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73081> [1:1/GL] 오아시스 :: 701

이름 없음

2022-11-13 18:26:13 - 2023-03-11 17:04:10

0 이름 없음 (38RymCK06c)

2022-11-13 (내일 월요일) 18:26:13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방랑자처럼
우리는 서로를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243 ◆8tYcO/eZ9. (LEVRUUdyvo)

2022-11-29 (FIRE!) 14:42:58

오늘은 맛보기고 내일부터 진짜로 추울거라니까 탄야주도 감기 조심해.
나도 내일부터는 패딩 입고 다니려구. 오늘은 가디건 입고 나왔지만...

244 카리나 - 탄야 ◆8tYcO/eZ9. (FejsSRvmgY)

2022-11-29 (FIRE!) 20:11:26

" 여어. "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게 온 탄야를 카리나는 주변에 맴도는 회색빛 연기를 휙휙 저어 날려보내며 반겼다. 조금 늦는 것 정도는 딱히 신경을 쓰지는 않는 모양새였다. 그 시간에 담배 몇개피 더 피는 것 뿐이니 아무래도 좋은 것이 크겠지만, 어느정도는 카리나가 탄야와 만나는 것을 즐기고 있단 증거라고 할 수 있을터였다.

" 어 ! 나 이거 뭔지 알아! "

카리나는 탄야가 무언가를 건내주는 것을 받아들곤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그림이 표지에 그려진 동화책을 보곤 발랄한 목소리로 말하며 고개를 쳐든다. 반짝이는 눈, 카리나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천진한 눈이 그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 그! 그러니까! 동화라는거지? 이거? 히야~ 글을 배우긴 하는 모양이야. 어렸을 때 이게 되게 궁금했었는데~ "

아주아주 이따금, 조금의 여유가 생긴 뒷골목의 아이들의 부모가 사주는 것을 보며 궁금해하고 부러워 했던 어린 시절의 카리나였다. 그래서인지 더 들뜬 걸지도 몰랐다.

" ... 얼른 가자, 우리. "

카리나의 묶지 않은 머리카락이 꼬리처럼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 좌우로 살랑였다.

245 탄야 - 카리나◆qjhGGZ8WRc (bkxdwI0x9w)

2022-11-30 (水) 06:50:52

그는 새삼 생각했다. 형제에게 그런 소리를 들었는데 어째서 당신을 만나러 다니는지에 대해서. 언제부터인지 모든 것에 무감각해진 자신이 이유에 대한 해답을 찾기까지 오래걸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당신의 반응이 그의 생각을 멈추게 만들었고 당신의 표정과 시선을 가만히 마주보고 있던 탄야는 은청의 시선을 가늘게 바꾸었을 것이다.

" 어릴 때 읽었던 것들은 거의 다 버렸는지 그것만 남아있더라. 어려운 단어나 문장은 거의 없는 걸로 기억해.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

무덤하게 중얼거리는 탄야의 가느다란 손끝이 당신이 들고 있는 그림책 표지를 잠깐 매만지듯 쓸어냈다. 어릴 때, 라는 단어를 말할 때의 그의 표정은 애매했는데 그렇다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표정이라고 할 수는 없었을테지만서도. 잠시 그렇게 오래된 그림책 표지를 짚어보던 탄야는 그대로 손을 떼어내고 담배를 꺼낸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어린시절에 대한 건 그다지 좋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나쁘다면 나쁠지도 모르지. 불이 붙은 담배가 타들어가는 끄트머리를 응시하다가 그가 걸음을 옮겨서 뒷골목으로 들어섰다.

" ...일단 알파벳부터 해볼까. "

뒷골목 벽은 전날에 봤던 낙서 위에 새로운 낙서가 그려져 있었다. 그것을 잠시 보다가 탄야가 담배를 문 채로 당신에게 노트와 펜을 달라는 듯 손을 내밀어보였다.

246 ◆8tYcO/eZ9. (mW1hUQWKI2)

2022-11-30 (水) 15:59:27

어릴 적 추억. 탄야의 추억이 궁금해지네.

날이 많이 추워. 옷 따뜻하게 입고 오늘 하루도 힘내자

247 ◆qjhGGZ8WRc (/kVqiKYuhk)

2022-11-30 (水) 17:12:20

휴무날에 볼일보느냐고 제대로 못자고 돌아다니다가 이제서야 귀갓길에 오른 사람이 있는데 그게 나야....어어엄청 춥네. 카리나주도 화이팅.

248 ◆8tYcO/eZ9. (R7fpcykH2c)

2022-11-30 (水) 18:07:39

퇴근할 때가 무서울 정도로 춥네. 따뜻하게 입고 다니는거지?

249 ◆qjhGGZ8WRc (/kVqiKYuhk)

2022-11-30 (水) 18:29:39

패딩 꺼내서 입었으니까 괜찮아. 일단은. 내릴 역을 깨끗하게 지나쳐서 다시 가야할 판이네ㅋㅋㅋㅋ
날씨 많이 춥다. 바람도 많이 불고.

250 ◆8tYcO/eZ9. (KbCkPtolDM)

2022-11-30 (水) 18:55:28

그렇다면 다행이네. 내일은 더 춥다던데, 으으. 안 추워지나 싶었는데 추워지니까 막상 달갑진 않네..

으으 바람만 없어도 좀 나을텐데

251 ◆qjhGGZ8WRc (/kVqiKYuhk)

2022-11-30 (水) 18:58:09

내일부터는 일교차도 심하다고 하니까 말이지. 여러모로 신경쓰이네. 어쩌겠어 겨울인걸...

252 ◆8tYcO/eZ9. (tiI5Ms0zQQ)

2022-11-30 (水) 19:11:30

어쩌겠어 겨울인결 22.. 또 익숙해지면 다닐만 하긴 할거야.
우린 적응의 동물이라잖아. 퓨퓨.

253 카리나 - 탄야◆8tYcO/eZ9. (crC.kAhsvY)

2022-11-30 (水) 20:31:27

" 너가 이런 걸 읽었다니. 하긴 어릴때부터 귀염성이 없진 않았겠네... "

탄야가 동화책의 표지를 쓸어내리며 하는 말에, 입술을 살짝 벌리곤 '헤에' 하는 소리를 내던 카리나는 피식 웃으며 말한다. 지금은 잘 상상이 되진 않았지만 분명 눈 앞의 설표도 어렸을 적이 있었을테니까. 그때는 지금과는 다르게 좀 더 환하게 웃어보이곤 했을까? 카리나는 잠시 동화책과 탄야를 번갈아보며 상상을 하다가 살짝 고개를 젓고 먼저 앞장 서서 골목으로 향하는 널 뒤따라 걸어간다.

" 알파벳, 좋지좋지. 금방 배워줄게. "

탄야를 뒤따라 걸어와서 그림이 더해진 벽을 살피던 카리나는 손을 내미는 탄야를 보며 기세 좋게 말한다. 그리곤 의외로 찰떡같이 탄야에게 노트와 펜을 쥐어주곤 카리나 치곤 얌전한 자세 - 두손을 뒷짐을 지고서 - 로 흘깃흘깃 탄야가 무얼 할지 살펴보기 시작한다.

" 아니, 근데 답답하다고 가버리면 안된다? "

데려다주는 건 할테니까. 카리나는 괜스레 자신의 머리에 믿음이 없어지는 듯 슬그머니 탄야의 얼굴을 살피며 말한다. 아무리 그래도 답답하다며 가버리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자존심 문제이기도 했지만.

" 자, 탄야 선생님. 알파벳부터 잘 알려주세요. "

분위기도 풀겸 식당에서 했던 것처럼 두손으로 제 머리카락을 감싸쥐어 양갈래 머리를 만들어 보이며 활짝 웃어보인다.

254 ◆qjhGGZ8WRc (bkxdwI0x9w)

2022-11-30 (水) 21:32:00

자꾸 양갈래를 하면 곤란합니다. 이 설표반응이 모호하단 말이지...() 답레는 확인. 겨우 집에 기어들어왔기 때문에 늦을 수 있어.

255 탄야 - 카리나◆qjhGGZ8WRc (bkxdwI0x9w)

2022-11-30 (水) 22:34:02

" 보통이야. 내가 어릴 때 귀염성이 있었는지는 기억안나지만. "

태어나기를 무뚝뚝하고 차분한 성품이었지만 자라온 환경에 영향을 받으니 이렇게 되어버렸던거지. 귀염성에 대해 답한 것은 그의 진심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림책 표지를 쓸어내다가 손끝으로 툭 두드리며 뱉어낸 그의 숨에 달달한 바닐라향이 지독하게 섞여있다. 자신이 글을 배웠을 때를 떠올려본다.
알파벳이 하나씩 적혀있던 카드. 어린 손으로 그림책을 잡아들고 조르면 읽어주던 목소리. 어린 짐승에게 사냥법을 알려주는 것처럼 여물지 못한 어린 손으로 덥석덥석 집어대던 물건들의 명칭을 일러주던 목소리까지.
결코 다정하지 않던 그 목소리는 엄하다면 엄하고 어린 짐승이 견뎌내기 힘든 위압을 담고 있었다는 건 기억하고 있다. 다정하지도 상냥하지도 않던 그들이었다.

" 글은 반복하는 게 당연하니까. 네 눈에는 내가 그 정도의 답답함을 견뎌내지 못할 걸로 보였다면 유감이야. 이래뵈도 인내심이나 참을성은 형제들 사이는 물론 같은 동종 수인들 사이에서도 내가 으뜸일걸. "

당신에게서 받아든 노트를 펼치면서 탄야는 펜을 쥐었고 곧 펜을 움직여서 노트에 알파벳을 적어내려갔을 것이다. 일정하고 규칙적인 움직임과 종이 위를 스치는 펜촉의 소음이 뒷골목에 울린다. 흩어질 때쯤 다시 뒷골목을 메우는 지독하게 달달한 바닐라향까지. 뒷골목에 비스듬히 기대어 그는 펜을 움직이다가 시선을 들었을 것이다.

" 나는 네가 그대로인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해. "

탄야가 다시 내미는 노트와 펜을 받아보면 부드럽고 깔끔한 글씨체로 알파벳이 처음과 끝까지 써있었고 간단한 단어 몇가지와 함께 읽는 방식이 함께 쓰여져 있었는데 그 모든 내용의 끝에는 「탄야 하멜」이라는 그의 이름이 적혀있었을 것이다.

" 일단... 알파벳 열번 써볼까? "

256 카리나 - 탄야◆8tYcO/eZ9. (I9GZyLO8bg)

2022-11-30 (水) 22:56:18

" 아니, 뭐.. 네가 인내가 적다기 보단 내가 엄청 답답하게 할지도 모르니까. 딱히 나 똑똑하지 않아서. "

탄야의 말에 쓴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여 보인다.

" 어...? 어어... 그래ㅡ. "

그대로인 편이 좋다는 탄야의 말에 장난스럽게 양갈래를 해보이던 카리나는 멍하니 멈춰선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곤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천천히 끄덕인다. 탄야에게 이런 말을 듣는 건 신기한 기분인 듯 했다. 그건 아마도 좋은 쪽으로.

" ... 좋아, 이정도야...! "

카리나는 탄야의 제안에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한다. 기세 좋게 검정색 가죽재킷의 소매를 끌어올린 카리나는 펜을 잡고는 집중하듯 눈을 부릅 뜬다. 천천히 종이로 다가가는 펜은 얼마나 집중을 하는지 보여주는 듯 했다. 하지만 결과는 삐뚤빼뚤 엉망인 글씨체였다. 하지만 알파벳을 적기 시작한 카리나의 눈은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 봐, 봤어? 내가 글 썼어! 크흐~ "

어린 아이처럼 삐뚤한 글씨를 써내려간 카리나는 종이를 들어 탄야에게 보여주며 씨익 새하얀 이를 드러내면서 웃어보인다.

257 ◆8tYcO/eZ9. (I9GZyLO8bg)

2022-11-30 (水) 22:57:04

곤란하구나. 곤란하구나.
설표의 반응.. 그거슨 일용할 양식.
고생했어!

258 ◆qjhGGZ8WRc (bkxdwI0x9w)

2022-11-30 (水) 23:02:48

카리나주도 고생했어. 나는 통근버스로 출퇴근하는데 오늘 오랜만에 지옥철을 겪었더니 한국 직장인들의 고충이 느껴지더라. 휴...
답레는..내가 오늘 기력이 다해서 내일로 미뤄둘게🙏 괜찮을까?
이제껏 진행했을 때 궁금한 점 있어?

259 ◆8tYcO/eZ9. (1zphHukKY.)

2022-11-30 (水) 23:08:05

아아, 오늘 파업한다고 더 난리였어. 죽는 줄 알았다니까..
답레는 편히 줘. 몸이 우선이지.
음. 탄야의 어린시절이 무척 궁금하긴 해. 물론 진행으로 풀어나가고 싶은 부분은 빼고!

260 ◆qjhGGZ8WRc (bkxdwI0x9w)

2022-11-30 (水) 23:13:50

30분 연착 실화인가요.
실화였습니다.
내가...지금 12시간 이상을 깨어있다보니 내정신이 아니야ㅋㅋㅋㅋ카리나주도 답레보다는 건강을 우선으로 해줘.
탄야의 어린시절 어떤게 궁금하려나.
애늙은이로 일축해도 될거같은데?

261 ◆8tYcO/eZ9. (GFwYFKkQ4s)

2022-11-30 (水) 23:14:50

너무 무리 하지 말구 넘 피곤하면 쉬러가도 좋아.
애늙은이... 어린 시절 탄야는 어떤 머리였어? 막 양갈애 삐삐 머리 하구 그랬나?

262 ◆qjhGGZ8WRc (bkxdwI0x9w)

2022-11-30 (水) 23:31:05

음 졸다가 깼더니 피곤한데 잠이 안오는 부작용.
굉장히 쓸모없는 tmi를 스포하자면 탄야의 개인 스토리를 약간 생각해두고 있어. 나중에 카리나가 탄야 형제들을 만날때가 있으면.

대답은 놉.
양갈래 삐삐머리는 아닌데 머리는 지금보다 훨 길었을 걸로 생각해서 양갈래보다는 하나로 땋은머리 정도? 애니에 나오는 단명헤어 느낌.
카리나는 삐삐? 부모님은 어떤사람?

263 ◆8tYcO/eZ9. (gRoTZ.f01M)

2022-11-30 (水) 23:39:41

오, 그건 그때로 미뤄둬야겠네.

크으! 넘나 귀여움 터졌을 것 같다.. 귀염 터지는데 애늙은이마냥 한숨 푹푹 쉬는 갭모에...
카리나는 의외로 어린 시절엔 숏컷 <- 머리 길면 머리채 잡히기 좋아서
부모님... 아빠는 누군지 본 적도 업꼬 이름도 몰라. 엄마는 7살 이후로 기억이 없어서.

264 ◆qjhGGZ8WRc (bkxdwI0x9w)

2022-11-30 (水) 23:45:56

한숨보다는 음오아예... 시니컬하게 이 설표의 표현을 빌어보면 어여쁘기만한 인형?🤔
머리길면 머리채 잡히기 좋아서 숏컷이었다는게 지나치게 리얼하다. 맞는 말인데..
그건 안정하고 있던 동부지역이나...소규모 조직 중에 카리나 친부가 있다는 떡밥을 남겨도 좋다는 뜻이렸다?

265 ◆qjhGGZ8WRc (bkxdwI0x9w)

2022-11-30 (水) 23:48:12

스포살짝하면....
부모님의 사망시기와
형제들의 사망시기가 1년주기다 정도.

266 ◆8tYcO/eZ9. (qA2jv5eX9g)

2022-12-01 (거의 끝나감) 00:01:36

어렸을 때부터 설표님은 존귀하셨구나.
뭐, 그런 떡밥도 좋다 이거야! 애초에 친부란 존재는 딱히 카리나에게 막 엄청난 존재거나 그러지는 않아서!

>>265 nani??

267 ◆qjhGGZ8WRc (NYabQDWj3Q)

2022-12-01 (거의 끝나감) 00:06:33

우성과 열성을 따지는 집안에서 열성으로 태어난 설표는 어쩔 수 없다😶
그런 떡밥을 만드는 건 카리나주가 원해야하는거니까. 카리나주가 원치 않으면 어쩔 수 없지.

(반응에 약간 즐거워짐)
오늘도 평일이니 카리나주는 자러가야지.
날씨가 추우니까 동파 조심하고. 창문 꼭 닫고 따뜻하게 자도록 해.

268 ◆8tYcO/eZ9. (ROrNfaBvL6)

2022-12-01 (거의 끝나감) 00:14:47

I want DduckBab!!!!! ohya!!!

고마워 탄야주도 따스한 밤, 좋은 꿈!

269 ◆qjhGGZ8WRc (NYabQDWj3Q)

2022-12-01 (거의 끝나감) 10:56:24

잠깐 덜깬 뇌로 레스 봤는데 해석이 안된다.
한국인의 덜깬 뇌는 한국어 외의 언어를 거부하는 모양이야.
아침인데 엄청 춥네, 좋은 하루 보내.

270 탄야 - 카리나◆qjhGGZ8WRc (NYabQDWj3Q)

2022-12-01 (거의 끝나감) 11:22:43

그는 그 순하게 생겨먹은 눈매를 가늘게 뜨는 것으로 당신의 말과 행동에 반응했을 것이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자신이 배웠던 흐름과 똑같이 알려주는 것쯤은 어렵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조금 덜 엄하고 조금 더 무심한 태도기는 했지만. 글씨를 써서 되돌려준 노트에 글씨를 따라 적어내려가는 당신을 바라보며 탄야는 거의 다 타들어간 담배를 바닥에 떨어트려 끄고 새로운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값이 꽤 나가보이는 라이터를 손바닥 위에서 굴리고 있다.

" 세살짜리가 쓴 글씨같네. "

당신이 보여주는, 자신의 글씨 아래에 적힌 삐뚤한 당신의 글씨체를 보자마자 탄야는 거의 망설이지 않고 대답해보였다. 이걸 펜 잡는 법부터 알려줘야하나, 뭐 거기서부터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담배 끝에 불을 붙히고 그는 바닐라향이 감도는 연기를 들숨과 함께 들이마신다.

" 글씨를 예쁘게 쓸 필요는 없으니까 상관없지만.. 좋아, 잘했네. 따라쓰면서 읽는 법도 따라해보자. "

여기서부터一 라고 일러주듯, 탄야의 손끝이 간단한 단어가 적힌 부분을 짚어냈을 것이다.

271 ◆qjhGGZ8WRc (NYabQDWj3Q)

2022-12-01 (거의 끝나감) 19:00:29

갱신해놓을게.
휴무 최고.

272 ◆8tYcO/eZ9. (eWMR5GJai2)

2022-12-01 (거의 끝나감) 19:39:44

에구 곧 퇴근이야. 탄야주는 잘 쉬고 있었으려나?

273 카리나 - 탄야◆8tYcO/eZ9. (.G9bq1f9ZU)

2022-12-01 (거의 끝나감) 21:26:38

" ... 솔직히 세살은 아니고 다섯살은 되겠다. "

망설이지 않고 튀어나오는 탄야의 대답에 멈칫한 카리나는 끄응 하는 소리를 내더니 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고심 끝에 양심상 내린 결론이 두살 정도 끌어올리는 정도였던 모양이었다. 다행히 카리나의 양심이 탄야 앞에선 아직 잘 작동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소심한 대꾸를 한 카리나는 슬그머니 탄야의 눈치를 살피며 이어질 말을 기다린다.

" 프으~ 역시 나라니까. 식은 죽 먹기지. "

그래봐야 탄야가 쓴 것을 그림을 그리듯 따라서 쓴 것일뿐, 외우지도 못 했지만 일단 잘했다는 탄야의 칭찬에 입꼬리를 한껏 들어올려 새하얀 이를 드러낸다. 지나가던 7살 짜리 아이도 비웃으며 지나갈 것 같은 상황이었지민, 그래도 당당하기 그지 없는 카리나였다. 일단 한발자국 나아간 것이 큰 거라고 여기기로 합리화를 한 듯 했다.

" 좋아! 어디 그것도 금방... "

카리나는 그 기세를 몰아서 단어 읽는 것을 시작하자는 탄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삼십분 가량이 흐르고 난 후의 카리나는 퀭한 눈을 한 체, 평소에는.피지도 않았을 탄야의 담배를 빌려물곤 탄야의 옆에 쪼그려 앉아, 탄야의 다리에 기대어 있었다.

" 뭐지... 왜 이렇게 어렵지...? 말도 잘하는데 나...? "

퀭한 눈으로 웅얼거리다 흰 연기를 푹 뱉으며 울상을 짓는다.

274 ◆qjhGGZ8WRc (NYabQDWj3Q)

2022-12-01 (거의 끝나감) 22:14:20

한숨 자고 왔어. 잠이 덜깬 머리라서 당장 답레는 못주고 조금 늦을 것 같아. 오늘 하루 수고했어.

275 ◆8tYcO/eZ9. (sdqzZd6eKQ)

2022-12-01 (거의 끝나감) 22:32:32

편하게 줘. 아마 밤에 주면 답장은 내일이 될 것 같긴 한데.
쉬는게 우선이야.

276 ◆qjhGGZ8WRc (NYabQDWj3Q)

2022-12-01 (거의 끝나감) 22:34:50

답레 늦는 건 신경쓰지 않아도 돼. 답레는 새벽쯤 줄 것 같으니까 편하게 잡담하자.
휴무날을 잠으로 보내버리다니.. 뭔가 억울하네😶
탄야 독백..써보려고 생각 중이야.

277 ◆8tYcO/eZ9. (dbtO.NneFM)

2022-12-01 (거의 끝나감) 22:51:38

그런게 휴무일에 할 수 있는 여유지. 몸 잘 챙기자.
탄야 독백.... 아이원츄 츄츄츄

278 ◆qjhGGZ8WRc (NYabQDWj3Q)

2022-12-01 (거의 끝나감) 22:54:44

이게 어제 12시간이상 깨어있었던 여파인가..아니면 추워서 그런건가. 독백은 아마 답레랑 비슷한 시간대에 올라올 것 같은걸. 어떤 키워드로 쓸지는 진단을 좀 뒤져보려고 해.
카리나주가 탄야 독백을 원하는 것처럼 나도 카리나 독백원함🙏

279 ◆8tYcO/eZ9. (1ne8LkFC2M)

2022-12-01 (거의 끝나감) 23:03:21

음음, 추울 때 몸이 적응하느라 더 힘든걸지도. 어제 오래 깨있던 것도 있을거구.
카리나의 독백.. 생각은 해두고 있는데 비루한 카리나주의 체력이 될 때 쓰게 될 것 같아서 조금만 더 기다려줘야 할 것 같아.

280 ◆qjhGGZ8WRc (NYabQDWj3Q)

2022-12-01 (거의 끝나감) 23:08:15

그런가 그런걸지도🤔
뭐 써준다면야 그걸로 충분해. 체력이 없다면 천천히 써도 좋고, 카리나주가 원하는대로 해줘.

281 ◆8tYcO/eZ9. (J9tusvdovw)

2022-12-01 (거의 끝나감) 23:28:06

탄야주도 써주는데 내가 안 써줄리가 없지. 물론 써줘서 써준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고맙다는 이야기야!
탄야애 관란거라면 무엇이든...후후흐..

282 ◆qjhGGZ8WRc (NYabQDWj3Q)

2022-12-01 (거의 끝나감) 23:46:50

(졸려져서 곤란해짐)
원래 독백같은 건 자기만족이기도 하고, 캐릭터 성립이나 그런거에 도움이 되니까. 이래저래 12시네. 카리나주가 자러가면 답레랑 독백 끄적여야겠다

283 ◆8tYcO/eZ9. (3H22JiQTbk)

2022-12-02 (불탄다..!) 00:09:16

맞아맞아. 도움이 되는 친구지. 탄야주도 쉬고 싶으면 언제든 쉬러가도 돼. 뭐니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야.

284 ◆qjhGGZ8WRc (pGMdLLDnrw)

2022-12-02 (불탄다..!) 00:38:55

답레 슬슬 쓰다보면 졸려지겠지..이미 자러갔으면 잘자고, 아직이라면 좋은 밤되길.

285 ◆8tYcO/eZ9. (45LZSzu9jQ)

2022-12-02 (불탄다..!) 00:55:47

너무 늦게 자진 말고 답레는 편하게 줘. 😉

286 ◆qjhGGZ8WRc (pGMdLLDnrw)

2022-12-02 (불탄다..!) 01:07:28

오케이, 일찍 자도록 노력할게. 카리나주도 좋은밤.

287 탄야 - 카리나◆qjhGGZ8WRc (pGMdLLDnrw)

2022-12-02 (불탄다..!) 01:42:24

세살이나, 다섯살이나 거기서 거기 아닌가. 당신의 대답을 듣자마자 탄야가 떠올려낸 생각이었다. 평소 모든 것에 무관심한 탓에 흥미없어보이는 낯을 해보이는 주제에 당신에게 향하는 것들은 다르게 느껴지고 있었다. 관심이 생긴다는 것이 이런걸까. 살아 숨쉬는 모든 것들에 흥미가 가지 않아서 정적인 것들에게 관심을 가졌을텐데.
" 세살이든 다섯살이든 내 눈에는 거기서 거기처럼 보여. "하는 건조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로 탄야가 중얼거렸다.

30분정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는 뒷골목 벽에 그려져있는 조잡한 낙서들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몇개의 담배를 태워냈다. 벽을 응시하고 있는 그 은청의 시선은 당신을 곧장 응시하며 대답하며 살피던 빛이 사라져서 금방이라도 바스라질 것 같이 무미건조해져 있었을 것이다.
맞물리지 않는 성격이나 분위기만큼이나 다르던 담배 연기는 이번만큼은 똑같이 달달한 바닐라향을 머금고 있었고 그는 제 다리에 기대서 바닥에 앉아 있는 카리나를 향해 무미건조하던 은청의 시선을 떨어트린다.

" 언어라는 건 주변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거니까. 글을 읽고 쓰는 게 어려운 건 당연한거지. 원래라면 유년기에 익혀야하는 걸 너는 지금 익히는 거야. "

그럴싸한 위로의 말은 아니었다. 다정하지도 상냥하지도 않은 그저 현실을 들이대는 문장의 나열들을 입 밖으로 내던 탄야가 여전히 자신에게 기대고 있는 당신의 체온이 닿아오자, 손끝을 살짝 움직여서 당신의 머리카락을 넘겨냈다.

레스토랑에서 했었던 행동이었다.

" 누구든 처음은 어려워. "

288 ◆qjhGGZ8WRc (pGMdLLDnrw)

2022-12-02 (불탄다..!) 01:43:11

답레는 올렸고, 이제 독백을 슬슬 적어볼까...

289 ◆8tYcO/eZ9. (V4r1NjlAV2)

2022-12-02 (불탄다..!) 15:11:37

답레는 밤이 될 것 같아. 평일은 주거라.
은근히 다독여주는 탄야 쏘 스윗

290 ◆qjhGGZ8WRc (dYLYywyfLA)

2022-12-02 (불탄다..!) 17:39:53

스윗하다고 해줘서 고마워. 사실 어깨라도 주물러줄까했다가 틀어냈지.
카리나가 퀭해서 웅얼거리는 게 귀여워서 나온걸지도ㅋㅋㅋ
답레는 느긋하게 줘. 나도 다시 답레가 지옥의 텀이 될 예정이니까 말이야.

291 카리나 - 탄야 ◆8tYcO/eZ9. (ZJMWC8dbgI)

2022-12-02 (불탄다..!) 19:21:59

" 아냐, 그게 좀 다르거든...!? "

본인도 자신의 말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말이었는지 알고 있었지만 제 나름대로 또 다르긴 다르다고 생각했기에, 건조하기 짝이 없는 탄야의 대답에 눈썹이 한껏 치켜올라가선 고개를 휙휙 젓는다. 고개를 저을 때마다 카리나 자신이 멋대로 자른 거친 긴 머리카락이 살랑인다.

" 세살 때는 어? 글도 제대로 못 읽고 그런데 다섯살 때는 얼추 읽을 줄 안다고 들었어. "

어디서 주워들은 말을 꺼내며 어떻냐는 듯 어깨를 으쓱여 보인다. 그래봐야 도찐개찐이라는 건 변함없지만 아무튼 자신의 말이 맞다는 것으로 하고 싶은 모양새였다. 그게 탄야에게 먹힐지는 탄야만이 알 일이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기세 좋게 우겨보는 탄야였다.

물론.

" 그런가... 아니 근데... 저 중앙에만 가도 거리에 다니는 애들도 나보단 잘 읽을 것 같은데... "

퀭한 눈을 한 체 담배만 뻐금거리던 카리나는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들어 탄야를 올려다본다. 그 탓에 머리를 넘겨주던 손가락에 이마가 닿았지만, 지금의 카리나는 다른데 신경이 팔려서인지, 아니면 탄야라서 그런건지 그 손가락에 가볍게 고개를 저어 비비며 중얼거린다.

" ... 알파벳 쓰는건 쉬워서 읽는 것도 밥일 줄 알았는데. "

뭔가 자신의 생각보다도 더 큰 벽이 제 앞에 서있었다는 걸 깨달은 카리나는 다시 이마를 탄야의 다리에 기대어 쭈그릴 뿐이었다.

292 ◆8tYcO/eZ9. (U9j7lbEdFc)

2022-12-02 (불탄다..!) 19:23:47

어깨 주물러주는 탄야.. 이건 된다 (?)
귀여워 보였다니 다행이야. 주책처럼 보이진 않았구나.
텀은 신경 쓰지 말고 힘내자

293 탄야 - 카리나◆qjhGGZ8WRc (ouWC2Gl67g)

2022-12-03 (파란날) 14:39:01

그는 당신의 말에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가 내렸을 것이다. 그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이어지는 말에 대해서는 생각이라도 하는 양 고개를 비스듬하게 기울인다. " 그게 보통이었나. " 하고 담담한 어조로 그가 중얼거렸다. 보통 다섯살이 되어야 얼추 글을 읽는다는 게 평범한 거면, 하멜의 기준이 되는 수준이 꽤 높았다는 뜻이 되는데 말이지.
제 형제들이 글을 읽고 쓰는 걸 익혔던 게 몇살 때였나一 아니 자신이 글을 익혔던 때가 언제였지? 탄야는 눈을 가늘게 접어뜨며 떠올려보려 했다.

" 중앙과 동부는 서로 사정이 다르잖아? 옷 속에 나이프나 권총을 지니고 다니는 게 당연시되어 있는 주제에 제 자식들에게 글을 일러주는 중앙의 분위기가 이상한거지. "

무정부 시대로 접어든 이상 글이라는 건 의미가 없어졌는데 그네들은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 양, 혼돈과 혼란이 잦아들자마자 자식들에게 글을 익히게 했고 어느순간부터 그것이 너무 당연시 되어있었다. 덕분에 지역과 지역의 분위기와 격차가 커졌다는 게 그로서는 썩 반갑지 않았다. 먼 곳을 보며 당신의 머리를 넘겨주던 그의 가느다란 손끝이 잠시 멈춘다. 급작스레 닿아오는 분명한 타인의 체온에 물러나듯 손끝을 떼어내고 그는 당신을 바라보다가 기대있는 당신의 턱 밑에 자신의 손을 대고 끌어올렸을 것이다.

" 반복하다보면 익힐 수 있어. 이제 시작해놓고 벌써부터 그러면 안되지. 무리라고 생각하면 그만둬. 강요는 안할거야. "

당신의 턱 아래를 손끝으로 한차례 쓸어냈다가 떼어내며 담담하게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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