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자 하면 그냥 나가면 될 텐데. 나중에 또 한 번 이라던가 그 땐 둘만 있는 곳에서 라던가, 그런 말은 꼭 해야 하는 걸까! 게다가 그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흘리듯이 하는 것도 조금 얄밉다. 바로 방금 전에 그녀가 그 비슷하게 말한 건 그새 까먹은 모양인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다가 그새 반색이 되어 고개를 끄덕인다. 순찰이라는 핑계를 댔지만 어쨌거나 그가 먼저 데이트하자는 말을 해주었으니까.
"응. 가자!"
그를 마주보며 같이 방긋 웃는다. 나중은 어떻게 될지 몰라도 지금은 그저 그걸로 좋았다.
계단을 올라 밖으로 나갈 때까지는 망토 속에서 아스텔을 꼭 잡고 있다가 밖으로 나와 망토를 풀어주면 살짝 놓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저기 울긋불긋한 장식들이 가득이다. 망토에 눌렸던 귀가 다시금 쫑긋쫑긋 움직이고, 꼬리도 살랑살랑 흔들린다. 잠시 바깥에 정신이 팔렸던 그녀는 그의 중얼거림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띄웠다.
"제대로 보고 있지 않으면, 몰래 숨어버린다?"
그러니까 잘 잡아줘야 해- 그렇게 말하며 먼저 아스텔의 손을 잡으려 한다. 조심스럽게 닿은 다음 슬그머니 손가락을 걸어 꼬옥 잡으려 했겠지. 손 잡으려 하느라 그 사이 표정은 못 보았지만. 사탕을 사주겠다는 말에 재차 눈빛을 반짝이면서 바라보았다. 사실 사탕보다 초콜릿이 좋지만 연인이 사주는 거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같이 근처 노점상으로 향한 레레시아는 간식 고르는 아이의 눈으로 사탕들을 둘러보았다. 여느 가게나 노점들이 그렇듯 이 시기가 아니면 못 먹을 것 같은 특이한 사탕들도 여럿 보인다. 눈알 모양이나 손가락 모양이라던가. 특히 저기 눈알(사탕)이 가득한 유리병이 시선을 끌지만 지금 사기에는 좀- 그렇지. 대신 그녀는 작은 과일 모양 사탕이 가득히 담긴 사탕바구니를 가리켰다.
"저거! 과일맛이니까 같이 먹자."
너 하나 나 하나. 사탕을 다 먹은 후엔 바구니가 남을 테니 추억으로 보관할 수도 있을 거다. 그렇게 사탕을 고르는데 저 마을 안쪽에서 사람들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려온다. 자연히 그 쪽을 휙 돌아보고 어서 가보자는 눈으로 아스텔을 바라본다.
자캐가_식빵을_먹는법 적당히 바삭하게 구워서 잼을 발라 한입 냠 대신, 버터는 바르지 않아.. 버터 보다는 오로지 잼만 발라먹는 타입이거든. 먹부림을 하고 싶으면 누텔라 삭삭 발라서 냠....
자캐의_운동하는_모습 레지스탕스에서 순둥순둥하니 햇살 담당하는 애가 알고 보면 중량 좀 치는 애다..? 거기다 운동할 때는 순둥이고 뭐고 없이 빡세게 한다..? 갭 엄청날 것 같지... 손등에 핏줄 다 돋고 근육체형 잡힌 팔 보이고... 눈빛 살벌하고... 수건으로 땀 닦는데도 눈빛이.........
자캐를_잘_보여주는_자캐의_소지품은 직접 통신을 위한 미니 칩, 페이스 재머, 군번줄..?
잘 잡아줘야 한다고 이야기를 마치고 그녀가 제 손을 잡으려고 하자 아스텔은 슬며시 자신의 손을 내줬다. 임무를 하면서 꽤 여러 번 동료의 손을 잡고 움직인 적이 있지만 이렇게 잡는 것은 또 특별한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그녀가 제 연인이기 때문이겠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간질간질함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 그는 덩달아 그녀의 손을 꼬옥 잡았다. 말 그대로 몰래 숨어버리지 못하도록. 한번 품은 욕심은 쉽사리 가라앉을 일이 없었고 그대로 그녀를 제 옆에 두려는 듯, 그는 팔에 힘을 살짝 줘서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아프지 않게. 하지만 분명히 힘이 들어가도록.
아무튼 과일 모양 사탕이 가득한 사탕바구니를 손으로 가리키자 아스텔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과 그녀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맛이었다. 디자인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
"그러자. ...센스 좋네. 레레시아."
그녀의 선택 센스를 칭찬해주면서 아스텔은 반대편 손을 주머니에 넣은 후 지갑을 꺼냈다. 거기서 현금을 꺼낸 후에 내밀어서 계산을 마친 후, 그는 거스름돈과 지갑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고 바구니를 자유로운 손으로 잡았다. 그 와중에 들려오는 시끌시끌한 소리. 순간적으로 마을 안에 침입자라도 들어왔는가. 라고 생각하며 그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홱 돌려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봤다. 하지만 딱히 혼란스러운 분위기나 위험한 분위기는 나지 않았다.
"...무슨 행사라도 하나. 난 또... 가디언즈가 들어온 것인가 싶었어. 좋아. 가보자. ...뭔지 궁금하기도 하고."
오늘은 할로윈. 일종의 축제였다. 그렇다고 한다면 역시 구경을 가는 것이 좋겠지. 살며시 자신의 발과 그녀의 발 부분에 자신의 세븐스를 사용했다. 자연히 발걸음이 훨훨 날아갈 정도로 매우 가벼웠을 것이다. 공기의 움직임을 지배하여 저항력을 많이 떨어뜨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다 그녀가 하고 이는 팔찌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자신의 세븐스가 깃들어있는 그 녹색 보석을 가만히 눈에 담다 그는 다시 앞을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그 팔찌. 도움이 되었어? ...언제나 함께 임무를 나갈 순 없으니까... 내 힘이 조금이나마 너를 지키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에스티아에게 부탁하긴 했는데. ...아. 걱정 마. 우리 관계에 대해서는 굳이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니까."
>>879 패드립이 아니라서 더 무서운 거야..... 우리 아빠 통속의 뇌 그런거 아니지..?(호달달)
>>880 사실 호불호의 문제 보다는 버터를 바르고 시간이 지나면 잼이 느끼해지는 부분도 없잖아 있어서 버터 바르고 잼 바르면.. 버터 특유의 눅진하니 고소한 맛 때문에 눈 둥글게 뜨고 식어서 느끼해지기 전에 먹어야 한다는 본능에 사로잡혀서 햄스터처럼 볼에 빵빵하게 채워넣는 이셔를 볼 수 있을지도 몰라..(?) 쇠질하는데 쳐다본다..?
개인실 서랍이 판도라의 상자라고..? 혹시 정리를 안 해서 개판인 거야 아니면....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건가..? 두려워 하는 것도 슬프잖아.. 절대 안 죽을 테니까 레이야 오래오래 같이 혁명하자..🥺 못 믿겠단 말... 쩐다... 이유도 대고 총알도 머리에 박히고 싶은데 이런 나.. 어쩌면 좋지..(?
항상 같은 크기에 같은 온기를 가진 손만 잡다가 전혀 다른 손을 잡으니 기분이- 색다르다고 할지. 낯설다고 할지. 반투명한 레이스 장갑인 만큼 조금 더 가깝게 닿는 것 같아서 그럴 지도 모르겠다. 같은 손일 때는 어느 쪽도 당기고 민 적 없었는데. 닿은 손을 단단히 잡고 가까워지도록 당기는 힘이 불쾌하다기보다 더 당겨주었으면 싶다. 그런 사소한 표현 하나 하나 마저도 그저 좋으니까.
그녀가 고른 과일 사탕 바구니를 보고 아스텔은 센스가 좋다고 해주었다. 그의 칭찬에 하얀 귀가 쫑긋 하고 그럼 당연하지. 라며 감출 기색도 없이 당당히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그가 사탕 계산하는 걸 지켜보다가 먼저 소란스러움에 고개를 돌렸었다. 그 직후 아스텔도 돌아보길래 힐끗 바라보자 저 소란이 가디언즈의 침입인 줄 알았다는 말이 들렸다.
레레시아는 눈을 깜빡였지만 곧 웃으며 말했다.
"응. 뭔가 하나봐. 가자 가자. 궁금하면 가봐야지."
그대로 같이 돌아서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을 향해 걸었다. 걷는데 구두 근처에서 바람이 살랑거린다 싶더니 걸음이 살짝씩 뜨는 듯 했다. 이대로 조금만 뛰어도 떠오르지 않을까. 아니면 구름을 밟으면 이런 느낌일 지도. 그런 신기한 느낌이라 키득키득 웃었다. 고양이가 걷듯 발 끝으로 사뿐사뿐 걷던 그녀는 팔찌 얘기에 아! 그제야 떠오른 듯한 소리를 냈다. 동시에 손을 들자 손목에서 은색 팔찌와 녹색 보석이 반짝인다.
"이거! 엄청 도움 됐어! 쓰니까 네 세븐스가 그대로 나와서- 내 스킬이랑 같이 썼더니 레이버의 보검도 부수더라구. 엄청 신기했어. 그리고 차고 있으면 내내 같이 있는 느낌이라 좋아."
레이버와 전투하는 내내 든든했다며 재잘재잘 떠든다. 실제로 코스튬을 입은 지금도 착용할 만큼 이 팔찌 하나에 큰 안정감을 받고 있었다. 그것은 그저 풋풋한 초기 시절의 그런 것 같으면서도, 조금만 빗나간다면-
"아, 어쩐지 아는 눈치는 아닌 거 같더라. 흐음. 에스티아는 정말 대단한 거 같아. 이런 것도 만들어내고. 그런데 이거 계속 쓸 수 있는 거야? 횟수 제한 있는 거면 아껴 써야 하는데."
지금은 마냥 얘기하는게 즐거울 뿐인 모습으로 말하고 궁금한 걸 묻는다. 다 써서 보석이 초록색이 아니게 되면 어쩌지- 같은 소리도 하고.
"맞다. 너무 멀쩡히 보여서 깜빡했는데, 너 그 때 크게 다쳤었잖아? 그 때의 부상들은 괜찮아? 어디 후유증 같은 거 남진 않았구? 그 그, 라라가 치료한다고 괴롭히진 않았어?"
참 일찍도 묻는다 싶은, 이전 임무에서의 부상들에 대해 묻고 걱정하는 얼굴이 되기도 하며 빤히 바라본다. 말 따라 표정 참 이랬다 저랬다 하는데 그에 맞춰 귀까지 이리 저리 움직이니 평소보다 부산스럽게 보이지 않았을까.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 걸음은 마을 중심의 광장 같은 곳으로 향하고 그곳엔 커다랗고 묵직해 보이는 잭 오랜턴 모양의 피냐타가 한 가운데에 있었다. 좀 전의 소란은 아마 이것이 나타나서이지 않을까. 가다보면 주변에 어린 아이들이 각자 바구니와 종이 막대를 들고 언제 시작할까 하며 소란스레 떠드는 것까지 보였겠지.
멀티까지 잡아놓고선 이런 말 하게 돼서 너무 미안해... 선우랑 마리랑 돌리던 일상은 일단 없었던 걸로 해 줄수 있을까..? 욕심 같아서는 나중에라도 괜찮다면 그때 이을수 있냐고 묻고 싶지만 그럼 너무 못된짓임... 너무 내 멋대로 굴어서 미안해...두 일상 모두 너무 즐거웠는데 당장 못 이어서 너무 아쉬워.. :(
스레 지박령 비슷한 거였다가 갑자기 이렇게 뜸해진거 나도 너무 당황스럽고... 사실 이번 주에는 완전 프리해질 예정이였지만 일이 어째 더 꼬여버렸네..ㅋㅋ
동결 신청 (1?2주 정도) 하려고 글 남기지만 어째 일이 엄청 못 풀리면 동결 기간을 늘리거나 유루의 시트를 내려야 할 것 같아서 쫌 슬프다~ 오너가 행복 집착광공이라 유루도 해피엔딩 맞게 해 주고 시트졸업 기쁘게 시켜주고 싶은 욕망 가득한데!! 잉 동결 신청하는데 푸념이 반이네..ㅋㅋ 모두 현생 화이팅이야~~~!!!
엄연히 따지면 지금 모습은 그런 느낌하곤 거리가 있지 않은가? 하면서 네 코스튬을 한번 스윽 돌아본 너는, 할로윈의 귀신이 상큼하고 맛있으면 안되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해본다. 입 밖으로 내진 않았지만.
"네...? 머리에 마체테를 휘두르는 것보다 무서운 게 얼마나 있을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굳이 따지자면, 지금은 살인마(분장이지만)를 마주쳤을 때에나 느끼는 공포라면, 이 마을을 나섰을 때 마주치는 모든 사람이 살인마처럼 돌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공포 아니려나. 그런 생각이 들자 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생각해보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라면서 덧붙인다.
"그렇군요, 그건 다행일지도..."
장난이니 다행이지만 이런 걸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고, 혹시 놀라서 기절해버린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귀찮고... 어쩌면 처음이 너라서 다행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다가 (사탕이)없다는 그녀의 말과 미소에 잠시 벙찐다.
"어..."
잠깐만, 장난 같은거 생각해 둔 게 없는데. 사탕을 준비하지 않은 것처럼 말하며 양팔을 벌리는 그녀의 모습에 얼이 빠진 듯 멍청한 표정을 짓던 네 심정을 대변하듯 살짝 흘러내리려는 모자에 깜짝 놀라 모자를 붙잡아 고쳐쓴 너는 스읍. 하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잠시만요, 음, 이번 한번만 봐드릴게요. 저도 사탕 못 드렸고."
그나마 생각을 해서 나온 말이라는 게 고작 이거다, 너는 오늘 착한 강시가 되기로 했다! 같은 방금 시작한 다짐을 하며 음, 그래 이거면 됐어. 라고 팔짱을 낀 채 고갤 끄덕이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장난을 기대하는 것 같았던 멜피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 아마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는 모양.