한 함이 나온다. 테두리가 둥글고 겉이 보드라운 자색 벨벳으로 감싸인 함을 들어 잠시 바라본다. 가져갈까. 말까. 막상 때가 오니 드는 고민에 주저하던 그녀는 이내 눈을 꾹 감고 함을 후드집업의 주머니에 찔러넣었다. 그리고 뒤로 돌아 개인실을 나갔다. 적막한 복도에 서두르는 걸음소리 소란하다.

아스텔의 개인실에 처음 온 것도 아니지만 어쩐지 오늘은 기분이 다르다. 오늘은 특히 이 뒤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일까. 그녀는 문 앞에 다다라서도 잠깐 고민했다. 그에게 미안하지만. 컨디션을 핑계로 이 만남을 피하고 싶다는 기분이 불쑥 솟구쳤다. 누구라도 톡 건드리면 바로 돌아서 도망칠 수 있을 만큼. 순식간에 턱 끝까지 차오르는 불안이었지만 그 불안의 수위와 비슷한 정도로 아스텔과 함께 있고 싶다는 기분도 들었다. 서로 비슷하던 천칭의 기울기는 미묘한 차이로 후자에 기울었다. 그렇게 고민을 끝낸 레레시아가 손을 들어 아스텔의 개인실 문을 노크하고. 문이 열리면 후드집업의 주머니에 손을 꽂고서 조금은 어색하게 웃었을 것이다.

"좀 걸렸지? 미안. 머리에 손이 많이 가서."

어색한 미소만큼 어색한 변명 같은 말을 늘어놓으며 한쪽 어깨 앞으로 늘어뜨린 땋은 머리를 만지작거린다. 하얀 머리다발을 살살 만지다가 조심스레 들어가도 돼? 하고 묻고. 들어갈 적에도 답지 않게 한박자 머뭇거린 후에야 실례할게. 작게 중얼거리며 들어갔겠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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