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레인은 무슨 말을 해도 들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들어 그녀는 이 이상 말하기를 관두기로 하였다. 귀를 닫은 이에게는 어떤 말도 닿지 않는다. 그런 사람을 상대로 무슨 말을 할까. 그녀는 입을 다물고 검을 들었다. 버스트로 레인의 무장을 일시적이나마 다운시켰으니 얼마간은 상대할 만 할 것이다.
레인은 보검의 형태를 바꾸더니 레이버가 썼던 기술을 그대로 사용했다. 그러나 눈에 보일 만큼 열화된 모양새였기에 저 정도는 몸으로 돌파 가능하리라. 단지 저 물살에 휩쓸리지만 않으면 되겠지. 그녀는 검을 일시적으로 늘어뜨려 채찍으로 변모시켰다. 무기를 정면에 휘둘러 소용돌이를 그대로 돌파하면서 레인에게 달려들었다. (잔여체력 2500)
비명은 없다. 분명 전신이 고통에 휩싸였으나. 그것은 너무나 멀고도 아득한 감각이었다.
레레시아의 맑은 금빛 눈동자가 레인을 똑바로 향하였다. 그 시선 뒤로 독액을 끈적하게 두른 채찍이 휘둘러지며 레인의 목을 휘감고 부식시키려들었다.
세븐스와 비능력자는 결국 미워하고 증오하게 되어 있다. 서로 이해할 수 없어 파멸을 향해 달려갈 거라고…….
아, 통렬한 진실이다. 그는 상황도 잊고 순간 실웃음을 짓고 말았다. 진실을 마주할 때마다 길을 잃은 것처럼 무엇을 바라봐야 할지 모르게 된다. 돌고 도는 의미 없는 분란과 증오의 굴레로부터 과연 무언갈 찾아낼 수나 있을지, 처음부터 가능성을 기대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지긋한 후회가 들어 온다. 하지만 그렇기에 걷게 되는 길이 있는 법이다.
"반복되어 온 파멸과 증오라 할지라도, 지금껏 걸어온 길에 의미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의미를 찾고 있습니다. 찾아야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지는 말은 소리가 되지 못하고 입 근처에서 속삭이며 맴돌았다. 정신을 집중하여 레인에게 근접해 손목 장치를 노리고 검을 찌르려 했다. 찌르는 데 성공한다면 검날을 통해 예기를 흘려 마구 헤집으려 했을 테고. 자신의 능력이 빼앗기게 된다면 곤란한 상황이 되겠다는 감상이 들었지만 강행할 수밖에 없다. 카피에 성공하게 되는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니 지금은 전투에 임하는 데만 집중하고자 한다.
<레인 조> 이스마엘은 물론이고 레레시아 역시 타이달 웨이브에 흽쓸렸으나 다행히 물에 잠기진 않고 빠져나오는데 성공했다. 뒤이어 이스마엘은 레인의 멱살을 잡았고 얼굴을 후려쳤다. 이내 얼굴이 싸대기를 맞은 것처럼 옆으로 돌아갔으나 레인은 이를 꽉 악물고 자신에게 찌르는 나이프의 감각을 느끼면서 그녀를 강하게 뿌리쳤다. 허나 이어 레레시아의 채찍이 레인의 목에 감겼고 독 기운이 레인을 습격했다. 목 부분을 감싸고 있는 무장이 부식되었고 그 때문에 목이 그대로 드러났다. 한편 그녀의 어깨의 부스터의 불이 다시 돌아왔다. 일단 목의 장갑이 부식되어 부서지면서 채찍이 느슨해졌고 그 틈을 이용해 레인은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한편 츠쿠시가 레인의 손목 장치를 노리고 검을 찌르긴 했으나 손목 장치는 아주 가볍게 츠쿠시의 공격을 튕겨냈다. 이어 씨익 웃으면서 레인은 그 상태로 츠쿠시의 몸을 잡고 손목 장치를 그녀의 몸에 겨냥했다.
"의미 따위 없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는 거야. 그러니까 그것을 뿌리뽑기 위해서 어느 한 쪽은 멸해야만 해. 알겠어?"
이내 손목장치의 빛이 츠쿠시의 몸을 비추고 스캔을 시도했다. 이대로 가면 아마 스캔이 100% 일어나지 않을까?
*카운터 판정. 스캔 시작. 다이스를 1~3으로 2번 돌려서 한 번이라도 3이 나오면 뿌리치기 가능. 허나 뿌리치지 못할 시 레인의 페턴에 만상일도 추가. 뿌리치기 성공시 반격 가능. *다른 이들은 별개로 공격 가능. 단 공격을 포기하고 마찬가지로 다이스를 1~3으로 1번 돌려서 3이 나오게 될 시 츠쿠시를 구출 가능.
<마을 조> 레이먼드가 열심히 교란하는 듯 했으나 안타깝게도 라이너스는 눈길을 주지 않고 그 총알을 몸으로 맞았다. 조금이라도 아파할법도 하지만 아파하지 않는 것이 그가 평범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내 선우의 소총이 라이너스를 노렸지만 라이너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뒤이어 쥬데카가 불길은 업은 체인을 이용해 라이너스의 다리를 노렸다. 다른 것에는 그 어떤 것도 꿈쩍 않던 라이너스였으나 '불꽃'을 보더니 순간 몸을 움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내 다리가 휘감겼고 잠시 고통스러운지 다리를 꿈틀거리면서 겨우 빠져나온 라이너스는 쥬데카를 가만히 바라봤다.
이어 라이너스는 쥬데카를 잠시 바라보는 듯 하다 다리춤에 차고 있는 '섬광탄'을 하나 있는 힘껏 집어던졌다. 그것은 땅에 철퍼덕 떨어졌고 이내 강한 섬광을 내면서 주변을 집어삼키려고 했다.
"......"
허나 라이너스에게는 그 섬광이 아무런 의미도 없었을 것이다.
*섬광탄 공격 - 회피 실패시 50%의 확률로 (다이스 1~2로 굴려서 1이 뜨면 무사하나 2가 뜨면 상태이상) 시력 저하 상태 발동. 이 상태이상에 걸리게 될 시 2턴간 명중률이 1/3로 떨어지게 된다. (명중 다이스 1~3을 굴려서 1이 뜨면 명중하나 2와 3이 뜨면 빗나감 처리)
그는 더는 말을 섞지 않고 전투에 집중했다. 이 지점에서야 드디어 레인과 자신의 차이를 분명히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츠쿠시는 이미 자신만의 대척점을 멸해 버린 자였다. 머물렀던 곳 모두가 쇠하고 망쳐져 돌아갈 자리 없기에, 그에 눈물지을 여력조차 없어 쉬지 않고 또다른 종착점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는다면 순례가 될 테고, 조금이라도 흐려진다면 방황하게 될 먼 길을.
손목의 장치는 검을 튕겨내었다. 능력을 쓴 공격을 튕겨냈으니 내구성이 예상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그만큼 중요한 장치라는 뜻이리라. 과연 예상은 빗나가지 않고 현실로 닥쳐오려 한다. 츠쿠시는 자신에게 장치의 빛이 비춰지자 곧바로 레인에게 달려들어 자신을 겨눈 손을 쳐내 방향을 돌리려 한 후 그대로 손날을 세워 목을 찌르고자 했다. 덮쳐드는 손길에 날카로움이 서려 칼날처럼 벼린 채다.
목의 무장을 일부 부식시키는 것은 성공했으나 그로 인해 생긴 틈으로 레인은 빠져나갔다. 아쉽긴 하지만 목이 그대로 드러나게 되었다는 것이 당장의 수확이었다. 그리고 다운되었던 부스터에 다시 불이 들어온 것도 확인했다. 일희일비인가.
레인이 츠쿠시에게 근접한 것을 보고 이대로 버스트를 다시 쓸까 생각한다. 하지만 이후에 써야 할 순간이 생긴다면? 스페셜 스킬은 가급적 꺼내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열화판이라고는 하나 그녀의 것을 카피해간다면. 그걸로 오늘 같은 일을 또 일으킨다면.
그래. 그러기 전에 오늘 이 자리에서 없애도록 하자.
아마 불가능할 다짐을 하면서 발치에 독액을 그야말로 둑 터진 것처럼 쏟아낸다. 일정한 형태 없이 출렁이는 독액에 검을 던져넣고 손짓하자 십수개의 사슬들이 독액을 두르고 레일에게 뻗친다. 사슬의 용도는 레인의 몸을 구속시키기 위한 용도. 가급적 레인의 손목 장치에 닿지 않도록 사슬로 감싸 구속하고서 사슬 위를 달려 그녀가 직접 레인에게 뛰어든다.
이스마엘이 그랬던 것처럼 그녀의 손이 드러난 레인의 목으로 향한다. 그러나 주먹이 아닌, 뾰족하게 날세운 손의 장갑에 스치기만 해도 자리에 주저앉아버릴 만큼 강한 독성을 가진 독을 바른 공격이었다.
이스마엘의 주먹은 제법 강한 편이다. 본인의 기초적인 체력이 뒷받침되는 점도 있으나 헬무트와 슬럼의 지분도 없잖아 있다. 헬무트는 이스마엘에게 기초적인 호신술을 알려주었고, 슬럼에서는 길거리 싸움을 위주로 배웠기 때문인지 유달리 어딜 맞아야 어디가 기분이 나쁘고 아픈지를 잘 알고 있다. 옆으로 돌아간 얼굴도 그렇다. 내일이면 붓겠지. 뿌리칠 적 안와골절이 아닌 것에 감사히 여기라는 듯 이스마엘이 노이즈 너머로 눈을 흘겼으나 레인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순간이다. 목이 드러났음을 이스마엘은 확실하게 보았고, 이어지는 공격이 목이 될 것임을 짐작했다. 보고 막겠지. 그렇다면 단 하나다. 이스마엘은 다시금 염력으로 거리를 좁히며 땅을 거세게 굴렀다. 그리고 흙이 솟구쳤다. 흩뿌려진 흙은 눈을 노렸고, 이스마엘은 동시에 남은 돌덩이로 손목의 장치를 노려보았다.
총탄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무장도 무장이거니와 총상에 대한 내성이 강한 걸까. 그런 라이너스가 움찔하는 찰나를 너는 놓치지 않았다. 감각이 곤두선 네가 놓칠 이유가 없잖은가.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 한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길 다짐한 너는 다리를 지졌던 체인으로부터 빠져나오는 라이너스를 보던 너는 허리춤에서부터 던져진 것에 시선을 돌렸다.
"섬광탄!!!"
플래시밤, 너는 섬광탄을 인식하자마자 크게 소리치며 눈을 질끈 감고 양쪽 귀를 막았다. 폭음은 네 손으로 한 겹, 장갑으로 한 겹, 바이저 마스크로 한 겹, 총 세 겹의 층을 완전히 뚫지 못하고 그저 먹먹하게 퍼졌다. 빛은 애초에 바이저를 뚫지 못한 듯했다. 질끈 감았던 덕에 무사했는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너는 폭음이 들리자마자 바로 눈을 떴다. 시야가 온통 하얗게 변하는 것은 터지는 빛을 마주했기 때문이니, 빛의 속도를 생각하면 터지는 소리 이후에 남아 있는 섬광 따위는 없을 터. 너는 다시 한 번 바닥과 마찰해 불길을 입은 체인을 휘둘렀다. 네 손이 움직이는 대로 불을 휘감은 체인은 다시 한 번, 라이너스의 다리를 노렸다. 이번엔 쉽게 놔주지 않겠다.
체인을 따라 전해지는 열에 너는 이를 악문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강한 통증이 작열하는 듯한 통증이라던가. 죽어버린 시체를 전기 자극으로 되살린 개체도 작열통에는 내성이 없는 걸까? 네가 붙잡은 게 제발 옳은 실마리이기를 바라며 너는 만약 다리를 휘감는 데 성공한다면.
"잡아 찢어도 괜찮겠지, 그러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테니까."
엔진 구동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체인의 날카로운 돌기가 세워지고 진동하여 붙잡은 자리를 찢어내려고까지 시도했을 터다.
품에서 당신의 맥이 뛰는 걸 느꼈다. 움직이지 않아 영원불멸로 남은 과거와 달리 당신은 맥이 뛰고, 숨을 쉰다. 숨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느릿하게 뱉어내면서도 속으로 곱씹을 때, 밀쳐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잠시 고민해 봤다. 차라리 밀쳐내지, 밀쳐내지 않아 다행이다, 밀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당신의 생각을 읽어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아니, 차라리 읽지 못하는 것이 나았을까. 괜한 기대를 품고, 혼자 상처받고, 혼자 납득하고, 그렇게 스스로에 대한 합리화만 해댈지 모르니까. 잔인한 사람. 그렇게 결론짓기로 했다. 모르기 때문에 제일 잔인한 사람. 이내 당신을 놓아주는 팔에 못내 아쉬움이 담기지 않도록, 복잡한 속내를 들키지 않게끔, 떨어지는 품이 지나치게 느리지 않도록 신경 쓰는 건 제법 어려운 일이었다. 속내를 꿰뚫을 수 없는 눈을 마주했다. 당신의 눈은 혼탁하고 온통 새까맣다. 마주해도 정작 눈의 주인의 속내가 어떤지는 볼 수 없고,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한 인간이 가진 밑바닥을 살피게끔 하는 늪과 같다. 어떤 것을 비추더라도 지나치게 선명한 빛에 타인을 삼키고자 하는 자신과는 대비된다. 당신과도 퍽 잘 어울리는 눈이구나. 그런 생각이 문득 스쳤다. 당신은 누군가를 깨닫게 하는 사람이니까. 그런 모습에 불편해야 하며 꺼림칙해야 할 것인데도 되레 정 반대의 감상이 생기고 만다. 당신은 그저 해야만 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질문했던 것 같다. 내가 마주한 내 감정을 당신 또한 보고 있는지에 대해, 마지막으로 확신을 한 번이라도 얻어보고자 해서. "……그렇구나." 눈을 마주하고 담담히 대답을 기다렸고, 채근하지 않았다. 잠시간의 침묵 뒤로 당신이 답했을 적, 마침내 답한 목소리는 고요히 가라앉아 있었다. 목을 조르듯 괴롭게 뱉던 것도 아니고, 해탈한 것도 아니며, 현실을 부정하지도 않았다. 본디 한차례 격한 감정이 지나가면 남은 것은 고요함이 아니던가. 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자유로우며, 상냥하다. 바람은 케르스트너에게 친절하단다. 과거에 스쳤던 목소리가 불안전하게 흘러오는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것만 같다. 케르스트너가 아니라 다른 존재에게도 친절할 수 있을까요. 내가 하기에 달린 일이겠지요. 아니면 이미 그렇게 됐을까. 자신에게 오는 바람이 막혔다지만 당신을 향해서도 불었으니. "정말?" 미련이 없을 리 없다며 눈 감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정말? 달빛을 역광으로 받는 당신을 마주하자니 언젠가 봤던 풍경도 금세 바래져가는 느낌이다. 잔인한 세상이기 때문에 아플 수밖에 없을 것이고, 울 수밖에 없을 것이며, 괴로울 수밖에 없다. 당신의 부정에 이스마엘은 귀를 기울였다. 해줄 수 있는 걸 알 수 없었을까, 할 필요가 없는 일이었을까. 숨 삼키는 소리요 확답을 뒤로 이스마엘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달이 밝다. 지나치게 밝아 두 사람을 지켜보는 것 같다. 숨죽여서 지켜보지만 결국 숨을 수 없는 주제에. "그래, 그거면 됐어. 응. 신경 쓰지 않아." 누그러진 눈으로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다 내뱉은 말은 잔인했을까, 아니면 지나치게 단조로울까, 무관심한 것 같이 보일까. 그렇게 보이면 어쩌나 싶던 고민도 잠시 접어둔다. 더는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당신이 뒤로 물러나게 한 만큼 다가가 팔을 뻗었다. "쥬데카." 나지막이 당신의 이름을 불러본다. 당신이 불러달라던 애칭인 리오도, 성인 뷔시카리오도 아닌 당신의 온전한 이름을. 품에 안아보려 했다. 그림자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손가락 한 뼘만 공중에 떠서 뒤로 천천히 물러나려 했다. 숨을 수 없는 건 나도 피차 마찬가지였구나. "당신은…… 책무를 다했어. 당신이 미련을 가져주는 것으로 이미 원하는 대로 해줬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해." 그것만으로도 차고도 넘친다. 눈을 내리 깐다. 그래. 지금은 단지 이거면 충분했다. "괜찮아, 전부 막아주지 않아도 괜찮아." 이스마엘은 고개를 파묻으며 천천히, 느릿하게 숨을 뱉듯 속삭였다. "앞으로도 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말아 달라 하면…… 그건 너무 큰 욕심일까." 현재부터 시작해 불투명한 미래까지. 이내 눈을 감았다. 달이 너무 밝아서 숨을 수가 없었으니.
다른 이들이 그렇게 총을 쏘았음에도 상대는 아무렇지 않은듯했다. 어떻게 원거리는 상대에게 유의미한 피해를 주지 못하는 걸까. 그렇다면 근접전 밖에 답이 없는지. 고민하던 때, 상대가 반응을 보이고 무언가를 집어던진다. 섬광탄이라는 말에 급히 물러나며 팔을 들어 눈을 가린다. 폭음과 섬광이 가시면 정신을 차리려는 듯 신디는 고개를 흔든다.
"성가시네 정말."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를 내고서 무장을 전개한다. 메서와 같은 제 보검을 쥐고서, 라이너스 뒤쪽으로 이어지는 포탈을 만들어 통과한 후 그의 오른팔을 베어버리려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