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볼 것을 봤다는 듯 표정을 구긴다. 포대를 잡고 있던 것은 시체다. 죽어도 쉬지 못하고 명령에 따르고 있는 그 끔찍한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반인륜적인 이곳을 불태우는 것으로는 모자랄 만큼, 분노 또한 느낀다. 혀를 쯧 차고선, 고개를 돌려 밖의 상황을 살핀다. 다행히도 미사일은 모두의 힘으로 어떻게 막아낸 듯 하여 이제서야 들어온 내부를 둘러본다. 말대로 2층이 아닌 건물이라 제가 서있는 곳은 디딤대가 있는 높은 곳일까. 그렇게 둘러보던 중 무언가 밖으로 나가는 걸 본다. 무엇인지 살피려고 할 때. 저에게 달려드는 이를 본다. 기습에 급히 보검을 꺼내 들어서 막아보려 시도했다.
<헬무트 쪽> 레이의 말에 헬무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가능할리가 없었다. 좀비병들은 모두들 얘기를 할 수 없었으니까. 한편 이스마엘의 세븐스로 인해 헬무트는 몸이 움직이지 않는지 움찔하긴 했지만 그 와중에도 천천히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아주 조금씩. 조금씩. 뒤이어 레레시아의 독액이 투하되자 붙잡혀있는만큼 헬무트의 몸에 그대로 명중했다. 이내 연기와 함께 헬멧의 일부가 녹아내렸다. 그리고 그것은 틀림없이 헬무트의 얼굴을 아는 이들이라면 알고 있을 그 얼굴이 맞았다. 그리고 피부도 살짝 타들어가면서 일부 녹은 곳이 있었지만, 그곳은 기계로 보정되어있었다.
"........"
살아있는 존재라면 비명을 지를법도 했지만 이쪽은 죽은 존재였다. 즉, 비명을 내지도 않았고 움직임을 주저하지도 않았다. 이내 헬무트는 허리에 차고 있는 슈루탄을 집어든 후에 이스마엘이 있는 쪽으로 투척했다. 그토록 이스마엘을 아낀 존재였다고는 하나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지금 그 몸을 조종하는 것은 다름 아닌 카시노프였으니까.
<칼리온 쪽> 신디는 보검으로 칼리온의 두 단검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 선우의 저격총 공격으로 칼리온이 명중하긴 했지만 역시 살아있는 존재가 아닌만큼 조금도 움찔하지 않았다. 피도 흐르지 않을 뿐더러 아파하지도 않았다.
"......."
이내 칼리온은 선우를 바라보더니 단번에 돌진해서 뛰어올랐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선우의 몸을 노리고 단검으로 찌르기 공격을 시도했다. 좀비병이 되었다고는 하나 그 움직임은 절대로 얕잡아볼 것이 아니었다. 어지간한 정예병보다 훨씬 더 날카롭게 들어오는 모습이 상당히 매섭고 날카로웠다.
윤리를 중요시하는 에스티아의 성격 상 이 녀석을 산채로 개조해서 우리 꼭두각시로 쓰게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면 산채로 파묻힐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단어를 바꿔서 생각해보자. 이 녀석을 해부해서 생물학 기술들을 연구하여 의료기술을 발전시키자고 해볼까? 아니면 죽어서도 에델바이스를 위해 싸우고 싶으니 내가 죽으면 이 녀석처럼 만들어서 써달라고 부탁해볼까? 아니다. 차라리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그냥 다른 온건파 레지스탕스에 갖다주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보검을 갖지 못해 상대적으로 약한 온건파 조직들의 무력을 강화할 수도 있을 테니까.
칼리온의 단검찌르기는 예리함 그 자체를 다루는 이보다 무뎠고 그의 속도는 부스터보다 느렸다. 아공간을 열어 자신의 무기창고에 있던 여러 소총과 산탄총을 칼리온에게 떨어뜨렸다. 아무리 총이라고 해도 결국 5kg무게의 쇳덩이이니 충격을 줄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와 동시에 아래에 있는 동료에게 무기를 공급해주는 용도였다.
정말로 운이 좋다면 그대로 칼리온을 아공간 속에 봉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늘을 날아오는 그였기에 공중에서 방향전환이 가능할 것이라 믿지 않았고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부스터로 도망치면 그만이었다.
제 목을 향하던 단검을 간신히 막아낸다. 도기의 무전이며, 선우가 저에게 무어라 말을 건 것 같은데. 기습에 놀란 심장의 맥박이 귓속에서 쿵쿵대니 제대로 듣지 못했을까. 눈앞에 시퍼렇게 날이 선 상대의 단검을 이리 가까이서 보고 있자니 죽을 뻔했다는 생각과 막아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에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터진다.
"미안! 나 바빠서 못 들었어요!"
놀란 가슴이 아직 진정되진 않았지만, 애써 태연히 말하고서 이어질 상대의 공격에 대비하려 한다. 하지만 상대는 눈앞의 자신보다 원거리에서 공격해오는 선우가 더 거슬렸던 것일까. 방향을 틀어 달려가는 모습에 바로 뒤를 쫓는다. 선우의 공격이 끝나고 나면, 그때 칼리온에게 달려들어 손에 든 단검을 쳐내려 시도한다.
"사적인 통보 같았습니까? 달리 변명하진 않겠습니다. 기분이 나빴다면 사과드리지요. 그렇지만 만만히 본 적은 없습니다."
지극히 공적인 태도.
"예, 부탁드립니다. 무릎도 꿇고 머리라도 박을 테니 빌어먹을 부탁 좀 들어주십시오."
그에 반하는 사적인 감정.
이스마엘은 혼란스러웠다. 스스로가 행동하는 일이 충동적이고 절대 효율적이지 않음을 알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약속까지 해놓고 결국 마주하고 나니 자제할 수가 없었다. 통보가 어찌하여 통보인지 알게 만들겠노라 스스로 다짐하고 또 놀라버리며 겁을 먹어버린다. 그 순간, 으르렁대는 목소리에 시선을 한번 돌리고, 녹아내린 독에 의한 시체처럼 싸늘한 시선에 한번, 그리고 이미 사라진 시선에도 한번 눈을 돌렸다.
왜?
그렇게 이해해놓고 왜. 남들의 사정은 다 이해했으면서 적이니까 그런 건 없는 건가. 가디언즈였으니까? 아니면 명령 때문에? 그간 쌓아온 신앙심이 단박에 무너진다. 왜? 왜 그런 눈으로. 아니, 싸가지 없게 말했으니까 그렇지. 아무렴 인정하고 스스로도 놀랐지만 왜 내가 아니라 아버지에게 증오를 품냔 말이다. 헬멧이 녹아내렸다. 길게 늘어진 흰 머리카락, 생기를 잃은 녹색 눈동자에 결국 눈 홉뜬다.
"왜 그렇게 계세요, 아빠."
그렇게 다짐했는데. 맹세했는데, 약속하고 그 순간에 대한 미련만큼는 놓기로 했는데, 영혼이란 일절 없을, 생명활동이 꺼진 육체라는 존재 하나만으로 나를 이렇게 동요하게 만드는 것인가. 당신은 이제 프로그램에 기반해 철저하게 움직이는 기계일 뿐인데, 대체 왜, 왜.. 수류탄을 던졌을 적, 이스마엘은 궤도를 틀어 공격을 피하곤 우뚝 섰다.
"왜."
염력으로 만든 장을 펼쳐 건물의 벽에 밀착시켜 움직임을 다시금 제한하려 들었다. 이내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헬무트 쪽> 독액으로 사지를 조여들어가지만 이내 슈루탄을 피한 이스마엘의 염력에 의해 헬무트는 그대로 건물의 벽에 처박혔다. 허나 비명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움찔하지도 않는 모습은 그야말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에 가까웠다. 뒤이어 레이먼드는 총을 헬무트에게 발사했고 총알은 헬무트에게 명중했고 관통했다. 허나 당연하다는 듯, 헬무트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고 멀쩡하게 서 있었다. 그저 공허한 눈빛으로 에델바이스 멤버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미 피부가 조금 더 타들어갔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일어나는 와중 헬무트는 몸을 움찔했다.
뒤이어 방금 미사일로 인해 부서진 문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염력을 뚫고 들어가는 모습은 보통 괴력이 아니었다. 허나 완전히 들어가진 않으며 헬무트는 이스마엘을 바라봤다. 그리고 두 팔을 들어올리며 마치 '안아주려는 뉘앙스'의 팔동작을 취하면서 이스마엘을 바라봤다. 천천히 뒷걸음질 치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서.
"......"
적어도 당장 헬무트 쪽에선 그 어떤 공격의 의사도 없어보였다.
<칼리온 쪽> 평범하게 살아있는 이라면 당연히 총이 머리에 명중하고 움찔하고 아파하면서 틈이 생겼겠으나 안타깝게도 칼리온은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이내 칼리온은 자신의 머리에 떨어진 총 중 산탄총을 잡았다. 그 때문에 신디의 공격을 받아내지 못하고 단검 하나를 잃었지만 그럼에도 칼리온은 더욱 강력한 무기인 산탄총을 잡은 셈이었다.
이내 칼리온은 총을 들어올렸으나 순간 몸을 움찔하더니 단번에 빠르게 건물 안 쪽. 정확히는 아래로 내려간 후, 헬무트를 지나 훨씬 더 안쪽으로 도주하듯이 달려갔다.
아무래도 돌아오라는 지시라도 받은 것이 아닐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았다.
이스마엘의 부탁합니다라는 소리를 듣고 헬무트가 다른 이들에게 당하지 않도록 보호라도 해줄까 생각하다가 눈 앞에 있는 칼리온에 집중하기로한다. 아공간에서 물건들을 떨어뜨려 간신히 칼리온의 단검을 떨어뜨리고 신디의 공격을 맞추게 했지만 결과적으로 놈에게 산탄총을 들려준 셈이 되었다.
"가자! 도넛!"
부스터를 이용해 칼리온이 도망친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디에게 손을 뻗었다. 만약 그녀가 자신의 손을 잡는 다면 그대로 신디를 잡고 그를 쫓아 날아갈 생각이었다.
독액으로 조이고 염력으로 처박히고 총알을 맞고. 그럼에도 윽 소리 하나 안 나오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살아있는 반응이 없는 건 사람이 아니라고.
그런 헬무트를 응시하던 그녀에게 그 형언할 수 없는 동작이 비치자 발끝에서 정수리까지 소름이 쫙 끼쳤다. 카시노프가 시킨 거겠지? 분명 그렇겠지? 그럴 거다. 말도 의지도 없는 인형이 스스로 저런 행동을 했을 리가 없다. 그러니 당장 부숴버려야. 아니. 그 전에.
"이스마엘."
쫓아서 진입을 하던 다른 행동을 하던 하기 전에 이스마엘을 불러세운다. 서지 않았으면 가서 어깨를 붙잡기라도 했을 것이다. 조금 전처럼 싸늘한 눈빛은 아니지만 적잖이 굳은 시선으로 노이즈 너머의 눈을 마주하려 하며 말한다.
"네가 저것과 무슨 관계인지 들은 것도 네가 말해준 것도 없으니 나는 몰라. 하지만 저건 더이상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돼. 있어서 안 된다고. 살거죽 씌운 기계가 네가 알던 그 사람이야? 네 기억 속 그 사람은 기계였냐고. 네가 못 하겠으면 방해는 하지 마. 정 하고 싶으면 정식으로 이탈 선언하고 해. 같이 뚫어줄게."
같이 가면 너도 그 사람도 외롭지 않겠지. 그치?
그렇게 말을 남기고 그녀는 공장으로 달려갔다. 가면서 보검의 무장을 펼쳐 무기를 꺼낸다. 휘두르기에 적합한 마체테가 그녀의 손에 쥐어진다. 무기를 들고 안으로 진입해, 헬무트가 보이면 바로 휘두른다. 단순히 휘두르기에 그치지 않고 독액을 같이 흩뿌리면서.
적어도 내 머리 속에서 헬무트는 총이나 칼을 맞으면 윽, 하는 신음 정도는 흘리는 인물이었다. 잘못되었더라도 신념은 가지고 있었고, 그를 뒷받침하는 뜨거운 혈액이 흘렀다. 그 피를 흘리게 한 사람 중 하나가 나이기도 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나는 그가 살아온 흔적 중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내가 오늘 대면한 저 자는...
내가 복수를 하러 벼르던 그런 인물이 아니었다. 가련하다시피 한, 끔찍한 흉물. 자신의 의지도 펼치지 못하는 그런 흉물...
"마지막 온정을 베풀어 줘야 할지도 모르겠군."
소총을 어깨에 기댄 채, '그것'의 가증스러운 동작을 보며 걸어간다. 이 다음에 무엇이 있든 간에.
통보에서 시작해 간절한 부탁이 이르기까지, 그러나 그 부탁을 들어줄 만한 사람은 여기 없는 듯싶었다. 무전은 듣고 있었지만 상황을 파악하는 게 늦었다. 하필이면...! 이런 상황에 늦는다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었지만 있어서는 안 됐다. 벌써 불안감이 몸을 휘감자 너는 발걸음을 재촉했고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상황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 헬무트가 도망치려는 듯 뒷걸음치고 있었다. 그러나 마치 필사적으로 도망치려는 듯한 처음의 달음박질 대신 천천히, 이셔를 바라보며 팔을 벌리고 움직이는 그 모습에 너는 미간을 찌푸렸다.
"안 돼, 도망치지 못하게 잡아야...!"
너는 곧바로 체인을 뽑아내 헬무트에게 휘감기 위해 휘둘렀다. 휘감을 수만 있다면 이를 깨부수는 한이 있더라도 힘을 다해 잡아당길 생각이었다. 어느 쪽이든 붙잡아둬야 한다는 생각. 그 고통스러운 움직임을 끝내기 위해서든, 그녀가 그 모습을 천천히 마주하고 무언가 깨닫기 위해서든간에. 너는 그를 붙잡아둬야만 했다. 저 행동이 조작된 행동일까? 너는 확신하지 못했다. 들었으니까. 분명히 너는 들었으니까. 고맙다는 목소리도, 해방을 원하는 듯한 태도도. 까득, 하고 이가 갈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너는 땅에 앵커를 박아넣듯 발을 디뎠다.
아. 이건 좋지 않은데. 응. 정말로 좋지 않아. 상대에게서 단검을 하나 빼앗긴 했으나, 더 강하고 까다로운 무기를 손에 넣은 모습에 제 입술을 잘근잘근 깨문다. 선우를 물끄러미 보다간 한숨을 내쉰다. 이래서는 가까이 접근할 수도 없고. 상대에게서 거리를 두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 갑자기 아래로 뛰어내리는 모습을 당황스러운 눈으로 좇는다. 그러며 아래의 상황을 보고, 이걸 쫓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던 때. 선우가 먼저 칼리온의 뒤를 쫓으려 하며 제게 손을 내밀자 앓는 소리를 낸다. 모르겠다. 당연히 함정이지 않을까 싶지만, 또 저것이 도망쳐 뭘 끌고 올지 모르니까. 뻗은 선우의 손을 잡고서 하는 말에 답한다.
손짓 하나가, 시선 하나가 고통스럽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세계에 갇힌 것처럼 생각 하나하나가 무겁게 다가왔다. 제발 그만 생각해, 늘 있던 일이잖아. 늘 있었던 상황이잖아, 잘 알잖아. 고작 몇 달 같이 있었다고 늘어지기라도 했어? 물러빠진 새끼. 비명 하나 내지 않고, 움찔거리지도 않는 모습에 이를 악문다. "……대체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거예요. 그때 내가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되지도 않았어요?" 닿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속삭이며 감정을 추스르려 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당신은 반응하던 사람인데, 웃어주던 사람이며 때로는 울던 사람인데, 고통을 느끼며 숨을 쉬던 존재인데.
"왜."
마침내 금이 갔다고 생각했다. 모든 생각과 행동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당신 또한 결국 고통을 느낀다, 움직일 수 있다, 반응할 수 있단 생각이 머리를 꽉 채웠다. 염력을 뚫고 지나가버리는 모습에도 동요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안아주려는 듯한 팔동작을 취하며 자신을 정확히 바라보는 모습에 속절없이 세상이 무너져갔다.
"이러면 안 되잖아."
이치가 뒤바뀌니 혼란스러움은 더 크게 들끓는다. 지구가 돈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처럼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마치 따라가려는 듯, 한 걸음, 두 걸음 비틀대며 앞으로 나서다 그대로 멈춰 선다. 붙잡힌 어깨 때문이었다.
"아직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셨지 않습니까."
이스마엘의 재머가 흐려졌다. 반쯤 드러난 눈은 웃고 있었다. 미치지 않고서야 나올 수 있는 발언임에도 불구하고 눈빛은 여전히 생기가 멀쩡했다. 이것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기엔 여력치 않을 정도로.
"존재해야 해. 영원불멸하게, 평생이고.. 가능성이 있잖아..? 가족이 하나라도 살아있으면 기만하지 말고 입 다물고 있어요.. 죽더라도 의무실 좌표가 어딘진 다 불고 뒤질 테니까."
여전히 웃으면서도 흔들리는 눈동자가 노이즈에 가려지더니 당신을 스쳐버린다. 아버지는 아직 희망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