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빈센트의 생각은 "내가 이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고통받을 미래의 사람들을 구한다. 여차저차 내 재미도 챙기고" 쪽이라서 그런가 싶지. 보통 우리 생각은 "잘못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도, 그 처벌로 교화되던지 교화되지 못하던지도 그 사람의 책임이고 그걸 지키는 것은 책임 있는 이들의 일이다."이니까 말야
빈센트는 토고가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음,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의 향연이다. 정말로 맞는 말이다. (물리적으로) 맞는 말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윤리적으로) (그 외 아무튼 무슨 철학적으로) 맞는 말이다. 딱 한 가지 문제만 제외하면 아무 문제도 없는 말이었다. 바로 듣는 사람이 빈센트라는 것. 그래도 꽤나 맞는 말이었기에, 어느정도 수긍한 빈센트는 토고의 이야기 중간에 개입한다.
"프리 핸드 이야기하니까 생각나는군요. 프리 핸드..."
누군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자신의 내면에서 끓어오르던 질문이 생각난다. 만약 범죄자를 재미로 죽인다면 당신은 프리 핸드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그저 아군이라는 점? 여태까지는 뒤통수를 친 적이 없다는 점? 행위의 동기로만 본다면, 빈센트는 당장 프리 핸드에서 좋다고 모셔갈 인간이었을 것이다.
"프리 핸드라 부른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네. 죽이고 보니, 솔직히 말하면... 재미있었거든요. 피를 뒤집어쓴 다음에, 부르르 떨리는 그 느낌이 좋았습니다. 사람의 마음에 공포를 불어넣을 때는 다시 태어난 느낌이었죠. 하지만 사회가 아무나 죽이는 이들을 내버려둘 리는 없었고, 일부러 범죄자들을 찾아다녔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옛날을 되짚는다. 그랬다. 범죄자라면 그냥 죽였다. 절도 범죄 같은 약한 것에도 무조건 살인 같은 짓은 안 했지만, 빈센트는 뉴스와 신문 기사를 찾아보면서 그 날의 범죄를 찾아다녔다.(그리고 자극과 특종에 목마른 기자들은 빈센트에게 좋은 먹잇감을 앞다투어 던져주었다.) 하지만 그런 빈센트도 언젠가 좀 이상하다고 느낀 적은 있었다.
"그런데... 그 뭐라고 해야 할까. 이상한 점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여느 날처럼 범죄자들을 제압하고, 범죄자들이 납치하고 있던 사람들을 찾아냈습니다. 그런데, 범죄자들 앞에서는 좋다고 웃지는 못해도 가만히 있던 이들이, 절 보더니 저승사자라도 온 것마냥 경악하더군요. 그 때는 단순히 피아구별이 안 되어서 그런다고 생각했는데... 공감은 못 하더라도, 그런 일이 쌓이다보면 공황 상태에서 피아 식별이 안 되어서 마구 경악하는 것과 피아 식별이 끝났는데도 그냥 무서워서 경악하는 것이랑은 차이가 있거든요. 대부분의 경우 후자였습니다."
하나, 둘, 셋, 넷, 손가락으로 못 세게 되자 20, 21, 22... 그리고, 숫자가 50이 넘어가자 포기한다.
"경찰이 저보고 말하더군요. 범죄 피해보다 널 봐서 생긴 정신적 피해가 더 큰 것 같다고. 그 때는 죽는 것보다 더 큰 피해가 어딨냐고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누군가를 그렇게 피떡이 될 때까지 뭉개지 않았다면 정신적 피해조차 없이 그냥 살릴 수 있었을 테니까요. 쾌락이 부른 참사였습니다."
빈센트는 한숨을 쉬더니, 말한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이 지독한 쾌락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재미있는 건 재미있는 건데, 어쩌겠습니까. 내가 재미있건 없건 이 세상은 알 바 아니고, 더욱이 그걸 받아들일 수 없고, 받아들여서도 안 되니까요."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한숨을 쉰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변호도 그만두고 그냥 닥치겠습니다. 절 쾌락 살인마라고 욕해도 좋고, 미친놈이라고 불러도 좋고, 아니면 미친 쾌락 살인마 새끼라고 시원하게 질러도 좋습니다. 제가 예전에 특별반인 이상 협력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던 거로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저도, 단순히 싸워서 적을 때려부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으로 '협력'해야겠죠."
이 정도면 만족하십니까? 라고 말을 맺는다. //15 여기까지만 하고 진짜 자러갑니다. 바이바이 내 수면시간아...
>>563 "그러니까... 앞으로는, 변호도 그만두고 그냥 닥치겠습니다. 절 쾌락 살인마라고 욕해도 좋고, 미친놈이라고 불러도 좋고, 아니면 미친 쾌락 살인마 새끼라고 시원하게 질러도 좋습니다. 제가 예전에 특별반인 이상 협력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던 거로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저도, 단순히 싸워서 적을 때려부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으로 '협력'해야겠죠. 길드화도 추진하고 있겠다, 어느 조직이건 미친 놈 하나 보유하고 있으면 그리 좋은 말 안 나오겠다, 적어도 더 안 좋은 말은 안 나오게 살겠습니다." 로 고칠게요.
토고 더 이상 눈 앞의 존재를 마주하고 싶지 않는다. 이런 녀석과 같은 소속이라는 것이 구역질나면서 특별반을 만든 윗선의 존재에게도 혐오감이 들었다. 차세대 헨리 파웰을 만든다. 그런 좋은 의도를 가지고 이런 쓰레기를 넣어뒀으니 토고는 기가 찰 노릇이었다. 차라리 때려치우고 대곡령으로 돌아갈까. 이 일을 스승님께 말한다면 스승님은 뭐라 말할까... 아마 용서해줄지도 모른다.
토고는 말 없이 먼 산을 바라보았다. 시선도 마주치기 싫었으며 더 이상 하는 말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토고는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교실 바깥으로 나간다. 하지만 그러기 전에
강산이랑은 진짜 꽤 좋게 끝났어. 말이 통하니까.. 강산이 성격도 유들유들하고 좀 젇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속마음을 터놓게 되는? 그런 느낌이고 린은 최근에 자기 모습을 토고에게 보여주니까 린하고는 이제 서로 못 볼꼴도 다 봤겠다 가식 없이 지내장 같은 느낌이고 태식이랑은 이제 사장이랑 회계 관계이기도 한데 한바탕 싸웠으니까 뭔가 가까워진 기분? 같은? 게? 들고 시윤이는 칭찬하는 거랑 자기 아저씨라고 하는 것만 아니면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