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으음.. 음..👀 AU 시점에서 헬무트는 이셔가 아니라 다른 시점에 비슷하게 버려진 아이를 키웠고, 그 아이로 하여금 지금 이셔 스토리와 같은 흐름을 밟았을 것 같아. 다른 말로는 가디언즈를 배신했단 뜻이고.. 문득 츸시주가 말한 '이셔만의 아빠가 아니다'는 언급에 스친 설정이라고 해야하나..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문제인데, 이스마엘이 그 아이와 헬무트를 처단하러 갔을 것 같다...👀
"가란과 친하게 지냈으면서.. 그 밑에서 자란 내가 지금 어디에 속해있는지도, 지금껏 내 손에 끝난 사형수가 어땠는지도 당신은 알고 있을 거라 믿었는데.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셨을까요?" "……이스마엘 양. 나는 내 다음 세대의 사람들은 이런 삶을 살지 않았으면 해서. 피를 보는 건 우리로 끝냈으면 좋겠다 생각했네. 그것이 문제란 말인가?" "네. 문제랍니다. 나는 이런 삶을 살길 바라니까요.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이상향? 말도 안 돼요. 사람들이 틀려먹었는데 뭐가 다르단 거예요, 그건 틀린 거야. 행복하던 순간은 언제나 한때니, 스쳐 지나가는 것이라고? 그 또한 허울 좋은 소리. 진정 스쳐가나요? 스치지 않아요. 한때도 아니에요. 평생, 함께해야만 해요. 평생!" "나를 죽이면 후련할 것 같나? 그 안에 매여 살면 평생 행복할 것 같나?" "적어도 지금 당장은요, 그리고 나는 늘 현재를 좇죠. 미래를 생각해봤자 지칠 뿐이에요." "가여운 아이." "당신의 아이 걱정이나 하시지."
이스마엘을 지금껏 내가 많이 굴리는 것 같은데 이건 캐릭터가 이만큼 불행해요! 불쌍히 봐주세요!가 아니라 이 캐릭터의 삶에서 지금 격동의 순간을 맞고 있어요!의 의도를 표현하고자 한 거고.. 그렇기 때문에 이스마엘이 많이 갈팡질팡 하는 면모가 많을 것 같아. 아마 이번 스토리에서도 쥬랑 열심히 약속해놓고 또 무너질 수 있을지도 몰라. 아니면 무너져버릴 수도 있어.
이게.. 왜 갈팡질팡해? 이셔는 어른이잖아, 혹은 왜 무너져? 무너지지 않을 강인한 다짐을 했잖아! 라면서 납득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이걸 차근차근 설명하고 싶었어 :3
일단 어른.. 이셔는 확실히 몸만 큰 아가 느낌이 있어. 근데 이건 내가 의도한 부분이 없잖아 있기도 해. 이스마엘의 인생에서는 '지금이 배우는 순간'이니까. 이스마엘은 학교도 다니지 못했고, 사회화를 배울 상대는 아버지밖에 없었어. 아버지도 소모품 취급을 받고 사는 가디언즈 말단인데다, PTSD 때문에 그렇게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쌓을 수 없는 사람이었고. 그리고 아무리 인터넷으로 정보를 습득한다 해도 이 세계관에서는 정보가 당연히 검열되어 있을 텐데 정상적인 걸 습득하긴 했을까 싶었어. 거기다 이스마엘은 처음 나선 사회가 슬럼이었고, 거기에서 살아남고자 사투를 벌이며 살았잖아. 그마저도 지금 나이가 20살이니까.. 미성년자 마지막 시기를 그렇게 보냈는데 어른이 되고 나니 그렇게 살면 안 된대... 그래서 배우는데 다들 나보고 아가래. 그리고 내가 부담스러운가 봐. 다들 자기 인생으로도 힘든데 내가 전가하려 드는 건 아닌가 싶어. 막 그러는 거지.. 중요한 부분이지만, 사실 20살에도 사고 많이 치잖아..? 흑역사도 생기고. 뭐든 처음 시작하는 나이인데 어른이라는 중압감이 있는 나이. 그래서인지 이스마엘도 스스로 많이 고민하고 있긴 해. 어른이 뭘까? 하고. 몸만 큰 아이같은 느낌은 그걸 표현하고자 했어.. 좀 많이 순수하긴 하지만 ㅋㅋ... 아무튼 이셔는 아가가 맞아! :3
두번째.. 스토리에서 왜 무너져? 다짐했잖아! 이 부분. 이건 쉽게 설명하자면 이스마엘은 PTSD를 겪고 있으니까, 고 무겁게 가자면 이게 가벼운 것 같은데 안 가볍기 때문이지. 내가 이스마엘 묘사하면서 선우 개인 스토리에서도 잠깐 써뒀는데, 이걸 확실하게 다시 명시해두는 게 내 스스로 캐해 하는 것도, 남들이 볼때 저 캐는 왤케 갈팡질팡함? 할까 설명 붙이는 것으로도 좀 옳을 것 같아서 첨언해봐.
제 아버지가 자신을 부여잡고 울던 날도 있었으나, 죽은 아비가 카시노프의 손에 살아 돌아오는 그날을 기점으로 이스마엘은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단 하루도 쉬지않고, 일상을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면서 제 아버지에 대해 끝없이 생각했다. 끔찍한 미래를 홀로 상상하며 앓았고, 말하기 두려운 것이 많아 힘겹게 찾았던 에델바이스 내부 심리 상담 센터에서 입을 열지도 못하고 한참을 미안하다고만 중얼거리다 나왔다. 설명할 수 없는 혐오감이 온몸을 감쌀 때가 있고, 그때의 기억이 이따금 머리를 스칠 때면 불침번을 서더라도 주저앉아 통곡했다. 때로는 그런 것이 아무렇지 않은 듯 살다가 충동적으로 개인실의 물건을 죄다 깨부순 적도 있었다. 긴장이 풀리지 않아 잠을 잘 수 없으며, 하루에 두시간 정도 자는 것으로 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스마엘은 현실을 살아가고자 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응. 안 무너지는 게 이상할 거야. 저 모든 것이 PTSD의 증상이고, 저런 증상이 내 의지대로 조절될 수 있는 게 절대 아니거든. 어 그래... 나도 알고싶지 않았다...인데 이건 tmi니까 넘어가고, 아무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가려는 건 1번의 '어른이 뭘까?'의 연장선이고. 누군가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나 그런 게 많은 아이다 보니까...
입술이 붙었다가 떨어지는 그 순간은 찰나의 시간이었으나 아스텔에게는 순간적인 영원으로 느껴졌다. 저 입술을 몇 번이고 탐하면서 제 입술자국을 남겼지만 그 부드러움과 달콤함은 매번 신선하고 다른 느낌이었고 그 순간이 아스텔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좋았다. 그녀가 오로지 제 사랑을 받아주는 것 같았고 자신을 사랑해주고 있다는 것이 제대로 느껴졌으니까. 그녀 입장에선 어떨지 모르나 아스텔은 그랬기에 그녀와 나누는 입맞춤. 즉 키스의 시간은 너무나 행복했고 언제나 영원이었다. 그 와중에 '영원'을 살짝 입에 담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뭔가 특이한 것을 느끼던 아스텔은 이내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다만 약간의 추론이 뒤따랐다. 저렇게 말하는 이유. 그것은 아마도...
"...내가 널 영원하게 만들어줄게. 앞으로도."
정확한 근거는 없었다. 허나 약간의 추론은 가능했다. 허나 그것을 굳이 입에 담을 필요는 없었기에 아스텔은 그 정도로 대답을 마쳤다. 아니면 어떠랴. 그냥 자신의 맹세를 내놓았다는 것으로 하면 되지. 아무튼 제 목에 부드러움이 살짝 도장을 찍고 떨어지는 것을 느끼다 곧 들려오는 귓속말에 아스텔의 얼굴은 살며시 선분홍색으로 물들었다. 정말 보통 도발적인 이가 아니었다.
"...그럼 돌아갈 때 아이스크림을 사서 돌아가야겠네. 어떤 것이 좋아?"
돌아가서 같이 늘어지자는 그 말에 아스텔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산책이야 다음에 하면 될테고, 지금의 그녀는 그것보단 그냥 조용히 어딘가에 앉아서 쉬고 싶은 모양이라고 아스텔은 판단했다. 아니. 정확히는 단순히 쉬는 것만은 아닐 것 같지만 일단 그건 나중의 이야기. 지금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 너머의 이야기는 장막을 들쳐봐야만 알 수 있을테니까.
이어 아스텔은 레레시아를 살며시 공주님자세로 다시 안아들었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아직 함께 있어야 할 시간은 많았다. 오늘 밤은 같이 있기로 했으니까.
"...가자. 레레시아. 집으로. ...아이스크림 사고. 다른 맛있는 것도 사서."
/일단 타이밍상 여기서 끊으면 될 것 같아서 막레 비슷하게 드릴게요! 한턴 정도 더 잇고 싶다면 이어도 상관없지만.. 슬슬 길게 돌렸으니까요! 아무튼 수고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