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문제가 될 부분은 없습니다! 수련장에서 불을 지르다가 물을 쏟아붓고 흙벽을 쌓아올리고 전기를 쾅쾅 내리치는 미친(것처럼 보이는) 인간이 있다고 해도요..?
아니 이게 머선 날벼락이고! 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태연할 수 있어! 왜냐면 아직 그 불지름이라던가 그런 거 아직 하지않은 상태에서 만난 거거든!
"오늘 수련장에서 다른 분이네요!" 저번에는 특별반 다른 분들(토리와 태식이었나..)이었는데..
"반가워요?" 하이하이? 라는 듯한 손을 흔들어보이면서 수련장 안에 있던 빈센트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아아. 앞으로 일어날 마도폭풍에서 살아남아라 여복치! 오늘의 수련은 바디 트레멀이다! 손떨림을 내게 해서 아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를 상대방이 스스로 하게 만드는 거야! 그러려면... 저기 있는 분의 협조를 받고 싶기도 한데... 될까? 기회만 된다면 바로 말을 걸어버릴 듯하다?
빈센트는 항상 수련장에서 번개를 내리치고, 불을 지르고, 물을 쏟아붓고 흙벽을 쌓아올렸다. 누군가 수련장 너만 쓰냐며 항의를 하기도 했지만, 빈센트가 일으키는 마도들을 보고는 입을 다물고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누군가는 그것을 관찰했고, 누군가는 재수없다며 나갔다. 누군가는 저 미친놈이 저 정도의 실력을 가지다니, 좀 더 있으면 UHN이 죽이려고 할 것이라 수군댔다. 하지만 빈센트는 듣지 않았다. 들리지도 않았고, 들린다 해도 들을 생각도 없었다.
"...음."
그리고 오늘도 그러려는데, 빈센트는 자신에게 말을 거는, 참으로 익숙한데 누군지 모르겠는데 소녀를 마주했다. 그리고 빈센트는 바로 물었다.
불을 지르고 물을 쏟아붓는 걸 못 봐서 다행이지만. 여선의 나름 영성치 높은 머리는 수련장이 잘 정돈되어 있지만 간간히 불에 탄 냄새와 물비린내와 울퉁불퉁함 같은 종류를 잡아낼 수 있었고.... 그 흔적이 빈센트와 가장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할까? 그것보다는 우선...
"특별반 맞아요!" 손뼉을 짝 치면서 맞아요! 라고 말하며 눈을 반짝입니다. 어디서 본 것 같다는 물음에도 방글방글 웃다가 침울했다가 하는 다양한 표정으로 사실은 특별반이기는 했는데 특별반에서 잠깐 붕 떴다가 다시 복학하게 된 길고 긴 그 줄줄줄 쏟아지는 이야기를 적정선에서 여선이 끊었으니 다행이지 계속 말을 했다면 빈센트가 사정은 알겠으니 제발 그 입 좀 닥치십시오. 라고 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니겠는가?
"그래서 괴담을 퍼트리는 건 어때요!" 특별반을 그만뒀다거나 하는 분이 있었다면 생길 만하죠? 그게 문제가 아니야...
빈센트는 여선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사람은 굳이 특별반에 기수를 따지자면 빈센트와 동기쯤 되는 사람으로 원래는 함께 싸웠어야 했으나 UHN이 특별 임무를 맡겼는지 아니면 가정사가 좀 있었는지 개인 사정이 급했는지 잠깐 붕 뜨는 기간이 있었고, 그 기간이 대략 몇달쯤 되며 영월 작전이 끝나고 대운동회가 일어날 동안 무엇을 했는고 하니...로 시작해서, 꽤나 들어줄만한 이야기였다. 당연했다. 빈센트는 손에 마도를 구성해보며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었ㅇ늬까. 그리고 나서 이야기가 끝나자, 빈센트는 고개를 끄덕인다.
이것저것 이야기를 합니다. 그야.그걸 레스로 쓰면 너무 길어지니까 생략이 필요하다고. 끊음의 미학이란 그런 법이지..
"어 특별반이 괴담감인 것 같긴 한데 정확하게는 잘 몰라요?" 퍼트린다기보다는 괴담감인 것 같다가 헛나온 것에 가까운 만큼...인데
"괴담 주인공 가능하세요? 와 바로바로 괴담주인공 될 만한 분 만나다니 저 진짜 오늘 운 좋은 것 같아요" 제 괴담이요? 라는 말이 가볍게 나오는 걸 보면 만만치않은 상대일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여선이가 운이 좋은가? 라고 묻는다면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여선이는 그런 거 신경 안 써!
"근데 누구세요?" "일단 마도사인 것 같아보이긴 하는데여?" 영월 뿐 아니라 대운동회까지 스킵해버린 여선은 '그 피암마'를 모르는 모양입니다...
"뭐... 다들 제 사상에는 딱히 공감을 못 하더군요. 그래도 일단 존중하는 것이 현대 사회의 미덕이지만요."
빈센트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얼버무린다. 아무리 빈센트가 미쳤어도, 초면부터 나는 누가 굳이 현상금을 걸지 않더라도 흉악범죄자(강도강간 단독 5범 이상, 살인 3건 이상, 100억원대 사기, 그 외 기타등등)를 찾아다녔으며, 흉악범죄자를 찾으면 흉악범죄자의 죄질만큼이나 흉악한 방식으로 잔혹하게 고문해서 끔찍한 고통을 주고 살해했으며, 그 과정에서 사회 정의도 구현하는 김에 범죄자의 비명소리를 ASMR 삼아 재충전했다는 소리를 태연하게 늘어놓을 정도는 아니었다. 아니, 그건 미쳤다기보다는... 멍청한 것에 더 가깝겠지.
"뭔 사상이 있으셨어요?" 뭔 사상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존중인지 무시인지도 결정하지 않고 막 말하지만 빈센트의 사상을 들으면 정말로 이해하기 어려워할 것이 여선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여선은 살리는 쪽인 만큼이니까요. 어딘가 삐끗하면 아무튼 살렸다곸ㅋㅋㅋ가 될 수도 있겠지만 과거도 나름 평탄했던 만큼 그정도까지 될까?
"어....음.....어....." 이건 여선이가 루샨을 매우 익숙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자신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연결을 못 시켜서 저런 고장난 반응이었다! 고개를 갸웃거리고 눈이 조금 흔들리는 것이 바로 고장의 증거
"선여채선여채...채..선...여...여선..." "아. 맞네요! 채여선이에요" 빈센트 반 윌러씨도 반가워요! 장갑을 낀 손을 턱 내밉니다. 악수를 하자는 것이었을까요?
빈센트는 그렇게 정정한다. 빈센트 그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그냥 "심심하면 나쁜 놈 좀 죽일 수도 있지 거 더럽게 불만 많네"를 거창한 '사상'이랍시고 부르는 건 너무 나갔다. 만약 일이 잘못 풀려서 빈센트가 사적제재에 대한 처벌을 받더라도, 변호사에게 '사상'이 아닌 일종의 끔찍한 정신병이라고 고쳐달라고 할 참이었다. 뭐, 그건 그거고, 빈센트는 상대의 손을 받는다.
마도사냐, 검사냐, 궁사냐고 물었는데 긍정을 안한 것을 보니, 서포터면서도 둘은 아니다. 그렇다면 한손무기(둔기, 망치 등)를 쓰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방패를 든 사람이라면 자신을 서포터보다는 '탱커'로 규정했으리라. 빈센트는 잠깐 생각해보더니, 세분류를 추측해서 물어본다.
"그건 그렇죠?" 서포터의 종류가 많은 것 같긴 한데. 아직까지는 마도와 치료 외의 서포터는 잘 모르겠습니다. 서포터인데 템빨로 서포터를 하는 사람도 있나? 아니면 주기술 검인데 서포터인 경우도 있는 걸까?
"오 정답! 의료 쪽을 조금 하고 있어요!" 최근에 복학해서 여러 모로 발전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어진 것 같고요 신기한 것(코인)도 가지게 되었고요 마도사라던가 그런 분들이랑같이 의뢰 나가는 것도 좋아보이는데 여러사람들을 많이 만날 것에 조금 기대되요! 라는 등의 말을 조잘댑니다.
"서포터가 많으면 좋다니 그건 다행이긴 한데요.." 그냥 적당한 수준이지요? 저기. 여선아. 32레벨은 적당히 수준이 아니야! 적당한 수준이라고 말하면서 아 맞다! 라고 말하는 여선은 연습하려 했는데 깜박했어! 라면서 도와주실래요? 라는 말을 가볍게 건네는.
"의료. 잘됐군요. 가끔씩 싸우다보면 적을 이길 수는 있어도, 살아서 돌아가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정말로 의사가 그리워지죠."
빈센트는 특별반 이전에도 목숨을 걸어야 했던 적이 많았다. 빈센트가 활동한 이래, 어느 정도 명성이 쌓이자 범죄자들 사이에서는 빈센트 역시 어느정도 고려 대상에 올랐고, 그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다. 언제는 배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물감 삼아 길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기어다닌 적도 있었다. 만약 그 때, 그를 눈여겨보고 있었던 경찰이 아니었다면 목숨을 잃었겠지.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웃는다. 의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살을 가르고, 총알을 꺼내고, 적대적인 의념 작용의 후유증을 수습하고... 빈센트는 도와주실래요? 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음 살아나가는 것은 도울 것 같은데, 그 정도까지 몰리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잖아요?" 아닌가? 핀트가 조금 나간 건가? 라는 생각을 합니다. 여선의 과거는 상당히 평탄한 편이었기에 빈센트의 과거를 상상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요. 바디 트레멀이라는 기술이 있는데요. 의념의 자극 작용으로 무작위의 신체 부위를 떨게 해서 명중률을 낮추거나 그런 효과가 있대요." 그래서 그걸 써보고 그 효과가 적용된 빈센트 씨에게 그 효과가 어떤 느낌인지 들어보고 싶어요! 라는 말을 합니다. 그야 수술이나 치료를 빈센트 씨에게 적용하기엔 그렇잖아요?
빈센트는 뼈를 부러뜨리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생각해본다. 세상 어딘가에는 자해해서 힘을 얻거나, 자신의 신체나 고통을 대가로 바쳐서 공격하는 이들이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빈센트는 지금 당장 그러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빈센트의 뼈는, 빈센트 그 자신이 아니라도 부러뜨려 줄 놈들이 종족과 생김새, 강함을 막론하고 워낙에 많으니 말이다. 헌터 생활 동안 뼈 부러지는 건 언제나 경험했고, 그 상태로도 전투가 가능하도록 고통을 통제 범위 내로 두는 법은 배웠지만... 굳이?
"그럼..."
빈센트는 한쪽 검지를 치켜들어, 수련장 벽에 그려진 과녁판에 화염구를 쏜다. 작은 화염구는 연속으로 수련장 벽 정중앙의 10점을 계속 강타했고, 빈센트는 그 상태 그대로 여선에게 말했다.
"일단 대조군 실험을 했으니, 통제군 실험을 해볼 차례군요. 그 바디 트레멀, 한번 써보시죠." //14
"뼈를 부러뜨리는 것도 깔끔하게 똑이냐 더럽게 갈기갈기인지 등등 많은 게 필요하니까요.." 그걸 어디서 들은 것 같지만 지금 필요한 건 아니니까 넘겨버려!
"좋아요 실험체 제 22호!" 장난스럽게 명칭을 부른 것 같군요.
"해봅니다?"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면서 여선은 빈센트에게 바디 트레멀을 써보려 합니다. 의념의 자극을 통해서 떨림이니까. 의념을 요동치게 하는 느낌일까? 여러 방면으로 의념을 느껴보려 시도하며 손 쪽에 써봅니다. 천운 덕인지 여선이 의도한 손떨림 반응이 나는데요.. 얼마나 떨어졌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