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는 주변을 바라본다. 강산은 35'단계' 언저리의 대련 상대를 원한다는 이야기에 자신을 쳐다본다. 민간인들은 갑자기 땅에 처박힌 자동차를 보고 놀랐고, 어떤 남자한테 붙잡힌 미친놈 하나와, 그냥 혼자 서 있는 빨간머리 미친놈 하나가 어쩌다보니 대치하게 된 형세를 바라보고 있었다. 빈센트는 자신의 평판이 아주 처참함을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신을 의심스러운 눈치로 쳐다보며 경찰을 부르려는 민간인에게 말했다.
"저건 저기 서 있는 저... 그... 심호인지 띵호와인지 어쨌든 높으신 분이 하신..."
그리고 그 순간, 빈센트의 마도로 잠시 생기를 얻었던 강철 파이프가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뿌리를 뻗으면서 멀쩡히 잘 있던 소화전을 부숴버렸다. 빈센트는 쏴아쏴아 물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서 체념 반 짜증 반으로 외쳤다.
"좋습니다. 신고하건 말건 맘대로 하십시오. 그런데 이거 하나는 확실히 해야겠습니다..."
빈센트는 강산에게 말한다.
"보아하니 저랑 강산 씨가 목숨 걸고 싸워야 겨우 싸움이 성립하는 상대를 데려오신 것 같은데, 다 좋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절대 안 됩니다. 저, 강산 씨, 그리고 저... 게이트 너머 왕자님 3명이 여기서 진심으로 싸우면 민간인 사망자만 100명 넘게 나올 겁니다. 미리내고로 가는 게 좋겠군요. 만약 여기서 싸운다 하면... 왕자님 기분이 무고한 수천명의 목숨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은 미국인이자 공화주의자로서도, 그리고 최소한의 윤리로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9
강산은 마저 튀어나온 파이프가 소화전을 부숴버리자 놀라서 황급히 마도 역분해로 상황을 정리하려고 하고....결박에서 풀려난 심호 왕자도 솟아나온 파이프와 소화전에서 쏟아지는 물을, 흙무더기 밟아 누르듯 한 발로 밀어넣으며 물이 솟아나오는 것을 멎게 한다.
그 사이 들려오는 짜증을 억누르는 듯한 빈센트의 말을 듣고 두 청소년의 반응이 갈린다. 심호는 흥미에 찬 눈빛으로 빈센트를 보다가도...머쓱한지 그의 시선을 살짝 피한다. 강산의 얼굴이 창백해져가는 것이 눈에 띄지만, 그는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말을 보탠다.
"저하, 빈센트 형님 말씀에는 충분히 일리가 있습니다. 아무리 한밤중이어도 이런 대로에서 대련을 하시면 앞서 말했듯 민간인들에게 피해가 갑니다요...보십시오, 사람들이 소란 때문에 나와서 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저희가 재학 중인 미리내 고등학교로 모시겠습니다. 그 곳이라면 마침 지금 다른 학생들이 귀가하고 없을 때라 대련장이 한산할 것이니 써도 괜찮을 겁니다." "좋다. 그리 하거라."
강산은 그제서야 한숨을 쉬며 심호에게 처음에 쓰고 있던 너울을 다시 씌워 주고, 주변에 몰려든 민간인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며 "소란을 피워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면서...미리내고 수련장으로 일행을 안내한다. - 얌전히 안내를 받고 따라와서 수련장 한 쪽에서 주변을 둘러보면서 몸을 풀던 심호 왕자에게 강산이 무어라 말을 한다. 대략 '자신은 그래도 의뢰 내용이 내용이다보니 대련하면서 왕자님을 공격하기 곤란하고, 그렇다고 왕자님 편을 드는 것도 원하지 않으실테니 빈센트를 지원하다가 상황이 위험해지면 개입하는 안전요원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었다. 심호 왕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자 강산은 빈센트 쪽에도 잠시 다가가서 말한다.
"대련을 시작하기 전에 말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인데...사실 저 분은 그렇게까지 강하지 않습니다. 저희보다 격이 높은 상대를 만났을 때 느껴지는 위압감이 없잖습니까. 어린 마음에 승패와 무관하게 대련을 원하시는 것 같으니, 정말 죄송하지만 잠시만 어울려주십시오. 저는 뒤에서 형님에게 버프를 걸다가, 상황이 과열되거나 두 분 중 한 쪽이 눈에 띄게 부상을 입으면 전투를 멈추고 응급처치를 하겠습니다. 왕자님께도 그렇게 말해두었습니다."
빈센트가 승낙하고 준비를 마친다면 대련은 시작될 것이다.
"...형님 제가 이거 끝나고 밥 살게요. 비싼 것으로 사드리겠습니다."
//9번째. 일회성 일상용 npc가 세계관에 큰 영향을 주면 안 되므로...강산이가 말한 대로 심호 왕자는 그렇게까지 강하지 않습니다. 대충 시나리오 1 중~후반부의 빈센트 정도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런데도 35렙이랑 붙어보고 싶다고 한 건...허세입니다... 저는...소년만화 보다보면 나오는 '주인공의 실력에 대한 소문을 듣고 와서 덤벼드는 오만한 도전자' 클리셰를 생각했는데 이거 완전 오만한 왕자 클리셰 섞인 호전적인 이종족 잼민이가 되어버렸네요.... 그리고 분량 꼭 안 맞춰주셔도 됩니다. 그냥 이쪽에서 캐를 두 명 굴리면서+상황이 너무 늘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분량이 늘어나는 것이라서... 혹시 이 상황이나 npc가 불편하시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그녀는 의외로 이런 면에서는 꽤 전문적인 것 같았다. 하기야 전문적이지 않으면 부점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 그래서 그녀가 부점장인가? 라고 말을 했던... 아무튼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고르돈 자체의 효과로 탄환에 폭발과 유사한 효과를 추가해준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렇다면 같은 폭발계열보다는 탄환 자체의 화력을 높이거나 폭발을 이용한 2차적인 피해를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하나? 흠... 그렇다면 탄환 자체가 견고해야 할테니 꽤 많이 비싸겠다. 토고는 머릿속으로 대충 가격을 계산해본다. 6만 정도 나오면 딱 좋겠는데...
"8만 GP?"
효과는 확실하다고 말을 하지만 이쪽은 실험을 해보지 않아서 쓰읍... 흠... 이거 교섭을 해볼까...
"누나야는 총기 보는데 꽤 자신있나보네 아까랑 태도가 완전 다르다. 누나야가 그렇게 말하니 하나 사볼까... 근디, 쓰읍.. 말로만 들어도 효과를 모르니 내 선듯 건네기는 어려운데 테스트용으로 서비스 줄 수 있나?"
>>338 그녀는 시윤의 이야기를 듣고, 또 즐거운 표정으로 미소를 짓습니다. 잘못된 답을 말한 걸까? 차라리 답을 주면 좋을텐데.. 라는 마음을 시윤이 보내는 동안.
" 재밌는 대답이에요. 듣지 못하던 것을 듣겠다. 정말로... "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듯한 그녀의 표정과, 시윤과 제니아를 스쳐 내달리는 돌개바람 한 줄기. 그리고 그것에 의해 들리지 않던, 고요함이 깨어지는 순간.
" 이 대답에는 정답이 없어요. "
제니아는 천천히 말을 꺼냅니다.
" 답을 바라는 질문이 아니었고, 답을 원하는 질문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가르침을 원하는 이가 무엇에 목적을 두고 있어서 내게 답을 원하는지 듣고 그에 대해 답해줄 수 있어야 하니까요. "
그것이 기사단장의 이유이니까요. 라는 말로 마치며 제니아는 한 손을 뻗습니다.
" 하이젠피우스의 수련기사가 된 것을 환영해요. 시윤 군. 부디 그대가 숲 속에서 소리 없이 사라지는 이들의 소리가 되는 사람이 되길 바래요. "
축하드립니다! 윤시윤은 일정 기간동안, 하이젠피우스의 수련기사로써 기술에 대한 수련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받을 수 있는 기술 목록은 다음과 같으나, 정식으로 기사단에 가입된 것이 아니므로 배울 수 있는 기술은 하나로 제한됩니다.
하이젠피우스 아크로바틱 나무와 풀의 전령 내갈리는 나뭇가지
>>341 병원으로 이동하자, 안쪽에서 의사 하나가 급한 표정으로 알렌을 살핍니다.
" ......위험했군요. "
곧 진료를 마친 의사는 카티야에게 말합니다.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살아있는 게 기적입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뼈나 무언가가 박살나는 게 아니라 정확히 신체의 균형만을 건들려 했습니다. 만약 조금만 상대가 죽일 목적이 있었다면. 죽을 수도 있었을 듯 합니다. " " ... 치료는, 가능할까요? " " 가능하긴 합니다만...... "
그는 조금 걱정되는 눈으로 알렌과 카티야를 바라봅니다.
" 비용이 클 겁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
>>344 " 내가 말하는 것은 중첩의 개념이 아니다. "
문형은 강산을 바라보며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게 아니라는 듯 고갤 젓습니다.
" 단순히 하나의 마도를 펼치는 게 아닌 동시에 여러 마도를 펼칠 수 있는 경지. "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강산은 문형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중첩이 아닌, 다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