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난전인 상황 속에서 각각 어떻게든 움직이고 행동하고 있었다. 선우는 촉수가 자신을 잡아내는데 성공하자 빠르게 무장을 아공간 속으로 집어넣었다. 허나 쥬데카의 부탁으로 에스티아가 드론을 조종했고 칼날이 빠르게 돌아가는 드론은 단번에 선우를 붙잡은 촉수를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어디 그 뿐일까? 쥬데카의 체인은 촉수 하나를 또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남은 촉수는 총 두 개.
이내 아스텔과 레레시아의 공격이 엘리나에게 향했으나 엘리나의 전자 결계를 뚫지 못했고 엘리나의 몸은 일시적으로 전자 형태가 되어 공격을 흘려보냈다. 하지만 신디는 단번에 포탈을 이용해서 엘리나의 머리를 주먹으로 가격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엘리나는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으나 비명을 지르는 일 없이 다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이스마엘은 카시노프의 다리관절을 노렸지만 전혀 꺾이지 않았다. 마치 카시노프의 몸에 베리어라도 쳐져있는 것처럼 세븐스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켈켈켈켈. 그건 맞는 말이야. 세븐스로 태어난 이상 사랑을 못 받고 살기는 했지. 그런데 그건 자네도 마찬가지 아닌가? 마치 자네는 연애도 하고 아주 사랑을 듬뿍 받고 살았다는 것 같은데 말이야. 그리고 그게 그렇게 화가 날 일인가? 그 논리를 그대로 돌려서 자네들 같은 존재가 있기에 비능력자들이 속이 뒤집어지고 세븐스를 더욱 무섭게 느끼는 것 아니겠나. 하지만 자네는 그런 것을 알바 아니라고 생각하겠지. 나도 마찬가지야. 자네들이 뭘 느끼건 내가 알바는 아니지 않나. 켈켈켈켈. 아니. 비능력자라고 할 것도 없지 않은가. 내가 보는 자네는 그냥 자네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으면 아무래도 좋은 이로 보는 것 같다만. 그런 자네가 나에게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어쩌고를 말할 자격이 있긴 한가? 켈켈켈켈. 하지만 그게 틀린건 아니야.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지. 양심. 동정. 그런 감정에 휘둘리고 자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들은 결국 아무런 성과도 남길 수 없지. 켈켈켈켈. 그러니까 자네는 스스로르 자랑스럽게 여겨도 좋아."
"내키지 않다고 생각하면 뭐 어쩔참인가? 결국 그들은 우리들의 보호가 있기에 살아갈 수 있는 존재들인데. 켈켈켈. 그런 것까지 일일히 신경 쓰면서 살수는 없지.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굳이 누가 더 꺼림칙하냐고 느끼냐고 묻는다면.. 자네들 아니겠나? 테러리스트 제군들."
"엘리나의 움직임이 평소보다 느리군요. 어떻게 된겁니까?"
그리고 그 싸움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플래나는 이상하다는 듯이 엘리나를 가만히 바라봤다. 이어 엘리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한편 카시노프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피식 웃었다.
"아무래도 내심 안에서 저항을 하는 모양이다만... 그때 한번 지배에서 풀렸던 것 때문에 다시 지배를 하려고 해도 조금씩 저항을 하는 것 같다만...."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다음 수를 쓰도록 하죠. 깨어나십시오. 루시아."
이어 플래나의 명령이 떨어지자 엘리나가 순간 움찔했다. 이어 그녀는 표정을 찡그렸고 이내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잡았다. 상당히 고통스러워하는 모습. 그리고 그 뒤에서 검은색 빛이 치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두에게 루시아의 목소리가 조용히 들려왔다.
-조심해. -나와 같은 세븐스 반응이 엘리나에게서 나오고 있어. 아마도 저건...
멈춰버린 팔이여 움직여라. 멈춰버린 다리여 움직여라. 지금 여기는 전사를 위한 스테이지.
-Song of angel!!
이내 들려오는 것은 이쪽의 루시아가 부르는 곡이 아니라 상대 쪽에서 들려오는 곡이었다. Song of angel. 그것이 엘리나에게서 발동된 모양이었다. 이내 엘리나의 공허한 눈동자에, 그나마 조금은 있었던 생기마저도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이내 검은 옷을 입고 있는 이른바 '다크 루시아'가 저쪽에서 등장했다.
-당신을 여기서 멈춰서는 안돼. 엘리나. -가디언즈의 책무를 다하도록 해. 엘리나.
"...죽여...줘."
그 작은 목소리는 쥬데카에게 분명하게 들려왔다. 그야말로 완전히 먹혀버린 느낌. 그것을 증명하듯, 엘리나의 움직임은 방금 전과는 다르게 더욱 빨라졌다. 이전보다 훨씬 더. 더욱 더, 더욱 더. 그 가속 속에서 피뢰침이 연쇄적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피뢰침 발사 - 날아오는 것은 전원 다 2체. 명중하게 될시 명중한 횟수의 턴만큼 (노이즈). 피뢰침 자체에는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는다.
Song of angle. 발동. 엘리나 체력의 50% 회복. 1회 한정 공격력 2배. 송 오브 엔젤이 발동하게 될시 100% 스페셜 스킬의 연계가 일어난다. 주의. 3턴 뒤 오버 히트로 엘리나 체력 1 판정.
또다시 무력하게 사라진 공격에 성을 내며 뒤로 훌쩍 뛴다. 방금 꽤나 소리를 질러서 그런지 머릿속 자체는 맑았다. 하. 이런 곳에서 성 내봐야 하등 도움도 안 되는데. 그녀는 미간을 찡그리며 엘리나와 카시노프를 번갈아 보았다. 에휴. 짧은 한숨 뒤로 말했다.
"노망난 어르신 말은 어째 들어도 무슨 소린지 모르겠구만! 그래 그래. 너 잘난 맛에 사십쇼. 나는 할 말 다 해서 속 시원해졌으니까!"
카시노프를 향해 무례한 태도로 손을 휘휘 젓고 엘리나를 본다. 때마침 플래나의 지시로 검은 루시아가 등장해 또 뭔가 일을 치려고 하고 있었다. 전에도 한 번 보았던, 빠르게 움직이는 엘리나를 쫓으려 해보지만 쫓긴 커녕 피뢰침만 맞는다. 왼팔에 하나. 오른쪽 허벅지에 하나. 뽑으려 해도 뽑히지 않을 것을 알기에 그녀는 재차 공격할 자세를 다잡을 뿐이었다.
"거 참 촐랑촐랑 뱀X끼 마냥 잘도 돌아다니네!"
철퍽 소리와 함께 강한 점성과 부식성을 가진 독액이 파도처럼 바닥을 휩쓴다. 독액은 그녀를 중심으로 일대에 거미줄처럼 뻗어나가고 몇개의 거대한 덩어리를 생성했다. 뻗은 독액으로부터 촉수를 뻗어 엘리나를 휘감으려 하면서 아스텔을 향해 외친다.
"가능한 바닥으로 엘리나를 꽂아버려. 아스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이대로 다음 기술을 쓰게 두면 안 된다는 건 확실했으니까. 아스텔의 조력과 독액으로 제압해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
다행히 네 공격도, 에스티아의 공격도 유효해 선우를 노렸던 촉수를 포함해 총 2개의 촉수를 없앨 수 있었다. 남은 건 2개, 어떻게든 둘 모두 없애면 뭔가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어 바로 체인을 쏘아보내려던 너는 검은색 빛과 함께 검은 빛의 루시아가 등장하자 체인을 잡아당겼다.
"...늦었나."
곧이어 너를 노리고 날아오는 피뢰침을 아슬아슬하게 피한 너는 엘리나가 아닌 카시노프에게 시선을 돌려 다시금 체인을 쏘아보냈다. 일단 촉수부터 어떻게 해놓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방해를 하겠지. 그건 안 돼...!
"연애는 못했는 데 사랑은 엄청 받고 살았는 데? 그게 아니라면 내가 왜 가디언즈를 못 죽여서 안달이겠어?"
동료들의 도움으로 촉수에게서 벗어난 그는 다시한번 무장들을 착용했다. 잠시나마 무장을 벗은 탓에 다시 착용하는 데 꽤나 몸이 무거워진 느낌이었다.
"어쩌고저쩌고~ 말이 왜이리 길어? 3줄 요약도 못할 정도로 어휘력이 약하구나? 그냥 난 아싸에요. 한마디로 줄이면 그만인데?"
엘리나가 저항을 하고 있다는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하긴~ 네가 잘하는 게 뭐있어? 겉으로만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 실제로는 엉터리 과학자잖아?"
부스터를 작동하여 빠른 속도로 엘리나에게 날아갔다. 아직이다.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엘리나도 이렇게 열심히 싸우고 있는 데 포기하면 안된다. 동생에게 그녀를 데려다줘야한다. 그 꼬맹이는 가족을 잃는 슬픔을 겪기엔 아직 너무 어리다.
다크 루시아의 스페셜 스킬이 발동하자 생기가 점차 생기던 엘리나의 눈에서 다시 생기가 사라졌다.
"저 망할 깡통 자식이!!"
같은 루시아인데 왜 한쪽은 이렇게 사악하고 한쪽은 착한걸까? 어디서부터 둘이 갈라진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부스터를 발동하여 오버클럭 상태를 일으킬 정도로 빠르게 돌진한다.
"소원대로 죽여주마!!"
카시노프는 자신의 인형이 노획되기 직전 폭발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렇다면 이대로 엘리나를 데리고 아무도 볼 수 없는 곳에 가면 어떨까?
- 이차원의 틈에 서식하는 굶주린 짐승이여 - 네 적과 그의 모든 것을 먹어치워라
레비아탄 Leviathan
선우는 엘리나에게 돌진하여 그녀를 그대로 레비아탄의 뱃속으로 보낸 것처럼 연출하고 그 속에 아공간 하나를 더 생성하여 그곳으로 둘이 탈출할 계획을 세웠다. 서로 독립된 공간이니 루시아의 영향과 카시노프의 영향도 없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는 제발 자폭 기능이 카시노프가 사용하는 수동기능이길 바라고 있었다.
레레시아의 공격은 전자 결계를 뚫고 엘레나를 휘감는데 성공했고 이내 아스텔은 비행을 한 후, 바람으로 만든 검기를 날려서 엘레나에게 또 명중시켰다. 이내 전자 결계가 박살이 났고 코일 부분의 스파크가 상당히 약해졌다. 하지만 그래도 보검의 무장으로 확실하게 보호받고 있는만큼 엘레나의 몸이 딱히 부식되거나 하진 않았다. 일부 부식된 무장도 보검의 힘으로 원상복구를 시켜버리면서 엘레나는 다시 자세를 잡았다.
"3줄 요약이라. 켈켈켈켈. 3줄 요약을 하는 것은 어휘력이 좋은 것이 아니네. 그냥 그 정도로 독해력도 이해력도 떨어진다는 이야기지. 이건 이미 다 증명이 된 사안이야. 그러니까 부디 나는 이해력도 독해력도 부족하고 요점 정리조차도 못하는 얼간이에요 라는 소리는 하지 말아주겠나."
"켈켈켈켈. 보고로도 들은 적이 있지만 자네. 그렇게 허세를 부려서 나중에 허무해지거나 그러진 않나? 내가 어지간하면 이런 말은 안하는데 말이야. 가만히 보아하니 너무 안쓰러워서 말이지. 자네 동료들을 반에 반만 본받아보는 것은 어떻겠나?"
이어 쥬데카의 체인으로 인해 남아있는 두 촉수 중 하나가 또 끊어졌지만 아직 촉수 하나가 더 남아있었다. 하지만 카시노프는 지금 여기서 더 개입할 생각은 없다는 듯,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한편 레비아탄이 등장하긴 했으나 엘리나는 피식 웃으면서 그것을 가볍게 회피했다. 이어 카시노프는 피식 웃어보였다. (*보스급 적을 단번에 리타이어시키거나 하는 것은 밸런스 상 허가할 수 없습니다.)
"잔머리 굴리기는. 고작 그런 잔재주에 이쪽의 간부 클래스가 넘어갈거라고 생각하나? 이미 자네들의 세븐스는 다 분석된 상태야."
한편 엘레나의 몸에선 보라색 스파크가 강하게 튀기 시작했다. 이어 그녀의 뒤에 달려있는 플러그가 그녀의 등 쪽에 박혔고 이내 어깨의 코일 부분에서 정말로 강한 스파크가 연쇄적으로 튀기 시작했고 전방을 향해 스파크 에너지가 모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아주 거대한 구체, 정말로 거대한 구체를 만들고 있었다.
-이 세상을 지배하는 에너지원의 근원이 모인다. -문명사회를 관리하고 흐르게 하는 보라색 번개는 번쩍이며 -그 앞에 서는 만물이여. 사라져라.
"썬더볼트 템페스트."
이내 그 구체는 크게 회전하기 시작했고 더더욱 그 크기를 키워나가는 것과 동시에 소용돌이 형태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그 내부에선 보기만 해도 섬뜩할 정도로 매서운 보라색 번개가 몰아치고 있었다. 저것이 본격적으로 주변을 흽쓸게 될 때 살아남을 수 있는 몇이나 될까.
/스페셜 스킬 발동. 썬더볼트 템페스트 -다음턴 데미지 1500. 허나 현시점. song of angel의 노래 효과로 인해 데미지 3000. -특정 조건을 만족하게 될 시 전기 에너지가 엘레나에게 직격. -피뢰침이 꽂힌 이들은 회피 불가. 다음턴 확정 3턴간 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