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일이지만 컨디션이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지. 이런 타이밍에 스케줄 자체가 무리할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거든. 이 상태에서 신경 안쓰고 넘어가면 갑자기 상태가 작살나버린다는 걸 알아서🙏 답레에 참고하기 위해 몇가지만 물어볼게. 카리나가 물건을 가지고 나온 집 주인은 카리나가 있는 서부의 지배층과 관계되어 있어서 측근(?)들과 마주친건지? 아니면 단순 말단인지. 서부(맞나?)(아니라면 내가 스레 거슬러 올라가서 찾아볼게) 아무튼 그쪽 지역의 수인들의 종은? 육식? 초식? 아니면 잡식? 서부 수인들은 중앙의 하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 (주인쪽은 하멜과 카리나에게 관심있으니까 패스할게)
아이고야 몸을 챙기는 걸 우선적으로 하도록 해. 그게 제일 중요해. 집주인은 서부 지배층이고, 그들의 비밀주택 같은거였어! 겁없는 의뢰자 - 아니 이미 카리나에게 시켜먹은 것부터 겁쟁이인가 -는 다 알고 시킨거구. 이쪽은 대체로 육식이라고 생각해. 하이에나, 자칼 같은 이런 녀석들?? 서부쪽 친구들은 중앙에 대해 샌님들??이란 생각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고..
어제는 생존보고 정도만 남기고 가버려서 미안. 설날인데 어때? 잘 보내고 있어? 새해 복 많이 받고 이번년도도 잘 부탁할게. 새벽 내에 주겠다던 답레는 내가 5일을 풀로 출근하고 중간에는 사적인 일이 생겨서 밤샘 출근을 하는 바람에 써야지 해놓고 뻗었음을 알리세요...어제는 진짜 휴무임에도 깨어있는 시간이 3시간도 안됐고..ㅋ..ㅋ...오늘부터는 풀로 설 특근포함 6일 출근이야. 이렇게 보니까 변명인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나. 최대한 노력해서 빨리 답레 써보도록 할게. 카리나주는 좋은 연휴 보내길 바래.
홀로 어슬렁거리며 가도 좋을 거리라고 생각했지만 피를 나눈 혈육이 그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은 종의 특징 때문이다. " 중앙의 하멜이 평소 혼자 움직인다는 소문이 도는 것만으로도충분하다. " 자신을 내려다보는 자신과 꼭 같은 은청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걱정어린 진중함에 탄야는 반박할 수 있는 문장들을 모조리 씹어삼켜버렸다. 세월이 아무리 지났다고 한들, 숨김없이 보여지는 혈육들의 명확한 명분을 들이대며 보여주는 것은 분명 지나친 걱정이 불러 일으킨 보호일테니.
혈육의 선택을 납득하나, 그 행위는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탄야는 결국 호위 한명과 함께 약속 장소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 마저도 하나 이상은 번거롭다는 이유를 들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선으로 용납된 인원이었다. 어디를 가더라도 홀로 다니는 것에 익숙한 탄야 하멜은 자신의 뒤에 바짝 붙어서 따라오는 호위가 신경쓰이는 걸 넘어서 몹시 귀찮은 존재가 되어있었다.
눈표범 수인 특유의 둥그스름한 귀가 어떤 소리라도 들었는지 가볍게 움직였고 앞서서 걷고 있던 그의 걸음이 거리 한복판에 문멈추자, 뒤를 따르던 호위가 걱정스레 그에게 다가왔다.
" 왜 그러십니까? "
호위의 물음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는 한손을 들어올렸다가 천천히 자신의 입가로 검지를 가져다댔다.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였다. 멈춰선 위치까지 다가오는 발소리가 일단 하나. 멀고 먼 곳 위치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던 그는 은청의 시선을 느릿하게 깜빡여지고 곧 가느다랗게 접어뜨며 몸을 움직인다. " 뒤로. " 하고, 그가 호위의 어깨를 잡아 당겨냈고 호위는 그의 손짓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비틀거리며 뒤로 두어발 물러났을 것이다.
" 一 그래서, 이번에는 무슨 일이야? "
호위의 어깨를 붙잡아 당겼던 손을 떼어내며 탄야는 뛰어서 지척까지 다가온 당신에게 느릿한 물음을 던졌다. 호위가 자신들이 있는 위치로 뛰어나온 당신을 발견한 건 그 뒤였을 것이고.
연휴기도 하니 좀 더 즐기는 게 좋지. 답레는 그 뒤 생각날 때 써도 좋고. 뭐..편할 때 써주도록 해. 위로 거슬러서 보니까 카리나가 동부가 아니라 서부였다는 점을 발견했다...() 나는 카리나를 쫒는 상대의 정보를 아예 모르다보니 이야기 진행은 키리나주쪽에서 해줘야하기도 하고 🤔 힘..내야지. 통장에 꽂히는 돈이 다르다....하하. 물론 다음 연휴 시즌에는 절대 이런식의 특근은 안잡을테다.
어쩌다보니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탄야를 마주 치게 된 카리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당황스러움을 숨기지 못한다. 머릿속에선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간다. 이쯤 되면 따돌렸을테니 아는 척을 해도 될까, 아니면 혹시 모르니까 모르는 척을 해야할까. 탄야의 곁에 처음 보는 수인이 서있다는 것이 괜스레 신경이 쓰여서 카리나는 쉽게 결정을 하지 못했다. 탄야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냥 들은 체도 안 하고 지나갔을텐데 카리나는 멈춰선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 저기 있다..! 저기! " " 한 패거리인가! 붙잡아! "
아쉽게도 카리나의 머뭇거림은, 그녀를 쫒는 이들에게 빌미를 주고 말았다. 마주 보고 서있던 탄야가 말을 거는 것을 보기라도 했는지, 이미 한패로 단정을 짓곤 두사람을 향해 멀리서 달려오는 수인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카리나는 머리를 벅벅 긁더니 다급하게 탄야의 손을 움켜쥐려고 했다.
" 무슨 일인지는 일단 저것들부터 떼어내고 나서 알려주테니까, 일단 달려! "
카리나는 미안하다고 말해야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입에선 거친 말투로 다른 말을 내뱉는 자신을 속으로 욕할 수 밖에 없었다. 급한 상황이니까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 솔직하지 못한 자신이 답답하긴 한 모양이었다.
" 거기 누군지는 몰라도, 따라와! 괜히 재들이랑 엮이면 골치 아파져! "
탄야의 곁에 있던 수인에게도 다급하게 말한 카리나는 옆골목을 가리키며 달리자는 듯 말했다.
그의 은청의 시선이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가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당신의 반응과 다르게 그의 반응은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무심하고 덤덤했다. 당신이 그의 손을 움켜쥐려고 하는 행동과 동시에 "대응할까요?" 하고, 빠르게 상황을 파악해낸 호위가 그의 옆으로 가까이 다가와서 목소리를 낮추지도 않고 말을 걸어왔다.
가늘게 눈을 접어뜨고 당신을 쫒는 것이 분명한 자들이 뛰어서 다가오는 걸 응시한 채 서있는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몇 분, 혹은 몇 초의 시간동안 그렇게 서있던 탄야 하멜은 가늘게 접어뜬 눈을 느릿하게 감으며 들릴 듯 말듯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당신에게 잡혀 있는 손을 자신의 방향으로 끌어당겼을 것이다. 탄야님一 하는 호위의 목소리에 탄야의 둥그스름한 귀가 그 방향으로 짧게 움직였다.
" 지금 상황에 대해 파악하는 걸 최우선으로 하지. 대응은 최소한으로. "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태도와 다르게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어느새 다시 뜬 은청의 시선은 무감할 뿐이다. " 너는 一.." 하며 그의 시선이 다시 당신을 향한다.
카리나는 무심한 듯 자신을 보며 말하는 탄야에게 망설이듯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뒤에서 쫒아오고 있는 녀석들이 자신과 이야기를 하고 있던 탄야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것 같았다. 자신이 도망친다 한들 이미 저들의 눈에 들어버렸으니까. 물론 당장은 큰일이 생기지 않겠지만, 나중에 큰일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었다.
" 저녀석들 동부쪽 녀석들이야. 그러니까 지금 니가 저녀석들이랑 얽히면 괜한 일이 생길지도 몰라. "
괜한 일이 생긴다면 탄야에게만 일이 생기는게 아니라 꽤나 많은 인원이 엮일테니까. 그냥 도둑질 한번 하고 발을 빼려던 카리나로선 피하고 싶은 상황이었다. 그녀에게 있어선 그냥 조용히 며칠 숨어지내서 잠잠해지면 슬쩍 다시 나와서 활동하는게 최고의 시나리오였으니까.
" 여기서 재들이랑 부딪치지 말고 일단 나랑 빠지자. 나 믿어줘. 정말이야. "
혹시나 탄야가 자신을 믿지 않을까 싶었는지 말을 덧붙이며, 점점 다가오는 덩치들과 탄야를 번갈아 보며 어떻게 하겠냐는 듯 묻는다.
" 귀찮은 일은...아니, 이미 나랑 엮였으니까 귀찮은 일이지만 더 커지는건 너도 싫잖아. 그치? "
탄야 카멜은 당신이 아닌, 정면에서 다가오고 있는 이들의 정체를 살피기 위함인지 그도 아니면 그저 당신을 외면하고 싶은 건지 어느쪽인지 알기 힘든 시선을 하고 있었다.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무심한 것이 그 은청의 시선에 머물렀다. 모든 살아 숨쉬는 것들에게 무관심한 은청의 시선은 당신의 입에서 '동부'라는, 단어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차분하기 짝이 없었을 것이다.
" 네가 싫어할 게 분명한 말을 해볼까. "
괜한 일이 생긴다니. 그거야말로 내가 원하던 것인데. 무감하기 짝이 없는 은청의 시선에 이채가 돌았다. 건조하게 감정이 메마른 그의 얼굴에 희미한 희열과 기쁨이 공존하는 미소가 번져나갔다. 당신이 그와 마주할 때마다 한번씩 一 아니, 매번 보아왔던 그 눈빛이다. 그리고 그는 불과 얼마전 당신의 손으로 목이 죄여졌던 날에 보였던 표정을 지금 드러내고 있었다. " 아니면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예상할 수 있어? " 하고 도리어 그는 당신에게 질문을 되돌리며 가늘게 눈을 접어뜨고는 당신의 손을 쥐고 있던 자신의 손을 천천히 떼어내며 당신이 있는 방향으로 머리를 숙여냈다.
탄야 하멜은 당신을 향해 분명히 웃고 있었지만 광기와는 다른 것이었다.
바라고 원하던 것이 손 안에 들어오는 순간인데, 이것을 피할 이유는 없다. 되려 반가울 따름이다. 겨우 숨만 붙어서 살고 있는 이 시체같은 삶을 멈출 수 있는 또다른 기회였다. 놓칠 수 없다. 아니 一 놓칠 수 있을 리가.
" 대응하지. "
당신에게 시선이 머무른 상태로 탄야가 읊조리듯 나직하게 속삭인 말은 그와 동행한 호위에게 닿았는지 호위는 가장 앞에서 달려오는 불청객에게 공격을 내질렀다.
카리나는 자신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욕설에도 머리를 부여잡을 수 밖에 없었다. 진짜로, 진짜로 귀찮게 됐다는 게 직감적으로 머릿속을 스쳐지나갔기 때문이었다. 벌써 머리 속에선 거칠게 뒤엉키는 동부와 중앙의 수인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싸움은 마다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귀찮은 일을 만드는 것도 좋아하는 건 아니었다.
" 지들은 자기들 나와바리로 가면 된다 이거야?! 난 여기 산다고! "
아우씨, 카리나는 탄식에 가까운 소리를 뱉어내며 머리를 헝클어트린다. 분명 여기에 더 엮기게 되면 한동안 숨어사느라 피곤라기 짝이 없는 일상을 보내게 될 것이 뻔했다. 도망칠까. 저대로 내버려두고 도망치면 모든 관심을 저 무모한 수인 아가씨한테 쏠릴테니 자신은 느긋하게 살 수 있겠지만. 카리나는 머뭇거리다 결국 같이 싸우려는 듯 뒤이어 도착한 수인들에게 발을 날린다.
" 진짜! 돌겠다,돌겠어! 하긴 너도 정상은 아니었지...!! "
당황한 수인을 짓밟아 넘어트리곤 턱을 차버리며 이를 가는 카리나는 잽싸게 추격자의 수를 살피기 시작한다. 싸우는 것도 싸우는 것이지만, 도망칠 각도 봐두려는 모양이었다. 여기서 쪽수로 둘러싸여 죽긴 싫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